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입가를 핥은 뒤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아택, 차 준비해, 나랑 목가네 좀 들리자.” 그는 이 계약을 꼭 따낼 셈이었다. 아택은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았다. “도련님, 그러니까… 목가네 그룹에 목정침씨를 찾으러 간다는 말씀이신가요? 예전에 그 분을 숨어 다니시던 거 아니었나요? 왜 이제 제 발로 찾아가시는 거죠?” 예군작은 사악하게 웃었다. “예전에는 걸리는 게 있었는데, 이젠 무섭지 않으니까 숨어다닐 필요가 없어졌어. 가자.” 아택은 품에 있는 아이를 보았다. “아가씨도 데려갈까요? 좀 그렇겠죠?” 예군작은 손을 저었다. “괜찮아, 데려가자. 어차피 안 데려가면 어디 둘 곳도 없잖아.” 목가네 그룹에 도착한 후, 미리 예약하지 않아서 당연히 그는 제지를 당했다. 그는 짜증내지 않고 목정침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 지금 그쪽 회사 문 앞에 있는데, 나 안 만날 거 확실해? 듣기로는 최근에 형수가 집에 없다 던데, 회사에 일주일 휴가 냈다고 들었…” 그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전화 너머 목정침이 폭발했다. “쓸데없는 얘기 그만하고, 할 말 있으면 쳐 올라와서 말 해.” 전화가 끊긴 뒤, 문 앞에 있던 경비는 바로 예군작을 들여보내 주었다. 아택은 놀라서 눈이 휘둥그레졌다. 목정침이 이렇게 쉽게 타협할 수 있는 사람이었나? 엘리베이터에 들어간 후, 왠지 모르게 아이가 칭얼대며 울기 시작했다. 아택은 달래지 못 해서 급해진 마음에 얼굴이 다 빨개졌다. 예군작은 아이를 건네받고 작은 목소리로 달랬다. “울지 마, 아빠 지금 일하러 왔잖아.” 46층에 도착한 뒤, 엘리베이터에서 나오자 데이비드는 먼저 말을 건네려고 했으나, 예군작의 차가운 눈빛에 말을 삼켰고 데이비드는 억울하게 자기 자리에 앉았다. 신발을 안 갈아 신을 거면 안 살아 신는 거지 왜 굳이 그를 째려봐야 했을까? 규칙은 그가 정한 것이 아니니 깡이 있으면 목정침을 째려보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예군작은 문을 두들기지 않았고, 아이를 안고 있어서 손도 없으니 발
예군작은 목정침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알았기에 웃었다. “허허, 난 그냥 온연씨가 제도에 없는 걸 알 뿐이야. 형도 내 일거수일투족을 주의하고 있지 않았나? 피차일반이지.” 이 말은 맞는 말이었다. 원래 둘은 서로를 감시하고 있었다. 목정침은 부정하지 않고, 그를 상대하기가 귀찮아 계속해서 손에 있는 문서를 보았다. 그런데 아이 울음소리가 너무 커서 그는 집중을 할 수가 없어 약간 짜증이 났다. “애 좀 달랠 수 없어? 진짜 너 같은 사람도 아빠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상상도 못 했네, 하늘은 보는 눈도 없으신가.” 예군작은 미간을 찌푸렸다. “사람을 그런 식으로 욕하면 안되지, 내가 어디가 안 어울린다고 그래? 어울리든 안 어울리든 이게 이미 현실이야, 형이 뭐라고 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라고. 형도 아빠가 됐잖아? 애는 왜 우는 거야? 달래 봤는데 계속 울어.” 목정침은 그에게 좋은 감정이 전혀 없었지만, 아이가 목이 쉴 정도로 울자 알려주었다. “배고픈 거 아닌지 봐봐, 그게 아니면 기저귀에 싼 거니까 갈아 줘야해. 이정도도 모르면서 왜 데리고 나온 거야? 이렇게 작은 아이를 감히 데리고 나오다니, 애가 네 손에 클 수 있는 것도 기적이다 참.” 예군작은 아이를 소파 위에 올려놓고 기저귀를 열어봤다. “오, 진짜 쉬 쌌네. 불편했구나, 아빠가 지금 기저귀 갈아줄게.” 목정침은 견딜 수 없었다. “여기서 이러지 말아줄래?” 예군작은 망설이지 않고 말했다. “안돼. 내가 까먹은 게 있는데, 나 기저귀 갈 줄 몰라, 형은 알지? 자, 와서 좀 도와줘. 우리끼리는 원한이 있지만 아이랑은 원한이 없잖아. 따지고 보면 얘 형 조카야.” 목정침은 바로 그 자리에서 손에 있던 계약서를 꾸겼고, 당장이라도 예군작을 산 채로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었다. “너 지금 일부러 나 불쾌하게 만들려고 하는 거지? 넌 아무것도 못 하면서 애를 왜 데리고 나온 건데? 너 내가 딱 말하는데, 계약은 절대 안 해 줄 거야! 네가 아무리 말해도 소용없어!” 예
계약서를 다 쓴 뒤 아이의 기저귀를 갈아주고 예군작은 더 머물지 않고 떠났다. 단지 이 사단으로 인해 목정침은 한동안 심란해져 있었다. 데이비드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정말 예가네와 협력하실 건가요? 이러면 위험요소가 너무 크지 않을까요? 저 분이 제도에 오신 뒤로 계속 저희랑 대립하고, 땅도 몇 번이나 뺏겼었잖아요. 저는 저 분께서 좋은 의도가 없으실 까봐 걱정이에요.” 목정침은 한숨을 쉬었다. “나한테 다 계획이 있어, 우선 이렇게 하자.” 차에 돌아온 뒤, 예군작은 딱 봐도 기분이 좋아 보였다. 아택은 왠지 그가 기뻐하기엔 이르다고 생각했다. “도련님, 목가네에서 다른 운송업체를 찾을까 봐 걱정 안되시나요? 단독 업체 계약을 맺은 것도 아닌데, 이러면 괜히 계약한 거 아닌가요?” 예군작은 전혀 이 점을 걱정하지 않았다. “봐야지, 어떤 업체가 죽고 싶어서 내 먹이를 뺏을 건지. 너가 생각한 건 나도 이미 생각했어. 가자.” 그는 이때 국청곡과 진몽요가 같이 있는지 몰랐다. 마침 점심시간이었고, 두 여자는 식당에서 어떤 음식이 맛있을지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대화는 잘 통했지만, 단지 가끔씩 서로 눈빛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염탐했다. 주문을 마친 후, 진몽요가 물었다. “딸은요? 집에 두고 나오면 마음을 놓을 수 있어요?” 국청곡은 아무렇지 않게 미소를 지었다. “군작씨가 회사에 데리고 갔어요. 그 사람은 딸을 저보다 좋아하거든요. 딸이 아빠의 전생의 애인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이 말이 어쩌면 진짜일지도 몰라요.” 진몽요는 국청곡 말에 왠지 가시가 느껴져서 말했다. “어떻게 청곡씨보다 딸을 더 좋아할 수 있어요? 그 사람을 사랑하면 그 사람의 모든 걸 다 같이 사랑하듯이, 청곡씨를 좋아하기 때문에 딸을 좋아하는 거예요. 아이는 두 사람의 사랑의 결실인데 왜 그렇게 생각해요? 맞죠?” 국청곡은 찻잔을 들어 차를 한 모금 마셨다. “그럴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제가 봤을 때 군작씨는 속에 다른 사람을 품고 있는 것 같아요. 저
국청곡은 살짝 눈시울이 붉어졌다. “저도 알아요, 느껴지거든요, 그래서 몽요씨를 미워할 수없어요. 하지만 몽요씨를 잊지 못 하는 그 사람을 난 또 어떻게 해야 되는 거죠? 그 사람이 자신의 목숨이 위험해질 걸 생각도 안 하고 몽요씨를 구했을 때, 난 내가 완전히 졌다는 걸 알았어요. 어차피 할아버지도 돌아가셨으니 그냥 말할게요. 몽요씨를 해치려던 사람은 할아버지였어요. 할아버지는 예군작씨가 진심으로 절 대해주길 바랐고, 예가네를 일으키길 바라셨죠. 근데 몽요씨가 걸림돌이 될까 봐 그런 결정을 내리셨어요. 그때 할아버지 말고 이 일을 아는 사람은 저 밖에 없었고요. 저는 이걸로 인해 몽요씨가 다치는 게 싫었어요, 예군작씨한테도 영향이 갈 테니까요. 그래서 그 사람한테 말했죠. 근데 몽요씨를 구하기 위해서… 그럴 줄은 몰랐어요. 사고가 난 뒤로 한참동안 저는 두 다리가 불편해진 그 사람을 돌봤고, 몽요씨를 위해서 그랬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팠을 뿐이에요…” 진몽요는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녀는 사건의 경위가 이런 줄 몰랐었고, 예군작이 자신을 구해준 일에 대해서는 그녀도 감동을 받았었다. 그녀는 늘 예군작처럼 이기적인 사람이 잘못을 만회하고 싶다고 말하면, 자신의 마음을 편하게 하기 위해서 그런 줄 알았는데, 그는 왜 그렇게 했을까? 목숨을 던진 건… 되려 이기적으로 보이지 않았다.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그녀는 위로했다. “청곡씨, 속상해 말아요. 그건 그 사람이 저한테 빚진 것 때문이었어요. 그렇게 했기 때문에 저희 사이엔 이제 더 이상 남은 빚이 없고요.” 국청곡은 의심스럽게 그녀를 보았다. “빚졌다고요? 그 사람이 과거에 대체 몽요씨한테 얼마나 빚진 거죠? 두 사람의 과거는… 어땠나요? 저 알고 싶은데, 말해줄 수 있어요?” 그렇게 아픈 상처를 진몽요는 아무렇지 않게 들춰내고 싶지 않아 되물었다. “만약 예군작씨가 원래의 예군작씨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어도, 사랑할 수 있어요?” 국청곡은 눈을 깔고, 망설인 뒤 말했다. “내가 사랑하는
이때 직원이 요리를 가져왔고, 국청곡은 고개를 끄덕였다. “식사하세요, 오후에 출근하셔야하죠? 밥 먹고 가서 일 보세요, 저는 군작씨 만나러 회사에 가보려고요. 앞으로 저희가 친구처럼 지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진몽요는 털털하게 웃었다. “당연하죠, 저희는 늘 친구였어요, 이제 다 털어놨으니까 됐죠. 저는 생각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서 이런저런 생각하면서 타인을 나쁘게 생각하지 않아요.” 밥을 다 먹은 뒤, 두 사람은 헤어졌고 국청곡은 차를 타고 예가네 그룹으로 향했다. 나올 때만해도 그녀는 어두운 얼굴이었고, 온몸에 부정적인 에너지를 풍기고 있었지만, 지금은 사람이 전체적으로 빛이 내뿜고 있었다. 아침에 예군작과 싸운 일에 대해서 그녀는 살짝 죄책감이 느껴져 디저트를 사왔다. 예군작이 디저트를 좋아하는지 모르지만, 그녀는 달달한 음식이 사람 기분을 좋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사무실에 들어갔을 때, 아택은 아이가 자는 걸 지키고 있었고, 예군작은 일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앞으로 다가가서 디저트를 내려놓았다. “아택씨, 디저트 사왔으니까 군작씨랑 같이 먹어요. 아이가 여기 있으면 저 사람 일하는데 방해되죠? 내가 이따가 애기 데려갈게요, 두 사람 일 봐요.” 오랜만에 기분이 좋아진 국청곡을 보고 아택은 벙쪘다. “어… 네, 감사합니다 사모님.” 국청곡은 웃었다. 그녀는 아이를 잠깐 보다가 또 예군작을 바라봤다. 예군작도 그녀를 보고 있었고, 두 눈이 마주친 그 2초 사이에 예군작은 시선을 돌렸다. “난 디저트 안 먹어요, 아택 너 먹어, 다 못 먹으면 집에 가져가고.” 국청곡은 살짝 실망했다가 진몽요가 했던 말이 생각나서 그녀는 디저트 하나를 꺼내 예군작 앞에 놔주었다. “먹어봐요, 이 집 디저트 맛있어요, 안 좋아해도 괜찮으니까 맛만 봐요. 이런 맛이 좋아질 수도 있잖아요?” 예군작은 인상을 찌푸리고 한 입 맛을 봤다. “그러네요, 맛은 나쁘지 않아요, 됐죠? 할 일 없으면 애 데리고 집에 가요.” 그녀는 머뭇거리지
그의 대답을 들은 뒤, 국청곡은 자리를 떠났다. 그녀가 가자마자 아택과 예군작 두 사람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둘 다 국청곡이 약을 잘못 먹었다고 생각했고 아택은 헛기침을 두 번 했다. “어쩌면 사모님께서 생각이 트이셨나 봐요, 우울한 방향으로 빠지지 않으셔서 다행이네요. 여자들이 다 원래 이래요, 태도가 바뀌는 속도가 종이 한 장 넘기듯이 빠르죠.” 예군작은 의심스럽게 물었다. “너네 집사람도 이래? 그럼 너는 왜 아직까지 미치지 않은 거야?” 아택은 정색하며 말했다. “아니요, 안야씨는 괜찮아요. 성격이 엄청 좋아서 저랑 싸우려고 하지 않아요. 저희는 지금까지 싸운 적도 없고요.” 예군작은 투덜거렸다. “됐어, 칭찬 그만 해. 난 국청곡씨한테 요구가 높지 않아, 나랑 이유 없이 싸우지만 않으면 돼. 난 여자들이 이유 없이 시비 거는 걸 못 견디거든. 그리고, 너 앞으로 매일 나 저택에 데려다 준 다음엔 네 집에 가서 자. 지금은 예전이랑 다르잖아. 너도 가정이 있고 아내가 있으니, 매일 내 곁만 맴돌면, 내가 너무 인성이 나빠 보일 것 같아서.” 아택은 벙쪘다가 안도하며 웃었다. “네.” 이건 예군작이 그에 대해서 완전히 경계심을 내려 놨다는 것과 같았다. 아마 어르신이 이미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위협받을 게 없으니 자연스럽게 경계심을 내려놓은 듯했다. 오후, 목정침은 회사에서 비교적 일찍 나왔다. 왜냐면 온연이 없어서 저녁에 콩알이를 봐줄 사람이 없으니 그가 직접 나서야 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그는 온연에게 영상통화를 걸었고, 전화 너머 온연은 디저트 가게 때문에 바쁘게 놀아 다니고 있었다. 가게는 위치를 바꾸고 새로 개업하는 걸로 확정했고, 새 주소를 고르고 있는 단계였다. 그는 말이 많지 않아서 자주 전화를 연결 해놓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온연은 그의 성격을 알아서 자신의 일을 하면서 가끔씩만 대화를 나눴다. 목가네로 돌아온 후, 콩알이의 목소리가 핸드폰을 통해 온연의 귀로 들어왔고, 온
온연은 웃으면서 영상통화를 끊었고, 남겨진 목정침과 울고 있는 콩알이는 서로 눈을 마주치며 두 부자는 꼭 버림받은 불쌍한 아이들이 서로에게 의지하는 느낌이 들었다. 한편, 예군작은 저택으로 돌아왔다. 음식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국청곡은 앞치마까지 맨 걸 보니 직접 요리를 한 것 같았다. 예군작과 아택이 돌아온 걸 보자 그녀는 웃으며 맞이했다. “얼른 손 씻고 와서 밥 먹어요. 오늘 식사는 내가 직접 만들었으니 맛이 어떤지 먹어봐요. 아택씨도 같이 와서 먹어요.” 직접 요리를 했다고?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던 국가네 아가씨 맞나? 예군작은 인상을 찌푸리고 말을 하지 않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아택은 얼른 말했다. “그… 사모님, 저는 그냥 집에 가서 먹을 게요. 저 앞으로 저녁에 이곳에 살지 않을 거라서 먼저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국청곡은 막지 않았다. “알았어요, 그럼 먼저 가봐요. 안야씨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지 말고요. 집에서 사는 것도 편하고 좋겠네요.” 식탁 위, 국청곡은 계속 예군작에게 음식을 집어주었고, 모든 음식은 다 맵지 않으면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간이 살짝 센 요리들이었다. 그녀는 진몽요에게 물었었다. 예군작은 담백한 걸 좋아해서 홍콩음식을 좋아한다는 걸 듣고, 그녀는 노력해서 배우고 있었다. 예군작은 이런 분위기가 딱 봐도 불편해 보였다. “집에 가정부가 있는데, 왜 굳이 직접했어요? 애만 잘 보면 돼요, 당신한테 다른 거 안 바라요.” 국청곡은 입가에 미소가 살짝 굳었지만 바로 말했다. “당신 눈에는 내가 온실 속에 화초 같은 여자라서, 하나도 잘하는 게 없어 보이죠? 난 아이 데리고 있는 거 말고 회사 관리도 할 줄 알고, 집안일이나 회사 일이나, 다 당신 도와줄 수 있어요. 나 한가하게 두지 말아요, 난 한가한 거 싫어해요. 해성에는 나랑 같이 매일 차 마셔줄 친구들도 있지만, 여기에는 진몽요씨 말고 다른 친구가 없어요.” 진몽요를 언급하자 예군작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친구요? 둘이 언제
예군작은 옅게 숨을 들이마셨다. “당신은 생각이 너무 많아요. 결혼해서 아이를 낳은 건 나니까, 예군작이어도 좋고, 전지여도 상관없어요. 어차피 다 나잖아요. 우리 결혼이 유효하지 못할 것도 없죠.” 국청곡의 마음은 처음으로 안정감을 느꼈고, 버림받지만 않는다면 그녀는 천천히 기다릴 수 있었다. ...... 온연은 일주일이 될 때까지 기다리다가 제도에 돌아오지 않고, 5일차에 돌아왔다. 원래는 할 일이 많았지만 마음 속에 콩알이가 계속 생각나서 어쩔 수 없이 란샹에게 맡겼다. 란샹은 낮에 시간이 있어서 외관 인테리어 하는 걸 봐줄 수 있었고, 인테리어 방안은 다 그녀가 구성한 게 있었기에, 디테일한 것들도 다 계획되어 있었다. 목가네로 돌아왔을 땐, 이미 새벽이었다. 목정침과 콩알이는 모두 자고 있었고, 그녀는 조심스럽게 캐리어를 정리한 뒤 샤워를 하고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원래 쥐도 새도 모르게 들어온 줄 알았으나, 그녀가 눕자마자 목정침이 그녀를 안았다. “왜 말도 없이 돌아온 거야? 게다가 이렇게 늦은 새벽에 혼자 오면 내가 마음이 놓이겠어? 낮에 비행기표가 없는 것도 아니었잖아.” 그녀는 작게 말했다. “이 시간대 표가 제일 싸서요. 어차피 오늘 돌아왔어야 했으니 낮이든 밤이든 다 상관없었어요. 돈 좀 아끼면 좋잖아요.” 목정침은 더 크게 화를 냈다. “그 돈 좀 아끼려고 그랬다고? 누가 너 보고 돈 아끼래? 그런 버릇 좀 고칠 수 없어? 너한테 그 정도 돈이 없는 것도 아니잖아.” 긴 여정에 너무 피곤했던 온연은 그의 잔소리를 듣기 싫어서 쉬지 않는 그의 입을 막았다. “알겠으니까 얼른 자요. 할 얘기 있으면 내일 해요, 눈도 제대로 못 뜨겠어요.” 그녀는 편히 잠에 들었지만, 목정침은 그녀의 인기척에 잠이 깼었어서 다시 잠에 들 수 없었다. 원래는 그녀가 너무 보고 싶었지만, 아무것도 안 하고 이렇게 끝이 나버리니, 그는 남은 긴 밤을 눈을 뜨고 지새워야 했다… 다음 날은 주말이었다. 두 사람은 같이 11시가 될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