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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3화

“진기 사장님, 여러 기관의 집단 탈출이 주식 시장의 공황 상태를 불러왔습니다. 아직 시장이 열리기도 전에, 주식 시장에서의 자금 순유출양이 상당히 커져 평소 거래일의 3분의 1에 이르고 있어요. 정식으로 시장이 열리면 이 숫자는 순식간에 치솟을 텐데, 이건 방어 계획에 결코 좋지 않습니다.”

위현은 창백한 얼굴로 이진기에게 말했다.

그러나 이진기는 이에 놀라지 않았다.

“부부조차 큰 위기가 닥치면 각자 도망치는데, 금융 시장에서야 더 말할 것도 없죠. 이 기관들은 각자만의 이해 관계가 있어요. 자기들의 경로로 소식을 미리 알고 미리 도망치는 건 당연한 일이죠. 당신이 사람들을 억지로 끌어안고 죽기를 기다리게 할 수는 없잖아요. 사실 이렇게 된 것도 나쁘지 않아요. 적어도 일부 생명력은 보존된 셈이니까요.”

위현은 무력하게 말했다.

“그들이 이런 중대한 순간에 대의를 생각하지 않고 도망친다면, 남아 있어 봤자 뭘 기대할 수 있겠어요? 사람이 아무리 사리 사욕에 눈이 어두워 의리도 저버리고, 위험이 닥치면 도망가고, 이익이 생기면 나서려 한다 하지만 너무 역겹잖아요.”

그러자 이진기가 웃으며 말했다.

“위현 씨, 본인의 가치관으로 다른 사람을 판단하지 마세요. 각자의 입장과 태도가 다를 뿐이죠. 우리와 같은 위치에 있으면 도망칠 수도, 도망쳐서는 안 되잖아요. 우리가 받은 게 많으니까 감당해야 할 것도 많은 거죠. 우리가 도망쳐도, 일단 큰 일이 터지면, 결국 죽는 건 마찬가지예요.

그러나 이 기관들은 달라요. 기관의 주식 구성은 복잡해서, 각 주주는 자신만의 전략을 가지고 있어요. 그니까 지금 그들을 도망가게 둬요. 어차피 나중에 그들에게 조금의 이익을 보여주면 자연스럽게 다가올 테니까요.”

이진기는 곧 시작될 주식 시장 개장을 가리키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큰손이 사람을 쓰는 방식과 주식 시장에서 주식을 조종하는 방식은 대체로 비슷해요. 우리가 지금 주식 시세를 지키려고 한다면, 이 큰 판에서 우리가 큰손인 셈이예요. 기관들은 유동 자금이고요.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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