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612화

조은혁은 냉소를 머금고 있었다.

그는 가볍게 말했다.

"혹시 그녀 자신이 원한 건 아니었을까? 200억은 평생 벌지도 못할 돈인데 거기다 하인우는 외모도 나쁘지 않고 성격도 온화하지. 동의 안 할 이유가 없지 않아? 그나저나 너는 왜 그렇게 신경 써? 옛정을 잊을 수 없어서 그래? 보니까 마음이 불편해?”

박연희는 해명하지 않았다.

그들의 다툼으로 차 안의 분위기가 싸늘해졌고 아무도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차는 파티가 열리는 호텔까지 갔다.

차가 멈추자 조은혁은 그녀의 손을 살짝 꼬집으며 차갑게 말했다.

"아무리 마음이 언짢더라도 이따가 얼굴에 드러내면 안 돼. 이 프로젝트는 나한테 매우 중요하니까.”

박연희는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걱정마요. 당신 프로젝트 망치지 않을 거니까.”

박연희는 박연준의 여동생이고 세상 물정도 잘 아는 좋은 집안 딸이었다. 그녀는 책임을 다해서 조은혁의 곁을 따라다니며 조은혁의 부인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아직 하와이에서는 아무도 그들이 이혼했다는 것을 모른다.

하와이에서 조은혁은 명성이 자자했는데 창업 초기에 그는 하와이에서 많은 인연을 만들었었다. 거의 다 사업하는 와중에 만난 아는 만큼 아는 여자들로 그와 호흡이 잘 맞았다.

그리고 오늘 밤, 그 중 한 사람을 다시 만났다.

그녀는 한 주식회사의 임원으로 이름은 이미연이었다. 겉은 아름답고 부드러우나 속은 매우 똑똑하고 유능한 여자였다.

그리고 오늘, 그녀는 옛 연인과 복도에서 마주쳤다.

이미연은 요즘 만나는 사람이 없었고 아는 사람을 통해 조은혁이 이혼했다는 것을 알았다.

그녀는 파티룩 차림으로 벽에 기댄 채 가냘픈 팔을 남자의 목에 걸고 숨을 내쉬며 남자에게 말했다.

"위층에 내 방이 있어. 은혁 씨, 우리 갈까?”

예전 같았으면 조은혁은 바로 동의했을 테지만, 지난번 진시아의 일로 박연희가 매우 불쾌해하며 그와 오랫동안 말다툼을 했던 걸 떠올린 그는 생각해 보다가 여자의 팔을 목에서 떼어내고는 담담히 거절했다.

“됐어.”

하지만 이미연의 부드러운 몸이 다시 붙었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