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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6장

작가: 레몬맛 고양이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2-06-30 12:31:02
방 문 너머로 목청침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너 방금 찍은 사진들 유출되면 큰일 날 줄 알아.”

  강연연은 소름이 돋았다. 그 순간 그의 표정이 아수라 백작처럼 변했고, 그녀한테 이렇게 말한 적도 처음이었다. 그녀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걱정하지 마요, 난 그냥 오빠가 나중에 이혼할 때 손해 볼까 봐 증거를 남겨두려 했던 거뿐이에요. 인터넷에 안 올릴게요.”

  온연은 펑펑 울었다. 지금까지 무슨 일이 벌어진 줄도 모르겠고, 벌벌 떨며 옷을 주워 입었다.그녀가 심개를 깨우자 심개도 영문을 모르는 표정으로 말했다. “뭐야? 연이 씨가 왜 여기에..”

  그녀는 울면서 말했다. “점심때 당신이 여기에 있다고, 몸이 안 좋다고 와 달라고 해서 온 거예요. 방문이 안 닫혀 있길래 그냥 들어왔더니 갑자기 누군가에 의해 의식을 잃었어요. 근데 정신 차리고 보니 우리 둘 다 아무것도 안 입고 침대에 누워 있었어요. 무슨 일인지 정말 모르겠어요..”

  심개는 창백해진 얼굴로 이불 속에 자신의 몸을 보고선 더 창백해졌다. “저 전화한 적 없어. 여기가 어디죠? 저는 점심때 클라이언트랑 식사하다가 잠깐 화장실 갔을 때 누군가한테 뒤에서 맞고 의식을 잃었어요. 그다음엔 무슨 일인지 저도 모른다고요!”

  그 둘은 곰곰이 생각했다. 확실한 건 누군가 동시에 이 호텔로 유인하고 이런 일을 꾸민 것이다. 심개는 그녀가 직장을 바꾼지도 몰랐고, 백수완에서 식사하던 중이었기에 이곳과는 꽤 멀었다.

  그는 온연의 부은 눈을 보고선 위로하며 “우리 둘 다 기절해 있어서 아무 일도 없었을 거예요 .걱정하지 말아요. 목청침 밖에 있는 거 맞죠? 제가 가서 설명할게요. 그가 당신을 곤란하게 하지만 않는다면 제가 뭐든 할게요.”

  온연은 고개를 저었다. “그 사람은 눈으로 본 것만 믿는 사람이에요. 설명하면 더 이상해질테니 나오지 마세요. 전 먼저 갈게요.”라고 말한 후 문 앞으로 향했다. 약발이 아직 남았는지 그녀는 약간 비틀거렸다. 문을 열었는데 보이는 건 강연연이 목청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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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원에 도착한 뒤, 목청침은 어떤 검사를 받아야 되는지 의사와 상의했고 그녀는 그저 시키는 대로 해야 했다. 침대에 누웠는데, 그녀는 너무 긴장이 되었다. 산부인과 검사는 늘 어색하고, 특히 차가운 의료 기구가 몸을 스칠 땐 식은땀이 날 정도였다.  수많은 검사를 마친 후 의사는 말했다. “다 끝났습니다.”  그녀는 바지를 입고 침대에서 내려와 묵묵히 결과만을 기다렸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그 들을 쳐다봤는데, 같이 앉아 있는 모습이 마치 선남선녀 커플 같았다, 목청침의 표정이 썩은 것만 빼면.  대충 20분 정도 지나자 의사가 목청침을 불렀다. 온연은 옆에 있었지만 목청침은 일부러 그녀가 역겨워 거리를 두려 했다.  “하루 이내에 한 적이 있네요. 그 부위에 충혈된 흔적이 남아 있어요.” 의사가 결과를 말했다.   온연은 순간 다리가 후들거려 벽에 가까스로 기대었다. 목청침을 두 주먹을 꽉 쥔 채 말했다.”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시겠어요?”  의사는 생각하더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5-15시간 이내에 관계를 한 흔적이 보여요. 더 자세한 시간은 알아낼 수 없습니다.”  목청침은 아무 말도 안 하고 자리를 떠났고 그걸 본 강연연은 얼른 그를 쫓아갔다. “오빠 같이 가요! 어디 가는 거예요?”  강연연의 소리가 작아지자 온연은 넋이 나간 채 병원에서 나왔다. 이때 하늘은 정말 캄캄해졌다. 의사가 말한 결과는 그녀를 살릴 수 없었다. 5-15간 이내에 심개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걸 그녀는 증명할 수 없었다. 그녀가 호텔에 들어간 건 약 6시간 전쯤이었고, 어제저녁에 목청침과 새벽 3시까지 아무 일도 안 했으니 그녀와 심개가 무슨 일을 했는지는 뻔히 보일 일이었다.   그녀는 목 가네에 돌아가야 할지 고민했다. 집에 가면 또 무엇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을까? 겨우겨우 목청침과 사이가 좋아졌다고 생각했는데 한순간에 다시 무너졌다.  그 시간 하일호텔 앞에선, 심개가 나오자마자 목청침은 분노에 찬 얼굴로 주먹을 휘둘렀다.  강연연은 너무 놀라 찍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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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288장

    강연연은 그의 이런 모습을 보고선 속으로 화가 났다. 왜 그는 온연으로 인해 이렇게 화가난 걸까? 그녀는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목청오빠, 어차피 우리 언니랑 심개랑 그런 사이인 거 알고 있지 않았어요? 이런 일 생길 거 예상했잖아요. 나는 오빠랑 우리 언니랑 안 어울리는 거 같고, 언니는 오빠 사랑하지도 않고, 언젠간 이런 일을 저지를 사람이었는데 왜 안 놓아주는 거예요? 괜히 귀찮아지기만 하잖아요.”  목청침은 깊게 들이 마시고 좌석에 기대어 “누가 너한테 알려준 거야? 왜 굳이 너한테 알려준 건데?”  강연연은 황급히 둘러댔다. “나도 모르죠, 저는 아예 모르는 일이에요. 저도 듣고 너무 놀라서전화한 거였고요. 그렇다고 그 사람이 거짓말 한 것도 아니고, 직접 봤잖아요? 설마 이런 일이 주작일 수 있겠어요? 언니가 임립네 새회사에 오자마자 생긴 일인데, 이상한 건 심개가 언니가 여기 온 걸 어떻게 알았을까요? 딱 답이 나오잖아요, 두 사람은 분명 연락하고 지낸 거예요.”   “제 생각엔 말해준 그 사람도 둘이 호텔로 들어가는 걸 본 거예요. 근데 그냥 내버려둘 수가 없어서 말해준 거죠. 임립한테 물어봤다 면서요? 언니가 점심시간 때 회사에서 나온 거면, 그 시간에 데이트하려던 거 같은데.. 정말 너무하네. 딱 오빠가 바쁠 때, 오빠 회사랑 멀리 떨어져 있으니까 이런거 잖아요. 만약 언니가 심개를 찾으러 가지 않은 이상 이런 일은 없었을 거예요. 설마 누가 회사에서 끌고 가기라도 했겠어요?”  목청침은 갑자기 엑셀을 밟았고, 차가 무서운 속도로 출발하자 강연연은 사색이 되어 안전벨트를 잡으며 말했다. “ 오빠 좀 천천히 가요! 제가 무슨 일이 생겨도 오빠 옆에 있을 테니까 걱정하지 마요. 오빠는 언니를 위해서 나랑 연락까지 끊었는데, 이런 짓까지 하다니, 사람이 아니네요!”  목청침은 그 순간 말을 하지 않았다. 그는 그저 분노를 해소할 방법이 필요했던 거지 옆에서 그녀가 쫑알대는 것까지 듣고 싶지 않았다.   저녁이 되고, 온연은 목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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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290장

    사랑?  그가 사랑했었다고?  온연은 그의 입에서 이런 말을 처음 들었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그가 그녀를 좋아한다고 말해주었지만, 그녀는 믿지 않았다. 하지만 진짜였다.  방 문이 쾅 하고 닫히고 나서야 그녀는 정신이 들었다. 그가 짐을 싸서 떠났다, 언제 다시 올지도 모른 채.  그가 말한 강연연에 관해 서는 믿어도 되고 안 믿으면 그만인 일이었다. 어차피 그녀는 그들이 그런 관계라고 생각했었고, 어제 그 전화로 인해 그 사실은 더 분명해졌다. 그는 그녀가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해서 똑같은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일까?  둘째 날 아침식사시간, 그녀는 심개로부터 문자 한 통을 받았다. ‘연 씨, 미안해요, 제가 귀국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일이 없었을 텐데. ‘오늘 저녁 8시에 저랑 가족들이랑 외국으로 나갈거예요. 저랑 같이 가도 되니 생각할 시간을 좀 줄게요.’   심개의 온 가족이 해외로 간다는 건 분명 목청침 때문이라는 걸 온연은 알고 있었지만 해줄수 있는 게 없었다. 그녀는 도망을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에 그 가냘픈 손가락으로 답장했다. ‘생각할 필요 없어요. 저는 안 갈 거예요. 앞으로 좋은 일만 있길 바라요. 알게 돼서 반가웠어요.’  10분 후, 심개의 답장이 왔다. ‘저도 반가웠어요, 당신은 제 인생의 최고의 행운이자 제일 큰 불행이었어요. 평생 잊지 못할거 같네요, 잘 지내요.’  최고의 행운이자 제일 큰 불행이라니.  화면 적혀진 그 글자를 보고선 온연의 눈물이 빗물처럼 쏟아졌다. 유 씨 아주머니가 그녀를 보고 놀라서 “연아 너 왜 울어? 도련님이 또 못살게 굴었어? 왜 어른이 돼서도 너 같이 어린애를 괴롭히는 거야 정말, 울지 말고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털어놔도 돼.”  온연은 고개를 저었다. 너무 속상한 나머지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지금까지 한 번도 이렇게그녀의 인생이 이렇게까지 힘든 적이 없었다. 그녀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그녀가 모든 죄를 뒤집어썼던 그날, 그녀는 그게 인생에서 제일 가슴 아픈 일이라고 생각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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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291장

    경소경은 그녀 웃겨서 말했다. “어디, 아빠라고 부르지 그래요?”  진몽요는 그를 째려보며 “꿈도 크시네요! 할 말 있으면 얼른 하세요, 제 일 방해하지 마시고요.”  경소경은 책상을 치면서 고민하더니 말했다. “좀 이따 퇴근하고 온연이랑 우리 식당 와서 밥 먹어요, 내가 살게요.”  진몽요는 그가 무슨 꿍꿍이가 있다고 생각했다. “왜요? 왜 갑자기 대가 없이 밥을 사주시는 거예요? 모든 일에는 다 대가가 따르는 것이니 이유 안 말해주시면 저희 안 갑니다!” 말을 하면서도 그녀는 침을 삼켰다. 백수완식당에 음식은 꿈에서도 그리워했기에 안 먹고 싶다면 거짓말이었다.   경고경은 그녀가 침 삼키는 걸 보고선 웃으며 말했다. “오면 알려줄게요, 얼른 전화해보세요.”  진몽요는 목소리를 낮춰 “저 핸드폰 좀 빌릴 수 있을까요? 저 요금이 다 떨어져서…”  경소경은 어리둥절했다. 그는 순간 핸드폰 요금이라는 게 어떤 건지 생각나지 않았다. 그는 핸드폰을 꺼내 몇가지를 만지작거리더니 말했다. “돈 충전했으니 본인이 직접 걸어요. 전 그만 일하러.”  진몽요는 속으로 그가 치사하다고 생각했다. 그냥 한번 빌려주면 되는 일 아닌가? 돈 충전해준 건 고마운 일이지만 빌려주기 싫어서 충전해 준 거 같아 영 찝찝했다. 게다가 충전해 준 돈을 보고 그녀는 더 놀랐다. 1000위안?! 그녀는 100위안 충전하는데도 한참을 고민했는데 말이다.  그녀는 온연에게 바로 전화를 걸었다. 온연이 전화를 받자 그녀는 “너 왜 내 문자 답장 안 해?”  전화 너머 온연의 죽어가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못 봤어.. 무슨 일이야?”  진몽요는 기쁨을 참지 못하고 “퇴근하고 나랑 백수완식당 가서 밥 먹자. 경소경이 쏜데. 뭔 생각인지는 모르겠는데, 안 먹는 거보단 낫겠지.”  온연은 그래도 똑같은 목소리로 “응.. 알겠어, 퇴근하고 택시 타고 바로 갈게, 거기서 보자.”  진몽요는 그녀의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지 못한 채 기쁜 마음으로 전화를 끊었다. 게다가 핸드폰 요금이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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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연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목청침이 저희가 이렇게 만나고, 밥까지 사주시는 걸 알면 어떻게 할까요? 제가 바람까지 피웠는데 그 사람 친구로서 저한테 못 되게 굴어야 되는 거 아닌가요?”  “그럴 필요 없는데요. 그건 두 분의 문제고, 아직 이혼 안 하셨으면 아직까지는 제 형수님이니까 잘 해드려야죠.” 경소경은 그녀가 이렇게 직접적으로 말할 줄 몰랐다. 。  진몽요는 바보가 된 거 같았다. “연아 너 무슨 소리야? 바람? 어떻게 된 거야? 나만 몰랐어? 어쩐지 오늘 이상하더라니…”  진몽요는 모르는 일을 절대 넘어가지 않는다. 그걸 안 온연은 이 일의 과정과 결과를 한번 쭉 설명했다. 진몽요는 멍해졌다. “네가 누군가에게 당했는데, 목청침이 너 안 믿어준대?”   온연은 약간 고개를 숙이며 “믿든 말든 그게 뭐가 중요하겠어? 내가 점심시간에 심개를 찾으러 간 건 사실이야. 내가 만약 안 갔더라면 이런 일도 없었겠지. 내 잘못인 거 인정해.”  경소경은 끼어들며 말했다. “이제 이 얘기 그만하죠. 맛있게 밥 먹고 같이 쇼핑가요. 오늘은 뭐든 다 제가 살게요. 너무 고마워할 필요는 없어요.”  그가 이렇게 말해도 분위기는 나아지지 않았고 밥 먹는 내내 분위기는 가라앉아 있었다. 식당에서 나온 후, 아울렛에 도착했다. 그들은 예의상 몇 가지 물건만 샀고 집에 가려 하는데, 온연이 갑자기 진몽요를 와락 안았다. “몽요야, 나 오늘 집 가기 싫어, 너네 집 가면 안 될까? 집에 사람도 없고 너무 무서워..”  경소경은 마음이 무거웠지만 잠시 자리를 피해줬다. 목 가네가 크긴 하지만, 일하는 사람과 경호원들도 그렇게 많은데 사람이 없을 수가 있나? 다 누군가가 없어서 그렇게 느껴지는 거겠지.  진몽요는 속상해서 그녀의 등을 토닥이며 “그래그래, 집에 가지 말고 나랑 있자. 무서워 하지마, 내가 항상 옆에 있을게.”   그녀들을 집에 데려다준 후, 집에 들어가는 모습까지 보고선 경소경도 집으로 향했다. 그는 핸드폰을 꺼내 목청침에게 전화를 걸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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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난치고 있던 그때, 진몽요의 시선에 익숙한 형체가 눈에 띄었다. 긴 줄 앞에, 그녀는 잘못 본 줄 알고 몇 번이나 눈을 비벼 확인하니 전지도 이곳에 전병을 사러 온 것이다. 심지어 그녀들 보다 빨리 도착해, 곧 그의 순서였다.  그녀는 다시 뒤돌아 가고 싶었지만, 온연에게 맛있는 전병과 과일을 먹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참았다. 이미 긴 줄을 섰기에 그녀는 중간에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온연도 전지를 발견했지만 진몽요만큼 참을성은 없었다. 바로 그의 앞으로 걸어가 “저희것도 대신같이 사주시면 안될까요? 줄이 너무 길어서요, 감사해요.”   전지는 그녀를 보고 조금 놀랐지만, 진몽요 쪽도 한번 보더니 말했다. “알겠어요.”  온연은 미안할게 없었다. 비록 저번에 봤을 때 안 좋은 말을 뱉었지만, 그건 다 전지 본인이자초한 일이었다.  전병을 사고 전지는 온연에게 주었다. “돈은 됐어요, 제가 산 걸로 하죠.”  온연은 전병을 받은 뒤 별 뜻 없이 물었다. “이 근처 사시는 거 아니죠? 어떻게 이렇게 멀리까지 왔어요?”  전지는 손목에 있던 시계를 보더니, “일부러 온 거예요, 갑자기 먹고 싶길래. 진몽요 것도 같이 갖다주세요.”   온연은 고개를 저으며 “직접 주세요, 그래도 몽요가 한때 잘해줬었는데 헤어졌더라도 전병 정도는 사줄 수 있지 않을까요?”  전지는 그녀의 말에 토를 달지 않고 진몽요에게 걸어가 전병을 전해주고 떠났다. 진몽요는 전병을 먹으며 한탄했다. “이 나쁜 자식, 전병 하나사주는 거 갖고 성질이나 내고, 말 한마디 없이 그렇게 던져주고 가다니. 이 누나가 예전에 아침까지 직접 해준 걸 까먹은 건가? 걔가 달리기만 안 빨랐어도 내가 발로 한 대 찼을꺼다!”  온연은 전지가 떠난 곳을 바라보며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나 보지. 그래도 이렇게 긴 줄까지 서고 전병도 대신 사서 갖다 준 거 보면 다 여자친구였으니까 해준거겠지. 그러니까 화 그만 내고 출근하자.”  진몽요는 실망했지만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척하려 눈을 크게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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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탕위엔의 안쓰러운 상태를 듣고 온연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알겠어요, 가는김에 옷도 좀 챙기고 해야 했네요.”   전화를 끊고선, 그녀는 하얀 원피스로 갈아입고선 택시 타고 목 가네로 향했다. 대문을 들어서자, 그녀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목청침이 돌아온 것이다.  이때 탕위엔이 뛰어와 그녀에 발에 달라붙었고, 눈빛이 똘망한 걸 보니 밥을 못 먹은 거 같지 않았다. 아마 유 씨 아주머니가 목청침과 마주치게 하려고 그녀를 속인 것 같았다.  집에 들어오니 아주머니는 억지로 웃었지만,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방으로 올라가 옷을 챙겼다. 목청침이 의자에 앉아 있었지만 그녀는 인사도 안 했다. 이런 상황에서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을까. 그녀는 얇은 옷이 별로 없어 캐리어 하나면 충분했다.  그녀가 캐리어를 끌고 방 문을 나설 때 그녀를 등지고 있던 목청침이 입을 열었다. “우리 아직 이혼 안 했는데, 그렇게 집이 나가고 싶나 보지?”  그녀는 최대한 평정심을 유지하며 “목 가네가 너무 커서요, 사는데 너무 불편하고 몽요네가 더 편해요. 어차피 당신도 집에 잘 안 들어오고 내 얼굴 안 보고 싶지 않아요? 필요할 때 전화하거나 문자하면 올게요, 괜히 꼴 보기 싫을 때 눈에 띄기 싫어요.”  말이 끝나고 그녀는 탕위엔을 앉고 망설임 없이 혼자 내려왔다. 캐리어와 고양이, 그녀가 가진 건 그게 전부였다.  목청침은 손에 쥐가 날 때까지 꽉 쥐었다. 불빛 아래 비친 그의 표정이 잘 보이진 않았지만 적어도 더 이상 차갑지 않았다. 그는 그녀의 발 걸음이 멀어질 때까지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진묭요의 집에 도착한 뒤, 온연은 몰래 탕위엔을 창 틀에 올려놨고, 밥그릇고 구석에 놔줬다.   진몽요는 탕위엔을 물론 좋아하지만, 강령이 동물을 안 좋아하기에 미리 그녀에게 말해두었다. “우리 엄마는 동물들을 세균이나 위생 때문에 별로 안 좋아하셔. 그래도 딱히 신경 안 써도 돼. 내 방에 두고 창틀에 공간 다 주지 뭐. 낮에 우리 없을 때는 방문만 잠궈 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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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군작은 갑자기 흥미가 떨어져 일어나 옷깃을 정리한 뒤, 바로 클럽에서 나왔다.  온 몸에 술냄새를 풍기며 예가네 저택으로 돌아온 뒤, 저택은 너무 불안할 정도로 조용했다. 그는 취했고, 술기운이 너무 올라와서 비틀거리며 위층으로 올라가며 국청곡의 이름을 불렀다.  국청곡은 자고 있다가 놀라서 깼고, 아이가 혹시라도 시끄러워서 깰까 봐 잠옷 원피스를 입고 일어나서 나와봤다. 그가 계단 입구에 앉아 인사불성이 된 걸 보고 그녀는 마음속 분노가 삭으라 들었다. “왜 이렇게 많이 마셨어요? 저녁에 그렇게 시끄럽게 하면 아이가 깰까 봐 걱정도 안돼요? 가요, 방에 가서 쉬게 내가 부축 해줄게요. 술 많이 마셨는데 속은 괜찮아요?”  그녀가 팔을 뻗어 그의 팔을 잡았을 때, 그는 갑자기 일어나서 그녀를 품에 안았고, 예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힘으로 안았다. 그녀는 살짝 발꿈치를 들었고, 그를 밀어내야 할지 계속 안고 있어야 할지 몰랐다. 그가 분명 사람을 착각한 게 아닐까? 아니면 어떻게 이렇게 평소와 다를 수 있지?  그녀가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그가 갑자기 중얼거렸다. “당신은 나중에 다른 사람을 사랑해서 갑작스럽게 나를 떠날 거예요?”  그녀는 살짝 힘으로 그를 밀어냈다. “아니요. 당신 취했어요, 그만해요. 너무 늦었어요.”  그는 그녀의 말을 듣지 않고, 그녀의 턱을 잡은 뒤 강제로 그를 보게 만들었다. “지금 나한테 왜 이렇게 성의가 없어요? 내가 당신이 싫어하는 일을 많이 했었잖아요, 그럼 날 떠날 생각 해본 적 있어요?”  그녀는 술 취한 남자를 상대하기 피곤해서 솔직하게 답했다. “있어요, 됐죠? 난 당신이 완전 체념할 때까지 기다리다가 아이를 데리고 당신을 떠날 거예요.”  그는 침묵했다. 갑작스러운 고요함은 사람을 두렵게 만들었다.  그의 차가운 눈빛을 보고 국청곡은 단호하게 대답한 걸 후회했다. “당신 술 먹고 주정부리면 나 계속 무시할 거예요.”  그는 무섭게 그녀의 입술을 덮쳤다.  그는 강제로 그녀를 안아서 안방으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9장

    목정침은 여유롭게 그를 보았다. “어디서 날 봤는데? 목가네는 절대 아닐 테고. 네 당시 그 신분으로는 목가네에 들어올 자격이 없었잖아.”  예군작은 그가 총구를 겨누는 것 같은 그의 말을 신경 쓰지 않고, 여자들을 다 쫒아 낸 뒤 두 사람만 남았을 때 말했다. “맞아, 목가네는 아니야. 우리 엄마랑 내가 살던 아파트 밑이였지.”  아파트 밑?  목정침은 자세히 회상을 했다. 전에 한번 그가 아버지를 따라서 회사에서 회의를 한 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한 아파트에 들른 적이 있었다. 아버지는 그에게 오랜 친구를 금방 만나고 올 테니 차에서 기다리라고 했었다.  그는 의구심을 갖지 않고 다른 쪽으로 생각하지 않았었다. 대충 10 여분 정도 기다렸던 것 같은데 아마 그때였던 거 같다. 생각해보니 웃겼다. 아버지는 애인을 만나러 가는 거였는데, 그는 아무것도 모르고 밑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만약 그가 미리 알았더라면 어쩌면 그 후에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이런 일들 때문에, 그는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왜 그가 그런 일을 알게 만든 걸까? 왜 그가 그런 곳에 가게 한 걸까? 아버지는 그를 완전히 바보취급 했었다…  그의 반응을 보며 예군작이 이어서 말했다. “아마 생각났겠지. 그때 나도 밑에서 놀고 있었어. 아버지가 위로 올라가는 걸 보면서, 나도 예전처럼 신나게 따라올라 가려다가 형을 봤어. 그 순간 내 두 다리는 굳어버리고 말았지. 형한테 호기심도 생기고 질투도 나면서, 처음으로 내가 사생아라는 걸 확실히 알게 됐어. 형은 외제차 안에 타고 있고, 제일 좋은 대우를 받고 있었지만, 나는 엄마랑 빛도 안 들어오는 곳에 살면서, 당당하게 아빠랑 나가 보지도 못 했어. 단 한 번도… 나랑 우리 엄마가 아파도, 아버지는 사람을 보내셔서 우리를 병원에 보내주셨지.  난 언제부터 아빠를 싫어했을까…? 거의 기억도 안 나. 근데 갑자기 싫어한 게 된 건 아니고,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감정이 쌓였어. 난 우리 엄마도 싫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8장

    국청곡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가 언제부터 자신이 같이 자주길 원했었나? 예전에는 그녀가 방에서 자는 않는 것은 물론, 집에서 자지 않더라도 그는 절대로 묻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일부러 그를 피하고 있었다. 그녀는 요즘 자꾸 그가 이상한 생각을 하는 것 같았는데, 그녀는 출산을 하고 상처부위가 아직 회복이 되지 않은 것 같아 마음에 걸렸다. 그는 절대 남은 이해해 주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회사로 가는 길, 예군작의 얼굴은 매우 어두웠지만, 아택의 얼굴엔 봄바람이 부는 것처럼 기분이 매우 좋아 보였다.  예군작은 아택이 꼴보기 싫었다. “연애라도 시작했어? 아침부터 왜 그렇게 기분이 좋아.”  아택은 정직하게 말했다. “아니요, 그냥 단순히 기분이 좋아서요. 도련님은 왜 아침부터 화가 나셨어요?”  예군작은 국청곡을 떠올리자 화가 났다. “물어보지 마, 말하기 싫어. 오늘은 일찍 퇴근하고 클럽 가서 스트레스 좀 풀자.”  아택은 황급히 말했다. “저는 못 갈 것 같습니다, 도련님 혼자 다녀오세요. 안야씨가 저녁은 집에 와서 먹으라고 해서요.”  예군작은 그의 말에서 눈치를 챘다. “오, 그렇게까지 마음을 쓰는 거야? 이제 놀러도 안 가게? 남자가 그렇게 성실해서 어따 쓰게?”  아택은 사실대로 말했다. “단지 노는 게 지겨워서지, 다른 뜻은 없습니다. 그런 곳에서는 자기자신을 잃기 마련이니 안 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예군작은 아택을 강요하지 않았고 한 사람이 떠올랐다. 그 사람은 목정침이었다. 목정침과 그런 곳에 가면 재밌지 않을까?  ......  저녁. 목정침은 접대가 있다고 말한 뒤 집에 돌아와서 밥을 먹지 않았다. 온연도 그를 매우 믿었기에 더 묻지 않았다. 만약 그가 예군작에게 끌려가서 논 걸 알게 되면 화가 나서 미쳐 버릴 테다.  목정침은 장소에 도착한 후에서야 예군작이 음란하게 놀려는 걸 알았다. 룸 안에는 야릇한 조명이 켜져 있었고, 여자들은 다리를 훤히 내놓고 여러가지 자세를 취하고 있었으며, 예군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7장

    아택은 어떤 반응을 해야 할지 몰랐다. 예전에 예가네에서 어르신 밑에서 목숨을 받쳐 일하느라 너무 힘들어서 연애를 할 시간도 없었다. 나중엔 예군작 밑에서 일을 하면서, 클럽도 다니고 여자를 만나봤지만, 진짜 연애를 하려니 그는 하지 못 했다. 그는 꼭 찌질한 사내자식처럼 어쩔 줄을 몰라했다.  그가 대꾸를 안 하자 안야는 살짝 실망했다. “대체 이유가 뭐예요? 난 진짜 모르겠어서 그래요, 우리 정상적인 부부처럼 살기로 한 거 아니었어요? 근데… 우리가 지금 부부처럼 살고 있는 게 맞아요?”  아택은 그녀와 처음 자게 되었을 때가 떠올랐고, 그때는 예군작 때문에 임무를 완성해야 한다는 느낌으로 했었다.  그의 목젖이 살짝 움직였다. “가면 되잖아요…”  안야는 그가 매우 원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고, 꼭 그녀가 강요하는 느낌이었다. 그녀는 수치스러워서 입술을 깨물었다. “당신이 싫으면 나도 강요하지 않아요. 어차피 당신도 예군작 같은 사람 밑에서 일하니까 밖에서 많이 해봤을 거 아니에요. 원래 돈 많은 남자들은 다 그렇잖아요, 나 이해해요.”  아택은 머리가 아파왔다. “아니에요, 정말 아니에요. 도련님은 다리를 그렇게 오랫동안 다치셨는데 밖에 나가서 놀 시간이 어딨었겠어요? 이미 성실해지신지 오래 되셨고, 나도 매일 그 분만 따라다니니 혼자서는 더욱 그럴 일이 없어요. 나도… 싫은 거 아니에요. 그냥 시간 좀 필요해서 그래요.”  그가 젓가락을 내려놓자 안야는 빠르게 주방을 정리했다. “당신한데 준비할 시간을 주면 언제까지 시간이 필요할지 모르잖아요. 일단 들어와요.” 그녀는 말을 끝내고 먼저 안방으로 들어갔다.  아택은 어쩔 수 없이 따라 들어갔다.  안야는 갑자기 그를 안았고, 먼저 그에게 키스를 했다.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이 느껴지자, 아택은 숨이 멎었지만 이내 그녀의 허리에 팔을 감쌌다. ……  예군작은 하루종일 일을 하고 집에 돌아왔고, 국청곡이 안방이 아닌 아이방에서 자고 있는 걸 발견했다. 아이 방은 잠겨 있어서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6장

    아택은 침을 삼켰다. “아… 그냥 궁금해서 여쭤봤습니다.”  예군작은 일어나서 시계를 보고 외투를 챙겼다. “나 혼자 운전해서 퇴근할게, 너도 들어가.”  예군작은 대답을 한 뒤, 그를 위해 사무실 문을 열어주었고, 두 사람은 회사 문 앞까지 걸어간 뒤 각자의 길을 갔다.  예군작 밑에서 이렇게 오래 일을 하면서, 아택은 여전히 그의 심리를 알 수 없었다. 그는 어르신보다 더 파악하기 힘들었고, 사람의 마음은 깊기 때문에 한 사람을 파악하지 못 한다는 건 절대적으로 두려운 일이었다.  아택이 집에 돌아왔을 때 안야는 아직 자고 있지 않았고, 그들 대신해서 신발장에서 슬리퍼를 꺼낸 뒤, 또 능숙하게 주방에 들어가 그에게 줄 요리를 했다.  그녀가 바삐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아택은 왠지 모르게 마음이 놓였다. 아무리 집에 늦게 들어가도 누군가 불을 켜 놓고, 누군가 그를 기다리고, 따뜻한 밥이 준비되어 있는 건 인생에서 가장 편안함을 주는 일이었다.  그는 평소처럼 바로 샤워를 하지 않고, 소매를 걷어 올린 뒤 주방에 들어가 그녀가 요리하는 걸 도왔다. “오늘은 애기가 말 잘 들었어요?”  안야는 고개를 끄덕였다. “말 잘 들었어요, 사실 나 혼자서도 잘 챙길 수 있는데, 아주머니는 안 써도 되지 않을까요? 그러면 매달 소비를 좀 아낄 수 있잖아요. 당신 돈 버는 것도 힘든데, 우리끼리 아껴서 살면 좋잖아요. 당신은 움직이지 말고 좀 쉬어요, 하루종일 일하느라 피곤했을 텐데 이런 건 내가 하면 돼요.”  아택은 그녀에 의해 강제로 옆으로 쫓겨나서 완전히 끼어들 수 없었다. “그런 돈은 아낄 필요없어요. 집안 일도 하고 애도 보는데 당신도 힘들겠죠. 내 일은 엄청 힘든 편은 아니에요. 평소에 대부분은 거의 한가해서요.”  안야는 고개를 돌려 그를 향해 웃었다. “안 힘들면 다행이에요. 사실 내가 봤을 때 예군작씨도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적어도 당신한테는 잘해주니까요.”  아택은 평소에 뒤에서 예군작의 얘기를 하진 않지만, 이 점은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5장

    진몽요는 억울해했다. “그러게 누가 나한테 장난치래요? 나도 순간 머리가 안 돌아가서 그런 거잖아요. 그래서 손부터 나간 거고요… 내가 잘못했어요. 나도 민망했어요, 당신 부모님이 다 봤잖아요. 지금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목구멍 밖으로 튀어나올 거 같고, 진짜 창피한 건 나라고요! 어머님 아버님이 봤을 때 내가 엄청 예의 없는 아이로 보였을 거 아니에요! 근데 내가 방금 식당 입구 봤었는데, 우리 몇 명 밖에 없었어요~”  경소경도 진짜로 화가 난 게 아니었다. 그는 그녀의 생각이 단순한 걸 알았기에, 생각이 짧은 건 정상이었다. “알겠어요, 그만 해명해요. 해명하는 건 감추려는 거고, 감추려는 건 사실이라는 거잖아요. 내가 나이를 이렇게 먹고도 참… 됐어요, 어차피 당신이 맨날 집에서 안 그러는 것도 아니니까요. 우리 엄마 아빠는 당신이 이런 사람인 거 이미 알고 있으시고, 이미 머릿속에 깊이 각인되어 있을 거예요. 이번 생에 그 인식은 달라지지 않을 거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진몽요는 호기심에 물었다. “부모님 눈에는 내가 어떤 사람인데요?”  경소경은 입꼬리를 올린 뒤 못된 웃음을 지었다. “생각이 간단하고 사지가 발달된 사람이요.”  이 간단한 한 마디는 당연히 매를 벌었다.  백수완 별장으로 돌아온 후, 진몽요는 시간이 어느정도 됐으니 강령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물었다. “엄마, 집에 들어갔어요? 어떻게 됐어요? 말 좀 해줘봐요.”  전화 너머 강령은 너무 웃어서 주름이 졌다. “난 괜찮은 거 같아. 그 분이 나한테 선물도 준비해 주셨더라고, 근데 사람이 많아서 민망해서 바로 못 주셨데, 그래서 차에서 주셨어. 그 분이 그리신 그림이었어, 그럴듯하게 도장도 찍혀 있더라고. 그 분은 짝을 찾아서 안정적으로 삶을 살고 싶다고 하시는데, 다들 알다시피 그분은 불만이 없고, 내가 마음에 든다길래, 내 의견을 물어봐서 나도 괜찮다고 했지. 그 분 얼굴이 너무 빨개지셔서 어둠속에서도 빨개지신 게 보이더라. 난 그저 그 분이랑 공통된 관심사가 없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4장

    강령은 얼굴이 빨개졌다. “네, 좋네요… 제 딸도 샤브샤브를 좋아해서요, 나중에 같이 갈게요.”  진몽요는 이 좋은 소식을 듣고, 이런 자리만 아니었다면 이미 신나게 웃었을 테다. 허영준이 샤브샤브 가게를 갖고 있는 줄은 몰랐고, 이 가게는 정말 그녀의 입맛을 저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건 그녀가 앞으로 샤브샤브를 배 터질 때까지 먹을 수 있다는 뜻인가?  허영준은 경성욱처럼 말이 많지 않아서, 식탁에서는 거의 대화가 없었다. 밥을 다 먹고 식당에서 나온 뒤, 허영준은 강령을 보며 물었다. “혼자 사시죠?”  이 말은 첫 맞선 자리에서 묻기엔 조금 이상했고, 마치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못 하는 목적이 있는 것 같았다. 진몽요는 허영준의 바른 모습을 보고 이상한 생각이 들지 않아 강령을 대신해서 대답했다. “엄마는 지금 혼자 살고 계세요. 그래서 제가 자주 보러가요, 어차피 멀지도 않으니까요.”  허영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다들 가는 방향이 다르시니, 제가 가는 길이 같아서 데려다 드리고 싶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 그러면 다들 왔다 갔다 하실 필요 없잖아요.”  그랬다. 허영준은 그저 말이 별로 없었지만 마음씨는 세심해서 이미 가는 길이 같은지 아닌지도 생각하고 있었기에 진몽요는 웃었다. “네, 그럼 부탁드릴게요, 아저씨.”  강령과 허영준이 차를 타고 멀어지자 하람은 진몽요에게 물었다. “네가 봤을 땐 어떤 거 같아?”  진몽요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경소경이 끼어들었다. “이게 이 사람 맞선도 아닌데, 이 질문을 왜 이 사람한테 하세요? 이 사람 생각은 중요하지 않죠, 어머님 마음에 드셔야 하는 거잖아요.”  하람은 그를 노려봤다. “그럼 네가 봤을 땐 어떤 것 같은데? 너희 생각도 중요하지, 아니면 왜 다같이 밥을 먹었겠어? 그럴거면 그냥 두 사람 따로 만나서 얘기 나누게 했지…”  경소경은 생각을 하다가 말했다. “사람은 괜찮은 거 같아요, 성실하고, 근데 말은 잘 못 하시네요.”  진몽요는 경소경의 피드백이 너무 일반적이라고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3장

    진몽요는 이런 일을 참고 있을 수 없어서, 경가네 공관에서 나오자마자 강령에서 살짝 얘기를 흘렸다. 강령의 태도는 사람을 본 다음에 다시 얘기해보자는 느낌이었고, 이미 한번의 실패를 통해서 조금 더 현명해졌기 때문에, 이번에는 제대로 상대를 봐야 했다.  순식간에 주말이 다가왔고, 진몽요는 원래 온연이랑 놀러 나가기로 했던 약속을 취소했다. 온연은 진몽요가 엄마에게 맞선을 주선하려는 걸 알고 의아해하지 않았다. 사람은 늘 그런 것 같았다. 나이가 젊든 많든, 다들 짝이 있어야 했다. 사람은 원래부터 무리지어 사는 동물이니 그 누구도 혼자 외롭게 살고싶어 하지 않았다.  백수완 레스토랑에 예약한 룸에 경소경은 요리를 배치한 뒤, 모든 게 준비가 다 되어 있었고, 이제 봄바람만 불어오면 됐다. 그 ‘봄바람’은 아직 오지 않았다.  강령은 잘 관리한 얼굴에 홍조를 띄웠다. “사돈, 그 분 만나 뵌 적 있으시죠? 좀 웃기실 것 같지만, 저 조금 긴장되네요. 이런 일까지 다들 출동해주시니 조금 죄송해서요.”  하람은 웃었다. “만난 적 있어요, 저희 집 사람보다 더 바르게 생겼으니 걱정 마세요. 마음이나 겉모습이나 다 이 사람보다 나으니까요.”  경성욱은 옆에서 감히 반박하진 못 했다. 그의 동문이 어디가 더 낫단 말인가? 그가 그렇게 후졌나?  사람들이 거의 30분정도 기다린 뒤, ‘봄바람’이 도착했다. 얼굴엔 비록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었지만, 여전히 젊었을 때의 풍채가 보였다.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있듯이, 경성욱의 동문은 여러 방면에서 못난 게 없었다. 젊은 사람을 사이에 있어도 경소경처럼 인기가 많았고, 이 나이를 먹었어도 여전히 잘생긴 아저씨였다.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제가 나올 때 근처에서 차가 막혀서, 마음은 급했는데 방법이 없었어서요. 제가 사죄의 의미로 이번 식사 대접하겠습니다.”  경성욱이 말수가 적은 걸 알고 분위기를 살리는 일은 다 하람이 했다. “괜찮아요 허씨, 저희가 남도 아닌데요 뭘.” 말을 하면서 그녀는 강령의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2장

    경소경은 경성욱이 아이를 안고 싶어하는 걸 알고 바로 아이를 건네주었다. “한번 보세요.”  경성욱은 기쁘게 아이를 받은 한번 살펴보았다. 사실 기저귀는 갈은지 얼마 안돼서 깨끗했다.  경소경이 한가한 걸 보자 진몽요는 그를 째려봤고 경소경은 눈물없이 울고 있었다. 그는 아이를 안기 싫은 게 아니라 기회가 없었던 거였다.  식사 시간. 아이는 유모차 안에서 분유를 먹고 있었고, 유모차는 하람 옆에 있어서 하람은 밥을 먹으면서도 아이를 놀아주었다.  진몽요는 하람은 완전 존경했다. 처음에 그녀는 하람이 아이에 대한 열정이 한 순간일 줄 알았고, 시간이 지나면 아이를 귀찮아 할 줄 알았다. 그런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그녀의 모습은 여전했고, 늘 손에서 놓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니 하람에게 아이를 맡겨서 그녀도 안심이 되었다.  갑자기, 하람은 그녀를 보며 물었다. “요즘 내가 애 보느라 사돈이랑 쇼핑할 시간도 없었고, 연락할 새도 없었는데, 넌 사돈이 혼자 계시는데 걱정 안되니?”  진몽요는 걱정이 없는 편이라,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어서 대답했다. “걱정할 게 뭐 있어요? 집에 대문 보안도 최고로 설치해 두었으니 괜찮아요. 제가 엄마 집에 가기도 해요, 시간만 있으면 가거든요.”  하람은 헛기침을 두 번 했다. “그… 사돈한테 새 짝 찾아드릴 생각은 없어? 너도 이제 시집왔고, 사돈도 계속 혼자 계시면 심심하시잖아, 나중에 나이 들었을 때 짝이 있으면 좋잖아. 지금은 비록 젊으셔서 마음대로 노실 수 있어도 혼자면 있으면 외롭기 마련이니까…”  중매하는 일은 하람도 처음이라 어떻게 얘기를 꺼내야 할지 몰랐고, 진몽요가 신경쓸까 봐 더 걱정했다.  진몽요는 그제서야 하람의 뜻을 이해하고 문득 깨달아서 말했다. “아아아… 그 일은 저도 생각 했었어요. 엄마도 예전에 스스로 노력해보셨는데, 적절한 사람을 못 찾았어요, 다 이상하고 못 미더운 사람들이었거든요. 저도 지금은 거기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어서, 제가 생각을 많이 못 해드린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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