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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화

유선우는 그녀의 턱을 잡았다.

그는 백아현한테 이성적인 마음이라고는 조금도 없었기에 만나지 않아도 상관이 없었다. 유선우는 단지 과거의 감정들 때문에 그녀의 다리만 치료해 주는 것일 뿐, 다시 김재원에게 보내 버리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 모든 것을 조은서에게 설명할 생각이 없었다.

삼 년 동안 부부로 지낸 그들이었기에 유선우는 조은서가 자신에 대한 감정들이 전혀 남아있지 않다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단지 유선우와의 데이트가 싫다는 이유로 다른 남자랑 약속을 잡을 수 있을가? 조은서에게는 남편을 향한 마음이 이젠 남아 있지 않았다.

...

평소 유선우는 고용인들에게 너그러운 편이었다. 하지만 아내의 이런 태도 돌변에 마음이 크게 상한 그는 저녁 식사 때 반찬이 마음에 안 든다며 애꿎은 그들에게 화풀이 하였다.

“오늘 저녁 반찬이 입에 맞지 않다면 제가 당신 좋아하는 거로 다시 해줄게요.”

남편이 자신에게 화가 나 있다는 것을 눈치챈 조은서가 말했다.

그러자 유선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의자에 기대어 주머니 속에서 담배 한 대를 꺼내 불 붙였다. 한참이 지나서야 그는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럼 그렇게 해.”

조은서가 방에서 옷을 갈아입고 주방으로 향하니 고용인은 연신 그녀에게 사과하였다.

“사모님, 번거롭게 해서 죄송합니다. 앞으로 저희가 더욱더 노력하겠습니다.”

밝은 LED 등불 아래에 서 있는 조은서는 부드러운 미소를 띠며 말했다.

“아니에요, 선우 씨가 까탈스러운 거 이모님도 아시잖아요. 그러니 자책 하지 마세요.”

하지만 고용인은 주방에서 반찬을 만드는 안주인의 모습이 너무나 맘에 걸렸다.

“하지만 사모님, 이런 일은 하인들이 해야 할 일이잖아요.”

조은서는 개의치 않다는 듯이 말했다.

“괜찮아요, 집안일이야 어디서든 다 하는 거니까요. 생계를 위해서라면 뭐든 다 할 수 있죠.”

안주인의 말을 듣고서야 고용인들은 한시름 놓았다.

‘집안일은 어디서든 다 한다라...’

유선우는 아내가 고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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