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588화 거짓말이야

작가: 고기가 좋아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3-11-05 18:00:01
남유주의 말에 서재에는 침묵이 맴돌았다.

박수혁의 동공이 점점 더 커지기 시작했다.

그는 마음의 준비를 충분히 했고, 수많은 이유도 생각해 보았지만,그녀가 이런 질문을 할 줄 생각도 못 했다.

사랑.

두 사람 사이에 지금까지 사랑이라는 단어를 말해본 적 없었다.

사랑하냐고?

박수혁은 곰곰이 생각했다.

‘아마도 사랑이겠지. 아련한 마음도 즐거움도 모두 사랑일 거야.’

하지만 그는 감정의 노출과 전이를 최대한 피하려고 했다.

박수혁의 사랑, 사랑했던 여자. 과거에는 오직 한 여자, 소은정뿐이였다.

그런데 감히 자기가 이 사랑을 남유주에게로 전이했다고 인정할 수 있을까?

그는 혹시라도 이 모든 게 착각일까 봐, 후회할까 봐 두려웠다.

결혼과 이익은 이 감정과 별개이다.

그는 이 어두운 감정선을 터치하기 싫었다. 그래서 남유주에 대한 마음을 사랑이 아닌 호감이라고 결정지었다.

그녀에 대한 호감은 다른 여자에 대한 감정과 다르다.

그녀는 유일하게 소은정 외에 박수혁의 마음속으로 들어온 여자이다.

그런데 사랑?

사실 인정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곰곰이 생각하던 박수혁은 완벽한 답을 생각해 냈다.

그는 입꼬리를 올렸다. 희미한 불빛 아래서 그의 어두운 눈동자는 마치 끝없는 밤빛에 녹아드는 것 같았다.

입체적인 이목구비와 차가운 영기가 넘치는 표정, 하지만 오늘은 왠지 따뜻함과 다정함도 섞여 있었다.

“그럼.”

박수혁의 말에 남유주는 한쪽 입꼬리를 올렸다.

마치 비웃듯이.

그녀는 몸을 앞으로 숙이고 그의 얼굴 가까이 다가가 한 손을 박수혁의 얼굴에 가져갔다.

그녀는 부드러운 손길로 박수혁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차갑고 정교한 이목구비는 어떤 흠도 잡을 수 없었다.

하지만 눈동자의 어둠은 구름처럼, 안개처럼 흐릿했다. 이는 박수혁이 다른 사람에게 감정을 들키고 싶지 않을 때의 눈빛이다.

남유주는 그나마 박수혁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수혁 씨......”

그녀는 그저 세 글자를 내뱉을 뿐, 말을 이어가지 않았다.

그녀는 갑자기 벌떡 일어나 그의 옆으로 다가갔다.

박수혁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2589화 설명이 없습니다

    결혼식은 비록 성대하지만 조급하기도 하다.박수혁은 두 사람의 결혼식을 보름 뒤로 정했다.남유주는 박수혁이 분명히 취소할 수 있는데, 왜 이렇게 집착하는지 알 수 없었다.‘결혼식이 처음인가?’그녀는 여러 번 반대했지만,소용이 없었고, 그래서 아예 말을 아꼈다.장소는 유럽의 한 작은 섬으로 정했다.그곳의 경치는 말할 것도 없고 현지 특별한 식물 때문에 공기에도 달콤한 향이 물씬 풍겼다.하객은 모두 박수혁이 정했다.남유주 측은 와인바 직원만 초대했다.처음에 이 사실을 전해 들은 한수근은 마치 벼락을 맞은 것처럼 도무지 믿어지지 않았다.고급스러운 청첩장을 받았을 때, 그는 이 모든 게 꿈이라고 생각했다.남유주는 손님 접대 때문에 페이스를 유지하다가 얼굴에 쥐가 날 지경이었다.피곤한 박시준도 방에 숨어서 나가지 않았다.얼굴도 모르는 유치한 어린이들과 함께 노는 건 정말 시간 낭비이다.하지만 박수혁은 여유롭게 하객들과 인사를 나누었다.그야말로 신혼에 흠뻑 젖어 헤어 나올 수 없는 신랑의 모습이다.남유주는 이한석이 보내준 옷을 입고 호텔 방에서 차를 마셨다.밖은 깨끗하고 산뜻한 해변과 바다이다. 바닥의 돌멩이까지 매끄럽고 정교한 아름다운 풍경이다.박수혁은 돈도 많고 돈을 아끼지도 않는다.이 결혼식의 사치스러움은 남유주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그녀는 집사가 보내온 명세서를 보고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집사는 이내 명세서를 도로 가져갔다.혹시라도 그녀가 더 어지러울까 봐.그녀는 밖에서 오가는 낯선 하객들을 보았다. 보기에도 보통 신분이 아닌 것 같은 하객들은 아마 상업계의 거물들과 정치인들일 것이다.하지만 연예계 사람은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하긴, 박수혁의 결혼식에 연예인을 초대할 리가 있나. 이내 방문이 열리고 무거운 발소리가 들려왔다.“나와서 놀지 않을래? 시준이는?”남유주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머리를 돌려 피곤한 말투로 말했다.“박수혁 대표님, 당신 아들은 당신 결혼식을 위해 고작 4시간밖에 안 잤어요. 지금 피곤해서

    최신 업데이트 : 2023-11-05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2590화 기쁨, 공포

    남유주는 웃는 듯 마는 듯 고개를 들고 그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둘러봤다.그녀의 눈빛에 큰어머니는 미소가 굳어지더니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감정을 숨길 줄 모르는 남연의 얼굴에는 격한 감정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큰아버지는 더더욱 체면을 내려놓기 싫어 콧방귀를 뀌더니 드디어 입을 열었다.“적당히 해. 연이가 틀린 말 했어? 네가 인터넷에서 얼마나 욕먹고 있는데, 네가 남 씨가 아니었으면 박수혁 대표와 어울리기나 해?우리가 이만큼 손 내밀었으면 너도 넙죽 받을 줄 알아야지. 그깟 자존심 때문에 잘난 척하면서 상황 악화시키지 마.”호텔 방에는 정적이 흘렀다.남유주는 콧방귀를 뀌며 천천히 일어나 큰아버지를 훑어보았다.“제가 빚이라도 졌어요? 손 내밀면 넙죽 받게요?할아버지 유언장 잊으셨어요? 다이그룹은 큰아버지가 아닌 저한테 상속하신다고 하셨어요. 하지만 제가 포기했어요. 제가 남씨 가문과 관계를 끊겠다고 했어요.근데 제 허락도 없이 찾아오셨어요? 왜요, 회사 운영이 힘들어요?”큰아버지는 창피함에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으며 버럭 화를 내며 말했다.“너 스스로 포기해 놓고 왜 지금 와서 딴소리야? 게다가 회사가 네 손에 들어간다고 지금과 다를 것 같아? 아버지는 오랜 병으로 제정신이 아니셨어. 그러니까 그런 유언장을 쓰셨겠지.네가 잘나서 그렇게 된된 줄 알아? 이제 와서 후회해도 소용없어!”큰아버지는 남유주가 박수혁이라는 거물을 뒤에 업고 회사를 빼앗아 갈까 봐 두려웠다.‘그건 절대 안 되지!’그 말에 남유주는 피식 웃었다.‘역시 큰아버지는 할아버지의 깊은 뜻을 알 리가 없어.’그녀는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느긋하게 고개를 저었다.“걱정하지 마세요. 이미 준 건 다시 가져올 생각 없어요.”큰어머니는 한 걸음 앞서서 그녀의 손을 덥석 잡으며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유주야, 너도 남씨 가문 사람이고 우린 한 가족이야. 그런데 네 거 내 거가 어딨겠어. 게다가 넌 지금 태한그룹의 안주인이 되었으니 부족한 거 없잖아.너도 알다시피 다이그룹은

    최신 업데이트 : 2023-11-05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2591화 이제는 안 돼

    박수혁이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아니야. 저분들이 먼저 오시겠다고 했어. 친정 식구들이 한 명도 안 오면 보기가 안 좋으니까 당신 보고 싶다고 온 거야.”그는 이런 부분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그에게서 뭔가 뜯어낼 게 있지 않을까 하고 다가온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충분히 상대해 줄 자신이 있었다.하지만 남유주가 이렇게 큰 반감을 보일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그는 자신의 판단이 조금 후회가 되었다.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거절할걸.큰어머니는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다급히 두 사람의 눈치를 살폈다.“유주가 많이 피곤한가 보네요. 우린 밖에서 기다릴 테니 둘이 얘기해요.”남유주가 싸늘하게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말은 똑바로 할게요. 난 친정식구가 없어요. 다 죽었거든요. 이 사람들이 날 이용해서 무슨 짓을 하려는지는 당신이 가장 잘 알 거라고 생각해요. 박수혁 씨, 저 인간들에게 조금이라도 뭔가를 베푼다면 이 결혼 난 안 해요. 구청으로 가서 이혼수속 밟을 거예요. 결혼은 가문과 가문의 결합이라는 이상한 논리 펼치지 말라고 해요. 난 남씨 가문 핏줄도 아닌데 왜 두 번씩이나 이용당해야 해요?”그녀는 진심으로 화가 난 듯, 언성이 많이 높아져 있었다.말을 마친 남유주는 그대로 밖으로 나가버렸다.그녀는 큰아버지 일가의 반응이나 태도는 전혀 궁금하지 않았다.‘내가 그렇게 만만해?’남유주가 자리를 뜬 뒤, 남씨 가문 사람들은 조심스럽게 박수혁의 눈치를 살폈다.그들은 불안해지기 시작했다.박수혁은 넥타이를 풀며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집사람 기뻐하라고 만든 자리였는데 이렇게까지 반감을 가질 줄은 몰랐군요. 그렇다는 건 당신들이 여기 있어 봐야 아무런 쓸모가 없다는 얘기겠죠. 사람을 시켜 배웅할 테니 앞으로 다시는 우리 앞에 나타나지 마세요.”“박 대표님, 일방적으로 유주 말만 듣고 이러시면 안 돼요. 유주는 원래 어릴 때부터 성격이 이상했어요. 항상 가족들에게 이런 식으로 예의 없게 대했거든요. 하지만 그래도 가족인데 어떻게 왕래를

    최신 업데이트 : 2023-11-05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2592화 결혼식 전날

    박수혁이 다가가자 전동하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그를 반겨주었다.“박 대표, 축하해요!”그는 새봄이의 팔을 살짝 꼬집으며 재촉했다.“새봄이, 수혁 삼촌 결혼하시는데 축하해 드려야지!”새봄이가 생글생글 웃으며 박수혁에게 말했다.“삼촌, 결혼 축하해요!”박수혁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고마워.”소은호도 다가서며 그에게 악수를 청했다.“축하해, 박 대표. 남유주 씨도 축하해요.”남유주는 고개를 끄덕였다.소은정이 웃으며 말했다.“오빠, 사모님이라고 해야지. 남유주 씨가 뭐야?”소은호가 웃으며 말했다.“이런, 제가 실례를 범했네요. 사모님.”“결혼식이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이름을 부르는 게 맞죠.”남유주가 웃으며 대답했다.소은정도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래도 축하해요, 유주 씨. 하늘이도 오려고 했는데 임신 중이고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아서 비행기를 탈 수 없었어요. 그래서 은해 오빠랑 둘은 오지 못했는데 선물을 우리가 대신 가져왔어요.”남유주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정말요? 아직 임신한 거 축하도 못해줬는데!”소은정은 고개를 돌려 박수혁을 바라보며 말했다.“박 대표는 지금 보니까 인상이 많이 달라졌네. 역시 결혼이 좋아. 며칠 전에 인터넷에 기사가 떠돌 때는 보는 나도 민망했는데 말이야. 그대도 둘이 오해를 풀고 다 잘돼서 정말 다행이야!”전동하도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맞아요. 두 사람이 공개연인이 된 뒤로 난 너무 기뻐서 밤에 잠도 안 오더라고요. 두 사람 결혼식에 오기 위해 미팅도 미루고 날아왔지 뭐예요. 선물도 가져왔는데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군요.”말을 마친 그는 남유주를 바라보며 말했다.“사모님, 박 대표는 성격이 별로 안 좋은데 그래도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 줘요. 둘이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살다가 무슨 어려움이 있으면 저희한테 연락하시고요. 우린 친구니까요.”박수혁의 표정이 점점 싸늘해졌다. 그는 치미는 분노를 억지로 참고 있었다.소은정은 남편의 옷깃을 잡아당

    최신 업데이트 : 2023-11-06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2593화 그 남자의 변화

    가식적인 인삿말은 남유주의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였다.반면 박수혁은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그는 사람들이 아내를 칭찬할수록 기분이 좋았다.그렇게 또 한사람을 보내자 남유주의 입가에서 미소가 사라졌다.“난 좀 쉬러 가야겠어요. 당신 혼자 있을 수 있죠?”“나 혼자 버려두고 간다고? 의리는 지켜야지!”박수혁은 그녀의 허리를 꽉 끌어안으며 능청스럽게 말했다.그녀가 뭐라고 반박하려는데 박시준이 새봄이의 손을 잡고 안으로 들어왔다.“아빠, 저 새봄이랑 같이 프랑스에 가고 싶어요.박수혁은 인상을 확 찌푸렸다.“방금 뭐라고 했어?”“새봄이는 준서 만나러 프랑스에 간대요. 제가 길에서 새봄이 보살펴 줄 거예요!”박시준이 조심스럽게 말했다.박수혁은 눈을 가늘게 뜨고 아들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박시준이 만약 새봄이를 데리고 프랑스에 간다고 하면 전동하는 어떤 표정을 지을지 궁금했다.아마 미쳐 죽으려고 할 테지!결혼식을 그 녀석 때문에 망치고 싶지 않았다.“이 문제는 나중에 얘기하자.”그는 새봄이 앞에서 대놓고 거절할 수 없었기에 에둘러서 말했다.남유주는 이 기회를 틈타 박수혁의 손을 놓고 다가가서 새봄이의 손을 잡았다.“새봄아, 이모랑 엄마한테 가볼까?”새봄이는 활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아이는 생긋 웃으며 박시준에게 말했다.“시준 오빠, 오빠네 새엄마는 정말 좋은 사람 같아.”박시준의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남유주는 웃음을 터뜨리며 아이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갔다.박수혁은 그녀가 도망치는 걸 알면서도 막지는 않았다.남유주를 본 소은정이 웃으며 다가와서 새봄이의 얼굴을 살짝 꼬집었다.“누가 엄마한테 얘기도 하지 않고 막 돌아다니라고 했어? 아빠한테 이른다?”새봄이는 억울한 표정으로 입을 삐죽였다.“시준 오빠한테 인사하러 갔었단 말이야!”박시준은 다가가서 아이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아주고는 새봄이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이모, 새봄이랑 같이 저쪽에 가서 놀아도 될까요?”정원에는 모

    최신 업데이트 : 2023-11-06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2594화 진짜 프러포즈

    박수혁은 평소의 무뚝뚝한 표정을 버리고 입가에 가벼운 미소를 지은 채로 그녀에게 다가오고 있었다.그가 담담한 시선으로 소은정이 있는 쪽을 힐끗 바라보자, 소은정은 눈치 있게 옆으로 물러서더니 미리 준비한 물건을 그에게 건넸다.박수혁은 그것을 손에 소중히 받은 뒤,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한쪽 무릎을 꿇었다.남유주의 얼굴이 살짝 굳었다.갑자기 누군가가 소리쳤다.“저기 봐요. 드론이 이쪽으로 날아와요!”그녀도 그 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었다.별이 반짝이던 하늘에 무수히 많은 드론이 나타났다.그것들은 남자가 여자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형상을 하늘에 만들어냈다.여자가 입고 있는 치맛자락과 손가락까지 섬세하게 묘사한 드론 아트는 하늘에 거대한 장관을 만들어냈다.남유주의 가슴이 거칠게 요동치기 시작했다.귓가에 아무 소리도 들려오지 않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눈앞의 남자만 보였다.박수혁이 무릎을 꿇은 채로 그녀의 손을 가볍게 잡았을 때, 상공의 드론도 그들의 동작을 따라 변화를 이루었다.그녀는 큰 충격과 감동을 동시에 받았다.이제 그가 무얼 할지 모른다고 하면 그건 말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그가 소은정에게 반지를 맡겼다는 건 모두가 보는 앞에서 그들의 사랑을 증명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그는 이런 방식으로 진심을 전달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그녀가 신경 쓰던 것들은 소은정의 설득과 박수혁이 보여준 행동 때문에 완전히 사라졌다.진작에 그를 믿어줬어야 했던 게 아닐까?남유주는 거칠게 뛰는 심장을 주체할 수 없었다.박수혁이 무릎을 꿇은 채로 뭐라고 하는 듯했는데 그녀에게는 아무런 말도 들리지 않았다.하지만 그의 눈빛에 담긴 진심과 사랑이 그녀의 마음에 따뜻한 기운을 불어넣어 주었다.그녀는 모든 걸 내려놓고 한사람을 믿어주고 사랑해 주고 싶었다.그는 그럴 가치가 있는 사람이었다.남유주는 이 순간에 모든 의심을 내려놓았다.북받치는 감정이 그녀를 집어삼켰다.사람들의 환호와 축하 속에 박수혁은 천천히 그녀의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주었다.그녀가

    최신 업데이트 : 2023-11-06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2595화 범인은 누구인가

    박수혁은 담배를 입에 물고 생각에 잠겼다.며칠 전 보여줬던 밝은 모습과는 완전히 상반된 모습이었다.음침하고 냉철하며 진한 살기마저 느껴졌다.사람들은 호텔 구석구석을 다 돌아다녔지만 남유주의 모습을 찾을 수는 없었다.결국 그는 담배를 비벼끄고 호텔 지배인에게 시선을 돌렸다.“호텔에 비밀통로가 있나요?”지배인이 벌벌 떨며 대답했다.“그런 건 없습니다….”박수혁의 싸늘한 시선이 날아왔다.경호원이 달려와서 지배인의 정강이를 발로 걷어찼다.지배인은 낮은 신음을 흘리며 바닥에 주저앉았다.경호원이 그의 머리채를 잡아 바닥에 처박았다.박수혁은 다리를 꼬고 앉아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솔직히 얘기하고 내 아내한테 아무 일 없으면 이번 일은 그냥 넘어가 주지. 하지만 집사람이 사고를 당했다면 이 호텔 전체가 책임을 져야 할 거야.”지금의 박수혁은 인내심이 바닥난 상태였다.그는 상처 입은 맹수 같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지배인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식은땀을 흘렸다.“대표님, 제가 일부러 속이려던 건 아니었어요. 저도 이제 생각난 거고 예전에 대표님이 사람을 보내 고찰을 오셨을 때도 발견하지 못한 통로라서 말씀을 못 드린 겁니다.”“그러니까 지금 말하라고.”박수혁이 짜증스럽게 말했다.시간이 흐를수록 남유주의 신변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그는 그녀가 지금 어떤 처지에 처했을지 상상도 하기 싫었다.벌레가 심장을 물어뜯는 것처럼 쓰리고 아팠다.담당자가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옷방에 있는 옷장에 밖으로 통하는 통로가 하나 있습니다.”박수혁은 바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경호원도 지배인을 끌고 그를 따라 옷방으로 들어갔다.박수혁은 남유주가 쓰던 옷장 문을 열었다.아니나 다를까, 안에 작은 동굴 입구가 하나 나타났다.그 순간 그의 표정은 싸늘하게 식었고 온몸이 경직되었다.지배인이 말했다.“사모님께서 호기심에 들어가셨을 수도 있어요. 이 통로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으니깐요.”박수혁이 싸늘하게 말했다.“지금 들어가 보지.”경호원이

    최신 업데이트 : 2023-11-06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2596화 위기의 순간

    설마 며칠 째 어딘가에 숨어 있었단 말인가?남유주의 얼굴은 창백하게 질렸다. 원래 고소공포증이 있는데다가 공중에 매달려 왔다갔다 하는 유리 가림막과 입을 쩍 벌리고 자신을 기다리는 식인어를 보고 있자니 등골이 오싹했다.아득한 공포감에 그녀는 제대로 된 사고조차 할 수 없었다.남연은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으며 겁에 질린 그녀의 얼굴을 감상했다.그녀는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스위치가 있는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겁에 질린 남유주가 고개를 마구 흔들었다.하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팔다리가 모두 묶여 있었기에 그녀는 서 있는 것조차 힘들었다.남연은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았다.마치 영혼을 악마에게 빼앗긴 것처럼 온몸으로 악의를 뿜어대고 있었다.가림막이 사라지자 남유주는 그대로 물에 빠졌다.그녀는 모든 게 끝이라고 생각했다.사냥감을 발견한 식인어가 그녀를 향해 헤엄쳐 왔다.추락하던 순간, 남유주는 누군가가 달려오는 모습을 보았다.하지만 수영장으로 추락한 순간 외부의 모든 소리가 차단되고 숨이 막혀왔다.식인어 한마리가 달려들어 그녀의 발목을 물어뜯었다. 극심한 통증에 그녀는 온몸을 떨었다.다른 한 마리도 달려들어 그녀의 팔을 물어뜯었다.상처에서 피가 흘러 수영장 전체를 뻘겋게 물들였다.그녀는 온몸에 경련을 일으키며 점점 더 깊은 심연으로 빠져들었다.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식인어들은 맛있는 요리가 앞에 보이자 미친듯이 그녀에게 달려들었다.안으로 쳐들어온 박수혁은 눈앞에 펼쳐진 장면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남유주가 수영장으로 추락한 순간, 남연은 주체할 수 없는 쾌감을 느끼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하지만 박수혁이 안으로 들어오자 그녀의 얼굴에 당황함이 스쳤다.“박 대표님….”박수혁은 바로 달려들어 그녀의 가슴을 걷어찼다.바닥에 쓰러진 남연의 입가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그녀가 뭐라고 하기도 전에 박수혁이 수영장에 뛰어들었다.다른 경호원들이 달려와서 남연을 제압했다.일부는 박수혁을 도우려고 수영장에 뛰어들었다.박수혁이 여자를 품에

    최신 업데이트 : 2023-11-06

최신 챕터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2631화 행복한 결말

    오랜만에 만난 두 사람은 서로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다.문준서는 그녀의 눈물을 보고 죄책감에 얼굴을 들 수 없었다.새봄이가 점차 울음이 잦아들자 그는 고개를 숙이고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었다.새봄이는 길게 심호흡하고 감정을 식혔다.준서에게는 묻고 싶은 게 정말 많았다.문준서는 울어서 빨갛게 부은 새봄이의 눈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커피 계속 마실 거야? 안 마실 거면 우리 집에 올래? 내가 맛있는 커피 만들어 줄게!”새봄이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준서는 소녀의 손을 잡고 핸드백을 챙긴 뒤, 밖으로 나갔다.커피숍 직원들마저 잘 어울리는 한 쌍이라고 부러운 눈빛을 보냈다.새봄이는 그와 손을 잡고 걷고 있자 저도 모르게 가슴이 설레었다.어릴 때는 항상 손을 잡고 다녔는데 지금은 어딘가 어색했다.어린 문준서는 항상 새봄이를 우선으로 생각했는데 지금도 그럴까?문준서는 소녀가 기억하는 어린 준서가 아니었다. 그의 거대한 뒷모습은 왠지 모를 안정감을 주었다.문준서가 웃으며 소녀에게 물었다.“뭘 그렇게 뚫어지게 봐?”“키 몇이야?”“192, 만족해?”새봄이는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끼며 고개를 돌렸다.“내가 키 큰 사람 별로라고 하면 뼈라도 깎을 거야?”문준서는 웃으며 소녀의 손을 잡아끌었다.“응. 네가 집도해.”새봄이도 덩달아 웃었다.10여 년을 떨어져 지내다 보니 처음에는 정말 보고 싶었지만 점차 감정은 옅어져 갔다. 매번 부모님에게 준서의 안부를 물을 때면 그들은 머리만 흔들었다.그 뒤로 새봄이는 더 이상 준서를 찾지 않았다.말없이 사라진 그를 원망한 적도 있었다.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그가 해외에서 무사히 지냈으면 하는 바람이 더 컸던 것 같았다.문준서는 길가에 세워진 스포츠카로 다가갔다.차도 주인을 닮아 검은색으로 차분하고 화려하지 않은 디자인이었다.처음 그와 눈이 마주쳤을 때, 새봄이는 그가 문준서라는 것을 한눈에 알아보았다. 티없이 맑고 순수했던 눈동자는 어릴 때와 비교해 변한 게 전혀 없었다.하지만 소녀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2630화 새봄이와 준서

    새봄이가 떠난 뒤로 전동하는 한숨을 달고 살았다. 옆에서 지켜보는 소은정은 어이가 없었다.학교 생활은 생각했던 것보다 따분하지 않았다.어릴 때부터 곱게 자란 새봄이지만 거만하지 않고 성격이 활발했기에 많은 친구를 사귀었다.아이는 가끔 친구들을 집에 초대해서 파티를 벌였다.그리고 혼자 있는 시간도 충분히 즐겼다.가끔 센 강변에 가서 산책도 하고 석양을 감상하며 오리에게 먹이를 주기도 했다.그런데 가끔 혼자 있을 때면 누군가가 지켜보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하지만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 주변에 수시로 경호원들이 지키고 있었기 때문이다.새봄이는 아이스크림을 들고 홀로 석양 아래에서 산책을 즐겼다. 손에는 엄마를 위해 준비한 선물인 한정판 명품백이 들려 있었다.이목구비가 화려한 동양소녀가 길을 걷고 있자 무수히 많은 시선들이 따라다녔다.하지만 프랑스의 치안은 별로 좋지 못했다.새봄이가 아이스크림을 먹는 사이 녹색 트레이닝복을 입은 남자가 소녀의 핸드백을 가로채서 사람들 틈으로 도주했다.놀란 새봄이는 다급히 남자의 뒤를 따라가며 소리쳤다.“도둑이야!”안타깝게도 유럽에서 비슷한 사건은 비일비재하게 벌어졌다.아무도 핸드백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싶지 않아했다.새봄이는 자신이 안전하다는 것을 알기에 끝까지 남자를 쫓아갔다.수염이 덥수룩한 남자는 뒤를 돌아보며 뭐라고 욕설을 지껄이더니 골목으로 진입했다.새봄이가 쫓아갔을 때, 남자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소녀가 망연자실한 얼굴로 서 있을 때, 갑자기 옆 골목에서 사람이 튀어나왔다.남자는 바로 새봄이의 목을 노리고 달려들었지만 손이 소녀에게 닿기도 전에 누군가가 달려와서 남자를 걷어찼다.새봄이는 겁에 질린 얼굴로 뒤를 돌아보았다.훤칠하고 잘생긴 동양인 남자가 등 뒤에 서 있었다.어딘가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가 새봄이의 앞으로 다가갔다.그에게서 익숙한 우드향이 풍겼다.그는 천천히 소녀를 향해 손을 뻗었다. 손가락이 가늘고 예쁜 손이었다.녹색 트레이닝복을 입은 강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2629화 기억이 안 나

    전동하는 그날 밤 새봄이에게 해외유학 얘기를 꺼냈다.새봄이는 고민도 해보지 않고 바로 동의했다.어디에 가고 싶냐고 물었더니 프랑스만 제외하고 아무데나 괜찮다고 했다.전동하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준서 때문에 프랑스에 가기 싫은 거야?”새봄이가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걔가 누군데? 하나도 기억 안 나! 걔 얘기하지 마!”아이는 억울함을 토로했다.줄곧 아이의 옆을 지켜주던 오빠는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마치 꿈을 꾼 것 같았다.더 이상 아이의 뒤꽁무니를 따라다니던 오빠는 없었다.아이는 준서가 보고 싶었지만 준서는 떠날 때 편지 한장 남기지 않았다.전동하는 안쓰러운 표정으로 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새봄이도 이제 컸잖아. 준서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어. 연락이 없던 것도 그럴만한 사정이 있어서였어. 나중에 준서 만나도 너무 준서를 욕하지 마.”새봄이는 고집스럽게 고개를 돌려버렸다.부모의 사랑만 받고 자란 아이는 갑작스러운 이별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가끔 딸이 울기라도 하면 전동하는 항상 달려와서 딸을 위로해 주었다.태어날 때부터 다이아수저를 물고 태어난 아이는 누구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었다.그런데 어느 날 오빠가 보고 싶었던 아이가 준서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없는 번호라고 나왔다.아이는 버려진 느낌을 받았다.출국이 결정되었으니 전동하는 아이가 다닐 학교를 알아보았다.결국 새봄이는 유럽을 선택했다.마치 누군가가 거기서 자신을 기다리는 것처럼.떠나기 전, 아이는 일곱 남자친구와 작별인사를 나누었다.아이가 출국하는 날, 온가족이 나와서 새봄이를 배웅햇다.새봄이는 딱히 슬프거나 아쉬운 티를 내지 않았다. 마치 부모님 손을 잡고 해외여행을 가는 것처럼 자연스러웠다.아이는 활짝 웃으면서 가족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전동하와 소은정은 영지까지 데리고 같이 프랑스로 출국하기로 했다.일가족이 탑승수속을 마치고 돌아서는데 뒤에서 급박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새봄아!”고개를 돌리자 하얗게 질린 얼굴로 허겁지겁 이쪽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2628화 새봄이의 남자친구

    눈 깜짝할 사이에 새봄이는 어엿한 숙녀로 자라났다.고등학교에 들어가자마자 그녀에게는 남자친구가 생겼다.새봄이는 집으로 돌아와서 이 소식을 소은정에게 알렸다.소은정은 딱히 말리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어렸을 때 이런저런 경험을 다 해보는 게 아이에게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그리고 새봄이가 진심일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하지만 이 사실을 알게 된 전동하는 밤새 잠을 이룰 수 없었다.그는 아이와 대화를 나눠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새봄이의 반응은 시큰둥했다.“친구들이 다들 남자친구를 사귀는데 나만 솔로면 유행에 뒤떨어지잖아. 그래서 만나보기로 했어. 그리고 너무 이른 나이도 아니잖아! 중학교 때부터 연애하는 애들도 많다고!”전동하는 인내심 있게 아이를 타일렀다.“그래도 넌 아직 너무 어려. 밖으로 나가 사람들과 더 많이 접촉해 보면 알게 될 거야. 남자는 다 믿을 놈이 못 돼….”“그럼 엄마가 아빠를 만난 것도 사랑에 눈이 멀어서 만난 거겠네?”어릴 때부터 말싸움에는 절대 지지 않던 새봄이는 미소가 소은정을 닮은 예쁘고 사랑스러운 소녀로 성장했다.그리고 총기 있는 눈동자와 말빨, 그리고 큰 키는 전동하를 많이 닮았다.소은정은 어디 하나 빠지지 않는 딸이 나중에 남자 여럿을 울릴 거라는 것을 알기에 아이에게는 사랑을 하면 꼭 아빠랑 엄마처럼 서로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라고 강조했다.새봄이는 전동하가 말이 없자 달려가서 그의 팔짱을 꼈다.“아빠, 걱정하지 마. 그냥 연애는 어떤 느낌인가 궁금해서 해보는 거야.”“그래서 그 남자친구는… 어떤 사람이야?”“어느 남자친구를 말하는 거야?”전동하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물었다.“몇이나 사귀었는데?”“다른 애들은 다 한명하고만 사귀는데 난 다른 애들 따라하기 싫어. 그래서 하루에 한 명, 일주일에 일곱 명이야! 주일을 정해서 따로 만나!”새봄이가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전동하는 입을 뻐금거리며 한참을 말을 잇지 못했다.그래도 다행인 건 사랑에 깊이 빠지는 스타일은 아니라는 점이랄까.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2627화 사건의 결말

    다른 CCTV에서 정황이 포착되었다. 직원이 그쪽으로 다가가다가 발을 헛디디며 하마터면 술잔을 쏟을 뻔한 정황이었는데 그때 잔을 안쪽으로 옮기며 위치가 바뀐 것 같았다.독극물 검사결과도 나왔다.청산가리였다.심청하의 몸에서 나온 독극물과 약병에 있던 독극물 성분이 일치했다.살인을 계획했던 심청하가 제 꾀에 당한 상황이었다.아마 그녀는 죽을 때까지 어디서 문제가 생겼는지 몰랐을 것이다.형사들은 밤을 새워 CCTV를 확인하면서 이 약병의 출처가 남유주의 큰어머니라는 사실을 밝혀냈다.그렇게 큰어머니가 경찰에 소환되었다.큰어머니는 숨김없이 사건의 경과를 진술했는데 심청하에게 협박을 당했다는 내용이었다.하지만 사람을 해치고 싶지 않아서 넘어지는 틈을 타 약병을 바닥에 버렸다고 했다.심청하가 포기를 못하고 스스로 행동에 옮기다가 제 꾀에 당했다는 말도 했다.형사가 인상을 찌푸리며 그녀에게 물었다.“그랬다는 증거 있나요?”“당연히 있죠.”큰어머니는 딸인 남연을 호출했다.“형사님이 묻는 대로 사실을 대답해! 떨지 말고!”남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핸드폰을 꺼냈다.그리고 차 안에서 심청하와 대화했던 녹음을 재생했다.“그 여자가 아빠랑 엄마를 죽이겠다며 협박했어요. 그 파티 초대장은 제가 거금을 주고 산 거예요. 우린 태한그룹 사모님과 친척관계에요. 평소에 왕래는 하지 않지만 사람을 죽이고 싶지는 않았다고요!”남연은 울음을 터뜨리며 말했다.“형사님, 제가 아는 건 다 얘기했어요.”형사는 그녀의 진술에서 이상한 점을 포착했다.“전에 남유주 씨를 해하려 한 적이 있죠?”“그래! 너도 직접 남유주를 죽이려고 했잖아? 그건 왜 쏙 빼고 말해?”녹음본에 담겼던 심청하의 목소리였다.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파일은 편집을 거치지 않았다.남연은 고개를 푹 숙이고 사실을 털어놓았다.“그것도 심청하가 협박해서 했어요. 하지만 언니 앞에서 이미 잘못을 인정했고 사과도 했어요. 언니는 저를 용서했고요.”형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건 박수혁 대표와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2626화 사고

    심청하는 한참 침묵하더니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무슨 방법을 쓰든 그 사람들과 걔를 만나게 해. 안 그러면 이 약은 네 부모님 배 속으로 들어갈 거야!”남연은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고개를 떨어뜨렸다.“알겠어요.”결국 그녀는 겁에 질린 얼굴로 명령을 받아들였다.며칠 뒤, 마침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오늘은 자선회가 열리는 날이었는데 박수혁은 남유주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그녀와 함께 자선회에 참석했다.그리고 자선회에서 많은 보석과 골동품을 구매하며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자선회가 끝나고 파티가 이어졌다.남연의 부모는 힘겹게 초대장을 입수했다.심청하는 파티홀에서 이어질 장면을 기대하고 있었다.하지만 남연의 부모는 뒤늦게 파티에 참석했고 그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파티가 다 끝난 뒤였다.심청하는 분노를 주체할 수 없었다.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음에는 언제가 될지 장담할 수 없었다.SC그룹에서는 지분 사건으로 그들을 물고늘어질 것이다.본사에서 움직이기 전에 남유주를 제거해야 했다.잠시 후, 남유주의 큰어머니는 사람이 없는 곳에 숨어들었다.그리고 약을 꺼내 술병에 쏟아넣으려고 했다.마침 취객이 그녀의 어깨를 부딪히고 지나가며 그녀가 바닥에 쓰러졌다.남유주 큰어머니가 고통에 신음을 흘리자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약병은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구석진 곳으로 굴러갔다.심청하는 싸늘한 눈빛으로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정말 뭐 하나 일을 제대로 하는 게 없는 일가족이었다.남유주의 큰아버지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 다급히 다가가서 아내의 손을 잡고 구급차를 호출했다.호텔에 미리 대기하고 있던 의료진이 달려왔고 큰어머니를 들것에 실어 병원으로 호송했다.심청하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사람들이 모두 흩어지고 그녀는 구석진 곳으로 가서 아무도 안 보는 틈을 타 약병을 손에 쥐었다.그리고 기회를 봐서 약을 와인에 쏟고 흔들었다.모든 게 끝난 뒤, 심청하는 손에 난 땀을 닦았다.이미 살인을 하기로 마음먹은 그녀였지만 직접 모든 일을 끝내고 나니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2625화 그녀는 원하지 않았다

    남유주는 미소를 지으며 소은정과 박수혁 사이를 스스럼없이 얘기했다.남유주는 지나간 둘의 과거를 신경 쓰지 않았다.박수혁은 소은정에게 다른 마음이 없었고 그들은 각자 다른 사람과 행복한 삶을 살기로 했다.소은정은 미소를 지으며 남유주가 건넨 상자를 열었다.안에는 팔찌가 있었다, 반짝이며 아름다운 화려한 목걸이의 모든 보석은 정교하게 다듬어져 있었고 본연의 미와 섬세함의 아름다움을 결합하는 느낌이 들게 했다.그녀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몇 년 동안 이런 것을 모으기를 좋아했는데... 고마워요, 진짜 마음에 들어요." 남유주는 화해의 의미로 소은정에게 팔찌를 건넸다.소은정은 미소를 지으며 팔찌를 착용했다."과거는 과거일 뿐이니 우린 서로 용서하는 게 어때요?"소은정은 머리를 끄덕였다. 그녀의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안타깝게도 난 어떤 선물도 준비하지 못했네요…"그녀는 가방에서 계약서를 꺼내고 남유주에게 건넸다.남유주는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서류 내용을 살펴보았다."이게 뭐예요?""원래는 소찬학의 주식이었지만 몇 년 전에 회사 소유로 되었어요. 아빠가 나이도 있고 해서 주식 대신 배당금을 주기로 했었어요, 근데 더는 그 사람의 것이 아니니까, 아빠가 유주 씨한테 넘기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우리가 주는 작은 선물이니까 받아줬으면 좋겠어요." 얼굴이 굳었던 남유주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계약서를 다시 내밀었다."전 받지 않을래요.""유주 씨, 이게 얼마나 큰 돈인지 몰라요? 술집을 사려고 했던 거 아니었어요? 이 돈으로 그 건물 같은 거 열 개는 살 수 있어요."소은정은 인내심을 가지고 설명했다.남유주는 웃음을 참고 머리를 흔들었다."이걸 받으면 소찬학이 내 생부라는 것을 인정하는 거잖아요, 끊을 수 없는 혈연관계를 받아들여야 하고, 내가 관여하지 않은 과거의 강탈과 억압을 직면해야 해요. 태어난 이래로 부모가 없는 존재로 살아왔고, 아직 그것을 원하지 않아요. 나의 아버지로 인정하고 싶지도 않고 소씨 가문과 혈연적인 관계가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2624화 헛수고

    거침없이 내뱉는 심청하의 태도에 소찬식이 얼굴이 어둡게 변했다.옆에서 듣고 있던 소은정이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소씨 가문의 주식은 애초에 저희 집안 거에요. 그리고 둘째 삼촌이 직접 주식을 그룹 소유로 돌리겠다고 서명까지 했어요. 자기는 주식 배당만 챙기겠다고, 회사를 떠난 지금 삼촌한테 배당금을 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여겨야죠. 이모가 한 계산은 너무 터무니없어요. 이 주식들은 재산 분할과 관련이 없어요. 설령 분할을 한다 해도, 먼저 그룹의 이익을 보호하는 게 우리의 원칙이고요."심청하는 얼굴이 이상하게 변했다."저는 어떻게 해요? 그이가 감옥에 가고, 우리는 손가락 빨면서 굶어 죽으라는 거예요? 주식을 전부 넘겨주세요, 그럼 더는 따지지 않을게요!" 그녀는 무례한 태도로 단호하게 앉아 있었다.소찬식의 표정이 음울하게 어두워졌다, 그는 복잡한 눈빛으로 그녀를 한번 쳐다보았다."그만 돌아가세요, 돌아가서 경찰 소식 기다리세요. 찬식이 회사 자금을 자기 돈처럼 써버렸고 수억 달러를 횡령했어요. 그럼에도 그룹이 이 돈에 대해 따지지 않는 것만으로도 고맙게 생각하세요. 어떻게 돈을, 주식을 요구할 수 있어요?" "나는 찬식 씨가 아니에요, 다른 사람들 사정은 모르겠고, 누가 날 어떻게 생각하든 관심없어요."그는 말을 마친 뒤 옆에 서 있는 집사에게 눈짓했다."손님을 내보내.""네."집사의 대답에, 심청하는 일어서서 조급하게 말했다. "아주버님, 그렇게 말씀하시지 마세요. 형제들끼리 어떻게 이렇게 매정하게 굴어요? 이 일을 언론에 알리면 어떻게 될지 저도 기대되네요, 아마 언론도 이 일에 엄청난 관심을 둘 것 같거든요!"소찬식의 표정은 신경질적으로 굳어졌다, 눈빛이 차갑고 어둡게 변했다.공기 안에는 침묵이 깔렸다.소은정은 갑작스럽게 직감했다. 심청하가 예전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것을 눈치챘다.하지만 그들은 타협할 수 없었다. 한 푼이라도 더 주면, 그녀는 주제 파악을 못 하고 더 달라고 요구할 것이다.그녀는 절대로 이번 한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2623화 법을 잘 안다

    심청하의 얼굴이 새파랗게 변했다."다 해봐야죠, 우선 믿을 만한 변호사를 찾아서 형량부터 줄여줘요."옆에서 듣고 있던 소은정이 참지 못하고 가볍게 웃으며 소리를 냈다.소은정이 입을 열었다."마침 잘 오셨어요, 우리도 지금 삼촌을 어떻게 구할지 토론하고 있었거든요!"심청하는 의아한 눈빛으로 소은정을 쳐다보았다. "그러면... 어떤 방법을 논의했는데?"전동하는 멋도 모르고 웃었다. 그는 소은정의 대답을 기다렸다.소은정은 청량한 목소리로 한숨을 쉬었다."사실 우리가 변호사를 찾아서 물어봤어요. 판결이 심하게 나면, 사형이 나올 수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어쨌든 두 사람을 죽인 거니까.그래도 방법이 있어요, 둘째 삼촌은 그때 혼인 상태였잖아요?법정에 나서서 전부 둘째 삼촌이 한 게 아니라고 증언하면 돼요. 삼촌은 줄곧 숙모랑 함께 있었고, 그런 일을 꾸밀 시간적 여유도 없었다고!"심청하는 갑자기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니 충격을 받은 표정으로 일어섰다."너... 나보고 거짓 증언을 하라는 거야, 말이 되니? 그거야말로 불법이야!"소은정은 차가운 눈빛으로 비웃었다."불법이라는 것도 알고 계셨네요? 근데 왜 저희 아버지한테 당당하게 그런 짓을 요구하는 거예요?"심청하는 그제야 자신이 소은정에게 당했다는 것을 깨달았다.화가 난 그녀의 얼굴이 붉어졌다."은정아, 너 말 이상하게 하는 구나, 내가 마음이 너무 급해서 나온 말을 꼬투리 잡는 거니? 그리고 너희 삼촌 아직 유죄 판결도 나지 않았어. 그러니까 우리가 조금 더 노력하면 돼."소은정은 눈썹을 찌푸렸다."그럼 혼자 잘 해보세요! 우린 응원이나 하고 있을게요!""너 지금 뭐하자는 거니?" 심청하는 화를 내며 소찬식을 바라보았다."진짜 이렇게 내버려두실 거예요?"소찬식의 눈빛이 어둡게 깔렸다."자기가 한 일에 대가를 치러야 하겠죠, 저희는 아무런 상관도 하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 제수씨도 저희를 그만 찾아오세요."심청하는 소찬식의 태도가 이렇게 차갑고 딱딱할 줄은 몰랐다.그녀는 잠시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