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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1화 넌 여자밖에 모르잖아

설의종의 흐릿한 두 눈은 그제야 의식을 찾은 듯 또렷해졌으나 그것도 잠깐일 뿐 여전히 말을 할 수 없었던 그는 답답함에 눈물 한 방울을 흘리고선 다시 천천히 눈을 감았다.

성혜인의 말투는 한결 더 단호해졌다.

“제가 반드시 해독제를 구해올게요. 설기웅 씨가 없으니 설씨 가문의 물건을 노리고 있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질 거예요. 오빠는 설씨 가문에서 유일하게 믿을만한 사람이니까 여기를 지키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맞는 말이다.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는 사람들이 가득한 이곳을 누군가는 지켜야만 한다.

설우현은 할 말이 있는 듯 입을 벙끗했으나 아래층에서 들려오는 시끄러운 소리에 주춤했고 곧이어 경호원 한 명이 급히 올라와서 보고했다.

“도련님, 그분들이 찾아왔습니다.”

설우현이 혐오로 가득 찬 눈빛으로 돌변한 순간 누군가 무례하게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 사람은 설의종과 매우 닮아있었는데 설의종만큼의 아우라는 전혀 없었다.

그는 설의종의 사촌 동생이다. 엄격한 가문 전통을 갖고 있는 설씨 가문은 가문 내의 분열을 방지하기 위해 일찌감치 모든 후계자를 정해놓는다.

그 말인즉 설의종은 후계자로 선정된 행운아였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탈락했다.

당시 사촌 동생 설태진은 여러 번 사고를 치는 바람에 설씨 가문에서 소외되었다. 그런데 설의종이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나타나다니.

정장 차림의 설태진은 침대에 누워있는 백발의 설의종을 보고선 깜짝 놀라더니 괴로운 듯 표정이 일그러졌다.

“형님 왜 이래? 너희들은 이렇게 큰일이 있으면서 어떻게 지금까지 연락 한번 안하는 거니?”

설태진의 시선은 설의종에게 향했고, 곧이어 얼굴에는 깊이를 알 수 없는 웃음이 가득했다.

“우현아,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니? 설마 기웅이 그 자식이랑 싸웠어? 너희 형제 때문에 형님이 쓰러진 거야? 이게 얼마나 심각한 일인지는 알고 있니? 네 할머니랑 할아버지도 이제 수련이 끝났으니까, 네가 오늘 밤에 직접 찾아뵙고 얘기해. 자초지종은 내가 얘기해서 어느 정도 알고 있고 어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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