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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3화

날카로운 유리잔 손잡이가 윤혜인의 목에 몇 밀리리터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다.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는 대동맥을 쉽게 찌를 수 있었다.

뒤에서 두 명의 경호원이 깜짝 놀라 달려왔지만, 거리상 도저히 제시간 내에 도착할 수 없었다.

다행히 윤혜인은 해외에서 배운 호신술로 찰나의 순간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임세희의 그 사악한 얼굴이 다가오는 순간, 그녀의 머릿속에서 여러 장면이 번쩍였다.

“기억해, 너는 그냥 버려진 들개일 뿐이야...”

“너랑 네 배 속에 있는 잡종, 준혁 오빠는 전혀 원하지 않아...”

“준혁 오빠가 날 구하려고 널 버리지 않았다면, 네 아이는 지금쯤 잘 살아있겠지...”

여러 여성들의 목소리와 함께 이 말들이 머릿속에서 울려 퍼졌다.

“널 정말 신경 쓰고 있나 봐. 1000억을 줄 의향까지 있다니...”

“임세희가 나를 오해하게 만들어서 널 납치하게 만들지만 않았어도...”

“준혁이가 널 더 좋아할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어...”

윤혜인은 갑자기 극심한 두통을 느꼈다.

귓속에서는 ‘윙' 소리가 나며 머릿속이 하얗게 변했다.

그러고는 마치 마비된 듯 그 자리에 멈춰서서 다가오는 유리 ‘단검'이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을 바라보았다.

뒤이어 ‘퍽’하는 소리가 났다. 살이 뚫리는 소리였다.

그러나 윤혜인은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

그녀는 이미 이준혁의 품에 안겨 목구멍으로 뛰쳐나올 듯 쿵쾅거리는 그의 심장 소리를 느끼고 있었다.

또 그녀의 몸은 이준혁의 팔에 단단히, 숨쉬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꽉 안겨있었다.

윤혜인은 살짝 눈을 들어 자신을 보호해준 그를 바라보았다.

당황스러움과 두려움이 담긴 그 검은 눈동자는 정말이지 윤혜인을 걱정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준혁은 윤혜인을 조금 풀어주고 몇 번이나 그녀를 훑어본 후에야 낮고 거친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 괜찮아.”

그는 여전히 멍해 있는 윤혜인을 보고 겁에 질린 줄 알고 넓은 손바닥으로 그녀의 등을 토닥이며 물었다.

“어디 다친 데 없어?”

윤혜인은 입술을 다물며 조용히 말했다.

“난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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