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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3화

조은서는 심하게 다쳐, 팔을 제외하고도 전신에 각종 타박상이 수두룩했다.

돌봐줄 사람이 필요한데, 유선우가 돌보는 건 달갑지 않았다.

그와 말도 하지 않고, 먹여주는 밥도 먹지 않았다. 몸을 닦아주는 건 더더욱 꺼려했다. 마치 유선우를 자기 세상에서 완전히 배제하려는 것처럼 굴었다.

쨍그랑 쨍그랑.

그녀가 또 밥상을 뒤집었다.

유선우는 바닥에 떨어진 밥과 반찬을 보다가 병상에 있는 그녀한테로 눈길을 돌렸다.

“대체 원하는 게 뭔데? 지금 당장 이혼이라도 하자는 거야?”

조은서는 목이 약간 메어오는 느낌이었지만 기분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입을 열었다.

“나 다른 병원으로 갈래요. 그리고... 이혼해요, 우리.”

유선우는 뚫어질세라 그녀를 노려봤다.

이때 간호사가 살금살금 들어와 바닥에 있는 음식들을 치우고 아무 소리도 못 하고 조용히 문을 닫고 나갔다.

유선우는 창가로 걸어가 조은서를 등지고 서 있었다.

흰 셔츠에 검은색 정장 바지를 입은 그는 뒷모습조차 항상 흐트러짐이 없었으나, 지금은 왠지 초조함이 섞인 느낌이었다.

한참 뒤, 그는 걸어 나갔다.

그리고 정확히 한 시간 후에, 심정희가 병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조은서를 보자마자 심정희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녀는 조은서의 몸에 있는 상처들을 살피며, 눈물이 나오는 걸 참아보려 했지만, 결국 통곡하며 울어버리고 말았다.

“너한테 일 생겼다 그래서 아빠가 이틀 동안 잠도 못 자고... 내가 어쩔 수 없이 수면제를 좀 먹였다. 이곳은 선우가 물 샐 틈도 없이 사람을 배치해서 들어오지도 못해... 다행히 지혜가 요즘 우리 집에 있어서 소식을 들었어. 선우가 어쩜 그럴 수 있다는 말이냐!”

심정희는 눈물이 비 오듯 쏟아져 말도 뚝뚝 끊기며 겨우 이어나갔다. 그러고는 조은서의 왼팔을 만져보더니 대성통곡하며 한 글자도 목구멍에서 새어 나오지 못했다.

애가 이 지경이 됐으니 돌아가서 조승철한테 뭐라고 할 것이며, 하늘에 있는 조은서의 엄마한테 나중에 뭐라고 설명하겠는가 하는 생각을 했다.

그녀는 조은서의 얼마 길지도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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