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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화 몸싸움이 끝난 뒤

Author: 손라떼
“오빠, 나 믿지? 나랑 엄마 지금 이 모양 이 꼴 된 거, 다 저 여자가 한 짓이야.”

서영은 서준이 믿지 못할까 봐 초조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수애도 일어나서 계속 말하려다, 갑자기 흥분하면서 쓰러졌다. 옆에 있던 서영이 이수애를 얼른 부축했다.

하연은 오래전부터 이수애와 서영의 이런 속임수에 익숙한 사람이었다. 상대를 비웃는 하연의 말투에는 당당함이 배어 있었다.

“맞아, 내가 그랬어.”

하연은 이 사람들과는 한 마디도 섞고 싶지 않았다. 몸을 돌려 대기실로 돌아가려고 했지만 서준이 문 앞을 가로막았다.

하연이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한 걸음 뒤로 물러나 떨어져서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비켜.”

초주검이 된 이수애와 서영의 모습을 본 서준은 하연에게 기울었던 마음의 저울추가 다시 움직이는 것을 느꼈다.

“언제까지 화만 내고 있을 거야?”

서준은 눈을 가늘게 뜨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하연은 이것이 근래에 들은 것 중 가장 웃긴 농담이라고 느꼈다.

“내가 무슨 화를 냈다고 그래?”

“내가 당신 여동생과 어머니한테 손찌검을 당한 거, 이혼 전에 당신 집에서 괴롭힘당했던 걸 아직도 마음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고?”

“정말 다정한 효자 나셨네.”

하연은 어이없어 고개를 저었다.

“내가 뭐 하러 저런 더럽고 역겨운 사람들 보면서 시간을 낭비하겠어?”

“그렇게 고상하신 분이 손버릇은 아주 나쁘네!”

서영은 또 소리를 지르며 깨어났다가 기절한 이수애를 일으켜 세웠다.

“당신들 스스로 이렇게 화를 자초하잖아, 더러운 파리처럼 계속 내 주변을 맴돌면서 괴롭히는데, 내가 당신들 마음까지 헤아려줘야 하는 거야?”

“식구들 단속 잘 해. 동네 창피하게 나와서 웃음거리 되지 말고.”

하연의 날카롭고 차가운 눈동자로 서준을 째려보았다.

“다시 한번 이렇게 제멋대로 무례하게 행동하면, 그때는 변기 물 세례로 끝나지 않을 거야.”

서준은 여전히 커다란 돌부처처럼 움직이지 않은 채 차가운 눈으로 하연을 바라보았다.

“그래도 한때는 부부 사이였는데, 이렇게까지 듣기 거북하게 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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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68화 나 배려심 끝판왕입니다

    운석은 이전에 껄렁껄렁하던 모습과는 다르게 하연을 향해 부드럽게 웃었다.“보아하니 손수건이 필요 없을 것 같네요.”하연이 정색하며 말했다.“물론이죠, 울지도 않았으니까요.”“지난번처럼 예쁘게 우는 모습일 것 같아 오늘은 특별히 손수건 두 장 준비했는데.”운석은 손수건을 하나 더 꺼내며 눈웃음을 지었다.“어때요, 나 배려심 끝판왕입니다.”하연은 D국 옥상에서 있었던 그날 밤을 떠올렸다. 자신이‘원수' 앞에서 운 거였다. 그렇게 다른 사람 앞에서 우는 게 거의 없는 일이라 그 날의 기억이 몹시 불편했다.“제가 언제 그랬다고 그러세요? 운석 씨가 잘못 알고 있는 거예요.”운석은 하연과 다투지 않고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내가 잘못 안 거 맞아요.”운석은 하연의 불편한 얼굴을 보면서 이전에 울었던 것도 서준 때문이었을 거라고 추측했다.“내가 가서 한 대 때려줄까요?” 운석이 이 말을 물었을 때 그 눈빛은 보기 드물게 진지했다. 심지어 허공에 주먹질까지 했다.“말만 하세요, 뭐든 가서 시키는 대로 다 할 거니까.”“한서준이랑 친구겠지만, 한서준 편만 안 들면 돼요.” 하연은 운석의 말을 믿지 않는 것처럼 어깨를 으쓱했다. 운석은 자신을 믿으라며 가슴을 힘껏 두드렸다. 그 진동 때문에 두 번이나 헛기침을 했다.“어떻게 그럴 수 있겠어요, 내가 명색이 정의의 사도인데, 내 친구라고 편들 수는 없습니다!”하연을 보는 운석의 눈빛에는 마치 여왕을 위해 전쟁에 나가는 기사 같은 비장감이 돌았다.하연의 아름다움은 장미처럼 가시가 돋혀 있다. 운석은 하연의 말이라면 무엇이든 따르기로 했다.정색을 하는 운석이 너무 웃겨서 하연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정말 아무 말 대잔치네요.”“원하는 거 저한테 말만 하세요.”운석이 발걸음을 내디디며 하연의 곁에 섰다.“말만 번지르르하긴.”하연은 계속 운석을 비아냥거렸다. 하지만 전과 다른 점은 이번에는 미간에 웃음기가 있다는 것이다.‘오늘 내 편을 드는 걸 보니 눈이 삔 한서준보다 백배 낫네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69화 우리 상혁이 한번 생각해 볼래?

    “바빴어요.” 하연은 웃는 얼굴을 하고 있다.조진숙과 하연의 어머니는 매우 사이좋은 친구였다. 하연의 부모가 사망한 후부터 줄곧 조진숙과 부동건 부부가 하연 남매들을 돌보았다. 하연이 성인이 되고 나서야 조진숙은 비로소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세계 일주 여행을 떠났다.조진숙은 하연의 어린 시절 내내 엄마 역할을 대신해왔다. 하연은 일찍이 조진숙을 진짜 가족처럼 생각했다.하연은 사방을 바라보며 조진숙을 향해 음흉하게 웃었다.“이모, 동건 삼촌은 왜 안 오셨어요?”“오거나 말거나!”조진숙은 화가 난 척했다.“그 사람 얘기는 하지도 마.”“오.” 하연은 입술을 오므리고 웃음을 참았다.조진숙과 부동건 부부는 애증의 관계이다. 같이 있을 때는 싸우고, 떨어져 있으면 상대방을 걱정했다. 젊었을 때 화가 나서 잠시 이혼한 적이 있었다. 부동건은 이혼한지 얼마 안되어 바로 후회하고, 아내만 생각하고 아내만 쫓아다니는 아내 바라기 생활을 시작했다.DL그룹 사업도 내버려두고 이제 갓 성년이 된 아들 부상혁에게 경영권을 넘겼다. 그러고 나서 세계일주 여행을 하는 와이프를 쫓아다니게 되었다.“이것아, 너 이혼한 거 하민이한테 다 들었어. 이렇게 나이를 먹고도 결혼을 장난으로 여기다니.” 조진숙은 하연의 콧잔등을 손가락으로 두드리며 따뜻한 눈빛으로 하연의 작은 얼굴을 자세히 바라보았다.“이모가 애초에 어떻게 너를 가르쳤지? 괴롭힘을 당하면 반드시 받은 만큼 되돌려줘야 해. 너는 이 조진숙의 보물이야. 네 뒤에 DL 그룹과 최씨 집안이 있다는 걸 잊지 마.“가족들이 걱정할까 봐 말 안 한 거예요.”하연은 조진숙의 팔을 좀 더 꼭 껴안고 세상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제가 잘못했다는 거 이제 알아요.”하연은 약한 모습이 없는 게 아니라 가장 중요한 가족 앞에서 이런 약한 모습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이었다.조진숙은 하연이 자기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이모, 왜 그래요?”조진숙은 하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그 당시 NW그룹이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70화 사진 전시회

    ‘어디서든 마주친다니...’“서준 씨, 이번에 나를 보러 와줘서 정말 기뻐.”혜경이 부드럽게 입을 열어 말했다.서준은 자신의 손을 잡고 싶다는 혜경의 말을 피했다. “저쪽에 사업 파트너가 있는데, 가서 얘기 좀 하고 올게.” 서준은 차가운 말투로 사람들 쪽으로 걸어갔다.혜경은 기분이 나빠졌다. F국으로 온지 이미 두 달이 지나가지만 서준은 좀처럼 혜경에게 연락을 하지 않았다. 어려운 기회를 얻은만큼 서준과 더 가까워지고 싶었다.‘아이를 위해서라도 좀 더 가까워지면 좋잖아!’혜경은 달갑지 않은 얼굴로 서준을 보다가 고개를 돌렸는데 뜻밖에도 하연이 맞은편에서 우아한 자태의 중년 여성과 동행하고 서있는 것을 발견했다.혜경은 입꼬리를 구부리고 웃으며 배를 일부러 내밀어 황후마마처럼 하연 앞으로 왔다.“어떻게 어딜 가도 네가 꼭 있냐?”하연은 혜경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사돈 남 말 하시네.”혜경이 이를 악물었다.“나는 정말 너를 이해할 수 없어. 이혼할 때는 그렇게 쿨한 척해놓고, 지금은 또 우연히 만난 척하면서 서준 씨를 귀찮게 하고 있잖아, 정말 끈질기네.”조진숙은 둘의 대화를 듣자마자 고개를 돌려 하연에게 물었다.“하연아, 이 사람이 네 결혼 파토낸 세컨드야?”“이봐요, 아줌마, 말 참 고약하게 하시네.”조진숙은 처음으로 아줌마라고 부르는 소리를 듣고, 갑자기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왔다.“하연아, 이모가 그렇게 나이가 많아 보이니?”조진숙은 고급 화장품 ME그룹의 창업자로, 안티에이징 비법으로 젊음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이었다. 평소에 나가면 모두 누나라고 부를 정도로 젊은 미모의 소유자인데 오늘 뜻밖에도 이런 소리를 듣게 되었다.“이모가 제일 예뻐요. 쟤 입이 너무 구리네.”하연은 혜경의 말에 전혀 개의치 않고 웃었다.“나에게 한서준은 쓰레기보다도 못한 물건이야. 네가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는지 모르겠네.”“너!” 혜경의 목소리가 살벌해졌다.하연의 시선은 여전히 그림을 향해 있었다.“보는 사람이 많아. 망신당하지 않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71화 언쟁

    “사과하라고요!”“헛소리 그만 하라고요!” 혜경은 전혀 두려운 기색이 없었다.“나는 명문가 집안 사람이에요, 내가 왜 당신 같은 아줌마에게 사과해야 하죠? 미쳤어요?”“팍!”조진숙은 참을 수 없었다. 조진숙이 혜경에게 달려 들었고 군더더기 없는 동작으로 혜경의 따귀를 세게 걷어 올렸다.“교양 없긴!”조진숙은 혜경 때문에 단단히 화가 났다. 한 대 때리고 난 후에도 분이 풀리지 않아서 한번 더 때리려고 손을 들었다. 혜경은 이번에는 재빨리 피했다.하연은 조용히 조진숙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작은 소리로 조진숙에게 말했다. “이모, 완전 멋있어요.”“그럼, 이런 거 치우는 정도는 식은 죽 먹기지.” 조진숙이 웃으며 말했다.“이모가 있으니까 너는 가만히 내 옆에 서 있기만 하면 돼.”조진숙이 이렇게 자신을 보호하는 것을 보고, 하연은 조건 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눈동자 속에 조진숙에게 의지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어른의 모습이다. 굳이 비위를 맞추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다. 조진숙은 어려운 상황에서 아무 이유 없이 기꺼이 하연을 위해 나섰다.조진숙의 손아귀 힘이 매우 세서 혜경은 넘어지려던 몸을 한쪽의 기둥을 짚고서야 지탱할 수 있었다.따귀 소리가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혜경은 얼굴을 가리고 그 자리에 있던 큰오빠 민우진을 불렀다. 혜경의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 조진숙을 가리키며 울며불며 하소연했다.“큰오빠, 이 사람이 나를 때렸어!”우진은 여동생이 사람들 앞에서 이렇게 남에게 업신여김을 당하는 것을 보고는 갑자기 혜경을 도와 나서려 했다. 우진은 자신의 여동생이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상대가 누군지 똑똑히 보았다. 우진의 노기등등한 얼굴은 순식간에 알랑거리는 웃음으로 바뀌었다.‘이런 거물의 미움을 살 수 없지.’“죄송합니다. 저희가 잘못한 것 같네요. 당장 나가겠습니다. 기분 푸시고요!”우진은 조진숙에게 코가 땅에 닿도록 바짝 엎드려 사과했다.“오빠가 무슨 사과를 해! 저 사람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72화 거짓말

    혜경은 한번도 우진에게 이렇게 큰소리로 꾸지람을 들은 적이 없었다. 갑자기 난처한 얼굴로 불쌍하게 입술을 꾹 다물었지만 자세는 여전히 뻣뻣했다.다른 사람 앞에서 머리를 숙이고 싶지 않은데, 하물며 그 상대는 하연이었다.지금 F국에 머물러 B시로 돌아갈 수 없는 것은 아직 이 여자의 하사를 받은 것이 아니다.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혜경은 서준을 발견하고 서준 쪽으로 다가왔다.혜경은 갑자기 좋은 생각이 떠올라 하연을 향해 걸어갔다가 아주 가까이 가서 멈춰 섰다.하연은 혜경을 위아래로 한 번 보고 경계했다.“또 뭘 하고 싶어서 그러는 건데?”반짝이는 눈동자를 한 혜경이 마치 배수진을 친 듯 모질고 차가운 소리로 웃었다.“최하연, 이건 다 네가 나를 괴롭히려고...”“아...”혜경이 비명을 지르며 갑자기 뒤로 넘어져 옆에 있는 꽃병에 부딪혔다.사람 키 절반 정도 높이의 거대한 꽃병이 쓰러지면서 혜경과 함께 넘어졌다. 그 틈을 타 혜경은 기둥에 부딪힌 뒤 완전히 정신을 잃었다.하연은 눈앞의 이 장면을 무심하게 바라보았다. ‘여전하네, 민혜경...’서준은 앞으로 나아가서 혜경을 일으켜 세우고 차가운 목소리로 우진을 책망했다.“왜 혜경이 옆에서 혜경이를 보호하지 않으신 겁니까?” 우진은 안색이 어두워서 혜경을 보았다.어릴 때부터 어른이 될 때까지 일단 해결할 수 없는 일에 부딪히면 단지 이런 식으로 속이는 가식적인 행동은 식구들끼리는 잘 알고 있지만, 밖에서 직접 거짓말이라고 폭로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서준은 차가운 눈으로 하연을 흘겨보았다.“어떻게 지금 임산부에게 손을 댈 수 있지?”서준은 하연을 대할 때 자신도 이해할 수 없는 분노와 복잡한 마음이 뒤섞여 있었다.하연과 이야기하고 싶었지만 하연은 단호하게 거절했다.비록 한걸음 물러 서서 자기 가족을 대신해 사과한다 하더라도 하연은 전혀 이해하려 하지 않을 기세였다.조진숙은 서준을 알아보고, 서준이 혜경을 보호하려는 것을 보니 화가 치밀어 올랐다. 목소리 톤도 점차 높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73화 더 사야 돼요?

    “그럼 귀국해서 이틀 정도 있다가 기일 지내고 돌아와.”혜경의 언니인 혜주와 서준의 형인 명준 때문에 서준은 혜경에 대해 줄곧 저자세를 유지하며 모든 것을 다 덮어왔었고 이번도 예외는 아니었다.혜경은 배를 쓰다듬으면서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이번에는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해서라도 반드시 B시에 남아 있어야 했다. 이 괴상한 곳에 혜경은 잠시도 있고 싶지 않았다.‘최하연, 목숨까지 잃게 되면서 내 남자한테 어떻게 꼬리치는지 두고 보자.’...하연은 사람들을 몰아내고 나서 언짢았던 기분이 좀 풀렸다. 조진숙과 한참동안 조진숙의 여행 이야기를 나누었다.조진숙은 하연과 이야기를 마친 후 전화를 걸어 대형 백화점의 문을 닫게 했다. 조진숙과 하연 단 두 사람만의 쇼핑을 위한 시간이었다. 두 사람은 또 한참동안 쇼핑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다.하연은 소파에 누워 기진맥진하여 말했다.“이모, 과연 말라카 해협을 가로질러 여행하는 여자다워요. 오늘 이모의 놀라운 체력에 감탄했어요.”조진숙은 가사 도우미에게 사온 명품들을 걸라고 분부하고 웃으며 말했다.“몇 년 동안 너에게 옷 한 벌 못 사줬네. 이번에는 예쁜 걸로 몽땅 사줄 거야. 내일 다른 백화점 가서 또 쇼핑하자.”100평의 거실은 각양각색의 정장과 보석 장신구로 가득하였다. 하연은 그 모습을 바라보며 이 정도 양이면 매장을 차릴 만큼 충분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얼굴에 백화점에 또 가야 할 힘든 표정을 띄며 물었다.“더 사야 돼요?”“물론이지.”“저 곧 B시로 돌아가요, 다 입을 시간도 안될 것 같은데.”“그럼 보내줘야지. 아니면 네 방 특별히 꾸며놓고 옷 놔둘 테니까 시간 날 때 돌아와서 입어.”하연은 도저히 조진숙을 못 말리겠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정말 달콤한 ‘부담감'이었다!조진숙은 아직 꺼내지 않은 중요한 일이 생각나서, 서둘러 하연 곁에 앉았다.“하연아, 여기 며칠만 더 있어라, 상혁이가 내일쯤 돌아올 건데, 시간 내서 같이 만나자.”하연은 조진숙의 부탁에 이러지도 저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74화 같이 지키자

    하연이 체육관에 도착했다.하연은 이미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던 하성의 매니저에게 차 열쇠를 넘겼고 즉시 하성이 예약해둔 VVIP석으로 왔다. 무대와 한 발자국 정도 떨어진 매우 가까운 거리였다.전체 체육관 스탠드는 파란색 현수막으로 도배되어 있었다. 파란색은 하성 팬클럽을 상징하는 색이다. 위에는 하성의 예명인 ‘사이먼’이 적혀 있다.조명이 어두워지자 팬들은 손에 든 형광봉을 흔들며 한동안 체육관 전체가 푸른 바다처럼 보였다.체육관 전체를 뒤흔드는 음악이 하연의 심장을 울렸다. 칼군무를 추는 백댄서들 사이에서 한눈에 하성이 보였다.방금 빠른 리듬의 댄스곡을 끝냈다. 하성은 숨을 헐떡이며 무대 중앙에 서서 시그니처 포즈를 취했다. 이때 하성을 향해 엄청난 카메라 플래쉬 세례가 이어졌다. 하성은 흡사 음악의 제왕 같았다.팬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하성을 향한 사랑하는 마음을 큰 소리로 외쳤다.“사이먼! 사랑해!”“너 아니면 결혼 안 해!”하성은 하연을 보고 매력이 넘치는 얼굴에 미소를 지었고, 그게 카메라에 포착되어 즉시 전광판으로 전달되었다. 무대 아래의 소녀팬들은 더욱 흥분해서 소리지르고, 기절할 정도로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었다.하성은 맥의 위치를 확인했는데 눈빛에서 눈부신 광채가 번쩍였다.“여러분, 저는 오늘 매우 기뻐요. 왜냐하면 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 지금 이 자리에 와있기 때문입니다.”“아!!!”소녀팬들이 모두 들끓기 시작했다.‘누구야? 과연 사이먼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은 누굴까?’미친 듯한 함성이 사라진 후, 이렇게 큰 경기장이 갑자기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고, 모두들 마치 신이라도 대하는 것처럼 숨을 죽이고 하성의 말을 경청했다.하성의 긴 손가락은 첫 번째 줄 방향으로 가리키며 말했다.“나의 작은 공주, 최하연!”카메라는 사람들 속에서 하성이 가리키는 대상을 바쁘게 찾다가 결국 하연의 위치를 찾아 화면을 고정시켰다. 하성을 비추던 스포트라이트는 무대에서 순식간에 하연에게로 옮겨졌고, 스크린에는 하연의 차갑고 귀티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75화 또 뭐 있어요?

    “하연아, 빨리 출발해!”하연은 바로 앉아 엑셀을 밟았고 하연의 은회색 차량은 재빨리 사람들의 시선에서 사라졌다.도중에 하성은 휴대전화를 들고 끊임없이 실시간 검색 인기 검색어 순위를 확인하면서 수시로 하연에게 보여주었다.“봐라, 어떤 사람은 네가 나랑 어려서부터 알고 지낸 죽마고우 여친이래.”“그리고 이거, 우리 둘은 M국에서 만났고, 첫눈에 반했고, 사랑이 뜨겁게 불타올랐대.”“이것은 더 말도 안돼. 네가 우리 엄마가 어릴 때 돈 주고 사온 민며느리래.”하연은 어이가 없어 고개를 저었다.“네티즌들 상상력 정말 대단하다.”“그리고...”“또 뭐 있어요?”“그리고 너 욕하는...”하연은 하성을 향해 흉악한 표정을 살짝 지었다.“한 대 콕 때려주고 싶다!”유려한 곡선의 차체가 멋진 스포츠카가 야경 속을 달리고 있다.갑자기 난데없이 건축자재를 싣고 가는 화물차 한 대가 갑자기 차선을 바꾸면서 하연의 스포츠카의 정면으로 돌진해 왔다.속도가 매우 빨라서 멈출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하연은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핸들을 세게 꺾으며 끼어든 차를 피하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눈앞의 한 줄기 흰 빛이 스쳐 지나갔다.하연은 온몸에 털이 곤두서고 한번도 느껴본 적 없는 두려움이 머리속으로 파고들었다.화물차가 하연의 차를 세게 들이받았다!“빵!”큰 충격으로 에어백이 터져 하연의 뒤통수가 의자 등에 심하게 부딪혔다.하연은 차량에 대한 통제력을 잃고 에어백과 좌석 사이에 끼어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사고 당시 스포츠카의 앞부분이 눈 앞에서 부딪혀 반쯤 움푹 들어가 도로 중간에 흔들리면서 멈췄다.화물차는 일정 거리만큼 후진했다가, 다시 하연의 차를 세게 들이받았다!그 후, 말없이 차량 기사는 도망치고 말았다.‘이건 살인이야!’뒤따르는 연예기자들은 휘발유가 연료통에서 흘러나오는 것을 보고는 폭발 위험이 자신에게 미칠까 봐 섣불리 접근하지 못했다.일부 기자들은 정신을 차리고 손을 떨며 병원 구급차에 전화를 걸었다.희뿌연 먼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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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109화 선물

    생각에 잠겨 있던 찰나, 정문 쪽에서 웅성거림이 들려왔다. 부동건이 고개를 돌리자, 최하연이 부상혁의 팔을 자연스럽게 끼고 등장하는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 그 순간, 많은 이들의 시선이 두 사람에게 쏠렸다. 잘생긴 남자와 우아한 여자의 조합. 누가 봐도 완벽한 한 쌍이었다. ‘딱 봐도 좋은 그림이야. 저 둘은 그냥 서 있기만 해도 눈길을 끌어...’ “회장님, 부상혁 대표님은 정말 복도 많으십니다. 최씨 가문의 따님과 이렇게 잘 어울리는 커플이 어디 또 있겠습니까?” 누군가의 말에 부동건의 표정이 확 풀렸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미묘하던 분위기가 사라지고, 부동건의 얼굴에는 흐뭇한 미소가 피어났다. 부동건은 고개를 끄덕이며 두 사람을 향해 시선을 보냈다. “젊은 사람들이 서로 마음이 맞아 좋아하는 걸, 우리 어른들은 그저 기쁜 마음으로 축하해줘야 하는 일일 뿐이지요.” “게다가 상대가 최씨 가문의 따님이라니, 정말 금상첨화가 아닙니까.” 부동건은 더없이 만족스러웠다. ‘역시 상혁이다. 내 아들이라면 이 정도는 돼야지.’ 상혁은 오늘 이 자리에서 당당히 아버지의 체면을 세워주고 있었다. 한편, 송혜선도 뒤늦게 정신을 차렸다. 방금 전까지 얼굴에 띄웠던 미소는 점점 사라져 갔고, 그녀의 시선은 어느새 하연에게 향했다. 오늘의 하연은, 나무나 예쁘고... 아니, 그냥 눈이 부실 만큼 찬란했다. 그리고 또렷한 이목구비에 윤기 흐르는 머릿결, 화사하게 피어난 얼굴빛까지. 하연의 행복함이 전신에서 흘러나오는 듯했다. 송혜선의 눈빛이 서서히 차가워졌다. ‘정다영... 그년, 나를 속였어.’ 그동안 하연 쪽에서 뭔가 반응이 있을 줄 알고 기다려 왔다. 하지만 소식은커녕, 정다영조차 자취를 감췄다. ‘다영이 걔가 하연이에게 약 먹이는 계획이 분명 실패한 거야. 그렇지 않고 선 지금 저렇게 멀쩡한 얼굴로 서 있을 수는 없어.’ 이대로 배가 불러오면, 섣불리 손도 쓸 수 없게 된다. ‘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108화 제 딸의 어머니

    이 질문에 송혜선은 눈을 반짝이며 부동건을 바라봤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이젠 나를 당당히 소개해 줄 때가 됐겠지.’ 오늘 이 자리에서, 그녀는 부동건의 정식 아내로서 인정받기를 바라고 있었다. “회장님, 말씀 좀 해보세요?” 조금은 성급한 목소리로 말을 꺼내자, 주변의 시선도 하나둘 송혜선과 부동건을 향했다. 모두 속으로는 뻔히 알고 있었다. 부동건이 과연 예전 애인을 진짜로 정실로 앉혔는지,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 했다. 부동건은 미소를 지었다. 그는 숨기거나 피할 생각은 없어 보였다. 담백하게 말했다. “오 회장님, 이 사람은 제 딸의 어머니입니다.” 순간, 송혜선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딸의... 어머니?’ 손에 들고 있던 와인 잔이 살짝 흔들렸다. 금세 넘칠 듯한 와인, 애써 잡고 있는 감정. ‘지금... 이게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지?’ 그리고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억울함이 툭 하고 솟구쳤다. 심지어 손에 힘이 들어가며 하얗게 질린 손등이 떨렸다. 오병지는 단번에 눈치챘고, 싱긋 웃으며 더는 묻지 않았고, 대신 가볍게 말을 건넸다. “축하드립니다. 부 회장님, 여전히 복이 많으시네요.” 부동건은 공손하게 웃으며 송혜선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그 손길엔 무언의 위로가 담겨 있었다. “아닙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나중에 저와 이 사람의 결혼식엔 꼭 오셔서 축배 들어주세요.” 그 말에 송혜선의 눈이 번쩍 뜨였다. ‘결혼식...?’ 순간, 가슴이 쿵 하고 울렸다. 이어서 고개를 들며 수줍게 웃었다. “회장님...” 부동건은 말없이 그녀를 더 가까이 끌어안았다. 더 이상의 말은 없었지만, 그 행동으로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주변의 사람들 시선이 바뀌었다. 예전에는 송혜선을 무시하거나 조롱하던 눈빛이, 지금은 선망과 부러움으로 가득했다. 결국, ‘부동건의 아내’라는 타이틀은 그 자체로 막대한 부와 권력을 상징하는 이름이었다.송혜선은 온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107화 이분은?

    부지윤의 ‘한 달 잔치’는 그야말로 성대한 수준의 파티였다. 초대받은 인사들만 봐도, 그 위세가 느껴졌다. F국 재계의 실력자들, 정재계의 핵심 인물, 이름만 대면 아는 명문가 자제들이 대거 초청됐고, 심지어 부씨 가문 어른들에게도 한 사람도 빠짐없이 직접 청첩장을 보냈다. 이 정도면, 사실상 이 아이를 공식적으로 가문에 편입시키겠다는 의지나 다름없었다. 부동건이 이 아이에게 얼마나 애정을 집착하듯 쏟고 있는지, 이날 행사 하나로 증명되고 있었다. 모든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부동건은 스스로의 체면과 명예를 걸고, 딸을 세상에 내보이고 있었다. ...잔치 당일, 연회장은 유난히 붐볐다. 샹들리에의 조명이 화사하게 반짝였고, 고급스러움이 풍겨 나는 악단의 선율이 분위기를 감싸고 있었다. 송혜선은 산후조리를 마친 직후였지만, 여전히 그만의 풍채와 여유를 잃지 않았다. 예전보다 조금 살이 오른 듯했지만, 그 덕에 오히려 분위기가 더 너그러워 보였다. 그녀가 행사장에 들어서자, 평소 자주 어울리던 재벌가 부인들이 앞다투어 다가왔다. “혜선씨는 진짜 복이 많은 사람이에요. 그 고생 끝에 드디어 볕뜰날이 왔네요.” “부 회장님이 이렇게까지 챙기시는 거 보니까, 이제 정말 한 자리 하시겠어요.” “정말 이러다 조만간 ‘겹경사’ 나는 거 아니예요? 우리라도 미리 축하해줘야 하는 거야?” 송혜선은 그 소리에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얄미울 정도로 여유롭게 미소 지었다. ‘역시 사람은 자리가 높아야 대접 받는 거야.’ “지윤이는 회장님의 첫 딸이잖아요. 그러니까 귀하지 않겠어요? 그리고 회장님이 우리 모녀를 절대 가볍게 보지 않으신다는 건, 여기 있는 분들도 느끼셨을 테고요.” 그 말에 다들 박수까지 치며 웃었다. “이제 우리도 호칭 바꿔야지, 사모님!” 누군가 먼저 그렇게 불렀고, 뒤이어 몇몇이 장난처럼 따라 불렀다. 송혜선은 그 말에 딱히 제지하지 않았다. 오히려 턱을 살짝 들며, 그 호칭이 제법 익숙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106화 초대장

    진윤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가, 마침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부남준은 법을 무시하고, 사람을 죽였어요. 부씨 가문이 이 일에 개입한다면... 여론은 가만있지 않을 겁니다. 감싸려 들면 들수록, 결국은 함께 나락으로 떨어지겠죠.” ‘이건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가문의 존망이 걸린 문제야.’ 맞은편 소파에 앉은 상혁은 다리를 꼬고, 한쪽 손으로 턱을 괸 채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남자의 눈빛엔 어떤 감정도 떠오르지 않았다. 마치 세속의 먼지 따윈 전혀 묻지 않은 사람처럼. 진윤의 말이 끝났지만, 상혁의 표정엔 미동 하나 없었다. 잠시 침묵이 흐른 뒤, 그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부씨 가문은 항상 법의 테두리 안에서 움직여왔습니다. 그건 변하지 않습니다, 여사님.” 그는 손짓으로 테이블 위를 가리켰다. 거기엔 작은 검은색 USB 하나가 놓여 있었다. “이 안에... 고나희 씨가 남긴 게 있습니다. 여사님께 드리라고 하더군요.” 순간, 진윤의 눈이 크게 흔들렸다. 숨이 턱 막히는 듯한 표정으로, USB를 바라봤다. “지금... 뭐라고 하셨죠?” 그녀의 목소리가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나희가... 뭔가를 남겼다고...?’ 사고는 너무도 갑작스러웠다. 딸의 마지막을 함께할 시간조차 없이, 그녀는 세상을 떠났고, 어떤 유언도, 한마디 말도 남기지 못한 줄 알았다. “나희... 그 애가... 무슨 말을 남겼다는 거예요...” 진윤은 입을 틀어막았다. 눈물은 이미 참을 수 없다는 듯 쏟아지려 하고 있었다. 상혁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의 어깨를 부드럽게 감쌌다. “사람이 떠난 건 바꿀 수 없습니다. 하지만 남겨진 마음은, 누군가가 반드시 전해야죠.” 그는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무거운 공기를 뒤로한 채, 조용히 방을 나섰다. 잠시 후.룸 안에서 낮고, 억눌렀던 울음이 터져 나왔다. “나희야...” 진윤은 USB를 손에 쥐고, 세상이 무너진 듯한 표정으로 울고 있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105화 끝까지 지켜야 할 싸움

    진윤은 송혜선이 내민 공백 수표를 내려다보며 손끝까지 떨렸다. 종이 한 장.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그녀의 심장을 조용히 갉아먹었다. ‘돈이란 게... 사람을 어디까지 비참하게 만들 수 있는 건지.’ 그녀는 허탈하게 웃었다. “돈, 참 좋은 거죠. 수많은 집이 그거 하나 때문에 무너지고, 사람 목숨도 스스럼없이 거래되고.” 그녀의 눈빛이 서서히 날카로워졌다. “고경수도 그랬어요. 결국 돈 때문에 스스로 감방에 들어갔고, 지금 당신은 그 돈으로 내 아이의 죽음을 사겠다는 거죠.” 진윤의 시선이 천천히 송혜선을 꿰뚫었다. “송 여사님의 눈엔... 돈이면 뭐든 다 해결돼요?” 송혜선은 대답하지 않았다. 진윤은 고개를 들었다. 쭉 뻗은 어깨, 흐트러지지 않은 눈빛으로 조용히 말했다. “근데, 저에게 그딴 건... 아무 의미 없어요.” 테이블 위의 수표는 그녀 눈엔 그저 휴짓조각에 불과한 쓰레기였다. ‘내 아이 이름 위에 적힌 숫자가 많을수록, 그 애는 더 억울해지는 거야.’ 그런 진윤의 단호함에, 송혜선도 이내 표정을 굳혔다. “정말 고집 세시네요, 여사님.” 그녀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조용히 진윤 쪽으로 다가섰다. 10센티미터도 채 되지 않는 거리에서, 송혜선은 하찮다는 듯이 고개를 숙여 내려다보며 진윤에게 시선을 내리꽂았다. “그 자존심,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을지 볼까요?” 그 말투엔 이젠 더 이상 숨길 필요 없는 위협이 담겨 있었다. “당신에게는 지금, 아무것도 없어요. 남편은 감옥, 딸은... 하늘에 있어. 그런데도 이렇게 버티겠다고? 부씨 가문이 마음만 먹으면, 당신 같은 사람 하나쯤 사라지게 만드는 건 일도 아니에요.” 진윤은 순간 움찔했지만, 눈동자는 미동도 없이 그대로 송혜선을 바라봤다. 송혜선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마지막 일격을 날렸다. “참, 고경수 씨 말인데요. 그 사람, 아직 당신한테 마음 있더라. 감방에서 계속 당신 얘기만 했대요.”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104화 현실 좀 보시죠

    “그저... 살아남기 위한 선택이었을 뿐이에요. 여사님. 같은 여자로서, 제 처지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이해해주시리라 믿어요.” 진윤은 피식, 코웃음을 쳤다. 커피잔을 천천히 들어올리더니, 마치 비웃기라도 하듯 천천히 한 모금 머금었다. “이해? 아니요. 전 그런 거 몰라요.” 단칼처럼 냉정하게 잘라버린 말이었다. 그 한 마디에 송혜선의 입술이 경직되며 굳어버렸다. ‘이런, 내 말이 통하지 않을 것 같아...’ 하지만 그녀는 물러서지 않았다. 송혜선은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진윤의 손등을 잡았다. “여사님... 따님 일에 대해서는, 정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진윤이 빠르게 손을 뿌리쳤다. 그리고 이내 터져나온 감정. “사과? 한 아이가 죽었는데, 고작 한 마디 사과로 끝내겠다고요?” “아니면... 송 여사님의 눈엔 제 딸 목숨이 그깟 아무렇게나 다뤄도 되는 값싼 거였어요?” 그 목소리는 카페 전체를 울릴 만큼 컸고, 송혜선은 순간 움찔하며 고개를 푹 숙였다. 진윤의 눈을 마주할 용기가 없었다. “죄송합니다... 여사님. 흥분하지 마세요... 결국... 이 모든 건 우리 부씨 집안이... 정말 죄송합니다.” 진윤은 헛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그 웃음 속에서, 참았던 눈물이 터졌다. 결국 끌어 오르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웃으면서 울었다. 그 모습은 너무 아프고, 너무 무너져 있었다. 진윤은 눈물을 닦으려 했지만, 멈추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본 송혜선은 주섬주섬 가방에서 티슈를 꺼내 조심스럽게 내밀었다. 하지만 진윤은 그것조차 거부했다. “됐어요. 그런 거, 필요 없으니까.” “송 여사님, 솔직히 말해봐요 오늘 여기서 만나자고 한 것도 당신 아들 부남준이 꼬투리 잡혀서, 지금 당장 날 만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니까 이렇게 만나자고 한 거잖아요.” “그게 아니라...” “아니긴 뭐가 아니야. 그 애 죽고, 그동안 단 한 번이라도 날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103화 합의서

    “닥쳐!!” 송혜선이 낮게 내뱉었다. “그 비밀, 평생 당신 뱃속에 묻어둬.”“아니면... 다시는 당신 딸 얼굴 못 볼 줄 알아.” 조봉규는 그제야 자신이 입을 잘못 놀렸다는 걸 깨달았다. 급히 손바닥으로 자기 입을 철썩 때리며 말했다. “화내지 마, 혜선아. 나도 그냥... 기분 좋아서, 그만...” “앞으로 이 집에서 그 얘긴 두 번 다시 꺼내지 않을게. 약속해.” 조봉규의 간절한 다짐에도, 송혜선은 날카로운 눈초리로 그를 한번 쏘아봤다. 곧이어, 목소리를 낮추며 화제를 돌렸다. “부동건, 딸한테 명분은 준다더니, 정작 혼인신고 얘긴 입도 안 뗐어. ‘이러다 또 마음 변하는 거 아니야?’” 그녀의 눈썹이 살짝 찌푸려졌다. ‘안 돼. 남준이 일은 어떻게 해서라도 반드시 준비해야 해.’ 그 말엔 조봉규도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알아봤는데, 유가족 쪽에서 합의서만 받아낼 수 있으면, 그 사건도 다시 볼 여지가 있대.” 혜선의 눈이 번쩍 뜨였다. “진짜야?” “응. 듣자 하니까 고경수 와이프, 진윤... 아직 F국에 있다더라. 기회만 되면 한번 만나봐. 그쪽에서 합의서를 써주기만 하면, 다시 기회는 생길 거야.” “근데 지금 당신 산후조리 중이잖아. 몸이 먼저야. 너무 무리하지는 말고...” 하지만 혜선은 그럴 여유가 없었다. ‘남준이가 내 인생의 마지막 희망이야. 기회가 있다면... 어떤 수라도 써야 해.’ 며칠 후, 송혜선은 드디어 고경수의 아내 진윤과 연락이 닿았다. 하지만 의외로, 진윤은 단 한 마디 망설임 없이 만남을 받아들였다. 두 사람은 평일 오전, 한산한 분위기의 카페에서 만나기로 했다. 커피 향이 은은하게 퍼진 실내엔 손님이 드문드문 앉아 있었고, 송혜선은 긴 트렌치코트에 머리까지 스카프로 단단히 감싸고 있었다. 밖에서는 누구도 그녀를 쉽게 알아볼 수 없게끔. 카페 입구에 들어선 그녀는 안쪽을 빠르게 훑었다. 한눈에 알아봤다. 구석 창가에 앉은, 수척한 얼굴의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102화 부지윤

    조봉규의 말은 하나하나 송혜선의 마음을 쳤다. “정 안 되면, 우리도 그냥 확 뒤엎어. 어차피 잃을 게 없는 사람들이잖아. 신발 신은 놈들이야 겁낼 게 많겠지만, 우린 맨발이야.”‘맞아... 지금이라도 안 붙잡으면, 우린 끝장이야.’송혜선의 눈빛이 점점 확고해졌다. 그렇게 마음을 굳힌 채로, 그녀는 곧장 부동건을 찾아갔다.하지만 부동건은 송혜선의 말에 귀를 기울일 틈조차 없었다. 부남준의 사건이 악화로 치닫고 있었다. 갓 들어온 정보에 따르면, 결정적 증거들이 줄줄이 쏟아지고 있었고, 경찰 쪽 수사도 속도를 내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건... 덮을 수 있는 일이 아니야. 법 앞에선 아무리 부동건이라도 무력하군.’무거운 책임감과 죄책감이 부동건의 어깨를 짓눌렀다. ‘자식 교육을 제대로 못한 죄, 그건 부모의 몫이야...’그저 무기력하게,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 송혜선의 말은 부동건의 귀에 닿지도 않았다.그는 오히려 조용히 갓 인큐베이터에서 나온 막내딸을 품에 안았다. 부드러운 솜털이 보일 정도로 작고 여린 얼굴. 손가락 하나만 잡혀도 녹아버릴 듯한 느낌이었다.‘이 아이는... 내 마지막 기적일지도 몰라.’부동건은 딸을 안고 있을 때만큼은 세상의 복잡한 모든 것이 잠시 잊히는 듯했다. 그리고 눈가가 부드러워졌다.“딸아, 네 엄마랑 진짜 많이 닮았네. 크면 예쁘겠다... 아주.”그는 미소를 머금으며 속삭였다.“지윤이라고 이름 지었어. 복 많은 아이라고 하더라. 부씨 가문 첫 딸, 제대로 키울 거야. 우리 지윤이는, 아빠의 제일 소중한 딸이 될 거야.”‘그래... 남준이는 못 지켜도, 이 아이만큼은...’부동건의 얼굴은 어느새 기쁨으로 가득했다.하지만 그 모습을 바라보는 송혜선의 속은 서늘했다.‘정작 내가 말하려던 건, 이게 아닌데...’그녀는 조용히 손을 뻗어 아이를 부동건의 품에서 안아올렸다.“조심해요, 아직 작아서... 그렇게 막 들면 안 돼요.”부동건은 걱정스러운 말투로 송혜선을 바라보며 말했다.“이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101화 이익 앞에서는 감정 따윈 없어

    부동건의 얼굴빛이 어두워졌다. 밝은색으로 혈기가 도는가 싶더니 이내 새파랗게 질리더니, 순식간에 붉어졌다.‘이게 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가...’조진숙은 그런 부동건의 반응엔 전혀 개의치 않았다. 차갑고 단호한 말투로 말을 던지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돌아섰다.“당신 입으로 한 말, 잊지 마.”철컥-곧이어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조진숙은 완전히 그의 시야에서 사라졌다.남겨진 부동건은 깊은숨을 내쉬었다.‘딱 한 발, 그 한 걸음이 이렇게까지 망가뜨릴 줄은 몰랐네...’하지만 그는 여전히 조진숙의 마지막 말이 담고 있던 진짜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냥 평소처럼, 그저 ‘조심하라는 경고’ 정도로 여긴 것이다.그 후 부동건은 지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형사 전문 변호사를 찾았고, 부남준의 사건을 맡겼다. 그것뿐, 그 이상의 움직임은 없었다.소식을 들은 송혜선은 더 이상 산후조리고 뭐고 할 틈이 없었다. 벌떡 몸을 일으키며 날카로운 눈빛으로 외쳤다.“남준이는 부동건 당신 아들이란 말이야. 그런데도 이 상황에서 이 사람이 저렇게 손 놓고 있는다고?”그녀에게 있어 부동건은 F국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재벌이었다. 사람 하나 죽었든, 법을 어겼든, 그 모든 걸 덮는 것쯤은 그에게 있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그 정도 힘도 못 쓰는 사람이었으면, 애초에 내가 그 옆에 왜 있었겠어?’그런데도 부동건은 변호사 하나 붙인 걸로 끝이라니. 송혜선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안 돼. 내가 직접 가서 말해야겠어.”그녀가 일어나려는 순간, 조봉규가 급히 다가와 그녀를 막아섰다. 그리고 조심스러운 어조로 송혜선을 다독였다.“혜선아, 지금은 당신 몸이 먼저야. 다른 건 잠시 내려놔.”하지만 송혜선은 남자의 손을 거칠게 뿌리쳤다.“남준이 내 아들이야. 내가 안 나서면 누가 나서? 그 애랑 나, 이 지경이 되도록 얼마나 참고 견뎠는지 몰라? 이제 와서 그냥 두라고?”송혜선은 황급히 신발을 신고, 나갈 채비를 했다. 그 옆에서 어쩔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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