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늘은 웃으며 말했다. ‘오디션으로 데뷔를 한 신인은 팬이 적지 않지만 모두 초등학생들이야. 그는 계속 너를 훔쳐보고 있는 것 같아.’소은정은 마지못해 입술을 오므리며 머리를 쓸어넘기고 말했다. ‘나는 초등학생의 우상에 관심 없어. 나는 노인들의 예술가가 좋아.’소은해가 뒤에서 쫒아와서 말했다. ‘너희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야. 나도 알고 싶어…..’소은정과 소은해는 입을 다물고 걸었다.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다. 남자 연예인은 그들의 앞에서 걸어가고 있었다. 문앞에 도착하기도 전에 누군가 알아볼까 봐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썼다. 그는 핸드폰을 꺼내 분부했다. ‘보디가드는 준비 다 됐어? 절대 다른 사람이 나에게 닿게 하지 마. 나 결벽증 있어!’소은정과 김하늘은 눈을 마주치곤 웃으며 서로의 마음을 알아차렸다.그들은 이 남자가 완전히 부질 없는 짓을 한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그의 팬들은 모두 초등학생이기에 초등학생들이 학교를 안 가고 공항으로 마중 나올 일이 없지 않은가?남자연예인은 준비를 마치고 앞에 사람이 문을 열자 그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검은색 야구모자를 쓰고 고개를 숙인 채 황급히 걸어 나갔다.남들이 알아볼까 봐 겁나면서도 못 알아볼까 두려운 모습이었다. 하지만 생각치도 못했다. 남자 연예인이 고용한 보디가드가 적지 않았다. 그를 동그랗게 둘러싸더니 정말 한 마리의 모기 조차 날아들어가지 못했다. 하지만 공항에 마중 나온 팬은 한명도 없었다!심지어 플랜카드를 든 사람도 없었다!너무 어색한 순간이다. 소은정은 은근히 혀를 내둘렀다. 봐라, 초등학생도 학업을 더 중요시 하지 않은가!남자 연예인도 쓸쓸해 했지만 뒤따라온 취재진들이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그의 앞, 뒤, 옆면을 360도로 찍고 난 후에 철수를 했다. 남자 연예인은 참지 못하고 마스크를 벗었다.‘팬들은?’기자들도 보아하니 대형 신문사의 기자도 아니었다. 기자는 웃으며 말했다. ‘바깥시세를 잘 모르시네요. 팬 한 명에 70원, 10명에 500원이에요. 당신
하지만 두 사람은 너무 화제가 되었기에 부셔서 몇몇 기자들이 소식을 듣고 온지 불과 몇 분만에 텅 빈 공항을 꽉 메웠다.소은정은 자신에게 이런 순간이 올 줄 몰랐으며 소은해는 김하늘을 성가시지 않게 하고 보호하기 위해 참고 뒤를 돌아보지 않았고 그녀가 기회를 엿보다 빠져나가게 했다.그래서 소은정은 아무 걱정 없이 정중앙에 섰다.허허……꿈만 같네!‘소대표님, 박대표님과의 감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말씀해 주시겠어요? 정말 조금의 기회도 그에게 주지 않을 건가요?‘박대표님은 너무 비참하십니다. 다들 그를 위해 마음 아파 하는데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두번의 대응이 노이즈 마케팅인가요. SC그룹의 신제품 판매량이 어떻습니까?’‘소배우님이 본인 가문의 회사를 위해 홍보를 해주나요?’ ......무수한 기자들과 질문이 그들을 샐틈없이 애워쌌다.소은정은 도저히 발걸음을 옮길 수 없었고 마음속으로 유독 화가 났다.전부 소은해 때문이야!그녀는 뒤로 한발짝 물러나 그의 발을 세게 밟았다. 그것은 일부러 한 것이다!소은해는 얼굴색 하나 안 바뀌고 웃고 있었고 스스로 잘못된 것을 깨닫고 소은정을 대신해 설명하였다:‘노이즈 마케팅인지는 박대표에게 가서 물어봐야 하지 않을까요, 매번 그가 부추겼습니다!’‘우리 소은정의 감정은 그냥 내버려 두고 모두 어차피 내부 사람이 아니니 너무 관심 갖지 말아주세요. 차라리 다들 저에게 관심을 주실래요?’역시 영화 황제답게 아무리 까다로운 질문이라도 어색하지 않게 화제를 이끌었다.모두들 ‘소배우님은 몇 년간 싱글이셨는데 언제 좋은 소식을 나눌 수 있나요?’라며 웃음을 터뜨렸다.소은해는 일부러 망설이며 생각했다: ‘곧 입이다! 곧!’모두들:’매번 이렇게 말씀하셨어요!’이 때 소은정의 얼굴에 웃음이 딱딱해 지더니 갑자기 그 무명의 남자 연예인이 생각났다!그가 얼마나 부러운가!‘소대표님 새해가 왔는데 회사에 대한 계획이 있으신가요?’이 질문은 소은해가 그녀를 대신 대답하기 어려웠다.소은정은 미소를
태한 그룹.박수혁은 소은정이 공항에 온 것이 실검에 오른 것을 보고 입술을 오므리며 열심히 감상했다.아름다워, 아주 아름다워.모든 각도에서 이렇게나 완벽하다니 사각지대가 없어!오한진은 그의 사무실에서 물고기의 물을 갈아주며 아이디어를 냈다:‘박대표님 이 소식에 좋아요를 누르는 건 어떤가요?’‘좋아요만 누르면 돼? 내가 사진 첨가해서 리트윗 하면 안되나?’박수혁은 침울한 어조로 그에게 물었다.자본이 없는 지출이 어떻게 박수혁의 몸값을 반영할 수 있겠는가?그는 돈을 부어서라도 이 실검을 매일 맨 위에 올려놓고 싶지만 소은정이 칼을 들고 찌르러 올까봐 두려웠다!오한진은 웃으며 말했다:’너무 성대해요. 이러면 시각적 피로를 유발하고 자극성이 목표치까지 도달 못할 수도 있어요.가볍게 좋아요를 누르는 건 대표님이 주목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부주의한 주목은 파란만장한 관심을 유발하지 못하기에 이렇게 하면 더 신비로울 겁니다. 나중에 물어볼 때 대표님이 실수로 눌렀다고 하시면 은정 아가씨도 크게 반응 못할 겁니다!’박수혁은 눈썹을 찡그리며 침착한 얼굴로 끄덕였다. 그의 스타일에는 맞지 않았지만 그래도 괜찮았다!어쨌든 그는 이미 여러번 실패했으니 오한진에 기대서 만회할 수 밖에 없었다.하지만 박수혁이 좋아요를 누를 때 하필 그 많은 비슷한 사진 중 소은해를 자르고 소은정 혼자만 있는 사진을 골랐다.이렇게 해야 만족이 됐다!그래서 그가 좋아요를 누른 후 빠르게 사람들에게 이 꾀가 발견되었다.그저 노를 젓고 싶었던 네티즌 박수혁은 갑자기 실검 톱에 올랐다!‘하하하 박대표님 당신은 전처남도 용납 못하시나요?’‘박대표님 설마 소배우님도 어울릴 자격이 없나요?’‘그 사람들은 남매야 남매!’‘소배우님을 빼버린 박대표님은 대체 뭐야? 소배우님은 데뷔 때부터 이런 무시를 받아본 적이 없는데?’‘소은해: 나 안어울려? 그럼 나 갈까?’ ......오한진은 핸드폰에 실검을 보고 눈 앞에 있는 어항안의 쇠약한 물고기를 쳐다보다가 문득 자신이
촬영이 시작되자 모두 알아서 입을 다물고 소리를 내지 않았다. 회의실의 분위기는 원래 엄숙한데다 박수혁의 분위기가 더해져 인터뷰 진행자 마저도 부담스러워했다.오한진이 나가려 했을 때 박수혁이 양손을 들어 책상 위에 놓는 모습을 보았다. 그는 거기 앉아 온몸에 한기를 내뿜고 있는 가운데 피로감이 있어 보였으며 호흡이 무겁고 차가웠다. 하지만 박수혁의 책상위에 놓인 손은 겹쳐져 있었고 왼손 약지에 하나의 반지가 있는 것을 다들 분명히 보았다. The single——싱글귀족!이 순간 오한진은 온몸이 굳어졌다그가 망설이는 순간 갑자기 박수혁의 어둡고 차가운 시선과 마주치고 온몸을 떨며 더 이상 남아있지 못하고 의기소침해져서 밖으로 뛰쳐나갔다. 나가고 나서야 한숨을 돌렸다. 왼손의 약지는 이미 혼인한 것을 뜻한다. 하지만 싱글 귀족은 SC그룹이 싱글인 사람들을 위해 디자인한 싱글 반지인데 박수혁은 약지에 끼다니?소은정에 대한 그의 마음은 도대체……정말 애정이 깊다!하지만 곧 그는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왜냐하면 매체가 인터뷰 영상 공개를 하면 모두가 박수혁 손에 있는 반지를 보게 될 것이다. 이것은 정말 광고비로 얼마를 줘도 살 수 없는 효과이다!SC그룹소은정은 밀라노에서 돌아온 후 회사에서 팽이처럼 바쁘게 움직였다. 그녀는 정말 소은호가 기계마냥 계속 피곤함을 모르고 움직이는 것에 감탄했다. 회의를 마치고 나오자 소은정은 잠시 눈을 붙이러 갔다가 우연준은 문서를 한가득 들고 왔다. 그녀는 휴식이 얼마나 사치스러운 일인지 깨달았다. ‘소대표님 HR에서 새로운 채용 소식이 들어왔습니다. 이번에는 세명의 국외에서 유학한 졸업생을 채용했습니다. 이건 이력서 입니다. ‘소은정은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녀는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는 것을 보는 걸 좋아했다. 깨끗한 한장의 백지가 시간이 갈 수록 천천히 견고하게 강해져가는 것이다. 지금의 남종석처럼 말이다. 그는 이미 혼자서도 한몫을 할 수 있었다. 거성그룹의 일이 끝나면 재무부의 자리는 의심의
우연준은 돌아 나갔다. 소은정은 계속해서 계획서를 보았다. 그들의 투자 방향은 한 가지에 국한되어 있으면 안되기에 소은호는 이미 다시 부동산에 발을 들이겠다고 제안했었다. 하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부동산은 근 몇년간 경기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경기가 좋지 않기에 누군가는 모험을 하고 누군가는 승리를 가져갔다. 그래서 소은호가 이 계획을 제안했을 때 소은정 또한 마음이 흔들렸다. 인공지능 프로젝트는 점차 안정되어 편향될 가능성이 적기에 그들은 에너지를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있었다. 오후. 소은호와 소은정은 프로젝트팀을 급습하는 방안으로 상의를 마쳤다. 소은정은 하얀색 셔츠를 입었고 아래는 고운 스커트를 입었다. 허리는 잘록하며 곧고 긴 다리로 하이힐을 신고 사람들을 데리고 프로젝트팀에게 갔다. 그녀는 사람들의 중간에 서있었다. 하얗고 아름다우며 고귀한 자태가 소은호까지 그녀의 뒤에 따라가게 했다. 프로젝트부에 있는 사람 중 소은정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처음에 낙하산으로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한 스캔들의 여인이 나중에는 날카롭고 결단력 있는 수완으로 그 자리에서 점점 더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到如今,谁也不敢小瞧了她。지금까지 누구도 감히 그녀를 앝잡아 보지 못했다. 모두들 빈둥빈둥대며 자리에서 웃고 떠들고, 누군가는 탕비실에서 가십거리를 말하거나 티비 연속극을 보는 사람도 있었다. 이 모든 상황은 한 마디로 정리될 수 없었다……‘소대표님…..어린 소대표님?’소은정은 소은호보다 작기에 자연스레 어린 소대표가 되었다. 시끄럽던 소리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놀란 눈으로 온 사람들을 보고 있었다. 소은정은 웃으며 그들을 바라보았고 의아한 표정은 눈알이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동료 여러분들 수고가 많으십니다. 혹시 이이사님은요?한바퀴 둘러보았지만 陈健이 어디있는지 안보였다?갑자기 누군가 반응하여 안쪽에 있는 사무실을 가르켰다. ‘이이사님은 저기 있습니다…..’소은정은 웃으며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는 걸어갔다. 뒤에 있던
소은정은 우연준을 한 번 보았다. 그녀의 말이 임선이 꺼낸 단체사진 한 장 보다 못하다니 정말 우습다!‘임선 아가씨는 아직 실습 기간이니 남아있을 수 있는가 아닌가는 그녀의 문제입니다. 하지만 이이사님이 자리를 내주고 싶다니 저희는 딱히 의견은 없습니다……’순간 이이사의 안색은 잿빛이 되었다. 소은정의 이 말은 분명히 임선에게 후원자 자리를 내주고 싶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아첨을 잘못한 것이다!본론으로 들어갔다. 소은정은 바로 소파로 걸어가 앉고 손을 내밀자 우연준은 문서를 건내주었다. ‘솔직히 SC그룹이 1년간 승승장구하면서 프로젝트도 하나 둘씩 이어졌는데 당신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 같네요?’인공지능은 그녀가 익숙한 상품이고 대형 프로젝트는 소은호가 진행한 결과이며 나머지는 모두 SC그룹의 브랜드를 염두해 두고 협력한다. 그럼 프로젝트팀의 존재 의미는 대체 어디 있는가?이건은 당황하여 소은호를 쳐다봤지만 소은호는 냉담한 표정으로 옆에 앉아 있었다. 그를 대신해서 말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어린 소대표님, 저……’소은정은 손을 들어 그의 말을 자르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전 고위층들의 대화는 전부 위층에서 진행했는데 이번에 갑자기 내려온 것은 회사의 좀이 어떻게 길러졌는 지 보기 위함 이었습니다……’소은정의 말에는 가시가 있었지만 그녀의 말투는 가볍기에 사람들에게 큰 공포감을 느끼게 했다. 이것은 상사가 한바탕 꾸짖는 것보다 더 무섭지 않은가!이건은 온몸에 한기와 떨림이 느껴졌다. 마흔살이 다 되어 감원을 당한다면 자신은 길바닥에 나앉아야 한다. ‘어린 대표님, 저……제가 당장 저들에게 열심히 일하라고 하겠습니다!’소은정은 차가운 어투로 웃으며 말했다:‘서두르지 마세요 이이사님. SC그룹에 들어올 수 있는 사람은 모두 제일 우수한 인재들이고 당신의 프로젝트팀에 남아있을 수 있는 사람은 모두 그 인재들 중의 엘리트입니다. 당신이 이 엘리트들을 데리고 이 모양으로 만들었는데 당신은 무엇으로 제 화사의 손실을 배
이건은 온몸이 차가워졌다. 임선이 커피를 들고 왔다. ‘이이사님 제 사촌오빠 언니는 이미 가셨나요?’이건의 눈빛은 복잡한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 입술을 오므리곤 그녀의 작은 책상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기 있는 네 물건들 들고 나가. 이후에는 당신도 다른 사람과 똑같이 시키는 일만 하도록 해!’임선의 안색이 변했다. ‘뭔가 오해가 있는 것은 아니죠? 방금 소은정과 소은호가 제 사촌오빠 언니라는 것을 당신도 보셨을텐데요!’‘오해는 없고 회사는 위아래를 동일시해. 또한 난 당신의 컴퓨터 배경화면의 단체사진을 바꾸길 건의할게. 회사 내에 이런 악영향이 존재해선 안돼. 능력이 항상 최우선이어야 해. ‘이건은 심호흡을 했다. 실직할 뻔한 중년남성으로서 그는 꼭 매 걸음을 안전하게 딛어야 한다!‘무……무슨 근거로?’임선은 이해할 수 없었다. 소은정과 소은호가 오고 난 후 이건가 어떻게 그녀에 대한 태도가 바뀔 수 있는가?설마 소은정과 소은호가 뭐라고 한건가?‘여기가 내 구역인 근거다!’ 이건가 견디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너가 만약 마음에 들지 않으면 소대표님과 어린 소대표님께 가서 일러. 그래도 마음에 안들면 소회장님에게 가서 일러!’그는 이 뒷문으로 들어온 친척에게 시중을 들고 싶지 않은 것이 분명했다. 임선은 몇 초간 말을 잇지 못하고 입술을 깨물며 화가난 채로 윗층에 올라가 소은정에게 분명하게 물어보려 했다!하지만 회사 규정상 회사의 고위층과 사전예약을 제외하고는 보통 사원은 마음대로 소은정의 업무구역에 들어갈 수 없었다. 임선은 명백히 그런 특권은 없었다. 친척이지만 그녀는 소은정의 전화번호도 없었으며 위챗은 말할 것도 없었다. 임선은 프론트 데스크에 가서 끈질기게 조르자 데스크는 못 참고 우연준에게 전화를 걸었다. 우연준은 원래 단칼에 거절하려 했으나 그녀의 신분을 생각하고는 소은정에게 가서 말했다. 소은정은 듣고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그녀에게 들어오라고 하세요. ‘우연준은 조금 의아했다!1분이 채 되지 않아 임선은
소은정은 단연 돋보인다. 놀라운 이목구비, 시원한 성격, 이런 담담함은 그녀의 뼛속부터 오는 것으로, 서있는 임선과 마주앉은 그녀는 마치 극과 극을 보여준다. ‘임선. 너가 어떻게 이 회사에 들어왔는 지는 알고 있을 거야. 너의 이력서와 능력으로 봤을 때 SC그룹에 들어오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했어. 친척들을 봐서 나는 HR에게 너를 바로 해고시키지 않게 했고 너에게 기회를 줘서 너의 행동을 보려 했어. 만약 너가 계속 우리의 관계를 이용했다면 회사에 무슨 별 짓을 해서 내가 너를 해고 시킨 후 어느 회사도 너를 찾지 않을 것을 믿겠니!’소은정은 담담하게 웃고는 마치 대수롭지 않은 사소한 일인 듯 말하지만 임선의 안색은 하얗게 질려 혈색이 없었다. 그녀는 그녀를 협박하고 있는 것이다. 적나라한 협박이다!그런데 하필 이런 협박에 임선은 아무 말도 못했다. 결국 그녀는 입을 삐죽거렸다. ‘사촌언니. 나는 정상적인 방법으로 채용돼서 회사에 들어온 거야. 내 학력과 전공은 위조된 게 아니니 내가 입사한 건 당연한 거지……’소은정은 입꼬리를 실룩거리며 옆에 있던 그녀의 이력서를 들고 조금도 미안해 하지 않는 모습으로 그녀의 얼굴에 던졌다. 여기까지 얘기하니 더 이상 체면을 세울 필요가 없었다. ‘임선. 너의 학력과 전공은 언급 안할게. 너의 이력서에 세계 500대 기업에서 실습을 했었다고 써놨는데 전화해보니 그 쪽은 바로 부인하더라. 그리고 너가 위에 학교에 과학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해서 큰 표창을 받았다고 적었는데 너희 학교와 연락을 해보니 너의 선생님이 너가 프로젝트팀에 들어간지 일주일도 안돼서 진도를 못 따라간다는 이유로 자진해서 나갔다고 말씀 하셨는데 넌 너가 참여했다고 쓸 낯이 있니?’ 소은정은 그녀의 이력서에 위조된 일을 낯낯히 들춰냈고 한 줄씩 읊을 때 마다 임선의 얼굴은 하얗게 질렸다. 그녀의 얼굴은 극치에 달했다. 그녀는 소은정이 정말로 전화해서 그녀의 이력서를 일일이 확인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소은정은 그녀를 보곤 차가운 눈빛
오랜만에 만난 두 사람은 서로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다.문준서는 그녀의 눈물을 보고 죄책감에 얼굴을 들 수 없었다.새봄이가 점차 울음이 잦아들자 그는 고개를 숙이고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었다.새봄이는 길게 심호흡하고 감정을 식혔다.준서에게는 묻고 싶은 게 정말 많았다.문준서는 울어서 빨갛게 부은 새봄이의 눈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커피 계속 마실 거야? 안 마실 거면 우리 집에 올래? 내가 맛있는 커피 만들어 줄게!”새봄이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준서는 소녀의 손을 잡고 핸드백을 챙긴 뒤, 밖으로 나갔다.커피숍 직원들마저 잘 어울리는 한 쌍이라고 부러운 눈빛을 보냈다.새봄이는 그와 손을 잡고 걷고 있자 저도 모르게 가슴이 설레었다.어릴 때는 항상 손을 잡고 다녔는데 지금은 어딘가 어색했다.어린 문준서는 항상 새봄이를 우선으로 생각했는데 지금도 그럴까?문준서는 소녀가 기억하는 어린 준서가 아니었다. 그의 거대한 뒷모습은 왠지 모를 안정감을 주었다.문준서가 웃으며 소녀에게 물었다.“뭘 그렇게 뚫어지게 봐?”“키 몇이야?”“192, 만족해?”새봄이는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끼며 고개를 돌렸다.“내가 키 큰 사람 별로라고 하면 뼈라도 깎을 거야?”문준서는 웃으며 소녀의 손을 잡아끌었다.“응. 네가 집도해.”새봄이도 덩달아 웃었다.10여 년을 떨어져 지내다 보니 처음에는 정말 보고 싶었지만 점차 감정은 옅어져 갔다. 매번 부모님에게 준서의 안부를 물을 때면 그들은 머리만 흔들었다.그 뒤로 새봄이는 더 이상 준서를 찾지 않았다.말없이 사라진 그를 원망한 적도 있었다.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그가 해외에서 무사히 지냈으면 하는 바람이 더 컸던 것 같았다.문준서는 길가에 세워진 스포츠카로 다가갔다.차도 주인을 닮아 검은색으로 차분하고 화려하지 않은 디자인이었다.처음 그와 눈이 마주쳤을 때, 새봄이는 그가 문준서라는 것을 한눈에 알아보았다. 티없이 맑고 순수했던 눈동자는 어릴 때와 비교해 변한 게 전혀 없었다.하지만 소녀
새봄이가 떠난 뒤로 전동하는 한숨을 달고 살았다. 옆에서 지켜보는 소은정은 어이가 없었다.학교 생활은 생각했던 것보다 따분하지 않았다.어릴 때부터 곱게 자란 새봄이지만 거만하지 않고 성격이 활발했기에 많은 친구를 사귀었다.아이는 가끔 친구들을 집에 초대해서 파티를 벌였다.그리고 혼자 있는 시간도 충분히 즐겼다.가끔 센 강변에 가서 산책도 하고 석양을 감상하며 오리에게 먹이를 주기도 했다.그런데 가끔 혼자 있을 때면 누군가가 지켜보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하지만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 주변에 수시로 경호원들이 지키고 있었기 때문이다.새봄이는 아이스크림을 들고 홀로 석양 아래에서 산책을 즐겼다. 손에는 엄마를 위해 준비한 선물인 한정판 명품백이 들려 있었다.이목구비가 화려한 동양소녀가 길을 걷고 있자 무수히 많은 시선들이 따라다녔다.하지만 프랑스의 치안은 별로 좋지 못했다.새봄이가 아이스크림을 먹는 사이 녹색 트레이닝복을 입은 남자가 소녀의 핸드백을 가로채서 사람들 틈으로 도주했다.놀란 새봄이는 다급히 남자의 뒤를 따라가며 소리쳤다.“도둑이야!”안타깝게도 유럽에서 비슷한 사건은 비일비재하게 벌어졌다.아무도 핸드백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싶지 않아했다.새봄이는 자신이 안전하다는 것을 알기에 끝까지 남자를 쫓아갔다.수염이 덥수룩한 남자는 뒤를 돌아보며 뭐라고 욕설을 지껄이더니 골목으로 진입했다.새봄이가 쫓아갔을 때, 남자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소녀가 망연자실한 얼굴로 서 있을 때, 갑자기 옆 골목에서 사람이 튀어나왔다.남자는 바로 새봄이의 목을 노리고 달려들었지만 손이 소녀에게 닿기도 전에 누군가가 달려와서 남자를 걷어찼다.새봄이는 겁에 질린 얼굴로 뒤를 돌아보았다.훤칠하고 잘생긴 동양인 남자가 등 뒤에 서 있었다.어딘가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가 새봄이의 앞으로 다가갔다.그에게서 익숙한 우드향이 풍겼다.그는 천천히 소녀를 향해 손을 뻗었다. 손가락이 가늘고 예쁜 손이었다.녹색 트레이닝복을 입은 강
전동하는 그날 밤 새봄이에게 해외유학 얘기를 꺼냈다.새봄이는 고민도 해보지 않고 바로 동의했다.어디에 가고 싶냐고 물었더니 프랑스만 제외하고 아무데나 괜찮다고 했다.전동하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준서 때문에 프랑스에 가기 싫은 거야?”새봄이가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걔가 누군데? 하나도 기억 안 나! 걔 얘기하지 마!”아이는 억울함을 토로했다.줄곧 아이의 옆을 지켜주던 오빠는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마치 꿈을 꾼 것 같았다.더 이상 아이의 뒤꽁무니를 따라다니던 오빠는 없었다.아이는 준서가 보고 싶었지만 준서는 떠날 때 편지 한장 남기지 않았다.전동하는 안쓰러운 표정으로 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새봄이도 이제 컸잖아. 준서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어. 연락이 없던 것도 그럴만한 사정이 있어서였어. 나중에 준서 만나도 너무 준서를 욕하지 마.”새봄이는 고집스럽게 고개를 돌려버렸다.부모의 사랑만 받고 자란 아이는 갑작스러운 이별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가끔 딸이 울기라도 하면 전동하는 항상 달려와서 딸을 위로해 주었다.태어날 때부터 다이아수저를 물고 태어난 아이는 누구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었다.그런데 어느 날 오빠가 보고 싶었던 아이가 준서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없는 번호라고 나왔다.아이는 버려진 느낌을 받았다.출국이 결정되었으니 전동하는 아이가 다닐 학교를 알아보았다.결국 새봄이는 유럽을 선택했다.마치 누군가가 거기서 자신을 기다리는 것처럼.떠나기 전, 아이는 일곱 남자친구와 작별인사를 나누었다.아이가 출국하는 날, 온가족이 나와서 새봄이를 배웅햇다.새봄이는 딱히 슬프거나 아쉬운 티를 내지 않았다. 마치 부모님 손을 잡고 해외여행을 가는 것처럼 자연스러웠다.아이는 활짝 웃으면서 가족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전동하와 소은정은 영지까지 데리고 같이 프랑스로 출국하기로 했다.일가족이 탑승수속을 마치고 돌아서는데 뒤에서 급박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새봄아!”고개를 돌리자 하얗게 질린 얼굴로 허겁지겁 이쪽
눈 깜짝할 사이에 새봄이는 어엿한 숙녀로 자라났다.고등학교에 들어가자마자 그녀에게는 남자친구가 생겼다.새봄이는 집으로 돌아와서 이 소식을 소은정에게 알렸다.소은정은 딱히 말리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어렸을 때 이런저런 경험을 다 해보는 게 아이에게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그리고 새봄이가 진심일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하지만 이 사실을 알게 된 전동하는 밤새 잠을 이룰 수 없었다.그는 아이와 대화를 나눠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새봄이의 반응은 시큰둥했다.“친구들이 다들 남자친구를 사귀는데 나만 솔로면 유행에 뒤떨어지잖아. 그래서 만나보기로 했어. 그리고 너무 이른 나이도 아니잖아! 중학교 때부터 연애하는 애들도 많다고!”전동하는 인내심 있게 아이를 타일렀다.“그래도 넌 아직 너무 어려. 밖으로 나가 사람들과 더 많이 접촉해 보면 알게 될 거야. 남자는 다 믿을 놈이 못 돼….”“그럼 엄마가 아빠를 만난 것도 사랑에 눈이 멀어서 만난 거겠네?”어릴 때부터 말싸움에는 절대 지지 않던 새봄이는 미소가 소은정을 닮은 예쁘고 사랑스러운 소녀로 성장했다.그리고 총기 있는 눈동자와 말빨, 그리고 큰 키는 전동하를 많이 닮았다.소은정은 어디 하나 빠지지 않는 딸이 나중에 남자 여럿을 울릴 거라는 것을 알기에 아이에게는 사랑을 하면 꼭 아빠랑 엄마처럼 서로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라고 강조했다.새봄이는 전동하가 말이 없자 달려가서 그의 팔짱을 꼈다.“아빠, 걱정하지 마. 그냥 연애는 어떤 느낌인가 궁금해서 해보는 거야.”“그래서 그 남자친구는… 어떤 사람이야?”“어느 남자친구를 말하는 거야?”전동하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물었다.“몇이나 사귀었는데?”“다른 애들은 다 한명하고만 사귀는데 난 다른 애들 따라하기 싫어. 그래서 하루에 한 명, 일주일에 일곱 명이야! 주일을 정해서 따로 만나!”새봄이가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전동하는 입을 뻐금거리며 한참을 말을 잇지 못했다.그래도 다행인 건 사랑에 깊이 빠지는 스타일은 아니라는 점이랄까.
다른 CCTV에서 정황이 포착되었다. 직원이 그쪽으로 다가가다가 발을 헛디디며 하마터면 술잔을 쏟을 뻔한 정황이었는데 그때 잔을 안쪽으로 옮기며 위치가 바뀐 것 같았다.독극물 검사결과도 나왔다.청산가리였다.심청하의 몸에서 나온 독극물과 약병에 있던 독극물 성분이 일치했다.살인을 계획했던 심청하가 제 꾀에 당한 상황이었다.아마 그녀는 죽을 때까지 어디서 문제가 생겼는지 몰랐을 것이다.형사들은 밤을 새워 CCTV를 확인하면서 이 약병의 출처가 남유주의 큰어머니라는 사실을 밝혀냈다.그렇게 큰어머니가 경찰에 소환되었다.큰어머니는 숨김없이 사건의 경과를 진술했는데 심청하에게 협박을 당했다는 내용이었다.하지만 사람을 해치고 싶지 않아서 넘어지는 틈을 타 약병을 바닥에 버렸다고 했다.심청하가 포기를 못하고 스스로 행동에 옮기다가 제 꾀에 당했다는 말도 했다.형사가 인상을 찌푸리며 그녀에게 물었다.“그랬다는 증거 있나요?”“당연히 있죠.”큰어머니는 딸인 남연을 호출했다.“형사님이 묻는 대로 사실을 대답해! 떨지 말고!”남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핸드폰을 꺼냈다.그리고 차 안에서 심청하와 대화했던 녹음을 재생했다.“그 여자가 아빠랑 엄마를 죽이겠다며 협박했어요. 그 파티 초대장은 제가 거금을 주고 산 거예요. 우린 태한그룹 사모님과 친척관계에요. 평소에 왕래는 하지 않지만 사람을 죽이고 싶지는 않았다고요!”남연은 울음을 터뜨리며 말했다.“형사님, 제가 아는 건 다 얘기했어요.”형사는 그녀의 진술에서 이상한 점을 포착했다.“전에 남유주 씨를 해하려 한 적이 있죠?”“그래! 너도 직접 남유주를 죽이려고 했잖아? 그건 왜 쏙 빼고 말해?”녹음본에 담겼던 심청하의 목소리였다.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파일은 편집을 거치지 않았다.남연은 고개를 푹 숙이고 사실을 털어놓았다.“그것도 심청하가 협박해서 했어요. 하지만 언니 앞에서 이미 잘못을 인정했고 사과도 했어요. 언니는 저를 용서했고요.”형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건 박수혁 대표와
심청하는 한참 침묵하더니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무슨 방법을 쓰든 그 사람들과 걔를 만나게 해. 안 그러면 이 약은 네 부모님 배 속으로 들어갈 거야!”남연은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고개를 떨어뜨렸다.“알겠어요.”결국 그녀는 겁에 질린 얼굴로 명령을 받아들였다.며칠 뒤, 마침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오늘은 자선회가 열리는 날이었는데 박수혁은 남유주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그녀와 함께 자선회에 참석했다.그리고 자선회에서 많은 보석과 골동품을 구매하며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자선회가 끝나고 파티가 이어졌다.남연의 부모는 힘겹게 초대장을 입수했다.심청하는 파티홀에서 이어질 장면을 기대하고 있었다.하지만 남연의 부모는 뒤늦게 파티에 참석했고 그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파티가 다 끝난 뒤였다.심청하는 분노를 주체할 수 없었다.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음에는 언제가 될지 장담할 수 없었다.SC그룹에서는 지분 사건으로 그들을 물고늘어질 것이다.본사에서 움직이기 전에 남유주를 제거해야 했다.잠시 후, 남유주의 큰어머니는 사람이 없는 곳에 숨어들었다.그리고 약을 꺼내 술병에 쏟아넣으려고 했다.마침 취객이 그녀의 어깨를 부딪히고 지나가며 그녀가 바닥에 쓰러졌다.남유주 큰어머니가 고통에 신음을 흘리자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약병은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구석진 곳으로 굴러갔다.심청하는 싸늘한 눈빛으로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정말 뭐 하나 일을 제대로 하는 게 없는 일가족이었다.남유주의 큰아버지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 다급히 다가가서 아내의 손을 잡고 구급차를 호출했다.호텔에 미리 대기하고 있던 의료진이 달려왔고 큰어머니를 들것에 실어 병원으로 호송했다.심청하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사람들이 모두 흩어지고 그녀는 구석진 곳으로 가서 아무도 안 보는 틈을 타 약병을 손에 쥐었다.그리고 기회를 봐서 약을 와인에 쏟고 흔들었다.모든 게 끝난 뒤, 심청하는 손에 난 땀을 닦았다.이미 살인을 하기로 마음먹은 그녀였지만 직접 모든 일을 끝내고 나니
남유주는 미소를 지으며 소은정과 박수혁 사이를 스스럼없이 얘기했다.남유주는 지나간 둘의 과거를 신경 쓰지 않았다.박수혁은 소은정에게 다른 마음이 없었고 그들은 각자 다른 사람과 행복한 삶을 살기로 했다.소은정은 미소를 지으며 남유주가 건넨 상자를 열었다.안에는 팔찌가 있었다, 반짝이며 아름다운 화려한 목걸이의 모든 보석은 정교하게 다듬어져 있었고 본연의 미와 섬세함의 아름다움을 결합하는 느낌이 들게 했다.그녀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몇 년 동안 이런 것을 모으기를 좋아했는데... 고마워요, 진짜 마음에 들어요." 남유주는 화해의 의미로 소은정에게 팔찌를 건넸다.소은정은 미소를 지으며 팔찌를 착용했다."과거는 과거일 뿐이니 우린 서로 용서하는 게 어때요?"소은정은 머리를 끄덕였다. 그녀의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안타깝게도 난 어떤 선물도 준비하지 못했네요…"그녀는 가방에서 계약서를 꺼내고 남유주에게 건넸다.남유주는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서류 내용을 살펴보았다."이게 뭐예요?""원래는 소찬학의 주식이었지만 몇 년 전에 회사 소유로 되었어요. 아빠가 나이도 있고 해서 주식 대신 배당금을 주기로 했었어요, 근데 더는 그 사람의 것이 아니니까, 아빠가 유주 씨한테 넘기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우리가 주는 작은 선물이니까 받아줬으면 좋겠어요." 얼굴이 굳었던 남유주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계약서를 다시 내밀었다."전 받지 않을래요.""유주 씨, 이게 얼마나 큰 돈인지 몰라요? 술집을 사려고 했던 거 아니었어요? 이 돈으로 그 건물 같은 거 열 개는 살 수 있어요."소은정은 인내심을 가지고 설명했다.남유주는 웃음을 참고 머리를 흔들었다."이걸 받으면 소찬학이 내 생부라는 것을 인정하는 거잖아요, 끊을 수 없는 혈연관계를 받아들여야 하고, 내가 관여하지 않은 과거의 강탈과 억압을 직면해야 해요. 태어난 이래로 부모가 없는 존재로 살아왔고, 아직 그것을 원하지 않아요. 나의 아버지로 인정하고 싶지도 않고 소씨 가문과 혈연적인 관계가
거침없이 내뱉는 심청하의 태도에 소찬식이 얼굴이 어둡게 변했다.옆에서 듣고 있던 소은정이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소씨 가문의 주식은 애초에 저희 집안 거에요. 그리고 둘째 삼촌이 직접 주식을 그룹 소유로 돌리겠다고 서명까지 했어요. 자기는 주식 배당만 챙기겠다고, 회사를 떠난 지금 삼촌한테 배당금을 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여겨야죠. 이모가 한 계산은 너무 터무니없어요. 이 주식들은 재산 분할과 관련이 없어요. 설령 분할을 한다 해도, 먼저 그룹의 이익을 보호하는 게 우리의 원칙이고요."심청하는 얼굴이 이상하게 변했다."저는 어떻게 해요? 그이가 감옥에 가고, 우리는 손가락 빨면서 굶어 죽으라는 거예요? 주식을 전부 넘겨주세요, 그럼 더는 따지지 않을게요!" 그녀는 무례한 태도로 단호하게 앉아 있었다.소찬식의 표정이 음울하게 어두워졌다, 그는 복잡한 눈빛으로 그녀를 한번 쳐다보았다."그만 돌아가세요, 돌아가서 경찰 소식 기다리세요. 찬식이 회사 자금을 자기 돈처럼 써버렸고 수억 달러를 횡령했어요. 그럼에도 그룹이 이 돈에 대해 따지지 않는 것만으로도 고맙게 생각하세요. 어떻게 돈을, 주식을 요구할 수 있어요?" "나는 찬식 씨가 아니에요, 다른 사람들 사정은 모르겠고, 누가 날 어떻게 생각하든 관심없어요."그는 말을 마친 뒤 옆에 서 있는 집사에게 눈짓했다."손님을 내보내.""네."집사의 대답에, 심청하는 일어서서 조급하게 말했다. "아주버님, 그렇게 말씀하시지 마세요. 형제들끼리 어떻게 이렇게 매정하게 굴어요? 이 일을 언론에 알리면 어떻게 될지 저도 기대되네요, 아마 언론도 이 일에 엄청난 관심을 둘 것 같거든요!"소찬식의 표정은 신경질적으로 굳어졌다, 눈빛이 차갑고 어둡게 변했다.공기 안에는 침묵이 깔렸다.소은정은 갑작스럽게 직감했다. 심청하가 예전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것을 눈치챘다.하지만 그들은 타협할 수 없었다. 한 푼이라도 더 주면, 그녀는 주제 파악을 못 하고 더 달라고 요구할 것이다.그녀는 절대로 이번 한
심청하의 얼굴이 새파랗게 변했다."다 해봐야죠, 우선 믿을 만한 변호사를 찾아서 형량부터 줄여줘요."옆에서 듣고 있던 소은정이 참지 못하고 가볍게 웃으며 소리를 냈다.소은정이 입을 열었다."마침 잘 오셨어요, 우리도 지금 삼촌을 어떻게 구할지 토론하고 있었거든요!"심청하는 의아한 눈빛으로 소은정을 쳐다보았다. "그러면... 어떤 방법을 논의했는데?"전동하는 멋도 모르고 웃었다. 그는 소은정의 대답을 기다렸다.소은정은 청량한 목소리로 한숨을 쉬었다."사실 우리가 변호사를 찾아서 물어봤어요. 판결이 심하게 나면, 사형이 나올 수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어쨌든 두 사람을 죽인 거니까.그래도 방법이 있어요, 둘째 삼촌은 그때 혼인 상태였잖아요?법정에 나서서 전부 둘째 삼촌이 한 게 아니라고 증언하면 돼요. 삼촌은 줄곧 숙모랑 함께 있었고, 그런 일을 꾸밀 시간적 여유도 없었다고!"심청하는 갑자기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니 충격을 받은 표정으로 일어섰다."너... 나보고 거짓 증언을 하라는 거야, 말이 되니? 그거야말로 불법이야!"소은정은 차가운 눈빛으로 비웃었다."불법이라는 것도 알고 계셨네요? 근데 왜 저희 아버지한테 당당하게 그런 짓을 요구하는 거예요?"심청하는 그제야 자신이 소은정에게 당했다는 것을 깨달았다.화가 난 그녀의 얼굴이 붉어졌다."은정아, 너 말 이상하게 하는 구나, 내가 마음이 너무 급해서 나온 말을 꼬투리 잡는 거니? 그리고 너희 삼촌 아직 유죄 판결도 나지 않았어. 그러니까 우리가 조금 더 노력하면 돼."소은정은 눈썹을 찌푸렸다."그럼 혼자 잘 해보세요! 우린 응원이나 하고 있을게요!""너 지금 뭐하자는 거니?" 심청하는 화를 내며 소찬식을 바라보았다."진짜 이렇게 내버려두실 거예요?"소찬식의 눈빛이 어둡게 깔렸다."자기가 한 일에 대가를 치러야 하겠죠, 저희는 아무런 상관도 하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 제수씨도 저희를 그만 찾아오세요."심청하는 소찬식의 태도가 이렇게 차갑고 딱딱할 줄은 몰랐다.그녀는 잠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