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은 흠칫 놀라서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그를 뚫어지게 노려보았다."너."박수혁은 내선전화를 걸었다, “어르신을 집으로 모셔다 주지.”말을 마치고는 어르신을 쳐다보지도 않았다.어르신의 혈색은 파랗게 질렸다, 여태 그가 자랑스럽게 여기는 손자가, 그가 애써 키운 상속자가 자신을 이런 취급을 하다니!박수혁은 그의 아버지 박봉원과는 달랐다. 박봉원은 보수적이었고 큰 뜻이 없었다.그리고 박수혁은 어릴 때부터 총명하고 대담했기 때문에, 집중적인 후계자 교육을 받았고, 그가 성장하면 바로 박봉원을 넘어버렸기에 회사를 박수혁에게 넘겨주었던 것이다. 수혁은 줄곧 뛰어났다.어르신은 갑자기 자신이 늙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다.그는 더 이상 박수혁을 다룰 그 어떠한 힘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어르신이 가신 후, 수혁은 피곤한지 의자에 앉아 눈썹을 찡그렸고, 어두운 빛이 그를 삼킬 것 같았다.이한석이 문서 들고 들어오며 말했다, “대표님.""말해!""해외에서 온 소식입니다, 대표님한테만 보내진 비밀 팩스입니다."이한석은 손에 든 문서를 수혁에게 전해줬다.박수혁은 눈을 치켜뜨고 "알았어, 오진한은 요즘 뭐해?"라고 말했다.그 쓸모없는 뚱땡이는 저 강에 던져버려야 해.이한석은 망설이다 입을 열었다, "오진한씨는 대표님을 대신해서 물고기를 기른다고 하던데요, 대표님이 해외 경매에서 낙찰받은 어항에서 기르는데 이미 다섯 무더기의 물고기가 죽었다고 들었습니다."침묵이 흘렀다."오한석한테 내일부터 회사에 출근해서 내 경호원이 되라고 해."이한석은 어리둥절해하며 고개를 끄덕이다가 살며시 문을 닫고 나왔다.경호원?위험에 처하면 오진한은 틀림없이 제일 먼저 도망칠 것이다!하지만 대표님의 결정이시니, 아무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송화시에 술집이 새로 생겼으니, 당연히 떠들썩한 한유라가 빠질 수 없었다.전화 한 통으로, 한유라는 방금 퇴근한 소은정을 불러내 함께 술을 마시러 갔다.술집에 도착하니 떠들썩하고 열정적인 음악도 없었고, 훈남
지배인은 그녀의 선곡 때문에 놀란 것 같다.이렇게 고상한 여자가 이 케케묵은 노래를 듣다니?하지만 부잣집은 부잣집이지!그는 감히 조금의 의외도 표현하지 못하였고 빙그레 웃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물론이죠, 그럼 더 필요하신 건 없으세요?""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만족시킬 수 있나요?" 소은정이 눈썹을 치켜뜨면서 물었다.“고객님의 수요가 곧 저희의 발전이죠!”술집 지배인은 호탕하게 웃었다, 돈 앞에서는 얼마든지 굴복할 수 있었다.소은정은 그에게 “음향 좀 크게 틀어줘요, 지금 귀신한테 들려주는 건가요? 그리고 조명도 좋지 않고 너무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아요, 그리고 라파트 블루베리 치즈 케이크와 폭스 커피도 주세요.”그녀는 이쯤 하면 되었다고 생각했다.술집 지배인은 1분 동안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것이면 될까요?”그는 자신이 아까 그런 말을 한 것을 후회했다.하지만 방금 그녀는 수천만 원에 해당하는 술을 통째로 샀고, 탁자 위에는 블랙카드가 보였다.지배인은 웃음을 띠면서 “알겠습니다, 지금 당장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소은정은 기분이 매우 좋다. 이렇게 성격이 좋은 사장은 정말 보기 드물었다. 그녀는 앞으로 이곳을 자주 방문하기로 결정했다!1분도 안 돼 음악이 바뀌었고, 귀청이 터질 듯한 '캔디'가 술집에 울려 퍼졌다.애절한 음악에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다시 흥겨운 분위기로 바뀌자 이곳은 마치 연말 파티 를 연상케 하였다.뒤늦게 도착한 한유라는 이 음악을 듣고 깜짝 놀랐다.그녀는 소은정의 옆으로 달려가 주위의 댄스 플로어에 있는 사람들을 보며 음악에 맞춰 춤을 추었다.어디서 어떻게 봐도 지금 이곳의 분위기는 이상했다."은정아, 여기가 술집이야?"소은정은 술 한 병이 바닥이 나려고 할 때쯤 도착한 한유라를 고개를 돌려 그녀의 의문에 가득 찬 눈동자를 바라보았다."그래, 왜 이제야 왔어?"그녀는 손을 흔들고 앞에 있는 디저트를 가리키며 웃었다."여기 지배인의 서비스가 아주 좋아. 내가 무엇을 요구하든 다 들어줘,
술집 매니저가 다급하게 나타났다. “서진 도련님..”술집에 있던 사람들이 강서진을 겹겹이 에워쌌다.소은정이 피식거리며 웃는 소리에 강서진은 몸을 떨었다.주위 사람들이 삼삼오오 입을 놀렸다.“미쳤어. 강 도련님의 심기를 건드리다니. 저 여자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맞아. 신고는 하지 않겠지? 그래도 여자인데...”“매니저님 어떡하죠? 이 여성분이라도...”강서진은 자신의 눈꺼풀을 애써 들어 올리며 휴대폰의 잠금 화면을 열었다.“전화해, 내 와이프한테 날 데리러 오라고... 이 노래 너무 재밌다. 귀찮게 굴지 마!”소은정은 함부로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그녀의 오해부터 풀어줘야 한다.인사불성이 된 그는 그만 취한 채 쓰러지고 말았다.술집 매니저가 엉겁결에 그의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강서진을 대신해 전화를 걸 때, 소은정의 날이 선 목소리가 들려왔다.“이혼한 남자한테 부인이 어디 있어. 친구보고 데리러 오라고 해.”말하면서 그녀는 그의 휴대폰에 저장된 박수혁의 번호를 찾아 술집 매니저에게 던져 주고 가방을 챙겨 한유라와 술집을 나섰다.술집 매니저가 전전긍긍하며 휴대폰에 저장된 “마누라” 번호를 찾아 전화를 걸었다.신호음이 울리기도 전에 전화가 끊겼다.이혼이 사실인가 보네요.곧이어 박수혁에게 전화를 걸었다...강서진이 취했다는 소식을 들은 박수혁은 귀찮다는 듯 사람을 보내 강서진을 데려가라고 했다.술집 문을 나선 소은정과 한유라는 찬바람에 몸을 떨었다.두 사람은 마주 보며 웃었다.“너 술 많이 마셨지. 내가 집까지 데려다줄게.”시간을 본 한유라는 그제야 자신이 운전하지 않은 것을 알게 되었다.“너 차는?”소은정:“기사님이 데려다주셨어.”두 눈을 깜빡 거리던 한유라가 마침 나도라는 사인을 보냈다.소은정이 휴대폰을 꺼내며 한유라를 위로했다.“오빠한테 데리러 오라고 하면 돼. 너 오늘 우리 집에서 자면 돼...”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검은 그림자가 스쳐 지나갔다. 알코에 마비라도 된 것인지 그녀가 정신이
한유라의 말에 소은정은 어리둥절해졌다.한유라가 작은 목소리로 그녀를 설득했다.“저 사람들 저 사람 상대가 아니야. 가만히 있어. 다른 사람들에게도 기회를 줘!”소은정은 미간을 찌푸린 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일분도 채 지나지 않아 전세가 완전히 역전되었다.알록달록한 양아치 무리들이 신음 소리를 내며 줄행랑을 치며 경찰에 신고를 하겠다고 외쳤다...소은정:“양아치 짓 처음 해보는 사람들인가 봐? 경찰에 신고를 하겠다고?”한유라도 건달들을 혐오하며 쳐다보았다.“날이 갈수록 점점 개판이네. 요즘 건달들은 깡도 없는 거야?”여전히 온화하고 부드러운 모습인 전동하는 옷만 조금 흐트러졌을 뿐 더 멋져 보였다.한유라가 손을 흔들며 물었다.“어디 다치신데는 없으시죠?”전동하가 수줍게 웃었다.“다친 곳은 없어요.”땅에 떨어진 휴대폰을 주은 전동하는 휴대폰을 소은정에게 건넸다.“휴대폰이 망가진 것 같아요, 제가 새 휴대폰을 선물할까요?”휴대폰은 이미 전원이 꺼진 상태로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되었다.“아니에요 전 대표님. 오늘은 고마웠어요.”소은정의 집에 여분의 휴대폰이 있으니 당장 새 휴대폰을 살 필요가 없었다.“천만에요. 이렇게 아름다운 미녀를 구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지고, 제가 바라는 바네요.”멋대로 올려진 전동하의 옷소매와 밝은 가로등이 그의 몸을 비추어 그의 튼실한 팔뚝과 단단한 허리를 더 돋보이게 했다. 부드러운 평소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그의 부드러운 눈동자에는 따스한 온기가 맴돌았다.“은정 씨가 요청한 노래가 너무 감미로워서 친구들과 노래에 흠뻑 빠져있느라 은정 씨를 바래다줄 기회를 놓질 뻔했네요...”소은정:“언제부터 술집에 계셨어요?”“은정 씨가 술집에 들어왔을 때부터 있었어요.”전동하의 눈에는 장난스러운 웃음이 담겨 있었다.조금 전의 모습을 들켰다고 생각하니 그녀는 쥐구멍이라도 숨고 싶었다.우아하고 아름다운 여신 이미지가 없어지다니......전동하가 그 자리에 있다는 사실을
미간을 찌푸린 소은정이 물었다.“전 대표님도 술집에 드나드시는 걸 즐기실 줄은 상상도 못했네요.”전동하가 눈썹을 실룩거리며 말했다.“소은정 씨의 인상 속에 저는 고독을 즐기는 사람으로 보이나요?”“교향곡이 어울리시는 것 같네요.”전동하:“제가 고독 노인 같으세요?”전동하의 말에 소은정은 입술을 깨물었다.“너무 비굴하게 들리네요.”전동하:“......”두 사람은 마주 보며 웃기 시작했다.십 분 뒤, 소은정의 집에 도착했다.한유라가 소은정의 집에 전화를 한 것 같았다. 소은해가 대문 앞에서 덜덜 떨며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전동하의 차가 집사가 열어준 대문을 유유히 지나치고 있었다.소은해가 기침을 하며 조수석에 앉은 소은정의 차문을 열어 주었다.“이렇게 늦게 다니면서 술도 마셨어?”소은해를 가뿐하게 무시한 소은정은 전동하를 보며 물었다.“전 대표님 같이 들어가요, 마이크 아직 잠들 시간 아니에요.”그녀를 구해준 전동하를 집 앞까지 모셔놓고 돌려보내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이다.전동하는 고개를 끄덕이고 낮은 목소리로 소은정의 뒤를 따랐다.“그럼, 실례하겠습니다.”거실에서 티브이를 보는 소찬식은 한 팔에는 소호랑을 다른 한 팔에는 마이크를, 그모습이 너무 자연스러워 보였다.아들 마이크가 소은정 집에 너무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았다.소호랑의 잠옷을 입고 전동하를 발견한 마이크가 그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아빠, 안녕...”전동하:“......”소찬식 회장도 전동하를 발견하고 소파에서 일어나 인자한 미소를 띠었다.“전 대표, 은정이를 데려다줘서 고맙네. 앉게나...”전동하가 점잖은 말투로 소찬식의 안부를 물었다.“별말씀을요, 가는 길에 들렀을 뿐입니다.”자신의 아들을 본 그는 어이없는 웃음을 터뜨렸다.“며칠 동안 폐를 끼쳤습니다. 애가 까불거리지 않았나요?”전동하의 말을 들은 소찬식은 연신 손사래를 쳤다.“아닐세, 마이크는 내가 본 아이들 중 제일 얌전하고 말도 잘 듣는 아이야!”소찬식이 전동하의 앞에서
소찬식이 곁에서 아이를 달랬다.“안가 안가. 올라가서 자야지 아가야…”귀엽게 투덜거리던 마이크가 그제서 얌전히 전동하한테 안겼다. 아이는 전동하한테 기댄 채 계단을 가리키며 말했다.“방에 가서 잘 거야!”“……”전동하는 할 말을 잃었다.이렇게까지 티 나는 수작을 부린다 이거지?소은정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마이크의 투정을 지켜보았다. 집안의 모든 사람들 행여 마이크의 잠을 방해할까 두려워 아무런 말도 못 하고 있었다.아무도 지금 마이크가 훌륭한 연기를 펼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전동하는 할 수 없이 아이를 안은 채 소은해가 가리키는 방향대로 계단을 올랐다.방안, 소은해는 그가 익숙하게 마이크의 이불을 정돈해 주는 모습을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아버지의 사랑은 산 과도 같다더니…”전동하가 멈칫거렸다. 그는 소은해가 나가는 것을 확인한 후 마이크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이놈 자식이!”마이크는 더 이상 그의 말을 듣고 싶지 않다는 듯이 옆으로 돌아누웠다.전동하가 아래층으로 내려가니 소 씨 집안 세 사람이 하하 호호 웃으며 떠들고 있었다.소은정이 뭐라고 말을 꺼내자 화가 난 소천식이 곧바로 옆에 놓인 쿠션을 소은해한테 집어던졌다.소은해가 서러워하며 투덜거렸다.“전동하 씨가 마이크한테 주는 아버지 사랑은 산처럼 커다랗기만 하던데, 우리 집 아버지의 사랑은 도미노 인가 봐, 다 무너졌어!”화가 난 소찬식은 당장이라도 그를 때릴 기세였다.“내가 몇 년간 아끼고 아껴온 보옥을 망가뜨려놓고 뭐? 산처럼 큰 아버지의 사랑을 바래? 너 이 자식 오늘 내 손에 죽었어!”전동하가 헛기침을 하며 내려오자 소찬식이 그제야 겨우 화를 억누르며 그를 맞이했다.“회장님께서 마이크를 잘 돌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시간도 늦었으니 저는 이만 돌아가겠습니다. 다음에 다시 와서 인사드리겠습니다.”“참, 별말씀을요. 우리 집안에는 저런 아이가 부족했어요. 이렇게 자식들이 많은데 변변찮은 녀석 하나 없답니다. 아이는 저희가 잘 돌보고 있을 테
밥을 먹은 후 마이크까지 보고 난 전동하는 뭔가 더 할 말이 남아 있는 듯해 보였다.“은정 씨, 저 회사에 일이 터져서 당분간 해외에 있을 거예요. 새해가 지나고 나서야 돌아올 수 있을 것 같으니 당분간 마이크를 잘 부탁드려요.”소은정이 미간을 찌푸렸다.“마이크를 돌보는 건 큰일이 아니지만… 갑자기 무슨 일이 터진 게예요?”연말에 많은 사건사고가 터지는 것이 다반사이긴 했다. 하지만 전동하 정도의 위치에 있는 사람까지 나서서 특별히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은 흔한 일이 아니었다.전동하가 웃으며 말했다.“해외에서 진행되고 있던 프로젝트에 작은 문제가 생겨서요. 협력상 측에서 계약을 파기하려고 해서 제가 직접 가서 확인하려고요.”그의 해명에 소은정은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 걱정 말고 가보세요. 마이크는 저희 집에서 잘 돌보고 있을 테니까. 보고 싶으면 언제든지 영상통화할 수 있게 해줄게요.”전동하가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는 뭔가 더 할 말이 있어 보이는듯했지만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 프로젝트가 어디에서부터 어긋났는지 그는 대충 짐작하고 있었다.그 남자는 정말이지 온갖 수단을 다 쓰고 있었다.그는 소은정의 이익과 관련된 항목에는 절대 손을 대지 않더니 결국 그 마수를 외국에 뻗친 것이다.박수혁은 정말로 소은정을 아끼며 그 누가 감히 건드릴 수 없게 지키고 있었다.전동하는 여전히 미소를 띠고 있었다. 그의 미소에는 아무런 꿍꿍이도 느껴지지 않았고 예전처럼 온화하기만 했다.소은정 역시 더 깊이 생각하지 않고 그와 헤어진 후 집으로 돌아왔다.그녀는 얼굴에 팩을 붙인 후 느긋하게 소호랑을 안고 베란다에 누워 주식을 살펴보고 있었다.그때 그녀의 휴대폰이 울렸다.전화를 확인하기 귀찮았던 소은정은 소호랑의 엉덩이를 툭 툭치며 말했다.“누가 전화 왔는지 확인해 봐.”소호랑의 인공지능시스템이 발동되었다.“한유라 이모한테서 전화 왔어요……”소은정은 미간을 찌푸렸다.“연결해.”소호랑이 통화를 연결했다.한유라가 말했다
오한진은 그의 안색이 좋지 않은 것을 보고 침착하게 설명했다.“소 대표님만 보게 설정을 해놓았다가는 그쪽에서 대표님을 차단해 버리면 끝이잖아요?그게… 좀 쪽팔리긴 해도 소 대표님의 마음을 얻으시려면 좀 참으시죠!”박수혁은 짜증이 났다. 속으로 계속해서 이것은 소은정을 위한 일이라는 것을 되뇌었다.1분… 2분….기다리다가 인내심은 바닥이 나고 말았다. 얼굴이 점점 어두워졌다. 소은정이 전화를 걸어 오지 않는다면 단톡방을 없애 버리고 오한진은 잘라버릴 생각이었다.오한진은 자꾸 등 뒤가 서늘해지고 발밑이 차가워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리에 힘이 다 풀릴 무렵 드디어 박수혁의 휴대폰이 울렸다.오한진은 마침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덜덜 떨리는 손으로 박수혁이 비싼 휴대폰을 건네주었다.“소 대표님이 말할 때 절대로 너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마세요. 절대 먼저 단톡방 없애지도 마시고요.”박수혁은 입술을 핥고는 끽소리도 안 하고 담담히 전화를 받았다.심장은 마구 두근대고 있었다.“여보세요?”오한진은 만족스러운 얼굴로 감탄해서 박수혁을 바라보았다.역시나 대표님은 대표님이셔. 언제라도 저 자신만만한 기세는 꺾이지 않나 봐.아무래도 저 카리스마는 버리기 힘들겠지!“박수혁,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냐? 단톡방에서 발광을 하고 싶으면 혼자서 하던지, 왜 남가지 끌어들이고 난리야?내 이름을 다 안 써넣었다고 내가 아니라는 개소리는 하지도 마. 한 자만 써넣어도 그게 난지는 온 세상이 다 알아! 당장 그 단톡방 폭파하지 못해?”소은정의 말투는 사뭇 차갑고 강렬했다. 딱 들어도 얼마나 화가 났는지 알 수 있었다. 위신이 걸려 있고 흠집 잡힐 것을 신경 쓰지만 않았다면 있는 대로 큰 소리로 ‘야 이 개**야!’라고 소리치고 싶은 심정이었다.박수혁의 얼굴이 어두워지더니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핸드폰을 있는 대로 꽉 잡고 있는 것이 다 보였다.겉으로는 침착한 척하고 있지만 손가락에서는 힘줄이 튀어나올 정도로 긴장을 하고 있었다.소은정의 말을 듣는 박수혁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