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몽요는 고민하다가 말했다. “누군가를 좋아할 때는 상대방을 보면 가슴이 뛰고 왠지 모르게 긴장이 돼. 무슨 일이 있어도 용감하게 다가가고 좋아하면 과감하게 대시 해야지. 가끔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도 돼. 부끄러울 것도 없어. 적당히 선만 잘 지키면 되지. 네가 뭘 하든 난 널 응원해. 정말 목표가 생겼으면 열심히 해 봐.” “만약 제 목표가 경소경씨여도 응원하실 거예요?” 안야의 말에 진몽요는 그대로 굳어 순간 무슨 대답을 해야할지 몰랐다. 안야는 웃으며 말했다. “장난이에요. 진심으로 받아들이신 거 아니죠? 근데 만약 진짜라면 어쩌실 거예요?” 진몽요는 장난이라는 말에 속으로 안도했다. “만약 진짜라면 대시해 봐. 네가 꼬실 수 있으면 그것도 네 능력이니 내가 어쩔 수 없지. 어차피 우린 이미 헤어졌고 그 사람도 너도 둘 다 솔로니까~” 안야는 혀를 빼꼼 내밀었다. “나중에 딴 소리 하시면 안되요~ 맞다, 요즘 외식 안 한지 오래됐는데 저녁에 같이 하실래요? 이번 달 생활비 좀 남아서 제가 살 게요.” 진몽요는 고민도 안 하고 승낙했다. “좋아, 네가 밥 산다는데 당연히 콜이지. 장소는 네가 골라. 퇴근하고 바로 가자. 나 요즘 많이 먹으니까 말리지마~” 오후 퇴근시간. 두 사람은 뭐 먹을지 상의하면서 회사를 나섰다. 원래는 집에 들려서 차를 가지고 가려 했지만 예상치 못 하게 아파트 입구에서 경소경의 차가 기다리고 있었다. 안야는 혀를 찼다. “오늘 저녁에 단 둘이 밥 먹긴 글렀네요. 한 사람이 늘었으니.” 진몽요는 코를 만졌다. “내가 가볼게. 넌 비 좀 피하고 있어. 감기 더 심해지면 안되잖아.” 경소경의 차 앞으로 걸어가 그녀가 창문을 두들기자 경소경이 창문을 내렸다. “퇴근했어요? 가요, 밥 먹으러.” 그녀는 근처 나무에서 비를 피하고 있는 안야를 보았다. “안돼요. 오늘은 안야랑 먹기로 했어요. 올 거면 미리 전화하지 그랬어요? 안야가 밥 산다는데 껴주기 좀 그래서 나중에요.” 경소경은 눈썹을 움직였
진몽요는 차에서 내려 그녀에게 생수를 건넸다. “괜찮아? 아니면 너가 조수석에 앉을래? 그럼 좀 괜찮을 거 같은데.” 안야는 물었다. “그건 좀 그렇잖아요. 듣기로는 남자들은 자기 여자만 조수석에 앉힌다는데… 두 분은 제가 앉아도 괜찮으세요?” 진몽요는 쿨해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무슨 소리하는 거야. 나 저 사람이랑 이제 아무 사이도 아닌데 그게 다 뭔 상관이야. 얼른 조수석에 타.” 옆에 다른 사람이 앉자 경소경은 눈썹을 찌푸렸다. “뭐예요? 갑자기 자리는 왜 바꿨어요?” 진몽요는 설명했다. “안야가 감기에 걸려서 몸도 안 좋고 멀미하니까 앞에 앉으라고 했어요. 앞에누가 앉든 상관없잖아요. 난 뒷자리가 넓어서 좋은데요 뭘. 얼른 출발해요. 요즘 자꾸 비가 와서 짜증나 죽겠어요. 차라리 내릴 거면 한번에 많이 내리지 왜 맨날 조금씩 내리는 거야. 아까 차에서 잠깐 내렸더니 머리가 젖어버렸네…” 경소경은 더 할 말이 없었다. 안야의 감기 때문에 간이 센 걸 먹을 수 없어 진몽요는 예군작과 함께 갔던 홍콩 음식점을 추천했다. 그녀는 단지 홍콩음식이 담백하고 맛있었을 뿐이었다. 가게에 들어오자 웨이터가 진몽요를 보고 물었다. “손님, 저번에 앉으셨던 곳에 앉으시나요?” 진몽요는 당황했다. 이전에 예약은 예군작이 했었기에 직원이 왜 그녀에게 이런 질문을 하는지 몰랐다. 그녀가 기억에 남는 얼굴은 아니지 않나? 오히려 예군작이 좀 더 기억에 남았을 텐데 말이다. “어…괜찮아요, 그냥 아무 자리나 주세요. 세명이요.” 경소경은 자리에서 주문을 마친 후 씁쓸하게 물었다. “여기 누구랑 왔었어요?” 진몽요는 사실대로 말했다. “예군작씨요. 나는 그저 여기 요리가 맛있고 담백해서 추천한 거예요. 다른 생각 없었어요.” 경소경은 한숨을 쉬었다. “거짓말은 못 해요? 당신이 가끔은 쉽게 상대에게 상처주는 건 알아요?” 진몽요는 실실 웃었다. “마음이 불편한가 봐요? 그래도 견뎌요. 난 거짓말 싫어요.” 안야는 조용히 그들의 대화를
경소경은 어이가 없었다. 왜 그의 의견은 묻지도 않는 거지? 그를 공기 취급하는 건가…? 밥을 먹고 경소경은 진몽요와 안야를 집까지 데려다 주었고, 세 사람은 내일 함께 출발하기로 했다. ...... 둘째 날 아침, 목가네. 온연은 검은 색 옷으로 갈아입고 산소 갈 준비를 했다. 아이는 아직 어리고 감기에 걸려서 밖에 비도 오고 하니 유씨 아주머니가 집에 데리고 있을 예정이었다. 목정침도 검은색 셔츠로 갈아입자 그는 더 엄격하고 진지해 보였다. 두 사람은 미리 준비해둔 꽃을 챙겨 2시간동안 차를 타고 도착했다. 우중충한 하늘은 묘지를 더 음산하게 만들었고, 주변에는 사람도 적었으며 묘지를 지키는 어르신만 돋보기를 끼고 신문을 읽고 있었다. 할머니가 세상을 떠난지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이곳에 온 온연은 마음이 무거웠다. 온지령 부부가 한 나쁜 짓을 생각할수록 그녀는 화가 나고 어이가 없었다. 인간의 인생은 짧지만 그 누구도 편안하게 살아가지 못 하고 힘든 일들만 가득했다. 온가네는 그의 아버지 온지원이 진함을 위해 떠난 이후로 망가졌다. 그녀는 그 이후로 고아가 되었고, 집안도 망했으며 그 모든 과정에서 아무도 불행을 면하지 못 했고 다 똑같이 비참했다. 묘지의 작은 길을 따라 가면서 주변에 그 많은 무덤들은 왠지 모르게 사람의 기분을 쳐지게 만드는 능력이 있었다. 묘비에 적혀진 그 글자들은 살아있는 사람들이 망자에 대한 마지막 애도였다. 갑자기, 목정침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그림자를 보며 말했다. “우리보다 먼저 온 사람이 있네.” 온연은 그의 시선을 따라가 보니 진함이 있었다. 할머니 말고 진함이 또 보러 올 사람이 있는 건가? 목정침은 그녀의 생각을 읽었다. “할머니 보러 오신 거야. 우리도 가자.” 진함이 노부인을 보러 왔다고? 온연은 의외라고 생각했다. 원래대로라면 진함은 노부인을 미워해야 하는 게 맞다. 노부인은 당시에 억지로 두 사람을 갈라놓으려 했고 결국엔 비참한 결과만 낳아 노부인은 죽기전까지 아
목정침은 두 여자에게 우산을 씌워주고 있어서 자신의 옷은 다 젖었고 진함은 그의 옷을 발견하고 말했다. “이제 가야지. 비가 점점 많이 오는 거 같은데. 정침이 옷도 젖었고.” 온연은 목정침을 보았다. “가요 그럼.” 진함은 차를 끌고 왔고 차 앞까지 오자 온연은 발 걸음을 멈췄다. “시간 되시면 나중에 집에서 식사라도 하고 가세요. 손자 얼굴은 보셔야죠.” 진함은 눈시울이 붉어진 채 애써 대답했다. “그래…!” 진함은 온연이 드디어 자신을 용서하고 엄마로 받아들였다는 걸 알았다. 돌아가는 길, 온연은 물었다. “안 추워요? 옷이 다 젖었는데.” 목정침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안 추워, 괜찮아. 너 많이 컸네.” 그녀도 같이 웃었다. “당신이 저번에 이런 말 했을 땐… 좋은 의미가 아니었던 것 같은데…” 그녀와의 기억이 너무 많아 저번에 이 말을 했을 때가 언제인지 기억나지 않았다. 아마 그녀를 아직 갖지 못 했을 때 했던 막 던진 말이라 그녀가 기억해둔 것 같다. 해성. 경소경과 진몽요 그리고 안야는 미리 예약해둔 호텔에 도착했고, 안야는 진몽요에게 감기를 옮길까 봐 혼자 방을 쓰겠다고 해서 세 사람 다 각 방을 썼다. 경소경은 생각보다 들뜨지 않았다. 원래는 두 사람만의 시간을 보내며 감정을 키우고 싶었는데 중간에 ‘꼽사리’가 낄 줄 몰랐다. 이젠 제대로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정말 출장이라고 생각하고 일에만 집중해야했다. 잠깐 쉬다가 그는 일을 하러 갔고 진몽요와 안야는 해성을 잘 몰라 근처만 돌아다녔다. 경소경이 일을 마치고 오자 이미 오후 3시였다. 진몽요와 안야도 둘러보느라 지쳐 호텔로 돌아와 시체처럼 누워있었다. 많이 힘들었는지 저녁밥도 배달로 해결했다. 해가 질수록 경소경은 더 답답했다. 계약은 사실 핑계였는데 그는 지금 진몽요와 단 둘이 있을 시간조차 없었다! 그는 와인을 꺼내고 진몽요에게 문자를 보냈다. ‘와서 한 잔해요, 혼자 와요.’ 방이 가까웠기 때문에 진몽요는 잠옷을 입고 갔다. 그
경소경은 그녀를 침대에 앉혔다. “좀 주물러 주면 되죠? 그러게 누가 구두신고 돌아다니래요. 구두는 오래 신으면 안 좋아요.” 말을 하면서 그는 그녀의 발을 무릎위에 올려놓고 자상하게 안마를 해주었고 손놀림은 무척 능숙했다. 진몽요는 여유롭게 그를 보았다. “예전에는 왜 안마도 잘하는 걸 몰랐죠? 그렇게 오래 사귀었는데 나한테 안해준 것도 있었네요! 내가 구두를 신고 싶어서 신는 게 아니라 내 주위 남자들이 키가 너무 커서 구두를 안 신으면 작아 보이는데 어떻게 안 신어요? 당신이랑 목정침이랑 임립 중에 키 작은 사람이 없잖아요.” 경소경은 웃기다고 생각했다. “하하… 정말… 왜 그렇게 신경써요? 내가 좋으면 됐지 다른 사람이어떻게 보든 뭔 상관이에요? 온연도 당신이랑 키 비슷한데 정침이랑 있을 때 편한 신발 신잖아요. 그래도 정침이는 좋아하던데요.” 발바닥의 혈자리는 민감해서 발이 아플 때 안마를 해주면 무척 시원했다. “살살 좀 해요… 그 쪽은 간지러워요…” 그녀의 말에 경소경은 견딜 수 없었다. “좀 가만히 있을 수 없어요? 나 보고 뭘 어쩌라고요.” 그가 이렇게 말하자 진몽요는 소리를 내지 않았다다. 아직은 즐기고 싶어서 입술을 깨물고 참았더니 얼굴이 빨개졌다. 그녀의 다리는 가늘었고, 발은 여자치고는 작은 편이었다. 분홍색으로 페디큐어가 칠해져 있는 발과 뽀얀 다리를 보며 경소경은 자기도 모르게 힘을 주었다. “우리 다시 시작해요.” 진몽요는 당황했고 발의 감각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싫어요…” 그녀가 단호하게 거절할 걸 알고 경소경의 손은 점점 다리 위로 올라갔고 그윽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그럼 우리 지금 무슨 사이인데요?” 그녀는 생각없이 대답했다. “잠자리 파트너죠. 서로 좋아하는…? 당신 마음대로 생각해요… 다리 그만 만져요, 간지럽잖아요! 안마를 할 거면 제대로 하라고요!” 경소경은 살짝 짜증이 났다. “잠자리 파트너가 정식 여자친구보다 좋다는 거예요? 머리가 어떻게 된거죠?” 그의 표정이 진지해
그녀는 경소경의 존재를 밝히지 않고 조용히 전화를 받았다. “나… 지금 제도 아니야. 해성에 왔어. 아마 내일 저녁이나 돌아갈 거 같은데. 나중에 연락할게.” 경소경은 심호흡을 하고 자리를 비켜 담배를 피웠다. 전화를 끊고 그녀는 아무 일 없던 척했다. “그럼… 나 자러 갈게요.” 경소경은 대답하지 않았고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 그녀는 도망가듯이 방으로 돌아갔고, 만약 온연의 전화가 오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됐을지 상상할 수 없었다. 목가네. 온연은 소파에 노곤하게 앉아 있었다. 그녀는 아이를 낳은 이후로 인생이 재미없어진 것 같아 이렇게 한가하게 있는 것보다 뭐라도 하고 싶었다. 이렇게 보니 사회생활 하던 시절이 좋았다. 지금은 매일 지루하게 집에만 있으며, 아이도 유씨 아주머니가 보고 있으니 자신이 걸어 다니는 모유가 된 것만 같아 그 외에는 어디에도 쓸모가 없었다. 이젠 하다 못해 친구와 쇼핑하고 싶어도 상대가 바빴다. 그녀의 기분을 목정침은 알아차리고 물었다. “너 일 다시 시작하고 싶지?” 그녀는 숨기지 않았다. “응, 집에만 있으니까 너무 지루해요. 맨날 집에서 손 하나 까딱 안 하는 부잣집 사모님이 되고 싶지는 않아요. 나도 나만의 생활과 친구들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매일 집에만 있는 것 보단 낫겠어요. 이러다가 점점 게으른 조강지처가 되고 말 거예요. 당신도 보기에 답답하지 않아요? 그래서… 나 일하게 해주면 안되요?” 목정침은 망설였다. “네가 가게하기에는 너무 바쁘고 힘들어서 아이도 제대로 못 볼 거 같고, 단순히 월급 상관없이 일이 하고 싶은 거라면 반대하지 않아. 우리 회사로 올래?” 그녀는 고민도 안 하고 거절했다. “그게 무슨 재미에요? 다들 내가 누군지 알아서 청소부로 취직을 해도 아무도 못 건들게 할 텐데, 무슨 소용이겠어요? 나는 임립네 회사를 갈 생각이었어요. 몽요랑 안야도 거기 있으니까요. 근데 집이랑 멀어서 안 될 것 같으니 내가 알아서 찾아볼게요. 너무 걱정 말아요. 일 시작해도 아들한테 소홀
온연은 인내심이 바닥나기 시작했다. “그건 내가 원하는 삶이 아니에요, 처음부터 아니였어요. 결혼했어도 당신은 내 삶과 내 행동을 제한하면 안되죠. 난 남은 생을 불행하게 살고 싶지 않고, 당신이 말하는 그런 삶은 나한테 의미가 없어요. 나는 당신이 갖은 돈이 우리 가족이 평생 다 못 쓸 정도인 걸 알지만 그게 뭐 어때서요? 아무것도 안 하면서 살고싶지 않아요. 당신 생각이 어떻든 내일 일자리 찾으러 갈 거예요! 당신은 다른 남자들이랑 다를 줄 알았는데 한통속이었네요! 나를 너무 몰라요!” 목정침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그녀를 보았다. “맞아, 난 널 몰라. 내가 성인일 때 넌 7살이었는데 내가 널 어떻게 알겠어? 내가 말한 건 내가 원하는 삶이야. 난 너가 집에 얌전히 있었으면 좋겠어. 우리 회사도 싫다면서 어쩌고 싶은 거야? 어차피 내가 입을 열지 않으면 넌 일자리 못 찾아.” 온연은 화를 냈다. “당신 말은 내가 애초부터 나랑 나이대가 비슷한 사람을 만났어야 된다는 거예요? 그렇네요, 그러면 적어도 대화는 통했을텐데 말이죠! 당신은 지금 나에게 선택권도 안 주고 있잖아요!” 목정침은 그녀의 말에 다른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너 또 심개 생각했지? 그래, 넌 너랑 비슷한 나이의 남자를 찾았었는데 내가 억지로 갈라 놓아서 아직도 마음에 담아두고 있는거지? 온연, 마지막으로 말하는데 계속 날 자극하면 정말 화낼 거야!” 이미 화가 나서 온연은 거기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녀는 베게를 그에게 던졌다. “당신이랑 말하기 싫어요! 평소에 자상했던 것도 다 가식이죠?” 목정침은 얼굴을 막았다. “말은 바로 하자, 그게 어떻게 가식이야? 그냥 너가 일하는 게 싫은 것뿐이야! 그러니까 그만해!” 갑자기, 문 밖에서 유씨 아주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모님 열 받게 하지 마세요. 이러다 모유 제대로 안 나오면 도련님이 직접 하실 거예요?” 온연은 조용해졌고 목정침은 한숨을 쉬었다. “꼭 나랑 싸워야겠어? 뭐든 내일 얘기해, 우선 자.”
목정침은 입술을 쭉 내밀었다. 어렵사리 그녀와 함께 잘 수 있게 되었는데 다시 공허하게 혼자 자고 싶지 않았고 그녀가 일자리를 찾는 것도 싫었다. 그는 단순히 자신의 여자가 힘든 일을 하는 걸 원치 않았고… 밖에는 늑대들이 많으니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온연은 당연히 그의 꿍꿍이를 모르고 내일의 답변만을 기다렸다. 그녀가 원하는 답변은 당연히 그녀가 원하는 대로 일하게 해주는 것이었다. 둘째 날 그녀가 일어났을 땐 이미 11시였고 목정침은 이미 출근을 버렸다. 그녀는 그의 베개를 막 때리며 그를 때리는 시늉을 했다. 화가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유씨 아주머니는 아이를 안고 안방으로 들어왔다. “연아, 일어났어? 작은 도련님이 네가 보고싶은 가봐. 계속 우시네.” 아이를 보자 그녀는 화가 풀려버렸다. 특히 아이의 눈에 눈물이 맺혀 있는 걸 보자 그녀는 늦게 일어난 것에 대해 죄책감이 들었다. “저한테 주세요. 밥 먹일게요. 목정침씨는 몇 시에 나갔어요? 나가기 전에 아무 말없었어요?” 유씨 아주머니는 아이를 안겨주며 “7시반에 나가셨어. 오늘 좀 늦으신 것 빼고는 별 말없으셨는데.” 갑자기, 유씨 아주머니는 온연의 목에 남겨진 키스마크를 보았고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당부했다. “의사 선생님이 아이 더 낳으면 안된다고 하셨어. 작은 도련님도 고생해서 나았는데 조심해야지. 다시 임신하면 안돼. 남자들은 거기까지 생각 안 하니까 너라도 주의해. 아니면 또 너만 고생해.” 유씨 아주머니는 가끔 이런 얘기를 하기에 온연도 살짝 민망했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주의할게요. 그… 저 좀 배고픈데 먹을 거 있어요?” 유씨 아주머니는 얼른 대답했다. “국 끓여 놨어. 네가 잘 먹어야 작은 도련님도 잘 먹지. 수유 끝나면 내려와서 먹어. 내가 준비해둘게.” 아이는 울다가 지쳤는지 모유를 먹고 바로 잠에 들었고 유씨 아주머니는 다시 아이를 안았다. “얼른 세수하고 밥 먹어. 난 방에서 아이 재울게. 도련님께서 안고 자면 습관된다고 그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