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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3화 꼭두각시

이한석의 얘기를 듣고 있던 소은정의 표정이 점점 더 어두워졌다.

태한그룹, SC그룹을 비롯해 대한민국에서 나름 인지도가 있다 하는 기업들은 다들 세계 진출을 노리고 있다. 그리고 SC그룹에게 있어 가장 부족한 부분은 바로 최첨단 과학기술 분야.

소은호가 거금을 들이는 한이 있더라도 기업 소유의 실험실을 만들고 싶어하는 이유 또한 여기에 있었다. 천문학적인 자금, 기약없는 시간, 이 모든 걸 투자할 가치가 있는 게 바로 실험실 프로젝트였다.

그리고 이번 기회에 운 좋게 군수물자 프로젝트까지 따냈으니 더더욱 첨단 과학기술의 지지가 필요한 상황임은 분명했다.

소은정의 표정을 살피던 이한석이 입을 열었다.

“박 대표님이 직접 와서 얘기 나눌 수도 있겠지만... 그러면 대화할 기회도 안 주실 것 같아서요. 하지만 이번 기회 놓치지 않는 게 좋으실 겁니다.”

이한석의 말을 듣고 잠깐 고민하던 소은정이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솔직하게 말씀드릴게요. 솔직히 자꾸만 태한그룹 쪽에서 함정을 파고 있는 게 아닐까라는 의심이 듭니다. 그쪽들 목적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위약금을 무는 한이 있더라도 박수혁이 원하는대로 움직여주는 일은 없을 겁니다.”

너무나도 단호한 소은정의 태도에 이한석은 눈을 질끈 감더니 소파에 털썩 등을 기댔다.

“박수혁 대표님 때문에 저희와의 협력을 거절하시는 겁니까?”

그녀의 질문에 소은정이 싱긋 웃었다.

“저번에 박수혁이 귀국한 이유가 군수물자 프로젝트 때문이라고 했죠? 그런데 프로젝트가 우리 손에 들어왔네요? 솔직히 박수혁이 수를 쓴다면 충분히 저희에게서 프로젝트를 빼앗아갈 수도 있겠죠. 그런데 박수혁은 지금 전혀 그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어요. 박수혁 성격에 그대로 넘어갈 리는 없고.”

소은정의 말에 이한석이 미간을 찌푸렸다.

‘소은정 대표님도 많이 바뀌셨네. 전보다 훨씬 더 날카로워졌어...’

“그렇다면 다른 꿍꿍이가 있다는 소린데. 제 생각이 맞나요?”

분명 입은 웃고 있지만 눈빛은 서늘한 날 선 분위기.

두 사람은 약 3분 정도 아무 말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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