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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1화 나 좋아하는 거 맞아

왜 굳이 가려는 사람을 잡아서 쓸데없는 말을 해서는!

당장이라도 자신의 입을 꿰매고 싶은 담당자였다.

한참을 망설이던 담당자가 바싹 마른 입술을 달싹거리다 입을 열었다.

“30... 30억... 작은 금액은 아니니 상부에 보고를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충격이 컸는지 목소리까지 쉬어버린 모습이었다.

담당자의 말에 소은정은 일부러 순진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쇼핑몰 담당자시라면서 이 정도도 결정 못하시는 건가요? 아니면 제가 직접 여쭤봐 드릴까요?”

소은정이 핸드백에서 휴대폰을 꺼내려 하자 담당자가 다급하게 손을 저었다.

“잠, 잠깐만요! 물론 제 권한으로 결정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시죠. 계좌번호와 이름을 남겨주시면 저희 쇼핑몰 측에서 바로 입금해 드리겠습니다.”

제멋대로 이런 사은품을 약속했다는 게 박수혁의 귀에 들어간다면 그때는 정말 돌이킬 수 없을지도 모른다.

담당자의 제안에 소은정은 싱긋 미소 짓더니 휴대폰을 다시 백에 넣고 자신의 연락처와 계좌번호를 남겼다.

“감사합니다. 제 인생 최고의 이벤트였어요.”

말을 마친 소은정과 전동하는 절망스러운 표정의 담당자를 남겨둔 채 쇼핑몰을 나섰다.

다시는 이런 이벤트 하나 봐라!

쇼핑몰 담당자가 입술을 깨물었다.

쇼핑몰을 나선 후 전동하가 기분이 꽤 좋아 보이는 소은정을 향해 물었다.

“쇼핑한 물건들은 호텔로 보내셨나 봐요?”

회의가 끝난 지 이제 겨우 3시간이다. 3시간 모두를 쇼핑에 쏟았다 해도 30억이라니.

소은정의 화끈한 구매욕에 전동하도 꽤 놀란 눈치였다.

“지금쯤 이미 호텔에 도착했을 걸요?”

소은정이 어깨를 으쓱했다.

“박 대표님이 아시면 배 좀 아프시겠는데요?”

“저쪽에서 먼저 제안한 건데요 뭐.”

잠깐 멈칫하던 소은정이 말을 이어갔다.

“저런 사람이 태한그룹 산하 쇼핑몰 담당자라니. 인사팀 직원들 실력이 의심되는데요?”

“그런데 왜 집으로 안 가고 대구에 묵기로 하신 거예요?”

전동하가 물었다.

“가고 싶지 않아서요.”

소은정이 시계를 확인하며 대답했다.

7시 58분, 2분 남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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