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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6화

“그래. 나 여기 있어.”

하준이 여름의 등을 도닥도닥거렸다.

정말 너무 오랜만에 여름이 ‘쭌’이라고 부르는 소리를 들은 것이었다. 하준은 심장이 녹아 내리는 것 같았다.

‘내가 너무 오랫동안 여름이에게 제대로 마음을 써주지 못해서 우울증에 걸렸는지도 몰라.’

“그런데 오늘 나 좀 화난 것도 있어. 어떻게 그렇게 차를 몰고 가버릴 수가 있어? 그렇게 빨리 차를 몰다가 당신이랑 우리 아기 어떻게 되면 난 어떡해?”

“다음부터는 안 그럴게요.”

여름이 고개를 젓더니 머뭇거리다가 고개를 들었다.

“실은 아까 괜히 그런 게 아니었어요. 백지안이 그 유골함에 든 것이 어머님 유골이 아니라 개의 뼛가루라고 얘기하더라고요. 어머님 유골은 변기에 버렸대. 그 말을 들으니까 울컥해서….”

“……”

하준은 완전히 경악했다.

여름은 하준의 반응을 예상했다는 듯 말했다.

“당신이 안 믿을 줄 알았어요. 내가 못 돼서 백지안을 밀쳤다고 생각해도 상관 없어요.”

“그거 정말 믿기는 힘든 말이네.”

하준이 여름의 등을 쓰다듬으며 사실대로 자기 마음을 이야기했다.

‘지안이가 정말 그런 짓을 했다면 좀 무서운 걸.

연화정이 아버지의 내연녀였다고 하더라도 이미 돌아가신 분인데 어떻게 유골에 그런 짓을 할 수가 있지?’

“나도 믿고 싶지 않아요. 그냥 내게 거짓말한 거였으면 좋겠어.”

여름이 힘없이 말했다.

“아이, 괜히 쓸데없는 생각은 하지 말고. 이모님에게 케이크 가져다 달라고 했으니까 같이 달달한 거 먹자. 그러면 기분도 좀 나아질 거야.”

하준은 여름을 안고 정원으로 나갔다.

정원에는 아직 햇살이 남아 있었다. 여름은 하준의 가슴에 기대어 하준이 먹여주는 대로 케이트를 받아 먹었다. 그렇게 기분이 좋아진 여름은 잠시 후 어쩐 일인지 하준의 품에서 잠이 들어버렸다.

여름을 안아서 방에 데려다 놓고 하준은 침실에서 나와 상혁을 불렀다.

“가서 연화정의 유골이 사람 유골인지 확인 좀 해봐.”

상혁은 깜짝 놀랐다.

“사람 유골이 아니면 뭐, 귀신 유골이겠습니까?”

‘요즘은 어째 점점 더 엽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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