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우의 이성의 끈은 끊어지기 직전이었다.게다가 유선우 밑에 깔린 조은서의 온기가 전해져 왔다. 유선우는 조은서를 사랑하지는 않지만 이 몸은 사랑한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그는 매우 당연하게 이 몸을 소유하고 싶었다.조은서는 유선우의 어깨를 밀며 흐트러진 호흡으로 얘기했다.“선우 씨, 저 요즘 약을 안 먹어서 임신할지도 몰라요.”그 말을 들은 유선우는 그대로 굳었다.아무리 생각해도 충동적으로 행동해서 두 사람의 아이를 만들고 싶지 않았다. 적어도 지금은 아니었다. 한참 지나서 그는 웃더니 얘기했다.“요근래 생각할 게 많았나 봐?”조은서의 반항은 유선우의 눈에 아무것도 아니었다. 유선우는 한 손으로 침대를 짚고, 다른 한 손으로 침대맡의 서랍에서 아직 포장지를 뜯지 않은 작은 상자를 꺼냈다. 그 작은 상자에는 영어 자모 세 개가 적혀있었다.포장을 뜯으려는데 핸드폰이 울렸다.유선우는 신경 쓰지 않고 한 손으로 포장을 뜯고 몸을 숙여 조은서에게 입을 맞췄다. 조은서는 여전히 반항하며 도망치려고 했다. 그리고 핸드폰은 계속 울렸다.결국 유선우는 짜증을 내며 핸드폰을 받았다.전화를 건 사람은 유선우의 어머니인 함은숙이었다.함은숙은 담담한 말투로 얘기했다.“선우야, 할머니께서 편찮으시다. 돌아와 봐야 할 것 같아. 맞아, 그 애도 데려와. 할머님이 그 애가 만든 영양 찰떡이 먹고 싶으시대.”함은숙도 조은서를 썩 좋아하지 않았기에 말투는 차가웠다.유선우는 진유진의 몸을 한 손으로 누르며 그녀를 내리깔아 보았다. 그리고 잠시 고민하더니 대답했다.“곧 데리고 갈게요.”조은서는 힘이 풀려 침대에 퍼질러 있다가, 한참이 지나서야 일어나서 옷을 입었다.유선우는 바지 지퍼를 올리고 조은서의 가녀린 뒷모습을 힐끔 보고 또 침대맡의 박스를 보더니 입술을 달싹이고는 먼저 나갔다.조은서가 내려갈 때, 유선우는 차에서 담배를 피고 있었다.이제 하늘은 완전히 어두워져서 불빛이 없이는 앞을 볼 수가 없었다.조은서는 흰 셔츠를 입고 긴 검은 치마까지 입은
할머니가 일부러 이렇게 얘기하는 것을 알지만 유선우는 조은서를 향해 눈을 흘겼다.조은서는 할머니 앞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할머니와 함께 수다를 떨던 조은서는 일어나서 얘기했다.“가서 영양 찰떡 만들어 드릴게요.”그녀가 떠나자 유선우의 할머니 얼굴에는 미소가 사라졌다. 그녀는 침대에 기대어 누워 얘기했다.“선우야, 백아현은 어떻게 된 거냐. 평소에 잘 대해주는 것으로 끝내면 되지, 불꽃은 뭐니. 네 아내가 질투라도 하면 어떡하니. 은서에게 많이 신경 써줘. 남처럼 대하지 말고. 계속 그러다가 은서가 도망가면 어떡하려고.”...유선우는 대충 둘러내고 불꽃의 일은 해명하지 않았다. 아마도 진 비서가 얘기한 모양이었다.한참 얘기를 나누는데, 조은서가 영양 찰떡을 만들어서 가져왔다.유선우는 조은서를 쳐다보았다. 아무리 집안일을 많이 한다고 해도 조은서는 여전히 단아하고 아름다워서 귀부인 같았다.유선우는 금세 싫증을 느꼈다.유선우의 할머니는 매우 기뻐하며 영양 찰떡을 먹더니 얘기했다.“선우야, 너 곧 있으면 서른이야. 네 나이대 애들은 이미 애가 둘이더라. 나는 언제 증손주를 안아볼 수 있는 거야.”조은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유선우는 그녀를 한번 보고 영양 찰떡을 입에 넣더니 얘기했다.“은서가 아직 어리잖아요. 한 2년 정도 더 기다려 봐요.”할머니는 이미 그의 말뜻을 알아차렸지만 그렇다고 그를 두둔할 수 없었다....두 사람이 유 씨 저택에서 식사를 마치고 돌아갈 때는 이미 깊은 밤이었다.유선우는 안전벨트를 매고 옆의 조은서를 쳐다보았다. 조은서는 그저 차창 밖을 쳐다보고 있었다.어슴푸레한 달빛 아래서, 조은서의 옆태는 아름답고 부드러웠다.잠시 그녀를 지켜보던 유선우는 가볍게 액셀을 밟았다.검은색 벤틀리는 평온하게 도로 위를 질주했다. 도로 옆의 가로등이 천천히 그들을 스쳐 지나갔다. 유선우는 조은서와 대화를 나누고 싶었기에 속도를 올리지 않았다.약 5분 뒤, 유선우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내일 사
조은서는 차 문을 꼭 잡았다가 천천히 손을 풀었다.차 내부의 분위기는 꽤 무거웠다.출장을 다녀왔다가 또 본가에도 다녀온 유선우는 많이 피곤했다. 그는 한 손을 핸들 위에 놓고 다른 한 손으로 미간을 문지르며 짜증 섞인 말투로 얘기했다.“언제까지 삐져있을 건데.”그러니까 여태껏 이 남자는, 이 모든 걸 조은서의 철딱서니 없는 화풀이로만 여겼던 거다.조은서의 마음 한 구석이 서늘해났다. 곧게 앉아 앞만 쳐다보다가, 한참이 지나서야 입을 열었다.“선우 씨, 나는 진심이에요. 당신과 살고 싶지 않아요.”유선우는 살짝 고개를 돌려 그녀를 쳐다봤다.유선우의 얼굴은 확실히 잘생겼다. 그의 선명한 이목구비는 한때 조은서도 홀렸었다. 하지만 지금의 조은서는 그에게 전혀 마음이 없었다. 조금도 남아있지 않았다.유선우는 검은 눈동자로 그녀를 쳐다보며 한 손으로 안전벨트를 풀었다.“내려.”그리고 찰칵 소리와 함께 차 문이 다시 열렸다.조은서는 재빨리 차에서 내려서 별장 현관으로 갔다. 달빛 아래서 조은서는 허리를 꼿꼿이 펴고 걸었다. 마치 이혼하려고 마음먹었을 때 같았다.진유진은 담배를 피우고 나서야 차에서 내려 침실로 올라갔다. 그들의 싸움은 흐지부지 끝났다.그날 밤, 조은서는 객실에서 잤다. 유선우도 짜증이 나서 그녀를 달래지 않고 잠옷으로 갈아입은 채 잠에 들었다. 하지만 잘 때 옆에 사람이 없으니 조금 익숙하지 않았다.예전의 유선우는 아무리 차갑게 조은서를 대해도 조은서는 그의 뒤에서 유선우를 안고 자는 것을 좋아했다.아침이 되자 밝은 빛이 침실에 쏟아졌다.유선우는 눈부셔서 손으로 눈을 가렸다. 그 덕에 잠이 깨버렸다.아래에서는 작은 소리가 들려왔다. 고용인들이 식사를 준비하는 소리였는데 평소 조은서도 고용인들과 함께 식사를 준비했다. 유선우의 아침도 조은서가 직접 준비하는 것이었다.그 생각에 기분이 약간 좋아진 유선우가 침대에서 일어나 옷을 갈아입으러 갔다.하지만 그는 그대로 얼어붙고 말았다.조은서의 캐리어가 사라졌다.옷장을 열어
조은서는 천천히 보온병의 뚜껑을 닫았다. 그리고 고개를 숙여 가볍게 얘기했다.“방법이야 있겠죠. 결혼반지를 팔아버리면 아빠의 반년 약값은 나올 거예요. 오빠의 변호사 비용은... 이 집을 팔아버릴 생각이에요. 그리고 제가 나가서 일해서 돈을 벌게요.”말을 마친 조은서의 눈시울은 붉어졌다.이 집은 그녀의 엄마가 남겨주신 것이었고 얼마나 삶이 힘들어도 지켜냈던 집이었다. 심정희는 그만 놀라서 굳어버렸다.마음속으로는 동의하지 않았지만 더는 말을 하지 않았다.조은서가 준비를 마친 후, 두 사람은 병원으로 갔다.치료를 받은 조승철의 병세는 완화되었다. 하지만 그의 심정은 매우 우울했다. 그는 계속 장남 조은혁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었다.조은서는 잠시 이혼에 관한 애기를 하지 않았다.오후, 주치의가 와서 검진을 했다.주치의 허민우는 의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사람인데 젊은 나이에 이미 뇌과에서 이름을 날렸다. 잘생긴 외모에 185센티미터의 키에 우아한 기품까지 겸비한 사람이었다.검진을 마친 그는 조은서를 보면서 얘기했다.“나가서 얘기 좀 해요.”조은서는 덜컹 심장이 내려앉았다. 그리고 손의 물건을 내려놓고 조승철에게 얘기했다.“아빠, 저 나갔다 올게요.”그리고 두 사람은 조용한 복도로 걸어갔다.긴장한 조은서의 모습을 보고 허민우는 긴장을 풀어주며 가볍게 웃었다.그리고 고개를 숙여 진료 기록을 보면서 얘기했다.“어제 외과의 다른 주임들과 얘기해 봤는데요, 다들 조승철 환자분께 개인 맞춤형 회복 치료를 권장했어요. 그렇지 않으면 원래 상태로 돌아가기 힘들다는 소견입니다. 다만 비용이... 매달 3천만 원 정도 들어요.”3천만 원. 지금의 조은서에게 3천만은 너무 큰 숫자다.하지만 조은서는 머뭇거리지 않고 얘기했다.“그렇게 할게요.”허민우는 진료기록 차트를 덮고 조용히 조은서를 쳐다보았다.사실 두 사람은 오래전부터 아는 사이다. 그저 조은서가 허민우를 잊었을 뿐이다.조은서가 아주 어릴 때, 허민우는 그녀의 옆집에 살았다. 여름밤이 되면 조
조은서는 난감했다.“선우 씨, 여기는 병원이에요!”“알아.”유선우는 그래도 움직이지 않고 몸으로 조은서를 밀어붙였다. 조각처럼 잘생긴 얼굴이 가까이 다가와 조은서의 귓가에 속삭였다. 그 목소리는 조금 위험한 매력이 있었다.“저 사람이 누군지 알아?”조은서는 대충 그의 생각을 알아차렸다.유선우는 YS 그룹의 대표이다. 지위가 높은 그는 자신의 아내가 다른 남자와 친하게 지내는 것을 용납하지 못했다.조은서는 씁쓸하게 웃었다.“선우 씨, 난 당신 같은 사람이 아니에요.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걱정하지 마요. 우리가 이혼하기 전에 다른 사람과 붙어먹지 않을 거니까요.”말을 마친 조은서는 힘껏 유선우를 밀치고 먼저 병실로 들어갔다.유선우도 그녀와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유선우는 들어가자마자 미간을 찌푸렸다. 1인 병실이 아니라니.심정희는 유선우를 위해 의자를 옮겨주고 가볍게 얘기했다.“얼른 앉아. 은서한테 과일 깎아오라고 할게. 아이고, 은서야! 멀뚱멀뚱 서 있지만 말고 이따가 선우랑 같이 돌아가. 네 아빠는 내가 보살펴 드리고 있잖아!”유선우는 앉아서 조승철과 대화를 나눴다.그는 평소 조은서를 차갑게 대했지만 조승철 앞에서는 완전히 다른 태도를 보였다. 유선우는 비즈니스 업계에서 수년간 쌓아온 경력이 있었다. 유선우가 마음 먹는다면 사람을 잘 구슬려 호감을 쌓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었다.조승철은 항상 그런 유선우를 좋아했다.다만 유선우가 병원을 옮기라는 얘기를 꺼내자 조승철은 웃으면서 거절했다.“복잡하게 그럴 필요 없어! 여기도 나쁘지 않아. 의사도 열심히 해주고 있어.”유선우는 한발 물러서며 대답했다.“아버님이 편하시면 됩니다.”이때 조은서가 사과를 깎아서 건네주었다.유선우는 사과를 건네받아 옆에 놓고 그녀의 손목을 잡고 일어나더니 조승철과 심정희에게 얘기했다.“그럼 저는 은서를 데리고 먼저 가보겠습니다. 아버님, 쾌차하십쇼.”조승철은 고개를 끄덕이고 그들이 나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심정희가 물건을 정리하고 있는데 조승철
유선우가 베푸는 호의를, 조은서는 거절해 버렸다. 조은서는 손가락을 말아버렸다.인내심이 다 닳은 유선우가 물었다.“도대체 어떻게 하고 싶은 건데?”조은서가 낮은 목소리로 얘기했다.“이혼이요! 당신과 이혼하고 싶어요!”유선우는 회사 일로 바쁜 몸이었다. 조은서는 여전히 그런 유선우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었다. 아침에 커프스를 찾지 못한 일이 떠오른 유선우는 불쾌해져서 화가 폭발하기 직전이었다. 그러다 주차장의 흰 BMW 차량 앞에서 허민우가 한 간호사와 대화를 나누는 것을 보고 더욱 기분이 더러워져 이를 꽉 깨물었다. 이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진 비서가 걸어온 전화였다. 전화를 받은 유선우의 말투에는 짜증이 묻어났다.“무슨 일이야.”진 비서가 그에게 알려줬다.“아까 아현 아가씨가 침대에서 내려오다가 그만 넘어지셔서 다리 쪽의 신경을 건드린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 기분이 많이 상하셨어요. 유 대표님께서 H시로 와주시면 아현 아가씨가 기뻐할 것 같아요.”유선우는 핸드폰을 꽉 잡고 대답하지 못했다. 옆에 있는 조은서가 신경 쓰이는 것 같았다.그의 핸드폰 소리는 작지 않았기에 옆의 조은서도 다 들었다.조은서는 겨우 웃어 보이고 차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밤바람이 불어오자 조은서는 온몸이 추웠다.아까 유선우가 결혼반지를 꺼낼 때 마음이 흔들리지 않아서, 그 숨 막히는 결혼 생활로 돌아가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조은서의 뒷모습은 점점 멀어져갔고 유선우는 그 뒷모습을 보며 진 비서에게 얘기했다.“가장 좋은 의사를 붙여줘.”진 비서는 의아해하며 물었다.“H시로 가보지 않으세요?”유선우는 이미 통화를 끊었다.진 비서의 전화를 끊은 그는 조은서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카카오톡도 마찬가지였다.조은서는 이미 그의 연락처를 다 차단한 상태였다.유선우는 분을 못 이겨 핸드폰을 옆으로 던져버렸다. 얼마 지나 그는 다이아몬드 반지를 들고 생각했다. 이제야 유선우는
이틀 후 조은서는 집을 팔았다.시가 100억인 집을 상대가 56억까지 깎아서 심정희는 욕심이 많다고 욕했다.조은서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팔아요.”오빠가 구치소에서 힘들어하고 있을 것이다. 변호사 비용을 제외하고도 조씨 가문은 큰 구멍을 메워야 한다. 수많은 압박 속에서 조은서에게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집을 판 뒤 그녀는 조은혁을 만날 방법을 찾았다.조은혁은 잘생기고 고귀한 외모로 예전부터 가는 곳마다 부잣집 딸들이 줄을 섰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초췌해 보였다. 그와 조은서는 유리창을 가운데 두고 얘기를 나눴다.“가서 박연준이라고 하는 변호사를 찾아가 봐. 은서야, 그분이 너와 날 도와주실 거야.”조은서는 명확하게 묻고 싶었다.하지만 면회 시간이 다 되어 조은혁은 들어가야 했다.그는 여동생을 아쉬움이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그의 여동생 조은서는 어렸을 때부터 조씨 가문 모두에게 사랑을 받으며 자란 공주님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가족을 위해 여기저기 뛰어다녀야 했다.조은혁은 신문으로 조은서의 상황이 어떤지 다 알고 있었다.떠나기 전 조은서는 일어나서 쇠창살을 잡았다. 어찌나 힘을 세게 주었는지 손 마디가 다 하얗게 되었다.“오빠... 오빠...”조은혁은 손가락으로 입술을 가리며 조용히 한마디를 뱉었다.“몸조심해.”조은서는 오빠가 들어가는 것을 바라보고 한참이 지나서야 천천히 자리에 앉았다.박연준...‘그래, 꼭 박연준을 찾아야겠어.’조은서는 그제야 일어나서 구치소를 나왔다. 나오자마자 학원의 전화를 받았다. 상대방은 그녀를 사모님이라고 정중하게 부르며 학원에는 당분간 자리가 없다고 말했다.조은서는 그 말을 듣고 조용히 전화를 끊었다.그녀는 이것이 유선우의 뜻일 거라고 추측했다. 다시 돌아오라는 그의 경고였다.절대로 그녀는 착각에 빠지지 않았다. 유선우는 오랫동안 그녀에게 감정이 없었고 그는 단지 자기를 챙겨줄 아내와 YS그룹의 주가를 안정시켜 줄 이유가 필요한 것이다.조은서라는 여자는 그의 마음속에서 아무런 가치도 없
조은서가 반응하기도 전에 그는 이미 그녀를 향해 다가왔다. 그는 그녀의 턱을 잡은 채 귓가에 입술을 대고 위험하게 물었다,“몸이라도 팔겠다는 거야?”조은서의 몸이 떨렸다.그녀는 부정하지 않았다.유선우는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미소를 지었다. 마치 연인 사이에 속삭이는 것처럼 그녀에게 가까이 몸을 기울였다.“누구한테 팔려고, 이곳 B시에서 네가 유선우 아내라는 걸 모두 알고 있는데 감히 누가 널 건드리겠어? 게다가 다른 사람이 널 만지는 걸 네가 참을 수 있다고? 남자가 여자를 산다는 건 아무런 전희도 없이 바로 하겠다는 거야. 우리 첫날 밤처럼... 아팠던 건 벌써 잊었나 봐?”조은서의 얼굴이 창백해졌다.어떻게 그녀가 잊을 수 있을까? 첫날 밤 유선우는 그녀에게 복수하기 위해 많이 거칠게 대했다.그날 밤, 조은서는 그에게 거의 죽을 뻔했다.유선우는 적당히 겁먹은 그녀를 보고 그만했다. 그는 그녀를 놓아주고 부드럽게 그녀의 얼굴을 만졌다.“돌아와서 유선우의 아내로 살아. 우리는 예전과 같을 거야.”조은서의 가느다란 목선이 긴장해서 굳었다.갑자기 그녀는 맞은편 책장에 놓여 있는 반짝이는 새 바이올린을 발견했다.YS그룹 대표가 좋아하는 여자의 웃는 모습을 보기 위해 거금 40억을 들여 바이올린을 샀다는 가십 기사를 조은서는 기억하고 있었다.이것이 바로 그...조은서는 웃었다. ‘예전과 같다고?’예전처럼 그의 잠자리 상대로, 매일 그의 비위를 맞추고 챙겨주면서도 조금의 관심과 존경도 받지 못하는 그런 사람으로 살아야 하는 걸까. 심지어 그의 비서도 그녀를 함부로 대했다. 예전처럼... 다른 여자와 남편을 공유해야 하나.그런 과거 그런 남자 그녀는 모두 원하지 않았다.조은서의 미소는 점점 희미해졌고 한 글자 한 글자 힘주어 말했다.“그런 유선우의 아내라면 다른 사람 찾아봐요.”그녀는 말을 마치고 몸을 돌려 떠나려고 했다.다음 순간, 그녀를 껴안았다.유선우는 그녀의 얇은 허리를 안고 잘생긴 얼굴을 그녀의 귀 주위로 가져갔다. 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