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연은 그의 생각과 전혀 반대였다. “나는 남자들이 다 철든 여자를 좋아하는 줄 알았어요. 특히 당신 같은 남자요. 당신이 그런 애교 많은 여자 좋아하면, 강연연이 딱 이지 않아요?” 과거 일을 꺼내자 목정침의 표정은 어두워졌고 온연은 아무렇지 않게 물었다. “아니에요?” “됐어, 더 말하지 마. 주문하자.” 목정침은 깊게 숨을 들이 마셨고,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녀는 몇 마디 말만으로도 그를 숨 못 쉬게 만들 수 있었다. ...... 저녁에 퇴근하고 집으로 오자 진몽요는 저녁을 먹지도 않고 이불 속으로 들어가 바로 잠에 들었다. 경소경은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고 저녁을 먹으라고 하고싶었지만 차마 그러지 못했고 명함 일도 자연스럽게 묻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 진몽요는 평소보다 1시간 일찍 일어났고, 경소경은 아직 잠들어 있었다. 어젯밤 충분한 숙면을 취했더니 오늘은 컨디션이 훨씬 좋아졌다. 그녀는 살짝 경소경에게 입을 맞추고 천천히 침대에서 내려왔다. 세수를 하면서 그녀는 빨래통 안에 있던 명함을 발견했다. 비록 그녀는 왜 빨래통 안에 예군작의 명함이 있는지 몰랐지만 얼른 주웠다. 그리고 전화번호를 입력한 후 망설이다가 문자를 보냈다. ‘감사해요. 아마 제가 누군지 아시겠죠. 저를 왜 도와 주셨는지 모르겠고, 알고 싶지도 않지만 신세를 졌으니 갚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문자를 보낸 후 그녀는 핸드폰을 잠시 옆에 두고, 자신이 쓸모 없는 말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세를 졌는데 갚을 수 있는 기회? 아마 그런 기회는 없을 것이다. 그녀는 이 남자를 알아갈 생각이 전혀 없었고, 예군작 같은 사람은 그녀 같이 별 볼일 없는 사람이 도울 일도 없을 테지만 그저 형식상 던진 말이었다. 이 사람이 그녀를 도와준 이유는 귀신만 알고 있겠지만 그녀는 이정도 호기심 정도는 억제할 수 있었다. 가끔 지나친 호기심은 사람을 해칠 수 있었다. 갑자기 울린 초인종 소리에 그녀는 양치를 하면서 문을 열었고, 머리가 헝클어진 강령을 보
경소경은 빠르게 준비를 하고 아랫층으로 내려왔다. 강령이 왔기 때문에 그는 일부러 옷을 갈아입었다. “좋은 아침입니다 장모님.” 강령은 입술을 실룩거렸다. “몽요는 사돈 어른들한테 엄마 아빠라고 부르던데, 너는 장모님이라고 부르니까 좀 어색하네.” 경소경은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엄마… 제가 말 실수를 했네요,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마세요. 그나저나 오늘 갑자기 아침부터 웬일이셔요?” 강령은 자신의 부끄러운 사생활을 말할 수 없었다. “별 일 아니야. 그냥 오고 싶어서. 너희 바쁘지? 얼른 밥 먹고 출근들 해. 난 이따가 바로 집으로 가볼 게.” 집에 갑자기 식구가 늘어난 느낌이 적응이 불편했는지 경소경은 빠르게 아침을 먹고 그릇을 싱크대에 담궜다. “설거지는 제가 저녁에 와서 할게요. 시간 거의 다 됐으니까 몽요씨도 얼른 옷 갈아 입어요.” 진몽요는 얼른 위층으로 뛰어올라갔다. “알겠어요, 5분만요!” 갑자기 강령은 가정주부라도 된 것처럼 주방으로 들어가 설거지를 했다. “퇴근하고 와서 또 언제 설거지를 해? 내가 다 정리하고 갈 테니까 먼저 출근해. 내가 나가면서 문 단속 잘 하고 갈게.” 경소경은 살짝 미안했다. “그럼… 부탁 좀 드릴게요. 저랑 몽요씨는 항상 이렇게 지내요, 평소에 청소도 시간 날 때나 하고요.” 나와서 차에 탄 후 그는 길게 숨을 내쉬었고 진몽요는 웃으면서 물었다. “왜 그래요?” 그는 망설였다. “앞으로 아침 일찍 집에 어머니 못 오게 해주면 안돼요? 우리 엄마도 이런 적 없어서 살짝 당황했어요…” 진몽요는 그를 째려봤다. “우리 엄마가 남도 아니잖아요. 장모님이 집에 오는 게 그렇게 싫어요? 자주 오는 것도 아니고 어쩌다 한번인데. 그리고 와서 아침밥도 해주고, 맛은 그냥 그래도 다 정성이잖아요. 당신도 배가 불렀네요. 감사히 생각할 줄 알아야죠.” 경소경은 딱히 설명하지 않았다. 그는 그저 집에 누군가 오는 게 익숙하지 않은 거였고 하람은 그걸 알았기에 그를 보러 자주 오지 않았다. 강
진몽요는 그의 볼을 꼬집었다. “에고, 질투하는 거예요? 그 사람 장애 있다고 본인 입으로 말했으면서, 건강한 경가네 도련님께서 질투할 일이 뭐가 있어요? 내가 눈이 어떻게 된 것도 아니고 당연히 우리 경대표님이 제일 잘 생기고, 제일 자상하고 제일 부드러운 사람인데 어떻게 다른 사람이 눈에 들어오겠어요? 예군작이라는 사람은 본 적도 없을뿐더러, 아무리 잘생겼어도 장애가 있잖아요. 게다가 나한테 고작 명함 하나 준 것 가지고 무슨 생각 하는 거예요?” 경소경은 대답하지 않고 왜 예군작이 진몽요에게 명함을 줬는지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 사람이 왜 진몽요에게 다가왔을까? 설마… 그를 가까이하기 위한 수작인가? 물론 말도 안되는 얘기였다. 만약 그가 사업을 발전시키고 싶었더라면 여자를 거치는 방법보다 충분히 그를 직접 찾아오는 방법을 택했을 것이다. 회사에 도착한 후, 두 사람 늘 똑같이 자신의 위치에서 연기를 시작했다. 진몽요가 자리에 앉자 문자 한통이 왔다. 예군작의 답장이었다. ‘갚을 필요는 없고, 밥 한 끼 사주세요.’ 그에게 밥을 산다? 이건 무리한 요구가 아니었지만 경소경이 절대 허락하지 않을 테니 말하기 곤란했다. 잠시 고민하다가 그녀는 답장을 보냈다. ‘내일 주말인데 제가 시간이 하나도 없어서요. 저녁도 안되고. 오늘 점심 되세요? 장소는 그쪽이 고르세요.’ 문자를 보낸 후 그녀는 옅게 숨을 뱉었다. 누군가에게 신세지고 있다는 느낌이 싫어서 그녀는 빨리 이 은혜를 갚고 싶었다. 그가 빠르게 답장했다. ‘좋아요, 점심 때 주소 보낼게요.’ 그녀는 더 답장하지 않고 핸드폰을 내려놓은 뒤 일에 전념했다. 점심시간. 예군작은 주소를 보내왔고, 그녀는 경소경에게 밖에서 점심을 먹는다고 말한 뒤 그의 허락을 받고 마음 편히 외출했다. 예군작이 고른 장소는 조금 멀었다. 도착한 뒤 그녀는 이곳이 개인저택인 걸 발견했고, 예가네는 역시 경소경도 알고 있는 인물인만큼 돈이 많았다. 정문 입구에서 경호원이 먼저 문을 열어주었고, 가정부
예군작은 부정하지 않았다. “거의 그렇죠. 앉으세요.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말씀하시고요.” 그녀는 주변을 둘러봤다. “제가 밥 사기로 했는데, 왜 이곳으로 데려오신 거죠? 이제 제가 얻어먹는 입장이 됐네요.” 예군작의 반짝이는 눈빛은 의미심장했다. “누가 사든 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저는 그저 저와 함께 식사를 했으면 했던 거예요. 목적 달성을 했으니 누가 사든지 상관없어요.” 그의 말은 그녀를 불편하게 만들었고, 특히나 그의 눈빛을 보면 그녀는 왠지 모르게 긴장이 되었다. 왜 계속 그녀를 응시하는 걸까? 냉랭한 분위기를 풀기 위해 그녀는 화제를 전환했다. “예 선생님, 저를 왜 도와주셨는지 물어봐도 될까요? 저랑은 다른 세계 사람이신 거 같은데, 제가 어울리지도 못 할 뿐더러, 저를 도와주신다고 해서 득이 될 것도 없고요. 사업하시는 분이니까 공짜는 없을 거 같아서요.” 예군작은 여유 있게 되 물었다. “그때 알고 싶지 않다고 하지 않았어요?” 그녀는 그의 반문에 말문이 막혔고 물을 따르며 변명거리를 생각했다. “제가 여기까지 왔잖아요? 온 김에 물어보는 거죠…” 그는 길다란 손가락으로 식탁을 치며 리듬을 탔고 태연한 말투로 말했다. “그냥 그러고 싶어서요. 이 이유가 문제될 건 없죠? 저는 늘 제가 하고싶은 대로 살거든요.” 진몽요는 순간 이 남자가 자신에게 관심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그녀는 특출 나게 예쁘지도 않고 잘 나가는 집안 출신도 아니지만, 그도 딱히 잘 난 건 없었다. 장애 또한 큰 단점이니 그녀는 불가능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는 경소경에게 미안한 일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여기까지 생각한 뒤 그녀는 정직하게 말했다. “저의 문제를 해결해주신 건 정말 감사하게 생각해요. 하지만 제 약혼자가 제 주변에 다른 이성이 있는 걸 경계해서요… 그래서…” 그녀는 일부러 약혼자 라는 단어를 강조하며 그가 알아듣길 바랬다. 예군작은 소리내어 웃었다. “허허… 진 아가씨 설마 제가 관심 있어서 이런다고 생
그녀가 이순을 볼 때 이순도 그녀 쪽으로 돌아봤다. 디저트 가게에서 그렇게 헤어진 이후로 이순을 본 적도 없었고, 어디로 간 줄도 몰랐는데 이곳에서 이렇게 마주칠 줄 몰랐다. 이순은 그녀를 보더니 다시 하던 일을 했고 예군작이 물었다. “아는 사이에요?” 진몽요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예전에 좀 알던 사이였어요… 저 오후에 출근해야 돼서 먼저 가볼게요. 초대해 주셔서 감사해요.” 예군작은 붙잡지 않았다. “그래요, 다음에 또 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어차피 아는 사이라고 하니 이순한테 마중나가 달라고 할게요.” 그리고 그는 이순을 불렀다. “순아, 손님 보내 드려.” 이순은 하던 일을 내려놓고 걸어왔고, 진몽요는 오래 머무르지 않고 곧 바로 저택 정문 앞으로 걸어갔다. 주변에 사람이 없자 그녀가 물었다. “너 예군작씨 경호원이니?” 이순은 무표정으로 말했다. “왜요? 남 일에 그렇게 관심이 많으신 가 봐요?” 진몽요는 그녀의 적대적인 태도에 살짝 당황했다. “다른 뜻 없어, 그냥 궁금해서… 내가 여기서 널 만나 될 줄은 몰랐네. 사실… 너랑 경소경씨 일 나 별로 신경 안 써. 그러니까 그렇게 경계하지 않아도 돼. 그래도 한 때는 우리 친구였잖아.” 이순은 차갑게 웃었다. “그래요? 저는 친구로 생각한 적이 없어서요. 아무도 적을 친구로 두지 않아요. 그러니까 쿨한 척 마세요. 가식인 거 다 보여요.” 이렇게까지 말하니 진몽요는 더 이상 친한 척하지 않았다. “그래, 그냥 나만 그랬던 걸로 하자. 난 갈게, 데려다 줄 필요 없어.” 그녀가 차에 타자 이순이 갑자기 말했다. “그쪽도 그렇게 보기보다 깨끗하진 않은 가봐요. 아니면 경소경한테 말도 안 하고 예군작을 만나러 오진 않았겠죠. 경소경은 절대 모를 거 같은데, 제 말이 맞죠? 다른 사람이 갖지 못하는 소중한 보석을 가졌는데도 제대로 간수도 못 하다니. 진짜 별로네요.” 진몽요는 인상을 찌푸렸다. “첫째, 이건 내 일이고, 네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야, 설명 해주
진몽요는 살짝 당황했다. “그런 거 아니에요… 그냥 창피해서 말 못했어요. 나도 내가 직접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예군작이 나서서 도와줄 줄 몰랐어요… 나 그 사람이랑 연락도 한 적 없었고, 이 일이 해결되고 나서야 명함도 받은 거예요. 그런 상황에서 명함을 거절할 수는 없잖아요? 나는 그 사람 목적이 뭐든 은혜만 갚으면 만날 일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여기까지 말한 후 그녀가 물었다. “이순이 연락했어요? 걔가 예군작 밑에서 일하던데, 아까 마주쳤거든요…” 경소경은 창문 앞으로 걸어가 그녀를 등지고 서서 차갑게 말했다. “당신은 다른 남자랑 밥 먹어도 되는데, 다른 여자가 나한테 전화하는 건 안돼요?” 그녀는 속으로 억울했다. “걔랑 연락 안 한다면서요…?” 그는 정말 화가 났는지 여전히 같은 태도였다. “내가 먼저 연락한 적 없어요, 걔한테 먼저 연락이 온 거예요. 무슨 문제 있어요? 당신은 되고 왜 난 안돼요?” 그녀는 그에 말에 반박하지 않고 입술을 깨물었다. “더 할 말없으면 일하러 가 볼게요.” 그녀가 뒤돌아 문 앞으로 걸어가자 경소경은 책상에 있던 파일들을 다 쓸어버렸다. “당신 지각했어요!” 그녀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알아요, 회사 규정대로 개근상금 안 주면 되잖아요. 상관없어요!” 그들의 싸움은 거기서 막을 내리지 않았고, 퇴근 시간이 되자 진몽요는 차를 타고 바로 목가네로 향했다. 그녀는 오늘 경소경이 야근을 하든 말든, 몇 시까지 야근을 하든, 그가 저녁을 먹든 말든, 누구랑 먹든 신경 쓰고 싶지 않았고, 그저 온연과 함께 있으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싶었다. 그녀가 도착했을 땐 마침 밥 시간이었고 유씨 아주머니가 친절하게 그녀를 반겨주었다. “몽요야, 마침 잘 왔어. 딱 밥 먹으려고 했는데, 너 아직 안 먹었지? 얼른 수저랑 젓가락 가져다 줄게!”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고 짜증을 참으며 식탁 쪽으로 걸어가 온연 옆에 앉았다. “딱 시간 맞춰서 잘 왔다, 밥 좀 얻어먹으러 왔어.” 온연은
진몽요는 이순의 적대적인 태도만 생각하면 화가 났다. “이순이요! 둘이 사귀었었는지 모르겠어요.” 목정침은 살짝 의아했지만 이순과의 일은 대충 그도 알고 있었다. “거기까진 나도 모르겠네요. 그냥 이따가 연이랑 둘이서 수다 떨어요.” 밥을 다 먹고 그는 바로 서재로 올라가 그녀들만의 시간을 마련해주었다. 그가 올라가자 진몽요는 이야기 보따리를 꺼냈고, 석동해부터 예군작까지의 이야기를 다 털어놓았다. 그리고 이순을 언급하면서 이를 꽉 물었다. “나 경소경씨랑 오늘처럼 심하게 싸운 적 없었어! 그리고 막 내 앞에서 물건까지 쓸어버리더라! 너가 진짜 그 사람이 사무실에서 어떤 태도로 말했는지 몰라서 그래. 난 너무 화가 나서 울 뻔했어. 내 월급까지 까겠데… 짜증나!” 온연은 고민하더니 말했다. “내 생각에 경소경은 그냥 네가 문제 생겼을 때 제일 먼저 자기를 안 찾아와서 화가 난 거 같은데. 그래도 너희 두 사람 오래 만났는데, 결국에 그 문제는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이 해결해 준 거잖아. 충분히 기분 나쁠 수 있다고 생각해. 너가 몰래 예군작이랑 밥 먹으러 갔고, 남녀관계라는 건 정말 모르는 건데 화가 나는 건 당연하지. 물론 너도 너만의 입장이 있겠지. 다 너 잘못은 아니지만 예군작 일은 조금 복잡하긴 하네. 그리고… 마침 이순이 예군작 밑에서 일을 하고 있고, 또 우연히 그 저택에서 만났으면, 걔가 분명 경소경한테 너랑 예군작이 밥 먹은 일을 얘기했다는 뜻인데, 아무리 생각해도 가벼운 일은 아닌 것 같아. 나중에 더 일이 꼬이기 전에 너가 예군작을 멀리하는 게 좋겠어. 내 생각엔 그 사람 보통이 아닌 것 같아. 애초에 네 앞에 나타난 이유부터가 이상하잖아, 네 주량이 높아서 그랬다고? 전문적인 술집여자들에 비하면 넌 아무것도 아니지 않을까? 네 주량이 그렇게 높은 것도 아닌데, 그 사람 말 너무 믿지 마.” 진몽요는 예군작보다 경소경과의 문제에 더 관심이 있었다. “난 예군작이랑 다시 연락할 생각없어. 문제는 지금 나랑 경소경씨 문제를 어떻
전화를 끊고, 그는 유씨 아주머니에게 게스트룸을 정리해달라고 부탁했다. 상황을 보니 진몽요는 오늘 밤 정말 여기서 자고 갈 생각이었다. 거의 11시가 다 되었는데 온연이 아직도 잘 생각이 없어 보이자 그가 계단 앞에서 당부했다. ”연아, 너무 늦은 거 아니야? 일찍 쉬어야 되지 않겠어?” 온연은 거실에 있던 시계를 보았다. “그러게 늦었네요, 몽요야 우리 이제 잘까?” 진몽요는 지금까지 경소경에게 연락이 안 오자 기분이 안 좋아져서 웃지도 않았다. “그래… 나 혼자 자기 싫어, 나랑 같이 자자.” 목정침은 그 말을 듣고 속이 답답했지만 애써 참았다. 그는 역시 진몽요가 그럴 줄 알았다…그 순간 남녀관계가 친구 앞에서는 아무런 기차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온연은 고민도 하지 않고 동의했다. “그래, 게스트룸으로 가자.” 목정침은 계단 앞에서 자신을 지나치는 그녀들을 보며 말리고 싶었지만 결국 한 마디도 못 했다. 혼자 안방으로 들어간 그는 아무리 뒤척여도 잠이 오지 않았고 온연에게 문자를 보냈다. ‘나랑 같이 있어줘.’ 온연은 문자를 보면서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입꼬리는 올라가고 있었다. 그에게 답장을 하려던 찰나에 진몽요가 옆에서 구경했다. “대박이네. 겨우 벽 몇 개를 사이에 두고 있는데도 너한테 문자를 보내네. 지금 질투하는 거야? 평소에 맨날 같이 자면서 오늘 나랑 한번 자는 게 싫데? 어차피 남자들은 잠들면 돼지처럼 쿨쿨대는데, 넌 임산부니까 나랑 자는 게 더 안전하지 않아?” 온연은 답장을 하면서 대답했다. “그정도는 아니야… 잠을 깊게 안 자거든, 새벽에 나한테 이불 덮어준다 뭐다 해서. 괜찮아, 가서 좀 달래고 올 게. 너무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고 먼저 자고 있어. 난 평소에 이 시간이면 자는데 네가 와서 그런지 즐거워서 시간 가는 줄 몰랐네.” 목정침을 언급할 때 그녀의 표정을 보니 진몽요는 목정침이 평소에 그녀에게 잘해준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누군가를 좋아하면 다 표정에서 드러났다. “아니면 그냥 그 사람이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