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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7화

작가: 류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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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이 사모님이세요? 두 분 정말 잘 어울리네요. 보자마자 부부라는 걸 알겠어요. 사이가 좋은 이유를 딱 보면 알겠네요.”

이태훈은 부러움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온지유는 무언가 생각난 듯 가져온 과일 바구니를 내려놓고서는 나무 의자를 당겨 침대 옆에 앉았다.

“사이가 좋은 게 똑 닮아서 그런 건 아니에요. 두 사람이 진심으로 사랑하면 되는 거죠. 태훈 씨 같은 훌륭한 분이라면 마음에 드는 여자를 꼭 만나실 거예요.”

온지유는 이름을 밝히지 않았지만 이태훈이 자기 입으로 여희영에게 마음이 있다는 걸 인정하길 바랐다.

이태훈도 바보가 아니었기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는 그런 복이 없을까 봐 그래요. 젊었을 때는 너무 경쟁에 집착해서 운을 다 써버렸어요. 이제는 고독하게 늙어갈 운명인 걸지도 모르죠.”

“그렇게 말씀하시니 제가 뭐라고 위로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우리 그룹에서 약에 취한 일 때문에 그러세요?”

온지유는 이태훈에게 돌려 말하거나 가식적으로 말하지 않고 바로 문제의 핵심을 찔렀다.

이태훈은 여이현을 힐끗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온지유는 고개를 들어 여이현과 눈을 마주치며 한숨을 쉬었다

“사모님, 왜 그러세요? 저와 슬픔을 비교하려는 건가요? 그럴 필요 없어요. 그렇게 제 눈치 보실 필요도 없고요. 저도 외부에서 이 일에 대해 떠들어대고 있다는 거 알아요. 몸이 좀 나아지면 제가 나서서 해명할 겁니다. 여희영 씨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요.”

“이태훈 씨, 지금 피해를 보고 있는 건 제 남편 여이현 대표예요. 잘못 알고 계신 거 아니세요?”

온지유는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저희는 이태훈 씨에게 약을 먹이지 않았어요. 하지만 사건이 우리 그룹에서 일어난 건 맞으니 책임을 져야겠죠. 하지만...”

“온 비서, 흥분하지 마세요. 이태훈 씨도 그런 뜻이 아닐 겁니다.”

여이현은 이태훈의 눈에 담긴 불쾌함을 눈치채고서는 급히 온지유의 말을 막았다.

여이현은 온지유의 등을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

“먼저 밖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내가 이태훈 씨와 잠시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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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외의 폐공원에 도착하자 여이현은 이른바 이씨 가문의 사모님이라는 사람을 만났다.“별이와 싸운 그 아이의 부모예요.”온지유는 작은 목소리로 사실을 알리고서는 마음속으로는 법로가 왜 이 사람을 잡아 왔는지 의아해했다. 이씨 가문의 사모님인 박민정은 온지유를 보자마자 격렬하게 반응하며 온지유에게 달려들려고 몸부림쳤다. 박민정은 온지유를 산산조각 낼 정도로 두 눈에 증오가 가득했다.여이현은 법로에게 박민정의 입에 물린 헝겊을 제거하라고 지시했다.“내가 너희들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 너희를 끝장내버릴 거야. 아니, 너희의 명성을 땅에 떨어뜨리고 말 거야.”박민정은 악랄하게 저주를 퍼부었다.법로의 부하가 다시 박민정의 입을 막으려 했지만 여이현은 그를 막고 박민정을 발로 차 분노를 표출했다.박민정은 고통스러워 눈물을 흘리면서도 여전히 독설을 퍼부었다.“이런 방식으로 만나게 된 건 우리 잘못입니다만 박민정 씨라고 했죠? 남편이 누군지 말해주실 수 있나요?”“내 남편의 이름을 당신 같은 사람이 알아서 뭐 하게? 얼른 날 풀어줘. 그렇지 않으면 내가 여기서 나간 뒤 바로 남편에게 당신들을 고소하라고 할 거야. 당신들 전부 감옥에 처넣고 말 거라고.”박민정은 이렇게 말하고서는 여이현에게 침을 뱉었다.여이현은 피하지 못해 침을 맞고서는 불쾌함에 얼굴을 찌푸렸다. 여이현은 겉옷을 벗어 바닥에 던지더니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경성에 이씨 가문은 한 곳뿐인데 그쪽은 이씨 가문 사람이 아니군요. 더는 다른 사람 이름을 빌려 나를 협박하려 하지 마세요. 지금이라도 솔직하게 말하면 최소한 시체라도 보존할 수 있게 해드리죠.”여이현은 겁을 주기 위해 위협적인 표정을 지을 필요조차 없었다. 그저 가볍게 말했을 뿐인데 그의 말은 박민정을 절망으로 몰아넣었다.“너, 너, 너...”박민정은 한참 동안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지금 박민정 씨에게 두 가지 선택을 드리죠. 그쪽이 누구인지 밝히고 남편에게 전화해 나와 대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하나의 선택지고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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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모님, 어떻게 해야 저를 용서해 주시겠어요? 제가 아들을 잘못 키웠어요. 제발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세요. 제발요.”뒤에서 박민정의 애원이 들렸지만 온지유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여이현은 온지유를 따라오며 다정하게 물었다.“왜 그래? 갑자기 기분이 왜 이렇게 안 좋아졌어?”온지유는 고개를 저었다.“그냥 저 여자 풀어주고 아들은 전학시키라고 해. 앞으로 별이랑 다시는 만나지 못하도록.”“알겠어. 바로 그렇게 처리할게.”여이현은 온지유의 기분이 많이 상했음을 느끼고서는 이는 분명 박민정과 관련 있다고 확신했다. 이미 법로가 나섰고 또 상대방도 이씨 가문의 사람이 아니기에 미적거리지 않고 일을 마무리 짓기로 했다.여이현은 부하의 귀에 대고 지시를 내렸다.“저 사람 가족을 데리고 떠나라고 해. 아가씨가 만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말도 전하고.”법로의 부하는 바로 알겠다고 대답한 뒤 한 명이 빠르게 박민정을 기절시키고 다른 한 명이 자루에 넣었다. 그런 다음 바로 내려가려 하는 것을 다행히 여이현이 제지하여 여이현과 온지유가 떠난 다음 떠났다.아름다운 밤 여이현은 온지유를 끌어안고 통유리창 앞에 서서 아래쪽의 복잡한 교통을 내려다봤다.“박민정이 나한테 세컨드라고 했어. 난 생각하면 할수록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하는 거 아닐까 싶어. 그렇다고 내가 일일이 세컨드가 아니라고 알릴 수도 없잖아. 맞지?”온지유는 고개를 들어 여이현을 바라보며 물었다.여이현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네가 세컨드가 아니라는 걸 알릴 방법이 필요한데 어떤 방법이 있을까?”여이현은 마치 깊이 고민하는 듯 고개를 기울였다.온지유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입술을 삐죽였다.“난 상관하지 않을 거야. 이 일은 이현 씨가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 해. 더 이상 그런 소리 듣고 싶지 않으니까. 안 그러면 이현 씨를 탓할 거야.”“알겠습니다. 리더님.”여이현은 이미 해결책을 가지고 있었지만 온지유에게 말할 생각은 없었다이태훈이 여진 그룹에서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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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고 보시죠.”여이현은 이태훈에게 미소를 지어 보인 뒤 온지유의 손을 잡고 사무실로 들어갔다.셋이 아직 자리에 앉기도 전에 비서가 문을 두드리며 들어왔다. 비서는 긴장된 표정으로 이태훈을 한 번 바라보더니 말을 꺼내지 못했다.“무슨 일이죠? 그냥 얘기해요”“최승현 씨가 밑에 와 있습니다. 지금 기자들 앞에서 이태훈 씨의 험담을 하고 있어요.”비서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태훈은 벌떡 일어나 최승현에게 따지러 가려고 했다.여이현은 이태훈을 붙잡으며 진지하게 말했다.“이태훈 씨가 최승현 씨의 마음을 빼앗았으니 이태훈 씨를 비난하는 것쯤은 받아들일 수 있지 않아요? 최승현 씨는 일생의 행복을 잃었으니까요.”이태훈은 잠시 멈칫하더니 큰 웃음을 터뜨렸다.“맞아요. 맞아. 그게 최승현을 조금이나마 위로할 수 있다면 그냥 두는 게 좋겠네요. 굳이 막을 필요는 없죠.”두 사람은 눈을 마주치며 미소를 지었고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알고 있었다.겉보기에는 등 떠밀려 기자 회견을 진행하는 것 같지만 사실 모든 것은 여이현의 계획 속에 있었다.비서가 기자들을 1층 응접실로 유도한 뒤 그제야 세 사람은 여유롭게 내려갔다. 응접실에 가까이 다가가자 최승현이 이태훈을 헐뜯는 소리가 들려왔다.셋은 서로를 바라보며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여이현이 문을 열고 들어가자 원래 떠들썩했던 응접실은 갑자기 조용해졌고 세 사람의 발걸음 소리만 울렸다.“저 사람이 여 대표의 부인인가요? 온지유라고 하던데. 저 여자가 왜 왔죠? 여희영이 와야 하는 거 아닌가요?”“모르겠어요. 아마 여희영이 나서기 민망해서 저 여자를 대신 보낸 것 같네요.”누군가는 온지유가 현장에 있는 목적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지만 여이현 일행은 모른 척하며 자리에 앉았다. 이어서 비서가 선물을 나눠주자 의문은 더욱 커졌다. 사람들은 여이현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한 채 이태훈이 입을 열길 기다렸다.“여러분, 이태훈 씨가 우리 회사에서 사고를 당한 건 다들 아실 겁니다. 이태훈 씨는 저에게 분명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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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이현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이태훈 씨가 언제 우리 고모를 병원에 데려간 거죠? 난 몰랐는데요. 언제 있었던 일이죠? 저희 고모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이태훈 씨가 우리 고모한테 무슨 짓을 한 거죠? 이태훈 씨 이 일은 분명히 설명하셔야 할 겁니다. 설령 내가 이씨 가문과 싸워 이길 수 없더라도 우리 고모를 위해 정의를 되찾겠습니다.”“당신...”이태훈은 여이현이 보인 예상 밖의 행동에 말문이 막혔다.하지만 이태훈 역시 계획대로 이을 진행한 것은 아니었다.이태훈은 갑자기 깨달은 듯 건방진 웃음을 지으며 여이현에게 말했다.“내가 여이현 씨의 고모부가 되고 싶다고 하면 여 대표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이 말이 떨어지자 기자들은 모두 놀랐고 최승현은 소리를 질렀다.“난 반대야.”“그쪽이 무슨 자격으로 반대해요? 그쪽이 누군데?”“그러니까요. 자기 신분도 모르고. 내 생각에 여 대표님이 승낙해 주시는 게 낫겠어요. 강한 자끼리 연합하면 여진 그룹은 더욱 번창할 거예요.”“만약 그렇게 되면 정말로 경성에 큰 경사가 일어나는 거야.”기자 중 일부는 여씨 가문과 이씨 가문의 결혼을 찬성하는 분위기를 보였다. 세상이 혼란스러우면 좋아하던 기자들이 언제부터 다른 사람을 위해 생각해 주게 된 걸까?여이현은 온지유의 의아한 눈빛에 낮은 목소리로 해명했다.“여긴 내 회사야. 나도 내 사람 몇 명은 준비해야 상대방 손에서 놀아나 체면을 상하는 일을 방지할 수 있어.”“맞는 말이네.” 온지유는 생각해 보더니 그제야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런데 이때 한 기자가 갑자기 소리쳤다.“여 대표님께서 이태훈 씨에게 약을 먹인 건 혹시 여희영 씨와 이태훈 씨의 관계를 진전시키기 위해 생각해 낸 특별한 방법이 아니었습니까?”여이현은 미소를 지었고 이런 표정만으로도 충분한 대답이 되었다. 날카로운 기자들은 즉시 이를 포착해 질문했다.“여 대표님, 일을 성공하지 못하셨는데 다음 계획은 있으신가요?”온지유는 더 이상 보고 있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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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지유는 고개를 끄덕였다. 비록 노래를 잘 부르는 것은 아니나 음치는 아니었다.별이는 기쁜 얼굴로 손뼉을 쳤다.“너무 좋아요. 아빠, 엄마, 내일 어린이집에서 가족 이벤트를 한다고 했어요. 노래 대회라고 했는데 별이랑 같이 참가해줄 거죠?”내일은 주말이었다. 어린이집에서 주말에 이런 이벤트를 계획한 것도 평일 출근할 학부모를 고려해서였다.만약 여이현에게 다른 일정이 없다면 당연히 아내와 함께 별이의 어린이집으로 갈 것이었지만 하필이면 새 프로젝트를 맡게 되었다.배진호는 권다솔의 마음을 되돌리느라 시간이 없으니 그가 해야 했다.“여보, 여보가 별이랑 같이 가줘. 난 그날 거래처 만나봐야 하거든.”신호를 기다리는 틈을 타 여이현이 온지유에게 말했다.온지유는 당연히 고개를 끄덕였다.아이의 일에 부모 모두 책임을 져야 했지만 두 사람은 부부였던지라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도 필요했다.여이현이 바쁘게 일하는 것도 더 유복하고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함이라는 것을 온지유도 잘 알고 있었다.별이는 더욱 배려심이 깊은 아이였다. 고집을 부리지도 않고 온지유의 팔을 꼬옥 잡아 기대며 말했다.“그럼 아빠는 일하러 가세요. 별이는 엄마만 있어도 괜찮아요. 선생님도 두 분 중 한 명만 있어도 된다고 했어요. 물론 두 분이 같이 가면 더 환영한댔어요.”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세 사람은 웃고 떠들다 보니 어느새 집에 도착했다.세 사람이 돌아왔다는 것을 눈치채기라도 한 것인지 자고 있던 온하윤도 눈을 떴다. 작은 입을 벌리며 하품했다.옆에 있던 김명자는 얼른 주방으로 가서 분유를 탄 뒤 온하윤의 입에 물려주었다. 향긋한 분유 냄새를 맡은 온하윤은 꿀꺽꿀꺽 젖병을 빨아 먹었다.세 사람이 집 안으로 들어왔을 때 마침 이 모습을 보게 되었다. 너무도 행복했다.“오늘 저녁은 내가 할게. 별이가 먹고 싶다는 햄버거를 만들고 있을 테니까 당신은 아이들이랑 놀아줘.”온지유는 여이현에게 뽀뽀한 뒤 앞치마를 두르곤 주방으로 들어갔다.거실에선 웃고 떠드는 소리가 울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370화

    권다솔은 이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바로 결혼할 수 없었다.게다가 남태건과 평생 묶여 살고 싶지도 않았다.설령 어젯밤 이상한 약물 탓에 그와 밤을 보내게 되었다고 해도 그녀의 마음속엔 온통 배진호뿐이었다. 오늘 아침 눈을 떴을 때 그녀의 온몸이 남태건의 터치를 거부하고 있었다. 설령 그저 손을 잡는 것일 뿐이라고 해도 말이다.남태건은 잔뜩 실망한 기색이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그래, 일단 생각은 해봐. 다솔아, 급하게 답을 주지 않아도 돼.”그녀가 계속 거절한다면 그녀의 부모님을 찾아가 설득하면 그만이었다.권다솔의 부모님은 그를 아주 좋아했다. 어떻게든 그녀와 이어주려고 했으니 그들과 손을 잡는다면 권다솔과 결혼할 수 있을 것이다.권다솔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설령 오랫동안 생각을 해본다고 해도 남태건을 받아줄 리가 없었다....한편 온지유 쪽.권다솔이 떠난 후 두 사람은 서로 연락하지 않았다.그동안 여이현은 배진호를 찾아간 적 있었다. 기획하고 있던 프로젝트를 넘겨주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배진호는 집안일로 상태가 아주 좋지 못했다. 지금까지 혼자 회사를 운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힘들어 보였으며 새로운 프로젝트를 맡을 기력은 없었다.배진호는 여이현의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 솔직하게 말했다.그가 솔직하게 말하니 여이현도 강요하지 않았다.“일단 집안일부터 처리하세요.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말하고요. 집안일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면 나한테 다시 찾아와도 돼요. 그때 또 새로운 일을 줄 테니까요.”여하간에 여진 그룹은 대기업이었기에 프로젝트는 언제든지 있었다.한번 기회를 놓친다고 해서 문제가 될 건 없었다.배진호는 그런 여이현이 너무도 고마웠다. 이미 충분히 그를 도와주고 있었다.하지만 감정이라는 건 결국 사람마다 다르게 느끼는 법이었다. 물을 마셔도 뜨거운 것인지 차가운 것인지 본인만 아는 것처럼 말이다. 너무 많은 사람이 끼어들면 때로는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킬 때도 있었다.그는 권다솔과 다시 함께 살고 싶었지만, 전제가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369화

    “참.”권다솔은 갑자기 걸음을 멈추었다.“체크아웃 해야겠어요.”“그럴 필요 없어. 어젯밤 방은 내가 예약한 거거든. 우린 그냥 바로 병원으로 가면 돼. 나머진 내가 알아서 다 처리할 거야.”남태건은 급하게 그녀를 말렸다.두 사람이 나가자마자 배진호가 돌아왔다.그의 손에는 금방 만든 샌드위치가 있었다. 맛집으로 소문난 가게였던지라 그는 족히 반 시간은 기다려서야 살 수 있었다.하지만 괜찮았다. 권다솔이 좋아하기만 한다면 반 시간이든 한 시간이든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었다.“손님.”이때 로비 직원이 그를 불렀다.그녀는 배진호를 측은한 눈길로 보았다. 즐거운 마음으로 아침을 사러 나갔다가 그의 여자친구가 다른 남자와 함께 떠나버렸기 때문이다. 그 사실을 모르는 그는 다시 호텔로 돌아왔다.직원은 결국 참지 못하고 말해주었다.“여자친구분이 이미 떠나셨어요. 체크아웃하시겠어요?”“네, 체크아웃할게요.”배진호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잠에서 깨어난 권다솔이 그에게 말도 없이 가버린 것을 보면 아직 그를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모르는 것 같았다.그래서 그가 나간 사이에 생각을 정리할 겸 먼저 가버린 것으로 생각했다.체크 아웃을 한 뒤 배진호도 호텔에서 나왔다.그는 누군가 자신을 사칭하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남태건은 권다솔을 데리고 병원으로 온 뒤 기본적인 검사를 진행했다. 권다솔은 아주 건강했다.하지만 그녀는 기쁘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의 두 눈에서 눈물이 똑똑 떨어지고 있었다.“다솔아, 나랑 함께 밤을 보낸 게 그렇게 슬픈 일이야? 너한테 나는 그런 존재였어?”그녀를 집으로 데려다주던 남태건은 눈가가 붉어졌다.권다솔은 오직 배진호만 원했다. 그 사실에 그는 가슴이 쓰라리면서 분노가 치밀었다.그는 이미 권다솔을 자신의 아내로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배진호는 그의 아내와 밤을 보내지 않았는가.권다솔은 고개를 저었다.“그런 게 아니에요. 전 그냥 이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을 뿐이에요. 전 태건 씨를 여전히 친구로만 생각하고 있거든요.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368화

    권다솔은 눈을 떴다.옆에 누워있는 남태건을 본 순간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머릿속도 하얘졌다.그녀는 힘겹게 입을 뗐다.“어젯밤에... 그럴 리가 없잖아요?”머릿속에 남아 있던 기억이 알려주고 있었다. 어젯밤 그녀와 함께 있었던 사람은 배진호라고. 하지만 왜 남태건이 눈앞에 있는 것일까?그녀는 이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다솔아, 내가 어제 일찍 집에 들어가라고 했잖아. 그런데 네가 싫다면서 나더러 먼저 가라고 했지. 내가 어떻게 너만 혼자 남겨두고 집에 가? 주위에 남자들이 득실거리는데. 정말로 내가 먼저 갔다면 이상한 파리들이 너한테 꼬였을 거라고. 내가 그렇게 경계하고 있었는데도 너한테 파리가 꼬였을 줄은 몰랐네.”남태건은 태연하게 거짓말을 해댔다.얼굴도 붉지 않고 가슴도 요동치지 않을 정도로 태연했지만 두 눈엔 안타까움만 남아 있었다.“누가 네 술잔에 뭔가를 탔어. 그걸 눈치 못 챈 네가 주스를 가지러 갈 때 결국 정신을 잃게 되었었지. 하마터면 처음 보는 놈들에게 끌려갈 뻔한 걸 내가 막은 거야.”권다솔은 어젯밤 있었던 일을 기억해내려고 애를 썼다.그녀는 확실히 자신에게 치근대던 남자가 있다는 것을 기억해냈다. 그녀에게 손을 대려고 했으나 배진호가 나타나 남자를 때려주며 무사하게 되었다.분명 기억하고 있었다. 자신을 구해준 사람이 배진호라는 것을. 애초에 남태건이 아니었다.“정말로 절 구해준 사람이 태건 씨예요? 거짓말 하고 있는 건 아니죠?”권다솔은 반신반의하며 말했다.남태건은 손을 번쩍 들며 맹세했다.“당연히 거짓말이 아니야. 어젯밤 널 구한 사람이 내가 아니라면 내가 어떻게 너랑 같은 방에 있겠어? 다솔아, 그 약은 아주 위험한 약이야. 사람 기억까지 흐릿하게 만들 수 있는 약이지. 이따가 나랑 같이 병원에 가자. 후유증이라도 남으면 안 되잖아.”기억까지 흐릿하게 만든다는 말에 권다솔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설마 진호 씨랑 보낸 시간이 전부 꿈인 거야? 약 때문에 환각이 생긴 거야?'그녀는 어제 꿈속에서 배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367화

    만약 권다솔이 모른다고 한다면 그는 이곳을 떠나 그녀가 푹 쉴 수 있게 해줄 생각이었다.그는 알고 있었다. 권다솔이 취했다는 것을. 술에 취한 사람과 억지로 하고 싶지 않았다.“진호 씨, 내가 어떻게 진호 씨 얼굴을 잊겠어요. 설마 내가 진호 씨를 못 알아볼 거로 생각한 거예요?”권다솔은 그를 보았다.그녀는 지금 술기운이 올라오고 있었다. 호텔 불빛 아래 보이는 배진호의 얼굴도 흐릿했다.이 모든 게 꿈일 거로 생각했다.현실에서는 감정을 꾹꾹 누르고 있었으니 꿈에서만큼은 전부 표현하리라 생각했다.그녀는 한번 또 한 번 배진호의 이름을 불렀다.그저 그의 이름을 불렀을 뿐인데 배진호는 이성을 잃고 말았다.그는 옷을 하나씩 벗으며 방 안의 불을 꺼버렸다. 그리고 고개를 내려 권다솔에게 키스했다. 두 사람은 뜨거운 키스를 나누었다.얼마나 지났을까, 두 사람은 전부 힘이 빠진 상태였다. 그제야 서로에게서 떨어졌다.권다솔은 몸에 힘이 하나도 없었다. 손가락 하나조차 움직일 수 없었기에 샤워하는 것은 더욱 불가능했다.그래서 그대로 눈을 감고 자버렸다.그날 밤, 그녀와 배진호는 그 어느 때보다 푹 자게 되었다.다음 날 아침이 되자 열린 커튼 틈 사이로 햇볕이 들어와 배진호는 눈을 뜰 수밖에 없었다.옆에 누워있는 권다솔을 본 그는 전례 없던 행복을 느끼게 되었고 이대로 시간이 멈추길 바랐다.그는 권다솔에게 이불을 덮어준 뒤 옷을 입었다. 아침을 사러 갈 생각이었다.어젯밤 두 사람은 아주 격렬하게 서로를 원했기에 권다솔이 깨어나면 분명 배고플 것이었다.아침을 먹은 후에 두 사람을 편히 잠 못 이루게 했던 문제들을 해결해볼 생각이었고 이혼도 취소할 생각이었다.그는 그렇게 호텔을 나섰다.그 모습을 마침 남태건이 목격했다. 그는 어젯밤 내내 권다솔을 찾아다니느라 잠도 자지 못했지만 찾지 못했다.조급해진 그가 경찰에 실종 신고를 하려던 때 배진호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심지어 배진호는 호텔에서 나왔다.그렇다는 건...남태건은 이를 빠득 갈며 호텔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366화

    남자는 머리가 어질거렸다. 고개를 들자 보이는 잔뜩 화가 난 배진호의 얼굴에 그는 꼬리를 내리게 되었고 이내 배진호에게 비위를 맞추려고 했다.“깼어요, 깼어요. 이 여자는 형님한테 넘길게요. 두 사람 방해하지 않고 바로 여기서 꺼져드릴 테니까 형님은 천천히 즐기십시오!”“여자도 사람이야. 우리랑 같은 인간이라고. 물건처럼 넘기느니 마느니 할 자격 없어, 너한테.”배진호는 손을 뻗어 남자의 멱살을 잡으며 엄숙하게 경고했다.그는 방금 이곳에서 나는 소리를 들었다. 나서서 도와준 이유는 아무 잘못도 없는 여자가 괴롭힘당하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그저 한 몫 챙겨보려고 구하러 온 것이 아니었다.그의 마음속에 권다솔 외에는 누구도 들어올 수 없었다.“네, 네. 지당하신 말씀이십니다.”남자는 바닥을 기어 다니더니 빠르게 몸을 일으켜 도망쳤고 중얼거리며 배진호를 욕했다.‘어디서 허세를 부려!'‘세상에 욕망이 없는 남자가 어디에 있다고! 다들 여자를 원한다고!'배진호는 쫓아가지 않았다. 고개를 돌려 방금 남자에게 당하고 있었던 여자에게 밤늦게 술집에 왔을 땐 조심하라고 말하고 싶었다.그런데 그는 권다솔을 발견하게 되었다.“진호 씨? 내가 지금 헛것을 보고 있는 건 아니죠? 진호 씨가 왜 여기에 있어요?”권다솔은 그를 향해 한 걸음씩 다가갔다.그녀는 눈앞에 있는 남자를 보았다. 자신이 그렇게나 그리워했던 남자가 지금 바로 눈앞에 있자 땜이 무너져버린 저수지처럼 감정이 흘러나왔다.이 모든 것이 꿈만 같았다.권다솔은 속으로 자신에 말했지만, 여전히 참지 못하고 손을 뻗게 되었다. 배진호를 직접 만지며 꿈인지 현실인지 확인하고 싶었다.“나예요. 우리가 같은 목적으로 여기에 온 것 같네요.”배진호는 씁쓸하게 웃었다.방금 그는 차를 몰고 이곳으로 오면서 안에서 빛나는 불빛 보며 생각했었다. 만약 이곳에 권다솔이 있다면 분명 안으로 들어가 한잔 마셨을 것이라고.그 생각으로 이 안까지 들어온 것이다.그러나 그는 정말로 이곳에서 권다솔을 만나게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365화

    “태건 씨, 다시 말하지만 나는 도움이 필요 없어요. 빨리 돌아가세요.”권다솔의 목소리엔 이미 지친 듯한 짜증이 묻어났다.그녀가 밤늦게 클럽에 온 이유는 마음을 풀고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서이지 남태건이 옆에서 잔소리를 늘어놓으라고 온 게 아니었다. 하지만 남태건은 그녀의 말을 듣지 않고 오히려 그녀 옆에 자리를 잡고 자신도 맥주 한 병을 땄다.“네가 술을 마시고 싶다면 내가 같이 마셔줄게. 네가 집에 가고 싶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데려다줄게.”권다솔은 한동안 대답하지 못했다.갑자기 술 마실 기분이 뚝 떨어진 그녀는 술병을 옆으로 밀어두고 춤추는 남녀들로 가득한 스테이지를 멍하니 바라봤다.‘이 순간에 배진호가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다솔아, 우리도 같이 춤출래?”남태건이 먼저 제안했다.아까 이쪽으로 오면서 그는 배진호를 봤다.그 남자는 정말로 끈질기게 권다솔의 앞에 나타났다. 아니면 둘 사이엔 정말 인연이라도 있는 걸까? 이렇게 힘들고 지칠 때 찾는 곳이 똑같다는 것 자체가.하지만 남태건은 그런 인연도 자신이 있는 한 반드시 끊어낼 거라 다짐했다.그는 배진호가 자신의 두 눈으로 확인하도록 만들고 싶었다. 권다솔과 자신이 춤을 추며 두 사람의 몸이 밀착해 있는 모습을 말이다.권다솔은 고개를 저었다.“혼자 가세요. 난 그냥 조용히 있고 싶어요.”“네가 안 간다면 나도 안 가. 나는 너하고만 있고 싶어. 다른 여자는 보지도 않을 거야.”남태건은 천천히 그녀에게 더 가까이 다가갔다.둘 사이의 거리가 한층 더 좁혀졌다.남태건이 손을 내밀어 권다솔의 손끝에 닿으려는 순간, 권다솔이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다솔아, 어디 가려고?”남태건은 그녀가 화난 줄 알고 얼른 따라가려고 몸을 일으켰다.권다솔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주스 좀 받아어려고요. 금방 올 테니까 여기 있으세요.”그제야 남태건은 안심하고 자리에 앉았다.그는 미리 준비해 둔 액세서리를 가방에서 꺼냈다. 권다솔이 돌아오면 그녀에게 선물할 생각에 미소를 지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364화

    술병이 박살 나며 바닥이 깨진 조각들로 가득 찼다.여자는 눈앞의 상황에 깜짝 놀라 화들짝 일어섰다.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배진호를 쳐다보는 그녀의 심장은 놀라서 요동쳤다."당신 지금 뭐 하는 거야?""비키라고 했잖아."배진호는 마침내 그녀를 바라보았다.그의 눈빛엔 감정이 전혀 없었다. 욕망은커녕 오히려 혐오감만 가득 차 있었다.그 순간, 여자는 철저히 무너지는 기분을 느꼈다.‘내가 그렇게 형편없나?’제 발로 찾아온 여자도 거부할 뿐만 아니라 맥주병까지 깨버리다니."알았어. 가면 되잖아. 설마 내가 당신 아니면 안 될 줄 알아?"그녀도 자존심에 화가 났다.체면을 세우고 싶었던 그녀는 독설을 날렸다."당신 같은 사람 나 말고 누가 좋아한다고 그래? 사람들한테 방해받기 싫으면 여기엔 왜 온 건데?"클럽은 남녀가 자유롭게 어울리는 곳 아닌가?자기가 순진한 남자라도 되는 줄 아는가?배진호는 그녀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주변이 조용해진 뒤, 그는 다시 자리에 앉아 조용히 술잔을 들었다.만약 권다솔이 여기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러나 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일 뿐이라는 것을.그가 술잔을 집으려 고개를 숙인 순간, 남태건이 그의 옆을 지나 안쪽 자리로 향했다.권다솔이 그곳에 앉아 있었다.그녀는 자신이 쫓아낸 남자들이 몇 명인지 셀 수도 없었다. 몇몇은 버티며 소란을 피우려 했지만 그녀의 손에 든 맥주병은 그들을 봐주지 않았다.머리를 맞을 뻔한 남자들은 당연히 더 이상 그녀를 귀찮게 하지 못했다.하지만 그들 역시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틈틈이 이쪽을 힐끔거리며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그때 남태건이 다가왔다.그는 권다솔의 손에 있던 술병을 순식간에 낚아챘다.“다솔아, 이게 뭐 하는 짓이야? 밤늦게 집에 안 들어가고 왜 여기서 혼자 술을 마시고 있어?”“이건 내 일이에요. 당신이랑은 아무 상관 없어요.”권다솔은 그의 말을 듣고도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권다솔은 방금 뺏긴 술병 대신 새로운 술병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363화

    클럽에는 예쁜 여자들이 많았지만 권다솔 같은 분위기의 사람은 얼마 보이지 않았다.권다솔이 들어서자마자 한 남자가 술잔을 들고 와서 말을 걸었다.“저희 이미 자리 잡았는데 오실래요? 스페이드 에이스도 깠어요. 마시러 와요.”“저 사람 따라가실 거면 그만두고 이쪽으로 오세요. 전 이 클럽 회원이에요. 마시고 싶은 술이 있으면 아무거나 불러요.”하지만 권다솔은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그들을 밀어냈다.“비켜주세요.”권다솔은 곧장 카운터로 걸어가서 테이블 석과 맥주를 한 박스 주문했다.그녀는 혼자서 자리에 앉아 기계식으로 맥주를 열고 입안으로 털어 넣었다. 곧 테이블 위에는 빈 맥주병들이 줄을 지었다.알콜로 정신을 마비시키고 싶었지만 이렇게 많은 술을 마셔도 머리는 점점 맑아지기만 했다.머릿속에는 심지어 배진호의 모습이 그려지기까지 했다.같이 일을 하던 장면들, 행복한 연애를 하던 장면들, 많은 조각들이 모여져 무릎을 꿇고 프러포즈를 하는 배진호의 모습으로 변했다.한때 그녀는 자신이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인 것 같았다. 크면서 한 번도 억울함을 겪은 적 없었고 일도 순조로웠다. 배진호라는 사랑하는 남자도 만났고 말이다.하지만 지금은 그저 광대가 돼버린듯한 기분이었다.“웨이터.”권다솔은 빈 술병을 한쪽에 치워두고 휘청거리며 일어섰다.“소주 몇 병 추가해 주세요.”맥주로는 아무리 마셔도 도저히 취하지 않았다.소주라도 더 마셔야 할 것 같았다.취하고 나면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더 이상 슬프지도 않을 것이다.머지않은 곳 다른 테이블 석에서 배진호도 한잔 또 한잔 술을 입안에 들이붓고 있었다.잘 생기고 분위기 있는 그의 모습에 고급스러운 옷차림, 게다가 주변에는 다른 여자도 없었다.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바에 있는 여자들의 이목을 끌었다.곧 노출이 심한 복장을 항 여자 한 명이 그의 곁에 와서 앉으며 배진호의 허리를 두 손으로 감쌌다.“오빠, 혼자 왔어? 혼자 마셔도 재미없는데 나랑 게임 할까? 진 사람이 옷 하나씩 벗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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