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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화

작가: 고운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03-20 19:26:13
퇴근 후, 온하랑은 차를 불러 미팅 장소에 가려고 했는데 예상 밖에도 부승민이 그녀를 데리러 왔다.

그녀가 차에 오르자 부승민이 말했다.

“오후에 있던 미팅이 일찍 끝나서 데리러 왔어.”

온하랑이 멍을 때리며 밖의 풍경을 보고 있을 때 차는 어느새 한 곳에 도착했다.

그녀가 도착한 곳이 미팅 장소가 아님을 알아채고 물으려고 할 때 부승민이 차 문을 열고 내렸다.

“뭐야?”

온하랑이 따라 내리며 묻자 부승민이 그녀의 손을 잡아끌며 옆에 있던 쥬얼리 샵에 들어갔다.

“뭐 좀 사러.”

산다고? 뭘?

온하랑은 궁금함을 참고 그를 따라 들어갔다.

두 사람이 안으로 들어서자 쥬얼리 샵의 점장이 웃으며 그들을 맞이했다.

“부 대표님, 온하랑 씨, 어서 오세요. VIP실로 모실게요. 두 분께서 보고 싶으신 쥬얼리를 알려주시면 저희가 가져오겠습니다.”

점장은 두 사람을 보며 의아해했다.

어제까지만 해도 부승민이 추서윤의 생일 파티에 참석한 일 때문에 온갖 기사가 쏟아졌는데, 오늘 그는 다른 여자의 손을 잡고 쇼핑하고 있었다.

돈 많은 사람들의 연애사는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하지만 의아한 건 의아한 거고, 점장은 전혀 티를 내지 않으며 지극정성으로 고객을 모셨다.

부승민이 VIP실의 의자에 앉으며 지시를 내렸다.

“최근에 나온 커플링을 다 보고 싶은데요.”

“네, 알겠습니다. 부 대표님, 온하랑 씨, 잠시만요.”

점장은 직원을 시켜 두 사람이 마실 차를 내오게 하고는 최근에 출시 된 커플링을 직접 가지러 갔다.

커플링?

부 대표 친구가 결혼이라도 하나?

온하랑은 소파에 앉아 물을 마시며 비서와 카톡으로 업무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얼마 후, 점장이 커플링 몇 쌍을 가지고 그들에게 돌아와서 탁자위에 진열해 놓으며 하나하나 설명해 주었다.

“부 대표님, 여기 있는 커플링들이 저희 브랜드에서 이번 해에 새로 출시한 신제품들입니다. 요즘 젊은 부부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아요. 특히 이 제품은 디자인이 독특한 데다가 우아하고 세련되어서 지난달에도 이미 여러 커플이 주문 제작했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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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을 차린 온하랑이 고개를 들어 부승민을 바라보았다.VIP접대실의 샹들리에가 부승민의 눈을 비춰주어서 그런지 그의 눈빛은 전에 없이 부드러워 보였다.온하랑이 눈빛을 피하며 자기 왼손을 보았다.커다란 다이아몬드가 화려한 불빛을 받아 눈이 부실 정도로 반짝였다.점장이 열정적으로 설명하기 시작했다.“부 대표님, 역시 안목이 좋으시네요. 이 다이아몬드 반지는 디자인과 가공 모두 장인이 직접 손 본 하나뿐인 반지입니다. 온하랑 씨의 손도 제가 본 사람 중에 제일 예쁜 것 같아요. 피부도 희신데 손가락도 길고 얇으시니 이 반지가 너무 세련되게 잘 어울리는데요.”온하랑이 자기 왼손을 보더니 고개를 저었다.“평소에 끼고 다니기에는 너무 과한 거 같아요.”그러자 부승민이 말했다.“그럼 두 개 사면 되지. 하나는 소장용, 하나는 평소에 낄 거.”점장이 눈을 빛내더니 얼른 말을 덧붙였다.“부 대표님께서 온하랑 씨를 많이 아끼시나 봐요. 온하랑 씨는 이 반지가 정말 잘 어울리시는 거 같아요. 손이 더 희고 가늘어 보이잖아요. 커플링으로 같이 나온 남자 반지도 예뻐요. 세련되고 기품 있는 디자인이죠. 만약 이 반지가 과하다고 생각되시면 이 반지는 어떠세요? 이것도 신상인데 데일리로 끼고 다니기 좋아요.”점장이 다른 반지 한 쌍을 들어 보이며 두 사람에게 추천했다.부승민은 온하랑의 손에 있던 알이 큰 다이아몬드 반지를 빼고 새 반지를 끼워주었다.“어때?”데일리용이라고는 하지만 지금 끼고 있는 반지에도 1캐럿짜리 다이아몬드가 박혀있었다.온하랑은 탁자위에 놓인 반지들을 대충 한번 쭉 훑어보고는 말했다.“그럼 그냥 이걸로 해.”“알겠습니다. 그럼 제가 두 분 손가락 사이즈를 재 드릴게요.”점장이 웃으며 부승민을 흘긋 보았다. 그녀는 알이 큰 다이아몬드가 팔리지 않은 걸 아쉬워하고 있었다.“이 두 개 다 사는 걸로 하죠.”그때, 부승민이 입을 열었고 점장은 어느 때보다 환하게 웃으며 공손한 태도로 부승민에게 말했다.“네, 알겠습니다!”“부 대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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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태로운 제안   제176화

    날이 어둑해지자 도로 옆의 가게들과 빌딩에는 환한 불이 들어와 도시를 밝게 비추었다.온하랑은 부승민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부승민이 그녀에게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도 알았다.하지만 그의 태도가 그의 진심 때문인지, 아니면 죄책감 때문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게다가 추서윤의 존재는 온하랑에게는 언제 터질지 모를 시한폭탄이었다.추서윤이 있는 한, 온하랑과 부승민은 예전과 같은 관계로 돌아가지 못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두 사람은 먼저 밥을 먹으러 간 후 클럽으로 갔다.차는 클럽으로 들어가 지하 주차장에 들어갔다.부승민과 온하랑은 차에서 내린 후, 익숙한 길로 자주 가는 룸에 들어갔다.룸 안의 조명은 어두웠고 친구들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부승민이 문을 열자 모든 사람의 시선이 집중되었다.한효건이 웃으면서 얘기했다.“부승민, 너 이러면 반칙이지. 우리는 다 파트너를 데려오지 않았는데 추서윤을 데려오면 어떡해. 자랑하는 거야?”온하랑은 부승민 뒤에 서서 가려져 있었다. 복도는 환하고 룸 안은 어두우니 한효건은 온하랑의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그저 부승민이 추서윤을 데려왔다고 생각한 것이었다.바로 온하랑을 알아본 강민은 눈썹을 까딱거리고 부승민을 쳐다보았다.노준형은 마른 기침을 했다.“큼...”공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온하랑은 어색해서 얼굴이 하얗게 질리는 것만 같았다. 부승민은 온하랑의 손을 잡고 걸어 들어오면서 얘기했다.“82년산 와인으로도 네 입은 못 막겠네.”한효건은 그제야 부승민 옆의 사람이 추서윤이 아니라 온하랑이라는 것을 발견했다.그는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사과했다.“하랑이었구나, 미안해. 내가 헷갈렸네. 이리 와 앉아. 일단 벌주 세 잔 마실게. 너무 마음에 두지 말아.”그렇게 말한 후, 한효건은 얼른 벌주 세 잔을 마셔버렸다.사실 한효건 뿐만이 아니라 다른 친구 몇 명도 온하랑을 추서윤으로 착각했다.두 사람이 닮아서가 아니었다. 전에는 친구들 모임에 여자 파트너를 데려오지 않던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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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태로운 제안   제177화

    그들은 부승민이 일부러 온하랑을 데리고 와서 그들 앞에서 친근한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을 알았다.부승민이 전에 추서윤을 데려왔을 때, 그는 그저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기만 했었고 추서윤은 옆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그들은 부승민이 온하랑만 특별대우한다는 것을 바로 깨달았다.친구 중에도 플레이보이가 있었다. 그런 사람들은 매일 여자를 갈아치우면서 갖고 놀았다.하지만 온하랑은 함부로 갖고 놀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그렇지 않으면 부승호가 화를 낼 것이다.하지만 그렇다면 추서윤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노준형은 추서윤이 걱정되었다.“준형아.”부승민이 갑자기 노준형을 불렀다.“하랑이한테 사과해야 하지 않아?”온하랑이 예전의 일을 떠올리자 부승민도 그제야 생각났다. 온하랑더러 추서윤을 ‘새언니’라고 부르라고 한 사람이 바로 노준형이었다.부승민의 눈을 마주한 노준형은 등골이 오싹해졌다. 그는 바로 술을 가져와 얘기했다.“하랑아, 며칠 전에는 내가 실수로 말을 함부로 내뱉었어. 미안해. 이제야 사과하게 되네. 승민이 얼굴을 봐서라도 마음에 담아두지 말아줘. 사과의 의미로 잔을 비울게.”그는 먼저 잔에 있는 술을 다 마셔버렸다.한효건 등 사람들은 눈치를 보더니 그쪽으로 시선을 돌렸다.다들 부승민이 오늘 그들을 부른 것이 노준형의 사과를 받기 위해서라는 것을 눈치챘다. 노준형과 부승민이 얼마나 사이가 좋은지는 다들 알고 있던 일이다.두 사람은 오랜 친구일 뿐만 아니라 대학 친구이기도 했다. 노준형이 조금 모자라긴 했지만 부승민은 언제나 그를 곁에 두었다. 지금의 부승민은 노준형더러 온하랑에게 사과하라고 한다. 그러니 사람들은 약간 놀랄 수밖에 없었다.온하랑은 주변을 둘러보더니 멀지 않은 곳의 술병을 가져와 그의 잔을 채우고 얘기했다.“추서윤 씨와 사이가 좋은 건 알아요. 나 같아도 내 친구를 위해 나설 거예요. 안 그래요?”노준형은 입꼬리를 겨우 올렸다.이 질문은 그를 기다리는 함정이었다. 어떻게 대답해도 결국에는 덫에 걸려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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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태로운 제안   제178화

    예전의 온하랑은 부승민의 친구들 앞에서 그를 둘째 오빠라고 부르는 것이 습관 되었다.하지만 부승민이 그렇게 물으니 온하랑은 웃으면서 되물었다.“그러면 뭐라고 불러야 하는데?”“네 생각에는?”“승민 오빠.”부승민은 그저 웃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한순간이었지만, 부승민은 온하랑이 그를 ‘여보’라고 불러줬으면 했다.그러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그들은 종래로 ‘여보’라고 부른 적이 없었다. 그 호칭은 그들에게 가장 어색한 호칭이었다.두 사람의 모습을 보면서, 노준형은 표정이 썩어갔다.강민은 자세한 일은 몰랐지만 대충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알 것 같았다.그래서 얼른 일어나 화제를 돌렸다.“오늘 왜 늦은 거야? 오진무 때문에 늦은 거야?”“아니, 하랑이랑 반지 맞추느라 늦었어.”“그래, 진작 그랬어야지. 이제야 반지를 맞추는 거야?”강민이 얘기했다.그 말을 들은 한효건은 깜짝 놀랐다.강민의 말은, 부승민과 온하랑이 이미 결혼했다는 뜻인가?하지만 너무 크게 놀라지는 않았다. 부승민이 온하랑의 손을 잡고 들어왔을 때부터, 그는 알 수 있었다. 부승호가 있으니 부승민과 온하랑은 꼭 결혼하게 될 것이라고 말이다.하지만 며칠 전 부승민이 추서윤을 위해 아주 화려한 생일 파티를 준비하지 않았던가? 현장에 기자가 몰리지는 않았지만 누군가가 두 사람이 춤을 추는 영상을 인터넷에 올려 화제가 되었었다. 민윤 커플의 팬들은 이미 두 사람이 결혼하리라 생각하고 있었다.하지만 부승민은 온하랑을 데리고 친구들을 만나러 왔고 또 반지까지 맞췄다.“그럴 줄 알았다니까. 부승민이 추서윤이랑 결혼할 리가 없잖아.”누군가가 수군거렸다.“연예계가 얼마나 더러운 곳인데. 외국에서 온 추서윤이 우리나라 연예계에 발을 들이기 위해 무슨 짓을 했을지, 누가 알아?”“그러게 말이야. 부승민도 그냥 추서윤을 갖고 논 것일 뿐이야.”“그러지 마. 승민이는 그런 사람이 아니야. 우리가 모르는 일들이 있겠지.”한효건이 얘기했다.한효건은 부승민과 몇년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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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태로운 제안   제179화

    겨울에는 추워서 밖에 나오기 싫어했기에 사람들은 실내에서 같이 포커 게임을 했다. 그저 100원 내기만 했기에 버는 것도 적었고 밑지는 것도 적었다.어린 온하랑은 의자를 가져와 할아버지 뒤에 앉아 그들이 게임을 하는 것을 지켜보다가 자연스레 할 줄 알게 되었다.“그저 몇 번 보면 다 알아.”얼마 지나지 않아 부승민의 핸드폰이 울렸다.핸드폰을 꺼내 보니 사업 문제로 걸려 온 전화였다.그는 일어나서 밖으로 가더니 온하랑에게 얘기했다.“나 대신 하고 있어.”그들이 놀던 것을 본 온하랑은 그들의 룰을 알 수 있었다.고개를 끄덕인 온하랑이 얘기했다.“오케이.”부승민의 자리에 앉은 온하랑은 게임을 이어나가다가 갑자기 물었다.“이거 얼마 내기예요?”한효건이 묵묵히 손가락 네 개를 펼쳤다.온하랑이 눈썹을 까딱거리자 강민이 해명했다.“4백만.”온하랑은 이를 꽉 깨물고 진지하게 게임에 임했다.복도 끝에서, 부승민은 전화를 마치고 돌아가려고 했다. 그러자 노준형이 멀지 않은 곳에서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왜 나왔어?”부승민이 물었다.“바람 좀 쐬려고.”노준형이 앞으로 다가가 부승민 곁에 멈춰 서서 물었다.“승민아, 내가 선 넘는 것일 수 있는데 그래도 물어봐야겠어. 너 도대체 어떻게 할 생각이야?”부승민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을 본 노준형이 계속 물었다.“서윤이를 평생 불륜녀로 만들 거야?”“아니.”“그럼 언제 온하랑이랑 이혼할 건데? 어르신께도...”부승민은 그의 말을 끊으며 얘기했다.“나랑 서윤이는 아무 사이도 아니야. 앞으로도 그럴 거고.”노준형은 그대로 굳었다.“하지만 전에 서윤이를 데리고 왔잖아. 게다가 기자들도 따라붙었었고.”그건 추서윤과 다시 만나겠다는 뜻이 아니었나?노준형은 이해할 수 없었다.전의 부승민은 확실히 그런 생각이었다.그는 자기가 여전히 추서윤을 사랑한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지금은 아니다.감정이란 복잡해서 확실하게 말하기 어려웠다.하지만 지금 확실한 것은, 온하랑과 이혼할 생각이 없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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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태로운 제안   제180화

    부승민은 노준형을 보면서 얘기했다.“응. 확신해. 난 이미 마음을 먹었어.”노준형이 입술을 달싹이며 물었다.“그럼... 사랑해?”부승민은 노준형이 물은 사람이 온하랑이라는 것을 눈치챘다.눈빛이 반짝인 부승민이 얘기했다.“그게 사랑인지는 모르겠지만 이혼하고 싶지 않다는 건 분명해. 온하랑이 내 곁에 없다는 걸 생각하면 마음이 텅 빈 것 같으니까.”“그냥 이 결혼에 익숙해져서 그런 걸지도 몰라. 이혼하고 솔로로 지내다보면 괜찮아질 거야.”부승민은 창밖을 보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노준형의 말을 못 들은 것으로 하겠다는 뜻이었다.노준형은 놀라서인지, 아니면 추서윤이 안타까워서인지,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서윤이는 헤어지겠다고 했어?”부승민은 미간을 찌푸리고 대답했다.“별다른 선택지가 없을 텐데?”노준형은 부승민을 보면서 차갑다는 느낌을 받았다.추서윤과 부승민이 함께한 시간이, 온하랑과의 3년보다도 못하다니.굴러 들어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낸 것과 다름없었다.노준형은 더 말해봤자 소용없다는 것을 알고 자리를 떴다.부승민은 창가에 서 있다가 몸을 돌려 룸으로 돌아갔다.룸에서는 게임이 여러 번 계속되었다.온하랑은 양반다리를 하고 앉은 채로 유심히 포커를 들여다보고 있었다.부승민이 들어온 것을 본 한효건은 장난스레 얘기했다.“승민아, 하랑이가 게임을 얼마나 잘하는지 알아? 계속 이기고 있어!”부승민은 담담하게 웃으면서 온하랑 뒤에 와서 앉았다.온하랑은 부승민을 보고 얘기했다.“승민 오빠, 오빠가 와서 해.”부승민은 고개를 저으며 얘기했다.“네가 계속 해.”한효건은 또 부승민을 보고 다시 온하랑을 보면서 웃었다.“하랑아, 둘이 서로 양보해도 똑같잖아. 어차피 이겨도 다 너희 둘 돈인데.”부승민은 그저 미소 지으면서 온하랑을 쳐다보았다.온하랑은 게임을 이어나갔다. 다만 이번에는 운이 나빠서 지고 말았다.부승민이 오자마자 온하랑은 연속 몇 번이나 졌다.한효건이 딜러 카드를 들고 고개를 들어 부승민을 쳐다보았다.“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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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태로운 제안   제1271화

    “정말... 어이가 없어...”설윤은 시선을 피하며 돌아서려 했다.“어딜 가요? 방금 구매 기록 있다고 하지 않았어요? 왜 이제 와서 못 보여주는 건데요?”임연지는 설윤의 길을 막아서며 그녀 손에 든 선물 상자를 잡고 비꼬듯 말했다.“젊은 아가씨가 왜 이렇게 뻔뻔해요? 유부남인 거 뻔히 알면서 끼어들다니. 내 고모부가 그쪽 아빠보다 나이도 많은데, 역겹지도 않아요? 몸 팔아서 얻은 가방을 들고 다니니까 좋아요?” 마침 가게에 들어오던 손님 몇 명이 임연지의 말을 듣고 문 앞에서 수군거렸다.설윤은 수치심에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녀는 아무 말도 못 하고 고개를 숙인 채 임연지를 밀치고 가게를 나서 황급히 도망쳤다.간하림은 그 모습을 보고 재빨리 뒤따라갔다.“저기요. 설윤 씨, 가방은...”점원은 임연지의 손에 들린 선물 상자를 보고 두 번 불렀다.그러나 설윤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쳤다.이게 다 무슨 일이래!“그만 불러요. 안 올 거예요.”임연지는 웃으며 손에 든 선물 상자를 내려다봤다.“저 여자가 싫다고 두고 갔으니 이 가방 저 주세요.”“임연지 씨, 죄송하지만 설윤 씨는 그런 말씀이 없으셔서...”“걱정 마세요, 분명히 환불할 거예요. 환불하면 이 가방 저한테 남겨 두세요.”임연지는 선물 상자를 점원에게 건넸다.점원은 임연지의 배경을 생각하며 마지못해 대답했다.“설윤 씨가 환불하면 연락드리겠습니다.”“네.”가방을 못 사서 한진에게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했는데 상황이 반전되고 내연녀까지 혼내주고 나니 임연지는 기분이 날아갈 듯 좋았다....“윤아, 괜찮아?”마침내 매장 근처를 벗어나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이 사라지자 설윤은 걸음을 멈추고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그녀는 창백한 얼굴로 간하림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듯 넋이 나간 채 앞으로 걸어갔다.“윤아, 어디 가서 좀 앉을까?”설윤은 마침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은 근처 카페의 구석진 자리에 앉았다. 간하림이 그녀를 위로했다.“윤아, 너무 속상해하지

  • 위태로운 제안   제1270화

    한진은 큰 도움을 주고도 단지 가방 하나 사달라는 부탁만 했을 뿐인데 실망을 안겨주게 생겼으니 대체 뭐라고 설명해야 한단 말인가?심지어 가방을 선물해주겠다고 호언장담까지 했는데 무슨 생각 할지 걱정되었다. 설마 공짜로 주기 싫어서 쪼잔하다고 오해하면 어떡하지?하지만 이제 와서 후회해도 소용이 없었다.임연지가 물었다.“다음번에 언제 입고되나요?”점원은 임연지의 안색을 살피며 말했다.“정확하게 말씀드리기 어려워요. 회원 가입하시면 나중에 재고를 확보할 때 연락드리고 있어요.”“그래요. 할게요.”임연지는 마지못해 동의했다.“연락처가 어떻게 돼요?”점원이 키보드를 두드리며 물었다.임연지는 전화번호를 말하며 머릿속으로 한진에게 어떻게 설명할지 고민했다.“설윤 씨, 어서 오세요. 가방 찾으러 오셨죠? 잠깐 앉아 계시면 금방 가져다드릴게요.”다른 점원의 반가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네, 고마워요.”소리의 출처를 따라 고개를 돌린 임연지는 젊은 여자 두 명을 발견하고 다시 시선을 거두었다.“윤아, 여기 점원이랑 아는 사이야? 물건을 엄청 많이 샀나 보네? 부러워.”나지막이 속삭이는 여자 목소리가 임연지의 귀에 똑똑히 들렸다. 이내 경멸이 담긴 표정으로 두 사람을 힐끗 쳐다보았다.‘세상 물정 모르는 촌년들. 잠깐! 왼쪽에 있는 여자가 낯이 좀 익은데?’그리고 고개를 돌려 찬찬히 뜯어보았다.분명 어딘가 본 듯한 얼굴이다.기억을 되짚어보던 찰나 점원이 정교한 선물 상자를 들고나와 두 여자 앞에 내려놓았다. 그러고 나서 뚜껑을 열고 안에 든 가방을 보여주었다.“설윤 씨가 구매한 가방이에요. 한번 확인해 보세요.”설윤은 가방을 꺼내 꼼꼼히 살펴보았다.“확인했어요. 고마워요. 먼저 가볼게요.”점원이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건네려던 순간 불쾌함이 가득 담긴 목소리가 대뜸 울려 퍼졌다.“재고가 없다면서요? 분명 제가 먼저 왔는데 왜 저 사람한테 주는 거죠?”싸늘한 표정으로 따지는 임연지를 보자 점원이 서둘러 해명했다.“이 가방은 손님께서

  • 위태로운 제안   제1269화

    일과를 마친 설윤은 옷을 갈아입기 위해 탈의실로 돌아갔다가 간하림과 다시 마주쳤다.이내 먼저 입을 열었다.“하림아, 내일 쉬는 날인데 같이 쇼핑하러 가지 않을래?”임가희가 부탁한 일을 떠올리자 간하림은 흔쾌히 동의했다.다음 날, 두 사람은 약속 시간에 맞춰 센트럴 백화점 근처의 카페에 도착했다.일단 만나자마자 설윤은 밀크티 두 잔을 주문했고, 백화점으로 걸어가면서 쪽쪽 빨아 마셨다.간하림이 말했다.“여긴 명품밖에 없을 텐데? 지난번에 마음에 드는 드레스를 발견했다가 가격 보고 기겁했잖아. 그나저나 꽤 익숙한 곳인가 봐? 여기 자주 와?”“내가 무슨 재주로? 국환 씨 따라 몇 번 다녀갔을 뿐, 며칠 전에 가방 하나 주문했는데 오늘 픽업하러 가는 거야.”“헐! 회장님 너무 근사하잖아.”설윤을 바라보는 간하림의 눈빛에 부러움이 가득했다.“그러니까 얼른 행동 개시해야 한다고. 사모님과 이혼시키고 너랑 결혼할 방법을 찾아야 해.”비록 겉으로 내색하지 않았지만 질투심이 활활 타올랐다.목적을 이루기 위해 연기하는 게 아니라 진심에서 우러나는 감정이었다.사실 그녀는 속으로 뻔했다. 최국환과 임가희는 결혼 전에 계약서를 작성했는데 설윤에게 준 돈은 부부의 공동 재산에 속하지 않는지라 다시 빼앗아 갈 자격이 없었다. 물론 최국환이 직접 개입하면 회수가 가능했지만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 설령 나중에 임가희가 설윤에게 본때를 보여주거나 최국환의 마음이 식는다고 해도 그동안 받았던 값비싼 선물은 여전히 가져갈 것이며 현금화하면 그래도 두둑이 챙길 수 있다.결국 임가희가 손을 쓰는 이상 설윤은 곧 최국환에게 찬밥 신세 당하므로 얼추 비슷한 액수의 보수를 받을뿐더러 임가희라는 인맥까지 확보하기에 괜찮다고 스스로 다독였다.그제야 간하림은 마음이 한결 홀가분해졌다.설윤의 표정은 망설이는 기색이 역력했다.“어젯밤에 돌아가서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네 말이 맞아. 국환 씨 아내와 적이 된 이상 내가 가만히 있는다고 해서 상대방이 봐주는 건 아니지. 고작 돈 몇 푼

  • 위태로운 제안   제1268화

    “자, 이제 그만하고 출근하자. 아니면 매니저한테 또 혼날라.”설윤은 옷매무새를 다듬고 탈의실을 나가려고 했다.“먼저 가. 나 립스틱만 바르고.”“알았어.”설윤이 먼저 자리를 떠났다.그녀의 뒷모습을 보면서 간하림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사모님이 부탁한 일이 어려운 것도 아니군.’...병원에 도착한 최동철은 올라가는 대신 온하랑에게 전화를 걸었다.온하랑은 부승민과 작별 인사를 하고 병실을 나섰다.유치원 확인하러 직접 다녀온다고 하는데 굳이 말릴 이유가 없었다.차에 타고 나서 메이슨을 데리러 갈 줄 알았던 그녀의 예상과 달리 최동철이 말했다.“별장에 계신 이모님이 연락이 와서 오늘 메이슨이 일어나자마자 발이 아프다고 했다네. 아마도 어제 강행군이었나 봐. 그래서 집에서 쉬겠다고 해서 우리 둘만 가면 돼.”온하랑은 미안한 얼굴로 미소를 지었다.“어제 많이 걸어 다니긴 했죠. 메이슨을 말렸어야 했는데...”“네 탓 아니야. 내가 너무 바빠서 녀석이랑 놀아주지 못하는 바람에 무리한 거지.”이에 온하랑은 고개를 살짝 흔들었다.“동철 오빠는 충분히 잘하고 있어요. 메이슨도 철이 들었고.”최동철이 피식 웃었다.“우리 사이에 남사스럽게 뭔.”이동하는 동안 두 사람은 담소를 나누면서 편안하고 유쾌한 분위기를 유지했다.동언 국제 유치원에 도착하자 젊은 선생님이 반갑게 맞이하며 소개와 함께 내부를 구경시켜주었다.“우리 유치원은 총 3개의 반으로 나뉘는데 최대 학생 수를 각각 20명 이내로 확보하여 교사들이 모든 아이의 요구를 들어주게끔 노력하죠. 교실에는 멀티미디어 교육 장비가 구비되어 있으며 전용 독서 공간, 놀이 공간, 수공예 공간, 실내외 감시 카메라, 그리고...”꼼꼼하게 알아본 결과 컨디션이 나쁘지 않은 편이라 온하랑은 꽤 만족했다.이내 유치원을 나서고 최동철에게 의견을 물었다.최동철이 말했다.“몇 군데가 노후한 것만 빼고 기본적인 인프라는 괜찮네. 시설 개조 명목으로 2억을 기부할 생각이야. 게다가 메이슨도 특별한 케이스라

  • 위태로운 제안   제1267화

    설윤은 그녀를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봤어? 다른 사람한테 절대 얘기하면 안 돼.”“당연하지.”간하림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나 몰라? 걱정 붙들어 매.”그리고 다정하게 설윤의 팔짱을 끼고 클럽 탈의실로 향했다.아직 아무도 없었고, 간하림은 옷을 갈아입으며 궁금한 듯 물었다.“윤아, 최 회장님과 어떻게 알게 되었어?”딱히 언급하고 싶지 않은 설윤은 대충 둘러댔다.“우연한 기회에 마주쳤어. 전에 일하던 곳에 놀러 왔다가 마침 내가 접대를 담당했거든.”그러고 나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굳이 말할 필요가 없었다.간하림은 부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이내 손을 뻗어 설윤의 잘록한 허리를 꼬집었고, 뽀얀 피부에 선명한 붉은 자국을 바라보았다.“최 회장님이 네가 진짜 마음에 드나 봐. 직접 출근하는 곳까지 데려다주고, 정말 좋겠네.”설윤은 피식 웃으며 옷을 갈아입었다.“너도 든든한 지원군이 있잖아.”“든든하긴 개뿔! 하늘과 땅 차이거든?”간하림이 툴툴거렸다.“가게에 오면 지명할 뿐이지 너처럼 최 회장님 전속 담당이 아니야.”심지어 손님마저 감히 설윤에게 집적거리지 못했고, 누가 봐도 사전에 단단히 경고한 게 분명했다. 반면, 그녀는 치근덕거리는 사람이 있어도 꾹 참아야만 했다.설윤은 웃으면서 아무 말 없이 거울을 보며 헤어스타일을 다듬었다.“윤아, 나중에 사모님이 되면 날 잊지 마.”“무슨 소리 하는 거야? 우리가 뭐 하는 사람인지 정녕 몰라?”이내 거울을 보며 립스틱을 바르더니 간하림을 흘겨보았다.“국환 씨가 싫증이 나기 전에 돈이라도 두둑이 챙기면 땡큐고, 사모님은 감히 넘보지도 않아.”간하림은 납득할 수 없는 듯 바짝 다가갔다.“우리가 뭐 어때서? 최 회장님 와이프도 결국에는 사모님 자리에 오르는 데 성공했잖아. 그리고 며칠 전 기사 못 봤어?”“무슨 기사?”곧이어 출입구를 힐끗 쳐다보더니 목소리를 낮추었다.“누군가 최 회장님 와이프의 얼굴을 칼로 난도질해서 끔찍한 상처를 입었대.”“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

  • 위태로운 제안   제1266화

    임연지는 집에 도착하자 거실 소파에 앉아 굳은 얼굴로 손에 든 사진들을 바라보고 있는 임가희를 발견했다.테이블에 놓인 등기 전용 서류 봉투 위에 여러 장의 사진이 널브러져 있었다.“고모, 왜 그래요?”말을 마치고 나서 사진 한 장을 들여다보는 순간 두 눈이 휘둥그레지며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고모부가...”이내 나머지 사진도 확인했는데 전부 어떤 젊은 여자와 다정한 스킨십을 하는 최국환의 모습이 담겨 있었고, 결코 가벼운 사이는 아닌 듯싶었다.“왜 이렇게 소란스러워?”임가희가 싸늘한 얼굴로 그녀를 흘겨보았다.임연지는 목을 움츠리고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다행히 아무도 없었다.그리고 쪼그리고 앉아 임가희를 올려다보며 목소리를 낮추었다.“고모, 이제 어떡해요?”“어떡하긴?”임가희는 자조적인 미소를 지었다.“당연히 모른 척해야지. 지금 네 고모부 덕분에 우리가 먹고 사는 거야. 괜히 추궁했다가 홧김에 쫓아내기라도 한다면 더 손해이지 않겠어?”그렇다고 마냥 당할 수는 없었다.지금껏 비슷한 사례가 여러 번 있었지만 하나같이 머리가 텅 빈 여자들이라 그녀의 도발에 넘어가서 부랴부랴 찾아와 따지기 급급했다. 나중에 울면서 최국환에게 하소연하면 정이 떨어진다며 다시는 만나주지 않았다.또한 최국환과 결혼을 결심하게 된 이유도 신분과 집안, 그리고 사회적 지위 때문이었다.어쨌거나 그 나이 먹고 결혼을 3번이나 하면서 웃음거리로 전락할 사람은 없을 테니까.본처의 자리를 위협받지 않은 이상 고작 여자 문제로 심기를 건드릴 필요가 뭐 있겠는가? 뒤에서 몰래 처리하면 그만이었다.“그냥 넘어가려고요?”비록 고모의 말도 맞지만 그래도 왠지 꺼림칙했다.“넌 신경 쓰지 마. 고모부 앞에서도 티 내지 말고.”임연지는 사진 속 여자를 힐끗 쳐다보며 속으로 ‘여우 년’이라고 욕하고 마지못해 대답했다.“알았어요.”임가희는 사진을 모두 치웠다.무언가를 떠올린 듯 임연지가 다시 입을 열었다.“참, 고모, 만약 이 여자가 임신하면 어떡해요?”“네 고모부의 컨

  • 위태로운 제안   제1265화

    “침착해.”임연지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호텔에서 제공한 가운을 느긋하게 껴입었다.“샤워했어? 나랑 같이 씻을래?”“꿈 깨.”이내 머리카락의 물기를 닦으면서 문을 열자 알몸으로 나타나 팔을 뻗어 그녀를 끌어안으려는 오재원을 발견했다.“연지야.”그녀는 남자의 손길을 슬쩍 피했다.“호텔에서 푹 쉬어. 먼저 가볼게.”“아직 이른데? 좀 더 있다 가.”“안돼.”임연지는 단호하게 거절하며 오재원을 스쳐 지나가 침대 옆으로 걸어가서 바닥에 떨어진 옷을 집어 들었다.불쾌한 기색이 역력한 쌀쌀맞은 얼굴을 보자 오재원은 꼬리를 내렸다.“알았어. 그럼 언제 다시 올 거야? 그리고 원하는 집이 있으면 알려줘. 부동산에 물어볼게.”“방 3개, 풀옵션. 나머지는 알아서 해.”“그래.”임연지는 옷매무새와 머리를 대충 정리하고 방을 나갔다.그리고 문이 닫히는 순간 뒤돌아보며 혀를 찼다.‘역겨운 놈.’집으로 돌아가는 차에 몸을 싣고 한진에게 답장을 보냈다.[호텔을 벗어나니 공기마저 상쾌한 기분이야.]한진이 대답했다.[하하하! 참, 너한테 할 말이 있어. 우리 오빠가 인맥을 동원해서 각 언론사에 수시로 주시하라고 했잖아. 그중에서 제보받은 회사가 있는데 편집장이 이메일을 보자마자 오빠한테 연락했대.]그러고 나서 이메일의 스크린샷을 보내주었다.본문의 첫 마디가 온하랑이 필라시에서 유학할 때 최동철과 아이를 낳았다는 것이었다.임연지는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대박인데? 고마워, 한진아. 오빠한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해줘. 네가 아니었다면 진짜 아프리카로 쫓겨났을지도 몰라.]그동안 한진의 오빠가 사전에 뉴스를 차단하지 못하고 자칫 폭로라도 될까 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이제 결과를 확인한 이상 비로소 안심할 수 있었다.하지만 대체 누가 제보했단 말이지?한진이 다시 문자를 보냈다.[물론 메일 주소를 역추적한 결과 여전히 너희 집으로 되어 있어. 아마도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가상 주소를 사용한 것 같아.][미친놈.]임연지는 화가 나서 머리카락을

  • 위태로운 제안   제1264화

    “띵!”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임연지는 그 틈을 타서 오재원의 손을 뿌리치고 재빨리 엘리베이터를 빠져나갔다.오재원은 그녀를 따라 나가려고 했지만 잠시 뒤 자신이 들고 있던 캐리어를 떠올리고 그것을 끌며 엘리베이터를 나왔다.방에 들어가자 오재원은 서둘러 캐리어를 한쪽으로 밀어두고 임연지를 끌어안고는 침대 쪽으로 밀어붙였다. “연지야, 빨리 나 주라고. 더는 참을 수 없어.”“오재원! 이거 놔! 먼저 일어나!”“안 돼. 연지야, 네가 원하는 대로 해줄게. 그냥 즐기기만 하면 돼.” 그녀는 그를 힘껏 밀쳤고 마음속에서 강한 반감을 느꼈다. 그녀는 그의 억제에서 벗어나려고 했지만 오재원의 힘이 너무 강해 벗어나기 힘들었다. “오재원, 내 말 들어봐. 우리 얘기 좀 해야 해.” 임연지는 차분하게 말하며 그가 자신의 말을 듣길 바랐다.하지만 오재원은 이미 욕망에 눈이 멀어 아무 말도 들리지 않았다. 그는 계속해서 임연지에게 입을 맞추려 했고 손은 그녀의 몸을 함부로 만지기 시작했다.“얘기할 필요 없어. 네가 아이를 갖고 싶어 하는 걸 알아. 우리는 지금 중요한 일을 하는 거야.” 그는 말을 마친 후 임연지의 입술을 막았다. “연지야, 잘 생각해. 네가 만약 나를 밀어내면 난 바로 나갈 거야.” 임연지는 속에서 역겨움이 밀려왔지만 그녀의 밀치는 손길은 결국 멈춰 섰다.“그래 이거지.”오재원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그는 충분히 즐겼다. 모든 일이 끝난 후 오재원은 임연지를 뒤에서 끌어안으며 속삭였다. “너 너무 향기로워. 연지야. 어쩌면 이제 우리 아이가 여기 있을지도 모르겠네.”임연지는 어두운 표정을 지으며 입술을 깨물었다. “나 화장실 좀 다녀올게.”더 이상 그를 피하지 않으면 정말로 오재원에게 뺨을 갈길 것만 같았다.화장실에 들어간 임연지는 핸드폰을 꺼내 한진에게 메시지를 보내며 불만을 토로했다. [한진아, 살려줘. 진짜 그 사람이 너무 싫어!][돌아오자마자 나랑 자려고 하고 역겨워 죽겠어!][내가 기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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