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303장

Author: 레몬맛 고양이
last update Last Updated: 2023-03-27 17:00:10
아택은 고개를 끄덕였고, 예가네 차가 멀어지는 걸 보며 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예전에는 혼자였으니 어떤 것에 대한 그리움이 없었으나, 아이가 생긴 후로 그는 어딜가든 다 마음 속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집이 있다는 느낌은 참 좋았다. 언제든 상관없이 집에 그가 돌아오길 바라는 사람이 기다리고 있고, 집에 도착하기도 전에, 그의 머릿속에는 안야가 아이를 안고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런 느낌은 참 안정적이고 마음이 놓였다.

  하지만 이번에 돌아올 땐 그는 그녀가 바보같이 새벽까지 그를 기다리고 있을까 봐 걱정되어 미리 안야에게 말하지 않았다.

  집에 도착한 후, 그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갔고, 안방에 들어가서 갈아입을 옷을 챙긴 뒤 욕실로 들어갔다. 몸에 더러운 걸 씻어내야 아이한테 가까이 갈 수 있으니 말이다.

  샤워를 마치고, 그는 망설이다가 안야와 아이가 자고 있는 안방에 들어갔다. 지금까지 그와 안야는 여전히 각방을 썼다. 어차피 그가 자주 집에 오지도 않으니 말이다. 어둠속에서 잠에 든 아이를 보며 그는 부드럽게 웃었고, 아이의 작은 손을 잡고 아쉬워하며 놓아주지 못 했다.

  침대 맡에 있는 스탠드가 갑자기 켜졌고 안야가 일어나 앉았다. “아택씨, 왔어요? 왜 미리 말 안 했어요? 밥은 먹었어요? 뭐 좀 해줄까요?”

  아택은 허리를 펴고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나 배 안 고파요, 배고프면 아주머니한테 부탁할 테니까 뭐든지 당신이 할 필요 없어요. 그동안 집에 무슨 일 없었죠? 돈은 충분했어요?”

  안야는 얼른 말했다. “별 일 없었어요, 돈도 충분했고요. 다음 달은 돈 안 줘도 돼요, 당장 있는 돈으로 아주머니 월급 주고도 남아요. 내가 돈 많이 쓰는 편도 아니라 매달마다 쓰고도 남아요. 당신이 왔으니… 예군작씨도 왔겠죠?”

  아택은 아무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이번에 예군작이 제도로 돌아왔다는 건 어쩌면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닐지도 모른다. 왜냐면 예가네 어르신이 또 입원을 했으니 말이다.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04화

    말이 여기까지 나왔으니 아택은 이제 물러날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그는 속으로 여전히 망설였고, 안야가 생각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 걸까 봐 두려웠다. “아니면… 다시 생각해 보는 거 어때요? 나도 잘 생각해볼 게요. 내일 아침에 각자의 대답을 말해보자고요.”  안야는 이미 생각이 끝났고, 몇 날 며칠을 생각해 왔다. “알겠어요, 내 결정은 바뀌지 않아요. 내일 당신이 줄 답변 기다릴게요.”  다음 날 아침, 안야는 일찍 일어나서 아침 밥을 차렸다. 평소에는 아주머니가 밥을 하지만, 오늘은 아택이 오랜만에 집에 왔으니 그녀가 직접 하고 싶었다.  아주머니는 아이를 안고 그녀가 바쁘게 일하는 걸 보며 칭찬했다. “사모님, 손이 진짜 빠르시네요. 선생님은 무슨 일 하세요? 자주 집에 안 계시길래요. 아이가 태어난 뒤로 집에 별로 안 있으시던데, 아이가 아빠랑 친하지 않을까봐 해서요.”  안야는 아택의 직업을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 대충 돌려서 설명했다. “그 사람은… 직업 특성상 출장을 자주 가요, 다 가정을 위해서 그런 거니까 전 이해할 수 있어요. 나중에 아이가 크면 아빠랑 친해질 거예요.”  아주머니는 부러워하는 눈빛이었다. “선싱냄께서 이렇게 마음씨가 착하신 아내분을 두셔서 마음 편히 밖에서 일하시나 봐요. 선생님 같은 나이의 남자들은 책임감이 많이 없거든요, 저는 여자들한테 기대서 살 거나 부모한테 빌붙어 남자들을 많이 봤어서요. 사모님은 좋은 분 만나셨네요.”  안야는 다른 사람이 아택 칭찬하는 걸 좋아했다. 매번 이런 칭찬을 들을 때마다, 그녀는 속으로 매우 만족스러워 했고, 유일하게 만족하지 못 한 건 그녀와 아택이 정상적인 부부 같지 않다는 거였다.  어제 너무 늦게 돌아와서 아택은 9시가 넘어서 일어났고 안야는 그에게 새로운 칫솔을 꺼내주었다. “얼른 씻고 와서 밥 먹어요, 아침 준비 다 됐어요.”  아택은 그녀의 안색을 보며 어젯 밤 답변을 주기로 한 일이 생각났다. “나… 생각 다 됐어요.”  안야는 그의 답변을 계속 기다렸

    Last Updated : 2023-03-28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05장

    안야는 고개를 저었다. “난 이미 여러 번 잘못된 결정을 했었어요. 이번엔 내 자신에게 어떠한 여지도 남기지 않았고, 이미 생각도 확실하게 했어요. 아택씨, 고마워요. 나에게 빠져나갈 수 있는 마련해줬으니 나도 당신에게 똑같이 해줄게요. 어느 날 당신이 질리면 내가 떠날게요. 당신의 모든 건 다 가져가지 않을거고요.”  두 사람은 서로의 마지막 답변을 줬고, 안야의 불안했던 마음도 드디어 안정이 되었다.  한편, 예가네 개인 저택.  예군작은 어르신의 방에서 조용히 앉아 있었고, 손 옆엔 어르신이 아끼던 예군작의 사진이 있었다. 그게 진짜 예군작이었고, 가짜인 그가 아니었다.  그는 어르신이 낮에는 거의 움직이지 않고 심심할 때마다 사진을 계속 보는 걸 알았다.  지금 어르신은 병원에 있었고, 병원은 제도에 있었다. 증세가 심각해서 해성에 돌아가서 치료할 겨를도 없었고, 어쩔 수 없이 급하게 해성에 있는 개인 의사를 불러와서 옆에서 보살펴 주게 했다. 그는 자신이 완전히 예가네를 손에 넣을 수 있을지 말지는 이번에 봐야한다는 걸 알았다. 만약 어르신이 이번에 다시 일어서면, 그는 몇 년은 더 기다려야 할 수도 있었고, 만약 어르신이 죽는다면, 그를 다시는 구속할 사람이 없었다…  그는 원래 단호하게 결정을 내릴 수 있었으나, 또 왠지 모르게 망설여졌다.  집착이 심한 이 노인네는 사실상 그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고, 사이도 안 좋았었는데, 그는 자신이 왜 망설이는지 알 수 없었다. 양심 때문인가?   이 단어를 떠올리니, 그는 자신이 어처구니가 없다고 생각했고, 그 웃음은 옆에 있는 사람이 봤을 땐 무서워 보였다.  옆에 있던 경호원은 차가운 공기를 마시고 흔들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도련님… 어르신 병문안 가시겠습니까? 차는 이미 준비해 뒀습니다.”  예군작은 그 자신을 침대 위에 뒤집어 둔 위 일어나서 말했다. “가자.”  병원으로 가는 길, 그는 많은 건강식품을 샀고, 자신에게 이건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행동일 뿐이라고 말하고

    Last Updated : 2023-03-28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06장

    그가 멀어지는 걸 보고, 개인의사는 안도하며 병실로 들어갔다. 어르신은 깨어 있었고, 방금 예군작과 의사가 한 대화를 그를 하나도 안 빼고 다 들었다.  개인 의사는 예군작이 가져온 물건을 서랍 위에 두었다. “도련님이 사오신 음식들은 다 드셔도 되세요, 드시면 안되는 게 없더라고요. 도련님이 이렇게 쉽게 가셔서, 어르신이 말씀하신 것처럼 무섭진 않았어요…”  어르신은 물건들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그건 선생님이 걔를 몰라서 그래요. 이번에 온 건 분명 그냥 상황을 살피려고 온 거겠죠, 내가 얼마나 버티나 보려고요. 내 증상이 좋아질 거 같은 기회가 보이면, 분명 내 숨통을 끊을 방법을 찾겠죠. 사실대로 말해주세요, 지금 제 상황 어떤가요?”  의사는 한숨을 쉬었다. “제가 최대한 노력하면 3개월 정도 더 버티게 도와 드릴 수 있습니다. 3개월이 지나면 어떻게 될지는 장담은 못 해드려요. 이 정도 시간이면 아마 급하실 건 없으실 것 같네요.”  어르신은 웃었다. “그렇게 되길 바라야죠… 제 병이 좀 나아지면, 마지막엔 병원에 안 묶여 있고 나가서 바깥 햇빛도 보고 싶어요. 퇴원하고 나서는 해성으로 보내주세요. 뭐든지 제자리로 돌아가야 하는 법이니, 저도 제가 있던 곳으로 돌아가야죠. 걔가 만약 양심이 있다면 제가 이 과정을 다 걸어나갈 수 있게 해주겠죠. 그런데 손자가 태어날 때까지 버틸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  예가네 어르신이 해성으로 돌아간다는 소식은 빠르게 경소경과 목정침의 귀로 들어갔다. 이번에 예가네 어르신은 정말 얼마 못 살지도 모른다. 사람은 늙으면 늘 이런식이다. 살 수 있는 날까지 사는 거고, 정해진 날짜가 없었다.  예군작은 어르신과 함께 해성으로 돌아갔다. 자신에게 3개월이라는 시간이 주어진 걸 알고, 어르신도 더 이상 두려울 게 없었다. 예군작이 아무리 인내심이 없어도 3개월도 못 기다리진 않을 테니 말이다.  경소경은 예군작이 전지라는 사실을 더 오래 못 숨길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예가네 어르신의

    Last Updated : 2023-03-29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07장

    국청곡은 할아버지의 확신하는 눈빛을 보고, 할아버지가 분명 방법을 남겨뒀다고 생각해서 안심했다.  그녀는 할아버지가 아쉬움을 남긴 채 떠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 대담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할아버지, 아니면… 2달 지나면 제가 수술해서 아이를 일찍 낳을 수 있으니 그렇게 할게요, 그럼 할아버지께서도 아쉬움이 안 남으실 것 같아서요. 그때부터 출산 예정기간까지 조금 남긴하더라도 큰 영향은 없을 거예요.”  어르신의 표정이 진지해졌다. “그럼 되겠어? 내가 아쉬워한다고 해서 아이를 미리 낳는다니, 엄마 뱃속에서 크는 게 제일 좋은 거니까, 그러지 마, 난 그냥 말이 그렇다는 거야. 청곡아, 넌 너무 철이 들었어. 너무 철이 든 여자한테는 쉽게 소홀해질 수 있어. 남자들은 약간은 거친 여자들을 좋아해.”  국청곡은 자신을 비웃듯이 웃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 말로는 다 한 남자가 한 여자를 좋아할 때, 그 여자가 어떻든 다 아껴줄 수 있다고 했어요. 하지만 남자가 여자를 좋아하지 않으면, 그 여자가 아무리 잘해도 다 잘못됐다고 생각하겠죠. 그 사람이 절 사랑하지 않는데, 철이 안 들 수가 없잖아요? 제가 철이 들었으니 지금까지 참아준 거겠죠.”  어르신은 또 한숨을 쉬었고, 힘이 다 빠진 느낌이었다. 국청곡은 그런 그를 부축해서 눕혔다. ”할아버지, 쉬세요, 저는 그럼 더 방해 안 할게요.”  ......  목가네.  경소경은 갑자기 늦은 밤에 찾아왔고, 온연은 목정침이 일어나는 소리에 놀라서 깼다. “어디가요?”  목정침이 대답했다. “소경이가 왔어, 볼 일 있다고. 더 자.”  그녀는 잠이 살짝 달아났다. “이 새벽에 온 거면 급한 일 있는 거 아니에요? 나도 같이 가서 무슨 일인지 들을래요, 혼자 왔데요? 몽요는 안 오고요?”  목정침은 고개를 끄덕였고, 두 사람은 함께 내려갔다. 경소경은 이미 거실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딱 봐도 표정이 심란하고 안 좋아 보였다.  온연은 대략적으로 무슨 일인지 추측할 수 있었다. 그녀는 두 남자에게 물

    Last Updated : 2023-03-29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08장

    온연도 목정침의 생각에 동의했다. 예전에는 다들 숨길 수 있을 때까지 숨길 생각이었다. 왜냐면 그때는 진몽요가 임신중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망설일 게 없으니 미리 말하는 게 나았다.  경소경도 목정침의 제안에 동의하는 듯 보였지만 망설였다. “그럼 이 얘기는 누가 해? 어차피 난 못 하겠어… 아니면 온연씨가 하실래요? 몽요씨랑 사이도 제일 좋고 그 사람 성격도 잘 알잖아요.”  온연은 거절했다. “두 사람이 부부니까 소경씨가 말하는 게 제일 좋죠. 여자 달래는 법에 일가견 있잖아요? 저도 지금까지 같이 숨겼으니 걔가 화낼까 봐 무서워요. 소경씨가 하세요, 저한테 다 떠넘기지 마시고요.”  목정침은 서로 미루는 걸 보며 말했다. “됐어, 정 안되면 그냥 다 같이 말해, 아무도 피할 생각 말고.”  경소경은 의심스럽게 그를 보았다. “다같이에 너도 포함된 거야?”  목정침은 내키지 않았지만 친구를 위해 내려놨다. “나도 포함시킬게, 됐지? 자 이제 대책을 세웠으니 잠이나 자자. 토요일에 다같이 밥 먹는다고 하고 여기로 데려와.”  경소경은 걱정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그럼 나 가 볼게, 더 늦으면 내가 집에 없는 거 들킬지도 몰라. 우리 다같이 문제에 직면하기로 얘기된 거니까, 그때 가서 입 닫고 있으면서 나 혼자 다 뒤집어쓰게 만들지 마. 그럼 나 진짜 무서울 거 같아… 이번만 넘기면 진짜 그 다음부턴 너희가 시키는 거 다 할 게!”  온연은 울지도 웃지도 못 했다. “누가 뭘 시킨다고 그래요? 됐어요, 토요일에 얘기해요. 너무 마음고생 하지 말고 잠 잘 주무세요. 다크서클이 너무 내려와서 거의 팬더랑 맘 먹겠어요.”  경소경은 자신이 새벽에 몰래 나온 줄 알았으나, 백수완 별장에 돌아간 뒤 문을 들어서자 마자 진몽요 때문에 놀라서 기절할 뻔했다. 그녀는 머리를 푸르고 하얀 잠옷 원피스를 입은 채 계단 앞에 서서 그를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어디 갔다 왔어요? 이렇게 차려 입고, 차까지 가져가고 말이에요.”  그는 심장이 내

    Last Updated : 2023-03-30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09장

    한바탕 끝난 뒤 진몽요는 만족스럽게 입가를 핥았다. “오늘 잘했으니까 얌전히 기다리고 있어요. 내가 한 말은 지켜야 되니까 먹을 거 만들어 줄 게요. 평소에는 당신이 다 하니까 나도 가끔은 당신한테 해줄 때가 있어야죠.”  경소경은 소파에 누워서 움직이고 싶지 않았고 온 몸에 기운이 다 빠진 느낌이었다…  그는 정말 그녀가 이렇게 평생 행복하면서 영원히 전지 같은 자식을 모르길 바랐다.  토요일 저녁, 경소경와 진몽요는 약속대로 목가네에 왔다. 맘껏 먹고 마시기 위해 진몽요는 아이를 데려오지 않았다.  진몽요가 샤브샤브를 좋아하는 걸 알고, 온연은 특별히 주방에 부탁해서 식재료를 준비했고, 진몽요는 헐레벌떡 앉아서 말했다. “연아 그래도 너가 날 제일 아는 것 같아. 소고기가 엄청 신선한 거 보니 비싼 거고만.”  온연이 경소경에게 눈치를 주자 경소경은 놀랐다. “우선 먹죠, 다들 가만히 있지 말고요.”  온연은 어쩔 수 없이 눈을 굴렸고 경소경이 겁먹을 줄 알았다. 그녀는 원래 자신이 입을 열생각이 없었어서 콩알이에게 맑은 국물에서 소고기를 집어주었다.  거의 다 먹어갈 때쯤, 목정침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전지 아직 살아 있어요.”  진몽요는 몸이 굳었다. “갑자기 그 얘긴 왜 해요? 설마 내가 지금 그 사람 어딨는지 궁금해할까 봐요?”  누군가 말문을 열었으니 경소경도 더 이상 쫄지 않았다. “예군작이 전지예요, 진짜 예군작은 이미 남아프리카에서 죽었고요. 예가네 어르신은 이미 이 일을 알고 계신데, 예가네에 이 가짜 후계자 말고는 상속받을 다른 후계자가 없어서, 예가네 어르신이 어쩔 수 없이 전지를 진짜 예군작으로 받아들이기로 하셨어요.”  진몽요는 손에 있던 젓가락을 내려놓고 무표정으로 그들을 보았다. “이게 재밌는 농담 같아요? 예군작씨가 어떻게 전지예요…?” 말을 하면서 그녀도 의심하기 시작했다. 안야가 경소경의 아이를 임신했다고 뒤집어 씌운 일만 연관시켜 보기만 해도 어떻게 된 일인지 알 수 있었다. 왜냐면 안야의 아이의 아빠

    Last Updated : 2023-03-30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10장

    진몽요는 갑자기 흥분해서 낮게 소리쳤다. “그만해요! 걔가 뭔데 날 위해요? 걔가 뭔데요? 날 그렇게 해친 걸로 모자랐데요? 걔만 아니었어도 우리 아빠는 죽지 않았을 거고, 우리 집도 이 지경까지 오지 않았을 거고, 나도… 그런 일 안 겪어도 됐었어요. 나한테 이렇게까지 해 놓고 그걸로 모자랐데요? 왜 날 놓아주지 않는 거래요? 내가 3년동안 진심을 다해서 개를 키웠더니, 돌아보니 그 개가 아주 세게 날 물었어요. 그 개가 이제 와서 죄책감 때문에 잘해보려고 그런 건 아니겠죠? 진짜 우습네요!”  예군작이 처음부터 그녀에게 접근해서 잘해줬던 걸 생각하면, 그녀는 무서웠다. 그녀는 이번생에 다시는 전지와 엮이고 싶지 않았고 평생 안 만나길 바랐다.  콩알이는 진몽요 소리에 놀랐고 온연은 아이를 품에 안았다. “몽요야, 진정해. 넌 전지를 제일 잘 아는 사람이잖아. 걔가 돌아온 건 너를 위해서이고, 너에 대한 죄책감을 메꾸려는 거겠지. 근데 걘 집착에 미친 사람에 가까워. 그때 제일 좋은 너를 잃었고, 또 후회하고 널 붙잡으려고 하잖아. 감정은 너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어. 넌 이미 경소경씨가 있고, 이제 두 사람 사이에 아이도 있으니, 전지가 뭘 하든, 다 걔 일이지. 우리가 알려주는 건 마음의 준비를 해두라는 뜻이야, 그래야 걔가 너한테 진실을 말했을 때 속수무책이진 않을 테니까.”  진몽요는 화가 나서 웃었다. “그래, 알겠어. 내가 퍽이나 메꿔주길 바라겠다. 걔가 나한테 준 상처는 영원히 지울 수 없어. 걔는 사실 누구도 사랑하지 않아, 자신만 사랑하지. 아니면 나한테 그렇게 상처를 주고도 나랑 경소경씨를 갈라놓으려 했겠어? 그냥 자기가 더 편하게 살고싶어서 그런 거야, 자기 무덤을 판 사람들은 뭐든 메꿀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다들 내가 크게 반응할 거라고 생각했지? 아니, 난 방금 살짝 흥분하긴 했지만 상관없어. 예군작이든 전지든 내가 신경이나 쓸 거 같아? 이제 다시는 나한테 함부로 하지 못 하게 할 거야!”  목정침은 소고기가 올려진 접시를

    Last Updated : 2023-03-31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11장

    경소경은 의심스럽게 물었다. “어머님 집에는 왜요? 만약 가고 싶으면 내일 아침에 일찍 가면 되잖아요, 저녁에 가서 뭐하게요?”  진몽요는 툴툴거렸다. “내 말 좀 들어주면 안돼요? 갑자기 예군작씨가 나한테 줬던 그 꽃이 엄마집에 있던 게 생각나서, 당장 가서 버리려고요! 우리 엄마가 만약 그 꽃이 전지가 준 거인 걸 알면, 매일 물 주기는커녕 당장 시들게 만들 거예요!”  경소경은 순간적으로 깨달았다. “맞네요, 가서 처리해야죠.”  강령네 집으로 차를 타고 간 뒤, 그들이 온 걸 보고 강령은 의외라고 생각했지만, 당연히 기뻐했다. “갑자기 이 시간에 무슨 일이야? 미리 말도 없이, 밥은 먹었어?”  진몽요는 강령과 말할 겨를도 없이 바로 안방에 있는 베란다로 가서 그 화분을 찾았다.  경소경은 어쩔 수 없이 강령의 말에 대꾸했다. “그… 저희는 먹고 왔어요. 몽요씨가 가지러 올 물건이 있다고 해서 갑자기 들리게 됐어요.”  물건을 가지러 왔다는 용건인 걸 듣고 강령은 기뻐하지 않았다. “난 또 너희가 나 보러 온 줄 알았는데, 그냥 얼굴만 잠깐 비치러 온 거야? 됐다, 평소에는 보고 싶어도 얼굴 보기 힘들더니만.”  경소경은 어색하게 웃었다. “어머님, 무슨 말을 그렇게 하세요. 저랑 몽요씨랑 평소에 바빠서, 아이도 저희 엄마가 봐주고 계시잖아요. 저희가 시간 나면 뵈러 올게요.”  진몽요는 그 화분을 들고 금방 나왔고, 강령은 이상하게 여겼다. “이 꽃은 왜? 이 꽃 가지러 온 거야? 너 그 꽃 별로 안 아낀다며? 그래서 우리 집에 계속 뒀잖아.”  진몽요는 적당히 얼버무렸다. ”어… 그… 예전에는 이 꽃이 뭔지 몰랐었는데, 이틀전에 인터넷에 찾아보니까 집에서 키우면 안되는 식물이라고 하더라고요. 인체에 해로울 수 있다고 해서 가져가려고요. 엄마 나이도 있으니까, 혹시 모르잖아요? 그쵸? 엄마, 오늘은 늦었으니까 우선 소경씨랑 먼저 갈게요. 일찍 쉬세요.”  강령은 의심을 품지 않았다. “그래, 가는 길에 운전 조심하고, 그 꽃 별로면

    Last Updated : 2023-03-31

Latest chapter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60장

    예군작은 갑자기 흥미가 떨어져 일어나 옷깃을 정리한 뒤, 바로 클럽에서 나왔다.  온 몸에 술냄새를 풍기며 예가네 저택으로 돌아온 뒤, 저택은 너무 불안할 정도로 조용했다. 그는 취했고, 술기운이 너무 올라와서 비틀거리며 위층으로 올라가며 국청곡의 이름을 불렀다.  국청곡은 자고 있다가 놀라서 깼고, 아이가 혹시라도 시끄러워서 깰까 봐 잠옷 원피스를 입고 일어나서 나와봤다. 그가 계단 입구에 앉아 인사불성이 된 걸 보고 그녀는 마음속 분노가 삭으라 들었다. “왜 이렇게 많이 마셨어요? 저녁에 그렇게 시끄럽게 하면 아이가 깰까 봐 걱정도 안돼요? 가요, 방에 가서 쉬게 내가 부축 해줄게요. 술 많이 마셨는데 속은 괜찮아요?”  그녀가 팔을 뻗어 그의 팔을 잡았을 때, 그는 갑자기 일어나서 그녀를 품에 안았고, 예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힘으로 안았다. 그녀는 살짝 발꿈치를 들었고, 그를 밀어내야 할지 계속 안고 있어야 할지 몰랐다. 그가 분명 사람을 착각한 게 아닐까? 아니면 어떻게 이렇게 평소와 다를 수 있지?  그녀가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그가 갑자기 중얼거렸다. “당신은 나중에 다른 사람을 사랑해서 갑작스럽게 나를 떠날 거예요?”  그녀는 살짝 힘으로 그를 밀어냈다. “아니요. 당신 취했어요, 그만해요. 너무 늦었어요.”  그는 그녀의 말을 듣지 않고, 그녀의 턱을 잡은 뒤 강제로 그를 보게 만들었다. “지금 나한테 왜 이렇게 성의가 없어요? 내가 당신이 싫어하는 일을 많이 했었잖아요, 그럼 날 떠날 생각 해본 적 있어요?”  그녀는 술 취한 남자를 상대하기 피곤해서 솔직하게 답했다. “있어요, 됐죠? 난 당신이 완전 체념할 때까지 기다리다가 아이를 데리고 당신을 떠날 거예요.”  그는 침묵했다. 갑작스러운 고요함은 사람을 두렵게 만들었다.  그의 차가운 눈빛을 보고 국청곡은 단호하게 대답한 걸 후회했다. “당신 술 먹고 주정부리면 나 계속 무시할 거예요.”  그는 무섭게 그녀의 입술을 덮쳤다.  그는 강제로 그녀를 안아서 안방으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9장

    목정침은 여유롭게 그를 보았다. “어디서 날 봤는데? 목가네는 절대 아닐 테고. 네 당시 그 신분으로는 목가네에 들어올 자격이 없었잖아.”  예군작은 그가 총구를 겨누는 것 같은 그의 말을 신경 쓰지 않고, 여자들을 다 쫒아 낸 뒤 두 사람만 남았을 때 말했다. “맞아, 목가네는 아니야. 우리 엄마랑 내가 살던 아파트 밑이였지.”  아파트 밑?  목정침은 자세히 회상을 했다. 전에 한번 그가 아버지를 따라서 회사에서 회의를 한 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한 아파트에 들른 적이 있었다. 아버지는 그에게 오랜 친구를 금방 만나고 올 테니 차에서 기다리라고 했었다.  그는 의구심을 갖지 않고 다른 쪽으로 생각하지 않았었다. 대충 10 여분 정도 기다렸던 것 같은데 아마 그때였던 거 같다. 생각해보니 웃겼다. 아버지는 애인을 만나러 가는 거였는데, 그는 아무것도 모르고 밑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만약 그가 미리 알았더라면 어쩌면 그 후에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이런 일들 때문에, 그는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왜 그가 그런 일을 알게 만든 걸까? 왜 그가 그런 곳에 가게 한 걸까? 아버지는 그를 완전히 바보취급 했었다…  그의 반응을 보며 예군작이 이어서 말했다. “아마 생각났겠지. 그때 나도 밑에서 놀고 있었어. 아버지가 위로 올라가는 걸 보면서, 나도 예전처럼 신나게 따라올라 가려다가 형을 봤어. 그 순간 내 두 다리는 굳어버리고 말았지. 형한테 호기심도 생기고 질투도 나면서, 처음으로 내가 사생아라는 걸 확실히 알게 됐어. 형은 외제차 안에 타고 있고, 제일 좋은 대우를 받고 있었지만, 나는 엄마랑 빛도 안 들어오는 곳에 살면서, 당당하게 아빠랑 나가 보지도 못 했어. 단 한 번도… 나랑 우리 엄마가 아파도, 아버지는 사람을 보내셔서 우리를 병원에 보내주셨지.  난 언제부터 아빠를 싫어했을까…? 거의 기억도 안 나. 근데 갑자기 싫어한 게 된 건 아니고,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감정이 쌓였어. 난 우리 엄마도 싫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8장

    국청곡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가 언제부터 자신이 같이 자주길 원했었나? 예전에는 그녀가 방에서 자는 않는 것은 물론, 집에서 자지 않더라도 그는 절대로 묻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일부러 그를 피하고 있었다. 그녀는 요즘 자꾸 그가 이상한 생각을 하는 것 같았는데, 그녀는 출산을 하고 상처부위가 아직 회복이 되지 않은 것 같아 마음에 걸렸다. 그는 절대 남은 이해해 주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회사로 가는 길, 예군작의 얼굴은 매우 어두웠지만, 아택의 얼굴엔 봄바람이 부는 것처럼 기분이 매우 좋아 보였다.  예군작은 아택이 꼴보기 싫었다. “연애라도 시작했어? 아침부터 왜 그렇게 기분이 좋아.”  아택은 정직하게 말했다. “아니요, 그냥 단순히 기분이 좋아서요. 도련님은 왜 아침부터 화가 나셨어요?”  예군작은 국청곡을 떠올리자 화가 났다. “물어보지 마, 말하기 싫어. 오늘은 일찍 퇴근하고 클럽 가서 스트레스 좀 풀자.”  아택은 황급히 말했다. “저는 못 갈 것 같습니다, 도련님 혼자 다녀오세요. 안야씨가 저녁은 집에 와서 먹으라고 해서요.”  예군작은 그의 말에서 눈치를 챘다. “오, 그렇게까지 마음을 쓰는 거야? 이제 놀러도 안 가게? 남자가 그렇게 성실해서 어따 쓰게?”  아택은 사실대로 말했다. “단지 노는 게 지겨워서지, 다른 뜻은 없습니다. 그런 곳에서는 자기자신을 잃기 마련이니 안 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예군작은 아택을 강요하지 않았고 한 사람이 떠올랐다. 그 사람은 목정침이었다. 목정침과 그런 곳에 가면 재밌지 않을까?  ......  저녁. 목정침은 접대가 있다고 말한 뒤 집에 돌아와서 밥을 먹지 않았다. 온연도 그를 매우 믿었기에 더 묻지 않았다. 만약 그가 예군작에게 끌려가서 논 걸 알게 되면 화가 나서 미쳐 버릴 테다.  목정침은 장소에 도착한 후에서야 예군작이 음란하게 놀려는 걸 알았다. 룸 안에는 야릇한 조명이 켜져 있었고, 여자들은 다리를 훤히 내놓고 여러가지 자세를 취하고 있었으며, 예군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7장

    아택은 어떤 반응을 해야 할지 몰랐다. 예전에 예가네에서 어르신 밑에서 목숨을 받쳐 일하느라 너무 힘들어서 연애를 할 시간도 없었다. 나중엔 예군작 밑에서 일을 하면서, 클럽도 다니고 여자를 만나봤지만, 진짜 연애를 하려니 그는 하지 못 했다. 그는 꼭 찌질한 사내자식처럼 어쩔 줄을 몰라했다.  그가 대꾸를 안 하자 안야는 살짝 실망했다. “대체 이유가 뭐예요? 난 진짜 모르겠어서 그래요, 우리 정상적인 부부처럼 살기로 한 거 아니었어요? 근데… 우리가 지금 부부처럼 살고 있는 게 맞아요?”  아택은 그녀와 처음 자게 되었을 때가 떠올랐고, 그때는 예군작 때문에 임무를 완성해야 한다는 느낌으로 했었다.  그의 목젖이 살짝 움직였다. “가면 되잖아요…”  안야는 그가 매우 원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고, 꼭 그녀가 강요하는 느낌이었다. 그녀는 수치스러워서 입술을 깨물었다. “당신이 싫으면 나도 강요하지 않아요. 어차피 당신도 예군작 같은 사람 밑에서 일하니까 밖에서 많이 해봤을 거 아니에요. 원래 돈 많은 남자들은 다 그렇잖아요, 나 이해해요.”  아택은 머리가 아파왔다. “아니에요, 정말 아니에요. 도련님은 다리를 그렇게 오랫동안 다치셨는데 밖에 나가서 놀 시간이 어딨었겠어요? 이미 성실해지신지 오래 되셨고, 나도 매일 그 분만 따라다니니 혼자서는 더욱 그럴 일이 없어요. 나도… 싫은 거 아니에요. 그냥 시간 좀 필요해서 그래요.”  그가 젓가락을 내려놓자 안야는 빠르게 주방을 정리했다. “당신한데 준비할 시간을 주면 언제까지 시간이 필요할지 모르잖아요. 일단 들어와요.” 그녀는 말을 끝내고 먼저 안방으로 들어갔다.  아택은 어쩔 수 없이 따라 들어갔다.  안야는 갑자기 그를 안았고, 먼저 그에게 키스를 했다.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이 느껴지자, 아택은 숨이 멎었지만 이내 그녀의 허리에 팔을 감쌌다. ……  예군작은 하루종일 일을 하고 집에 돌아왔고, 국청곡이 안방이 아닌 아이방에서 자고 있는 걸 발견했다. 아이 방은 잠겨 있어서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6장

    아택은 침을 삼켰다. “아… 그냥 궁금해서 여쭤봤습니다.”  예군작은 일어나서 시계를 보고 외투를 챙겼다. “나 혼자 운전해서 퇴근할게, 너도 들어가.”  예군작은 대답을 한 뒤, 그를 위해 사무실 문을 열어주었고, 두 사람은 회사 문 앞까지 걸어간 뒤 각자의 길을 갔다.  예군작 밑에서 이렇게 오래 일을 하면서, 아택은 여전히 그의 심리를 알 수 없었다. 그는 어르신보다 더 파악하기 힘들었고, 사람의 마음은 깊기 때문에 한 사람을 파악하지 못 한다는 건 절대적으로 두려운 일이었다.  아택이 집에 돌아왔을 때 안야는 아직 자고 있지 않았고, 그들 대신해서 신발장에서 슬리퍼를 꺼낸 뒤, 또 능숙하게 주방에 들어가 그에게 줄 요리를 했다.  그녀가 바삐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아택은 왠지 모르게 마음이 놓였다. 아무리 집에 늦게 들어가도 누군가 불을 켜 놓고, 누군가 그를 기다리고, 따뜻한 밥이 준비되어 있는 건 인생에서 가장 편안함을 주는 일이었다.  그는 평소처럼 바로 샤워를 하지 않고, 소매를 걷어 올린 뒤 주방에 들어가 그녀가 요리하는 걸 도왔다. “오늘은 애기가 말 잘 들었어요?”  안야는 고개를 끄덕였다. “말 잘 들었어요, 사실 나 혼자서도 잘 챙길 수 있는데, 아주머니는 안 써도 되지 않을까요? 그러면 매달 소비를 좀 아낄 수 있잖아요. 당신 돈 버는 것도 힘든데, 우리끼리 아껴서 살면 좋잖아요. 당신은 움직이지 말고 좀 쉬어요, 하루종일 일하느라 피곤했을 텐데 이런 건 내가 하면 돼요.”  아택은 그녀에 의해 강제로 옆으로 쫓겨나서 완전히 끼어들 수 없었다. “그런 돈은 아낄 필요없어요. 집안 일도 하고 애도 보는데 당신도 힘들겠죠. 내 일은 엄청 힘든 편은 아니에요. 평소에 대부분은 거의 한가해서요.”  안야는 고개를 돌려 그를 향해 웃었다. “안 힘들면 다행이에요. 사실 내가 봤을 때 예군작씨도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적어도 당신한테는 잘해주니까요.”  아택은 평소에 뒤에서 예군작의 얘기를 하진 않지만, 이 점은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5장

    진몽요는 억울해했다. “그러게 누가 나한테 장난치래요? 나도 순간 머리가 안 돌아가서 그런 거잖아요. 그래서 손부터 나간 거고요… 내가 잘못했어요. 나도 민망했어요, 당신 부모님이 다 봤잖아요. 지금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목구멍 밖으로 튀어나올 거 같고, 진짜 창피한 건 나라고요! 어머님 아버님이 봤을 때 내가 엄청 예의 없는 아이로 보였을 거 아니에요! 근데 내가 방금 식당 입구 봤었는데, 우리 몇 명 밖에 없었어요~”  경소경도 진짜로 화가 난 게 아니었다. 그는 그녀의 생각이 단순한 걸 알았기에, 생각이 짧은 건 정상이었다. “알겠어요, 그만 해명해요. 해명하는 건 감추려는 거고, 감추려는 건 사실이라는 거잖아요. 내가 나이를 이렇게 먹고도 참… 됐어요, 어차피 당신이 맨날 집에서 안 그러는 것도 아니니까요. 우리 엄마 아빠는 당신이 이런 사람인 거 이미 알고 있으시고, 이미 머릿속에 깊이 각인되어 있을 거예요. 이번 생에 그 인식은 달라지지 않을 거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진몽요는 호기심에 물었다. “부모님 눈에는 내가 어떤 사람인데요?”  경소경은 입꼬리를 올린 뒤 못된 웃음을 지었다. “생각이 간단하고 사지가 발달된 사람이요.”  이 간단한 한 마디는 당연히 매를 벌었다.  백수완 별장으로 돌아온 후, 진몽요는 시간이 어느정도 됐으니 강령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물었다. “엄마, 집에 들어갔어요? 어떻게 됐어요? 말 좀 해줘봐요.”  전화 너머 강령은 너무 웃어서 주름이 졌다. “난 괜찮은 거 같아. 그 분이 나한테 선물도 준비해 주셨더라고, 근데 사람이 많아서 민망해서 바로 못 주셨데, 그래서 차에서 주셨어. 그 분이 그리신 그림이었어, 그럴듯하게 도장도 찍혀 있더라고. 그 분은 짝을 찾아서 안정적으로 삶을 살고 싶다고 하시는데, 다들 알다시피 그분은 불만이 없고, 내가 마음에 든다길래, 내 의견을 물어봐서 나도 괜찮다고 했지. 그 분 얼굴이 너무 빨개지셔서 어둠속에서도 빨개지신 게 보이더라. 난 그저 그 분이랑 공통된 관심사가 없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4장

    강령은 얼굴이 빨개졌다. “네, 좋네요… 제 딸도 샤브샤브를 좋아해서요, 나중에 같이 갈게요.”  진몽요는 이 좋은 소식을 듣고, 이런 자리만 아니었다면 이미 신나게 웃었을 테다. 허영준이 샤브샤브 가게를 갖고 있는 줄은 몰랐고, 이 가게는 정말 그녀의 입맛을 저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건 그녀가 앞으로 샤브샤브를 배 터질 때까지 먹을 수 있다는 뜻인가?  허영준은 경성욱처럼 말이 많지 않아서, 식탁에서는 거의 대화가 없었다. 밥을 다 먹고 식당에서 나온 뒤, 허영준은 강령을 보며 물었다. “혼자 사시죠?”  이 말은 첫 맞선 자리에서 묻기엔 조금 이상했고, 마치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못 하는 목적이 있는 것 같았다. 진몽요는 허영준의 바른 모습을 보고 이상한 생각이 들지 않아 강령을 대신해서 대답했다. “엄마는 지금 혼자 살고 계세요. 그래서 제가 자주 보러가요, 어차피 멀지도 않으니까요.”  허영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다들 가는 방향이 다르시니, 제가 가는 길이 같아서 데려다 드리고 싶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 그러면 다들 왔다 갔다 하실 필요 없잖아요.”  그랬다. 허영준은 그저 말이 별로 없었지만 마음씨는 세심해서 이미 가는 길이 같은지 아닌지도 생각하고 있었기에 진몽요는 웃었다. “네, 그럼 부탁드릴게요, 아저씨.”  강령과 허영준이 차를 타고 멀어지자 하람은 진몽요에게 물었다. “네가 봤을 땐 어떤 거 같아?”  진몽요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경소경이 끼어들었다. “이게 이 사람 맞선도 아닌데, 이 질문을 왜 이 사람한테 하세요? 이 사람 생각은 중요하지 않죠, 어머님 마음에 드셔야 하는 거잖아요.”  하람은 그를 노려봤다. “그럼 네가 봤을 땐 어떤 것 같은데? 너희 생각도 중요하지, 아니면 왜 다같이 밥을 먹었겠어? 그럴거면 그냥 두 사람 따로 만나서 얘기 나누게 했지…”  경소경은 생각을 하다가 말했다. “사람은 괜찮은 거 같아요, 성실하고, 근데 말은 잘 못 하시네요.”  진몽요는 경소경의 피드백이 너무 일반적이라고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3장

    진몽요는 이런 일을 참고 있을 수 없어서, 경가네 공관에서 나오자마자 강령에서 살짝 얘기를 흘렸다. 강령의 태도는 사람을 본 다음에 다시 얘기해보자는 느낌이었고, 이미 한번의 실패를 통해서 조금 더 현명해졌기 때문에, 이번에는 제대로 상대를 봐야 했다.  순식간에 주말이 다가왔고, 진몽요는 원래 온연이랑 놀러 나가기로 했던 약속을 취소했다. 온연은 진몽요가 엄마에게 맞선을 주선하려는 걸 알고 의아해하지 않았다. 사람은 늘 그런 것 같았다. 나이가 젊든 많든, 다들 짝이 있어야 했다. 사람은 원래부터 무리지어 사는 동물이니 그 누구도 혼자 외롭게 살고싶어 하지 않았다.  백수완 레스토랑에 예약한 룸에 경소경은 요리를 배치한 뒤, 모든 게 준비가 다 되어 있었고, 이제 봄바람만 불어오면 됐다. 그 ‘봄바람’은 아직 오지 않았다.  강령은 잘 관리한 얼굴에 홍조를 띄웠다. “사돈, 그 분 만나 뵌 적 있으시죠? 좀 웃기실 것 같지만, 저 조금 긴장되네요. 이런 일까지 다들 출동해주시니 조금 죄송해서요.”  하람은 웃었다. “만난 적 있어요, 저희 집 사람보다 더 바르게 생겼으니 걱정 마세요. 마음이나 겉모습이나 다 이 사람보다 나으니까요.”  경성욱은 옆에서 감히 반박하진 못 했다. 그의 동문이 어디가 더 낫단 말인가? 그가 그렇게 후졌나?  사람들이 거의 30분정도 기다린 뒤, ‘봄바람’이 도착했다. 얼굴엔 비록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었지만, 여전히 젊었을 때의 풍채가 보였다.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있듯이, 경성욱의 동문은 여러 방면에서 못난 게 없었다. 젊은 사람을 사이에 있어도 경소경처럼 인기가 많았고, 이 나이를 먹었어도 여전히 잘생긴 아저씨였다.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제가 나올 때 근처에서 차가 막혀서, 마음은 급했는데 방법이 없었어서요. 제가 사죄의 의미로 이번 식사 대접하겠습니다.”  경성욱이 말수가 적은 걸 알고 분위기를 살리는 일은 다 하람이 했다. “괜찮아요 허씨, 저희가 남도 아닌데요 뭘.” 말을 하면서 그녀는 강령의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2장

    경소경은 경성욱이 아이를 안고 싶어하는 걸 알고 바로 아이를 건네주었다. “한번 보세요.”  경성욱은 기쁘게 아이를 받은 한번 살펴보았다. 사실 기저귀는 갈은지 얼마 안돼서 깨끗했다.  경소경이 한가한 걸 보자 진몽요는 그를 째려봤고 경소경은 눈물없이 울고 있었다. 그는 아이를 안기 싫은 게 아니라 기회가 없었던 거였다.  식사 시간. 아이는 유모차 안에서 분유를 먹고 있었고, 유모차는 하람 옆에 있어서 하람은 밥을 먹으면서도 아이를 놀아주었다.  진몽요는 하람은 완전 존경했다. 처음에 그녀는 하람이 아이에 대한 열정이 한 순간일 줄 알았고, 시간이 지나면 아이를 귀찮아 할 줄 알았다. 그런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그녀의 모습은 여전했고, 늘 손에서 놓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니 하람에게 아이를 맡겨서 그녀도 안심이 되었다.  갑자기, 하람은 그녀를 보며 물었다. “요즘 내가 애 보느라 사돈이랑 쇼핑할 시간도 없었고, 연락할 새도 없었는데, 넌 사돈이 혼자 계시는데 걱정 안되니?”  진몽요는 걱정이 없는 편이라,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어서 대답했다. “걱정할 게 뭐 있어요? 집에 대문 보안도 최고로 설치해 두었으니 괜찮아요. 제가 엄마 집에 가기도 해요, 시간만 있으면 가거든요.”  하람은 헛기침을 두 번 했다. “그… 사돈한테 새 짝 찾아드릴 생각은 없어? 너도 이제 시집왔고, 사돈도 계속 혼자 계시면 심심하시잖아, 나중에 나이 들었을 때 짝이 있으면 좋잖아. 지금은 비록 젊으셔서 마음대로 노실 수 있어도 혼자면 있으면 외롭기 마련이니까…”  중매하는 일은 하람도 처음이라 어떻게 얘기를 꺼내야 할지 몰랐고, 진몽요가 신경쓸까 봐 더 걱정했다.  진몽요는 그제서야 하람의 뜻을 이해하고 문득 깨달아서 말했다. “아아아… 그 일은 저도 생각 했었어요. 엄마도 예전에 스스로 노력해보셨는데, 적절한 사람을 못 찾았어요, 다 이상하고 못 미더운 사람들이었거든요. 저도 지금은 거기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어서, 제가 생각을 많이 못 해드린 거 같아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