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 때리면 한 번 키스하고, 열 번 다 채우면...”남자는 소원의 손을 잡아 목에 남은 키스 자국에서 빙빙 돌며 낮고 냉소적인 목소리로 말했다.“때는 너랑 잘 거야!”그러자 동공이 순간 커지는 것도 잠시 소원은 다시 천천히 차분해졌다.분노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인간의 자기방어 메커니즘이 과도한 감정을 억제한다.그의 말에 대해 소원은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 낭비라고 느꼈다.그래서 눈을 감고 텅 빈 목소리로 말했다.“육경한, 세상에는 매 순간 누군가가 죽고 있어. 왜 그중에 당신은 없는 거야?”남자는 무언의 웃음을 지으며 그녀를 똑바로 응시했다.“잘 기억해 둬, 너는 영원히 내 사람이야. 내가 죽어도 넌 날 기억하게 될 거야.”말을 마친 육경한은 그녀를 침대로 데려간 뒤 다시 나가서 화상 연고를 가져왔다.약을 바르면서 그는 냉정하게 말했다.“네가 이런 어리석은 일을 한다고 내가 마음이 약해져 널 놓아줄 거라고 생각해?”이제 더 두 사람의 관계가 풀리지 않는 상황이라면, 육경한은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그녀를 자신의 손아귀에 두려 했다.조금 전의 몸부림으로 소원은 힘을 많이 잃었기에 너무 지쳐서 말을 할 기력도 없었다.그래서 그저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며 감정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나 피곤해, 좀 꺼져 줄래?”육경한은 잠시 멈칫했다가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고는 말없이 돌아섰다.그렇게 소원은 그가 떠나는 소리에 맞춰 긴장을 풀고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한밤중에 그녀는 입이 너무 말라 잠을 설쳤다.그러자 갑자기 누군가 그녀의 등을 받쳐주고 베개를 올려준 후 따뜻한 물을 입에 대주었다.따뜻한 물로 목이 적셔지자 기분이 좋아졌다.심지어 누군가가 손수건으로 부드럽게 입가를 닦아주기도 했다.여전히 졸린 눈을 힘겹게 떠서 보니, 소원의 앞에는 서현재의 얼굴이 선명하게 보였다.“현재?”소원은 그가 한밤중에 병실에 나타난 것에 놀랐다.마지막으로 호텔에서 만난 이후로 두 사람은 연락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네.”서현재는 아무런 표
“자요. 방해하지 않을게요.”서현재가 단호히 말했다.소원은 바보가 아니다. 서현재가 자신에게 감정을 품고 있다는 걸 그녀 역시 당연히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이 감정을 ‘사랑'이라고 분류하지 않았다.서현재의 감정은 단지 자신이 그의 인생에서 한때 빛나던 존재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게다가 그녀의 아버지의 지원 덕분에 그가 감사의 마음을 느끼고 있을 거라고 여겼다.서현재가 하는 대부분의 일은 감사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고 소원은 그걸 그렇게 당연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이런 마음을 받는 것은 서현재에게 너무 불공평했다.그래서 지난번 호텔 이후 두 사람은 연락하지 않았고 소원은 오히려 한숨 돌릴 수 있었다.그녀는 자신이 서현재의 호의를 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그가 이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면 오히려 좋은 일이라고 여겼다.하지만 지금 상황을 보니 서현재는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소원은 눈을 감고 냉정하게 말했다.“서현재, 난 네가 필요 없어.”서현재는 잠시 몸이 굳었다가 이내 평소처럼 돌아왔다.“네, 알아요. 제가 누나가 필요한 거예요.”그의 목소리에는 숨길 수 없는 슬픔이 묻어났다.소원은 마치 커다란 돌에 가슴이 눌린 듯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아팠다.손이 심하게 떨리자 그녀는 몰래 이불 속으로 숨겼다.몇 초 망설인 후, 그녀가 이를 악물고 말했다.“서현재, 내 말 이해 못 했어? 내 말은 네가 내 삶에 나타날 필요가 없다는 거야.”주변의 공기가 순간 얼어붙는 듯했다.서현재는 몇 분 동안 멍하니 있다가 불쑥 물었다.“소원 누나, 제가 뭐 잘못했어요?”그는 자신이 들어오며 했던 세세한 모든 행동들을 떠올리며 자신이 어디에서 실수했는지 생각했다.그러다 아마도 자신이 동료에게 이름을 기억하라고 한 것이 그녀를 불쾌하게 했을 거라 생각했다.“이름 기억하라고 한 건 제가 너무 성급했어요. 하지만 정말 걱정돼서 그런 거예요. 서울에는 누나 가족이 없으니까 무슨 일이 생기면 연락이 안 될까 봐요.”서현재는
이 말은 두 사람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을 세우며 서현재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그는 소원을 이해할 수 없었다.그녀가 유진이를 바라볼 때의 눈빛은 마치 달빛처럼 부드러웠다.그런데 왜 유독 그에게는 이리도 냉정할까.“그 사람 때문인가요?”서현재는 소원의 입술과 목을 똑바로 바라보며 물었다.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그 뚜렷한 흔적을 보면 분명히 알 수 있었다.스스로를 속일 수도 없었다.서현재의 눈빛에 소원은 왠지 모를 부끄러움을 느꼈다.그래서 마치 무언가 잘못한 사람처럼 손을 들어 머리카락으로 목을 가리려 했다.잠시 동안 그녀는 해명하려다가 이유는 모르겠지만 손을 멈추었다.그러고는 포기한 듯 그 흔적을 서현재의 눈앞에 훤히 드러내었다.“그 사람과는 상관없어. 그냥 네가 싫은 거야, 그러니까 헛된 노력은 그만해.”소원은 이 말을 하면서 서현재의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그녀는 눈을 감고 모든 감정을 억누르며 서현재가 떠나는 발소리를 기다렸다.서현재는 재능이 뛰어나고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다.그녀가 이 얇은 막을 깨뜨리기만 하면 그는 결코 집착하지 않을 것이다.마침내, 그녀는 문이 닫히는 소리를 들었다.다시 눈을 떴을 때, 방에는 아무도 없었다.그 순간, 소원은 모든 힘이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가슴에 구멍이 뚫린 듯 바람이 새어 들어오는 느낌이었다.방금 그녀는 서현재의 출신을 비하하는 듯한 말을 일부러 해서 그가 오해하도록 만들었다.사실 서현재와 비교하면 자신이 더 비참한 존재인데 말이다.‘현재는 나를 떠나야만 더 좋은 삶을 살 수 있을 거야.’그는 더 빛나는 삶을 살아야 했다.사방의 작은 이런 도시에 갇혀 그녀의 복수심을 대신 짊어질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육경한 같은 미친 사람이 그녀가 하려는 일을 알게 된다면 결코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때문에 그녀는 더 이상 누구도 연루시키지 않기로 결심했다.‘적응 안 될 것도 없지. 난 원래부터 혼자였으니까... 혼자 버텨야 하고 혼자 살아야 하고 난 혼자 죽어야 해...’소원은 스
가까운, 너무 가까운 거리였다.소원은 그제야 서현재의 촉촉하게 붉은 입술이 매우 매력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이미 매우 가까웠지만 서현재는 더 다가왔다.순간, 소원의 심장이 북처럼 요란하게 뛰기 시작했다.그의 자세는 마치 입을 맞추려는 것 같았다.당황한 소원이 고개를 돌려 피하려고 했지만 시원한 바람이 그녀의 뺨을 스쳐 지나갔다.서현재가 그녀의 눈을 가볍게, 부드럽게 불어준 것이었다.“호 하면 안 아파요.”이 말에 소원의 눈에서 더 이상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아주 어렸을 때, 그녀의 아버지도 이런 말을 해준 적이 있었다.“착한 우리 아가, 호 하면 안 아파...”이제는 더 이상 아무도 그렇게 말해주지 않을 것이다.그 고통스러운 슬픔이 그녀의 유리 같은 눈동자에서 흘러나왔다.서현재는 소원의 팔을 잡고 갑자기 힘을 주더니 그녀를 힘껏 안았다.본능적으로 피하려 했지만 소원의 귓가에 한마디가 들려왔다.“안 돼요.”소원은 몸이 굳어지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뭐가?”“전 헛된 노력을 하는 게 아니에요.”서현재는 계속해서 말했다.“전 누나를 좋아하는 게 확실해요. 지금 받아들이기 어렵다면 기다릴 수 있어요. 하지만 누나를 떠나는 건 안 돼요.”소원이 흔적을 감추려는 행동을 하지 않았다면 서현재는 상처받고 실망하며 떠났을 것이다.하지만 무의식적인 행동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소원은 마음과 다르게 행동하고 있었고 그는 그녀의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을 것이었다.이 순간, 소원은 매우 두려웠다.그의 진심 어린 고백은 그녀에게 전에 없던 공포를 안겼다.서현재의 맑은 눈빛을 그녀는 감당할 수 없었다.그래서 소원은 자신이 마치 로봇이 된 것처럼 무감각하게 말했다.“난 널 좋아하지 않아. 이미 말했잖아.”“괜찮아요. 제가 누나를 사랑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해요.”서현재의 목소리는 맑고, 깨끗하고, 집요했다.소원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 차서 흘러내렸다.그녀의 상처투성이의 마음은 이 무거운 사랑을 감당할 수 없었다.결국 그녀가 흐느꼈다
윤혜인은 병원에서 나온 후 일로 바삐 보내며 머릿속의 혼란을 떨쳐냈다.기억이 없는 상태에서 잘못된 결정을 내리고 싶지 않았다.이준혁에게서 걸려오는 전화는 모두 받았지만 하는 말은 전부 형식적이었다.일이 바빠서, 자리를 비울 수 없어서, 접대 중이라서 등등 말이다.이런 진심이 담기지 않은 말을 이틀 연속으로 반복했다.윤혜인은 자신이 변심한 나쁜 여자처럼 느껴져 어딘지 모르게 마음이 편치 않았다.셋째 날, 이준혁은 화를 참고 전화를 걸지 않았다.오후가 될 때까지도 참았지만 결국 참지 못하고 그녀에게 문자를 보냈다.[오늘 올 거야?]문자를 보내고 나서, 김성훈이 어제 단체 채팅방에 올린 기사가 생각났다.기사에는 ‘여자는 다정한 말을 좋아하니, 당신의 사랑을 아끼지 말고 표현하라'고 적혀 있었다.이준혁은 망설이다가 세 글자를 더 보냈다.문자를 보내고 나서 그의 심장은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마치 연애를 처음 하는 청소년처럼 사랑하는 여자의 답장을 기다렸다.핸드폰 화면을 한참 바라봤지만 윤혜인에게서 답장은 오지 않았다.이준혁의 마음속 실망과 불만이 점점 쌓여갔다.자신을 돌봐주겠다고 약속해 놓고 사흘째 얼굴도 보이지 않고 있으니 말이다.‘역시 혜인이 말은 믿을 수 없어... 그날 아침 속아서 보내주는 게 아닌데. 한번 떠났다고 이렇게 안 돌아올 줄 알았다면...’이준혁은 점점 화가 났고 결국 참지 못해 전화를 걸었다.이번에는 전화가 빨리 연결되었다.이준혁은 화가 가득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정말 그렇게 바빠?”“안녕하세요.”젊은 남자의 활기찬 목소리에 이준혁은 한순간 당황했다.“누구야?”이준혁의 목소리에는 불쾌함이 묻어 있었다.“저는 혜인 누나의 비서, 도지훈입니다.”‘비서? 남자 비서?’이준혁은 화를 억누르며 말했다.“전화 바꿔줘요.”“무슨 일이신지 말씀해 주시면 전해드리겠습니다.”이 비서가 그녀를 부르지도 않자 이준혁은 얼굴이 일그러졌다.“그냥 전화 바꿔줘요. 내가 직접 말할 거니까.”그러나 비서 도지훈은 거절
그래서 그녀는 오늘 하루 종일 북성 엔터의 백스테이지에 머물며 몇몇 유명 인사들의 마지막 피팅을 도왔다.계속해서 구지윤과 연락을 유지해야 했기 때문에 윤혜인은 도지훈에게 전화를 대신 받아 달라고 부탁했다.그때 도지훈이 그녀에게 말했다.“혜인 누나, 방금 어떤 남자분이 전화를 하셨어요. 번호에 메모가 없어서 제가 받았어요.”‘남자?’윤혜인의 첫 예상은 이준혁이었다.이준혁 외에는 오빠나 아빠라고 모두 별칭이 저장되어 있었으니 말이다.“뭐라고 하던가요?”도지훈이 대답했다.“그냥 전화를 바꿔 달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누나가 바쁘다고 했죠.”“그래요, 알았어요.”그때, 총감독이 윤혜인을 찾아와서 세부 사항을 논의하기 시작했다.윤혜인은 핸드폰을 볼 틈도 없었다.이준혁에게는 누군가 돌봐주고 있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게다가 직접 가지는 못했지만, 그녀는 매일 영양 수프와 과일을 보내고 있었다.그러니 따지고 보면 잘못한 것은 없었다.그렇게 바쁘게 보내다 보니 시간이 늦어졌다.거의 일이 끝나갈 때쯤, 북성 엔터의 대표가 찾아와 윤혜인과 인사를 나누었다.윤혜인은 깜짝 놀랐다. 그녀는 북성 엔터의 대표와 전혀 아는 사이가 아니었으니 말이다.북성 엔터의 대표는 자신을 소개했다.“안녕하세요, 혜인 씨, 저는 성준이라고 합니다.”“안녕하세요, 성 대표님.”“방금 메이크업과 스타일링을 봤는데 혜인 씨의 작업이 정말 특별하더군요. 인상 깊었습니다.”윤혜인이 말했다.“저희 달밤은 전통 한국풍 시리즈를 주로 하고 있습니다. 내륙 시장에서는 드물게 볼 수 있죠. 무슨 의견이 있으시면 저희가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적절히 수정할 수 있습니다.”대부분의 유명 스타들은 외국 드레스를 입고 있어서 처음으로 전통 한국풍을 시도하는 것이기 때문에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람들이 있을 수 있었다.하지만 의견이 있다면, 윤혜인은 전통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수정할 생각이었다.만약 순전히 서양식으로 바꿔야 한다면 차라리 작업을 포기하고 말이다.‘달밤’은 어머니의
윤혜인의 목소리는 떨렸다.“어떻게...”“사흘 동안 혜인 씨가 오지 않아서 대표님께서는 계속 식욕이 없으셨어요. 제대로 식사도 하지 않으셨고 매일 보내주신 수프만 조금씩 드셨죠. 근데 오늘은 수프도 드시지 않고 갑자기 피를 토하셨어요. 의사 말씀으로는 급성 위출혈이라네요...”주훈은 다급히 말했다.“혜인 씨, 가능하시면 지금 당장 와주실 수 있나요?”전화를 끊고 나자 윤혜인의 머릿속은 혼란스러웠고 손발은 차가웠다.‘이 남자, 왜 이렇게 고집이 센 거야... 내가 안 가면 밥도 안 먹어? 다 큰 어른이 배고프면 밥을 먹어야 한다는 것도 모르는 건가? 환자이면서 왜 이렇게 자기 몸을 혹사시키는 거야.’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니 자신도 잘못한 것 같았다.‘내가 돌봐주겠다고 약속해놓고...’윤혜인의 머릿속은 엉망이었고 마음도 불안했다.그래서 얼른 운전사에게 말했다.“병원으로 가요.”병원에 도착했을 때,주훈이 병실 문 앞에서 그녀를 맞이하며 보온병을 건넸다.“대표님은 방금 수액을 맞고 쉬고 계세요. 깨어나면 죽을 좀 드셔야 합니다. 제발 대표님께서 죽을 먹도록 해주세요.”윤혜인은 고개를 끄덕이고 문을 열고 들어가 침대 옆에 죽을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이준혁은 눈을 감고 있었고 잠들어 있는지 아닌지 알 수 없었다.그의 잘생긴 얼굴은 백지장처럼 하얗고 사흘 전보다 더 안 좋은 상태였다.윤혜인의 마음이 아팠다.‘안색이 왜 이렇게 점점 더 나빠지는 거야...’그녀는 침대 옆 의자에 앉아 남자의 숨소리를 확인하고 싶어 손가락을 내밀어 그의 호흡을 살폈다.숨은 고르게 쉬고 있었고 윤혜인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렇게 막 손을 거두려는 순간, 누군가가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이준혁이 미세하게 눈을 뜨고 약간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나 아직 안 죽었어.”순간 분위기가 어색해졌다.윤혜인은 손가락을 뽑아내고 고개를 살짝 숙이며 보온병을 열더니 말했다.“깼으면 죽 좀 먹어요.”그녀는 죽을 잘 퍼서 이준혁의 침대를 올리고 작은 테이블을
윤혜인은 이런 생각에 스스로 질책했다!‘난 정말 의지가 약하다니까... 기억을 잃은 후에도 이 남자한테 마음이 움직이다니...’정말이지 자신에게 화가 나 그녀가 버럭 소리를 지르며 말했다.“변명하고 안 온 게 아니에요. 진짜 바빴던 거라고요.”그러자 이준혁은 지그시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어제랑 그제도 바빴어?”윤혜인은 당황했다.마치 감시받고 있는 느낌이었다.‘어제랑 그제도 바빴냐는 건 내가 안 바빴는데 일부러 안 왔다는 건가?’그녀는 불쾌하게 물었다.“저 감시하고 있었어요?”“그냥 네가 뭘 하고 있는지 알고 싶어서 주 비서에게 확인해 보라고 했어.”이준혁은 주훈에게 윤혜인의 일정을 확인하게 한 것을 부정하지 않았다.윤혜인이 집에서 강아지와 놀면서 병원에 오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자, 그는 화가 나서 밥도 한 입도 먹지 않았고 배고픔도 느끼지 못했다.그래서 위 기능이 떨어지며 급성 위출혈이 발생한 것이었다.그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너도 알지? 병원에서 일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난 내 모든 시간을 너를 생각하는 데 쓰고 있었어.”윤혜인은 순간 얼굴이 뜨거워졌다.‘어떻게 부끄러워하지도 않고 이런 말을 천연덕스럽게 하지? 식은 죽 먹기네 아주.’그때, 이준혁은 갑자기 그녀의 손을 잡더니 자신의 가슴에 대며 진심을 담아 말했다.“여기, 내 마음속에는 너 하나뿐이야. 다른 사람은 들어 올 수 없어.”갑작스러운 고백에 윤혜인의 얼굴은 익은 복숭아처럼 붉어졌다.그녀는 고개를 약간 숙이고 손을 빼려 했지만 남자는 그녀의 손을 꽉 잡고 놓지 않았다.그의 눈빛은 뜨겁고 진지했다.“혜인아, 우리 다시 시작하자. 한번만 기회를 줘.”잠시 멍해 있는 것도 잠시 윤혜인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한참 만에 그녀는 당황하며 말했다.“안, 안 돼요.”“너도 나를 아직 신경 쓰고 있잖아, 왜 안 돼?”윤혜인은 머릿속이 하얘져서 무심코 말했다.“우리 오빠가 허락하지 않을 거예요...”그러자 이준혁의 눈빛이 어두워졌다.“너만 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