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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8화 나랑 친구로 지낼 수는 없어?

곧이어 지연은 하연을 망가트려야 한다는 충동에 저도 모르게 엑셀을 밟았다.

이 순간, 지연의 머릿속에는 하연만 세상에서 사라지만 수석 디자이너 자리도, 교수님의 제자 자리도 자기 것이라는 생각뿐이었다.

‘그래, 그렇게만 되면 이제 아무도 내 자리 못 넘봐.’

지연은 핸들을 꽉 잡으며 계획을 세웠다.

그때, 벤틀리 한 대가 갑자기 하연의 앞을 갈고 막았고, 그와 동시 지연의 동작도 그대로 멈췄다.

동후를 시켜 하연의 위치를 파악한 서준은 거의 폭주하듯 여기까지 달려왔다.

그러고 나서 차를 멈춰 세우고는 다급하게 차 문에서 내렸다.

그걸 본 하연은 눈살을 찌푸렸다.

‘껌딱지야 뭐야? 왜 자꾸만 따라다녀?’

“최하연!”

하연을 본 순간 팽팽하게 당겨졌던 서준의 마음은 순간 무너졌다.

이 순간 서준은 하연에게 모든 걸 되갚아주고, 자기가 했던 실수를 만회하고 싶었다.

“한 대표님, 할 일이 그렇게 없어요?”

하연은 서준과 말을 섞기도 싫은 듯 대충 물었다.

그러자 서준이 입을 꾹 다물더니 이내 말을 꺼냈다.

“최하연, 지난 일은 이미 다 지났으니 나랑 친구로 지낼 수는 없어?”

하연은 심지어 자기가 잘못 들은 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었다.

‘지금 장난하는 건가? 나랑 한서준과 친구?’

“한 대표님, 술 취했어요? 아니면 머리가 어떻게 됐나?”

서준은 아랑곳하지 않고 하연을 그윽하게 바라봤다.

“최하연, 내 말 끝까지 들어. 전에 민혜경 때문에 우리 사이 너무 많은 오해가 쌓였어. 이제 민혜경도 벌을 받았고, 나와 민혜경도 아무 사이 아니야. 그러니 너와 다시 시작하고 싶어. 친구부터...”

“하.”

하연은 가볍게 웃었다.

“뭔가 착각하는 것 같은데. 나 친구 많아. 그리고 내가 친구 사귀는 기준이 많이 까다롭거든. 아무하고나 친구 안 해.”

서준은 하연의 신랄한 풍자와 명확한 거절의 뜻을 바로 이해했다.

그런데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그 잘못을 만회하려고 친구로 지내자는 건데, 그것조차 허락되지 않는다는 게 억울했다.

“설마 내가 한서준 씨 미워하는 게 민혜경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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