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늘의 말을 들은 소은정이 속도를 올렸다."너는 천천히 와, 내가 얼른 갈게. 유라 마음만 달래주면 돼."김하늘은 대충 몇 마디하곤 전화를 끊었다. 그녀는 운전에 집중해야 했다.소은정은 얼른 핸들을 돌려 지름길로 들어서 한유라의 집으로 향했고 15분도 되지 않아 그녀의 집 아래에 도착했다.그곳은 지금 한유라가 민하준과 함께 살고 있는 아파트였다.소은정이 그녀의 집을 올려다보니 아직 한유라가 도착하지 않은 듯했다.시간을 확인한 그녀가 전동하에게 메시지를 보내려던 찰나, 두 대의 차량이 동시에 도착했다.아파트는 조용하고 고급스러웠고 거의 모두가 단독주택의 형식으로 되어있었기에 다른 이는 쉽게 알아챌 수 없었다.머지않아 차에서 내린 한유라가 화가 난 얼굴로 아파트로 들어가려고 했고 소은정이 얼른 차에서 내려 그녀를 막았다."한유라!"소은정의 목소리를 들은 한유라가 놀라서 그녀를 바라봤다."네가 왜 여기 있어?"그때 김하늘이 뒤에서 거친 숨을 몰아쉬며 달려왔다."나도 있어!"그 목소리를 들은 한유라의 눈시울이 붉어졌지만 그녀는 울지 않으려 안간힘을 썼다.그리고 아무 말도 없이 문을 열었다."일단 들어가자."한유라의 말을 들은 소은정과 김하늘이 서로를 한 눈 보더니 집안으로 들어섰다.김하늘은 조심스럽게 한유라를 바라보다 말을 걸려고 했지만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몰랐기에 소은정에게 눈짓을 했다. 결국 소은정이 입을 뗐다."한유라 씨, 왜 갑자기 화가 난 거야? 나 나올 때 너네 민하준이 너 좀 잘 봐달라고, 걱정된다고 하던데…"민하준의 이름을 들은 한유라는 다시 화가 치밀어 오르는 듯 눈을 부릅떴다."내 앞에서 그 인간 얘기 꺼내지 마. 걔는 그냥 쓰레기야, 나 민하준이랑 헤어질 거야, 내가 정신이 나갔었지, 그런 남자를 만났다니…"말을 하던 한유라가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소은정이 김하늘을 바라보자 그녀가 고개를 저었다."방금 전까지 더 좋아하게 되었다고 했잖아, 일부러 우리 앞으로 불러와서 인사까지 하게 해놓고, 마음이
민하준이 이혼을 하고 다시 한유라를 찾아와 매달린 끝에 두 사람은 다시 만날 수 있었지만 한유라는 결혼을 허락하지는 않았다.민하준의 지나간 결혼생활은 그녀에게 있어서 입 밖으로 꺼낼 수 없는 역린과도 같았다.한유라는 결혼을 하지 않고 민하준의 가족과 친구, 비즈니스에 대해 그 어떠한 것도 묻지 않았다. 마치 연애만 하기 위해 만나는 사람처럼 말이다.그녀는 이렇게 하면 쭉 행복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오늘 전까지는…한유라는 자신이 묻지 않는다고 그 사실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오늘에서야 알게 되었다.민하준의 존재는 좋아질 수 없는 불화와도 같았다.......머지않아 세 사람은 짐 정리를 끝냈다. 한유라는 자신의 화장품과 가방들까지 전부 챙겨 그 어떠한 것도 남겨두지 않았다.소은정은 그런 한유라를 보며 그녀가 정말 민하준과 헤어지려 마음을 먹었다고 생각했다."어머니한테 갈 거야? 아니면 네가 산 다른 집으로 갈 거야?"차에 오른 소은정이 물었다."우리 엄마한테 가서 욕이나 먹으라는 거야? 내 집도 안돼, 민하준이 다 알고 있으니까. 너희 집으로 갈 거야."그 말을 들은 소은정이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켰다."우리 집?""너랑 같이 있으면 민하준이 막무가내로 하지 못할 테니까 네가 지금 살고 있는 데로 가."한유라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 그럼.""걱정하지 마, 민하준이랑 완전히 끝내고 우리 집으로 들어갈 테니까, 너무 오래 방해하지 않을게.""그냥 네가 지내고 싶을 때까지 있어, 정말 아예 끝내고 싶은 거면 틈 보여주지 마. 하지만 그냥 화가 난 거라면 여지 좀 남겨줘, 나중에 상황 어색하게 만들지 말고."소은정의 말을 들은 한유라가 입을 앙 다물더니 다시 말했다."이번에는 진짜야, 민하준 그 사람이 뭐라고."소은정은 흥분한 한유라를 보며 더 이상 묻지 않았다.소은정의 집에 도착한 뒤, 김하늘은 두 사람을 도와 한유라의 짐을 옮겨줬다. 소은정의 집은 2층으로 나누어져 넓고 아늑했다.한유라
김하늘이 술잔을 챙겨와 세 사람은 카펫 위에 앉아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한유라는 여전히 눈물을 그칠 생각이 없어 보였다."오늘 그 자리에 누가 왔는지 알아?""아니, 민하준이 아는 사람이 온 거야?"소은정은 문득 민하준의 옆에 서있던 여자아이가 생각나 물었다."민하준 옆에 있던 여자애는 누구야?"그 말을 들은 한유라가 더욱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훌쩍이며 눈물을 훔치더니 말했다."민하준 와이프 동생, 어렸을 때부터 민하준 집에서 자랐대. 내가 민하준이랑 사람들한테 인사를 하고 있었는데 그 여자애가 달려와서 나를 보면서 뭐라고 한 줄 알아?"한유라가 콧방귀를 뀌더니 차가운 증오심을 드러냈다."불여우? 그래, 그건 괜찮아. 그런데 내가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민하준이 먼저 아이랑 따질 필요 없다는 말을 하는 거야. 17살이 무슨 애야? 웃기지도 않지. 예전이었으면 17살에 애도 몇이나 낳았을 거야, 정말 걔네 가족들은 다 바보가 틀림없어."그 말을 들은 소은정이 미간을 찌푸렸다."그래, 그건 그렇다 쳐, 내가 그 아이를 무시하고 지나쳤는데 돌아갈 때, 두 사람이 나누는 얘기를 들은 거야. 글쎄 민하준 와이프가 아직 그 집에서 지내면서 사모님 행세를 하고 있다는 거야. 이혼은 아예 하지도 않았던 것처럼, 그럼 나는 뭐야? 세컨드? 불여우?"말을 하던 한유라가 다시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민하준은 그 여자애한테 입단속을 시키고 있더라고, 나한테 이 얘기를 절대 하지 말라고 하면서, 내가 찾아가서 소란을 피울까 봐 걱정이 된다고."한유라가 눈물과 함께 술잔에 담긴 술을 단숨에 넘겼다."내가 소란을 피운다고? 내가 뭐 얼마나 바보 같아야 그런 짓을 하겠어? 민하준 와이프 찾아가서 사모님 자리 내놓으라고 할까 봐? 나를 뭘로 보고 있었던 건지. 나는 아무 짓도 하지 않았는데 왜 나를 그런 사람으로 만드는 거야? 나를 왜 남의 가정을 파탄 낸 그런 사람으로 만드는 거냐고? 분명 민하준이 이혼을 했다고 하면서 나를 찾아와서 다시 만나
한유라는 한참이나 민하준 욕을 해댔다.소은정은 휴대폰 벨 소리도 듣지 못하고 있다가 한참이 지나서야 취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술 마셨어요?"전동하는 단번에 소은정의 말투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네.""어디에서 마신 거예요? 지금 유라 씨랑 같이 있어요?"소은정의 대답을 들은 전동하가 조금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네, 지금 우리 집에 있어요."그 대답을 들은 전동하가 그제야 한시름 놓고 다시 다정하게 물었다."너무 많이 마시지 말아요, 내가 먹을 것 좀 해서 가져갈까요?"소은정이 대답을 하려던 찰나, 한유라가 그녀의 휴대폰을 낚아채 가더니 말했다."나 이제 곧 헤어질 거니까 다른 사람이 내 앞에서 애정 과시하는 꼴 못 봐, 남자한테 전화하지 마."그리곤 전화를 뚝 끊어버렸다.소은정도 술을 마신 상태라 정신이 말짱하지 못해 그녀를 저지하지 못했다.이미 끊어진 전화를 바라보던 소은정은 그냥 놔두기로 했다.전동하는 못 말린다는 듯 웃으며 휴대폰을 바라보다 문 어귀에 선 여자를 보더니 웃음기를 지웠다. 그리곤 차가운 얼굴로 여자를 무시하려고 했다.하지만 여자는 웃으며 그에게 다가오더니 손을 내밀었다."전 대표님, 안녕하세요. 저는 안나예요."전동하는 안나를 바라만 볼 뿐 그녀의 손을 잡지 않았다."안나는 당신 이름이 아니라 은정 씨 이름이에요."그 말을 들은 안나의 입꼬리가 내려갔지만 곧 아무렇지 않다는 듯 손을 거두었다."이름일 뿐이잖아요, 소은정 씨가 썼다고 해서 다른 사람이 못 쓰는 건 아니잖아요.""물론이죠, 하지만 모르는 척하지 마요. 다른 사람을 바보라고 생각하지도 말고.""전 대표님께서 저한테 무슨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방금 그 여자가 전 대표님을 놓아주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제가 해명을 안 해줘서 그래요?"안나가 웃으며 어깨를 으쓱하더니 어쩔 수 없었다는 듯 말했다."저도 방금 그 여자가 왜 그런 짓을 한 건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 여자 체면을 깎아내리는 것도 좋지 않다
전동하가 좋은 사람이라는 호칭을 얻은 이유는 그가 사람들에게 그들이 보고 싶어 하는 모습을 일부러 보여줬기 때문이었다.그는 자신의 입으로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었기에 인정하지 않았다.그리고 안나도 결국 본모습을 드러내고 말았다."그래요, 그럼 저도 더 이상의 연기는 하지 않을게요. 전 대표님, 우리 거래 하나 하는 거 어때요?"전동하는 안나를 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한편, 소은정의 집.한유라는 연이어 술을 마시며 욕을 해댔다. 그녀는 그동안의 모든 억울함을 토해내고 있었다.결국 술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진 한유라를 소은정과 김하늘이 화장실로 데리고 가 씻기곤 침대에 눕혔다.두 사람도 많이 마시긴 했지만 적어도 정신이 조금 있었다.김하늘이 시계를 보니 어느덧 10시가 다 되어갔다."나는 이제 가볼게.""늦었는데 자고 가."하지만 김하늘은 고개를 저었다."안돼, 내일 아침 일찍 밀라노로 가야 해, 중요한 쇼가 있어."말을 마친 김하늘이 테이블로 다가가 휴대폰을 집어 들더니 소은정에게 건넸다."이거 유라 휴대폰이니까 깨면 유라한테 줘."한소은이 고개를 끄덕이자 김하늘이 아무 소식도 없는 한유라의 휴대폰을 보며 말했다."그 남자 저녁 내내 정말 전화 한 통도 안 해줬네."김하늘이 다시 한숨을 쉬더니 말을 이었다."유라도 참, 그 남자 유라가 생각하는 것만큼 유라를 사랑하지도 않는 것 같아."김하늘의 말을 들은 소은정이 웃었다."정말 사랑했다면 유라를 따라나온 사람이 우리 둘이 아니라 그 남자였겠지."김하늘은 그 말에 도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그저 한유라가 아직 끝나지 않은 이 감정 속에서 얼른 빠져나올 수 있기를 바랄 뿐이었다."잠깐만 기다려, 기사 아저씨한테 너 데려다주라고 할게, 너는 술 마셨으니까 운전하지 마."가방을 챙기는 김하늘을 본 소은정이 말했고 김하늘도 고개를 끄덕였다.잠시 후, 김하늘은 기사와 함께 떠났다.소은정은 한유라에게 물을 따라 옆에 놓아준 뒤, 씻고 잘 준비를 했다.하지만
전동하의 행동은 익숙하고 군더더기가 없었다.소은정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이미 방문 앞에 도착했다."동하 씨, 이제 온 거예요?"소은정이 머리를 긁적이며 풀린 눈으로 전동하에게 물었다."네."전동하는 그런 소은정을 보며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역시나 소은정은 취했다.소은정이 다시 전동하의 품으로 안기며 무언가를 중얼거렸지만 그 목소리가 너무 작아 전동하는 알아듣지 못했다."방금 뭐라고 한 거예요?"전동하가 소은정의 얼굴을 들어 올리며 다시 물었다.그러자 소은정이 화사하게 웃으며 두 손으로 그의 허리를 안았다."동하 씨 허리 정말 가늘다고요, 강희보다도, 유준열보다도 가늘어요…"순간, 분위기가 얼어버렸다."그래요?"전동하가 소은정을 바라보며 물었다.그러자 소은정이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네!"소은정이 여전히 웃으며 전동하를 칭찬했다."저 이 허리 좋아요, 저는 가는 허리 좋아하거든요."하지만 전동하의 얼굴은 펴질 줄을 몰랐다, 그의 눈 속에는 마치 거대한 파도를 일 것 같았다. 곧 모든 것을 집어삼킬 폭풍우가 들이닥칠 것 같았다.전동하는 소은정의 허리를 더욱 끌어안았지만 어두운 안색은 여전했다. 평소의 다정함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소은정은 억센 전동하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고 싶었지만 전동하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소은정이 움직일수록 그는 손에 더욱 힘을 주었다.방으로 들어선 전동하는 그녀를 문과 자신의 사이에 가두어놓고 물었다."제 허리가 좋아요?"소은정이 정신없는 와중에 그를 보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전동하의 허리를 안으려고 했다.소은정은 확실히 그의 허리를 좋아했다, 전동하의 비례는 무척 완벽했는데 느끼한 근육남과는 거리가 멀었다.튼실한 몸을 지니기는 했지만 허리는 모델보다도 완벽했다.그랬기에 소은정은 그를 안는 것을 좋아했다. 하지만 전동하는 소은정을 막아내더니 눈을 가늘게 뜨고 그녀를 훑어봤다."성강희랑 유준열 허리가 어떤지 어떻게 알아요? 혹시 안아본 거예요?"분위기는 조금씩 위험해졌다.소은정은
휴대폰을 켜보니 시간은 어느덧 10시가 다 되어갔다.문득 그녀는 오늘 아침에 중요한 화상회의가 있다는 것이 생각났다.그때, 전동하가 노크와 함께 들어섰다. 그의 손에는 죽도 들려있었다. 지금의 전동하는 다시 다정했던 평소대로 돌아갔다."깼어요? 죽 좀 만들었는데 먹을래요?"소은정의 옆으로 다가간 전동하는 그녀의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아 미안함을 담아 죽을 떠 식힌 뒤, 소은정의 입가로 가져갔다."이럴 필요 있어요?"소은정이 새침하게 말했다.그 말을 들은 전동하가 미안한 얼굴로 웃었다.어젯밤, 그는 그저 술을 몇 모금밖에 마시지 않았기에 취하지 않았다.하지만 소은정의 말을 듣고 나서 무엇에 홀린 듯 정신을 잃었다.특히 그녀가 자신을 가까이할수록 저도 모르게 더욱 가까이하고 싶었다.결국, 그는 그녀의 몸 위에서 완전히 정신을 놓고 말았다.전동하는 깨어나자마자 소은정이 화를 낼 것을 알고 죽을 끓여 그녀를 달래러 왔던 것이다."은정 씨가 원한다면 매일 이렇게 해줄 수 있어요."전동하가 진심이 담긴 얼굴로 말했다.하지만 소은정은 고개를 돌리고 여전히 불만 가득한 말투로 말했다."제 휴대폰은 왜 꺼진 거예요?"전동하가 그녀의 말에 대답을 하려던 찰나, 소은정이 미리 핑계를 차단했다."배터리가 없다는 말은 하지 마요, 유라 데리고 올 때, 휴대폰 배터리가 충분하다는 거 확인했으니까."그 말을 들은 전동하는 어쩔 수없이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내가 껐어요, 어제 너무 힘들어 보이길래 푹 쉬라고."그 말을 들은 소은정이 눈을 부릅뜨고 전동하를 바라봤다."내가 잘 못 쉴 거라는 걸 알았다는 말이에요?""다 내 잘못이라고 할 수는 없어요, 어제 은정 씨가 연회에 끝까지 있어준 거 고맙다면서 상을 주겠다고 하고 내 허리를 안고 좋아한다고 하는데 내가 어떻게 참을 수 있었겠어요?"전동하가 억울하다는 듯 말했다.하지만 소은정은 얼어버리고 말았다.정말? 자신이 정말 그런 짓을 했단 말인가? 소은정은 술을 마신 이튿날 기억을 잘 못했기에 전
한유라의 목소리를 들은 소은정은 웃음을 터뜨리더니 전동하에게 문을 열어주라고 했다."배고픈데 왜 여기로 온 거죠?"전동하가 일어서며 말했다."내가 여기 있잖아요."전동하가 어쩔 수 없다는 듯 문을 열었고 소은정은 씻으러 갔다."유라 씨.""전 대표님, 여기 계실 줄 알았어요. 은정이는 일어났어요?"한유라는 말을 하며 직접 안으로 들어섰다.전동하는 눈을 감고 참을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소은정의 절친이었기 때문이었다.여자친구의 절친의 미움을 사서는 안 된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 이 규칙에 대해서 그는 잘 알고 있었다."방금 일어나서 씻고 있어요, 무슨 일 있어요?""저 배고파요, 배달은 못 들어와서 여기 와서 밥 먹을 수밖에 없어요. 맛있는 냄새 다 맡았다고요."한유라가 킁킁거리며 말했다.그 모습을 본 전동하가 웃으며 말했다."잠깐만 기다려요."머지않아 전동하가 죽과 반찬들을 챙겨왔다.하지만 한유라는 그 모습을 보곤 웃을 듯 말 듯 한 얼굴로 말했다."전 대표님, 저 전복죽 냄새 다 맡았어요, 그런데 저는 왜 그냥 죽만 주는 거예요?""유라 씨가 올 줄 모르고 전복죽은 다 은정 씨한테 줬어요, 이건 제가 먹으려고 했던 건데 유라 씨가 와서 지금 내온 거고요."말인즉슨 그는 이제 굶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그 말을 들은 한유라가 죽을 먹기 시작했다."걱정하지 마세요, 거저 얻어먹지는 않을 테니까. 은정이 친구로서 나 두 사람이 만나는 거 완전 대찬성이에요."그 말을 들은 전동하가 목적을 달성했다는 듯 웃었다."감사합니다, 유라 씨. 그럼 앞으로 제 좋은 얘기 많이 좀 해주세요.""당연하죠."한유라가 턱을 들고 대답했다. 그녀는 기분이 꽤 괜찮아 보였다.소은정이 씻고 나왔을 때, 한유라는 아침을 먹고 있었고 전동하는 거실에 앉아 메일을 보고 있었다.햇빛을 받으며 그 자리에 앉아있는 전동하는 마치 빛에 둘러싸인 듯 신성한 분위기를 내뿜고 있었다.소은정은 카메라만 있었다면 이 정경을 사진으로 남겨 기념으로 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