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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4화 난감한 첫날 밤.

허지영은 결혼식에 온 하객들에게 둘러싸인 채 웨딩카에 앉아있었다. 그때 배인호가 허지영을 차에서 안고 내려 집으로 가는 부분에서 막혀버렸다.

이때 배인호가 먼저 몸을 구부리고 몸 절반쯤을 차 안으로 밀어 넣었다.

허지영은 배인호가 차에서 자기를 안고 내려 줄 거로 생각해 얼른 마음을 가다듬고 얼굴에 달콤한 미소를 띄워 보였다.

하지만 바로 배인호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려와서 혼자 걷든지, 아니면 밤까지 여기 있든지.”

이토록 짧은 두 마디에 허지영은 마음이 아예 식어버렸다. 그녀는 이것이 배인호의 마지막 경고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도 그는 전혀 허지영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았다.

단지 자신을 더 창피하게 하지 않기 위해서일 뿐만 아니라 하객분들이 더 이상 기다리지 않게 하기 위해 허지영은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혼자 차에서 내렸다. 다른 사람들의 놀란 시선에 허지영은 다급히 해명했다.

“저 이가 넘어질까 봐 겁나요. 그냥 제가 직접 내릴게요.”

배인호는 허지영이 순순히 차에서 내리는 모습을 보고 입가에 알 수 없는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허지영의 힘든 나날은 지금부터가 시작이었다.

이번 결혼식에서 배인호는 허지영에게 조금의 존중과 협력도 없었다. 모두가 이 사실을 꿰뚫어 보고 있었지만 다들 분명하게 말하지는 않았다. 다들 배인호가 이 결혼식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배씨 가문의 명성과 지위로 보아하여 이미 오래전부터 희소식을 발표하고 성대하게 치렀을 것이다.

허지영도 마음속으로는 이런 사실들을 알고 있었다.

허지영 주변의 가족과 친구들, 특히 들러리를 한 박정아와 오세희, 이민정도 다 알고 있었다. 결혼식이 끝난 후, 바로 허지영에게 찾아가 배인호의 험담을 늘어놓았다.

“결혼하는 날에 왜 썩은 표정을 하고 있대? 젠장, 정말 미친놈인 게 분명해!”

“그러니까 말아야. 영아, 왜 저 남자한테 시집간 거야? 세상에 남자는 널리고 널렸어.”

“결혼하고 나서도 걔가 계속 이런 태도면 어떡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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