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유주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박수혁은 입꼬리가 내려가더니 안색이 어두웠다. 그는 홍보팀 부장에게 나가라는 손짓을 했고 이내 홍보팀 부장은 사무실을 나섰다.아주 조심스럽게 문을 닫고.박수혁은 조마조마했지만 애써 침착하고 담담한 척했다.“유주야, 네 생각은 어때?”박수혁은 나지막하고 차분한 어조로 두 사람의 미래와 태한그룹의 미래가 걸린 물음을 제기했다.남유주는 고개를 돌려 박수혁과 눈을 마주치더니 차분하게 말했다.“나는 우리 사이에 선을 그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강지민의 일은 어떻게든 설명할 수 있어요. 우리의 관계를 끝낸다면 아무리 사람들이 믿지 않는다고 해도 이 모든 게 끝날 거예요. 시간이 모든 걸 해결해 주겠죠.”남유주는 담담한 어조로 마치 오래 생각한 듯 결론지었다.연예인도 아닌데 왜 굳이 해명해야 한단 말인가?해명이 뜻대로 안 되더라도 문제 될 건 없다.두 사람만 끝낸다면 사람들은 이 일을 차차 잊게 될 것이다.박수혁의 표정은 순식간에 어두워지면서 싸늘한 표정을 지었다.“무슨 뜻이야? 또 헤어지고 싶어? 대체 너한테 난 뭐야? 우리 감정이 소꿉놀이야?”박수혁은 갑자기 감정이 격해지며 화를 냈다.“인정하면 어때서? 남유주, 왜 인정하기 싫은 건데?난 기자들 앞에서 확실하게 얘기했어. 난 숨길 거 없다고. 넌 후회 돼?”‘재결합을 후회하는 거야?’자신감이 넘치던 박수혁은 순간 작아지기 시작하며 불안감이 엄습했다.하지만 애써 티 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남유주는 침묵했다.그리고 그윽한 눈길로 박수혁을 바라보았다.그녀는 왜 박수혁이 용기를 낸 지금, 도리어 자기가 움츠러드는지 알 수 없다.마음속에는 불안감이 항상 있는 것 같았다.처음에는 가질 수 없어도 모든 걸 원했지만, 지금은 그의 모든 것을 태연하게 받아들일 자신이 없다.그녀를 조용히 바라보는 박수혁의 눈동자는 어느새 빨갛게 물들었다.박수혁은 남유주에게 다가가 그녀를 품에 안고 한숨을 내쉬며 진심을 담아 말했다.“유주야, 우리 그냥 행복하면 안 될까? 내 옆
남유주는 미간을 찌푸리고 박수혁을 바라봤다.왠지 말려 들어간 것 같은 기분이었다.‘20년 30년에 비하면 10년이 확실히 짧긴 하네. 근데 10년 뒤면 난 어떤 모습일까? 폭삭 늙었을까? 아니면 외로운 아줌마가 되어 있을까?’남유주는 머릿속은 복잡해졌다.하지만 박수혁의 말이 맞는다. 그녀는 여전히 그와 함께 있다.현재로서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다른 선택지가 없는데 박수혁을 못 받아들일 이유가 뭐 있겠나?다른 남자와 비교했을 때, 박수혁은 부족함이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자기의 선택이 틀릴까 봐 너무 두려웠다.그녀의 머뭇거리는 모습에 박수혁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점차 눈빛이 맑아졌다.“계약서는 됐어. 우리 시간에 얽매이지 말자. 언젠가 정말 헤어지고 싶다면 이혼하면 되지.”그는 담담하게 웃었다. 남유주는 박수혁의 생각을 읽을 수 없었다.잠시 침묵이 흘렀다.남유주는 깊은 심호흡을 했다.“그래요. 결혼도 연애와 다름없어요. 좋으면 함께 하고, 싫으면 이혼하는 거죠, 뭐.”이제야 머릿속의 실타래가 풀린 듯, 그녀의 두려움도 사라졌다.‘세 번이든 네 번이든 모두 내 인생을 위해서 하는 정확한 선택이야.’고개를 들어 박수혁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이 아름답게 빛났다.“결혼해요, 우리. 수혁 씨 절대 후회하면 안 돼요. 결혼하고 나서 갑자기 이혼 통보한다면 나 위자료 엄청 많이 받아낼 거예요.”“그럼.”박수혁은 그제야 마음속의 안개가 점차 걷히고 햇빛이 스며드는 것을 느꼈다.뒤이어.두 사람은 다정하게 손을 맞잡고 사무실 문을 나섰다.이한석은 잠시 의아했지만,또 그럴듯했다.그러고 보니 더 이상하다.“대표님......”박수혁은 멈칫하더니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오후에 혼인신고 하러 갈 거니까 직원들 협조 제대로 시켜. 부정적인 뉴스 절대 내 눈에 보이게 해서는 안 돼.”이한석은 깜짝 놀란 표정으로 남유주를 바라보았다.남유주도 담담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수고하세요! 아까는 고마웠어요, 이 비서님!”이한석이 미소를 지었다
두 사람은 서로의 과거를 잘 알고 있기에 굳이 숨길 필요가 없었다.‘됐어, 두 번이든 세 번이든 다 비슷해.’이렇게 생각하니 무거웠던 마음도 훨씬 가벼워졌다.박수혁의 통화 내용으로만 들었을 때, 이 결혼식은 반드시 진행해야 한다!드디어 박수혁이 전화를 끊었다.남유주가 기회를 틈타 말했다.“결혼식 안 한다고 했잖아요? 근데 뭔 청첩장을 보내요?”박수혁은 멈칫하더니 눈썹을 치켜올리며 입을 열었다.“아니면 다들 내가 장난하는 줄 알아. 그깟 결혼식 하나 못 올리겠어? 다들 우리가 조용히 있길 바란다면 난 더 성대하게 할 거야.”박수혁은 남유주의 어깨를 감싸며 물었다.“어떤 결혼식을 원해? 얼마든지 성대하게 생각해도 좋아. 네가 원하는 대로 다 해줄 수 있어!”남유주는 담담하게 머리를 쓸어내렸다.“정말요?”“그럼, 말만 해.”박수혁은 자신만만하게 답했다.그녀가 어떤 결혼식을 원하든 받아들일 자신이 있었다.남유주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렇다면 난 우주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달에서 피로연 하고 싶은데. 가능하겠어요?”박수혁은 말문이 막혔다.차 안은 갑자기 쥐 죽은 듯이 고요해졌다.몇 초의 정적이 흐르고, 갑자기 기사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박수혁은 기사에게 날카로운 눈빛을 보냈다.차 안은 또다시 정적이 흘렀다.박수혁은 전화 받기를 포기했다.그는 어떻게 그녀에게 이 비현실적인 생각을 포기하라고 권할지 고민했다.하지만 남유주의 장난기 가득한 표정에 박수혁은 그제야 자신이 속았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는 마지못해 눈썹을 문지르며 고개를 숙이더니 피식 웃으며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박수혁은 그녀에게 자기가 얼마나 가슴이 뛰는지 알려주고 싶었다.박수혁은 즐거움을 숨길 수 없었다.하지만 남유주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이렇게 진지할 필요가 있을까? 이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하는 결혼인데?’플랫폼 통제가 잘 돼서 그런지 저녁이 되자 생방송이 가져온 부정적인 소식은 거의 볼 수 없었다.물론, 강지민의 개인 정보도 더는 찾아볼
남유주의 말에 서재에는 침묵이 맴돌았다.박수혁의 동공이 점점 더 커지기 시작했다.그는 마음의 준비를 충분히 했고, 수많은 이유도 생각해 보았지만,그녀가 이런 질문을 할 줄 생각도 못 했다.사랑.두 사람 사이에 지금까지 사랑이라는 단어를 말해본 적 없었다.사랑하냐고?박수혁은 곰곰이 생각했다.‘아마도 사랑이겠지. 아련한 마음도 즐거움도 모두 사랑일 거야.’하지만 그는 감정의 노출과 전이를 최대한 피하려고 했다.박수혁의 사랑, 사랑했던 여자. 과거에는 오직 한 여자, 소은정뿐이였다.그런데 감히 자기가 이 사랑을 남유주에게로 전이했다고 인정할 수 있을까?그는 혹시라도 이 모든 게 착각일까 봐, 후회할까 봐 두려웠다.결혼과 이익은 이 감정과 별개이다.그는 이 어두운 감정선을 터치하기 싫었다. 그래서 남유주에 대한 마음을 사랑이 아닌 호감이라고 결정지었다.그녀에 대한 호감은 다른 여자에 대한 감정과 다르다.그녀는 유일하게 소은정 외에 박수혁의 마음속으로 들어온 여자이다.그런데 사랑?사실 인정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곰곰이 생각하던 박수혁은 완벽한 답을 생각해 냈다.그는 입꼬리를 올렸다. 희미한 불빛 아래서 그의 어두운 눈동자는 마치 끝없는 밤빛에 녹아드는 것 같았다.입체적인 이목구비와 차가운 영기가 넘치는 표정, 하지만 오늘은 왠지 따뜻함과 다정함도 섞여 있었다.“그럼.”박수혁의 말에 남유주는 한쪽 입꼬리를 올렸다.마치 비웃듯이.그녀는 몸을 앞으로 숙이고 그의 얼굴 가까이 다가가 한 손을 박수혁의 얼굴에 가져갔다.그녀는 부드러운 손길로 박수혁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차갑고 정교한 이목구비는 어떤 흠도 잡을 수 없었다.하지만 눈동자의 어둠은 구름처럼, 안개처럼 흐릿했다. 이는 박수혁이 다른 사람에게 감정을 들키고 싶지 않을 때의 눈빛이다.남유주는 그나마 박수혁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수혁 씨......”그녀는 그저 세 글자를 내뱉을 뿐, 말을 이어가지 않았다.그녀는 갑자기 벌떡 일어나 그의 옆으로 다가갔다.박수혁은
결혼식은 비록 성대하지만 조급하기도 하다.박수혁은 두 사람의 결혼식을 보름 뒤로 정했다.남유주는 박수혁이 분명히 취소할 수 있는데, 왜 이렇게 집착하는지 알 수 없었다.‘결혼식이 처음인가?’그녀는 여러 번 반대했지만,소용이 없었고, 그래서 아예 말을 아꼈다.장소는 유럽의 한 작은 섬으로 정했다.그곳의 경치는 말할 것도 없고 현지 특별한 식물 때문에 공기에도 달콤한 향이 물씬 풍겼다.하객은 모두 박수혁이 정했다.남유주 측은 와인바 직원만 초대했다.처음에 이 사실을 전해 들은 한수근은 마치 벼락을 맞은 것처럼 도무지 믿어지지 않았다.고급스러운 청첩장을 받았을 때, 그는 이 모든 게 꿈이라고 생각했다.남유주는 손님 접대 때문에 페이스를 유지하다가 얼굴에 쥐가 날 지경이었다.피곤한 박시준도 방에 숨어서 나가지 않았다.얼굴도 모르는 유치한 어린이들과 함께 노는 건 정말 시간 낭비이다.하지만 박수혁은 여유롭게 하객들과 인사를 나누었다.그야말로 신혼에 흠뻑 젖어 헤어 나올 수 없는 신랑의 모습이다.남유주는 이한석이 보내준 옷을 입고 호텔 방에서 차를 마셨다.밖은 깨끗하고 산뜻한 해변과 바다이다. 바닥의 돌멩이까지 매끄럽고 정교한 아름다운 풍경이다.박수혁은 돈도 많고 돈을 아끼지도 않는다.이 결혼식의 사치스러움은 남유주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그녀는 집사가 보내온 명세서를 보고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집사는 이내 명세서를 도로 가져갔다.혹시라도 그녀가 더 어지러울까 봐.그녀는 밖에서 오가는 낯선 하객들을 보았다. 보기에도 보통 신분이 아닌 것 같은 하객들은 아마 상업계의 거물들과 정치인들일 것이다.하지만 연예계 사람은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하긴, 박수혁의 결혼식에 연예인을 초대할 리가 있나. 이내 방문이 열리고 무거운 발소리가 들려왔다.“나와서 놀지 않을래? 시준이는?”남유주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머리를 돌려 피곤한 말투로 말했다.“박수혁 대표님, 당신 아들은 당신 결혼식을 위해 고작 4시간밖에 안 잤어요. 지금 피곤해서
남유주는 웃는 듯 마는 듯 고개를 들고 그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둘러봤다.그녀의 눈빛에 큰어머니는 미소가 굳어지더니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감정을 숨길 줄 모르는 남연의 얼굴에는 격한 감정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큰아버지는 더더욱 체면을 내려놓기 싫어 콧방귀를 뀌더니 드디어 입을 열었다.“적당히 해. 연이가 틀린 말 했어? 네가 인터넷에서 얼마나 욕먹고 있는데, 네가 남 씨가 아니었으면 박수혁 대표와 어울리기나 해?우리가 이만큼 손 내밀었으면 너도 넙죽 받을 줄 알아야지. 그깟 자존심 때문에 잘난 척하면서 상황 악화시키지 마.”호텔 방에는 정적이 흘렀다.남유주는 콧방귀를 뀌며 천천히 일어나 큰아버지를 훑어보았다.“제가 빚이라도 졌어요? 손 내밀면 넙죽 받게요?할아버지 유언장 잊으셨어요? 다이그룹은 큰아버지가 아닌 저한테 상속하신다고 하셨어요. 하지만 제가 포기했어요. 제가 남씨 가문과 관계를 끊겠다고 했어요.근데 제 허락도 없이 찾아오셨어요? 왜요, 회사 운영이 힘들어요?”큰아버지는 창피함에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으며 버럭 화를 내며 말했다.“너 스스로 포기해 놓고 왜 지금 와서 딴소리야? 게다가 회사가 네 손에 들어간다고 지금과 다를 것 같아? 아버지는 오랜 병으로 제정신이 아니셨어. 그러니까 그런 유언장을 쓰셨겠지.네가 잘나서 그렇게 된된 줄 알아? 이제 와서 후회해도 소용없어!”큰아버지는 남유주가 박수혁이라는 거물을 뒤에 업고 회사를 빼앗아 갈까 봐 두려웠다.‘그건 절대 안 되지!’그 말에 남유주는 피식 웃었다.‘역시 큰아버지는 할아버지의 깊은 뜻을 알 리가 없어.’그녀는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느긋하게 고개를 저었다.“걱정하지 마세요. 이미 준 건 다시 가져올 생각 없어요.”큰어머니는 한 걸음 앞서서 그녀의 손을 덥석 잡으며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유주야, 너도 남씨 가문 사람이고 우린 한 가족이야. 그런데 네 거 내 거가 어딨겠어. 게다가 넌 지금 태한그룹의 안주인이 되었으니 부족한 거 없잖아.너도 알다시피 다이그룹은
박수혁이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아니야. 저분들이 먼저 오시겠다고 했어. 친정 식구들이 한 명도 안 오면 보기가 안 좋으니까 당신 보고 싶다고 온 거야.”그는 이런 부분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그에게서 뭔가 뜯어낼 게 있지 않을까 하고 다가온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충분히 상대해 줄 자신이 있었다.하지만 남유주가 이렇게 큰 반감을 보일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그는 자신의 판단이 조금 후회가 되었다.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거절할걸.큰어머니는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다급히 두 사람의 눈치를 살폈다.“유주가 많이 피곤한가 보네요. 우린 밖에서 기다릴 테니 둘이 얘기해요.”남유주가 싸늘하게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말은 똑바로 할게요. 난 친정식구가 없어요. 다 죽었거든요. 이 사람들이 날 이용해서 무슨 짓을 하려는지는 당신이 가장 잘 알 거라고 생각해요. 박수혁 씨, 저 인간들에게 조금이라도 뭔가를 베푼다면 이 결혼 난 안 해요. 구청으로 가서 이혼수속 밟을 거예요. 결혼은 가문과 가문의 결합이라는 이상한 논리 펼치지 말라고 해요. 난 남씨 가문 핏줄도 아닌데 왜 두 번씩이나 이용당해야 해요?”그녀는 진심으로 화가 난 듯, 언성이 많이 높아져 있었다.말을 마친 남유주는 그대로 밖으로 나가버렸다.그녀는 큰아버지 일가의 반응이나 태도는 전혀 궁금하지 않았다.‘내가 그렇게 만만해?’남유주가 자리를 뜬 뒤, 남씨 가문 사람들은 조심스럽게 박수혁의 눈치를 살폈다.그들은 불안해지기 시작했다.박수혁은 넥타이를 풀며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집사람 기뻐하라고 만든 자리였는데 이렇게까지 반감을 가질 줄은 몰랐군요. 그렇다는 건 당신들이 여기 있어 봐야 아무런 쓸모가 없다는 얘기겠죠. 사람을 시켜 배웅할 테니 앞으로 다시는 우리 앞에 나타나지 마세요.”“박 대표님, 일방적으로 유주 말만 듣고 이러시면 안 돼요. 유주는 원래 어릴 때부터 성격이 이상했어요. 항상 가족들에게 이런 식으로 예의 없게 대했거든요. 하지만 그래도 가족인데 어떻게 왕래를
박수혁이 다가가자 전동하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그를 반겨주었다.“박 대표, 축하해요!”그는 새봄이의 팔을 살짝 꼬집으며 재촉했다.“새봄이, 수혁 삼촌 결혼하시는데 축하해 드려야지!”새봄이가 생글생글 웃으며 박수혁에게 말했다.“삼촌, 결혼 축하해요!”박수혁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고마워.”소은호도 다가서며 그에게 악수를 청했다.“축하해, 박 대표. 남유주 씨도 축하해요.”남유주는 고개를 끄덕였다.소은정이 웃으며 말했다.“오빠, 사모님이라고 해야지. 남유주 씨가 뭐야?”소은호가 웃으며 말했다.“이런, 제가 실례를 범했네요. 사모님.”“결혼식이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이름을 부르는 게 맞죠.”남유주가 웃으며 대답했다.소은정도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래도 축하해요, 유주 씨. 하늘이도 오려고 했는데 임신 중이고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아서 비행기를 탈 수 없었어요. 그래서 은해 오빠랑 둘은 오지 못했는데 선물을 우리가 대신 가져왔어요.”남유주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정말요? 아직 임신한 거 축하도 못해줬는데!”소은정은 고개를 돌려 박수혁을 바라보며 말했다.“박 대표는 지금 보니까 인상이 많이 달라졌네. 역시 결혼이 좋아. 며칠 전에 인터넷에 기사가 떠돌 때는 보는 나도 민망했는데 말이야. 그대도 둘이 오해를 풀고 다 잘돼서 정말 다행이야!”전동하도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맞아요. 두 사람이 공개연인이 된 뒤로 난 너무 기뻐서 밤에 잠도 안 오더라고요. 두 사람 결혼식에 오기 위해 미팅도 미루고 날아왔지 뭐예요. 선물도 가져왔는데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군요.”말을 마친 그는 남유주를 바라보며 말했다.“사모님, 박 대표는 성격이 별로 안 좋은데 그래도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 줘요. 둘이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살다가 무슨 어려움이 있으면 저희한테 연락하시고요. 우린 친구니까요.”박수혁의 표정이 점점 싸늘해졌다. 그는 치미는 분노를 억지로 참고 있었다.소은정은 남편의 옷깃을 잡아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