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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화

Author: 이한나
“어떻게 혜인 씨에 비교할 수 있겠어요?”

김성훈의 말은 비수처럼 날아와 꽂혔다.

그녀가 감히 비교할 수 없는 상대란 말인가?

임세희는 한 발짝도 나설 필요 없이 이름만으로도 그녀를 무찔러버렸다.

윤혜인은 입술을 깨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놔주세요. 몸이 안 좋아 돌아갈게요.”

김성훈은 그제야 그녀의 이상함을 캐치 했다.

그녀의 얼굴은 창백했다.

그녀를 놓아준 김성훈이 무슨 일인지 물으려는데 전화가 울렸다.

윤혜인은 자리를 떠났다.

김성훈은 전화를 받았다. 그러자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혜인이 잡아.”

그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아직 가지 않았어. 지금 문 앞에서 차를 기다리고 있어. 어떻게 된 거...”

말을 채 끝마치기도 전에 상대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

문이 열리고 이준혁은 병실 밖으로 뛰쳐나갔다.

인세희만이 뒤에서 애꿎은 손톱만 물어뜯고 있었다.

한참 후, 그녀는 사악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내가 선물을 준비하고 있으니 윤혜인, 너 기대해.

...

우르르 쾅쾅-

번개소리와 함께 폭우가 쏟아졌다.

드디어 택시가 도착했다.

택시에 막 타려는데 누군가가 그녀를 불렀다.

“거기 서.”

이준혁의 목소리였다.

그녀는 멈칫했다.

왜 쫓아온 거야? 그녀가 방해했다고, 무턱대고 찾아와서 혼내려는 걸까?

이것 말고는 다른 이유를 생각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그녀는 지금 그를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

방금 찔린 상처가 너무 깊어서 더 이상의 자극을 견딜 수 없었다.

그녀는 망설이지 않았다.

차에 오른 그녀는 기사에게 출발하라고 했다.

“서둘러 주세요.”

“윤혜인!”

이미 길에 뛰어든 이준혁은 간발의 차이로 택시를 놓쳤다.

택시는 빠르게 달렸다.

쏟아지는 빗물에 온몸이 흠뻑 젖었고 목에 두른 붕대가 모두 젖었다.

진 붉은 피는 빗물과 섞여 흘러내려 비극적인 장면이 연출되었다.

김성훈은 우산을 들고 다가와 화를 냈다.

“죽고 싶어 환장했어?”

이렇게 자신의 몸을 함부로 하는 사람은 본 적 없다.

그는 이준혁을 잡아끌었다. 하지만 이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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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연주도 깜짝 놀란 상태라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러다 경비원에 의해 바닥에 제압되고 나서야 훌쩍훌쩍 울음을 토해내기 시작했다.“삼촌, 삼촌... 나 좀 살려줘요... 나도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에요... 삼촌...”얼굴이 굳어진 육경한이 바닥을 짚고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남은 힘으로 소원을 일으켜 세우며 물었다.“너 괜찮아? 황산에 맞은 건 아니지?”육경한이 아래위로 훑으며 소원의 몸에 망가진 부분이 없는지 살폈다. 소원은 육경한에게 고려 백자 같은 존재였기에 조금의 흠집도 용납할 수가 없었다.아직 놀라움을 떨쳐내지 못한 소원이 멍한 표정으로 말했다.“나 괜찮아...”“정말 괜찮은 거 맞아?”육경한은 그래도 시름이 놓이지 않는지 다시 한번 되물었고 소원이 고개를 저어서야 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보기 드물게 중얼거렸다.“너만 괜찮으면 됐어. 그러면 된 거야.”육연주가 아직 뒤에서 울부짖고 있었다.“삼촌, 이 사람들 좀 어떻게 해줘요... 너무 아파요. 빨리 풀어주라고 해요.”육경한이 고개를 돌렸다. 지금까지 끔찍이 아껴왔던 조카였는데 언제부터 이렇게 된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육연주는 이제 육경한이 기억하던 순진하고 해맑은 여자아이가 아니었다.“연주야. 너무 실망이다.”육경한이 침통한 심정으로 말했다. 소원을 해치려 드는 사람이 가족일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지금 소원에게 손대면 소원뿐만이 아니라 소원 뱃속의 아이까지 위험해지게 된다. 아까와 같은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조금만 엇나가도 평생 후회했을 것이다. 그러니 가족 간의 정이라 해도 더 봐줄 수가 없었다.육연주는 살짝 무섭긴 했지만 지금까지 줄곧 자기를 아껴줬던 육경한이기에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 이번에도 울기만 하면 육경한의 마음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육연주가 무슨 사고를 치든 나서서 뒤처리를 해주던 사람이 바로 육경한이었으니 이다.육연주가 이렇게 천상천하 유아독존으로 변한 것도 다 믿는 구석이 있어서였다."삼촌... 삼촌... 나 일부러 그런 거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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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원이 비웃으며 물었다.“가질 수 없으면 부숴버리는 게 사랑이라면 그 사랑 참 위대하네요.”“현재 씨는 원래 내 꺼였어요. 소개팅한 그날부터 나는 사랑에 빠졌다고요. 나를 좋아하지 않았다면 왜 나와 소개팅했겠어요?”육연주가 늘어놓는 말은 정말 갈수록 가관이라 소원도 더는 들어줄 수가 없었다. 행색이 다소 이상해 보이는 육연주를 정신과에 데려가는 게 어떻겠냐고 육경한에게 제안해 볼 참이었다. 얼핏 보기엔 큰 자극을 받아 정신이 약간 이상해진 것 같았다.육연주는 아직도 씩씩대며 중얼거렸다.“다 너 때문이야. 빌어먹을 년. 여우 같은 년. 우리 삼촌을 꼬드긴 것도 모자라 내 남편까지 꼬드겼잖아.”소원은 새로움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욕을 들으며 어이가 없었다. 아까 이지애도 똑같은 욕을 했고 이런 사람들은 대체로 생각이 막무가내라 입씨름을 벌여봤자 전혀 의미가 없었다.더는 실랑이를 벌이기 싫었던 소원이 자리를 떠나려는데 육연주가 갑자기 쫓아오더니 일그러진 표정으로 병사리를 들고 욕설을 퍼부었다.“죽어. 네가 없어지면 현재 씨도 나 바라봐주겠지. 그래야 현재 씨가 나 영원히 사랑해 줄 거야.”마침 차를 끌고 온 주석훈이 이를 보고는 큰 소리로 외쳤다.“소원 씨, 조심해요.”차로 박을 수도 없는 일이라 일단 먼저 세우고 차에서 내려 그쪽으로 뛰어가는 수밖에 없었다. 육경한의 보디가드도 이지애를 끌어내느라 자리를 비운 상태였기에 소원 옆에 도울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소원은 육연주의 손에 들린 게 뭔지 미처 반응할 새도 없었지만 좋은 물건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병뚜껑이 열리자 코를 찌르는 냄새가 공기 속으로 퍼졌다.눈살을 찌푸린 소원은 속에 든 것이 황산임을 단번에 알아챘다. 미쳐버린 육연주가 소원의 얼굴을 망가트리려 하고 있었다.소원이 자기도 모르게 한 손으로 얼굴을 막으며 다른 손으로 육연주를 밀어내려 했지만 육연주가 어느새 코앞으로 다가와 그럴 수가 없었다. 피할 수가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데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육연주가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797화

    두 사람의 관계는 이혼한 거나 다름없지만 이혼 신청은 아이가 태어난 다음에 보충한다고 보는 게 맞았다.게다가 소원은 육경한이 했던 말을 도로 무를까봐 그러는지 변호사까지 대동했고 이혼 협의를 공증까지 하겠다고 했다. 소원도 쩍하면 제멋대로 약속을 어기는 육경한이 너무 무서웠지만 그래도 아이를 남기는 건 육경한의 제안뿐만이 아니라 뱃속에 아이가 생기면서 포지션이 다시 엄마로 변하는 바람에 마음이 흔들린 것이다.처음에는 따듯하게 반겨주지 못했지만 아이의 형상이 소원의 마음속에서 점점 입체감 있게 만들어지고 있었다.잘못은 어른이 했고 아이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었기에 소원도 아이의 살 권리를 함부로 뺏을 수는 없었다.육경한이 입꼬리를 올리며 자신을 비웃듯 웃었다. 이런 불평등 조약에도 속수무책인 건 그가 이기적이게도 미련을 버리지 못해 생긴 일이었다.“걱정하지 마. 이 아이가 태어나면 너 자유롭게 해줄게.”육경한이 사인하며 말했다. 이젠 서로에게서 자유로워질 때가 된 것이다. 소원과 아이를 보호하며 여생을 보내는 것도 좋은 선택인 것 같았다. 이제 정말 그렇게 생각했지만 이렇게 생각하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다른 일 없으면 이쯤 하자."소원이 이렇게 말하며 주지훈과 자리를 떠났고 육경한은 멀어지는 두 사람을 뒤에서 지켜봤다.밖으로 나온 두 사람이 차를 타고 떠나려는데 갑자기 앞에 육연주가 나타났다.“소원.”육연주가 소원을 불러세웠다. 옷은 어딘가 헝클어져 있었고 표정도 약간 이상했는데 더 무서운 건 몸에 괴롭힘과 학대의 흔적이 남아있다는 것이었다.소원은 육연주가 무슨 일을 당했는지 몰라 미간을 찌푸린 채 그 자리에 서서 그녀가 입을 열기를 기다렸다.“이게 다 너 때문이야. 네가 내 인생을 망쳤어.”누가 모녀 아니랄까 봐 하는 말도 이지애와 똑같아 소원은 절로 웃음이 났다.“당신들이 내 인생을 망쳤다는 생각은 안 해요? 잘못을 저질러서 벌받는 건데 왜 자꾸만 다른 사람이 당신 인생을 망쳤다고 하는 거예요?”소원은 이 사람들의 뇌 회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796화

    방씨 가문에서 지키려 한다 해도 방민아의 인생은 별로 희망이 없었다.육연주는 적게 연루되기도 했고 육경한이 손쓴 덕분에 구치소에 한 달 구금되었다가 나왔다. 육경한이 육연주에게 변호사를 찾아줬지만 육연주 모녀는 이를 소원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해 한사코 거절하면서 일부러 육연주를 구치소에 들여보냈고 육경한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하지만 육연주 모녀가 모르는 게 있었다. 받은 대로 돌려주는 게 원칙인 방씨 가문은 방민아가 이 지경까지 된 게 다 육연주 탓이라고 생각한 이상 복수를 준비할 것이고 그 후과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었다.그다음은 서씨 가문이었다. 육연주가 서씨 가문에서 보낸 시간은 그리 오라지 않았지만 서현재의 사랑을 받지 못해 사람이 점점 이상해진 데다 원래도 내키는 대로 행동하는 재벌 집 아가씨라 서씨 가문에 척을 진 사람이 많았다.지금의 서씨 가문은 몰락하게 되었고 서현재가 암 덩어리 같은 사람들을 서씨 가문에서 몰아내긴 했지만 줄곧 호의호식하던 사람들이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졌으니 그 어떤 미친 생각을 해도 놀라울 건 없었다.이런 상황에서 육연주가 계속 서울에서 나댄다면 앙심을 품은 서씨 가문 사람들이 기회를 노리고 복수해 올 수도 있기에 아예 이지애와 함께 외국으로 나가 피신하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었지만 모녀는 육경한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저 소원에게 홀려 인사불성이라고만 생각했다.이지애는 끌려가면서 육경한에게 원망을 퍼붓기도 했다.“경한아, 네가 어떻게 우리한테 이래? 우리가 잘해준 거 다 잊은 거야? 여자 하나 때문에 피도 눈물도 없이 우리를 내치겠다고? 가족인데 어떻게 그래?”사실 잘해줬다고 할 것도 없었다. 상대편에 서서 손가락질하지 않고 돈 몇십만 원 쥐여준 게 전부였다. 이지애도 그때는 살만했기에 양심이라는 게 남아있었고 조금의 ‘선심’을 베풀었지만 육경한은 갚아야 할 돈보다 천 배, 만 배는 더 많은 돈으로 보답했다.다만 이지애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고 모든 사람을 빚쟁이 대하듯 대했다. 돈이 많으니 이걸로는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795화

    “경한아... 억울해서 죽을 것 같구나. 쟤가 어떻게 했는지 아니? 날 욕하고 때리고...”이지애는 모든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하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했다.소원은 어이가 없는 상황에 헛웃음만 나왔고 한편으로는 육경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했다.육경한은 이 일에 엮이고 싶은 생각조차 없는지 차가운 표정으로 옆에 서 있는 경호원을 바라봤다.“가만히 서서 뭐 하는 거야? 빨리 데려가.”육경한의 싸늘한 눈빛을 마주한 경호원들은 두피가 저릿하고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죄송합니다. 대표님. 지금 바로 데려가겠습니다.”이지애는 육경한이 자신의 편을 들 거라고 생각해 재빨리 다각 그의 손목을 잡았다.“역시 경한이가 최고야. 우린 가족이라는 걸 잊으면 안 돼. 저 여자가 우리 남매 사이를 이간질하려는 거야. 드디어 정신을 차렸구나. 연주가 안에서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니? 살도 많이 빠졌어. 삼촌이 무시한다며 얼마나 울었는지...”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지애는 뭔가 잘못됐음을 알아챘다.‘경호원이 왜 나한테 오지?’‘저 천박한 계집애를 끌어내지 않고 뭐 하는 거야.’“잠깐만... 지금 착각하는 모양인데 경한이는 저 여자를 끌어내라고 한 거야. 옆에 있는 변호사까지 묶어서 밖으로 쫓아내.”경호원들은 이지애처럼 눈치가 없고 멍청하지 않았다.아무리 생각해 봐도 육경한이 말하는 사람은 자신의 명성을 더럽히는 이지애였다.‘지금이 어느 때인데 아직도 빽이 있다며 대표님과 미우 그룹을 언급하는지...’‘대표님은 정말 대단하신 분인데, 이 사람은 도대체 왜 이런 거지?’경호원들은 이지애의 헛소리를 무시하고 그녀를 끌고 나갔다.현실 부정 중인 이지애는 육경한의 팔을 꽉 잡고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경한아, 말 좀 해봐. 저 여자 쫓아내려고 했잖아. 나는 네 누나야. 어떻게 가족을 버리고 외부인 편을 들 수 있어? 경한아...”이지애는 눈물을 쏟았다.“말 좀 해봐.”“누나.”육경한은 그녀의 손을 뿌리치고 진지하게 말했다.“여러 번 말했잖아요. 소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794화

    주변에서 구경하던 사람들은 대뜸 욕을 바가지째로 먹었다.그럼에도 이지애는 좀처럼 멈추지 못했다.“내가 그렇다면 그런 거야. X신들. 멍청하기는.”방금까지 동정심을 느끼던 여자에게 심한 욕을 먹었으니 다들 어이가 없었고 이러쿵저러쿵 수군거리는 소리가 다시 울리기 시작했다.“그 엄마에 그 딸이라는 말을 지껄일 때부터 알아봤어야 하는데. 저렇게 추잡스러운 엄마 밑에서 자란 딸이 뭘 보고 배우겠어요.”“그러니까요. 좋은 사람이었다면 구치소에 수감되었겠어요?”이지애는 여론이 이렇게 빨리 바뀔 줄 몰랐는지 더욱 흥분했다.“너희들이 뭘 알아. 이 여자가 내 딸을 해쳤고 내 딸은 피해자야. 이 여자가 헛소리를 하지 않았더라면 수감될 일도 없었어.”사람들은 더 이상 이지애의 말을 듣지 않았다. 그녀가 소리 지르며 욕하는 모습은 정말 품위가 없어 보였다.“그쪽이 돈 많고 대단한 사람이라면서요? 딸이 억울하게 누명을 썼으면 당연히 빼냈겠죠.”이때 한 아주머니가 일침을 놓았다.“맞는 말이에요. 아무 잘못도 없는 사람을 잡았겠어요? 다 이유가 있는 거지.”옆에 있던 아주머니가 맞장구를 쳤다.“이유 없이 사람을 잡았다면 돈도 없고 인맥도 없는 우리가 일 순위이겠죠.”“됐어요. 됐어요. 이만하고 다들 들어갑시다. 구경났어요?”아파트 단지 관리자가 달려와 구경 중인 사람들을 돌려보냈다.그 시각.육경한은 고위급 회의에 참석 중이었고 황진수는 전화를 받고선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육경한은 해외의 유명 대기업과 협상하는 회의에 참석했다. 중요한 회의인 만큼 그 어떤 상황에서도 그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하지만 소원에 관한 일은 한 글자도 빠짐없이 보고하라는 명령을 받았기에 황진수는 몇초간 망설이다가 결국 회의실로 들어갔다.사람들의 의아한 시선을 받으며 그는 육경한에게 다가가 보고 했다.그러자 육경한은 손에 들고 있던 서류를 내려놓더니 옆에 있던 황진수를 회의석으로 끌어당겼다.“네가 해.”‘지금 나한테 이 중요한 회의를 떠맡기고 간 거야? 내가 이런 걸 할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793화

    소원은 비명을 지르며 손으로 허리를 짚었다.바로 이때 갑자기 나타난 누군가가 그녀를 부축했다.“소원 씨, 괜찮아요?”말을 건넨 사람은 주석훈이었다.오늘 아침 두 사람은 합의 사항을 만들기 위해 만나기로 약속했다.그러다가 미친 사람처럼 소원에게 달려드는 이지애를 목격했고 소원이 중심을 못 잡고 뒤로 넘어지려던 찰나에 타이밍 좋게 나타나서 부축했다.옆에서 발악하던 이지애는 어디선가 나타난 경호원에게 제압되었다.“너 누구야? 감히 날 막아? 죽고 싶어서 환장했어?”경호원에게 꽉 붙잡힌 상황에서 필사적으로 앞으로 나가려는 모습은 정말 우스꽝스럽다.이지애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당장 놔. 이거 놓으란 말이야. 내가 누군지 알아? 미우 그룹 대표가 내 동생이야. 아직도 상황 파악이 안 돼? 다들 죽고 싶어서 환장하는구나. 내 동생이 오면 너희는 하나도 빠짐없이 서울에서 쫓겨날 거야.” 이지애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소리쳤다.반응을 보니 검은 옷을 입은 경호원들이 육경한이 보낸 사람이라는 걸 모르는 눈치다.경호원들은 육경한과의 관계를 듣고 쉽게 손을 쓰지 못했다. 그들의 임무는 소원을 다치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이기에 이지애가 해치지 못하게 손을 묶어두었다.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이지애와 소원이 다투고 있을 때 곧바로 육경한에게 전화를 걸어 의견을 물었다.이지애는 좀처럼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그녀는 소원을 부축하는 주석훈을 보며 막말을 퍼부었다.“내가 이럴 줄 알았어. 내 동생이랑 헤어진 지 며칠 됐다고 또 다른 남자를 만나? 너는 남자를 꼬시는 게 취미야? 뻔뻔한 것도 정도가 있어야지. 하여튼 개 버릇 남 못 준다니까.”이지애의 말은 듣기 굉장히 거북했고 소원은 방금 한 대만 때리고 멈춘 자신을 원망했다.그 시각 주석훈은 단호한 표정으로 이지애를 바라봤다.“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것도 처벌 대상입니다. 제 의뢰인이 내연녀라는 증거가 있나요?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면 일방적인 모함에 속하고 법에 의거하여 충분히 고소할 수 있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792화

    이지애는 말도 안 되는 소리로 생트집을 잡았다.그러나 사건의 경과를 모르는 동네 사람들은 무작정 소원을 내연녀라고 생각했다.하필 동네 아주머니들이 모여서 수다를 떠는 시간이라 하나둘씩 밖으로 나와 수군거리기 시작하더니 소원을 향해 손가락질을 했다.이를 본 이지애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고 오늘 기필코 소원을 짓밟으리라 다짐했다.그녀는 계속하여 소리쳤다.“빈말이 아니라 여러분은 남편 간수 잘해요. 한동네 살다가는 이 여자한테 홀랑 넘어갈 수도 있다니까요?”소원은 분노로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말조심하세요. 계속 이런 허위 사실을 퍼뜨리면 고소할 겁니다.”소원이 경찰에게 신고하려고 핸드폰을 꺼내자 이지애는 단번에 핸드폰을 쳐냈다. 소원을 모욕하려고 찾아온 만큼 절대 경찰에 신고하게 내버려둘 수 없었다.핸드폰이 쿵 하고 바닥에 떨어졌다. 너무 화가 났던 소원은 맞서 싸우려고 했지만 그 타이밍에 이지애가 손을 들어 그녀를 밀었다.계단에 서 있던 소원은 이지애가 손을 뻗는 걸 보고 무의식적으로 뒤로 물러서며 허리를 짚었다.그러고선 자신의 본능적인 행동에 깜짝 놀랐다,‘내가 왜... 이 아이를 신경 쓰는 거지...’그녀의 몸은 이미 아이를 지켜야 한다고 스스로 결정한 것 같다.비록 소원은 결정을 내린 상태가 아니지만 본능이 이렇게 행동하게끔 그녀를 이끌었다.이런 제스처를 취하는 건 타고난 모성애일까?이지애는 죄책감을 느낀 소원이 겁을 먹고 그런 행동을 했다고 착각했다.아니나 다를까 더욱 뻔뻔하고 오만한 태도로 욕설을 퍼부었다.“다들 봤죠? 겁먹었잖아요. 잘못한 게 있으니까 죄책감을 느끼는 거예요. 끝까지 아니라고 잡아뗄 수 있겠어요?”“이 여우 같은 계집애 얼굴을 똑똑히 기억하세요. 남자에 환장한 X이에요. 천박한 것.”주변 사람들은 이지애의 말을 듣고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우리 동네에 이런 여자가 살고 있었다니. 정말 몰랐네요.”“이래서 사람은 겉모습으로 판단하면 안 되는 거야. 저 예쁜 얼굴로 이런 짓을 할 줄 누가 알았겠어? 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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