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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9화

허문혜는 물끄러미 유문호를 바라보았다.

함은숙의 정교함에 비해 늠름한 기색을 더한 허문혜는 또 다른 미를 가지고 있었다.

“선우가 기분 나빠할까 봐, 언니가 기분 나빠할까 봐 그래요?”

침묵을 지키던 유문호는 한참이 지나서야 겨우 말을 더듬으며 입을 열었다.

“선우는 아마...”

허문혜는 단 한 번도 그에게 깊은 애정을 표한 적이 없었지만, 이 순간만큼은 자신의 마음을 꺼내 솔직하게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

“선우는 제가 오빠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아챘죠. 맞죠?”

그러자 유문호는 아연실색하며 안절부절못했다.

평생 성실하게 살아온 유문호는 단 한 번도 격식을 벗어나는 일을 한 적이 없었다. 허문혜의 몰아붙이는 말에 그는 뜻밖에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한참을 생각한 끝에 결국 그녀를 거절했다.

“난 유부남이야. 게다가 문혜야, 난 너한테 그런 마음을 품은 적 없어. 난 그저 널 은숙이의 동생이라고 생각해 왔어.”

그러자 허문혜는 깊은 눈빛으로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형부, 난 오빠 마음에 내가 없다는 걸 믿지 않아요.”

당황한 유문호는 목소리를 낮춰 반박했다.

“정말 없다니까. 그러니까 다시는 찾아오지 마. 약은 내가 직접 살게.”

허문혜가 계속하여 무슨 말을 덧붙이려 하자 유문호는 곧바로 고개를 돌렸다.

지금 그는 비록 함은숙과 별거하고 있지만, 그들은 아직 부부이다. 게다가 허문혜는 그녀의 여동생이니 유문호는 무슨 일이 있어도 짐승만도 못한 짓은 하지 않을 것이다.

유문호가 다시 집에 돌아왔을 때 유선우는 아직 집에 있었다.

그는 소파에 기대어 커피 한잔을 마시고 있는데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듣고 집안에 들어서는 유문호를 바라보았다... 여자와 싸웠는지 풀이 죽은 기색이다.

“이모와 말다툼한 거예요?”

유문호는 현관에 서서 입을 딱 벌리고 본능적으로 변명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그런 거 아니야. 선우야, 나와 네 이모는 아무 사이도 아니니까 괜한 생각 하지 마.”

그러자 유선우는 담담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문혜 이모는 제 작은 이모인데 제가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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