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하는 따뜻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소은정은 그의 팔을 잡아끌었다.“기자들이 어떻게 안까지 들어왔지?”그녀가 작은 소리로 불만을 터뜨렸다.전동하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없이 그녀를 따라 파티 홀로 들어갔다.그들이 들어가자 많은 사람이 술잔을 들고 두 사람에게 몰려들었다. 소은정은 어디를 가도 쉽게 이목을 끄는 존재였다.마치 후광이 그녀를 비추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그녀는 힘주어 화장하고 어떻게든 이목을 끌려고 애를 쓰는 여배우들과는 확연히 달랐다.가만히 있어도 시선을 끄는 사람이 그녀였다.옆에 있는 전동하가 뭐라고 할 틈도 없이 많은 사람이 그녀에게 술잔을 권했다. 하지만 소은정은 예의 바른 미소를 지으며 술을 못한다고 사양했다.결국 그녀는 주스 잔을 들고 사람들과 건배했다.아직 시상식 시작 전이라 사람들은 서로 인사를 주고받기 바빴다.두 사람이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느라 정신없는 사이, 도준호가 슬그머니 그들에게 다가왔다.“소 대표님….”그는 연예계에서 큰손이라고 불리는 존재였다.하지만 자신이 소은정에게 실례를 범했다는 것을 안 뒤로 항상 조심스럽게 행동했다.어젯밤 소은해와 통화한 뒤로 거의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었다. 농담처럼 들렸지만 그건 명백한 경고였다.이글 엔터에서 계속 일하기 싫으면 나가서 회사를 차려도 좋다는 말.물론 그렇게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의 인맥은 거의 대부분이 소은해 덕분에 알게 된 인맥이었다. 만약 이글을 나간다면 소은해를 따르던 사람들은 당연히 그와 등을 돌릴 것이다.그렇다면 도준호라는 이름의 가치는 순식간에 바닥으로 추락하게 된다.이글 엔터에 계속 남아 있어야만 지금의 지위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을 도준호도 잘 알고 있었다.이곳을 나가면 아마 어디도 그를 받아줄 곳은 없었다.이런 두려움 때문에 그는 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소은정에게 사과해야 했다.무릎을 꿇으라고 하면 꿇을 것이다!소은정이 도준호를 꺼린다는 것을 잘 아는 전동하가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 소은
소은정은 도준호의 체면을 봐줄 생각이 전혀 없었다. 아직 화도 채 풀리지 않은 상태였다!손호영은 자칫 잘못했으면 영원히 재기불능이 될뻔했다. 그때는 아무도 나서지 않더니 의견도 묻지 않고 바이올렛 편집장과 화해했다.그 사실 하나만으로 소은정은 분노가 일었다.“연예계 어두운 면에는 관심 없어요. 하지만 손호영 씨가 SC그룹에 어떤 존재인지는 명확히 설명했을 텐데요. 하지만 도 대표님은 제 말을 무시하고 오히려 손호영 씨를 벼랑으로 밀었죠. 이번 일은 잘 기억해 둘게요. 다음에 또 이런 일 있으면 제 앞에서 은해 오빠 이름을 거론해도 절대 봐주지 않을 거예요.”도준호의 어깨가 흠칫 떨리면서 표정이 굳었다. 하지만 이내 비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너그럽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옆에 있던 전동하가 편안한 미소를 지으며 분위기를 누그러뜨렸다.“은정 씨, 도 대표님한테 너무 뭐라 하지 마세요. 조금 전에 나랑 단둘이 있을 때와 말이 너무 다르잖아요.”도준호가 고개를 돌리고 그를 바라보았다. 전동하는 그에게 힐끗 눈길을 주고는 웃으며 말했다.“도 대표님, 우리 은정 씨한테 너무 서운해하지 마세요. 조금 전 저랑 단둘이 있을 때는 도 대표님 원망하지 않는다고 그랬거든요. 도 대표님도 결국 회사를 위해 어쩔 수 없이 그런 거라고요. 연예계가 얼마나 무서운 곳인지 다 알죠. 은정 씨는 연예계에 대해서 잘 몰라서 사고를 쳤는데 도 대표님이 다행히 나서서 사고를 수습해 주셔서 오히려 고맙다고 했거든요. 단지… 일 처리 방식이 조금 마음에 안 들 뿐이라면서요.”도준호의 굳었던 표정이 드디어 조금 풀렸다.전동하의 말에 비꼬는 뜻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눈빛만큼은 진지했다.그래서 아무도 그의 말이 거짓이라고 의심하지 않았다.그의 말을 들은 도준호는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며 웃는 얼굴로 소은정을 바라보았다.“역시 소 대표님은 마음이 넓으신 분이네요. 걱정하지 마세요. 이번 일을 마음에 깊이 새기고 회사 내부도 깨끗이 정돈할 거예요. 앞으로 요트도 더 많이 구
소은정은 놀란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의 따뜻한 눈빛이 얼어붙은 그녀의 마음을 녹여주었다.그녀는 잠시 넋을 놓고 그를 바라보았다.“왜 그렇게 생각해요?”그녀가 물었다.전동하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진지한 목소리로 대답했다.“공주님은 원래 그런 존재니까요.”떠받들려 사는 존재는 누군가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까탈스러운 성격마저도 전동하에게는 귀엽게 느껴졌다.그의 자상한 목소리가 귓가에 닿자 소은정의 귀가 새빨갛게 달아올랐다.직장 내 인간관계에 대해 모르는 건 아니었다. 그녀도 밑바닥에서 여기까지 차근차근 올라온 사람이었다.하지만 재벌가에서 자란 그녀였기에 타고난 기질이 있었다. 가끔은 까탈스럽기도 하고 마음에 들지 않은 일이 있으면 절대 감추지 않았다. 그녀가 감추고 싶어도 감출 수 없는 모습이었다.박수혁과 3년을 함께하면서 너무 많은 것을 참았기에 항상 즐겁지 않았다.이혼을 하게 되면서 다시 자신을 되찾은 것이다.전동하가 너는 그래도 된다는 말했을 때, 가슴 한구석이 따뜻해지는 것 같았다.그녀의 생각을 알 길 없는 전동하는 그녀와 함께 시상식장으로 들어갔다.앞좌석은 연예인들을 위해 준비한 자리였고 가장 많은 카메라가 그쪽을 비추고 있었다.그들의 좌석은 2층에 있었다. 카메라가 주는 긴장감이 없으면서 무대를 편하게 볼 수 있는 자리였다.소은정과 전동하가 자리에 앉자 무대 위 사회자와 무대 아래 빼곡히 앉은 연예인들이 보였다.대부분 연예인이 참석한 자리라 시상식장은 긴장감이 고조되었다.현재 인기몰이 중인 손호영의 좌석은 앞쪽에 있었는데 유준열과 같이 앉아 있었다.소은정은 기대에 찬 표정으로 무대를 바라보았다.전동하는 인상을 살짝 찌푸리며 그녀에게 주스 잔을 건넸다.“뭘 그렇게 긴장해요?”“당연히 긴장되죠. 손호영 씨는 내가 키웠는데!”전동하는 잠시 주저하다가 물었다.“주최 측은 안 만나봤어요?”소은정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그녀는 약간 실망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다가 인상을 쓰며 물었다.“제가 그런 사람으
전동하의 목소리는 음악 소리에 묻혀 개미 소리처럼 작게 들렸지만 소은정은 한마디도 빼먹지 않고 전부 알아들었다.그랬다.그녀가 룰을 준수한다고 해서 남들도 그럴 거라는 보장은 없다.소은정은 미간을 찌푸리며 그를 바라보았다.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뭐부터 말해야 할지 몰랐다.전동하가 물었다.“왜 그래요?”“왜 진작 얘기 안 해줬어요?”소은정은 작은 소리로 불평했지만 전동하는 그것을 똑똑히 알아들었다.그는 낮은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우리 공주님이 이렇게까지 정직할 줄은 몰랐죠.”그도 사실 연예계에 대해서 아는 게 별로 없지만 그래도 상계에서 오래 머물다 보니 일정한 위치까지 올라가면 일반인들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을 스스럼없이 해야 할 때도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전동하도 그런 일을 혐오하지만 이익을 위해서라면 할 수도 있었다.그래서 소은정이 이번에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놀라웠던 것이다.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만약 소은해가 있으니 아마 이런 일은 항상 그가 도맡아서 처리했을 것이다.소은정이 그것에 소홀한 것도 어쩌면 이해할 수 있었다.전동하는 아직도 인상을 구기고 있는 그녀의 손을 부드럽게 잡았다.“괜찮을 거예요. 조금 전에 은정 씨가 손호영 씨랑 같이 레드카펫을 걸은 순간부터 오늘의 주인공은 이미 정해졌거든요. 이미 가장 많이 주목을 받고 있으니 이긴 거예요.”소은정은 눈매를 곱게 휘며 미소를 지었다.“그렇긴 하네요. 어차피 이렇게 된 거 운에 맡겨보죠 뭐.”전동하는 그제야 속으로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하지만 꼭 맞잡은 손은 여전히 놓지 않았다.옆에서 보면 영락없는 사랑에 빠진 커플이었다.소은정은 우아하고 아름다웠고 전동하는 부드러운 인상에 귀티까지 나니 선남선녀 커플이 따로 없었다!사람들은 박수혁이 이 모습을 봤다면 피바람이 불지도 모른다고 속으로 감탄했다.맨 앞줄에 자리 하나가 비어 있었다. 하지만 아무도 감히 그 자리에 앉는 사람이 없었다.요즘 박수혁은 공적인 자리에 얼굴을 비추는 일이 점
유준열의 앳되고 생기 넘치는 이미지 때문에 많은 청춘 드라마 감독님들이 그를 좋아했다.그가 무대 중심에 서자 뒤쪽 조명이 하나씩 켜지더니 출연자들이 하나둘씩 무대에 올랐다.스타들의 등장에 장내는 거대한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전부 남자 연예인들이었는데 아마 남녀가 따로 무대에 오르기로 기획된 모양이었다.그들은 가장 핫한 스타들답게 어마어마한 팬층을 보유하고 있었다.그들에게 공통점이 있다면 전부 잘생겼다는 점이었다!소은정도 저도 모르게 그들에게 눈길이 갔지만 주변에는 상계 대표들이 많이 모여 있었기에 우아한 표정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눈빛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고 입꼬리도 어느새 말려 올라가 있었다.한편 그런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는 전동하는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그는 아무리 무대 위 출연자들을 눈 씻고 봐도 누가 누구인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이미지가 흡사했다.꼭 저렇게 넋을 놓고 쳐다봐야 했을까?그는 입술을 꾹 다물고 눈을 감았다. 갑자기 목이 타고 더워졌다. 그래서 살짝 짜증스럽게 넥타이를 잡아당겼다.하지만 소은정은 그의 이런 기분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그녀는 두 손으로 난간을 잡고 기대에 찬 눈빛으로 무대를 바라보았다.몇몇 아는 얼굴들도 보였는데 멋진 워킹을 선보이고 있었다.게다가 각자의 매력을 강조하기 위해 옷 스타일이나 모자, 선글라스 같은 액세서리마저 느낌이 겹치지 않게 신경 썼기 때문에 전혀 시각적 피로가 느껴지지 않았다.맨 마지막 출연자가 등장하기 전에 무대 위 조명이 다시 꺼졌다.현장에는 기대에 찬 숨소리만 들렸다.그리고 잠시 후, 마지막 출연자가 등장했다.밝은 조명이 다시 켜지더니 캐주얼한 복장을 입은 손호영이 무대 위에 등장했다.셔츠 단추를 대충 잠가서 벌어진 틈으로 그의 탄탄한 가슴근육과 복근이 살짝 드러났다. 손호영은 앞에서 등장했던 출연자들과는 완전히 다른 나쁜 남자의 매력을 한껏 뽐내고 있었다.그가 무대 위로 올라오자 아까보다 더 우렁찬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시상식에 참석한 여자 연예인들마
그들은 서로 쳐다보면서 자기도 모르게 따라서 박수를 쳐댔다. 그러나 함성까지 지르자니 조금은 머뭇거려졌다...... 이건 좀 아니겠지! 옆에 있던 전동하의 낯빛은 어두워졌고 실눈을 뜨고 아래 사람들을 쳐다보았다. 무대 위의 손호영은 허리를 굽혀 인사를 했고 사람들의 그를 향한 열정도 매우 높아 보였다. 손호영의 인기가 아마도 가장 높은 것 같았다. 그렇지 않으면 제일 마지막에 등장할 리가 없었다. 전동하는 고개를 돌려 소은정의 찬란한 미소를 바라보았다. 너무나도 거슬렸다. 참지 못한 그는 손을 뻗어 소은정의 손을 강제로 잡아 그녀가 계속하여 박수를 치는 것을 제지했다. 마음속은 질투심으로 불타올랐다. 소은정은 전동하를 바라보며 눈을 껌벅였다. 웃음도 채 거두지 못한 채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왜요?” 전동하는 그녀의 손바닥을 만지작거리면서 말했다. “손바닥이 아플 까봐 걱정돼서요.” 소은정은 계속하여 박수를 치고 싶었지만 칠 수가 없었다. 그녀는 웃으면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하나도 안 아픈데요. 그런데 마지막이 손호영이라니, 심사위원들이 일부러 이렇게 안배한 것이 맞겠죠?” 전동하는 피식 웃었다. 생각하는 것도 참. 이렇게 인기순으로 등장하는 것은 확실히 사람들에게 추측의 여지를 가져다주었다. 그의 추측으로 봤을 때, 이는 팬들의 허영심을 만족시키기 위함이었다. 그저 손호영의 헛수고에 조금의 보상을 주는 것이었다. 다시 말하면, 그의 다음 남우주연상이 정말로 위험해질 수도 있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소은정의 기대에 찬 눈빛을 본 전동하는 섣불리 자신의 추측을 내뱉을 수 없었다. 만약 자신의 생각이 틀린다면? 전동하는 말했다. “많이 생각하지 마요. 유준열과 손호영을 선두로 모두 이글 엔터의 사람들이니. 확실히 도 대표님이 능력이 있긴 해요.” 소은해가 해외에서 연습 중이고 만약 도준호가 중간에 멈추지 않았으면 여기에서는 무조건 이글 엔터의 두 연예인을 가장 눈에 띄는 위치에 배
전동하가 말했다. “시상식이 그저 시상하는 곳인 줄로만 아세요? 이건 투자를 끌어들이는 좋은 기회라고요. 주최 측에서는 모두 저 사람 같은 사람들로 바꾸고 싶어 할걸요. 그러나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좀 그러니까 연기파들도 생겨난거 죠.” 소은정은 힐끔 쳐다보고는 말했다. “아는 것이 많으시네요?” “덕분에요.” 전동하는 소은정에게 접근하기 위해 정말로 연예계를 많이 알아보고 다녔다, 그러나 리스크가 주식시장보다도 더 큰지라 일단 한 연예인의 소문이 퍼지기라도 한다면 배후의 자본마저도 함께 곤란해지는 것이었다. 하지만 사람은 정도 있고 욕구도 있는데 어떻게 물건처럼 항상 안정적임을 유지하고 있겠는가? 게다가 연예계는 너무나도 더러웠다. 그가 조금이라도 투자하고 싶은 의향을 보이면 그의 곁에 여자를 보내는 사람도 있었고 각양각색의 사람들로 구역질이 나왔다. 하지만 전동하는 이러한 일들을 소은정과 말하지 않았다. 혹여 그녀의 귀를 더럽힐가봐였다. 시상자가 남우주연상의 이름을 발표하려 하자 음악도 박진감 넘치는 소리로 바뀌었다. 박자가 빨라질수록 심장도 따라서 빨리 뛰는 것 같았다. “남우주연상에는...... 장윤입니다!”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깜짝 놀랐다. 서로 마주 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사회자의 이끌림에 사람들이 그제야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연예계 내부에서 이름있는 몇몇 배우들은 꿈쩍도 않고 앉아있었다. 여기 앉아 있는 사람들 중에서 “장윤”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어 본 사람도 적지 않았다. 영화의 황제? 웃기기 그지없었다. 그가 바로 아까 짧은 영상에서 어색한 연기와 더듬거리는 대사를 보여준 의문의 배우였다. 연기파 대선배님과 손호영이라는 가장 인기 있는 두 경쟁자를 물리치고 영화의 황제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다니! 복잡한 표정을 하고 있던 소은정의 얼굴은 금세 일그러졌다. 억지로 느끼한 케이크를 먹은 것 마냥 구역질이 났다. 그녀는 의자에 앉아 있으려 했지만 도저히 가만히 앉
두 사람은 선후로 자리를 떠났다. 뒷모습마저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 자리를 떠난 그녀는 바로 도준호에게 전화를 걸었다. “보셨죠? 그 장윤이란 사람은 누가 꽂아 넣은 건데요? 저런 사람이 영화의 황제? 그냥 아무 엑스트라를 찾아도 쟤보다는 잘하겠어요!” 도준호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네가 화를 낼 줄 알았어.” “준호 씨는 화 안 나요?” 소은정은 되물었다. 도준호는 대답했다.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 먼저 봐. 네티즌들이 너보다 더 화가 났어. 장윤 걔는 지금 쌓아온 인복도 다 차버렸어. 손호영과 그 대선배님이 함께 쟤한테 졌으니, 오히려 쪽팔리지 않겠어?” 전화를 끊은 소은정은 바로 인터넷에 접속했다. 전동하는 한편에서 그녀의 팔을 감싼 채 그녀를 차 안으로 끌어당겼다. 집중한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한숨을 내뱉었다. 소은정은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핸드폰에만 몰두했다. 실시간 검색어 일위에는 “거짓 황제 장윤, 이글은 그만의 정원인 것일까!” 아래에는 소은정을 실망시킬만한 댓글이 하나도 없었다. “정말 놀라운 게, 제일 연기를 못 하는 사람이 남우주연상을 받은 거야. 정말 다른 배우가 안타까워......” “원래는 그 대배우님을 응원해야 할지 아니면 손호영을 응원해야 할지 망설이고 있었는데 다 필요 없어졌어. 그냥 다 와서 장윤이나 욕해......” “5명의 연기파들이 연기를 못하는 단 한 명의 러닝메이트나 하다니, 올 한 해 중 가장 웃겼다!” “이 트로피를 받으면 찔리지 않나? 그 영화 평점이 고작 2.8 밖에 되지 않는데 영화의 황제라니?” “거짓 황제, 다른 다섯 명중에 아무나 골라도 쟤보다 낫겠어. 심사위원들 돈 받은 거 아님?” “그런데 돈으로 따지면 손호영이 이글 엔터 소속인데. 소은정 산하에 있는 손호영도 상을 못 받았는데 장윤이 받은 거면 얘 뒤에 이글 엔터보다도 더 센 세력이 있단 말 아니야?” ...... 소은정은 다 읽고 나서 천천히 숨을 내뱉었다. 순식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