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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7화 데리고 갈게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소은정은 갑자기 4년 전, 유럽의 거리를 떠올렸다.

테러리스트들이 던진 폭탄이 터지고 평화롭던 거리는 순식간에 지옥으로 변해버렸다. 무고한 시민들이 희생되던 그 순간, 소은정은 부모를 잃고 구석에서 울고 있는 여자아이를 구하기 위해 안전 가옥에서 뛰쳐나갔었다.

하지만 아이를 안은 순간, 테러리스트가 던진 폭탄이 굴러왔다. 몸을 피하기엔 이미 늦은 상황, 이렇게 죽는구나 싶어 눈을 꼭 감은 그때, 누군가 그녀와 여자아이의 몸을 감싸 안았다.

그것이 소은정과 박수혁의 첫 만남이었다.

군복 차림의 박수혁은 소은정과 여자아이가 무사한 걸 확인하고 바로 일어서 다시 다른 시민들을 구하기 시작했다.

폭파의 충격으로 등은 피로 물들었지만 흔들리지 않던 그의 눈빛... 생명의 은인을 향한 감격인지 살았다는 안도감인지 묘한 감정이 소은정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이 커다란 세상에서 이름조차 모르는 군인을 찾는 것이란 사막에서 바늘 찾기나 마찬가지인 일, 인연이라면, 운명이라면 어떻게든 다시 만나겠지라고 생각하던 그때, 두 번째 만남은 그녀가 예상도 하지 못한 순간 찾아왔다.

그곳은 바로 카지노의 지하 불법 격투장이었다. 수많은 남자들이 박수혁을 둘러싸고 있었다. 얼굴이 피투성이가 된 박수혁은 비틀거리며 겨우 일어서려 했지만 남자들의 공격에 또다시 쓰러지고 말았다.

아무리 누구 하나 정신을 잃을 때까지 싸우는 무법천지라지만 여러 명이서 단 한 명을 공격하는 건 듣도 보도 못한 일, 그 모습을 지켜보는 관객들도 불만이 가득한 표정이었지만 몰래 수군댈 뿐, 누구 하나 말리지 못했다.

그때 어둠 속에서 남자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러게 네가 뭔데 거기서 나서. 네가 뭐 슈퍼맨인 줄 알았어? 멍청한 자식.”

“그래. 지금 여기서 누군가 널 구해준다면 살려줄게. 뭐, 그럴 일은 없겠지만. 하하하!”

이것은 저번 테러에 실패한 테러리스트들의 복수였다. 누가 감히 나설 수 있을까? 테러리스트들은 낄낄대며 박수혁을 조롱했다.

하지만 다음 순간, 어둠 속에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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