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연은 걱정되는 말투로 “몽요야, 사실대로 말해봐. 경소경이랑 어디까지 간 거야? 절대 돈 때문에 굴복하면 안돼. 서로 좋아하는 사이면 이해되지만, 잠깐 재미 보려고 물질적 조건 때문에 그러는 거면 그러지 마. 내가 오버하는 게 아니라, 세상에 어떤 남자도 공짜로 차 선물하고 밥 사주고 하지 않아서 그래.” 진몽요는 미칠 것 같았다. 그녀는 지금 당장 목정침이 임신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 할 용기가 없었고, 이 차도 목정침이 준 거라고 말할 수도 없었다. 게다가 강령이 소문 낸 게 진짜라면? 온연이 더 물어봤다가 본인이 참지 못할 거 같았다. 안 그래도 입이 안 무거운 사람인데, 다들 왜 이러는 거야?” 그녀는 긴장된 말투로 말했다. “진짜 네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야. 연아, 더 이상 묻지 말아줘.” 온연은 그녀가 프라이버시를 지키고 싶어 하는 것 같아 더 이상 물어보지 않았다. “알겠어, 너도 이제 어린애가 아니니 알아서 잘 해야해. 난 항상 옆에 있으니까, 무슨 일 생기면 말하고.” 진몽요는 거의 울기 직전이었다. 분명 자기와 상관없는 일인데, 중간에 잘못 껴서 고통받고 있었다. 강령은 나가서 마작을 하고 12시가 넘어서야 집에 들어왔다. 그녀는 진몽요가 당연히 자고 있을 거라고 여기고 불을 키지 않고 몰래 들어가려 했는데, 불이 저절로 켜지고 방 앞에서 진몽요가 기다리고 있었다. “뭐해? 새벽에 사람 놀래키고?” 강령은 최대한 태연한 척 했다. “들어오시죠.” 진몽요는 너무 졸렸지만, 속에서 끓는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 강령은 무슨 일이 있는 걸 눈치채고 일부러 샤워까지 마친 후 방에 들어갔다. “할 말 있으면 얼른 해, 나이 들면 다 일찍 쉬어야 하니까.” 나이 들면 일찍 쉬어야 한다고? 진몽요는 이 말이 우스웠다. “지금 시간을 보세요, 이게 일찍 쉬시는 건가요? 엄마 목정침한테 갔었죠?” 강령은 화장대 앞에서 크림을 바르며 얼굴은 평정을 유지했다. “아니.” 진몽요는 그 반지를 꺼내며 “이 반지 누가 봐도
진몽요는 처음으로 강령과의 대치중에 자신이 잘못한 걸 알고 후회했다. 그냥 화가나서 그런 말이 나온 거였지만, 정도를 넘었고, 강령의 방식도 정도가 넘었다. 잘못을 인정하기 전에 우선 사건의 진실은 알아야 하니 그녀는 아픔을 참고 숨을 크게 들이 쉬었다. “목정침이 엄마한테 그냥 준 돈이에요? 연이한테 쓰라고 준거죠? 쓰면서 너무 하다고 생각 안 하셨어요?” 강령은 차갑게 웃으며 “그게 뭐? 어차피 목정침한테 이까짓 돈은 아무것도 아닌데, 네가 평소에 탕위엔이랑 연이 다 챙기는데 이정도 돈도 못 받아? 우리 집에 얹혀 살잖아. 예전에 학교 다닐때도 네가 잘 챙겨줬었고. 그리고 연이는 가족도 없는데, 네가 제일 친한 친구면 우리가 가족인거지. 애 가진 사람한테 너무한 건 목정침 아니야? 이정도 돈 좀 가져오는 게 뭐 어때서.” 진몽요는 이를 꽉 물며 “엄마가 이런 일을 하는 게 문제에요! 목정침이 아무리 연이한테 너무해도 그건 두 사람 문제지, 엄마가 무슨 자격으로 그 사람 돈을 써요? 가족은 무슨! 친딸한테도 이렇게 하는데, 남의 집 딸은 말할 것도 없죠! 제가 예전에 연이한테 잘해줬던 지금 연이가 저한테 잘해주던 엄마랑은 아무 상관없잖아요. 돈 다시 가져다주세요, 연이한테 주시던지요. 반지도 당장 환불하세요!” 강령은 침대에 누워 절대 굴복하지 않으려 했다. “네가 이런 거 사줄 꺼 아니면 이래라 저래라 하지마. 네가 못났다고 해서 나까지 왜 궁상 떨며 살아야 해? 네 아빠는 네 나이 때 공장도 차리고 사장도 했어. 넌 그냥 쓸모가 없는 거야.” “맞아요, 저 쓸모 없어요. 그럼 엄마야 말로 제 나이 때 뭐하셨어요? 운좋게 아빠 만나서 사모님이었지만 지금은 아무 능력 없는 기생충과 다름없잖아요!” 진몽요는 말이 끝난 후 문을 쾅 닫고 반지를 챙겨 나왔다. 그녀는 반지를 환불하고 온연에게 사실대로 고백할 생각이었다. 주말, 진몽요는 아침 일찍 집을 나서 전병을 사고 반지를 환불해 돈을 받았다. 온연이 깨어나자 그녀는 돈을 건네며 말했다.
유씨 아주머니가 그를 깨우러 올라가자, 온연은 마음이 한 층 더 무거워졌다. 자신이 임신했다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인 줄 몰랐다. 이따가 목정침과 만나면 그는 또 어떤 태도일까? 그녀가 더 생각하기도 전에 유씨 아주머니가 내려와 그녀를 불렀다. “연아, 도련님이 올라오래. 이제 일어나셔서.” 온연은 진몽요에게 걱정하지 말라는 눈빛을 던지고 윗층으로 향했다. 오랜만에 안방으로 들어서자방안은 목정침의 고독한 공기로 가득 차 있었다,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더 이상 묵직한 공기는 느껴지지 않았다. 그는 침대에 있지 않았다. 욕실에서 소리가 들려오는 걸 보니 세수중인 듯했다. 그녀는 창문 앞에 서서 그를 기다렸다. 10분 후, 잠옷을 입고 흐트러진 머리를 한 목정침이 청량한 향을 풍기며 욕실에서 걸어 나왔다. 그는 무표정으로 그녀를 한번 쳐다본 뒤 유씨 아주머니가 가져온 홍차를 들이켰다. “할 말 있으면 해.” 온연은 가방에서 현금과 차키를 꺼내며 책상에 올려 두었다. “물건 돌려주러 왔어요. 호의는 감사한데 당장은 필요가 없어서요.” 찻잔을 들고 있던 그의 손이 약간 멈칫했다. 그는 비아냥 거리는 말투로 “돌려주는 거 거절할게. 나 목정침은 누구한테 거절당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해서. 우리 아직 이혼 안 했어, 그러니까 내가 너한테 모진 것처럼 굴지 마. 어디서 살든지 어떻게 살든지 신경 안 쓰는데 목가네 사모님으로 하루라도 살 거면 내 얼굴에 먹칠하지 마.” 그녀는 고개를 살짝 숙이고 말했다. “알겠어요… 다른 사람한테 보여주려고 일부러 그런거라면나도 협조할게요. 근데 주시는 물건은 안 쓸 거예요, 나중에 때가 되면 알아서 갚을게요.” 이런 방법으로 서로를 대하고 더 이상 해결 방법이 없었다. 분위기는 차가워질 대로 차가워졌고 목정침은 손에 든 차의 온도조차 느끼지 못했다. 더 이상 크게 싸우고 싶지 않았고, 싸움에 낭비할 에너지도 없었다. 그는 그녀가 이렇게 협조적으로 나올 줄 몰랐다. “마음대로 해.” 그는 이 한마디만 하고
온연도 목정침이 무슨 생각인 지 몰랐고, 다시 만났는데도 아이 얘기를 안 꺼낼 줄도 몰랐다. 그의 성격을 생각하면, 그래, 이런 남자가 무슨 혈연을 중요시 하겠어? 그가 자신을 사랑했다고 생각했는데 착각이었겠지? 목가네를 나온 뒤, 진몽요는 아우디를 보며 씩씩거렸다. “거절했는데도 타야되니까 썩 기쁘지가 않네. 그러게 목정침은 왜 돈이 많은거야? 이럴땐 어쩔 수 없이 우리가 지는 거잖아. 맞다, 너가 계속 우리집에서 살면 우리 엄마가 또 무슨 짓을 할 지 모르니까, 내가 알아보고 새 집 찾아줄 게. 내가 거기로 자주 가고 출퇴근도 도와줄 테니까 이사 가는 게 좋을 것 같아. 너 쫒아내는 게 아니고 너 생각해서 그러는 거야, 알지?” 이번에 온연은 이사가는 게 좋을 거 같아 거절하지 않았다. 강령도 감당하기 힘든데 자신까지 진몽요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았다. 요즘 세상은 돈만 있으면 뭐든 해결된다. 집 사는 일도 빨리 해결됐고, 진몽요가 모든 절차는 밟았으니 온연은 몸만 옮기면 된다. 새 집은 진몽요의 집과 멀지 않았고, 방 하나 거실 하나 있는 적당한 공간의 보금자리였다. 온연은 진몽요의 집에 탕위엔을 맡길 수 없어 같이 데리고 가려했다. 그녀는 탕위엔을 못 보면 속상할 거 같았고, 어떤 이유에도 탕위엔과 떨어지고 싶지 않았다. 새집에 들어온 요 며칠간, 침대에 적응하지 못해 잠을 못 이루었다. 게다가 임신한 이후로 새벽에 잠을 많이 깨서 제대로 잘 수 없었다. 회사에 도착했을 때 그녀의 얼굴엔 다크서클과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임립의 소식통이 느리긴 하지만, 이쯤 되면 그녀의 임신 사실을 알고 있을지 모른다. 그녀의 모습을 본 그가 “목가네에 다시 돌아가서 제대로 태교 하는 건 어떻게 생각해요? 이렇게 피곤해 보이면 내가 걱정 되잖아요. 무슨 일 있어요? 얼굴이 잠을 하나도 못 잔 얼굴인데.” 온연은 괜찮다는 듯 말했다. “새로운 집으로 이사 갔어요. 침대가 적응이 안돼서 그래요. 며칠후면 괜찮아 질 거예요. 제 몸은 제가 아니까
목정침을 이를 꽉 깨물었다. 그는 왜 온연이 목가네를 나갔는지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그녀는 단 한번도 목가네를 나간 적이 없었고, 갑자기 떠나는 바람에 그는 잡지도 않았고 이유를 생각해 보지도 않았다. 그런데 강연의 말에 그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녀가 정말 심개 때문에 집을 나간 것일까? 그가 생각이 복잡해 보이자 그녀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 “그만해요, 오빠. 그런 안 좋은 일들 더 이상 생각하지 말아요. 제가 가져온 음식 좀 먹어봐요. 맛있을 거에요. 제가 이 집 간식 좋아하는데 오빠 퇴근할 때까지 기다릴 테니까, 끝나고 같이 밥 먹어요.” 목정침은 그녀가 먹여주는 걸 거절하지 않았다. 그저 단 음식은 그에게 아무런 맛도 느껴지지 않을 뿐이었다. 정부 앞, 진함과 강균성이 걸어 나왔다. “우리… 진짜 이대로 끝인가?” 강균성은 조금 믿을 수 없었다, 두 사람은 평생을 함께 했는데, 갑자기 갈라지게 되었으니. 그는 지금까지 한번도 자신을 위하던 진함이 떠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이혼은 그냥 던진 말 인줄만 알았지, 현실이 될 거라고 상상도 못했다. “이혼서류도 손에 있는데 뭘 물어요? 강균성씨, 저는 제가 항상 당신 손바닥에 안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제일 잘못한 선택이 그 쪽을 택한 거에요. 지원씨와 연이한테 너무 많은 걸 빚졌는데, 당신은 아무리 잘해줘도 만족하지 못하고, 그냥 쓰레기예요!” 진함은 말이 끝나자 한결 가벼워진 듯했다. 이번에는 맞는 선택을 한 걸까? 강연연은 강균성의 전화를 받자 귀찮은 내색을 했다. 어렵게 목청침과 단 둘이 있는 자리인데 아무리 친아빠여도 망칠 수는 없었다. 진함과 강균성의 이혼 사실을 듣고 서는 아무렇지 않았지만, 목정침 앞이라 속상한 척 연기했다. 그녀는 눈 시울을 붉히며 “알겠어요… 엄마한테 잘 말해볼게요.” 그녀가 훌쩍이자 목정침은 짜증이 났지만 어쩔 수 없이 물었다. “무슨 일 있어?” 강연연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흐느끼며 말했다. “엄마아빠가 이혼
진함은 가방에서 집 증서와 신용카드를 꺼냈다. “이건 내가 그 집안에서 살면서 모은거야. 이혼할 때 별 문제없었어서 회사랑 주택은 그 사람이 갖고, 재산의 80프로랑 집 두 채는 내가 갖기로 했어. 집 한 채는 네 이름으로 하고 돈도 반은 줄게. 나머지는 내가 회사 차려서 내가 죽으면 그 회사 너한테 남겨줄게. 안 그래도 강 가네 경제가 안 좋아져서 돈을 많이는 못 챙겼어. 맘에 안 들겠지만 필요할 때 써.” 온연은 집 증서와 신용카드를 보고 바로 받지 않았다. 그래도 그 집은 최소 몇백만 위안 정도일 것이고, 카드 안에도 최소 몇백만 위안 정도 있을텐데, 강 가네 집안이 재정 위기만 없었어도 10배정도는 더 많았을 거다. 이런 자금들이 비록 그녀에게 필요하긴 하지만 그녀는 전혀 아쉬워하지 않았다. 그냥 그녀는 진함이 자신의 인생에서 사라지길 바랄 뿐이었다. “이거 다 가져가세요, 원래 갖고 싶어 하던 거 아니였나요? 저는 필요 없어요. 저는 그냥 그 쪽이 그때 저를 떠날 때처럼 제 인생에서 사라져서 다시는 안 나타나면 좋겠어요.” 진함은 한 평생 휘황찬란하게 살았지만, 결국 온연에게만 못을 박았던 것이다. “연아, 이렇게 생각해, 이번엔 내가 잘못 했으니까 안 받는 것 보단 받는 게 나아. 너 그 집 사람들 싫어하잖아? 네가 안 받으면 이거 다 네 동생 거고, 다 그 집 사람들 거야. 그러니까 받아줘.” 역시나 진함은 사람을 설득하는 능력이 있다. 온연은 그녀의 말을 듣고 받고 싶은 충동이 생겼지만 이성으로 끝내 거절했다. “그 쪽은 강연연의 엄마예요, 그 집 물건은 걔한테 주는 게 당연한 거죠. 제가 안 받는 건 그쪽이랑 아무 관련이 없어서예요. 공짜로 얻는 건 없으니 이러지 마세요. 저 피곤하니까 그만 가주실래요?” 진함은 뻔뻔하게 남아 있을 사람이 아니었기에, 물건을 들고 자리를 떠났다. 문이 닫히는 소리를 듣자 다시 일어나 안에서 문을 잠궜다. 문을 잠구고 뒤를 도는 순간 신발장에 집 증서와 신용카드를 보았다. 진함이 두고 간 물건
온연은 비웃으며 “그럼 너가 시집가면 되겠네, 돈도 많고 음식도 잘하고.” 진몽요는 음흉하게 웃으며 말했다. “ㅋㅋㅋ… 내 위는 이미 그 사람한테 반했어, 나도 사실 그사람한테 시집가는 거 생각해 봤지. 잘생기고, 키 크고, 돈도 많고 밥도 잘 하고, 이런 남자 어디서 찾냐? 이제와서 말하지만 가끔씩 꿈에도 나와…ㅋㅋㅋ 평소에 옷에 가려져서 잘 모르는 데 벗으면 몸매도 좋지 않을까? 내가 지금 참고 있는거지, 아니면 나한테 이미 먹혔을지도 몰라!” 온연은 그녀의 악랄한 기운이 느껴졌다. “와… 너 진짜 나쁘다. 쨌든, 끊을 게. 너도 밥 맛있게먹어.” 전화를 끊고, 진몽요는 웃음이 가시기 전 갑자기 뒤에 인기척이 느껴져 뒤를 돌아보니, 경소경이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는 순간 머리가 하얘지고 사고회로가 끊어졌다. 경소경이 다 들었다니…! “그게… 제가 농담한 거에요…” 그녀는 너무 민망해서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다. “어… 저는 그냥 지나가던 길이라서… 밥 맛있게 먹어요. 저는 그만 들어갈게요.” 경소경은그녀의 대담한 발언에 놀란 듯했다. 진몽요는 얼굴이 너무 빨개져 계란이라도 익을 것만 같았다. 태어나서 제일 창피한 순간이 지금인데, 앞으로 어떻게 얼굴보지? 목씨 회사 건물, 대표 사무실. 목정침과 진함이 마주보고 앉자 따뜻한 커피향이 방안에 풍겼다. “목 대표님, 오늘은 일 문제로 온 게 아니에요, 연이 얘기 좀 하려고요.” 진함은 말할 때 얼굴에 표정이 없어 상대가 생각을 읽을 수 없게 만든다. “그러세요? 말씀하세요.” 목정침은 별 다른 반응 없이, 커피를 한 모금 마셨고 씁쓸한 맛이 그의 입안으로 퍼졌다. 그는 이내 인상을 쓰며 “엘리씨, 홍차로 좀 바꿔줘요.” 그의 태도로 진함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연이 임신했어요, 알고 계시죠? 지금 혼자 살고 있는데 안심이 안되서요, 제가 가까이 가는 것도 싫어하고. 제가 몰래 과일이랑 먹을 것도 보내고, 점심도 회사로 보내줬는데 계속 이렇게 하면 안될 거 같아서
진락은 그가 안타까웠다. “알겠습니다, 제가 모셔 다 드릴게요.” 차가 온연의 아파트 앞에 도착하고, 진락은 목정침을 부축해서 위층으로 올라갔다. 그녀의 집문 앞에 도착하자, 그는 문을 두들기지 않고 작은 목소리로 불렀다. “사모님, 도련님 오셨어요.” 아무런 소리가 안 나자, 목청침이 갑자기 문을 두들겼다. “문 열어!” 진락은 깜짝 놀라 그를 세게 붙잡았다. 온연은 지금 임산부라서 새벽에 소리를 듣고 놀랠 위험이 있으니 더 이상의 행패는 막아야 했다. 소리에 깬 온연은 살금살금 침대에서 일어나 작은 구멍으로 슬쩍 내다보았다. 진락과 목정침인 걸 확인하고선 문을 열었다. 그녀가 말을 하기도 전에 목정침은 그녀에게 다가와 세게 끌어안으며 무언가를 중얼거렸다. 진락은 그들을 보고 “저 먼저 가보겠습니다, 도련님은 맡기고 갈게요.” 온연이 대답하기도 전에, 진락은 이미 문을 닫고 도망갔다. 그녀는 취한 목정침을 보고 뭐라고 할 수가 없어 한 손으로 배를 잡고 한 손으로 그를 부축하며 “천천히… 여기로 와요…” 목정침은 아직 정신이 남아 있어, 그녀에게 완전히 무게를 실진 않았다. 그녀가 힘겨워 하는걸 보고는 손을 뿌리쳐 벽에 기대었다. “언제까지 싸울래? 심개가 안 돌아오면 집에도 안 올꺼야?” 그녀는 멍해졌다. “뭐라고요? 설마 내가 심개 때문에 목가네에서 나온 거라고 생각 하는 거예요?” 그는 반문했다. “그럼 아니야?” 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차마 해명하지 않았다. 그는 늘 그녀에게 물어보지 않고 마음대로 추측하는 경향이 있다, 왜 물어보지 않는걸까? 그녀는 얼굴을 가리는 머리를 귀로 넘기며 “덜 취했으면 돌아가요, 진락한테 전화해서 데릴러오라고 할 테니. 며칠동안 못 자서 이럴 힘 없어요.” 그는 희미하게 그녀의 움직임을 주시했다. 얇은 잠옷 사이로, 그녀의 마른 몸매가 드러났다. 배가 조금 나온 거 빼곤 임신했는데도 더 말라 있었다. “나랑 같이 가자.” 그가 입을 열었다. “당신도 안 가고 싶은 집에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