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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9장

작가: 레몬맛 고양이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2-08-22 19:00:34
그녀가 이순을 볼 때 이순도 그녀 쪽으로 돌아봤다. 디저트 가게에서 그렇게 헤어진 이후로 이순을 본 적도 없었고, 어디로 간 줄도 몰랐는데 이곳에서 이렇게 마주칠 줄 몰랐다.

  이순은 그녀를 보더니 다시 하던 일을 했고 예군작이 물었다. “아는 사이에요?”

  진몽요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예전에 좀 알던 사이였어요… 저 오후에 출근해야 돼서 먼저 가볼게요. 초대해 주셔서 감사해요.”

  예군작은 붙잡지 않았다. “그래요, 다음에 또 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어차피 아는 사이라고 하니 이순한테 마중나가 달라고 할게요.” 그리고 그는 이순을 불렀다. “순아, 손님 보내 드려.”

  이순은 하던 일을 내려놓고 걸어왔고, 진몽요는 오래 머무르지 않고 곧 바로 저택 정문 앞으로 걸어갔다.

  주변에 사람이 없자 그녀가 물었다. “너 예군작씨 경호원이니?”

  이순은 무표정으로 말했다. “왜요? 남 일에 그렇게 관심이 많으신 가 봐요?”

   진몽요는 그녀의 적대적인 태도에 살짝 당황했다. “다른 뜻 없어, 그냥 궁금해서… 내가 여기서 널 만나 될 줄은 몰랐네. 사실… 너랑 경소경씨 일 나 별로 신경 안 써. 그러니까 그렇게 경계하지 않아도 돼. 그래도 한 때는 우리 친구였잖아.”

  이순은 차갑게 웃었다. “그래요? 저는 친구로 생각한 적이 없어서요. 아무도 적을 친구로 두지 않아요. 그러니까 쿨한 척 마세요. 가식인 거 다 보여요.”

  이렇게까지 말하니 진몽요는 더 이상 친한 척하지 않았다. “그래, 그냥 나만 그랬던 걸로 하자. 난 갈게, 데려다 줄 필요 없어.”

  그녀가 차에 타자 이순이 갑자기 말했다. “그쪽도 그렇게 보기보다 깨끗하진 않은 가봐요. 아니면 경소경한테 말도 안 하고 예군작을 만나러 오진 않았겠죠. 경소경은 절대 모를 거 같은데, 제 말이 맞죠? 다른 사람이 갖지 못하는 소중한 보석을 가졌는데도 제대로 간수도 못 하다니. 진짜 별로네요.”

  진몽요는 인상을 찌푸렸다. “첫째, 이건 내 일이고, 네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야, 설명 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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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몽요는 살짝 당황했다. “그런 거 아니에요… 그냥 창피해서 말 못했어요. 나도 내가 직접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예군작이 나서서 도와줄 줄 몰랐어요… 나 그 사람이랑 연락도 한 적 없었고, 이 일이 해결되고 나서야 명함도 받은 거예요. 그런 상황에서 명함을 거절할 수는 없잖아요? 나는 그 사람 목적이 뭐든 은혜만 갚으면 만날 일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여기까지 말한 후 그녀가 물었다. “이순이 연락했어요? 걔가 예군작 밑에서 일하던데, 아까 마주쳤거든요…”  경소경은 창문 앞으로 걸어가 그녀를 등지고 서서 차갑게 말했다. “당신은 다른 남자랑 밥 먹어도 되는데, 다른 여자가 나한테 전화하는 건 안돼요?”  그녀는 속으로 억울했다. “걔랑 연락 안 한다면서요…?”  그는 정말 화가 났는지 여전히 같은 태도였다. “내가 먼저 연락한 적 없어요, 걔한테 먼저 연락이 온 거예요. 무슨 문제 있어요? 당신은 되고 왜 난 안돼요?”  그녀는 그에 말에 반박하지 않고 입술을 깨물었다. “더 할 말없으면 일하러 가 볼게요.”  그녀가 뒤돌아 문 앞으로 걸어가자 경소경은 책상에 있던 파일들을 다 쓸어버렸다. “당신 지각했어요!”  그녀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알아요, 회사 규정대로 개근상금 안 주면 되잖아요. 상관없어요!”  그들의 싸움은 거기서 막을 내리지 않았고, 퇴근 시간이 되자 진몽요는 차를 타고 바로 목가네로 향했다. 그녀는 오늘 경소경이 야근을 하든 말든, 몇 시까지 야근을 하든, 그가 저녁을 먹든 말든, 누구랑 먹든 신경 쓰고 싶지 않았고, 그저 온연과 함께 있으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싶었다.  그녀가 도착했을 땐 마침 밥 시간이었고 유씨 아주머니가 친절하게 그녀를 반겨주었다. “몽요야, 마침 잘 왔어. 딱 밥 먹으려고 했는데, 너 아직 안 먹었지? 얼른 수저랑 젓가락 가져다 줄게!”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고 짜증을 참으며 식탁 쪽으로 걸어가 온연 옆에 앉았다. “딱 시간 맞춰서 잘 왔다, 밥 좀 얻어먹으러 왔어.”   온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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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711장

    진몽요는 이순의 적대적인 태도만 생각하면 화가 났다. “이순이요! 둘이 사귀었었는지 모르겠어요.”  목정침은 살짝 의아했지만 이순과의 일은 대충 그도 알고 있었다. “거기까진 나도 모르겠네요. 그냥 이따가 연이랑 둘이서 수다 떨어요.”  밥을 다 먹고 그는 바로 서재로 올라가 그녀들만의 시간을 마련해주었다. 그가 올라가자 진몽요는 이야기 보따리를 꺼냈고, 석동해부터 예군작까지의 이야기를 다 털어놓았다. 그리고 이순을 언급하면서 이를 꽉 물었다. “나 경소경씨랑 오늘처럼 심하게 싸운 적 없었어! 그리고 막 내 앞에서 물건까지 쓸어버리더라! 너가 진짜 그 사람이 사무실에서 어떤 태도로 말했는지 몰라서 그래. 난 너무 화가 나서 울 뻔했어. 내 월급까지 까겠데… 짜증나!”  온연은 고민하더니 말했다. “내 생각에 경소경은 그냥 네가 문제 생겼을 때 제일 먼저 자기를 안 찾아와서 화가 난 거 같은데. 그래도 너희 두 사람 오래 만났는데, 결국에 그 문제는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이 해결해 준 거잖아. 충분히 기분 나쁠 수 있다고 생각해. 너가 몰래 예군작이랑 밥 먹으러 갔고, 남녀관계라는 건 정말 모르는 건데 화가 나는 건 당연하지. 물론 너도 너만의 입장이 있겠지. 다 너 잘못은 아니지만 예군작 일은 조금 복잡하긴 하네.  그리고… 마침 이순이 예군작 밑에서 일을 하고 있고, 또 우연히 그 저택에서 만났으면, 걔가 분명 경소경한테 너랑 예군작이 밥 먹은 일을 얘기했다는 뜻인데, 아무리 생각해도 가벼운 일은 아닌 것 같아. 나중에 더 일이 꼬이기 전에 너가 예군작을 멀리하는 게 좋겠어. 내 생각엔 그 사람 보통이 아닌 것 같아. 애초에 네 앞에 나타난 이유부터가 이상하잖아, 네 주량이 높아서 그랬다고? 전문적인 술집여자들에 비하면 넌 아무것도 아니지 않을까? 네 주량이 그렇게 높은 것도 아닌데, 그 사람 말 너무 믿지 마.”  진몽요는 예군작보다 경소경과의 문제에 더 관심이 있었다. “난 예군작이랑 다시 연락할 생각없어. 문제는 지금 나랑 경소경씨 문제를 어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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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712장

    전화를 끊고, 그는 유씨 아주머니에게 게스트룸을 정리해달라고 부탁했다. 상황을 보니 진몽요는 오늘 밤 정말 여기서 자고 갈 생각이었다.  거의 11시가 다 되었는데 온연이 아직도 잘 생각이 없어 보이자 그가 계단 앞에서 당부했다. ”연아, 너무 늦은 거 아니야? 일찍 쉬어야 되지 않겠어?”  온연은 거실에 있던 시계를 보았다. “그러게 늦었네요, 몽요야 우리 이제 잘까?”  진몽요는 지금까지 경소경에게 연락이 안 오자 기분이 안 좋아져서 웃지도 않았다. “그래… 나 혼자 자기 싫어, 나랑 같이 자자.”  목정침은 그 말을 듣고 속이 답답했지만 애써 참았다. 그는 역시 진몽요가 그럴 줄 알았다…그 순간 남녀관계가 친구 앞에서는 아무런 기차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온연은 고민도 하지 않고 동의했다. “그래, 게스트룸으로 가자.”  목정침은 계단 앞에서 자신을 지나치는 그녀들을 보며 말리고 싶었지만 결국 한 마디도 못 했다. 혼자 안방으로 들어간 그는 아무리 뒤척여도 잠이 오지 않았고 온연에게 문자를 보냈다. ‘나랑 같이 있어줘.’  온연은 문자를 보면서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입꼬리는 올라가고 있었다. 그에게 답장을 하려던 찰나에 진몽요가 옆에서 구경했다. “대박이네. 겨우 벽 몇 개를 사이에 두고 있는데도 너한테 문자를 보내네. 지금 질투하는 거야? 평소에 맨날 같이 자면서 오늘 나랑 한번 자는 게 싫데? 어차피 남자들은 잠들면 돼지처럼 쿨쿨대는데, 넌 임산부니까 나랑 자는 게 더 안전하지 않아?”  온연은 답장을 하면서 대답했다. “그정도는 아니야… 잠을 깊게 안 자거든, 새벽에 나한테 이불 덮어준다 뭐다 해서. 괜찮아, 가서 좀 달래고 올 게. 너무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고 먼저 자고 있어. 난 평소에 이 시간이면 자는데 네가 와서 그런지 즐거워서 시간 가는 줄 몰랐네.”  목정침을 언급할 때 그녀의 표정을 보니 진몽요는 목정침이 평소에 그녀에게 잘해준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누군가를 좋아하면 다 표정에서 드러났다. “아니면 그냥 그 사람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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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713장

    그는 깊게 숨을 들이 마시고 고개를 숙여 그녀에게 입을 맞췄다. 그녀는 거절하지 않고 그의 목덜미에 팔을 감았다. 두 사람의 호흡이 가빠지자 목정침dms 그녀를 놓아주었다. “다시 진몽요랑 놀아줘야 하잖아. 얼른 가, 이정도면 됐어.”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살짝 웃었다. “그래요, 일찍 자요.”  그녀는 사실 그를 비위를 맞추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그를 기쁘게 만드는 방법. 예전에는 그 방법이 그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서였지만 이제는 아니었다. 감정은 서로를 향했고, 뭐든 상관없었다.   주말동안 진몽요는 온연과 함께 목가네에 있었다. 오랜만에 날씨는 주말내내 좋았지만 그녀의 마음속엔 눈바람만 불었다. 그녀가 경소경과 사귀고 나서 이렇게까지 심하게 싸운 건 처음이었다. 지금은 서로 연락도 안 하고 관심도 안 줬다. 그녀는 처음에는 그가 먼저 연락을 주기 바랬는데, 이제는 실망했다가 화가 났다가 결국엔 반성까지 하고 있었다. 분명 심각한 일이 아닌데 왜 경소경은 화가 난 걸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그녀는 이순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다고 생각했다. 이순이 경소경한테 전화할 때 도대체 무슨 얘기를 했길래 경소경이 이렇게까지 마음에 두고 있는 걸까? 그녀는 그저 남자와 식사만 했을 뿐, 딱 거기까지였다.  일요일 저녁. 그녀는 더 이상 기다리지 못 했다. 내일이면 다시 출근을 해야되고, 출근을 하면 경소경과의 만남을 피할 수 없을 텐데 진몽요 성격상 분명 만나면 마찰이 생길테고, 또 출근을 안 하자니 그것도 적절하지 않았다. 일은 일이고, 사생활은 사생활이었다.  그녀가 핸드폰을 들고 경소경에게 연락할지 말지 고민하던 찰나에 핸드폰이 울렸다. 그녀는 잔뜩 기대하고 문자를 봤는데 그 순간 실망하고 말았다. 문자를 보낸 건 경소경이 아니라 예군작이었다. ‘요즘 날씨가 좋네요, 같이 산책이라도 할래요?’  그녀는 고민도 하지 않고 거절했다. ‘죄송해요, 시간이 없어서요.’  문자를 보내고 그녀가 소파에 기대 길게 한숨을 쉬자 온연은 웃으면서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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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714장

    경소경 쪽은 조용했고, 2초 후에 그가 대답했다. “집이에요. 자고 있었는데, 무슨 일 있어요?”  진몽요는 순간 분노를 참지 못 할 뻔했다. 이제 겨우 9시 밖에 안됐는데, 경소경이 언제부터 9시에 잠을 잤었던가?! 이 시간엔 보통 회사에서 야근을 하고 있거나, 유흥을 즐기고 있지 절대 일찍 잘 사람이 아니었다. 중요한 건, 그녀가 집에 없는데도 그는 아무 일 없는 것처럼 마음 편히 자고 있었다.   그 순간 온연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잠깐의 침묵 후 경소경이 덤덤하게 말했다. “아무 일 없으면 끊을게요.” 그리고 그는 정말 전화를 끊어버렸다.  진몽요는 입술을 세게 깨물었고, 홍수 난 것처럼 눈물이 마구 떨어졌다. 온연은 그런 진몽요를 달래 줄 자신이 없어 위층으로 올라가 목정침에게 도움을 청했다. “목정침씨! 내가 방금 몽요 대신에 경소경한테 전화를 했는데, 경소경이 자고 있었다고 몽요 안부는 묻지도 않은 채 전화를 끊었어요. 지금 몽요가 너무 우는데 내가 못 달래주겠어요, 어떡하죠? 당신이 경소경을 잘 알 거 아니에요, 이럴 땐 어떡해요?”  목정침은 서재에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 얘기만 들어도 머리가 아팠다. “내가 소경이를 잘 알긴 하는데, 남녀 사이에 일까지는 모르지 않을까? 내가 걔랑 연애를 해본 것도 아니고. 내 생각에 제일 좋은 방법은 진몽요가 돌아가는 거야. 두 사람이 직접 해결해야지. 싸우든 어쩌든, 결판을 내면 되잖아. 남자의 인내심을 시험하면 안돼. 특히 여자를 잘 아는 남자는 더더욱 안돼. 소경이가 먼저 항복할 일은 없을 거야. 그래도 진몽요 보다는 인내심이 많으니까. 아무리 못 견디겠어도 걔는 참을걸.”  온연은 궁금해졌다. “남자들 다 그래요?”  목정침은 확신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거의 다 그렇지. 하늘이 무너지더라도 아무 일 없었던 척할 수 있어.”  그 순간 그녀의 머리속에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일 다 했어요? 다 했으면 몽요 좀 데려다 줘요. 늦었으니까 난 같이 안 갈게요.”  목정침은 여유롭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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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715장

    여기까지 듣자 진몽요는 고민했다. 그녀는 집에 가고 싶었지만 그저 핑계거리가 필요했다.  온연은 그녀의 반응을 보고 계속 말했다. “넌 그 사람 약혼녀야. 잠깐 사귀는 여자친구가 아니라고. 정정당당하게 집에 들어가, 눈치 보지 말고. 만약에 갔는데도 계속 거기 못 있겠거나 네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면 옷 몇 벌 챙겨서 엄마집으로 들어가. 가려는 데도 안 말리면 그냥 그 집에서 나오고, 말리면 화해하면 되지. 이따가 갈 때 차는 우선 여기에 두고 가. 목정침씨가 데려다 줄 거야. 그럼 네가 엄마집으로 가려고 할 때 어차피 그 사람이 또 데려다 줘야 되잖아. 널 혼자 가게 내버려 두진 않겠지.”  진몽요는 그녀의 말에 동의했지만 목정침은 되려 긴장했다. 온연의 말에 동의하는 그녀의 모습이 왠지 모르게 위험해 보였다. 보니까 좋은 날이 오려면 아직 많이 남은 듯했다. 그리고 그는 절대 경소경처럼 태연한 척을 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아니면 싸움이 끝나질 않을 것이다.  백수완별장. 목정침은 온연은 맡긴 임무를 다 하기 위해서 바로 떠나지 않고 진몽요를 대신해서 문을 두들겼다. 그랬다, 진몽요는 열쇠를 챙기지 않았다.  5분 정도 계속해서 문을 두들긴 뒤, 안에서 느릿느릿한 경소경의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고, 진몽요는 또 눈물을 참지 못했다…  문이 열리자, 경소경은 하얀색 가운을 입고 서 있었고 잠에서 깨지 않은 얼굴이었다. 목정침은 주먹으로 그의 가슴팍을 살짝 쳤다. “남자가 돼서 말이야.”  경소경은 대답하지 않고 거실로 걸어가 물을 한 잔 마셨다. 목정침은 진몽요를 문 안으로 밀었고, 문을 닫아 주었다. 이제 그의 할 일은 다 끝났다.   진몽요는 이런 모습으로 경소경을 마주할 자신이 없어 쿵쿵거리며 위로 올라갔다. 경소경은 소리를 듣자 컵을 내려놓고 바로 따라 올라갔다. 방에 들어온 뒤 진몽요는 화장실에서 화장을 지우고 있었고, 그는 누워서 핸드폰을 보면서 바로 잠에 들지 않았지만 다른 곳에 집중하고 있었다.  진몽요는 계속해서 경소경 쪽을 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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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716장

    그녀는 그를 노려봤다. “알게 뭐예요?”  그는 발로 그녀의 캐리어를 차버렸다. “당신이 말했죠, 사과도 하고 설명도 했다고. 난 이미 그 일 신경 껐어요. 알겠어요? 그러니까 그 얘기 그만해요. 늦었으니까 자요.”  그녀는 잠 얘기만 나와도 화가 났다. 그녀가 목가네에서 밥도 못 먹고 있을 때 그는 아무 일 없는 사람처럼 밥도 잘 먹고 잠도 잘 잤다. 마치 그는 책을 넘기듯이 뭐든 빨리 넘겼다. 그 순간 그녀는 아무렇지 않게 사람을 죽이는 게 제일 잔인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화도 내지 않고 그저 시종일관 차가운 태도인데 이걸 누가 견딜 수 있을까? 분명 금요일에 두 사람이 사무실에서 좋지 않게 끝났는데도 그는 이틀동안 연락 한 통 없었고, 그녀는 이제 그가 자신에게 관심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신은 잠이 오겠지만, 난 안 와요! 당신은 아무렇지 않겠지만 난 다르다고요!”  싸우는 순간 그 분노속에 억울함도 엉켜 있고, 남자가 양심 없다고 뒤돌아서 욕하는 건 여자들의 본능이었다. 이 순간 여자에 머릿속엔 싸웠던 근본적 이유보다 중요한 건 남자의 태도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왜 일이 이렇게 커졌는지 몰랐고, 남자가 왜 이런 식으로 나오는 지 알 길이 없었다. 이건 절대 사랑하는 사람한테 할 수 없는 태도였기에 여자들은 100%중에 50%는 답답함, 30%는 억울함, 그리고 20%는 분노였다. 그 중에 이성은 0%였다.  경소경은 입술을 만지작 거리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예전에 그가 여자들과 싸울 때 쓰던 방법이 진몽요한테는 전혀 먹히지 않았다. 분명 예전에는 쉽게 해결했었던 문제들을 갖고 지금은 어쩔 줄 몰라 머릿속엔 물음표가 가득했다. 어떻게 해야 그녀의 화를 풀어줄 수 있을까? 말 실수를 하면 맞지 않을까?  진몽요는 당연히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몰랐다. 그녀는 지금 자신이 화가 나 있는데도 그가 아무렇지 않다는 것만 보였다. 싸우기만 하면 그는 입을 다 물었다. 그녀는 힘껏 그의 손길을 뿌리치고 다시 앉아서 캐리어를 쌌다.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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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몽요는 정리하던 손을 멈추고 일어났다. “그때 누가 나한테 그러던데, 내가 예군작이랑 밥 먹어도 되면, 당신도 이순이랑 연락해도 된다고. 내가 당신한테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요? 당신 인내심도 대단해요. 내가 이틀동안 안 돌아왔는데 전화나 문자 한 통 없고, 도대체 내가 안중에 있긴 해요? 있냐고요? 아까 내가 왔을 때도 내려와서 문 열어 주기 귀찮았죠. 만약에 내가 오늘 혼자 왔으면 문도 안 열어줬을 거 같네요.”  경소경은 그 순간 침묵했다. 역시, 여자랑은 대화로만 해결하기 어려웠다. 그는 그녀가 온연과 함께 있는 걸 알았기에 연락하지 않았다. 그녀가 만약 돌아오기 싫은데 전화를 걸었더라면 어쨌든 싸워야 하는 거 아닌가? 싸우는 건 집에서 싸우는 게 낫지 않나? 그는 그녀가 돌아온 뒤에 해결할 생각이었다… 그렇지만 이틀동안 안 올 줄은 몰랐다…  그도 아까 그녀가 왔을 때 왜 직접 문을 열고 들어오지 않았는지 의아했고 왜 그녀가 전화를 하지 않고 문을 두드렸는지 몰랐었다. 물론 이 질문들은 더 이상 의미가 없었다.  그의 침묵은 진몽요를 더 화나게 만들었다. “그래요, 당신 말 한 마디 하기가 참 어렵네요. 나도 당신이 무슨 말 하길 안 바랄게요. 진짜 가지가지 하네. 역시 돌아오면 안됐었어!”   말을 하고 그녀는 다시 앉아서 짐을 쌌고, 그는 거슬리는 캐리어를 들어 드레스룸에 놓았다. ”어디갈려고 그래요? 얼른 침대로 가서 자요!”  진몽요는 입술을 깨 물으며 문 앞으로 걸어갔다. “잘 거면 당신이나 자요. 방해 안 할 테니까.”  그는 다가가서 그녀를 붙잡았고 부드럽게 말했다. “그만 싸우면 안돼요? 이 저녁에 어딜가려고요?”  그녀는 힘껏 그의 손을 뿌리치려 했지만 이번엔 뿌리쳐지지 않았다. “신경 꺼요! 어차피 신경 쓰고 싶지도 않잖아요! 어차피 관심 없잖아요!”  그는 벽에 있던 스위치를 눌러 불을 끄고 그녀를 안아 침대위에 던졌다. 그녀가 일어나려고 발버둥칠 때 그는 그녀를 눕히고 부드럽게 말했다. “그만해요, 말 좀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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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군작은 갑자기 흥미가 떨어져 일어나 옷깃을 정리한 뒤, 바로 클럽에서 나왔다.  온 몸에 술냄새를 풍기며 예가네 저택으로 돌아온 뒤, 저택은 너무 불안할 정도로 조용했다. 그는 취했고, 술기운이 너무 올라와서 비틀거리며 위층으로 올라가며 국청곡의 이름을 불렀다.  국청곡은 자고 있다가 놀라서 깼고, 아이가 혹시라도 시끄러워서 깰까 봐 잠옷 원피스를 입고 일어나서 나와봤다. 그가 계단 입구에 앉아 인사불성이 된 걸 보고 그녀는 마음속 분노가 삭으라 들었다. “왜 이렇게 많이 마셨어요? 저녁에 그렇게 시끄럽게 하면 아이가 깰까 봐 걱정도 안돼요? 가요, 방에 가서 쉬게 내가 부축 해줄게요. 술 많이 마셨는데 속은 괜찮아요?”  그녀가 팔을 뻗어 그의 팔을 잡았을 때, 그는 갑자기 일어나서 그녀를 품에 안았고, 예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힘으로 안았다. 그녀는 살짝 발꿈치를 들었고, 그를 밀어내야 할지 계속 안고 있어야 할지 몰랐다. 그가 분명 사람을 착각한 게 아닐까? 아니면 어떻게 이렇게 평소와 다를 수 있지?  그녀가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그가 갑자기 중얼거렸다. “당신은 나중에 다른 사람을 사랑해서 갑작스럽게 나를 떠날 거예요?”  그녀는 살짝 힘으로 그를 밀어냈다. “아니요. 당신 취했어요, 그만해요. 너무 늦었어요.”  그는 그녀의 말을 듣지 않고, 그녀의 턱을 잡은 뒤 강제로 그를 보게 만들었다. “지금 나한테 왜 이렇게 성의가 없어요? 내가 당신이 싫어하는 일을 많이 했었잖아요, 그럼 날 떠날 생각 해본 적 있어요?”  그녀는 술 취한 남자를 상대하기 피곤해서 솔직하게 답했다. “있어요, 됐죠? 난 당신이 완전 체념할 때까지 기다리다가 아이를 데리고 당신을 떠날 거예요.”  그는 침묵했다. 갑작스러운 고요함은 사람을 두렵게 만들었다.  그의 차가운 눈빛을 보고 국청곡은 단호하게 대답한 걸 후회했다. “당신 술 먹고 주정부리면 나 계속 무시할 거예요.”  그는 무섭게 그녀의 입술을 덮쳤다.  그는 강제로 그녀를 안아서 안방으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9장

    목정침은 여유롭게 그를 보았다. “어디서 날 봤는데? 목가네는 절대 아닐 테고. 네 당시 그 신분으로는 목가네에 들어올 자격이 없었잖아.”  예군작은 그가 총구를 겨누는 것 같은 그의 말을 신경 쓰지 않고, 여자들을 다 쫒아 낸 뒤 두 사람만 남았을 때 말했다. “맞아, 목가네는 아니야. 우리 엄마랑 내가 살던 아파트 밑이였지.”  아파트 밑?  목정침은 자세히 회상을 했다. 전에 한번 그가 아버지를 따라서 회사에서 회의를 한 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한 아파트에 들른 적이 있었다. 아버지는 그에게 오랜 친구를 금방 만나고 올 테니 차에서 기다리라고 했었다.  그는 의구심을 갖지 않고 다른 쪽으로 생각하지 않았었다. 대충 10 여분 정도 기다렸던 것 같은데 아마 그때였던 거 같다. 생각해보니 웃겼다. 아버지는 애인을 만나러 가는 거였는데, 그는 아무것도 모르고 밑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만약 그가 미리 알았더라면 어쩌면 그 후에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이런 일들 때문에, 그는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왜 그가 그런 일을 알게 만든 걸까? 왜 그가 그런 곳에 가게 한 걸까? 아버지는 그를 완전히 바보취급 했었다…  그의 반응을 보며 예군작이 이어서 말했다. “아마 생각났겠지. 그때 나도 밑에서 놀고 있었어. 아버지가 위로 올라가는 걸 보면서, 나도 예전처럼 신나게 따라올라 가려다가 형을 봤어. 그 순간 내 두 다리는 굳어버리고 말았지. 형한테 호기심도 생기고 질투도 나면서, 처음으로 내가 사생아라는 걸 확실히 알게 됐어. 형은 외제차 안에 타고 있고, 제일 좋은 대우를 받고 있었지만, 나는 엄마랑 빛도 안 들어오는 곳에 살면서, 당당하게 아빠랑 나가 보지도 못 했어. 단 한 번도… 나랑 우리 엄마가 아파도, 아버지는 사람을 보내셔서 우리를 병원에 보내주셨지.  난 언제부터 아빠를 싫어했을까…? 거의 기억도 안 나. 근데 갑자기 싫어한 게 된 건 아니고,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감정이 쌓였어. 난 우리 엄마도 싫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8장

    국청곡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가 언제부터 자신이 같이 자주길 원했었나? 예전에는 그녀가 방에서 자는 않는 것은 물론, 집에서 자지 않더라도 그는 절대로 묻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일부러 그를 피하고 있었다. 그녀는 요즘 자꾸 그가 이상한 생각을 하는 것 같았는데, 그녀는 출산을 하고 상처부위가 아직 회복이 되지 않은 것 같아 마음에 걸렸다. 그는 절대 남은 이해해 주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회사로 가는 길, 예군작의 얼굴은 매우 어두웠지만, 아택의 얼굴엔 봄바람이 부는 것처럼 기분이 매우 좋아 보였다.  예군작은 아택이 꼴보기 싫었다. “연애라도 시작했어? 아침부터 왜 그렇게 기분이 좋아.”  아택은 정직하게 말했다. “아니요, 그냥 단순히 기분이 좋아서요. 도련님은 왜 아침부터 화가 나셨어요?”  예군작은 국청곡을 떠올리자 화가 났다. “물어보지 마, 말하기 싫어. 오늘은 일찍 퇴근하고 클럽 가서 스트레스 좀 풀자.”  아택은 황급히 말했다. “저는 못 갈 것 같습니다, 도련님 혼자 다녀오세요. 안야씨가 저녁은 집에 와서 먹으라고 해서요.”  예군작은 그의 말에서 눈치를 챘다. “오, 그렇게까지 마음을 쓰는 거야? 이제 놀러도 안 가게? 남자가 그렇게 성실해서 어따 쓰게?”  아택은 사실대로 말했다. “단지 노는 게 지겨워서지, 다른 뜻은 없습니다. 그런 곳에서는 자기자신을 잃기 마련이니 안 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예군작은 아택을 강요하지 않았고 한 사람이 떠올랐다. 그 사람은 목정침이었다. 목정침과 그런 곳에 가면 재밌지 않을까?  ......  저녁. 목정침은 접대가 있다고 말한 뒤 집에 돌아와서 밥을 먹지 않았다. 온연도 그를 매우 믿었기에 더 묻지 않았다. 만약 그가 예군작에게 끌려가서 논 걸 알게 되면 화가 나서 미쳐 버릴 테다.  목정침은 장소에 도착한 후에서야 예군작이 음란하게 놀려는 걸 알았다. 룸 안에는 야릇한 조명이 켜져 있었고, 여자들은 다리를 훤히 내놓고 여러가지 자세를 취하고 있었으며, 예군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7장

    아택은 어떤 반응을 해야 할지 몰랐다. 예전에 예가네에서 어르신 밑에서 목숨을 받쳐 일하느라 너무 힘들어서 연애를 할 시간도 없었다. 나중엔 예군작 밑에서 일을 하면서, 클럽도 다니고 여자를 만나봤지만, 진짜 연애를 하려니 그는 하지 못 했다. 그는 꼭 찌질한 사내자식처럼 어쩔 줄을 몰라했다.  그가 대꾸를 안 하자 안야는 살짝 실망했다. “대체 이유가 뭐예요? 난 진짜 모르겠어서 그래요, 우리 정상적인 부부처럼 살기로 한 거 아니었어요? 근데… 우리가 지금 부부처럼 살고 있는 게 맞아요?”  아택은 그녀와 처음 자게 되었을 때가 떠올랐고, 그때는 예군작 때문에 임무를 완성해야 한다는 느낌으로 했었다.  그의 목젖이 살짝 움직였다. “가면 되잖아요…”  안야는 그가 매우 원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고, 꼭 그녀가 강요하는 느낌이었다. 그녀는 수치스러워서 입술을 깨물었다. “당신이 싫으면 나도 강요하지 않아요. 어차피 당신도 예군작 같은 사람 밑에서 일하니까 밖에서 많이 해봤을 거 아니에요. 원래 돈 많은 남자들은 다 그렇잖아요, 나 이해해요.”  아택은 머리가 아파왔다. “아니에요, 정말 아니에요. 도련님은 다리를 그렇게 오랫동안 다치셨는데 밖에 나가서 놀 시간이 어딨었겠어요? 이미 성실해지신지 오래 되셨고, 나도 매일 그 분만 따라다니니 혼자서는 더욱 그럴 일이 없어요. 나도… 싫은 거 아니에요. 그냥 시간 좀 필요해서 그래요.”  그가 젓가락을 내려놓자 안야는 빠르게 주방을 정리했다. “당신한데 준비할 시간을 주면 언제까지 시간이 필요할지 모르잖아요. 일단 들어와요.” 그녀는 말을 끝내고 먼저 안방으로 들어갔다.  아택은 어쩔 수 없이 따라 들어갔다.  안야는 갑자기 그를 안았고, 먼저 그에게 키스를 했다.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이 느껴지자, 아택은 숨이 멎었지만 이내 그녀의 허리에 팔을 감쌌다. ……  예군작은 하루종일 일을 하고 집에 돌아왔고, 국청곡이 안방이 아닌 아이방에서 자고 있는 걸 발견했다. 아이 방은 잠겨 있어서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6장

    아택은 침을 삼켰다. “아… 그냥 궁금해서 여쭤봤습니다.”  예군작은 일어나서 시계를 보고 외투를 챙겼다. “나 혼자 운전해서 퇴근할게, 너도 들어가.”  예군작은 대답을 한 뒤, 그를 위해 사무실 문을 열어주었고, 두 사람은 회사 문 앞까지 걸어간 뒤 각자의 길을 갔다.  예군작 밑에서 이렇게 오래 일을 하면서, 아택은 여전히 그의 심리를 알 수 없었다. 그는 어르신보다 더 파악하기 힘들었고, 사람의 마음은 깊기 때문에 한 사람을 파악하지 못 한다는 건 절대적으로 두려운 일이었다.  아택이 집에 돌아왔을 때 안야는 아직 자고 있지 않았고, 그들 대신해서 신발장에서 슬리퍼를 꺼낸 뒤, 또 능숙하게 주방에 들어가 그에게 줄 요리를 했다.  그녀가 바삐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아택은 왠지 모르게 마음이 놓였다. 아무리 집에 늦게 들어가도 누군가 불을 켜 놓고, 누군가 그를 기다리고, 따뜻한 밥이 준비되어 있는 건 인생에서 가장 편안함을 주는 일이었다.  그는 평소처럼 바로 샤워를 하지 않고, 소매를 걷어 올린 뒤 주방에 들어가 그녀가 요리하는 걸 도왔다. “오늘은 애기가 말 잘 들었어요?”  안야는 고개를 끄덕였다. “말 잘 들었어요, 사실 나 혼자서도 잘 챙길 수 있는데, 아주머니는 안 써도 되지 않을까요? 그러면 매달 소비를 좀 아낄 수 있잖아요. 당신 돈 버는 것도 힘든데, 우리끼리 아껴서 살면 좋잖아요. 당신은 움직이지 말고 좀 쉬어요, 하루종일 일하느라 피곤했을 텐데 이런 건 내가 하면 돼요.”  아택은 그녀에 의해 강제로 옆으로 쫓겨나서 완전히 끼어들 수 없었다. “그런 돈은 아낄 필요없어요. 집안 일도 하고 애도 보는데 당신도 힘들겠죠. 내 일은 엄청 힘든 편은 아니에요. 평소에 대부분은 거의 한가해서요.”  안야는 고개를 돌려 그를 향해 웃었다. “안 힘들면 다행이에요. 사실 내가 봤을 때 예군작씨도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적어도 당신한테는 잘해주니까요.”  아택은 평소에 뒤에서 예군작의 얘기를 하진 않지만, 이 점은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5장

    진몽요는 억울해했다. “그러게 누가 나한테 장난치래요? 나도 순간 머리가 안 돌아가서 그런 거잖아요. 그래서 손부터 나간 거고요… 내가 잘못했어요. 나도 민망했어요, 당신 부모님이 다 봤잖아요. 지금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목구멍 밖으로 튀어나올 거 같고, 진짜 창피한 건 나라고요! 어머님 아버님이 봤을 때 내가 엄청 예의 없는 아이로 보였을 거 아니에요! 근데 내가 방금 식당 입구 봤었는데, 우리 몇 명 밖에 없었어요~”  경소경도 진짜로 화가 난 게 아니었다. 그는 그녀의 생각이 단순한 걸 알았기에, 생각이 짧은 건 정상이었다. “알겠어요, 그만 해명해요. 해명하는 건 감추려는 거고, 감추려는 건 사실이라는 거잖아요. 내가 나이를 이렇게 먹고도 참… 됐어요, 어차피 당신이 맨날 집에서 안 그러는 것도 아니니까요. 우리 엄마 아빠는 당신이 이런 사람인 거 이미 알고 있으시고, 이미 머릿속에 깊이 각인되어 있을 거예요. 이번 생에 그 인식은 달라지지 않을 거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진몽요는 호기심에 물었다. “부모님 눈에는 내가 어떤 사람인데요?”  경소경은 입꼬리를 올린 뒤 못된 웃음을 지었다. “생각이 간단하고 사지가 발달된 사람이요.”  이 간단한 한 마디는 당연히 매를 벌었다.  백수완 별장으로 돌아온 후, 진몽요는 시간이 어느정도 됐으니 강령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물었다. “엄마, 집에 들어갔어요? 어떻게 됐어요? 말 좀 해줘봐요.”  전화 너머 강령은 너무 웃어서 주름이 졌다. “난 괜찮은 거 같아. 그 분이 나한테 선물도 준비해 주셨더라고, 근데 사람이 많아서 민망해서 바로 못 주셨데, 그래서 차에서 주셨어. 그 분이 그리신 그림이었어, 그럴듯하게 도장도 찍혀 있더라고. 그 분은 짝을 찾아서 안정적으로 삶을 살고 싶다고 하시는데, 다들 알다시피 그분은 불만이 없고, 내가 마음에 든다길래, 내 의견을 물어봐서 나도 괜찮다고 했지. 그 분 얼굴이 너무 빨개지셔서 어둠속에서도 빨개지신 게 보이더라. 난 그저 그 분이랑 공통된 관심사가 없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4장

    강령은 얼굴이 빨개졌다. “네, 좋네요… 제 딸도 샤브샤브를 좋아해서요, 나중에 같이 갈게요.”  진몽요는 이 좋은 소식을 듣고, 이런 자리만 아니었다면 이미 신나게 웃었을 테다. 허영준이 샤브샤브 가게를 갖고 있는 줄은 몰랐고, 이 가게는 정말 그녀의 입맛을 저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건 그녀가 앞으로 샤브샤브를 배 터질 때까지 먹을 수 있다는 뜻인가?  허영준은 경성욱처럼 말이 많지 않아서, 식탁에서는 거의 대화가 없었다. 밥을 다 먹고 식당에서 나온 뒤, 허영준은 강령을 보며 물었다. “혼자 사시죠?”  이 말은 첫 맞선 자리에서 묻기엔 조금 이상했고, 마치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못 하는 목적이 있는 것 같았다. 진몽요는 허영준의 바른 모습을 보고 이상한 생각이 들지 않아 강령을 대신해서 대답했다. “엄마는 지금 혼자 살고 계세요. 그래서 제가 자주 보러가요, 어차피 멀지도 않으니까요.”  허영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다들 가는 방향이 다르시니, 제가 가는 길이 같아서 데려다 드리고 싶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 그러면 다들 왔다 갔다 하실 필요 없잖아요.”  그랬다. 허영준은 그저 말이 별로 없었지만 마음씨는 세심해서 이미 가는 길이 같은지 아닌지도 생각하고 있었기에 진몽요는 웃었다. “네, 그럼 부탁드릴게요, 아저씨.”  강령과 허영준이 차를 타고 멀어지자 하람은 진몽요에게 물었다. “네가 봤을 땐 어떤 거 같아?”  진몽요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경소경이 끼어들었다. “이게 이 사람 맞선도 아닌데, 이 질문을 왜 이 사람한테 하세요? 이 사람 생각은 중요하지 않죠, 어머님 마음에 드셔야 하는 거잖아요.”  하람은 그를 노려봤다. “그럼 네가 봤을 땐 어떤 것 같은데? 너희 생각도 중요하지, 아니면 왜 다같이 밥을 먹었겠어? 그럴거면 그냥 두 사람 따로 만나서 얘기 나누게 했지…”  경소경은 생각을 하다가 말했다. “사람은 괜찮은 거 같아요, 성실하고, 근데 말은 잘 못 하시네요.”  진몽요는 경소경의 피드백이 너무 일반적이라고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3장

    진몽요는 이런 일을 참고 있을 수 없어서, 경가네 공관에서 나오자마자 강령에서 살짝 얘기를 흘렸다. 강령의 태도는 사람을 본 다음에 다시 얘기해보자는 느낌이었고, 이미 한번의 실패를 통해서 조금 더 현명해졌기 때문에, 이번에는 제대로 상대를 봐야 했다.  순식간에 주말이 다가왔고, 진몽요는 원래 온연이랑 놀러 나가기로 했던 약속을 취소했다. 온연은 진몽요가 엄마에게 맞선을 주선하려는 걸 알고 의아해하지 않았다. 사람은 늘 그런 것 같았다. 나이가 젊든 많든, 다들 짝이 있어야 했다. 사람은 원래부터 무리지어 사는 동물이니 그 누구도 혼자 외롭게 살고싶어 하지 않았다.  백수완 레스토랑에 예약한 룸에 경소경은 요리를 배치한 뒤, 모든 게 준비가 다 되어 있었고, 이제 봄바람만 불어오면 됐다. 그 ‘봄바람’은 아직 오지 않았다.  강령은 잘 관리한 얼굴에 홍조를 띄웠다. “사돈, 그 분 만나 뵌 적 있으시죠? 좀 웃기실 것 같지만, 저 조금 긴장되네요. 이런 일까지 다들 출동해주시니 조금 죄송해서요.”  하람은 웃었다. “만난 적 있어요, 저희 집 사람보다 더 바르게 생겼으니 걱정 마세요. 마음이나 겉모습이나 다 이 사람보다 나으니까요.”  경성욱은 옆에서 감히 반박하진 못 했다. 그의 동문이 어디가 더 낫단 말인가? 그가 그렇게 후졌나?  사람들이 거의 30분정도 기다린 뒤, ‘봄바람’이 도착했다. 얼굴엔 비록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었지만, 여전히 젊었을 때의 풍채가 보였다.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있듯이, 경성욱의 동문은 여러 방면에서 못난 게 없었다. 젊은 사람을 사이에 있어도 경소경처럼 인기가 많았고, 이 나이를 먹었어도 여전히 잘생긴 아저씨였다.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제가 나올 때 근처에서 차가 막혀서, 마음은 급했는데 방법이 없었어서요. 제가 사죄의 의미로 이번 식사 대접하겠습니다.”  경성욱이 말수가 적은 걸 알고 분위기를 살리는 일은 다 하람이 했다. “괜찮아요 허씨, 저희가 남도 아닌데요 뭘.” 말을 하면서 그녀는 강령의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2장

    경소경은 경성욱이 아이를 안고 싶어하는 걸 알고 바로 아이를 건네주었다. “한번 보세요.”  경성욱은 기쁘게 아이를 받은 한번 살펴보았다. 사실 기저귀는 갈은지 얼마 안돼서 깨끗했다.  경소경이 한가한 걸 보자 진몽요는 그를 째려봤고 경소경은 눈물없이 울고 있었다. 그는 아이를 안기 싫은 게 아니라 기회가 없었던 거였다.  식사 시간. 아이는 유모차 안에서 분유를 먹고 있었고, 유모차는 하람 옆에 있어서 하람은 밥을 먹으면서도 아이를 놀아주었다.  진몽요는 하람은 완전 존경했다. 처음에 그녀는 하람이 아이에 대한 열정이 한 순간일 줄 알았고, 시간이 지나면 아이를 귀찮아 할 줄 알았다. 그런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그녀의 모습은 여전했고, 늘 손에서 놓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니 하람에게 아이를 맡겨서 그녀도 안심이 되었다.  갑자기, 하람은 그녀를 보며 물었다. “요즘 내가 애 보느라 사돈이랑 쇼핑할 시간도 없었고, 연락할 새도 없었는데, 넌 사돈이 혼자 계시는데 걱정 안되니?”  진몽요는 걱정이 없는 편이라,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어서 대답했다. “걱정할 게 뭐 있어요? 집에 대문 보안도 최고로 설치해 두었으니 괜찮아요. 제가 엄마 집에 가기도 해요, 시간만 있으면 가거든요.”  하람은 헛기침을 두 번 했다. “그… 사돈한테 새 짝 찾아드릴 생각은 없어? 너도 이제 시집왔고, 사돈도 계속 혼자 계시면 심심하시잖아, 나중에 나이 들었을 때 짝이 있으면 좋잖아. 지금은 비록 젊으셔서 마음대로 노실 수 있어도 혼자면 있으면 외롭기 마련이니까…”  중매하는 일은 하람도 처음이라 어떻게 얘기를 꺼내야 할지 몰랐고, 진몽요가 신경쓸까 봐 더 걱정했다.  진몽요는 그제서야 하람의 뜻을 이해하고 문득 깨달아서 말했다. “아아아… 그 일은 저도 생각 했었어요. 엄마도 예전에 스스로 노력해보셨는데, 적절한 사람을 못 찾았어요, 다 이상하고 못 미더운 사람들이었거든요. 저도 지금은 거기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어서, 제가 생각을 많이 못 해드린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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