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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59화 나가리

남유주는 그대로 그의 팔짱을 끼고 곽 감독을 향해 도발적인 시선을 보냈다.

그 모습을 본 곽 감독의 얼굴이 하얗게 질리고 눈앞이 새카매졌다.

이렇게 되면 모든 게 헛수고였다!

“잠깐만요, 대표님. 다시 의논해 보시죠. 강지민 씨 동생을 돌려보내겠습니다. 원래 남유주 씨가 맡기로 했던 배역이니 당연히 유주 씨가 맡아야지요.”

그는 다급히 달려가서 박수혁의 앞을 가로막았다.

박수혁이 싸늘한 미소를 짓더니 아무런 감정도 담기지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

“내 돈을 어디에 투자할지는 내가 결정해. 곽 감독, 솔직히 말해 난 당신 작품에 별로 기대를 걸지 않았어. 어차피 이 드라마로 벌어들인 돈으로 내 여자에게 옷 한 벌 사줄 돈도 안 되니까. 그럼에도 투자를 결정했던 건 내 사람이 당신 작품에 출연하기로 되어 있었기 때문이야. 내가 한가해서 여기까지 온 줄 알았어?”

곽 감독의 체면은 안중에도 없는 말이었다.

남유주마저 그 말을 듣고 당황했다.

박수혁이 외부인 앞에서 당당하게 그들의 관계를 인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는 남유주의 손을 꽉 잡고는 싸늘하게 말했다.

“배역을 교체했으니 투자할 가치를 못 느낀 거지. 좋은 감독, 좋은 작품은 널렸어. 굳이 여기가 아니라도 상관없었다고.”

남유주는 그의 말투에서 거대한 분노를 느낄 수 있었다.

“대표님, 저는 두 분 관계를 몰랐어요. 그냥 손호영 씨가 친한 팬이라고 소개하기에 그런 줄로만 알았죠. 남유주 씨는 두 분이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했거든요.”

곽 감독이 억울한 표명으로 해명했지만 남유주는 점점 짜증이 치밀었다.

박수혁이 그녀의 팔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가자.”

그는 곽 감독의 해명을 들어줄 이유가 없었다.

이 멍청한 인간은 그까짓 여배우 체면 세워주려다가 큰돈을 잃은 격이었다.

남유주도 여기서 더 실랑이를 벌이고 싶지 않았다.

곽 감독의 뻔뻔함은 지난번에도 경험했기에 다시 경험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녀는 박수혁을 따라 차에 올랐다. 곽 감독이 뒤따라오며 뭐라고 지껄였지만, 경호원이 나서서 그를 멀리 밀쳐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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