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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화

조은서가 반항해 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몸 상태가 안 좋은 유선우였지만 아내쯤이야 쉽게 제압할 수 있었다.

힘이 빠진 조은서는 반항을 포기하고 화가 난 유선우의 심기를 더 건드리고 싶지 않았기에 그냥 소파에 얼굴을 파묻었다.

유선우는 강제적으로 아내의 턱을 잡아 자신 쪽으로 끌며 말했다.

“조은서, 잘 비교해 봐 나랑 그놈 둘 중에 누가 더 너를 기분 좋게 해주는지.”

수치심을 느낀 그녀는 남편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고 싶었으나 그러지 못했다. 조은서는 그 남자의 얼굴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희미한 등불 아래 비친 유선우의 모습은 이처럼 섹시할 수가 없었다.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혔고 머리카락도 땀에 흠뻑 젖은 유선우는 지금 이 분위기에 취해 있었다. 그러고는 몸은 낮춰 아내의 귀를 살짝 깨물며 말했다.

“은서야, 나 아직 사랑해?”

누구도 이런 강박적인 질문에 대답하기 싫을 것이다.

아내가 대답하지 않자, 유선우는 밖에서 대기 하는 고용인도 들을 수 있게 더 격렬하게 몸을 움직였다.

조은서의 눈가는 어느새 촉촉해졌다. 남편의 이런 무모한 행동에 그녀는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물었다.

“내가 왜 당신을 사랑해야 하는데요?”

유선우가 당황한 기색을 보이자, 조은서는 다시 말하였다.

“유선우, 내가 왜 아직도 너를 사랑해야 하는데!”

그녀는 흥분하기 시작했다. 한시라도 이 남자와 몸을 섞고 싶지 않았던 조은서는 다시 이 남자에게로 부터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러고는 울면서 말했다.

“새롭게 생활을 시작하려고 마음먹은 나를 다시 이 집으로 끌어들인 게 누군데요? 항상 나 더러 당신이 골라주는 옷만 입게 하고 머리 스타일도 당신 취향대로, 심지어 잠자리에서의 신음소리 마저 당신 취향대로 내라는 당신을 내가 미쳤다고 사랑하겠어요?”

방안에는 침묵만이 흘러넘쳤고 밖에서는 바람에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소리만 들려왔다.

치열한 몸의 대화를 나눈 그들이었지만 마음만은 얼음장처럼 꽁꽁 얼어붙었다.

유선우는 소파 반대편에 앉아 담뱃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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