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은정은 이 프로젝트 제안은 비밀이었기에 약간 의아했다. 그녀와 소은호 그리고 이건만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소문은 새어나갈 리 없었다. 박수혁도 이 프로젝트를 원한다니, 왜?어떻게 이렇게 우연한 일이 있을 수 있는가?박수혁의 얼굴은 차가웠고 입꼬리를 올리며 그윽하고 어두운 눈빛에 깊은 웃음을 짓고 말했다. ‘맞습니다. 저도 역시 저희가 같은 프로젝트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네요. ‘순간 분위기가 조금 굳어졌다. 이국장은 안색이 굳어지며 말했다. ‘원래……원래 두분 상의를 안하셨어요?’이 얼마나 민망한 순간인가. 소은정은 제멋대로지만 당당하게 웃으며 말했다. ‘괜찮습니다. 꽃이 어느 집에 떨어지던 모두 축하하여 마땅한 일입니다. ‘박수혁은 눈앞에 있는 술잔을 돌렸고 그의 눈빛는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웠다. 태한그룹과 SC그룹 모두 손에 꼽힐 정도로 배경세력이 막상막하다. 만약 두 그룹이 하나씩 프로젝트를 꺼낸다면 그것은 본인들 주머니에서 나온 물건일 것이다. 하지만 두 그룹 모두 갖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이 엉터리 프로젝트가 어떻게 갑자기 인기가 많아진 것인가?소은정과 박수혁의 시선이 마주쳤고 두 사람은 서로의 결의를 느꼈다. 아무도 양보할 수 없는 것이다. 술자리에서 대수롭지 않은 말 몇 마디를 나누고 사람을 보내서 이국장을 돌려보냈다. 이렇게 된 이상 당장 이 프로젝트를 얻을 수 없다면 SC그룹과 태한그룹 사이의 경쟁은 불가피할 것이다. 이국장이 쥐고 있던 뜨거운 감자는 구매자를 찾지 못할 걱정이 사라지고 자연스레 편안해졌다. 끝난 후. 밖은 한기가 짙고 얼굴로 부는 바람은 매우 억셌다. 소은정의 외투를 룸에 두고 왔기에 우연준은 이미 가지러 갔다. 그녀는 입구에 서서 기다렸다. 가느다란 허리와 긴 다리, 맑고 아름다우며 얼굴은 무표정이었다. 박수혁이 나타난 것이그녀의 계획을 망쳤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원래 이 프로젝트를 따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고 진정 어려운
밤이 녹지 않은 먹처럼 어둡다. 박수혁은 조용히 그녀를 보았다. 침묵이 잠시 흐른 뒤 무거운 말투로 말했다:‘이 프로젝트의 자본은 너무 높아. 너가 부동산에 발을 들이고 싶다면 먼저 좋은 프로젝트를 선택하는 것이 나아…….’소은정은 무뚝뚝한 얼굴과 겸손한 말투로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박대표님 아무리 강력한 단판 상대라도 ‘넌 아직 어려’라는 뜻이 담긴 말로 시작하진 않아. 이 방법은 소용없어. 이 프로젝트는 내가 정하겠어. ’박수혁의 눈동자는 순식간에 깊어졌다. 그는 소은정을 얕봤다. 그는 줄곧 그녀를 알지 못했고 이혼할 때 부터 그는 소은정이 통제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느꼈다. 기억속의 그 순종할 줄만 알던 여인도 이제는 태한그룹 전체를 상대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 그는 잠시 침묵했고 온후한 어투로 말했다. ‘태한그룹의 발전이 걸린 일이니 나 또한 양보는 못해. ‘하지만 만약 그녀가 정말 원한다면 안되는 것도 아니었다…….그는 마음속으로 이미 희미하게 흔들렸다. 소은정은 눈썹을 치켜세우며 말했다. ‘나도 양보 못해. 각자의 능력에 맏기자…..’말이 끝나자 우연준이 소은정의 옷을 가져다주러 달려오고 있었다. ‘소대표님……박대표님?’소은정은 재빠른 동작으로 박수혁의 옷을 벗어 그에게 돌려주었다. 우연준은 눈치가 빨랐기에 그녀에게 옷을 걸쳐주었고 그녀는 손 쓸 필요가 없었다. 그런 다정한 동작에 박수혁은 순간 눈을 가늘게 떴다. 마음이 조마조마해져 매처럼 차가운 눈으로 우연준을 바라보았다. 한눈에 우연준은은 기온보다 더 차가운 한기를 느꼈다. 그는 부들부들 떨었다. 박수혁은 시선을 돌렸고 목소리가 갑자기 부드러워졌다. ‘이 프로젝트 협력의 여지가 없는 것도 아니야……’그들이 협력을 안 해본 것도 아니며 태한과 SC의 호흡은 항상 잘 맞았다. 소은정은 건성으로 미소를 지었다. 분명 이 밤의 접대는 그녀를 조금 피곤하게 만들었다. ‘협력은 역시 하지 말자. SC그룹의 능력이 이렇게 타협할 정도는 아니잖아. ‘할 수
소은정이 차에 앉자 졸음이 몰려왔다. 어느새 소저택에 도착했다. 우연준은 그녀의 옆에 앉아 그녀를 도와 어질러진 자료를 정리했고 차에서 내렸을 때는 이미 정리가 되어 있었다. 소은정은 물건을 챙겨 들어오고 원래 졸음이 몰려왔으나 소은호를 보자 한순간에 졸음이 날아갔다. ‘오빠 아직도 안자?’소찬식이 서재에서 나와 그녀가 돌아온 것을 보고는 내려와 앉았다. 소은호는 끄덕이며 말했다. ‘너가 오늘 밤 순조롭지 못할 걸 알고 기다렸어. ‘소은정: ‘오빠가 어떻게 알았어?’소은호는 소파에 기대 태연한 자세로 말했다. ‘박수혁이 S시 프로젝트를 원한다는 사실을 철저히 은폐했고 내 사람도 그의 회사에 있다는 것을 방금 알게 됐어.’소은호는 입술을 오므렸다. 이런 수법이 곳곳에 널려 있었다. 마치 박수혁의 사람이 SC에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들은 비밀유지가 잘 되어있다고 말할 수 밖에 없었다. 집사가 제비집 한그릇을 가져다주었는데 따듯하니 소은정은 원래 입맛이 없었지만 손에 쥐어주자 자신도 모르게 두 모금을 마셨다. 소찬식은 입술을 꽉 다물며 말했다. ‘태한이 부동산에 경험이 많고 장점도 뚜렸해. 당시 박수혁이 한 손에 A시의 부동산을 투기해 거이 독점하다시피 했고 나머지 작은 회사는 그의 손가락 사이의 찌꺼기나 먹고 돈을 벌었지. 하지만 그는 이때 과감히 손을 떼고 재빨리 부동산업에서 벗어나 실업으로 눈을 돌렸어. 모두가 반응하기도 전에 부동산은 내려가기 시작했는데 이 사람 시장에서는 거이 천재야!’소찬식이 박수혁을 그렇게 높이 평가를 한 것을 보면 소은정이 처음에 그를 정말 얕봤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소은호는 냉담한 어투로 말했다.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면 늘 그렇듯 오만방자한 그의 선택이 이번에도 또 한차례 폭풍을 몰고 올지도 몰라. ’소은정은 눈썹을 치켜세우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박수혁의 성격으로 보면 정말 그럴지도 모른다. 부동산 경기가 최악일 때 이 고인물을 살리고 싶은가?그녀는 입술을 깨물고 소파에 나른하게 앉아 말
몇 마디 나눈 후, 소은정은 위층으로 올라가 쉬었고 그녀는 소은찬을 동정했다. 우연준의 동작은 아주 빨랐다. 그녀가 어젯밤 잠자리에 들기 전 몇마디를 했고 다음날 S시 프로젝트가 있는 회사의 모든 자료가 테이블로 배달되어있었다. 소은정이 그것을 보았을 때 약간 놀랐다. ‘밤새 안 주무셨어요?’우연준은 웃으며 말했다. ‘자료는 찾기 어렵지 않았습니다. S시에 대해 모르는 것은 없었습니다. ‘ 소은정은 고개를 끄덕이고 커피를 한 모금 마시더니 한 페이지를 넘겨보니 하마터면 토가 나올 뻔 했다. 그녀는 이 프로젝트가 손해를 보는 것은 단지 프로젝트의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뼛속까지 썩어있을 줄은 몰랐다. 이 지성 회사의 연간 이윤은 영원히 부채인 것이다. 위에서 아래로 수백명의 직원이 실업 수당으로 회사를 위해 일하고 있었다. 오히려 이 썩은 프로젝트가 유일한 수익원이 되었지만 각종 안전하지 않은 생산으로 인해 서 너건의 사고가 발생했었다. 이 프로젝트의 구역은 중심 도시 지역에 위치하기 때문에 도시 지역을 발전시키려면 필수로 먼저 이 프로젝트를 개선해야 하며 이는 전반적으로 S시의 발전과 부상에 있어 필수적인 첫번째 단계였다. 그래서 그들은 이 프로젝트를 끈질기게 끌고 가서 어느 얼간이가 인수하기를 기다려 회사가 회생할 수 있도록 천정부지로 배상금을 날리려 했다. 사실 수백명의 사람들이 고기를 먹고 피를 빨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고 이 장면은 정말이지 피비린내가 난다!우연준은 두 번 기침을 하고 말했다: ‘소대표님. 이 지성 회사는 이미 막다른 골목에 이르렀지만 회사의 몇몇 권력자들은 욕심내지 않는 사람이 없습니다. 하지만 위에서 돈을 좀 떼어주면 바로 분해되는 것이 얼마 남지 않았죠. 그렇지만 장부 상으로는 알 수 없고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같습니다. ‘소은정은 입술을 오므리곤 몇 초간 침묵했다. ‘장부를 먼저 조사해야 합니다. ‘‘하지만…….’소은정은 숨을 깊게 마신 후 전화기를 들었다. ‘저는 이국장에게 연락해서 이건에게 사람들 데
3초간 침묵이 흘렀다. 소은정은 냉정하게 말했다. ‘나도 알아. 준비할게. 고마워. ‘이 고맙다는 말이야말로 진심에서 우러나온 것이다. 말을 마치자 그녀는 전화를 끊었다. 화살이 활에 있기에 어쩔 수 없이 쏴야 한다. 그녀가 이 프로젝트를 따내기로 결심했을 때부터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그녀는 맞서야 한다. 박수혁은 몰래 욕을 했지만 마음속은 초조함이 더 컸다. 그는 고개를 돌려 이한석을 보며 말했다: ‘S시로 가죠. ‘이한석은 단번에 알아챘다. ‘이국장과 약속한 것이 아닙니다. 저희가 직접 프로젝트 사람과 접촉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것이야말로 박수혁이 상위권자로써의 우월성이자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며 직접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을 것이다. 박수혁은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 ‘소은정이 갔습니다. 사람들을 많이 보내서 언제든 준비해 있으라고 하세요. ‘이한석의 안색은 정중해졌다: ‘네. ‘소은정은 S시에 가자마자 지성회사로 바로 갔다. 모두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이건은 일찍부터 거기에 기다리고 있었고 소은정을 보자 믿을만한 사람을 봤다고 할 수 있었다. ‘소대표님. 이 회사는 협조한다고 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장부는 한번에 몇 권도 못받고 그들의 고위층에 결재도 필요합니다. 힘들고 시간도 많이 걸리고요……’소은정은 매우 차가운 기세로 걸어갔다. 포스가 강했다 : ‘잘 알겠습니다. 먼저 장부를 갖고 가시고 다시 말하죠. ‘우연준은 소은정의 뒤를 따라 소은정의 얼굴이 변함이 없는 것을 보고 들어갔다. 그는 뒤돌아 보고 사람을 불러 바싹 뒤따라오게 했다. 소은정은 처음 이 회사에 왔는데 화사에서 마작을 하는 모습을 보니 낯이 익은 느낌이 들었다. 그녀가 의미심장하게 이건을 보자 이건은 화들짝 놀라 당황하여 얼굴이 창백해졌다. 프로젝트 부서가 하마터면 끝날 뻔 했다!그는 반드시 무슨 일이라도 해서 소은정과 모두가 그를 해고할 이유가 없도록 해야 한다!소은정은 바로 재무부로 갔다. 문을 밀고 들
소은정의 명령을 듣고 뒤따라오던 사람들이 우르르 달려들었다. 두 사람은 저항하려는 이현를 필사적으로 눌렀다. 나머지 사람들은 단호하고 질서정연하게 책상 밑에 있는 몇 상자의 장부를 옮겼다. 李辉는 한사코 눈을 부릅뜨고 믿을 수 없다는 듯 싶었다. 미친, 이 여자는 강탈을 하는 것인가?5분도 안 돼서 우연준이 와서 신호를 보내고 나서야 그녀는 손을 내밀었고 경호원은 이현의 입을 막고 있던 손을 놓았고 이현은 크게 숨을 헐떡였다. 조급하고 또 화도 났다!‘너…….’소은정은 미소를 지으며 웃음에는 무고함이 배어 있었다. ‘우리가 장부를 조사한 것은 위에서 동의했습니다. 당신과 장사장님이 의견이 있으시면 상부에 보고할 수 있죠…….아 경찰에 신고하셔도 됩니다. ‘그녀는 이런 양심의 가책이 많은 사람은 경찰에 신고하지 않을 것이라 단정했다. 다른 건 일을 미루면 며칠 안 돼서 장부확인이 끝난다. 사실 박수혁은 소은정을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다. 그녀가 오기로 결정했을 때부터 그녀는 이미 이곳의 모든 것을 조사했다. 다른 사람이 주도권을 쥐게 하는 것보다 그녀가 직접 움직이는 것이 더 낫다. 사나움을 따졌을 때 누가 누굴 두려워하겠는가?소은정은 완벽한 웃음을 짓더니 이내 돌아서서 웃음을 거두며 성큼성큼 하이힐을 신은 채 나갔다. 남은 인재들은 하나 둘 철수 했다. 이현의 안색이 극도로 나빠지고 즉시 전화기를 들어 허둥지둥 지성회사의 사장 장일성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전전긍긍하며 말을 다했고 장일성의 말을 기다렸다. 그들은 소은정을 곤란하게 할 방법을 무수히 생각해 봤지만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 이 여자의 수단이 허를 찔렀고 게다가……매우 횡포했기 때문이다. 횡포함이 그들보다 한 수 위였다. 장일성은 3초도 채 되지 않아 욕설을 퍼부었다. ‘젠장 여자도 상대 못하고 장부 몇 권도 못 지키고 넌 그냥 깜빵에 들어가기나 기다려라!’이현의 안색은 창백해지고 온몸이 두려움에 떨었다. ‘장…….장사장님 어떡하죠?’‘무슨 수를 써서라도 되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먼 곳에서 가까운 곳의 갈증을 해소할 순 없죠. 그들은 장부를 보고 온 것입니다.”이현의 이런 모든 반응은, 그의 생각이 아니라 이 장부에 문제가 아주 많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었다.소은정은 입을 다문 채, 머릿속에서 전광석화 같은 생각들이 지나갔다.만약 오늘 이현이 장부를 가져간다면, 그들은 다시는 장부를 받을 기회가 없을 것이다.이현은 차 창문을 두드리며, 짜증스럽게 아주 역겨운 웃음을 보였다.“은정 아가씨, 내려와서 얘기 좀 하죠. 당신이 성실하게 이 프로젝트를 임하는 것을 봐서라도 장부만 넘겨주시면 사람들은 모두 안전하게 보내드리겠습니다.”이 장면은 이미 너무 소름이 돋았다. 사람이 이 지경에 이르면 놀란 나머지 오줌을 지려버릴 것만 같았다.소은정이 천천히 창문을 내리자 뒤에서 빛이라도 나는 듯한 아름다운 이목구비가 보였다. 얼굴에는 웃음을 띄는 얼굴이었지만, 눈빛에는 냉담함이 배어 있었다.“이대표님, 제 손에 들어온 물건은 제가 놓지 않는 이상 아무도 가져 가실 수 없을 겁니다.”이현은 흠칫 놀라며 속으로 내심 당황하여 머리가 얼얼했다. 하지만 그는 머릿속으로 금방 두려움을 떨쳐내었다.그가 왜 한 여자를 두려워 하겠는가?그가 데려온 인력은 충분했고 그의 세력은 충분히 강했다. 그런 그가 한 여인의 카리스마에 두려운 것인가?이현는 웃으며 말했다. “미쓰 소가 농담을 하네. 여긴 정말 너 마음대로 되지 않아……”그는 고개를 숙여 차 안의 여인을 내려보면서, 자신이 수많은 모델들과 잤으면서도, 소은정같은 미인은 결코 만져보지도 못했다.“근데 내가 듣고 싶은 말을 해준다면 내가 당신을 원하는 대로 해줄지도 모르지,,,”그는 그녀를 희롱하고있었다.머리를 굴리고 그가 욕정에 눈이 돌아간 그 순간, 차 안에서 갑자기 문이 열리더니, 소은정이 빠른 속도로 내림과 동시에 이현은 그만 차에 부딪혀 넘어지고 말았다.머리에 잡생각이 사라졌다.그는 화를 내며 그 여자를 쳐다보고 노발대잘했다. ‘이 더러운 년아, 지금 분
소은정의 주의가 온통 눈앞의 상황에 쏠린 틈을 타, 그 건달들도 눈치가 있었는지 경호원과 끈질기게 싸우고 죽일듯이 눈에 불을 키고 달려들었지만 아무도 그녀에게 닿질 못했다.다만 이현이 몰래 도망치려고 하는 것을 언뜻 보았다.그녀는 눈을 찡그리며 입을 다물고 이현이야 말로 이 사람들을 제압할 관건이라 생각했다. 그를 가게 두면 안돼!그녀는 막 그를 끌고 오려 할 때, 갑자기 우연준이 반대편에서 깜짝 놀라며 크게 소리쳤다: ‘소대표님 조심하세요——'소은정은 순간 어리둥절했고, 갑자기 등 뒤에서 서늘한 바람이 불어와 그녀에게 가까워지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의식적으로 온몸이 긴장되었고 머리속에서는 이미 꺠달았다: 뒤에서 누가 기습했구나!피하기에는 너무 늦었다, 피할 수 없어!바로 그 순간, 그녀의 앞에 있던 이현이 갑자기 그녀의 옆을 향해 달려들었다.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데 잔뜩 겁에 질린 얼굴이었다…...그는 경직된 소은정이 반응한 것보다 한 박자 빠른 속도로 뒤에서 기습하는 사람의 몽둥이를 맞고 있었다.묵직한 몽둥이 소리——그리고 이현은 비명을 지르며 머리를 감싸지고 욕설을 퍼붓는 소리가 들렸다.“젠장 나를 왜때려?”‘당신이 직접 달려들었습니다….... ‘ 기습한 자가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누가 감히 나를 때려!’ 이현이 성질을 부리며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소은정은 돌리지 않았고 눈을 들더니 박수혁이 한 무리의 사람들을 데리고 기세 좋게 걸어오고 있는 것을 봤다.그의 검은 옷과 긴 바지, 훤칠한 모습은 마치 어둠속에서 내려온 저승사자같았다. 두 눈은 진홍색이며 어둡고 포악한 분위기가 마치 지옥에서 나왔다가 다시 지옥에 온 것 같았다.칼바람이 불어 얼굴에 닿으면 아플 지경이었다.그러나 박수혁은 마치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듯 했다.그는 소은정에게 다가갔다. 어둡고 깊은 눈동자와 복잡한 감정을 아주 많이 담고있었다. 하지만 눈빛에서 가장 숨길 수 없었던 것은 쏟아지는 사악한 기운이었다. 그는 왜 그녀가 그녀 자신을
오랜만에 만난 두 사람은 서로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다.문준서는 그녀의 눈물을 보고 죄책감에 얼굴을 들 수 없었다.새봄이가 점차 울음이 잦아들자 그는 고개를 숙이고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었다.새봄이는 길게 심호흡하고 감정을 식혔다.준서에게는 묻고 싶은 게 정말 많았다.문준서는 울어서 빨갛게 부은 새봄이의 눈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커피 계속 마실 거야? 안 마실 거면 우리 집에 올래? 내가 맛있는 커피 만들어 줄게!”새봄이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준서는 소녀의 손을 잡고 핸드백을 챙긴 뒤, 밖으로 나갔다.커피숍 직원들마저 잘 어울리는 한 쌍이라고 부러운 눈빛을 보냈다.새봄이는 그와 손을 잡고 걷고 있자 저도 모르게 가슴이 설레었다.어릴 때는 항상 손을 잡고 다녔는데 지금은 어딘가 어색했다.어린 문준서는 항상 새봄이를 우선으로 생각했는데 지금도 그럴까?문준서는 소녀가 기억하는 어린 준서가 아니었다. 그의 거대한 뒷모습은 왠지 모를 안정감을 주었다.문준서가 웃으며 소녀에게 물었다.“뭘 그렇게 뚫어지게 봐?”“키 몇이야?”“192, 만족해?”새봄이는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끼며 고개를 돌렸다.“내가 키 큰 사람 별로라고 하면 뼈라도 깎을 거야?”문준서는 웃으며 소녀의 손을 잡아끌었다.“응. 네가 집도해.”새봄이도 덩달아 웃었다.10여 년을 떨어져 지내다 보니 처음에는 정말 보고 싶었지만 점차 감정은 옅어져 갔다. 매번 부모님에게 준서의 안부를 물을 때면 그들은 머리만 흔들었다.그 뒤로 새봄이는 더 이상 준서를 찾지 않았다.말없이 사라진 그를 원망한 적도 있었다.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그가 해외에서 무사히 지냈으면 하는 바람이 더 컸던 것 같았다.문준서는 길가에 세워진 스포츠카로 다가갔다.차도 주인을 닮아 검은색으로 차분하고 화려하지 않은 디자인이었다.처음 그와 눈이 마주쳤을 때, 새봄이는 그가 문준서라는 것을 한눈에 알아보았다. 티없이 맑고 순수했던 눈동자는 어릴 때와 비교해 변한 게 전혀 없었다.하지만 소녀
새봄이가 떠난 뒤로 전동하는 한숨을 달고 살았다. 옆에서 지켜보는 소은정은 어이가 없었다.학교 생활은 생각했던 것보다 따분하지 않았다.어릴 때부터 곱게 자란 새봄이지만 거만하지 않고 성격이 활발했기에 많은 친구를 사귀었다.아이는 가끔 친구들을 집에 초대해서 파티를 벌였다.그리고 혼자 있는 시간도 충분히 즐겼다.가끔 센 강변에 가서 산책도 하고 석양을 감상하며 오리에게 먹이를 주기도 했다.그런데 가끔 혼자 있을 때면 누군가가 지켜보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하지만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 주변에 수시로 경호원들이 지키고 있었기 때문이다.새봄이는 아이스크림을 들고 홀로 석양 아래에서 산책을 즐겼다. 손에는 엄마를 위해 준비한 선물인 한정판 명품백이 들려 있었다.이목구비가 화려한 동양소녀가 길을 걷고 있자 무수히 많은 시선들이 따라다녔다.하지만 프랑스의 치안은 별로 좋지 못했다.새봄이가 아이스크림을 먹는 사이 녹색 트레이닝복을 입은 남자가 소녀의 핸드백을 가로채서 사람들 틈으로 도주했다.놀란 새봄이는 다급히 남자의 뒤를 따라가며 소리쳤다.“도둑이야!”안타깝게도 유럽에서 비슷한 사건은 비일비재하게 벌어졌다.아무도 핸드백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싶지 않아했다.새봄이는 자신이 안전하다는 것을 알기에 끝까지 남자를 쫓아갔다.수염이 덥수룩한 남자는 뒤를 돌아보며 뭐라고 욕설을 지껄이더니 골목으로 진입했다.새봄이가 쫓아갔을 때, 남자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소녀가 망연자실한 얼굴로 서 있을 때, 갑자기 옆 골목에서 사람이 튀어나왔다.남자는 바로 새봄이의 목을 노리고 달려들었지만 손이 소녀에게 닿기도 전에 누군가가 달려와서 남자를 걷어찼다.새봄이는 겁에 질린 얼굴로 뒤를 돌아보았다.훤칠하고 잘생긴 동양인 남자가 등 뒤에 서 있었다.어딘가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가 새봄이의 앞으로 다가갔다.그에게서 익숙한 우드향이 풍겼다.그는 천천히 소녀를 향해 손을 뻗었다. 손가락이 가늘고 예쁜 손이었다.녹색 트레이닝복을 입은 강
전동하는 그날 밤 새봄이에게 해외유학 얘기를 꺼냈다.새봄이는 고민도 해보지 않고 바로 동의했다.어디에 가고 싶냐고 물었더니 프랑스만 제외하고 아무데나 괜찮다고 했다.전동하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준서 때문에 프랑스에 가기 싫은 거야?”새봄이가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걔가 누군데? 하나도 기억 안 나! 걔 얘기하지 마!”아이는 억울함을 토로했다.줄곧 아이의 옆을 지켜주던 오빠는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마치 꿈을 꾼 것 같았다.더 이상 아이의 뒤꽁무니를 따라다니던 오빠는 없었다.아이는 준서가 보고 싶었지만 준서는 떠날 때 편지 한장 남기지 않았다.전동하는 안쓰러운 표정으로 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새봄이도 이제 컸잖아. 준서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어. 연락이 없던 것도 그럴만한 사정이 있어서였어. 나중에 준서 만나도 너무 준서를 욕하지 마.”새봄이는 고집스럽게 고개를 돌려버렸다.부모의 사랑만 받고 자란 아이는 갑작스러운 이별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가끔 딸이 울기라도 하면 전동하는 항상 달려와서 딸을 위로해 주었다.태어날 때부터 다이아수저를 물고 태어난 아이는 누구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었다.그런데 어느 날 오빠가 보고 싶었던 아이가 준서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없는 번호라고 나왔다.아이는 버려진 느낌을 받았다.출국이 결정되었으니 전동하는 아이가 다닐 학교를 알아보았다.결국 새봄이는 유럽을 선택했다.마치 누군가가 거기서 자신을 기다리는 것처럼.떠나기 전, 아이는 일곱 남자친구와 작별인사를 나누었다.아이가 출국하는 날, 온가족이 나와서 새봄이를 배웅햇다.새봄이는 딱히 슬프거나 아쉬운 티를 내지 않았다. 마치 부모님 손을 잡고 해외여행을 가는 것처럼 자연스러웠다.아이는 활짝 웃으면서 가족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전동하와 소은정은 영지까지 데리고 같이 프랑스로 출국하기로 했다.일가족이 탑승수속을 마치고 돌아서는데 뒤에서 급박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새봄아!”고개를 돌리자 하얗게 질린 얼굴로 허겁지겁 이쪽
눈 깜짝할 사이에 새봄이는 어엿한 숙녀로 자라났다.고등학교에 들어가자마자 그녀에게는 남자친구가 생겼다.새봄이는 집으로 돌아와서 이 소식을 소은정에게 알렸다.소은정은 딱히 말리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어렸을 때 이런저런 경험을 다 해보는 게 아이에게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그리고 새봄이가 진심일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하지만 이 사실을 알게 된 전동하는 밤새 잠을 이룰 수 없었다.그는 아이와 대화를 나눠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새봄이의 반응은 시큰둥했다.“친구들이 다들 남자친구를 사귀는데 나만 솔로면 유행에 뒤떨어지잖아. 그래서 만나보기로 했어. 그리고 너무 이른 나이도 아니잖아! 중학교 때부터 연애하는 애들도 많다고!”전동하는 인내심 있게 아이를 타일렀다.“그래도 넌 아직 너무 어려. 밖으로 나가 사람들과 더 많이 접촉해 보면 알게 될 거야. 남자는 다 믿을 놈이 못 돼….”“그럼 엄마가 아빠를 만난 것도 사랑에 눈이 멀어서 만난 거겠네?”어릴 때부터 말싸움에는 절대 지지 않던 새봄이는 미소가 소은정을 닮은 예쁘고 사랑스러운 소녀로 성장했다.그리고 총기 있는 눈동자와 말빨, 그리고 큰 키는 전동하를 많이 닮았다.소은정은 어디 하나 빠지지 않는 딸이 나중에 남자 여럿을 울릴 거라는 것을 알기에 아이에게는 사랑을 하면 꼭 아빠랑 엄마처럼 서로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라고 강조했다.새봄이는 전동하가 말이 없자 달려가서 그의 팔짱을 꼈다.“아빠, 걱정하지 마. 그냥 연애는 어떤 느낌인가 궁금해서 해보는 거야.”“그래서 그 남자친구는… 어떤 사람이야?”“어느 남자친구를 말하는 거야?”전동하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물었다.“몇이나 사귀었는데?”“다른 애들은 다 한명하고만 사귀는데 난 다른 애들 따라하기 싫어. 그래서 하루에 한 명, 일주일에 일곱 명이야! 주일을 정해서 따로 만나!”새봄이가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전동하는 입을 뻐금거리며 한참을 말을 잇지 못했다.그래도 다행인 건 사랑에 깊이 빠지는 스타일은 아니라는 점이랄까.
다른 CCTV에서 정황이 포착되었다. 직원이 그쪽으로 다가가다가 발을 헛디디며 하마터면 술잔을 쏟을 뻔한 정황이었는데 그때 잔을 안쪽으로 옮기며 위치가 바뀐 것 같았다.독극물 검사결과도 나왔다.청산가리였다.심청하의 몸에서 나온 독극물과 약병에 있던 독극물 성분이 일치했다.살인을 계획했던 심청하가 제 꾀에 당한 상황이었다.아마 그녀는 죽을 때까지 어디서 문제가 생겼는지 몰랐을 것이다.형사들은 밤을 새워 CCTV를 확인하면서 이 약병의 출처가 남유주의 큰어머니라는 사실을 밝혀냈다.그렇게 큰어머니가 경찰에 소환되었다.큰어머니는 숨김없이 사건의 경과를 진술했는데 심청하에게 협박을 당했다는 내용이었다.하지만 사람을 해치고 싶지 않아서 넘어지는 틈을 타 약병을 바닥에 버렸다고 했다.심청하가 포기를 못하고 스스로 행동에 옮기다가 제 꾀에 당했다는 말도 했다.형사가 인상을 찌푸리며 그녀에게 물었다.“그랬다는 증거 있나요?”“당연히 있죠.”큰어머니는 딸인 남연을 호출했다.“형사님이 묻는 대로 사실을 대답해! 떨지 말고!”남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핸드폰을 꺼냈다.그리고 차 안에서 심청하와 대화했던 녹음을 재생했다.“그 여자가 아빠랑 엄마를 죽이겠다며 협박했어요. 그 파티 초대장은 제가 거금을 주고 산 거예요. 우린 태한그룹 사모님과 친척관계에요. 평소에 왕래는 하지 않지만 사람을 죽이고 싶지는 않았다고요!”남연은 울음을 터뜨리며 말했다.“형사님, 제가 아는 건 다 얘기했어요.”형사는 그녀의 진술에서 이상한 점을 포착했다.“전에 남유주 씨를 해하려 한 적이 있죠?”“그래! 너도 직접 남유주를 죽이려고 했잖아? 그건 왜 쏙 빼고 말해?”녹음본에 담겼던 심청하의 목소리였다.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파일은 편집을 거치지 않았다.남연은 고개를 푹 숙이고 사실을 털어놓았다.“그것도 심청하가 협박해서 했어요. 하지만 언니 앞에서 이미 잘못을 인정했고 사과도 했어요. 언니는 저를 용서했고요.”형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건 박수혁 대표와
심청하는 한참 침묵하더니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무슨 방법을 쓰든 그 사람들과 걔를 만나게 해. 안 그러면 이 약은 네 부모님 배 속으로 들어갈 거야!”남연은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고개를 떨어뜨렸다.“알겠어요.”결국 그녀는 겁에 질린 얼굴로 명령을 받아들였다.며칠 뒤, 마침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오늘은 자선회가 열리는 날이었는데 박수혁은 남유주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그녀와 함께 자선회에 참석했다.그리고 자선회에서 많은 보석과 골동품을 구매하며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자선회가 끝나고 파티가 이어졌다.남연의 부모는 힘겹게 초대장을 입수했다.심청하는 파티홀에서 이어질 장면을 기대하고 있었다.하지만 남연의 부모는 뒤늦게 파티에 참석했고 그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파티가 다 끝난 뒤였다.심청하는 분노를 주체할 수 없었다.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음에는 언제가 될지 장담할 수 없었다.SC그룹에서는 지분 사건으로 그들을 물고늘어질 것이다.본사에서 움직이기 전에 남유주를 제거해야 했다.잠시 후, 남유주의 큰어머니는 사람이 없는 곳에 숨어들었다.그리고 약을 꺼내 술병에 쏟아넣으려고 했다.마침 취객이 그녀의 어깨를 부딪히고 지나가며 그녀가 바닥에 쓰러졌다.남유주 큰어머니가 고통에 신음을 흘리자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약병은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구석진 곳으로 굴러갔다.심청하는 싸늘한 눈빛으로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정말 뭐 하나 일을 제대로 하는 게 없는 일가족이었다.남유주의 큰아버지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 다급히 다가가서 아내의 손을 잡고 구급차를 호출했다.호텔에 미리 대기하고 있던 의료진이 달려왔고 큰어머니를 들것에 실어 병원으로 호송했다.심청하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사람들이 모두 흩어지고 그녀는 구석진 곳으로 가서 아무도 안 보는 틈을 타 약병을 손에 쥐었다.그리고 기회를 봐서 약을 와인에 쏟고 흔들었다.모든 게 끝난 뒤, 심청하는 손에 난 땀을 닦았다.이미 살인을 하기로 마음먹은 그녀였지만 직접 모든 일을 끝내고 나니
남유주는 미소를 지으며 소은정과 박수혁 사이를 스스럼없이 얘기했다.남유주는 지나간 둘의 과거를 신경 쓰지 않았다.박수혁은 소은정에게 다른 마음이 없었고 그들은 각자 다른 사람과 행복한 삶을 살기로 했다.소은정은 미소를 지으며 남유주가 건넨 상자를 열었다.안에는 팔찌가 있었다, 반짝이며 아름다운 화려한 목걸이의 모든 보석은 정교하게 다듬어져 있었고 본연의 미와 섬세함의 아름다움을 결합하는 느낌이 들게 했다.그녀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몇 년 동안 이런 것을 모으기를 좋아했는데... 고마워요, 진짜 마음에 들어요." 남유주는 화해의 의미로 소은정에게 팔찌를 건넸다.소은정은 미소를 지으며 팔찌를 착용했다."과거는 과거일 뿐이니 우린 서로 용서하는 게 어때요?"소은정은 머리를 끄덕였다. 그녀의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안타깝게도 난 어떤 선물도 준비하지 못했네요…"그녀는 가방에서 계약서를 꺼내고 남유주에게 건넸다.남유주는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서류 내용을 살펴보았다."이게 뭐예요?""원래는 소찬학의 주식이었지만 몇 년 전에 회사 소유로 되었어요. 아빠가 나이도 있고 해서 주식 대신 배당금을 주기로 했었어요, 근데 더는 그 사람의 것이 아니니까, 아빠가 유주 씨한테 넘기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우리가 주는 작은 선물이니까 받아줬으면 좋겠어요." 얼굴이 굳었던 남유주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계약서를 다시 내밀었다."전 받지 않을래요.""유주 씨, 이게 얼마나 큰 돈인지 몰라요? 술집을 사려고 했던 거 아니었어요? 이 돈으로 그 건물 같은 거 열 개는 살 수 있어요."소은정은 인내심을 가지고 설명했다.남유주는 웃음을 참고 머리를 흔들었다."이걸 받으면 소찬학이 내 생부라는 것을 인정하는 거잖아요, 끊을 수 없는 혈연관계를 받아들여야 하고, 내가 관여하지 않은 과거의 강탈과 억압을 직면해야 해요. 태어난 이래로 부모가 없는 존재로 살아왔고, 아직 그것을 원하지 않아요. 나의 아버지로 인정하고 싶지도 않고 소씨 가문과 혈연적인 관계가
거침없이 내뱉는 심청하의 태도에 소찬식이 얼굴이 어둡게 변했다.옆에서 듣고 있던 소은정이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소씨 가문의 주식은 애초에 저희 집안 거에요. 그리고 둘째 삼촌이 직접 주식을 그룹 소유로 돌리겠다고 서명까지 했어요. 자기는 주식 배당만 챙기겠다고, 회사를 떠난 지금 삼촌한테 배당금을 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여겨야죠. 이모가 한 계산은 너무 터무니없어요. 이 주식들은 재산 분할과 관련이 없어요. 설령 분할을 한다 해도, 먼저 그룹의 이익을 보호하는 게 우리의 원칙이고요."심청하는 얼굴이 이상하게 변했다."저는 어떻게 해요? 그이가 감옥에 가고, 우리는 손가락 빨면서 굶어 죽으라는 거예요? 주식을 전부 넘겨주세요, 그럼 더는 따지지 않을게요!" 그녀는 무례한 태도로 단호하게 앉아 있었다.소찬식의 표정이 음울하게 어두워졌다, 그는 복잡한 눈빛으로 그녀를 한번 쳐다보았다."그만 돌아가세요, 돌아가서 경찰 소식 기다리세요. 찬식이 회사 자금을 자기 돈처럼 써버렸고 수억 달러를 횡령했어요. 그럼에도 그룹이 이 돈에 대해 따지지 않는 것만으로도 고맙게 생각하세요. 어떻게 돈을, 주식을 요구할 수 있어요?" "나는 찬식 씨가 아니에요, 다른 사람들 사정은 모르겠고, 누가 날 어떻게 생각하든 관심없어요."그는 말을 마친 뒤 옆에 서 있는 집사에게 눈짓했다."손님을 내보내.""네."집사의 대답에, 심청하는 일어서서 조급하게 말했다. "아주버님, 그렇게 말씀하시지 마세요. 형제들끼리 어떻게 이렇게 매정하게 굴어요? 이 일을 언론에 알리면 어떻게 될지 저도 기대되네요, 아마 언론도 이 일에 엄청난 관심을 둘 것 같거든요!"소찬식의 표정은 신경질적으로 굳어졌다, 눈빛이 차갑고 어둡게 변했다.공기 안에는 침묵이 깔렸다.소은정은 갑작스럽게 직감했다. 심청하가 예전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것을 눈치챘다.하지만 그들은 타협할 수 없었다. 한 푼이라도 더 주면, 그녀는 주제 파악을 못 하고 더 달라고 요구할 것이다.그녀는 절대로 이번 한
심청하의 얼굴이 새파랗게 변했다."다 해봐야죠, 우선 믿을 만한 변호사를 찾아서 형량부터 줄여줘요."옆에서 듣고 있던 소은정이 참지 못하고 가볍게 웃으며 소리를 냈다.소은정이 입을 열었다."마침 잘 오셨어요, 우리도 지금 삼촌을 어떻게 구할지 토론하고 있었거든요!"심청하는 의아한 눈빛으로 소은정을 쳐다보았다. "그러면... 어떤 방법을 논의했는데?"전동하는 멋도 모르고 웃었다. 그는 소은정의 대답을 기다렸다.소은정은 청량한 목소리로 한숨을 쉬었다."사실 우리가 변호사를 찾아서 물어봤어요. 판결이 심하게 나면, 사형이 나올 수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어쨌든 두 사람을 죽인 거니까.그래도 방법이 있어요, 둘째 삼촌은 그때 혼인 상태였잖아요?법정에 나서서 전부 둘째 삼촌이 한 게 아니라고 증언하면 돼요. 삼촌은 줄곧 숙모랑 함께 있었고, 그런 일을 꾸밀 시간적 여유도 없었다고!"심청하는 갑자기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니 충격을 받은 표정으로 일어섰다."너... 나보고 거짓 증언을 하라는 거야, 말이 되니? 그거야말로 불법이야!"소은정은 차가운 눈빛으로 비웃었다."불법이라는 것도 알고 계셨네요? 근데 왜 저희 아버지한테 당당하게 그런 짓을 요구하는 거예요?"심청하는 그제야 자신이 소은정에게 당했다는 것을 깨달았다.화가 난 그녀의 얼굴이 붉어졌다."은정아, 너 말 이상하게 하는 구나, 내가 마음이 너무 급해서 나온 말을 꼬투리 잡는 거니? 그리고 너희 삼촌 아직 유죄 판결도 나지 않았어. 그러니까 우리가 조금 더 노력하면 돼."소은정은 눈썹을 찌푸렸다."그럼 혼자 잘 해보세요! 우린 응원이나 하고 있을게요!""너 지금 뭐하자는 거니?" 심청하는 화를 내며 소찬식을 바라보았다."진짜 이렇게 내버려두실 거예요?"소찬식의 눈빛이 어둡게 깔렸다."자기가 한 일에 대가를 치러야 하겠죠, 저희는 아무런 상관도 하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 제수씨도 저희를 그만 찾아오세요."심청하는 소찬식의 태도가 이렇게 차갑고 딱딱할 줄은 몰랐다.그녀는 잠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