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은정이 마이크를 우연준에게 맡기고 자신은 회의실로 회의하러 갔다.다시 나왔을 때 마이크는 조용하게 그녀의 사무실에 앉아 퍼즐 맞추기를 하고 있었다.그녀는 잠시 문서를 보고 있었는데 전화가 울렸다.핸드폰을 들어보니 전동하다.그녀가 전화를 받았다, “전동하 씨?”“은정 씨, 마이크가 거기서 말 잘 듣고 있나요?”전동하의 목소리는 온화하고 겸손하며 사람을 침착하게 만드는 부드러움이 있어 사람을 사로잡는다.소은정이 멈칫하다 바로 정신을 차렸다.“그럼요, 지금 퍼즐 놀이하고 있어요.”전동하가 낮게 웃었다, “마이크가 가사 도움이랑 경호원과 손을 잡고 집에서 가출했을 때 은정 씨한테 갈줄 알았어요.”마이크는 소은정이 누구와 통화하는지 눈치채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 달려왔다, “예쁜 누나, 설마 아빠는 아니죠?”소은정이 핸드폰을 그에게 넘기며, “맞아, 아빠랑 말할래?”“싫어요!”마으키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어쩌다 도망쳐 나와 예쁜 누나와의 시간을 갖는 건데 아무한테도 영향받을 수 없다!소은정이 끊긴 전화를 보고 웃고 웃었다, 그녀는 카톡에서 전동하에게 이렇게 보냈다: “나중에 실컷 놀고 나면 보내주겠습니다.”전동하: “제가 데리러 가겠습니다.”몇 초 후, 또 하나의 카톡이 왔다: “은정 씨가 볼 겸.”소은정이 순간 멍해지면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아예 답장을 하지 않았다.마이크가 그녀의 손을 잡고 애교를 부렸다: “예쁜 누나, 아빠가 절 데려가게 하면 안 돼요......”소은정이 그의 볼을 만지며, “그럼!”거의 점심시간이 될 무렵.우연준이 노크하고 들어왔다, “전 사장님 오셨습니다.”“안으로 모셔.”전동하는 온화하고 긴 체구로 문 앞에 서서 웃으며 말했다, “방해되지는 않죠?”소은정: “물론입니다.”전동하는 한쪽에서 3미터의 퍼즐을 노는 마이크를 한 눈 보았다, 그는 신나게 놀고 있다.전동하가 웃으며 소은정을 보고: “같이 식사할래요?”소은정이 머뭇거리다 무의식적으로 거절했다: “아닙니다, 제가 저녁 약속이 있어
이민혜는 충격받은 추태를 하며 목소리가 커 많은 사람들의 주의를 불러왔다.홍하얀은 온화하고 착하게 위장된 타조처럼 이민혜의 옆에 서있었다.소은정을 본 순간 그녀의 눈빛에 은은한 흥분과 미움이 스쳤다.소은정은 홍하얀을 보지 않고 고개를 들고 이민혜를 한 눈 보았다.설명하지 않았다.이 사람은 정상이 아니다.이민혜는 자신이 추태를 보였다는 것을 바로 인식했다.소은정의 맞은켠에 앉은 남자는 차고 있는 거나 입은 거 어느 거 하나 싼 것이 없고 기질이 뛰어나 일거수 투일족에 귀티가 흘렀다.작은 어린이는 교양이 넘치고 애교도 알맞게 부렸다.소은정의 신분으로 접촉한 사람은 일반인이 아닐 것이다.하지만 그녀는 참지 못하고 입을 열고 풍자했다: “제가 잘 못 봤네요, 소은정 씨, 그럼 이 분은 그쪽의...... 남자친구?”그녀는 선배의 자태로 전동하를 바라보았다.원래대로 라면 전동하가 일어나서 그녀와 인사를 해야 한다.하지만 그는 소은정의 곁에 있는 사람들을 낱낱이 알고 있었기에 눈 앞에 있는 이 여자는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소은정은 느릿느릿하고 우아하게 새우를 까서 마이크의 그릇에 담아주었다.그녀는 고개를 들고 이민혜를 바라보았다.목소리는 서늘했다.“우리 잘 아는 사이던가요? 제가 소개해 줄 만큼?”이민혜의 안색이 순간 어두워졌다.홍하얀은 조심스럽게 이민혜의 옷을 잡아당기며, “어머니, 소 사장님 데이트하는데 방해하지 말고 그쪽으로 가시죠?”이민혜가 그녀를 한 눈 보았다, 그녀는 점점 홍하얀이 마음에 들었다.며느리는 집안이나 배경이 얼추 맞으면 된다, 하지만 성격은 꼭 좋아야 한다.그녀는 홍하얀의 손을 쓰다듬고 소은정을 보며 서늘한 웃음을 지었다.“소은정, 남자친구 생겼으면 어서 수혁이네 집에 있는 물건들을 빼, 양다리 걸치다가 어무것도 얻지 못하지 말고.”소은정의 눈빛이 아예 식었고 입꼬리가 내려갔다.그녀가 입을 열기 전에 맞은켠의 전동하가 입을 열었다.목소리가 차가웠고 촉촉하던 눈동자도 지금은 서리가 내렸다.“은정 씨는 언
전화기 너머, 몇 초간의 침묵이 이어졌다.박수혁의 목소리는 무척이나 차가웠다."얼굴을 붉히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소은정은 깊은 눈동자로 이민혜를 쳐다보았다. 그녀는 이미 당혹감에 빠져있었다."사모님이 당신 약혼녀 데리고 와서 나랑 전대표를 모욕했어. 그거 당신 뜻이야, 아니면 회장님 뜻이야?"전화기 너머로도 박수혁의 냉랭함을 느낄 수 있었다."지금 어디야?"소은정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은 채 그냥 전화를 끊어버렸다.소은정의 목적은 박씨 집안이 이민혜를 신경 쓰게 하는 것이지 그를 이곳으로 불러 들이려던 게 아니었다.그녀는 더 이상 박씨 집안의 며느리가 아니었다. 귀부인 행세를 하는 이민혜의 고약한 버릇을 봐줄 의무는 더더욱 없다!이민혜는 소은정이 박수혁에게 전화를 할 줄은 몰랐다. 정말 생각도 못한 일이었다.솔직히 말하면, 그녀는 자신의 아들이 조금 무서웠다.박예리는 아직도 행방이 묘연했다. 그녀는 이 사실을 잊어버릴 뻔했다.몸을 바들바들 떠는 이민혜의 모습에 홍하얀은 허둥지둥 달려가 그녀를 부축했다."어머님, 저희 옆 테이블에 가요. 네?"이민혜는 뭐라 더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소은정의 눈을 바라보기만 하면 목에 솜이라도 막힌 듯 아무 말도 하지 못하게 되었다.분위기가 드디어 조용히 가라앉았다.소은정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태연하게 음식을 먹고 있었다. 전동하는 깊은 눈동자로 그윽하게 그녀를 쳐다보며 입술을 오므렸다."은정씨, 당신…"화도 안 나나?소은정은 담담하게 웃기만 할 뿐이었다. "난 이미 익숙해졌어. 전대표랑 우리 마이크한테까지 불똥 튀게 해서 문제지. 마음에도 없는 사람 굳이 시간 써서 신경 쓸 필요 없잖아?"마이크가 전동하보다 한 발 빠르게 행동을 옮겼다. 그는 소은정의 손을 들어 자신의 눈앞에 가져다 놓더니 맑은 눈동자로 깨끗하게 그녀를 바라보았다."예쁜 누나! 마이크는 마음이 너무 아파요! 내가 꼭 누나 보호해줄 거예요! 제가 다 커서, 유산 상속받으면 그때 누나 데리고 이곳을 떠날게요. 그러면
상대방이 미처 말을 끝내기도 전에 소은정은 전화를 끊어버렸다.그리고는 그 전화번호를 차단해버렸다.…며칠 뒤, 회사 워크숍 날.워크숍 장소는 교외에 있는 밀리터리 카페였다. 총 열두 명의 직원이 워크샵에 참석했다. 그중 세 명은 평소 돈독하게 지내던 다른 회사 임원이었다.하지만 박수혁이 이곳에 나타날 거라고는… 소은정이 상상도 못 한 일이었다.그는 할 말이 있는지 소은정을 바라보며 입을 우물거렸다. 하지만 그의 행동은 전부 소은호에 의해 제지되었다. 소은호는 그에게 소은정과 단둘이 있을 기회를 남겨주지 않았다.그래도 친오빠는 친오빠였다!소은정은 예전부터 이런 것에 관심이 많았다. 옷은 모두 통일된 모습이었고 무기에는 인체에 무해한 총알이 들어있었다.그녀는 탈의실에 들어가 옷을 갈아입었다. 그녀의 행동은 무척이나 빨랐다. 탈의실 문을 나서자마자 그녀는 커다란 덩치를 가진 사람에게 길을 막혀버렸다.다들 마스크를 끼고 있어서 누가 누군지 알아보기 힘들었다. 그래서 누구를 봐주고 말고 하는 것도 존재하지 않았다.하지만 소은정은 눈앞에 있는 사람이 누군지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박수혁.그녀는 박수혁을 노려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군복으로 갈아입은 그의 몸은 무척이나 듬직했다. 그의 주위에는 차가운 분위기가 맴돌고 있었고, 매처럼 예리한 눈동자에는 냉랭하고 날카로운 감정을 드러내고 있었다.마치 5년 전의 가을로 돌아간 듯 했다. 유럽의 거리에서, 그는 갑자기 그녀의 인생에 나타났다.그녀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소은정은 입술을 깨물었다. "비켜!"박수혁은 거만하게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그의 눈빛에는 복잡한 감정이 일렁이고 있었다.그 전화가 그의 감정을 요동치게 했다.그는 이민혜가 그녀에게 좋은 말을 하지 않았을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녀가 전동하와 그의 아들과 다정하게 밥을 먹고 있다는 사실이 박수혁의 심장이 제멋대로 요동치기 시작했다.너무 아팠다.그는 입술을 오므리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미안해. 듣기 싫은 말
시작한 지 딱 1초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박수혁이 탈락했다고?다들 꿈에도 생각 못 한 일이었다.박수혁은 고개를 돌려 억울한 표정으로 소은정을 쳐다보았다. 비록 탈락했지만 그의 반응은 무척 담담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손을 들며 항복한다는 뜻의 제스처를 취했다.소은정은 총을 다시 집어넣더니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발목 잡는 팀원은 필요 없어요!" 그녀는 차갑게 냉소했다.말을 끝낸 후, 그녀는 바로 근처에 있는 골짜기 근처에 매복했다. 그녀는 빠르게 게임에 집중했다.다들 어이없어하며 한동안 멍해 있더니 이내 빠르게 게임에 집중했다.어쩔 수 없지. 원수 사이인 걸 어떡해!다들 박수혁이 소은호에게 '형'이라고 한 게 소은정의 심기를 건드렸을것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그렇게 단호하게 끝낸 거겠지.박수혁은 한쪽에 서서 심판을 보고 있었다. 높은 곳에 서 있어서 그런지 모든 상황을 잘 파악할 수 있었다.그는 소은정이 어느 정도의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녀의 몸은 무척이나 민첩했고 동작과 루트는 전문가의 수준을 겸비하고 있었다.그에 비해 다른 사람들은 몸집이 있어서인지 잘 달리지 못했다. 그들은 그렇게 탈락해버렸다.헬스를 자주 해서 몸이 민첩한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모두 소은정의 상대가 되지는 못했다. 소은정과 실력을 견줄수 있는 사람은 고작 두, 세 명 정도였다.빠르게, 사람은 파란팀 세 명 붉은팀 두 명밖에 남지 않게 되었다.다들 수준이 비슷했다.다들 똑같은 옷을 입고 있어서 누가 누군지 분간하기 힘들었다. 붉은 팀에는 두 명이 억지로 버티고 있어서 조금 힘들어 보였다.하지만 그중 몸이 좀 약한 사람은 엄청난 속도를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빠르게 다른 팀원에게 달려간 후 몇 마디 말을 나누었다. 이내 두 사람은 빠르게 분산되었다.소은정은 조용히 상대 팀의 뒤에 다가갔다. 그녀는 적들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특별히 총을 쓰지 않았다. 그녀는 가볍게 그의 몸에 올라타더니 단번에 입을 막아 그의 목에 초크를 걸어버
아직 몇 걸음 걷지도 않았는데 박수혁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좀 화가 났다.두 라운드 모두 소은정의 놀음에 당해버리고 말았다.그녀는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며 변명했지만 아무도 그녀의 말을 믿지 않았다!박수혁은 원망이 가득 찬 눈빛으로 소은정을 쳐다보았다.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치자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그만 자리를 떠나고 말았다. 무슨 일이라도 일어날 것만 같았다.소은정도 무리를 따라가려는 그때, 박수혁이 그녀를 낚아챘다."너 일부러 그런 거야?"박수혁은 어두운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햇빛 아래, 그의 눈동자에서는 빛이 반짝이고 있었다. 그의 눈동자는 무척이나 깊고 쓸쓸했다. 당장이라도 폭풍이 일 것 같은 느낌이었다."왜? 인정 못하겠어?"소은정은 차갑게 냉소했다. 그녀는 일부러 그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었다. 그녀는 이 상황이 조금은 지루했다.그녀는 두 번이나 박수혁을 이겼다. 승패는 이미 나누어졌다.'내가 이기게 해줄게.' 그건 소은정에게 필요 없는 말이었다.박수혁은 낮게 웃었다. "인정할게."내가 널 너무 쉽게 봤어!박수혁은 한 번도 져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소은정을 만난 후부터 자꾸 처참하게 지게 된다.소은정은 고개를 들어 박수혁을 쳐다보았다. 그녀의 시선은 담담했고 말투는 무척이나 게을렀다. "너 오늘 헛걸음하게 됐네. 여기 서 있다가 햇볕에 타지 말고 가서 쉬기나 해!"박수혁은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너무 화가 났다!소은정이 막 자리를 떠나려는데 박수혁이 손을 뻗어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기뻐하기에는 일러. 아직 한 판 더 남았어." 그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는 꼭 이겨야만 했다!세 판이나 진다면 그는 소은정의 앞에서 고개를 들지 못하게 될 것이다!내 자존심이 걸린 문제야!소은정은 차갑게 웃더니 난폭하게 그의 손을 털어내며 전장으로 뛰어 들어갔다.박수혁은 눈썹을 들썩이며 손을 거두었다. 그는 웃으며 그녀의 뒷모습을 지켜보았다.그의 눈동자에는 사악함과 은근한 승부욕이 차오르고
박수혁과 소은호는 파란 팀의 일원이었다. 이번 라운드는 빨간 팀에게 불리한 싸움이었다.하지만 소은정의 목표는 단 한 사람뿐이었다. 박수혁.바람이 불기 시작했다.귓가에는 바람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발걸음 소리와 뜀박질 소리가 섞여서인지 더더욱 분간이 어려웠다.소은정은 조용히 구석에 숨어 조용히 파란 팀 팀원 두 명을 처리했다.하지만 그녀의 팀원들도 네 명이나 탈락하고 말았다.한바탕 격렬한 전투 끝에 역시나 소은정이 혼자 살아남고 말았다.하지만 파란 팀에는 아직 박수혁과 소은호가 남아있었다.소은정은 잠시 고민에 빠졌다. 그녀는 시선을 교란시키기 위해 몸에 있는 빨간색 배지를 바닥에 던져버렸다.바로 숲 입구에 파란 팀이 그녀를 찾고 있었다. 박수혁인지 소은호인지는 모르겠지만.소은호는 조용히 그들에게 다가가고 있었다.막 그의 등을 공격하려는 그때, 허리가 차가워지더니 등골에 한기가 돌기 시작했다.박수혁은 입꼬리를 올리더니 한 손으로 등 뒤에 있는 소은정의 손을 제압해 그녀를 품 안으로 끌어안았다.그는 그녀가 반항하지 못하게 막고 싶었다.소은정은 어두운 얼굴로 발버둥 치고 있었다.이 자식이 어디서 이 기회에 실속을 차리려고?"움직이지 마. 사람들이 보겠어." 그가 목소리를 낮게 깔았다."이거 놔.""이번이 두 번째야. 소은정, 조심해야겠어."그의 목소리는 무척이나 허스키했다. 두 사람의 거리는 무척이나 가까웠고 그의 목소리는 조금 위험했다.그는 우세를 가지고 있었다.평소에 그는 그녀를 조금씩 봐주고 있었다. 그녀를 위해서라면 체면이 조금 깎여도 상관없었다.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그가 한 다짐을 봐서라도 기필코 이겨야 했다!소은정은 온몸의 피가 거꾸로 솟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박수혁이 자신의 몸을 내려놓는 순간 그녀는 무기를 들었다. 하지만 고작 몇초 사이에 그는 소리소문없이 사라지고 말았다.소은정은 숨을 깊게 들이쉬고는 바로 은밀한 곳에 몸을 숨겼다.이미 탈락한 팀원들은 방금 그 장면을 똑똑히 지켜보고 있었다. "
자리에 남은 소은정과 박수혁은 5메터 남짓한 거리를 두고 서 있었다.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치더니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무기를 잡아들기 시작했다.“퍽- 퍽-“ 두 번의 총소리가 울려 퍼졌다.그냥 소리만 울려 퍼질 뿐이었다.바람은 여전히 쌩쌩 불고 있었다.아무도 총알에 맞지 않았다.소은정은 앞구르기를 한번 하더니 다시 커다란 나무 뒤에 숨어버렸다. 그녀는 자신의 숨을 가다듬고 있었다.박수혁도 빠르게 수풀 사이로 숨어버렸다.그의 속도는 소은정보다 빨랐다. 그는 소은정이 숨을 가다듬기도 전에 기세를 타 그녀의 등을 기습했다. 그의 총이 그녀의 등 뒤에 닿으려던 찰나, 그녀도 그의 배에 총구를 갖다 댔다.예상 못했는지 박수혁의 눈에는 당혹감이 가득 찼다.그는 전문가였다. 하지만 그녀는 전문가인 자신보다 한 수 더 높았다.두 사람은 서로 봐줄 생각이 없었다.소은정은 그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다시 말해봐. 누가 이겼어?"그녀는 경계를 풀며 그에게 물었다. 그녀는 그의 대답이 듣고 싶었다.박수혁은 입꼬리를 씩 올리더니 그녀가 긴장을 늦춘 틈을 타 자신의 배를 향하고 있던 총구를 순식간에 치워버렸다. 그는 손목을 돌리더니 소은정의 총으로 그녀를 가둬버리고는 긴 다리로 그녀의 다리를 압박하며 그녀가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순간 소은정은 깜짝 놀라버렸다. 지금 이걸 기습이라고 하는 건가?그녀는 강했다. 하지만 아직은 힘이 아직 모자랐다.눈 깜짝할 사이에 판이 뒤집혀 버렸다.그의 얼굴은 무척이나 가까웠다. 그의 눈동자에는 아직 지워지지 못한 야성미와 예리함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 사실이 소은정을 조금 놀라게 만들었다.하지만 빠르게, 그의 눈에 웃음기와 거만함이 가득 찼다.그는 그녀의 귓가에 다가가더니 그녀의 새하얀 피부를 바라보며 눈동자를 드리웠다."소은정, 이번이 세 번째야. 내가 이겼어." 그의 목소리는 무척이나 허스키했다.소은정은 그에게 욕을 퍼붓고 싶었다. 그는 무척이나 비겁했다. 감히 기습으로 공격하다니!하지만 앞선 두 판
오랜만에 만난 두 사람은 서로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다.문준서는 그녀의 눈물을 보고 죄책감에 얼굴을 들 수 없었다.새봄이가 점차 울음이 잦아들자 그는 고개를 숙이고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었다.새봄이는 길게 심호흡하고 감정을 식혔다.준서에게는 묻고 싶은 게 정말 많았다.문준서는 울어서 빨갛게 부은 새봄이의 눈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커피 계속 마실 거야? 안 마실 거면 우리 집에 올래? 내가 맛있는 커피 만들어 줄게!”새봄이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준서는 소녀의 손을 잡고 핸드백을 챙긴 뒤, 밖으로 나갔다.커피숍 직원들마저 잘 어울리는 한 쌍이라고 부러운 눈빛을 보냈다.새봄이는 그와 손을 잡고 걷고 있자 저도 모르게 가슴이 설레었다.어릴 때는 항상 손을 잡고 다녔는데 지금은 어딘가 어색했다.어린 문준서는 항상 새봄이를 우선으로 생각했는데 지금도 그럴까?문준서는 소녀가 기억하는 어린 준서가 아니었다. 그의 거대한 뒷모습은 왠지 모를 안정감을 주었다.문준서가 웃으며 소녀에게 물었다.“뭘 그렇게 뚫어지게 봐?”“키 몇이야?”“192, 만족해?”새봄이는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끼며 고개를 돌렸다.“내가 키 큰 사람 별로라고 하면 뼈라도 깎을 거야?”문준서는 웃으며 소녀의 손을 잡아끌었다.“응. 네가 집도해.”새봄이도 덩달아 웃었다.10여 년을 떨어져 지내다 보니 처음에는 정말 보고 싶었지만 점차 감정은 옅어져 갔다. 매번 부모님에게 준서의 안부를 물을 때면 그들은 머리만 흔들었다.그 뒤로 새봄이는 더 이상 준서를 찾지 않았다.말없이 사라진 그를 원망한 적도 있었다.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그가 해외에서 무사히 지냈으면 하는 바람이 더 컸던 것 같았다.문준서는 길가에 세워진 스포츠카로 다가갔다.차도 주인을 닮아 검은색으로 차분하고 화려하지 않은 디자인이었다.처음 그와 눈이 마주쳤을 때, 새봄이는 그가 문준서라는 것을 한눈에 알아보았다. 티없이 맑고 순수했던 눈동자는 어릴 때와 비교해 변한 게 전혀 없었다.하지만 소녀
새봄이가 떠난 뒤로 전동하는 한숨을 달고 살았다. 옆에서 지켜보는 소은정은 어이가 없었다.학교 생활은 생각했던 것보다 따분하지 않았다.어릴 때부터 곱게 자란 새봄이지만 거만하지 않고 성격이 활발했기에 많은 친구를 사귀었다.아이는 가끔 친구들을 집에 초대해서 파티를 벌였다.그리고 혼자 있는 시간도 충분히 즐겼다.가끔 센 강변에 가서 산책도 하고 석양을 감상하며 오리에게 먹이를 주기도 했다.그런데 가끔 혼자 있을 때면 누군가가 지켜보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하지만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 주변에 수시로 경호원들이 지키고 있었기 때문이다.새봄이는 아이스크림을 들고 홀로 석양 아래에서 산책을 즐겼다. 손에는 엄마를 위해 준비한 선물인 한정판 명품백이 들려 있었다.이목구비가 화려한 동양소녀가 길을 걷고 있자 무수히 많은 시선들이 따라다녔다.하지만 프랑스의 치안은 별로 좋지 못했다.새봄이가 아이스크림을 먹는 사이 녹색 트레이닝복을 입은 남자가 소녀의 핸드백을 가로채서 사람들 틈으로 도주했다.놀란 새봄이는 다급히 남자의 뒤를 따라가며 소리쳤다.“도둑이야!”안타깝게도 유럽에서 비슷한 사건은 비일비재하게 벌어졌다.아무도 핸드백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싶지 않아했다.새봄이는 자신이 안전하다는 것을 알기에 끝까지 남자를 쫓아갔다.수염이 덥수룩한 남자는 뒤를 돌아보며 뭐라고 욕설을 지껄이더니 골목으로 진입했다.새봄이가 쫓아갔을 때, 남자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소녀가 망연자실한 얼굴로 서 있을 때, 갑자기 옆 골목에서 사람이 튀어나왔다.남자는 바로 새봄이의 목을 노리고 달려들었지만 손이 소녀에게 닿기도 전에 누군가가 달려와서 남자를 걷어찼다.새봄이는 겁에 질린 얼굴로 뒤를 돌아보았다.훤칠하고 잘생긴 동양인 남자가 등 뒤에 서 있었다.어딘가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가 새봄이의 앞으로 다가갔다.그에게서 익숙한 우드향이 풍겼다.그는 천천히 소녀를 향해 손을 뻗었다. 손가락이 가늘고 예쁜 손이었다.녹색 트레이닝복을 입은 강
전동하는 그날 밤 새봄이에게 해외유학 얘기를 꺼냈다.새봄이는 고민도 해보지 않고 바로 동의했다.어디에 가고 싶냐고 물었더니 프랑스만 제외하고 아무데나 괜찮다고 했다.전동하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준서 때문에 프랑스에 가기 싫은 거야?”새봄이가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걔가 누군데? 하나도 기억 안 나! 걔 얘기하지 마!”아이는 억울함을 토로했다.줄곧 아이의 옆을 지켜주던 오빠는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마치 꿈을 꾼 것 같았다.더 이상 아이의 뒤꽁무니를 따라다니던 오빠는 없었다.아이는 준서가 보고 싶었지만 준서는 떠날 때 편지 한장 남기지 않았다.전동하는 안쓰러운 표정으로 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새봄이도 이제 컸잖아. 준서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어. 연락이 없던 것도 그럴만한 사정이 있어서였어. 나중에 준서 만나도 너무 준서를 욕하지 마.”새봄이는 고집스럽게 고개를 돌려버렸다.부모의 사랑만 받고 자란 아이는 갑작스러운 이별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가끔 딸이 울기라도 하면 전동하는 항상 달려와서 딸을 위로해 주었다.태어날 때부터 다이아수저를 물고 태어난 아이는 누구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었다.그런데 어느 날 오빠가 보고 싶었던 아이가 준서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없는 번호라고 나왔다.아이는 버려진 느낌을 받았다.출국이 결정되었으니 전동하는 아이가 다닐 학교를 알아보았다.결국 새봄이는 유럽을 선택했다.마치 누군가가 거기서 자신을 기다리는 것처럼.떠나기 전, 아이는 일곱 남자친구와 작별인사를 나누었다.아이가 출국하는 날, 온가족이 나와서 새봄이를 배웅햇다.새봄이는 딱히 슬프거나 아쉬운 티를 내지 않았다. 마치 부모님 손을 잡고 해외여행을 가는 것처럼 자연스러웠다.아이는 활짝 웃으면서 가족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전동하와 소은정은 영지까지 데리고 같이 프랑스로 출국하기로 했다.일가족이 탑승수속을 마치고 돌아서는데 뒤에서 급박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새봄아!”고개를 돌리자 하얗게 질린 얼굴로 허겁지겁 이쪽
눈 깜짝할 사이에 새봄이는 어엿한 숙녀로 자라났다.고등학교에 들어가자마자 그녀에게는 남자친구가 생겼다.새봄이는 집으로 돌아와서 이 소식을 소은정에게 알렸다.소은정은 딱히 말리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어렸을 때 이런저런 경험을 다 해보는 게 아이에게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그리고 새봄이가 진심일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하지만 이 사실을 알게 된 전동하는 밤새 잠을 이룰 수 없었다.그는 아이와 대화를 나눠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새봄이의 반응은 시큰둥했다.“친구들이 다들 남자친구를 사귀는데 나만 솔로면 유행에 뒤떨어지잖아. 그래서 만나보기로 했어. 그리고 너무 이른 나이도 아니잖아! 중학교 때부터 연애하는 애들도 많다고!”전동하는 인내심 있게 아이를 타일렀다.“그래도 넌 아직 너무 어려. 밖으로 나가 사람들과 더 많이 접촉해 보면 알게 될 거야. 남자는 다 믿을 놈이 못 돼….”“그럼 엄마가 아빠를 만난 것도 사랑에 눈이 멀어서 만난 거겠네?”어릴 때부터 말싸움에는 절대 지지 않던 새봄이는 미소가 소은정을 닮은 예쁘고 사랑스러운 소녀로 성장했다.그리고 총기 있는 눈동자와 말빨, 그리고 큰 키는 전동하를 많이 닮았다.소은정은 어디 하나 빠지지 않는 딸이 나중에 남자 여럿을 울릴 거라는 것을 알기에 아이에게는 사랑을 하면 꼭 아빠랑 엄마처럼 서로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라고 강조했다.새봄이는 전동하가 말이 없자 달려가서 그의 팔짱을 꼈다.“아빠, 걱정하지 마. 그냥 연애는 어떤 느낌인가 궁금해서 해보는 거야.”“그래서 그 남자친구는… 어떤 사람이야?”“어느 남자친구를 말하는 거야?”전동하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물었다.“몇이나 사귀었는데?”“다른 애들은 다 한명하고만 사귀는데 난 다른 애들 따라하기 싫어. 그래서 하루에 한 명, 일주일에 일곱 명이야! 주일을 정해서 따로 만나!”새봄이가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전동하는 입을 뻐금거리며 한참을 말을 잇지 못했다.그래도 다행인 건 사랑에 깊이 빠지는 스타일은 아니라는 점이랄까.
다른 CCTV에서 정황이 포착되었다. 직원이 그쪽으로 다가가다가 발을 헛디디며 하마터면 술잔을 쏟을 뻔한 정황이었는데 그때 잔을 안쪽으로 옮기며 위치가 바뀐 것 같았다.독극물 검사결과도 나왔다.청산가리였다.심청하의 몸에서 나온 독극물과 약병에 있던 독극물 성분이 일치했다.살인을 계획했던 심청하가 제 꾀에 당한 상황이었다.아마 그녀는 죽을 때까지 어디서 문제가 생겼는지 몰랐을 것이다.형사들은 밤을 새워 CCTV를 확인하면서 이 약병의 출처가 남유주의 큰어머니라는 사실을 밝혀냈다.그렇게 큰어머니가 경찰에 소환되었다.큰어머니는 숨김없이 사건의 경과를 진술했는데 심청하에게 협박을 당했다는 내용이었다.하지만 사람을 해치고 싶지 않아서 넘어지는 틈을 타 약병을 바닥에 버렸다고 했다.심청하가 포기를 못하고 스스로 행동에 옮기다가 제 꾀에 당했다는 말도 했다.형사가 인상을 찌푸리며 그녀에게 물었다.“그랬다는 증거 있나요?”“당연히 있죠.”큰어머니는 딸인 남연을 호출했다.“형사님이 묻는 대로 사실을 대답해! 떨지 말고!”남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핸드폰을 꺼냈다.그리고 차 안에서 심청하와 대화했던 녹음을 재생했다.“그 여자가 아빠랑 엄마를 죽이겠다며 협박했어요. 그 파티 초대장은 제가 거금을 주고 산 거예요. 우린 태한그룹 사모님과 친척관계에요. 평소에 왕래는 하지 않지만 사람을 죽이고 싶지는 않았다고요!”남연은 울음을 터뜨리며 말했다.“형사님, 제가 아는 건 다 얘기했어요.”형사는 그녀의 진술에서 이상한 점을 포착했다.“전에 남유주 씨를 해하려 한 적이 있죠?”“그래! 너도 직접 남유주를 죽이려고 했잖아? 그건 왜 쏙 빼고 말해?”녹음본에 담겼던 심청하의 목소리였다.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파일은 편집을 거치지 않았다.남연은 고개를 푹 숙이고 사실을 털어놓았다.“그것도 심청하가 협박해서 했어요. 하지만 언니 앞에서 이미 잘못을 인정했고 사과도 했어요. 언니는 저를 용서했고요.”형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건 박수혁 대표와
심청하는 한참 침묵하더니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무슨 방법을 쓰든 그 사람들과 걔를 만나게 해. 안 그러면 이 약은 네 부모님 배 속으로 들어갈 거야!”남연은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고개를 떨어뜨렸다.“알겠어요.”결국 그녀는 겁에 질린 얼굴로 명령을 받아들였다.며칠 뒤, 마침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오늘은 자선회가 열리는 날이었는데 박수혁은 남유주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그녀와 함께 자선회에 참석했다.그리고 자선회에서 많은 보석과 골동품을 구매하며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자선회가 끝나고 파티가 이어졌다.남연의 부모는 힘겹게 초대장을 입수했다.심청하는 파티홀에서 이어질 장면을 기대하고 있었다.하지만 남연의 부모는 뒤늦게 파티에 참석했고 그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파티가 다 끝난 뒤였다.심청하는 분노를 주체할 수 없었다.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음에는 언제가 될지 장담할 수 없었다.SC그룹에서는 지분 사건으로 그들을 물고늘어질 것이다.본사에서 움직이기 전에 남유주를 제거해야 했다.잠시 후, 남유주의 큰어머니는 사람이 없는 곳에 숨어들었다.그리고 약을 꺼내 술병에 쏟아넣으려고 했다.마침 취객이 그녀의 어깨를 부딪히고 지나가며 그녀가 바닥에 쓰러졌다.남유주 큰어머니가 고통에 신음을 흘리자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약병은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구석진 곳으로 굴러갔다.심청하는 싸늘한 눈빛으로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정말 뭐 하나 일을 제대로 하는 게 없는 일가족이었다.남유주의 큰아버지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 다급히 다가가서 아내의 손을 잡고 구급차를 호출했다.호텔에 미리 대기하고 있던 의료진이 달려왔고 큰어머니를 들것에 실어 병원으로 호송했다.심청하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사람들이 모두 흩어지고 그녀는 구석진 곳으로 가서 아무도 안 보는 틈을 타 약병을 손에 쥐었다.그리고 기회를 봐서 약을 와인에 쏟고 흔들었다.모든 게 끝난 뒤, 심청하는 손에 난 땀을 닦았다.이미 살인을 하기로 마음먹은 그녀였지만 직접 모든 일을 끝내고 나니
남유주는 미소를 지으며 소은정과 박수혁 사이를 스스럼없이 얘기했다.남유주는 지나간 둘의 과거를 신경 쓰지 않았다.박수혁은 소은정에게 다른 마음이 없었고 그들은 각자 다른 사람과 행복한 삶을 살기로 했다.소은정은 미소를 지으며 남유주가 건넨 상자를 열었다.안에는 팔찌가 있었다, 반짝이며 아름다운 화려한 목걸이의 모든 보석은 정교하게 다듬어져 있었고 본연의 미와 섬세함의 아름다움을 결합하는 느낌이 들게 했다.그녀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몇 년 동안 이런 것을 모으기를 좋아했는데... 고마워요, 진짜 마음에 들어요." 남유주는 화해의 의미로 소은정에게 팔찌를 건넸다.소은정은 미소를 지으며 팔찌를 착용했다."과거는 과거일 뿐이니 우린 서로 용서하는 게 어때요?"소은정은 머리를 끄덕였다. 그녀의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안타깝게도 난 어떤 선물도 준비하지 못했네요…"그녀는 가방에서 계약서를 꺼내고 남유주에게 건넸다.남유주는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서류 내용을 살펴보았다."이게 뭐예요?""원래는 소찬학의 주식이었지만 몇 년 전에 회사 소유로 되었어요. 아빠가 나이도 있고 해서 주식 대신 배당금을 주기로 했었어요, 근데 더는 그 사람의 것이 아니니까, 아빠가 유주 씨한테 넘기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우리가 주는 작은 선물이니까 받아줬으면 좋겠어요." 얼굴이 굳었던 남유주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계약서를 다시 내밀었다."전 받지 않을래요.""유주 씨, 이게 얼마나 큰 돈인지 몰라요? 술집을 사려고 했던 거 아니었어요? 이 돈으로 그 건물 같은 거 열 개는 살 수 있어요."소은정은 인내심을 가지고 설명했다.남유주는 웃음을 참고 머리를 흔들었다."이걸 받으면 소찬학이 내 생부라는 것을 인정하는 거잖아요, 끊을 수 없는 혈연관계를 받아들여야 하고, 내가 관여하지 않은 과거의 강탈과 억압을 직면해야 해요. 태어난 이래로 부모가 없는 존재로 살아왔고, 아직 그것을 원하지 않아요. 나의 아버지로 인정하고 싶지도 않고 소씨 가문과 혈연적인 관계가
거침없이 내뱉는 심청하의 태도에 소찬식이 얼굴이 어둡게 변했다.옆에서 듣고 있던 소은정이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소씨 가문의 주식은 애초에 저희 집안 거에요. 그리고 둘째 삼촌이 직접 주식을 그룹 소유로 돌리겠다고 서명까지 했어요. 자기는 주식 배당만 챙기겠다고, 회사를 떠난 지금 삼촌한테 배당금을 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여겨야죠. 이모가 한 계산은 너무 터무니없어요. 이 주식들은 재산 분할과 관련이 없어요. 설령 분할을 한다 해도, 먼저 그룹의 이익을 보호하는 게 우리의 원칙이고요."심청하는 얼굴이 이상하게 변했다."저는 어떻게 해요? 그이가 감옥에 가고, 우리는 손가락 빨면서 굶어 죽으라는 거예요? 주식을 전부 넘겨주세요, 그럼 더는 따지지 않을게요!" 그녀는 무례한 태도로 단호하게 앉아 있었다.소찬식의 표정이 음울하게 어두워졌다, 그는 복잡한 눈빛으로 그녀를 한번 쳐다보았다."그만 돌아가세요, 돌아가서 경찰 소식 기다리세요. 찬식이 회사 자금을 자기 돈처럼 써버렸고 수억 달러를 횡령했어요. 그럼에도 그룹이 이 돈에 대해 따지지 않는 것만으로도 고맙게 생각하세요. 어떻게 돈을, 주식을 요구할 수 있어요?" "나는 찬식 씨가 아니에요, 다른 사람들 사정은 모르겠고, 누가 날 어떻게 생각하든 관심없어요."그는 말을 마친 뒤 옆에 서 있는 집사에게 눈짓했다."손님을 내보내.""네."집사의 대답에, 심청하는 일어서서 조급하게 말했다. "아주버님, 그렇게 말씀하시지 마세요. 형제들끼리 어떻게 이렇게 매정하게 굴어요? 이 일을 언론에 알리면 어떻게 될지 저도 기대되네요, 아마 언론도 이 일에 엄청난 관심을 둘 것 같거든요!"소찬식의 표정은 신경질적으로 굳어졌다, 눈빛이 차갑고 어둡게 변했다.공기 안에는 침묵이 깔렸다.소은정은 갑작스럽게 직감했다. 심청하가 예전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것을 눈치챘다.하지만 그들은 타협할 수 없었다. 한 푼이라도 더 주면, 그녀는 주제 파악을 못 하고 더 달라고 요구할 것이다.그녀는 절대로 이번 한
심청하의 얼굴이 새파랗게 변했다."다 해봐야죠, 우선 믿을 만한 변호사를 찾아서 형량부터 줄여줘요."옆에서 듣고 있던 소은정이 참지 못하고 가볍게 웃으며 소리를 냈다.소은정이 입을 열었다."마침 잘 오셨어요, 우리도 지금 삼촌을 어떻게 구할지 토론하고 있었거든요!"심청하는 의아한 눈빛으로 소은정을 쳐다보았다. "그러면... 어떤 방법을 논의했는데?"전동하는 멋도 모르고 웃었다. 그는 소은정의 대답을 기다렸다.소은정은 청량한 목소리로 한숨을 쉬었다."사실 우리가 변호사를 찾아서 물어봤어요. 판결이 심하게 나면, 사형이 나올 수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어쨌든 두 사람을 죽인 거니까.그래도 방법이 있어요, 둘째 삼촌은 그때 혼인 상태였잖아요?법정에 나서서 전부 둘째 삼촌이 한 게 아니라고 증언하면 돼요. 삼촌은 줄곧 숙모랑 함께 있었고, 그런 일을 꾸밀 시간적 여유도 없었다고!"심청하는 갑자기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니 충격을 받은 표정으로 일어섰다."너... 나보고 거짓 증언을 하라는 거야, 말이 되니? 그거야말로 불법이야!"소은정은 차가운 눈빛으로 비웃었다."불법이라는 것도 알고 계셨네요? 근데 왜 저희 아버지한테 당당하게 그런 짓을 요구하는 거예요?"심청하는 그제야 자신이 소은정에게 당했다는 것을 깨달았다.화가 난 그녀의 얼굴이 붉어졌다."은정아, 너 말 이상하게 하는 구나, 내가 마음이 너무 급해서 나온 말을 꼬투리 잡는 거니? 그리고 너희 삼촌 아직 유죄 판결도 나지 않았어. 그러니까 우리가 조금 더 노력하면 돼."소은정은 눈썹을 찌푸렸다."그럼 혼자 잘 해보세요! 우린 응원이나 하고 있을게요!""너 지금 뭐하자는 거니?" 심청하는 화를 내며 소찬식을 바라보았다."진짜 이렇게 내버려두실 거예요?"소찬식의 눈빛이 어둡게 깔렸다."자기가 한 일에 대가를 치러야 하겠죠, 저희는 아무런 상관도 하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 제수씨도 저희를 그만 찾아오세요."심청하는 소찬식의 태도가 이렇게 차갑고 딱딱할 줄은 몰랐다.그녀는 잠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