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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4장

작가: 레몬맛 고양이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2-08-22 19:00:32
12시가 다 되어가자 목정침이 황급히 데리러 왔고, 디저트도 함께 챙겨왔다. “어때? 어디 불편한 곳 없어? 배고프지? 먹을 거 좀 사왔는데 우선 허기 좀 달래고 있어. 이따가 소경이네 레스토랑 가서 점심 먹자.”

  온연은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다. “당신… 이렇게까지 조심해야겠어요? 나 아무 때나 배고프고 아무 때나 불편하지도 않아요. 난 괜찮아요. 그러니까 긴장 좀 풀어요.”

  진몽요는 얼른 디저트 포장을 뜯어서 한 입 먹었고, A에게도 하나 나눠주었다. “연이는 배 안 고픈데 우리는 좀 고파서요. 계속 이런 식으로 먹이면 애 낳고서도 100키로는 쪄 있겠네요. 그럼 후회할 텐데.”

  목정침은 지금 진몽요와 말씨름 할 기분이 아니었다. “걱정 마세요. 150키로까지 쪄도 나는 지금처럼 좋아해줄 수 있으니까. 그런데 소경이는 그럴지 모르겠네요. 그러니까 적당히 먹어요.”

  진몽요는 그의 말에 음식이 목에 걸릴 뻔했다. “정말… 제가 봤을 때 그쪽은 말을 아예 안 하거나 아니면 말을 할 때면 꼭 사람을 열 받게 하는 독사를 갖고 계시네요. 얼른 애 데리고 가서 식사나 하세요. 저는 낮잠 좀 자야 돼서요. 디저트 잘 먹었어요. 점심으로 딱 좋았네요.”

  온연은 웃었다. “두 사람 다 그만해. 몽요야, 난 그럼 가볼 게. 주말에 나 보러 오는 거 잊지 마.”

  경소경의 회사에서 나온 뒤 목정침은 그녀에게 친절하게 차 문을 열어주었다. “내일 나 출장 가야할 거 같아. 3일 정도.”

  그녀는 바로 대답했다. “다녀와요.”

  그는 살짝 실망했다. “네가 가지 말라고 하면 집에서 같이 있어줄 수 있어.”

  그녀는 고개를 들어 그를 보았다. “왜 내가 가지 말라고 해야 해요?”

   그는 말문이 막혔다. 다른 사람들 말로는 여자들은 임신기간에 잘 삐지기도 하고, 감정기복이 심해서 남자를 귀찮게 하는 날들이 많다고 하던데 그녀는 오히려 반대였다. 그가 출장을 간다는 말에도 그녀는 그가 같이 안 있어주는 것에 대해 원망하지 않았다.

   몇 초 후 온연이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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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연은 그의 생각과 전혀 반대였다. “나는 남자들이 다 철든 여자를 좋아하는 줄 알았어요. 특히 당신 같은 남자요. 당신이 그런 애교 많은 여자 좋아하면, 강연연이 딱 이지 않아요?”  과거 일을 꺼내자 목정침의 표정은 어두워졌고 온연은 아무렇지 않게 물었다. “아니에요?”  “됐어, 더 말하지 마. 주문하자.” 목정침은 깊게 숨을 들이 마셨고,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녀는 몇 마디 말만으로도 그를 숨 못 쉬게 만들 수 있었다.  ......  저녁에 퇴근하고 집으로 오자 진몽요는 저녁을 먹지도 않고 이불 속으로 들어가 바로 잠에 들었다. 경소경은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고 저녁을 먹으라고 하고싶었지만 차마 그러지 못했고 명함 일도 자연스럽게 묻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 진몽요는 평소보다 1시간 일찍 일어났고, 경소경은 아직 잠들어 있었다. 어젯밤 충분한 숙면을 취했더니 오늘은 컨디션이 훨씬 좋아졌다. 그녀는 살짝 경소경에게 입을 맞추고 천천히 침대에서 내려왔다.  세수를 하면서 그녀는 빨래통 안에 있던 명함을 발견했다. 비록 그녀는 왜 빨래통 안에 예군작의 명함이 있는지 몰랐지만 얼른 주웠다. 그리고 전화번호를 입력한 후 망설이다가 문자를 보냈다. ‘감사해요. 아마 제가 누군지 아시겠죠. 저를 왜 도와 주셨는지 모르겠고, 알고 싶지도 않지만 신세를 졌으니 갚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문자를 보낸 후 그녀는 핸드폰을 잠시 옆에 두고, 자신이 쓸모 없는 말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세를 졌는데 갚을 수 있는 기회? 아마 그런 기회는 없을 것이다. 그녀는 이 남자를 알아갈 생각이 전혀 없었고, 예군작 같은 사람은 그녀 같이 별 볼일 없는 사람이 도울 일도 없을 테지만 그저 형식상 던진 말이었다. 이 사람이 그녀를 도와준 이유는 귀신만 알고 있겠지만 그녀는 이정도 호기심 정도는 억제할 수 있었다. 가끔 지나친 호기심은 사람을 해칠 수 있었다.  갑자기 울린 초인종 소리에 그녀는 양치를 하면서 문을 열었고, 머리가 헝클어진 강령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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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706장

    경소경은 빠르게 준비를 하고 아랫층으로 내려왔다. 강령이 왔기 때문에 그는 일부러 옷을 갈아입었다. “좋은 아침입니다 장모님.”  강령은 입술을 실룩거렸다. “몽요는 사돈 어른들한테 엄마 아빠라고 부르던데, 너는 장모님이라고 부르니까 좀 어색하네.”  경소경은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엄마… 제가 말 실수를 했네요,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마세요. 그나저나 오늘 갑자기 아침부터 웬일이셔요?”  강령은 자신의 부끄러운 사생활을 말할 수 없었다. “별 일 아니야. 그냥 오고 싶어서. 너희 바쁘지? 얼른 밥 먹고 출근들 해. 난 이따가 바로 집으로 가볼 게.”  집에 갑자기 식구가 늘어난 느낌이 적응이 불편했는지 경소경은 빠르게 아침을 먹고 그릇을 싱크대에 담궜다. “설거지는 제가 저녁에 와서 할게요. 시간 거의 다 됐으니까 몽요씨도 얼른 옷 갈아 입어요.”  진몽요는 얼른 위층으로 뛰어올라갔다. “알겠어요, 5분만요!”  갑자기 강령은 가정주부라도 된 것처럼 주방으로 들어가 설거지를 했다. “퇴근하고 와서 또 언제 설거지를 해? 내가 다 정리하고 갈 테니까 먼저 출근해. 내가 나가면서 문 단속 잘 하고 갈게.”  경소경은 살짝 미안했다. “그럼… 부탁 좀 드릴게요. 저랑 몽요씨는 항상 이렇게 지내요, 평소에 청소도 시간 날 때나 하고요.”  나와서 차에 탄 후 그는 길게 숨을 내쉬었고 진몽요는 웃으면서 물었다. “왜 그래요?”  그는 망설였다. “앞으로 아침 일찍 집에 어머니 못 오게 해주면 안돼요? 우리 엄마도 이런 적 없어서 살짝 당황했어요…”  진몽요는 그를 째려봤다. “우리 엄마가 남도 아니잖아요. 장모님이 집에 오는 게 그렇게 싫어요? 자주 오는 것도 아니고 어쩌다 한번인데. 그리고 와서 아침밥도 해주고, 맛은 그냥 그래도 다 정성이잖아요. 당신도 배가 불렀네요. 감사히 생각할 줄 알아야죠.”  경소경은 딱히 설명하지 않았다. 그는 그저 집에 누군가 오는 게 익숙하지 않은 거였고 하람은 그걸 알았기에 그를 보러 자주 오지 않았다.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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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몽요는 그의 볼을 꼬집었다. “에고, 질투하는 거예요? 그 사람 장애 있다고 본인 입으로 말했으면서, 건강한 경가네 도련님께서 질투할 일이 뭐가 있어요? 내가 눈이 어떻게 된 것도 아니고 당연히 우리 경대표님이 제일 잘 생기고, 제일 자상하고 제일 부드러운 사람인데 어떻게 다른 사람이 눈에 들어오겠어요? 예군작이라는 사람은 본 적도 없을뿐더러, 아무리 잘생겼어도 장애가 있잖아요. 게다가 나한테 고작 명함 하나 준 것 가지고 무슨 생각 하는 거예요?”  경소경은 대답하지 않고 왜 예군작이 진몽요에게 명함을 줬는지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 사람이 왜 진몽요에게 다가왔을까? 설마… 그를 가까이하기 위한 수작인가? 물론 말도 안되는 얘기였다. 만약 그가 사업을 발전시키고 싶었더라면 여자를 거치는 방법보다 충분히 그를 직접 찾아오는 방법을 택했을 것이다.  회사에 도착한 후, 두 사람 늘 똑같이 자신의 위치에서 연기를 시작했다.  진몽요가 자리에 앉자 문자 한통이 왔다. 예군작의 답장이었다. ‘갚을 필요는 없고, 밥 한 끼 사주세요.’  그에게 밥을 산다? 이건 무리한 요구가 아니었지만 경소경이 절대 허락하지 않을 테니 말하기 곤란했다. 잠시 고민하다가 그녀는 답장을 보냈다. ‘내일 주말인데 제가 시간이 하나도 없어서요. 저녁도 안되고. 오늘 점심 되세요? 장소는 그쪽이 고르세요.’  문자를 보낸 후 그녀는 옅게 숨을 뱉었다. 누군가에게 신세지고 있다는 느낌이 싫어서 그녀는 빨리 이 은혜를 갚고 싶었다.  그가 빠르게 답장했다. ‘좋아요, 점심 때 주소 보낼게요.’  그녀는 더 답장하지 않고 핸드폰을 내려놓은 뒤 일에 전념했다.  점심시간. 예군작은 주소를 보내왔고, 그녀는 경소경에게 밖에서 점심을 먹는다고 말한 뒤 그의 허락을 받고 마음 편히 외출했다.  예군작이 고른 장소는 조금 멀었다. 도착한 뒤 그녀는 이곳이 개인저택인 걸 발견했고, 예가네는 역시 경소경도 알고 있는 인물인만큼 돈이 많았다. 정문 입구에서 경호원이 먼저 문을 열어주었고, 가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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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708장

    예군작은 부정하지 않았다. “거의 그렇죠. 앉으세요.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말씀하시고요.”  그녀는 주변을 둘러봤다. “제가 밥 사기로 했는데, 왜 이곳으로 데려오신 거죠? 이제 제가 얻어먹는 입장이 됐네요.”  예군작의 반짝이는 눈빛은 의미심장했다. “누가 사든 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저는 그저 저와 함께 식사를 했으면 했던 거예요. 목적 달성을 했으니 누가 사든지 상관없어요.”  그의 말은 그녀를 불편하게 만들었고, 특히나 그의 눈빛을 보면 그녀는 왠지 모르게 긴장이 되었다. 왜 계속 그녀를 응시하는 걸까? 냉랭한 분위기를 풀기 위해 그녀는 화제를 전환했다. “예 선생님, 저를 왜 도와주셨는지 물어봐도 될까요? 저랑은 다른 세계 사람이신 거 같은데, 제가 어울리지도 못 할 뿐더러, 저를 도와주신다고 해서 득이 될 것도 없고요. 사업하시는 분이니까 공짜는 없을 거 같아서요.”  예군작은 여유 있게 되 물었다. “그때 알고 싶지 않다고 하지 않았어요?”  그녀는 그의 반문에 말문이 막혔고 물을 따르며 변명거리를 생각했다. “제가 여기까지 왔잖아요? 온 김에 물어보는 거죠…”  그는 길다란 손가락으로 식탁을 치며 리듬을 탔고 태연한 말투로 말했다. “그냥 그러고 싶어서요. 이 이유가 문제될 건 없죠? 저는 늘 제가 하고싶은 대로 살거든요.”  진몽요는 순간 이 남자가 자신에게 관심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그녀는 특출 나게 예쁘지도 않고 잘 나가는 집안 출신도 아니지만, 그도 딱히 잘 난 건 없었다. 장애 또한 큰 단점이니 그녀는 불가능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는 경소경에게 미안한 일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여기까지 생각한 뒤 그녀는 정직하게 말했다. “저의 문제를 해결해주신 건 정말 감사하게 생각해요. 하지만 제 약혼자가 제 주변에 다른 이성이 있는 걸 경계해서요… 그래서…” 그녀는 일부러 약혼자 라는 단어를 강조하며 그가 알아듣길 바랬다.  예군작은 소리내어 웃었다. “허허… 진 아가씨 설마 제가 관심 있어서 이런다고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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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가 이순을 볼 때 이순도 그녀 쪽으로 돌아봤다. 디저트 가게에서 그렇게 헤어진 이후로 이순을 본 적도 없었고, 어디로 간 줄도 몰랐는데 이곳에서 이렇게 마주칠 줄 몰랐다.  이순은 그녀를 보더니 다시 하던 일을 했고 예군작이 물었다. “아는 사이에요?”  진몽요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예전에 좀 알던 사이였어요… 저 오후에 출근해야 돼서 먼저 가볼게요. 초대해 주셔서 감사해요.”  예군작은 붙잡지 않았다. “그래요, 다음에 또 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어차피 아는 사이라고 하니 이순한테 마중나가 달라고 할게요.” 그리고 그는 이순을 불렀다. “순아, 손님 보내 드려.”  이순은 하던 일을 내려놓고 걸어왔고, 진몽요는 오래 머무르지 않고 곧 바로 저택 정문 앞으로 걸어갔다.  주변에 사람이 없자 그녀가 물었다. “너 예군작씨 경호원이니?”  이순은 무표정으로 말했다. “왜요? 남 일에 그렇게 관심이 많으신 가 봐요?”   진몽요는 그녀의 적대적인 태도에 살짝 당황했다. “다른 뜻 없어, 그냥 궁금해서… 내가 여기서 널 만나 될 줄은 몰랐네. 사실… 너랑 경소경씨 일 나 별로 신경 안 써. 그러니까 그렇게 경계하지 않아도 돼. 그래도 한 때는 우리 친구였잖아.”  이순은 차갑게 웃었다. “그래요? 저는 친구로 생각한 적이 없어서요. 아무도 적을 친구로 두지 않아요. 그러니까 쿨한 척 마세요. 가식인 거 다 보여요.”  이렇게까지 말하니 진몽요는 더 이상 친한 척하지 않았다. “그래, 그냥 나만 그랬던 걸로 하자. 난 갈게, 데려다 줄 필요 없어.”  그녀가 차에 타자 이순이 갑자기 말했다. “그쪽도 그렇게 보기보다 깨끗하진 않은 가봐요. 아니면 경소경한테 말도 안 하고 예군작을 만나러 오진 않았겠죠. 경소경은 절대 모를 거 같은데, 제 말이 맞죠? 다른 사람이 갖지 못하는 소중한 보석을 가졌는데도 제대로 간수도 못 하다니. 진짜 별로네요.”  진몽요는 인상을 찌푸렸다. “첫째, 이건 내 일이고, 네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야, 설명 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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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몽요는 살짝 당황했다. “그런 거 아니에요… 그냥 창피해서 말 못했어요. 나도 내가 직접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예군작이 나서서 도와줄 줄 몰랐어요… 나 그 사람이랑 연락도 한 적 없었고, 이 일이 해결되고 나서야 명함도 받은 거예요. 그런 상황에서 명함을 거절할 수는 없잖아요? 나는 그 사람 목적이 뭐든 은혜만 갚으면 만날 일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여기까지 말한 후 그녀가 물었다. “이순이 연락했어요? 걔가 예군작 밑에서 일하던데, 아까 마주쳤거든요…”  경소경은 창문 앞으로 걸어가 그녀를 등지고 서서 차갑게 말했다. “당신은 다른 남자랑 밥 먹어도 되는데, 다른 여자가 나한테 전화하는 건 안돼요?”  그녀는 속으로 억울했다. “걔랑 연락 안 한다면서요…?”  그는 정말 화가 났는지 여전히 같은 태도였다. “내가 먼저 연락한 적 없어요, 걔한테 먼저 연락이 온 거예요. 무슨 문제 있어요? 당신은 되고 왜 난 안돼요?”  그녀는 그에 말에 반박하지 않고 입술을 깨물었다. “더 할 말없으면 일하러 가 볼게요.”  그녀가 뒤돌아 문 앞으로 걸어가자 경소경은 책상에 있던 파일들을 다 쓸어버렸다. “당신 지각했어요!”  그녀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알아요, 회사 규정대로 개근상금 안 주면 되잖아요. 상관없어요!”  그들의 싸움은 거기서 막을 내리지 않았고, 퇴근 시간이 되자 진몽요는 차를 타고 바로 목가네로 향했다. 그녀는 오늘 경소경이 야근을 하든 말든, 몇 시까지 야근을 하든, 그가 저녁을 먹든 말든, 누구랑 먹든 신경 쓰고 싶지 않았고, 그저 온연과 함께 있으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싶었다.  그녀가 도착했을 땐 마침 밥 시간이었고 유씨 아주머니가 친절하게 그녀를 반겨주었다. “몽요야, 마침 잘 왔어. 딱 밥 먹으려고 했는데, 너 아직 안 먹었지? 얼른 수저랑 젓가락 가져다 줄게!”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고 짜증을 참으며 식탁 쪽으로 걸어가 온연 옆에 앉았다. “딱 시간 맞춰서 잘 왔다, 밥 좀 얻어먹으러 왔어.”   온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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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화를 끊고, 그는 유씨 아주머니에게 게스트룸을 정리해달라고 부탁했다. 상황을 보니 진몽요는 오늘 밤 정말 여기서 자고 갈 생각이었다.  거의 11시가 다 되었는데 온연이 아직도 잘 생각이 없어 보이자 그가 계단 앞에서 당부했다. ”연아, 너무 늦은 거 아니야? 일찍 쉬어야 되지 않겠어?”  온연은 거실에 있던 시계를 보았다. “그러게 늦었네요, 몽요야 우리 이제 잘까?”  진몽요는 지금까지 경소경에게 연락이 안 오자 기분이 안 좋아져서 웃지도 않았다. “그래… 나 혼자 자기 싫어, 나랑 같이 자자.”  목정침은 그 말을 듣고 속이 답답했지만 애써 참았다. 그는 역시 진몽요가 그럴 줄 알았다…그 순간 남녀관계가 친구 앞에서는 아무런 기차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온연은 고민도 하지 않고 동의했다. “그래, 게스트룸으로 가자.”  목정침은 계단 앞에서 자신을 지나치는 그녀들을 보며 말리고 싶었지만 결국 한 마디도 못 했다. 혼자 안방으로 들어간 그는 아무리 뒤척여도 잠이 오지 않았고 온연에게 문자를 보냈다. ‘나랑 같이 있어줘.’  온연은 문자를 보면서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입꼬리는 올라가고 있었다. 그에게 답장을 하려던 찰나에 진몽요가 옆에서 구경했다. “대박이네. 겨우 벽 몇 개를 사이에 두고 있는데도 너한테 문자를 보내네. 지금 질투하는 거야? 평소에 맨날 같이 자면서 오늘 나랑 한번 자는 게 싫데? 어차피 남자들은 잠들면 돼지처럼 쿨쿨대는데, 넌 임산부니까 나랑 자는 게 더 안전하지 않아?”  온연은 답장을 하면서 대답했다. “그정도는 아니야… 잠을 깊게 안 자거든, 새벽에 나한테 이불 덮어준다 뭐다 해서. 괜찮아, 가서 좀 달래고 올 게. 너무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고 먼저 자고 있어. 난 평소에 이 시간이면 자는데 네가 와서 그런지 즐거워서 시간 가는 줄 몰랐네.”  목정침을 언급할 때 그녀의 표정을 보니 진몽요는 목정침이 평소에 그녀에게 잘해준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누군가를 좋아하면 다 표정에서 드러났다. “아니면 그냥 그 사람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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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군작은 갑자기 흥미가 떨어져 일어나 옷깃을 정리한 뒤, 바로 클럽에서 나왔다.  온 몸에 술냄새를 풍기며 예가네 저택으로 돌아온 뒤, 저택은 너무 불안할 정도로 조용했다. 그는 취했고, 술기운이 너무 올라와서 비틀거리며 위층으로 올라가며 국청곡의 이름을 불렀다.  국청곡은 자고 있다가 놀라서 깼고, 아이가 혹시라도 시끄러워서 깰까 봐 잠옷 원피스를 입고 일어나서 나와봤다. 그가 계단 입구에 앉아 인사불성이 된 걸 보고 그녀는 마음속 분노가 삭으라 들었다. “왜 이렇게 많이 마셨어요? 저녁에 그렇게 시끄럽게 하면 아이가 깰까 봐 걱정도 안돼요? 가요, 방에 가서 쉬게 내가 부축 해줄게요. 술 많이 마셨는데 속은 괜찮아요?”  그녀가 팔을 뻗어 그의 팔을 잡았을 때, 그는 갑자기 일어나서 그녀를 품에 안았고, 예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힘으로 안았다. 그녀는 살짝 발꿈치를 들었고, 그를 밀어내야 할지 계속 안고 있어야 할지 몰랐다. 그가 분명 사람을 착각한 게 아닐까? 아니면 어떻게 이렇게 평소와 다를 수 있지?  그녀가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그가 갑자기 중얼거렸다. “당신은 나중에 다른 사람을 사랑해서 갑작스럽게 나를 떠날 거예요?”  그녀는 살짝 힘으로 그를 밀어냈다. “아니요. 당신 취했어요, 그만해요. 너무 늦었어요.”  그는 그녀의 말을 듣지 않고, 그녀의 턱을 잡은 뒤 강제로 그를 보게 만들었다. “지금 나한테 왜 이렇게 성의가 없어요? 내가 당신이 싫어하는 일을 많이 했었잖아요, 그럼 날 떠날 생각 해본 적 있어요?”  그녀는 술 취한 남자를 상대하기 피곤해서 솔직하게 답했다. “있어요, 됐죠? 난 당신이 완전 체념할 때까지 기다리다가 아이를 데리고 당신을 떠날 거예요.”  그는 침묵했다. 갑작스러운 고요함은 사람을 두렵게 만들었다.  그의 차가운 눈빛을 보고 국청곡은 단호하게 대답한 걸 후회했다. “당신 술 먹고 주정부리면 나 계속 무시할 거예요.”  그는 무섭게 그녀의 입술을 덮쳤다.  그는 강제로 그녀를 안아서 안방으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9장

    목정침은 여유롭게 그를 보았다. “어디서 날 봤는데? 목가네는 절대 아닐 테고. 네 당시 그 신분으로는 목가네에 들어올 자격이 없었잖아.”  예군작은 그가 총구를 겨누는 것 같은 그의 말을 신경 쓰지 않고, 여자들을 다 쫒아 낸 뒤 두 사람만 남았을 때 말했다. “맞아, 목가네는 아니야. 우리 엄마랑 내가 살던 아파트 밑이였지.”  아파트 밑?  목정침은 자세히 회상을 했다. 전에 한번 그가 아버지를 따라서 회사에서 회의를 한 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한 아파트에 들른 적이 있었다. 아버지는 그에게 오랜 친구를 금방 만나고 올 테니 차에서 기다리라고 했었다.  그는 의구심을 갖지 않고 다른 쪽으로 생각하지 않았었다. 대충 10 여분 정도 기다렸던 것 같은데 아마 그때였던 거 같다. 생각해보니 웃겼다. 아버지는 애인을 만나러 가는 거였는데, 그는 아무것도 모르고 밑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만약 그가 미리 알았더라면 어쩌면 그 후에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이런 일들 때문에, 그는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왜 그가 그런 일을 알게 만든 걸까? 왜 그가 그런 곳에 가게 한 걸까? 아버지는 그를 완전히 바보취급 했었다…  그의 반응을 보며 예군작이 이어서 말했다. “아마 생각났겠지. 그때 나도 밑에서 놀고 있었어. 아버지가 위로 올라가는 걸 보면서, 나도 예전처럼 신나게 따라올라 가려다가 형을 봤어. 그 순간 내 두 다리는 굳어버리고 말았지. 형한테 호기심도 생기고 질투도 나면서, 처음으로 내가 사생아라는 걸 확실히 알게 됐어. 형은 외제차 안에 타고 있고, 제일 좋은 대우를 받고 있었지만, 나는 엄마랑 빛도 안 들어오는 곳에 살면서, 당당하게 아빠랑 나가 보지도 못 했어. 단 한 번도… 나랑 우리 엄마가 아파도, 아버지는 사람을 보내셔서 우리를 병원에 보내주셨지.  난 언제부터 아빠를 싫어했을까…? 거의 기억도 안 나. 근데 갑자기 싫어한 게 된 건 아니고,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감정이 쌓였어. 난 우리 엄마도 싫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8장

    국청곡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가 언제부터 자신이 같이 자주길 원했었나? 예전에는 그녀가 방에서 자는 않는 것은 물론, 집에서 자지 않더라도 그는 절대로 묻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일부러 그를 피하고 있었다. 그녀는 요즘 자꾸 그가 이상한 생각을 하는 것 같았는데, 그녀는 출산을 하고 상처부위가 아직 회복이 되지 않은 것 같아 마음에 걸렸다. 그는 절대 남은 이해해 주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회사로 가는 길, 예군작의 얼굴은 매우 어두웠지만, 아택의 얼굴엔 봄바람이 부는 것처럼 기분이 매우 좋아 보였다.  예군작은 아택이 꼴보기 싫었다. “연애라도 시작했어? 아침부터 왜 그렇게 기분이 좋아.”  아택은 정직하게 말했다. “아니요, 그냥 단순히 기분이 좋아서요. 도련님은 왜 아침부터 화가 나셨어요?”  예군작은 국청곡을 떠올리자 화가 났다. “물어보지 마, 말하기 싫어. 오늘은 일찍 퇴근하고 클럽 가서 스트레스 좀 풀자.”  아택은 황급히 말했다. “저는 못 갈 것 같습니다, 도련님 혼자 다녀오세요. 안야씨가 저녁은 집에 와서 먹으라고 해서요.”  예군작은 그의 말에서 눈치를 챘다. “오, 그렇게까지 마음을 쓰는 거야? 이제 놀러도 안 가게? 남자가 그렇게 성실해서 어따 쓰게?”  아택은 사실대로 말했다. “단지 노는 게 지겨워서지, 다른 뜻은 없습니다. 그런 곳에서는 자기자신을 잃기 마련이니 안 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예군작은 아택을 강요하지 않았고 한 사람이 떠올랐다. 그 사람은 목정침이었다. 목정침과 그런 곳에 가면 재밌지 않을까?  ......  저녁. 목정침은 접대가 있다고 말한 뒤 집에 돌아와서 밥을 먹지 않았다. 온연도 그를 매우 믿었기에 더 묻지 않았다. 만약 그가 예군작에게 끌려가서 논 걸 알게 되면 화가 나서 미쳐 버릴 테다.  목정침은 장소에 도착한 후에서야 예군작이 음란하게 놀려는 걸 알았다. 룸 안에는 야릇한 조명이 켜져 있었고, 여자들은 다리를 훤히 내놓고 여러가지 자세를 취하고 있었으며, 예군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7장

    아택은 어떤 반응을 해야 할지 몰랐다. 예전에 예가네에서 어르신 밑에서 목숨을 받쳐 일하느라 너무 힘들어서 연애를 할 시간도 없었다. 나중엔 예군작 밑에서 일을 하면서, 클럽도 다니고 여자를 만나봤지만, 진짜 연애를 하려니 그는 하지 못 했다. 그는 꼭 찌질한 사내자식처럼 어쩔 줄을 몰라했다.  그가 대꾸를 안 하자 안야는 살짝 실망했다. “대체 이유가 뭐예요? 난 진짜 모르겠어서 그래요, 우리 정상적인 부부처럼 살기로 한 거 아니었어요? 근데… 우리가 지금 부부처럼 살고 있는 게 맞아요?”  아택은 그녀와 처음 자게 되었을 때가 떠올랐고, 그때는 예군작 때문에 임무를 완성해야 한다는 느낌으로 했었다.  그의 목젖이 살짝 움직였다. “가면 되잖아요…”  안야는 그가 매우 원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고, 꼭 그녀가 강요하는 느낌이었다. 그녀는 수치스러워서 입술을 깨물었다. “당신이 싫으면 나도 강요하지 않아요. 어차피 당신도 예군작 같은 사람 밑에서 일하니까 밖에서 많이 해봤을 거 아니에요. 원래 돈 많은 남자들은 다 그렇잖아요, 나 이해해요.”  아택은 머리가 아파왔다. “아니에요, 정말 아니에요. 도련님은 다리를 그렇게 오랫동안 다치셨는데 밖에 나가서 놀 시간이 어딨었겠어요? 이미 성실해지신지 오래 되셨고, 나도 매일 그 분만 따라다니니 혼자서는 더욱 그럴 일이 없어요. 나도… 싫은 거 아니에요. 그냥 시간 좀 필요해서 그래요.”  그가 젓가락을 내려놓자 안야는 빠르게 주방을 정리했다. “당신한데 준비할 시간을 주면 언제까지 시간이 필요할지 모르잖아요. 일단 들어와요.” 그녀는 말을 끝내고 먼저 안방으로 들어갔다.  아택은 어쩔 수 없이 따라 들어갔다.  안야는 갑자기 그를 안았고, 먼저 그에게 키스를 했다.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이 느껴지자, 아택은 숨이 멎었지만 이내 그녀의 허리에 팔을 감쌌다. ……  예군작은 하루종일 일을 하고 집에 돌아왔고, 국청곡이 안방이 아닌 아이방에서 자고 있는 걸 발견했다. 아이 방은 잠겨 있어서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6장

    아택은 침을 삼켰다. “아… 그냥 궁금해서 여쭤봤습니다.”  예군작은 일어나서 시계를 보고 외투를 챙겼다. “나 혼자 운전해서 퇴근할게, 너도 들어가.”  예군작은 대답을 한 뒤, 그를 위해 사무실 문을 열어주었고, 두 사람은 회사 문 앞까지 걸어간 뒤 각자의 길을 갔다.  예군작 밑에서 이렇게 오래 일을 하면서, 아택은 여전히 그의 심리를 알 수 없었다. 그는 어르신보다 더 파악하기 힘들었고, 사람의 마음은 깊기 때문에 한 사람을 파악하지 못 한다는 건 절대적으로 두려운 일이었다.  아택이 집에 돌아왔을 때 안야는 아직 자고 있지 않았고, 그들 대신해서 신발장에서 슬리퍼를 꺼낸 뒤, 또 능숙하게 주방에 들어가 그에게 줄 요리를 했다.  그녀가 바삐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아택은 왠지 모르게 마음이 놓였다. 아무리 집에 늦게 들어가도 누군가 불을 켜 놓고, 누군가 그를 기다리고, 따뜻한 밥이 준비되어 있는 건 인생에서 가장 편안함을 주는 일이었다.  그는 평소처럼 바로 샤워를 하지 않고, 소매를 걷어 올린 뒤 주방에 들어가 그녀가 요리하는 걸 도왔다. “오늘은 애기가 말 잘 들었어요?”  안야는 고개를 끄덕였다. “말 잘 들었어요, 사실 나 혼자서도 잘 챙길 수 있는데, 아주머니는 안 써도 되지 않을까요? 그러면 매달 소비를 좀 아낄 수 있잖아요. 당신 돈 버는 것도 힘든데, 우리끼리 아껴서 살면 좋잖아요. 당신은 움직이지 말고 좀 쉬어요, 하루종일 일하느라 피곤했을 텐데 이런 건 내가 하면 돼요.”  아택은 그녀에 의해 강제로 옆으로 쫓겨나서 완전히 끼어들 수 없었다. “그런 돈은 아낄 필요없어요. 집안 일도 하고 애도 보는데 당신도 힘들겠죠. 내 일은 엄청 힘든 편은 아니에요. 평소에 대부분은 거의 한가해서요.”  안야는 고개를 돌려 그를 향해 웃었다. “안 힘들면 다행이에요. 사실 내가 봤을 때 예군작씨도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적어도 당신한테는 잘해주니까요.”  아택은 평소에 뒤에서 예군작의 얘기를 하진 않지만, 이 점은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5장

    진몽요는 억울해했다. “그러게 누가 나한테 장난치래요? 나도 순간 머리가 안 돌아가서 그런 거잖아요. 그래서 손부터 나간 거고요… 내가 잘못했어요. 나도 민망했어요, 당신 부모님이 다 봤잖아요. 지금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목구멍 밖으로 튀어나올 거 같고, 진짜 창피한 건 나라고요! 어머님 아버님이 봤을 때 내가 엄청 예의 없는 아이로 보였을 거 아니에요! 근데 내가 방금 식당 입구 봤었는데, 우리 몇 명 밖에 없었어요~”  경소경도 진짜로 화가 난 게 아니었다. 그는 그녀의 생각이 단순한 걸 알았기에, 생각이 짧은 건 정상이었다. “알겠어요, 그만 해명해요. 해명하는 건 감추려는 거고, 감추려는 건 사실이라는 거잖아요. 내가 나이를 이렇게 먹고도 참… 됐어요, 어차피 당신이 맨날 집에서 안 그러는 것도 아니니까요. 우리 엄마 아빠는 당신이 이런 사람인 거 이미 알고 있으시고, 이미 머릿속에 깊이 각인되어 있을 거예요. 이번 생에 그 인식은 달라지지 않을 거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진몽요는 호기심에 물었다. “부모님 눈에는 내가 어떤 사람인데요?”  경소경은 입꼬리를 올린 뒤 못된 웃음을 지었다. “생각이 간단하고 사지가 발달된 사람이요.”  이 간단한 한 마디는 당연히 매를 벌었다.  백수완 별장으로 돌아온 후, 진몽요는 시간이 어느정도 됐으니 강령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물었다. “엄마, 집에 들어갔어요? 어떻게 됐어요? 말 좀 해줘봐요.”  전화 너머 강령은 너무 웃어서 주름이 졌다. “난 괜찮은 거 같아. 그 분이 나한테 선물도 준비해 주셨더라고, 근데 사람이 많아서 민망해서 바로 못 주셨데, 그래서 차에서 주셨어. 그 분이 그리신 그림이었어, 그럴듯하게 도장도 찍혀 있더라고. 그 분은 짝을 찾아서 안정적으로 삶을 살고 싶다고 하시는데, 다들 알다시피 그분은 불만이 없고, 내가 마음에 든다길래, 내 의견을 물어봐서 나도 괜찮다고 했지. 그 분 얼굴이 너무 빨개지셔서 어둠속에서도 빨개지신 게 보이더라. 난 그저 그 분이랑 공통된 관심사가 없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4장

    강령은 얼굴이 빨개졌다. “네, 좋네요… 제 딸도 샤브샤브를 좋아해서요, 나중에 같이 갈게요.”  진몽요는 이 좋은 소식을 듣고, 이런 자리만 아니었다면 이미 신나게 웃었을 테다. 허영준이 샤브샤브 가게를 갖고 있는 줄은 몰랐고, 이 가게는 정말 그녀의 입맛을 저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건 그녀가 앞으로 샤브샤브를 배 터질 때까지 먹을 수 있다는 뜻인가?  허영준은 경성욱처럼 말이 많지 않아서, 식탁에서는 거의 대화가 없었다. 밥을 다 먹고 식당에서 나온 뒤, 허영준은 강령을 보며 물었다. “혼자 사시죠?”  이 말은 첫 맞선 자리에서 묻기엔 조금 이상했고, 마치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못 하는 목적이 있는 것 같았다. 진몽요는 허영준의 바른 모습을 보고 이상한 생각이 들지 않아 강령을 대신해서 대답했다. “엄마는 지금 혼자 살고 계세요. 그래서 제가 자주 보러가요, 어차피 멀지도 않으니까요.”  허영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다들 가는 방향이 다르시니, 제가 가는 길이 같아서 데려다 드리고 싶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 그러면 다들 왔다 갔다 하실 필요 없잖아요.”  그랬다. 허영준은 그저 말이 별로 없었지만 마음씨는 세심해서 이미 가는 길이 같은지 아닌지도 생각하고 있었기에 진몽요는 웃었다. “네, 그럼 부탁드릴게요, 아저씨.”  강령과 허영준이 차를 타고 멀어지자 하람은 진몽요에게 물었다. “네가 봤을 땐 어떤 거 같아?”  진몽요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경소경이 끼어들었다. “이게 이 사람 맞선도 아닌데, 이 질문을 왜 이 사람한테 하세요? 이 사람 생각은 중요하지 않죠, 어머님 마음에 드셔야 하는 거잖아요.”  하람은 그를 노려봤다. “그럼 네가 봤을 땐 어떤 것 같은데? 너희 생각도 중요하지, 아니면 왜 다같이 밥을 먹었겠어? 그럴거면 그냥 두 사람 따로 만나서 얘기 나누게 했지…”  경소경은 생각을 하다가 말했다. “사람은 괜찮은 거 같아요, 성실하고, 근데 말은 잘 못 하시네요.”  진몽요는 경소경의 피드백이 너무 일반적이라고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3장

    진몽요는 이런 일을 참고 있을 수 없어서, 경가네 공관에서 나오자마자 강령에서 살짝 얘기를 흘렸다. 강령의 태도는 사람을 본 다음에 다시 얘기해보자는 느낌이었고, 이미 한번의 실패를 통해서 조금 더 현명해졌기 때문에, 이번에는 제대로 상대를 봐야 했다.  순식간에 주말이 다가왔고, 진몽요는 원래 온연이랑 놀러 나가기로 했던 약속을 취소했다. 온연은 진몽요가 엄마에게 맞선을 주선하려는 걸 알고 의아해하지 않았다. 사람은 늘 그런 것 같았다. 나이가 젊든 많든, 다들 짝이 있어야 했다. 사람은 원래부터 무리지어 사는 동물이니 그 누구도 혼자 외롭게 살고싶어 하지 않았다.  백수완 레스토랑에 예약한 룸에 경소경은 요리를 배치한 뒤, 모든 게 준비가 다 되어 있었고, 이제 봄바람만 불어오면 됐다. 그 ‘봄바람’은 아직 오지 않았다.  강령은 잘 관리한 얼굴에 홍조를 띄웠다. “사돈, 그 분 만나 뵌 적 있으시죠? 좀 웃기실 것 같지만, 저 조금 긴장되네요. 이런 일까지 다들 출동해주시니 조금 죄송해서요.”  하람은 웃었다. “만난 적 있어요, 저희 집 사람보다 더 바르게 생겼으니 걱정 마세요. 마음이나 겉모습이나 다 이 사람보다 나으니까요.”  경성욱은 옆에서 감히 반박하진 못 했다. 그의 동문이 어디가 더 낫단 말인가? 그가 그렇게 후졌나?  사람들이 거의 30분정도 기다린 뒤, ‘봄바람’이 도착했다. 얼굴엔 비록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었지만, 여전히 젊었을 때의 풍채가 보였다.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있듯이, 경성욱의 동문은 여러 방면에서 못난 게 없었다. 젊은 사람을 사이에 있어도 경소경처럼 인기가 많았고, 이 나이를 먹었어도 여전히 잘생긴 아저씨였다.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제가 나올 때 근처에서 차가 막혀서, 마음은 급했는데 방법이 없었어서요. 제가 사죄의 의미로 이번 식사 대접하겠습니다.”  경성욱이 말수가 적은 걸 알고 분위기를 살리는 일은 다 하람이 했다. “괜찮아요 허씨, 저희가 남도 아닌데요 뭘.” 말을 하면서 그녀는 강령의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2장

    경소경은 경성욱이 아이를 안고 싶어하는 걸 알고 바로 아이를 건네주었다. “한번 보세요.”  경성욱은 기쁘게 아이를 받은 한번 살펴보았다. 사실 기저귀는 갈은지 얼마 안돼서 깨끗했다.  경소경이 한가한 걸 보자 진몽요는 그를 째려봤고 경소경은 눈물없이 울고 있었다. 그는 아이를 안기 싫은 게 아니라 기회가 없었던 거였다.  식사 시간. 아이는 유모차 안에서 분유를 먹고 있었고, 유모차는 하람 옆에 있어서 하람은 밥을 먹으면서도 아이를 놀아주었다.  진몽요는 하람은 완전 존경했다. 처음에 그녀는 하람이 아이에 대한 열정이 한 순간일 줄 알았고, 시간이 지나면 아이를 귀찮아 할 줄 알았다. 그런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그녀의 모습은 여전했고, 늘 손에서 놓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니 하람에게 아이를 맡겨서 그녀도 안심이 되었다.  갑자기, 하람은 그녀를 보며 물었다. “요즘 내가 애 보느라 사돈이랑 쇼핑할 시간도 없었고, 연락할 새도 없었는데, 넌 사돈이 혼자 계시는데 걱정 안되니?”  진몽요는 걱정이 없는 편이라,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어서 대답했다. “걱정할 게 뭐 있어요? 집에 대문 보안도 최고로 설치해 두었으니 괜찮아요. 제가 엄마 집에 가기도 해요, 시간만 있으면 가거든요.”  하람은 헛기침을 두 번 했다. “그… 사돈한테 새 짝 찾아드릴 생각은 없어? 너도 이제 시집왔고, 사돈도 계속 혼자 계시면 심심하시잖아, 나중에 나이 들었을 때 짝이 있으면 좋잖아. 지금은 비록 젊으셔서 마음대로 노실 수 있어도 혼자면 있으면 외롭기 마련이니까…”  중매하는 일은 하람도 처음이라 어떻게 얘기를 꺼내야 할지 몰랐고, 진몽요가 신경쓸까 봐 더 걱정했다.  진몽요는 그제서야 하람의 뜻을 이해하고 문득 깨달아서 말했다. “아아아… 그 일은 저도 생각 했었어요. 엄마도 예전에 스스로 노력해보셨는데, 적절한 사람을 못 찾았어요, 다 이상하고 못 미더운 사람들이었거든요. 저도 지금은 거기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어서, 제가 생각을 많이 못 해드린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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