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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4화

12시 반, 세단 한 대가 펜션으로 들어왔다.

송영식과 이주혁이 입구에서 기다린 지 한참 되었을 때에야 뒷문이 열리더니 지다빈이 안에서 나왔다. 둘은 몇 초간 얼어 있었다. 특히 송영식은 눈이 완전 휘둥그레졌다.

“지안아… 아니지 지안이는 이거보다는 예뻤는데.”

송영식은 흥분하는 듯하더니 곧 냉정을 찾았다.

“아, 우리 사촌 언니를 아시나 봐요? 전 지안이 언니 사촌 동생이에요.”

지다빈이 웃으니 보조개가 쏙 패였다.

송영식이 살짝 눈시울을 붉히더니 시선을 피했다.

“지안이 동생이면 이제 내 동생이나 마찬가지지.”

“하준아.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이주혁이 하준에게 물었다

“병원에서 보내준 간호조무사야.”

하준이 담담하게 설명했다.

“그랬구나.”

이주혁이 끄덕였다.

“일은 잘해? 넌 좀 좋아졌고?”

지다빈은 그 말을 듣더니 긴장한 얼굴로 하준을 쳐다봤다.

“걱정하지 마.”

송영식이 지다빈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일 못했으면 하준이가 벌써 사람 갈아치웠지.”

지다빈이 고개를 들고 피식 웃었다.

“제가 잘 못한다 싶으면 얼른 다른 분으로 교체하세요. 지금 병환 돌보시는 게 제일 중요하죠.”

“뭐 괜찮아.”

하준이 지다빈을 한 번 보더니 먼저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이주혁이 조그만 소리로 물었다.

“야, 저런 애를 왜 곁에 둬? 아직 백지안 못 잊은 거야?”

“쓸데없는 소릴. 전에 나 어떻게 치료됐는지 잊었어?”

하준은 살짝 짜증이 났다.

“의사가 그러는데 내 병은 유아기의 영향이 크대. 지안이는 내 유년기에 유일한 빛이었잖아. 비슷한 얼굴이라도 보면 빨리 좋아질지도 모르잖아. 요즘 확실히 상태가 꽤 좋아졌다니까”

“하지만 여름 씨가 알면….”

“절대 모를 거야. 너희들만 입 다물면.”

하준이 경고하듯 주혁을 노려봤다.

“영식이도 입막음 잘해 놔.”

이주혁은 미간을 찌푸렸지만 백지안이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이라는 점을 떠올리고 나니 딱히 할 말도 없었다.

“아참, 요즘 ‘영하’랑 한 판 뜨고 있다며?”

“한 판 뜬다기보다는 교훈을 보여주고 있지. 왜? 아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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