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입술과 이빨 사이로 향긋한 샴페인의 향기와 여인의 부드러움이 느껴졌다... 습하고 뜨거운 숨이 뒤엉키며 두 사람의 키스는 점점 더 깊어져 갔다. 그렇게 조은서가 견디지 못할 때까지 두 사람의 키스는 계속되었다. 조은서가 유선우의 목을 덥석 껴안고 가느다란 그녀의 목덜미로부터 산산조각이 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선우 씨, 하지 말아요...”조은서의 애원에 유선우는 잠시 멈춰주고 그녀의 이마에 대고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이게 싫다면... 이건 어때?”말을 마치자마자 그녀의 몸을 높이 받쳐 들고는 얇은 옷 하나를 사이에 두고 바로...아!조은서는 격렬하게 반항했지만, 알코올이 들어가서인지 아니면 그녀의 마음속에 여전히 유선우가 있어서인지 여자의 생리적인 욕구까지 더해지며 조은서의 몸은 결국 순순히 유선우의 손길을 받아들였다.한참이 지난 후, 조은서는 더 이상 발버둥 치지 않았다. 그저 눈을 내리깔고 조용히 그를 주시하였다.그녀의 눈에는 욕구가 일렁거렸다.그러나 술에 취해도 여인의 정중함이 남아 있는 것인지 조은서는 단지 유선우를 묵묵히 바라보며 자신을 만족시켰다. 잘하면 목을 껴안고 그의 귓가에서 힘겹게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다.“선우 씨, 선우 씨...”그들은 지금까지 이렇게 미친 적이 없었다.아직 실내 주차장이었지만 그들은 빨리 몸을 부딪치고 싶어 했고 알코올 성분의 작용도 있지만 결국에는 남녀 간의 유혹에 완전히 넘어가 버린 것이다...유선우가 버튼을 누르자 차창에 검은 막이 씌워지며 밖에서는 안을 볼 수 없었다.그는 조은서를 품에 안았다.모든 것이 다급하고, 급박했다... 조은서의 스타킹은 한쪽만 벗겨진 채 가녀린 발목에 걸려 매혹적인 매력을 발했고 그들은 그렇게 깊이 결합했다.유선우의 벨트 버클이 그녀의 허리와 배를 받치고 있어서 고통이 느껴졌다.조은서는 그를 껴안은 채 잔뜩 쉬었지만 안달 난 목소리로 그의 리듬에 협조하지 않고 아프다고 외쳐댔다. 유선우는 화끈거리는 얼굴을 그녀에게 맞대고는 고개를 숙여 말없이 바라보다
거실에서 침실, 그리고 욕실까지 유선우는 하룻밤을 꼬박 지새우며 조은서와의 시간을 즐겼다.거의 새벽 3시가 다 되어서야 그는 그녀를 놓아주었다.오랫동안 굶주린 탓에 유선우는 한 입 먹고도 만족하지 못하고 계속하여 욕구를 채웠다.깨끗하게 씻은 후 사실 조은서는 이미 깨어났고 몸은 시큰거리면서 아파 났지만 욕구는 채워진 모양이다... 등 뒤에는 유선우의 따뜻한 품이 그녀를 안고 있었다. 술을 마신 뒤 사고를 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었지만 사실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다.그녀는 종일 그에게 시달리며 피곤하기 짝이 없어서 미처 따지지도 못하고 바로 잠들고 말았다.유선우는 조은서를 가지고 놀고 있었다.깨어났지만 단지 그와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을 뿐이었다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유선우는 조은서를 강요하지 않았고 조용히 그녀를 끌어안고 잠자리에 들었다.이튿날 이른 아침.따스한 아침 햇살이 호텔 스위트룸을 비추자 조은서는 잠에서 깨어났고 눈을 뜨자마자 앞에 누워있는 잘생긴 얼굴을 보게 되었다.이윽고 간밤의 기억이 밀물처럼 밀려왔다.조은서는 몸을 돌려 반듯이 눕고는 손으로 눈을 가렸지만 귓가에서 유선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깼어?”조은서가 간단히 응했다.그녀의 태도는 다소 냉담했지만 유선우는 그녀의 냉담함을 받아들이지 않고 아예 그녀의 몸에 엎드려 조은서의 입술에 키스하였다... 그렇게 키스하다 보니 분위기는 자연히 불이 붙고 말았다.두 사람은 묵묵히 서로의 눈을 바라보았는데 그들의 눈빛에는 모두 깊은 의미를 품고 있었다.한참이 지나 조은서는 눈동자에 물기를 머금고 얼굴을 스쳐 눈길을 피했다.“저 아프니까 인제 그만 놔줘요.”유선우는 그녀를 놓아주지 않았다.그러나 한 발짝 더 다가가지 않고 그녀의 입술에 부드럽게 키스했다. 느리고 부드럽게, 마치 그들에게는 평생이라는 시간이 있는 것처럼 느릿하게 키스를 이어갔다... 마치 검은 머리가 파 뿌리가 될 때까지 영원히 그녀와 함께하겠다는 듯...얼마나 지났을까, 그는 계속하여 조은서
햇빛이 하얀 침대를 비추자 침대에서는 계속하여 끼익 거리는 소리가 났다.그들의 움직임은 계속하여 멈추지 않았다...이번엔 약 40분 만에야 끝났다.강렬한 소나기가 막 그치고 두 사람은 서로 부둥켜안은 채 땀으로 흠뻑 젖은 몸을 진정시켰다. 유선우는 조은서의 귀에 대고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이래도 마음에 내가 없다고 할 거야? 이래도 감히 침대 위에서 뿐인 관계라고 할 수 있겠어?”조은서는 숨을 헐떡이며 한껏 달아오른 숨결을 천천히 가라앉혔다.그리고 한참이 지나서야 그녀는 조용히 말했다.“어젯밤에 아무런 조치도 없었잖아요. 빨리 가서 약 사다 줘요.”사실 유선우는 아이를 낳아도 상관없었다. 아이를 양육할 수 있는 조건은 충분했다.하지만 최근에 먹은 약이 아이를 가지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여 결국 동의했지만 과거 조은서가 이 약을 먹으면 불편해한다는 것은 잊지 않았다.제약회사를 운영하고 있기에 유선우는 각종 약물에 대해 훤히 꿰뚫고 있다.그는 일어나 옷을 입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녀를 달래주었다.“약 좀 사 올게.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으니까 좀 더 자.”조은서는 이제 너무 지쳐서 유선우가 방을 나서자마자 깊은 잠에 빠졌다.유선우는 호텔을 나선 뒤, 차를 몰고 잠깐 YS 그룹에 들러 YS 그룹에서 개발한 부작용이 가장 적은 피임약을 챙겼다... 뒤늦게 다시 호텔로 돌아오니 시간은 어느새 12시가 다 되어갔다.호텔 방문을 열자 스위트룸은 쥐 죽은 듯 고요했고 방안에는 아직 남성적인 사향 냄새가 은은하게 남아 있었다.조은서는 아직 자고 있었다.그녀는 너무 피곤했는지 유선우가 들어와도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유선우는 그녀를 깨우지 않고 침대 옆에 앉아 손등으로 그녀의 얼굴을 부드럽게 어루만져 주었다... 간질간질한 기분에 결국 조은서가 천천히 잠에서 깨어났다.눈을 뜨자마자 유선우가 보였다.그의 눈은 조은서를 향한 부드러움과 깊은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한참 동안 눈을 마주하고 유선우는 그녀의 뺨을 가볍게 꼬집고는 약간 쉰 목소
하필이면 유선우는 입이 깨끗한 편이 아니었기에 그는 온갖 방법을 다하여 그녀를 조롱했다.“좋은가 봐? 아니면 나이가 들어서 수요가 더 많아진 건가? 나랑 같이 있고 싶지 않다면서 만약 몸이 날 원하면 어떡할 건데? 누가 나처럼 너를 만족시킬 수 있을까?”정말 뻔뻔하기 그지없었다.“남자를 찾아보라면 길거리에 너무 많죠.”유선우는 그저 묵묵히 조은서를 바라보았다. 그의 깊고 검은 동공 속에는 남자의 위협감이 점점 더 켜졌고 조은서는 자신이 한마디라도 더 한다면 아마 또다시 한번 잠자리를 가지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유선우는 무표정한 얼굴로 그녀에게 몇 번 벌을 주었다.조은서는 자신의 낭패한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 그의 목을 꽉 끌어안았다... 두 사람은 그렇게 오랫동안 침묵을 지켰고 유선우는 갑자기 그녀의 귓가에 대고 섹시하게 중얼거렸다.“나 또 하고 싶어.”물론 현재의 유선우는 아직 그 정도로 짐승은 아니다.예전이라면 맞지만...예전 같았으면 자기 욕구부터 채우고 말았을 텐데 지금은 조은서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진심으로 그녀에게 사랑을 갈구하고 있기에 부부간의 일도 서로 원해야 한다.하지만 밀당은 엄연히 강요와 다른 것이다.유선우는 조은서를 놓아주었지만 꽤 오랫동안 그녀의 몸을 만지작거렸다. 그때, 현관에서 노크 소리가 나서야 그는 마침내 그녀를 놓아주었지만 양복바지는 눈에 띄게 타이트해졌다...조은서를 한 번 쓱 훑어본 유선우의 눈빛은 핑크빛 기류가 흘러넘쳤다.유선우가 방문 쪽으로 다가가 문을 열고 푸드트럭을 밀어 다시 방안으로 들어오자 조은서 역시 음식의 향긋한 냄새를 맡게 되었다. 그녀는 생떼를 쓰지 않고 홀로 세수를 마치고 옷을 갈아입었는데 스타킹은 갈기갈기 찢어져 도저히 신을 수 없었다.이를 발견한 유선우는 부끄러워하며 입을 열었다.“이따가 사람 시켜서 보내줄게.”조은서도 반대하지 않았다.어젯밤부터 먹은 음식이 별로 없었던 조은서는 이제 슬슬 배가 좀 고팠다.식사할 때 그녀는 줄곧 침묵을 지켰다.하지만 그녀에 비해
처음부터 끝까지 그녀는 줄곧 다른 사람의 아내였고 이지훈은 처음부터 끝까지 그들의 바깥세상에서 서성이는 외부인이었을 뿐이다.그때, 사물함 안의 핸드폰이 울렸다.이지훈은 이를 상대하지 않았다.그런데 상대는 쉽게 포기하지 않으려는 듯 집요하게 전화를 걸었고 이지훈의 휴대폰 벨 소리가 계속하여 시끄럽게 울려댔다... 마침내 그가 휴대폰을 들어 발신자를 확인하자 다름 아닌 약혼녀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통화가 연결되고 약혼녀의 담담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지훈 씨, 내일 웨딩드레스를 다시 수정하고 싶은데 같이 가 줄래요?”약혼녀의 물음에 이지훈은 자동차 시트에 기대며 아무런 표정도 없이 허공을 바라보았다.그는 상대가 자기를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두 집안의 비즈니스 혼인일 뿐인데 대체 왜 이토록 진지하게 여기는 것인가.그러나 그는 여자의 체면을 세워주며 쉰 목소리로 답해주었다.“그래요. 제 비서에게 시간을 보내주시면 내일 같이 있어 줄게요.”여자는 기분이 매우 좋은 듯 또 설레는 마음에 열심히 그에게 결혼식의 세부 사항을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이지훈은 그저 묵묵히 인내심을 가지고 그녀의 말을 들어주었다... 하지만 그의 마음은 이미 딴 데 쏠려 있다.그들의 혼인은 결국 비즈니스 혼인일 뿐이다....유선우는 차를 임지혜가 살고 있는 아파트의 입구에 멈춰 세웠다.차 문을 열었을 때, 유선우는 몸을 돌려 조은서를 바라보며 손바닥으로 핸들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는데 그 화면은 말로 형용할 수 없이 흥미진진했다.“저녁에 정말 데이트 안 할 거야?”그에 대한 조은서의 대답은 문을 쾅 닫는 것이었다.그러나 유선우는 오히려 재미있다고 생각했다.여자에 대한 플러팅은 때론 성취감도 따진다. 만약 그녀가 쉽게 그와 함께 집에 간다면 오히려 중간중간의 즐거움이 많이 줄어들 것이다... 유선우는 정상적인 남자다. 하지만 마음속에 성에 관한 은밀하고 어두운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은 부인하지 않는다.조은서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곧바로 위층으로 올라갔다.임지혜의 아
임지혜가 부드러운 말투로 말을 이었다.조은서는 그 모습을 보며 임지혜가 완전히 변했다고 생각했다. 그래, 임지혜는 마치 서미연을 닮아가고 있는 것 같았다.조은서는 친구가 잘 된 것에 너무 기뻤다.서미연의 얘기가 나오자 임지혜는 세명이 같이 모여서 밥을 먹을 것을 제안했다.조은서는 서미윤과 반대표의 사이가 좋았기 때문에 임지혜가 그녀와 더 얘기를 나누고 싶어 한다는 걸 눈치 챘다. 그녀는 이렇게 가금씩 다른 사람들과 반대표에 대해 얘기하고 싶어 했다.임지혜의 아파트를 나서며 조은서는 마음이 불편했다.그녀는 반대표가 떠난 것에 대해 슬픈 마음이 들었다.하지만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저녁이 되어 그녀는 THEONE 건물에서 밀린 일을 처리했고, 일을 마치고 시계를 봤을 때는 이미 저녁 일곱 시가 넘어 있었다.창밖에는 네온 등이 환하게 빛났다.조은서가 짐을 챙겨 집으로 돌아 가려고 할 때 전화기가 올렸다.그녀는 별 생각하지 않고 전화를 받았다."안녕하세요, 조은서입니다."전화기 너머에서 익숙한 유선우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그의 목소리는 밤이라서 그런지 더욱 부드럽게 들렸다. "아직도 일하고 있어? 퇴근 안해?"조은서가 한참 뒤에 말했다."이제 스토킹도 해요?"유선우는 화내지 않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그냥 장 비서한테 물어 봤을 뿐이야. 스토킹이라니. 은서야, 왜 그렇게 예민해?"예민이라는 두 글자가 순간 이전의 기억을 불러 왔다.조은서가 미간을 문지르며 말했다."선우 씨, 할 얘기 있으면 직접적으로 해요. 돌려 말하지 말고."유선우는 그녀가 피곤 하다는 걸 알고는 마음이 아파왔다."내가 데리러 갈까?"조은서가 거절했다."아니요, 기사님이 아래서 기다리고 있어요."유선우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따뜻하게 말했다."그럼 집에 가 봐. 서프라이즈가 기다리고 있을 거야."원래 같았으면 조은서는 바로 전화를 끊었겠지만 그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그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핸드폰을 들고 있었다.전화기 너머의 유
조은서가 별장으로 들어갔다. 거실은 봄처럼 따뜻했는데 몇 명의 고용인들이 조은서가 들어 오는 걸 보더니 친절하게 말했다. "대표님께서 보내신 선물은 전부 2층에 옮겨 놓았어요. 한 번 확인해 보세요."고용인들은 항상 이 별장을 위해 열심히 일해 주는 사람들이었기에 조은서는 그들을 나무라지 못하고 그저 간단히 대답했다.그녀가 2층으로 천천히 올라가 침실 문을 열자 바닥에 쌓인 예쁘게 포장된 상자들이 눈에 들어왔다.매 상자마다 카드가 하나씩 붙어 있었는데, 선물은 대충 세어 보니 31 개쯤 되는 것 같았다.그녀의 31살 생일을 맞이해서 유선우는 31 개의 선물을 보낸 것이었다.조은서는 외투를 벗어 놓은 후 카펫 위에 앉아 선물을 하나하나 뜯어 보기 시작했다. 어떤 것들은 보석이었고, 어떤 것들은 한정판 가방이었고, 심지어 실크 잠옷이나 여성용품도 들어 있었다.마지막 상자 속에 들어있는 건 파텍필립의 여자 시계였다.조은서는 예전에 유선우를 도와 몸조리를 해준 적이 있었기에 그녀는 이 시계가 유선우가 항상 차고 있는 시계와 커플템이라는 걸 한눈에 알아챌 수 있었다.게다가 이 모델은 브랜드에서 생산중지 된 모델이었는데 그가 특별히 주문 제작한 것이었다. 낭만적이기도 하고 돈 낭비이기도 했다.조은서는 카드들을 집어서 한장한장 보기 시작했다. 모든 카드들은 전부 유선우가 직접 쓴 것이었는데 휘날리는 필체로 적혀 있었다. 그녀는 유선우가 책상 앞에 앉아서 어린 애들이나 쓸 법한 사랑 편지를 쓰는 모습이 상상이 가지 않았다.[내가 널 처음 봤을 때 넌 겨우 여섯 살이었어.그때 넌 꽃무늬 치마를 입고 양갈래를 땋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웠어. 은서야, 허민우만 너의 어릴적 모습을 기억하고 있는 게 아니야. 나도 너한테 오빠가 되어 줄 수 있어.][은서야, 그때 너랑 이혼하려고 할 때 사실 나는 이혼 합의서에 싸인도 다 해놨었어.][근데 나중에 내가 찢어 버렸어.][내가 너한테 거짓말을 했어. 널 도와주고 싶지 않은 게 아니라 사실은 그냥 널
늦은 밤 유선우가 유혹적인 목소리로 말했다."사모님 기쁘게 하기 정말 어렵네요."조은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베개에기댄 채 그의 얕은 숨소리를 듣고 있었다.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이렇게 시간을 흘려 보내고 있었다.하지만 곁에 같이 있어줄 사람이 있다면 그것도 꽤 괜찮지 않을까?그런 생각을 하다가 조은서는 잠에 들었다.전화기 너머에 있는 유선우는 서재에 앉아서 창밖의 어둠을 바라 보고 있었다.그때 조은서에게 떠나라고 단호하게 말한 것 때문에 그녀가 그와 쉽게 화해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어젯밤 두 사람은 비록 관계를 가졌지만 그는 조은서가 한두 번 관계를 가진다고 해서 그와 화해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랬다면 어제 두 사람은 같이 유선우의 집으로 돌아와야 했겠지.밤이 점점 더 깊어지는 와중에 유선우는 휴대폰에 대고 부드럽게 말했다."은서야, 돌아오면 안 돼?"...유선우는 정말 열심히 조은서를 꼬셨다.하지만 당장은 조은서도 그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그도 그녀를 강박하지 않았다.그저 매번 올때마다 아이들 선물과 조은서의 선물, 그리고 심정희의 선물까지 챙겨들고 왔다.그는 조은서를 항상 존중했고, 그 모습을 보던 심정희가 참지 못하고 조은서에게 말했다."이게 벌써 몇 달째야. 선우도 이번엔 진짜 성의있고 예전처럼 그냥 입에 바른 소리만 하는 건 아닌 것 같아. 지난 몇 달 동안 선우가 우리한테 얼마나 잘했니. 은서야, 넌 어때? 선우랑 다시 한 번 잘해보지 않을래? 아니면 다른 사람이랑 잘 되고 있어?"심정희는 마음이 급해졌다.아직 창창한 나이에 혼자서 지내고 있으니 곁에서 보는 게 너무 답답했다.조은서가 만두를 빚으며 말했다."감정이 아예 없는 건 아니죠. 하지만 어머니, 저는 그의 세상에 들어 가지도 못하고 나오지도 못한 채 그렇게 오랫동안 지냈어요. 그가 가라고 하면 저는 가야했구요. 그동안 전 상처를 많이 받았어요. 근데 또 그때 당시에 제가 먼저 나서서 굽히고 들어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