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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6화

“네 말이 맞는 것도 같구나…”

서경주는 여름의 말에 놀라 한참을 가만히 있다가 마침내 감탄한 듯 말했다.

그래도 서경주가 망설이자 여름이 직설적으로 말했다.

“영 손을 못 떼시겠거든 제게 전권을 주세요. 그 많은 일을 겪고도 아직도 모르시겠어요? 아버지는 너무 정에 얽매였어요. 위자영에게는 죄책감에, 서경재에게는 형제애에, 할아버지 할머니께는 부모의 정에…. 그런 데 얽매이지만 않았더라면 그때 아버지와 우리 어머니가 그렇게 헤어지지도 않았을 거고, 지금 아버지가 이 지경에 이르지도 않았을 거예요. 솔직히 이렇게 지내시는 게 아버지는 행복하세요?”

서경주가 쓴웃음을 지었다.

‘행복할 리가 있나. 유인이가 내 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안 순간부터 나는 매 순간이 후회로 점철되어 있었는걸.

주변 사람들이 죄다 날 바보 취급하고 상처를 주면서도 진정한 사과를 한 사람은 하나도 없었어.’

“그래, 여름아. 이 일은 너에게 맡기마.”

서경주가 끄덕였다.

“전권을 네게 주겠다.”

“새 회사를 차리시게 되면 내내 아버지와 마음이 맞았던 분들을 데리고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보세요.”

여름이 덧붙였다.

“하지만 이 일은 너무 소문내시면 안 돼요. 할머니, 할아버지가 아셨다가는 엄청 진노하실 거예요.”

다음날, 여름은 바로 팀을 꾸려서 재계에 떠도는 여러 가지 정보를 수집하도록 했다.

엄 실장이 곧 소식을 가지고 왔다.

“대표님, C국의 고다 주식회사 기시다 사장이 벨레스에 관심이 꽤 있다고 합니다. 마침 기시다 사장이 오늘 오천으로 간다고 합니다. 내일 열리는 도자박람회에 참가하려고요.”

“도자기?”

놀란 여름의 눈썹이 휙 올라갔다.

“네. 기시다 사장이 도자기를 매우 좋아한다네요.”

엄 실장이 말했다.

“바로 티켓 예약해 주세요. 오늘 바로 오천으로 날아가야겠어.”

여름이 결연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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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T그룹.

저녁 9시. 회장실의 불은 아직 환하게 켜져 있었다.

비서실 직원들은 하품을 하며 애걸하듯 상혁을 바라보았다.

“실장님, 회장님께 말씀 좀 해주세요. 자꾸 밤새우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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