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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3화

늦은 밤 유선우가 유혹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사모님 기쁘게 하기 정말 어렵네요."

조은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베개에기댄 채 그의 얕은 숨소리를 듣고 있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이렇게 시간을 흘려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곁에 같이 있어줄 사람이 있다면 그것도 꽤 괜찮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다가 조은서는 잠에 들었다.

전화기 너머에 있는 유선우는 서재에 앉아서 창밖의 어둠을 바라 보고 있었다.

그때 조은서에게 떠나라고 단호하게 말한 것 때문에 그녀가 그와 쉽게 화해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어젯밤 두 사람은 비록 관계를 가졌지만 그는 조은서가 한두 번 관계를 가진다고 해서 그와 화해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랬다면 어제 두 사람은 같이 유선우의 집으로 돌아와야 했겠지.

밤이 점점 더 깊어지는 와중에 유선우는 휴대폰에 대고 부드럽게 말했다.

"은서야, 돌아오면 안 돼?"

...

유선우는 정말 열심히 조은서를 꼬셨다.

하지만 당장은 조은서도 그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그도 그녀를 강박하지 않았다.

그저 매번 올때마다 아이들 선물과 조은서의 선물, 그리고 심정희의 선물까지 챙겨들고 왔다.

그는 조은서를 항상 존중했고, 그 모습을 보던 심정희가 참지 못하고 조은서에게 말했다.

"이게 벌써 몇 달째야. 선우도 이번엔 진짜 성의있고 예전처럼 그냥 입에 바른 소리만 하는 건 아닌 것 같아. 지난 몇 달 동안 선우가 우리한테 얼마나 잘했니. 은서야, 넌 어때? 선우랑 다시 한 번 잘해보지 않을래? 아니면 다른 사람이랑 잘 되고 있어?"

심정희는 마음이 급해졌다.

아직 창창한 나이에 혼자서 지내고 있으니 곁에서 보는 게 너무 답답했다.

조은서가 만두를 빚으며 말했다.

"감정이 아예 없는 건 아니죠. 하지만 어머니, 저는 그의 세상에 들어 가지도 못하고 나오지도 못한 채 그렇게 오랫동안 지냈어요. 그가 가라고 하면 저는 가야했구요. 그동안 전 상처를 많이 받았어요. 근데 또 그때 당시에 제가 먼저 나서서 굽히고 들어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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