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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화

분위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고청하도 당황해서 표정이 굳었다. 병원에서 오남미와 마주칠 줄이야.

천도준은 싸늘한 얼굴로 그녀가 들고 있는 도시락통을 힐끗 바라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3년 동안 그의 어머니가 아무리 위독해도 걱정의 말 한번 해준 적 없던 그녀였다. 그런데 지금은 엄마를 돌본다고 병원으로 도시락까지 나르고 있었다.

친정엄마와 시어머니를 대하는 온도 차이에 그는 헛웃음이 나왔다.

그래도 이해해 보려고 했다. 어차피 그녀와 그의 가족들은 한 번도 그의 엄마를 가족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시어머니의 수술비를 빼돌려서 남동생 집 선불금으로 쓴 여자였다. 그러니 시어머니에게 관심이 없는 것도 당연했다.

오남미는 경악한 표정으로 고청하를 바라보았다.

병원에서 마주치지 않았더라면 그녀가 귀국한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

더 황당한 건 천도준과 함께 있는 고청하의 모습이었다.

그녀는 한발 한발 두 사람 앞에 다가오며 물었다.

“너… 언제 왔어? 왜 나한테 말 안 했어?”

“남미야, 나도 어제 귀국했어.”

고청하가 말했다.

오남미가 눈시울을 확 붉히더니 천도준을 가리키며 다시 물었다.

“그러니까 왜 이 사람이랑 네가 같이 있냐고?”

“청하야.”

고청하가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너랑 나, 그리고 도준이 우린 원래 친구였어. 친구 어머니가 아프다고 해서 문안 차 온 거야. 뭐 문제 있어?”

“당연히 문제 있지! 문제 많아!”

오남미는 잔뜩 일그러진 얼굴로 이를 갈며 말했다.

“네 친구는 나고. 넌 나를 통해 천도준을 알게 된 거잖아.”

그녀의 입장에서 고청하의 이런 행보는 친구에 대한 배신이었다.

몰래 귀국해서 천도준과 몰래 만남을 가지다니!

“말 다했어? 다했으면 우린 이만 갈게.”

천도준이 싸늘한 얼굴로 말했다. 그는 오남미와 더 이상 입씨름을 하고 싶지 않았다.

시간낭비일 뿐이었다.

그는 고청하의 팔목을 잡고 오남미를 지나치려 했다.

하지만 그 모습에 억지로 참고 있던 오남미의 분노가 폭발했다.

‘나랑 이혼하고 내 친구랑 단둘이 만나?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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