이경한도 씁쓸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솔직히 말해서, 이진기는 정치를 하는 편이 더 어울리죠. 이런 사람이 사업을 한다니, 정말 아깝다고 생각해요.”“하하.”반종현 도련님은 말했다. “이진기가 정치를 하면, 우리가 재미를 덜 볼 텐데요?”“그건 그렇죠.” 이경한이 즐겁게 말했다.한편 이진기가 말을 마치고, 지휘실로 돌아갔다.그리고 이진기의 뒤로 환호성도 바로 조용해졌다. 모든 사람들이 긴장을 곤두세우고 자신의 자리에 앉아, 이미 열린 각종 소프트웨어 화면만을 바라보며 마지막 몇 분을 기다렸다.이진기가 지휘실 문을 열었을 때, 전자 화면의 타이머가 0이 되었다.“시작이다.”누군가가 흥분과 감동을 억누르며 말했다.이것은 마치 신호탄과도 같았다. 모든 이는 반짝이는 눈으로 전자 스크린을 빤히 바라보았다. 전자 스크린은 얼마 지나지 않아 버벅거림을 멈추고, 바로 M국의 주식 시장 거래 화면을 보여주었다.마치 정지된 화면에 재생 버튼이 눌린 것처럼, 대량의 데이터가 새롭게 갱신되기 시작했다. 수많은 재산을 상징하는 숫자들이 화면 위에서 뛰고 깜박였다. 그리고 그 숫자가 위로 또는 아래로 뛸 때마다, 엄청난 자금이 계산을 통해 거래가 완료되었다는 것을 의미했다.“개장 1분, 금지령이 효력을 발생하기 전에 이미 진행 중이었던 모든 주문을 거래 완료했습니다. 손실은 150억 달러입니다.”진 잭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예상과 한치의 오차도 없이 일치했다. 물론 예방 주사를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화폐로 환산하면 10조가 넘는 재산이 증발했다는 말에 모두들 눈살을 찌푸렸다.한편 이런 광경을 처음 경험하는 기석현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정말 돈을 돈으로 안 보네요, 10조가 그냥 사라지네요.”기석현은 말했다. “일반 사람은 정말로 감당하기 어렵겠어요.”“퀀텀펀드가 움직이기 시작했어. 우리의 포지션을 정밀하게 노리고 지속적으로 폭발시키고 있어.”진 잭의 다소 조급한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하지만 이진기는 그런 것에 개의치 않았다. 이진기는
“시장 개장한지 1분, 한세븐 펀드의 자금 풀은 거래 정지 명령이 발동되면서 일시적으로 모든 거래가 중지되었습니다. 물론 거래가 완료되지 않은 모든 주문들을 일시에 성공적으로 거래를 완료하였지만1분 만에 150억 달러 손실이 발생했습니다. 개장 5분 후, 퀀텀펀드는 한세븐 펀드에 대한 공격의 강도를 초당 높여가는 바람에, 한세븐 펀드는 치열한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많은 포지션을 포기했으며 손실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우리는 한세븐 펀드가 시간을 벌기 위해 포지션을 포기한 것이라 추측했었습니다. 한세븐 펀드가 방어에 유리한 가격대에서 퀀텀펀드와의 줄다리기 전쟁을 시작할 것이라고요. 하지만 한세븐 펀드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GJ시, Y은행의 임원진 회의실에서는 침묵이 흘렀다.Y은행 관련 부서의 수뇌부와 연구원들이 실시간 거래 동향을 주시하고 있었으며, Y은행의 수석 금융 연구 전문가의 설명을 듣고 있었다.“현재 한세븐 펀드의 자금 풀은 이미 220억 달러를 초과하는 손실을 기록했습니다.”수석 전문가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 추세로 손실이 계속될 경우, 시장은 한세븐 펀드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잃을 것입니다. 또한 손실이 눈사태처럼 커지면, 퀀텀펀드는 반나절 만에 한세븐 펀드의 모든 자금을 탕진할 수 있습니다.”DV은행의 유우성도 회의실에 있었지만, 유우성의 위치는 문에 가장 가까운 끝자리였다. 그러나 유우성은 굴하지 않고 용기를 내어 말했다. “방금 전에 한세븐 펀드가 일부 포지션을 자발적으로 포기했는데, 그 과정에서 특정 자금이 사라졌습니다. 그 자금의 행방을 확인할 수 있을까요?”수석 전문가는 흐뭇한 표정으로 유우성을 바라보았다. 유우성이 매우 복잡한 데이터 속에서 놓치기 쉬운 정보를 포착한 것은 대단한 일이었다. “그 자금은 저도 주시하고 있었습니다. 총 500억 달러인데, 행방이 묘연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한세븐 펀드의 내부 데이터에 접근할 수 없기 때문에, 그 자금이 다시 사용되기 전까지는 자금이 어디로 갔는지, 무엇을
M국 부동산 시장의 침체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것은 한세븐 펀드와 정면으로 대립하는 퀀텀펀드였다.“이상해!” 로저스가 갑자기 큰 소리로 외치며, 전략을 논의하고 있던 소로스를 놀라게 했다.“젠장, 로저스, 나 고혈압에 심장병 있는 거 알잖아. 날 죽이려고 그렇게 소리 치는 거야?” 전투가 순조롭게 진행되어 소로스는 기분이 좋았기에, 로저스의 외침에 깜짝 놀란 것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격앙된 반응은 없었다.로저스는 소로스의 곁으로 빠르게 다가가 컴퓨터를 통해 무언가를 조작하고는 말했다. “이것 좀 봐! 한세븐 펀드에서 자금을 철수하기 시작 했어. 게다가 해외 자금 제한이 풀리면서 X시에서 큰 자금이 서브프라임 시장으로 흘러 들어오고 있어.”말하는 동안, 로저스는 서브프라임 신용대출 시장 화면을 열었다. 이윽고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는 시장 추세를 가리키며 로저스가 말했다. “이진기가 왜 이 시점에 자금을 빼는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이제 이해 가네!”소로스는 눈을 크게 뜨고, 온몸에 소름이 돋는 듯한 차가움을 느꼈다.“저, 저 미친놈이 M국의 서브프라임 시장을 전부 매도하려고 해!”로저스의 말에 소로스가 드디어 상황을 이해했다. 이윽고 로저스가 화를 꾹 참으며 말했다.“그래, 이진기는 처음부터 우리와 증권 시장에서 결전을 벌이려는 게 아니야. 이진기는 우리가 증권 시장에서 자금을 소진 시키는 것을 방치하고, 모든 자원을 서브프라임 시장에 집중하도록 종용한 거야.”로저스는 목소리를 낮추고, 두려움과 차가움이 뒤섞인 푸른 눈으로 소로스를 응시하며 말했다. “M국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대출로 고통받고 있는지 너도 잘 알고 있잖아. 이 시장이 붕괴되면 우리 뿐만 아니라, 월가도 함께 무너질 거야.”이 말을 들은 소로스는 눈살을 잔뜩 찌푸렸다.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공포에 휩싸여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다. 가슴을 움켜쥔 채, 소로스는 컴퓨터 테이블에 손을 짚고, 눈을 감았다가 로저스의 급박한 목소리에 다시 눈을 떴다.“소로스, 괜찮
“그러니 현재로서는 계획에 박차를 가하고, M국 정부나 월가가 자구책을 쓰기 전에 시장의 공포심을 자극해 M국 경제 체제의 가장 약하고 부패한 부분을 철저히 드러내야 합니다.” 이진기가 막 말을 마치자, 이경한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여론을 적당히 유도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일반 시민들은 너무 전문적인 금융 용어와 숫자를 이해하지 못하니까요. 그래서 가능한 가장 간단하고 명확한 방법을 사용해 그들에게 그들이 대출로 산 집이 실제로는 아무 가치도 없을 수 있다는 것을 이해시켜야 해요.” 이진기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그 제안 좋네요, 관련 조치는 이미 취했습니다. 하지만 여론을 덮기에는 저 혼자 부족해요. 여러분, 각자의 자원을 동원할 시간입니다.” 이경한을 비롯한 여러 사람이 서로를 바라보며 웃으며 말했다. “당연히 최선을 다해야죠.”이진기와 이진기의 동료들이 지휘실에서 작전을 논의하고 있던 그때, M국 DC시, 연X 준비은행의 은행장 사무실에서 한창 논의가 진행되고 있었다.넓은 사무실은 클래식하고 단정한 분위기로 꾸며져 있었는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별표 배너와 연X 준비은행의 로고였다. 창가에 서서 탁 트인 창문을 바라보던 그린스펀의 깊은 눈동자에는 진지함이 가득했다. “이 폭우는 너무 갑자기 왔어.” 그리스펀은 우울한 하늘을 바라보며 천천히 말을 이었다. 그때, 부은행장 제니가 그리스펀에게 다가와 그린스펀의 뒤쪽에 서서 말했다.“기상 예보에 따르면 이번 폭우는 몇 일 동안 계속될 거라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소식이 아니죠.” “그래. 원래 이번 주말에 가족들과 캠핑을 가기로 약속하였었는데, 이 계획을 취소해야 할 것 같네.” 그러자 제니가 걱정스럽게 말했다. “그리스펀 은행장님, 많은 사람들이 이 폭우를 견디지 못할까 봐 걱정되네요.” “이진기가 우리의 약점을 정확히 짚었어.” 그린스펀의 눈빛이 갑자기 불타올랐고, 이윽고 굳은 목소리로 말했다. “난 이전에 이미 DC시의 그 멍
“이것은 마치 도미노 게임처럼, 한 조각이 무너지면 뒤이어 일어나는 일련의 연쇄 반응이 전체 건물을 무너뜨리는 거야. 이진기가 서브프라임 시장을 계속해서 공격한다면, 서브프라임 대출 상품은 아무도 찾지 않게 되어 가치가 전혀 없어질 거고, 은행 대출을 받아 그런 상품을 팔던 서브프라임 대출 회사들은 원금과 이자에 거대한 압박을 받게 되겠지.또한, 대출 상품 가격의 붕괴는 은행과 서브프라임 대출 회사들이 주택 신용에 대한 평가를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거야. 그 가치가 하락하면 주택 가격도 붕괴되겠지. 주택 가격이 붕괴되면, 사람들은 자신이 구입한 집의 시장 가치가 자신이 은행에 갚아야 할 대출보다 훨씬 낮다는 것을 깨닫고, 대규모의 주택 대출금 상환이 중단될 거야.대규모의 디폴트가 발생하면, 은행과 서브프라임 대출 회사들은 대출해준 원금과 이자를 회수할 수 없게 돼. 이것은 서브프라임 신용 대출 상품의 지속적인 가치 하락을 초래할 거야. 즉, 가치가 떨어질수록, 사람들은 더 적게 구매하지. 더 적게 사면, 가치는 더 떨어져. 한마디로 악순환이야.” 그린스펀의 목소리는 점점 더 무거워졌다. 그린스펀은 사무실 문으로 걸어가며 말했다. “지금 당장 DC시로 가야겠어. 그 영상 회의는 네가 나 대신 참여해.” 제니가 급히 말했다. “그들이 도움을 요청한다면, 제가 무슨 말을 해야 하죠?” “그들 스스로 해결책을 찾으라고 해. DC시의 승인을 받기 전에는, 해밀턴이든 나든 그들을 도울 수 없어. 자본 문제는 자본으로 해결하라고 말해.” 그린스펀은 그 말을 남기고는 사무실을 떠났다. 제니는 한숨을 쉬며 돌아서 아까 창가에 서 있던 그린스펀의 자리를 바라보았다. 창밖엔 이미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다. 폭풍은 이미 시작되었다.한편, 이진기는 방금 야식을 먹고 잠시 휴식을 취하려던 참에 예상치 못한 손님을 맞이했다. 지휘실에서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에, 이진기는 게스트 룸에서 기다리고 있는 두 명의 키 큰 백인 남성을 만났다. “진기
이진기에게 있어 이른바 포브스 부자 순위란 눈부신 도축 명단일 뿐이었다.그리고 현재 정부와의 관계를 고려할 때 도축 당할 돼지가 되기는 어려웠고, 진희 그룹 사업 자체도 불법적인 부분은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이진기가 앞으로 국제적이고 글로벌한 사업을 하려 한다는 점이다.비록 H국의 첫 부자라는 타이틀이 외국인들과의 교류를 용이하게 할 수는 있지만, 외국 정부의 눈에는 오히려 그 타이틀 때문에 불필요한 문제를 떠안게 될 수 있었다.명성이란 것, 이진기는 이제 부자 순위표 없이도 충분히 얻을 수 있었다. 그런 부자 순위표는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것이었다.예를 들면 곽천영의 재산이 얼마나 되는지 아는가? 이진기는 모르지만, 곽안나에게 들은 바로는 현재 국내 부자 순위 상위 10명의 재산을 합친 것조차 그들 집안의 재산에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그러니 부자 순위라는 것이 얼마나 믿을 것이 못되는 순위표인가.그리고 곽천영이 그런 부자 순위를 매기는 잡지사에서 1위를 해본 적이 있던가? 따라서 잡지사에서 내는 순위의 신빙성은 매우 의심스러웠다. 이를 믿는 것은 자기 자신을 속이는 것에 불과했다.게다가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 진희 그룹이 이미 충분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에 이진기는 이 중요한 시기에 괜한 일로 시달리고 싶지 않았다.한편, 이진기의 요구를 들은 윌링과 윌링의 조수는 서로 눈빛을 교환하며 예상했던 대로라는 표정을 지었다. 다른 순위표는 돈을 주고라도 올라가려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 부자 순위, 특히 H국 내부의 부자 순위는 돈을 주고서라도 올라가기를 꺼렸다.이윽고 윌링이 목소리를 가다듬고 말했다. “진기 사장님, 사실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것입니다. 그러나 진희 그룹의 지위와 힘을 감안할 때 순위에 오르지 않는 것은 비현실적입니다.”“그냥 미상으로 해 두고 순위를 매기지 않으면 되잖아요. 이런 일을 안 해본 것도 아니고요.”이진기는 두 사람이 지긋지긋했다. “1억 8천만을 더 드리죠. 부탁합니다. 그리고 제가 지금 매우 바빠
“알겠습니다, 듣기로 표지 모델 선정 기간은 보름 정도 남았다고 합니다. 제가 스위프트 편집장에게 진기 사장님의 연락처를 전달할 겁니다. 그러면 스위프트 편집장이 진기 사장님께 직접 연락을 드릴 겁니다.” 윌링이 말했다.“좋습니다.”윌링을 배웅한 후, 이진기는 사무실로 돌아와 지휘센터로 향했다.“진기 사장님.”진 잭이 이진기를 보자마자 다가왔다.“이걸 봐봐.”진 잭이 건넨 자료를 받아 들고 이진기는 빠르게 내용을 훑어보았다.“방금 레만과 멀린 투자 은행이 각각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그들은 M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으며, 언제든지 이 시장에 투자를 늘릴 준비가 되어 있다고 해. 이 소식에 힘입어 서브프라임 시장이 다소 회복되고 있어. 현재는 결산 시간으로 거래가 불가능하지만, 데이터 분석을 통해 거래가 재개된다면 시장의 하락세는 둔화될 것으로 예상돼.”이진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 M국 놈들, 자본가들 답게 반응 속도가 정말 빠르 군. 그러나 크게 신경 쓸 필요 없어. 시장 신뢰가 조금 회복된 것뿐이니, 힘을 더 가해 그들을 무너뜨리는 거야. 500억 달러를 추가로 투입하여, 거래 재개와 동시에 서브프라임 크레딧 제품의 가격을 최소 3포인트 더 떨어뜨리면 돼.”“알겠어.” 진 잭은 고개를 끄덕이며 준비를 시작했다.지휘실로 돌아온 이진기는 그제야 깜깜한 밤이 되었다는 걸 깨달았다. 나머지 직원들도 모두 퇴근한 상태였다.한편, 곽안우는 곽정과 통화 중이었는데, 이진기가 돌아오자 급히 전화를 끊고 이진기에게 물었다.“시간이 늦었는데, 곽정은 아직까지 안 잤던 거야?”이진기가 궁금해했다.“아, 곽정이 지금 해외에서 경기 중이라 시차로 계산하면 거기는 정오야. 아까 물어보니 식사 중이라고 하드라고.”곽안우가 하품을 하며 일어나며 말했다.“나도 더 이상 못 버티겠다. 나 먼저 쉬러 갈게.”“이철기와 이가성 쪽 반응은 어때?” 이진기가 물었다.“이철기와 이가성?”이진기가 그 말을 하자 곽안우는 갑
원한을 갚지 않는 자는 군자가 아니다.군자인지 아닌지에 대해선 무관심한 이진기였지만, 이철기 부자가 배신한 그 순간부터 이진기는 복수의 칼날을 갈기 시작했다.복수라는 것은 단 1분도 기다릴 수 없는 일이다. 자신을 속인 자가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며 이진기는 식사조차 제대로 즐길 수 없었다.“사실 이 일은 서두를 수도 없어.”이진기는 턱을 문지르며 실눈을 뜨고 말했다. “이씨 부자, 특히 이가성은 여우 같은 사람이야. 신중하면서도 잔인한 성격을 소유한 사람이지. 그렇기에 이가성은 더더욱 함부로 움직이지 않아. 한 번 움직이면 그야말로 전력을 다하는 성격이니까. 그러니 이 함정은 깊게 파야 해. 뒤탈이 없도록 완벽하게 위장해야 하는 거야. 제일 좋은 방법은 이가성 스스로 우리 앞에 나타나게 만드는 거야.”이진기는 맹유훈과 곽안우를 바라보며 웃으며 말했다.“이번 일은 두 사람에게 딱 맞겠네.”맹유훈과 곽안우는 눈빛을 교환하며 이진기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맹유훈은 그림자처럼, 곽안우는 빛처럼 두 사람이 이 일을 처리해줬으면 좋겠어. 내가 미끼를 준비할 테니, 너희가 알아서 잘 처리해.”“그게 무슨 말이야?” 곽안우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이진기의 설명을 듣고도 곽안우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한편, 맹유훈은 이해한 듯했다. 이때문에 곽안우는 더욱 불편했다.‘혹시 내 이해력에 문제가 있는 것일까?’“그렇다면 우리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맹유훈이 질문을 던졌다.맹유훈의 질문에 이진기는 웃으며 곽안우에게 말했다. “유훈 씨는 다 이해한 것 같은데?”“홀딩스 주식회사.”곽안우가 말하기도 전에, 이진기는 맹유훈에게 답했다.이를 들은 맹유훈의 표정은 환하게 밝아졌다.“홀딩스 주식회사가 세계 4대 투자 은행 중 하나로, 시장 가치가 수천억 달러에 이르죠. 그 수천억 달러 중 절반은 서브프라임 시장에...” 이진기가 맹유훈의 말을 끊었다.과거,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 때 가장 큰 타격을 받고 파산한 회사가 바로 홀딩스 주식회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