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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0장

Author: 레몬맛 고양이
last update Last Updated: 2022-12-23 16:30:15
그녀는 차를 한 모금 마셨다. “오후에 할 일이 없어서 쉬려고요. 나 신경쓰지 말고 당신 일봐요. 이따가 일찍 퇴근하면 같이 집 가고 늦으면 나 혼자 갈 게요.”

  목정침은 바로 대답하지 않고 서류를 다 본 뒤 그녀에게 걸어갔다. “일찍 퇴근할 게. 이따가 같이 가자. 지금 여기 감시하러 온 건가?”

  그녀는 입술을 살짝 깨물고 살짝 웃었다. “그렇다면 그런 거죠. 반박은 안 할 게요. 그 서예령이라는 직원 아직도 회사에 있어요?”

  목정침은 눈을 게슴츠레 뜨고 허리를 숙여 그녀에게 가까이 가, 그녀에게 기대려 했다. “아마 아직 있겠지… 아직도 마음에 담아두고 있는 거야?”

  그녀는 눈썹을 치켜 올렸다. “그냥 물어본 거예요. 오해하지 말아 줄래요? 얼른 가서 일해요, 다 하고 같이 집에 가야죠.”

  그는 움직이지 않고 여전히 그 자세를 유지했고, 오히려 조금 더 그녀에게 다가가 어느새 서로의 숨결이 느껴질 거리였다. 그는 그녀의 부드러운 피부를 보았고, 너무 하얀 피부는 거의 핏줄이 보일 정도였다. 그녀가 턱을 들고 아래를 보자, 빛이 나는 목선이 보였고, 좋은 향기가 났다. 온연은 얼굴이 뜨거워지기 시작했고, 그를 살짝 밀어내려 했다. “뭐하는 거예요? 이따가 누가 보면 당신 이미지는 어쩌려고요?”

  그는 그녀의 가녀린 손을 잡고 손에 뽀뽀를 했다. “아무도 들어올 사람 없어. 집에 가면 너는 콩알이거니까, 그 생각하면 지금 내가 하고싶은 거 다 해야겠는데… 넌 어떻게 생각해?”

  그녀는 그의 대담한 생각에 깜짝 놀랐다. “미쳤어요? 여기 회사에요.”

  그는 미치지 않았지만 온연은 미칠 것 같았다. 여기서 그의 괴롭힘을 당할 줄 알았으면 절대오지 않았을 테다. 데이비드도 밖에 있어서 언제 문을 두드리러 올지 모르는데 그는 이렇게 아무 생각이 없다니! 그녀는 그가 요즘 좀 정직해진 줄 알았는데, 회사에서 그런 걸 하고싶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잠시 후, 온연은 일어나서 옷 매무새를 정리하고 아무 일도 없던 척했다. 만약 얼굴이 조금 덜 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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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는 어이가 없었다. 미리 말하면 당당할 수 있는 건가? 목적이 있어서 가는 건 알지만 예상치 못할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는 거 아닌가? 예를 들어 술을 많이 마셨다든지, 같이 놀다가 너무 재밌으면 아무도 보장할 수 없는 거 아닌가? 어떻게 생각을 해도 그녀는 질투가 났다. “몽요는 임신해서 못 갈수 있다 쳐도, 난 되잖아요. 위험해도 난 괜찮아요. 설령 예군작이 전지라고 해도, 나도 단둘이 따로 만났었고, 나를 어떻게 하지 않았잖아요? 내가 가면 몽요를 대신해서 경소경씨 감시할 수도 있고…”  목정침은 턱을 만지며 웃었다. “하하, 너 정말. 너가 걱정되서 그러는 거면서 왜 친구 핑계를대? 솔직히 말하면 정말 너 데리고 못 가. 너한테 조금이라도 위험한 건 내가 용납할 수 없어. 그러니까 말 들어. 좀 앉아 있어, 일 좀 다 하게.”  온연은 이 일은 자신이 거절할 여지가 없다고 생각했다. 남자들은 여자들이 어떠한 복잡한 일에도 간섭하는 걸 싫어하고, 다 귀찮을까 봐 그러는 거겠지? 여자는 생각도 많고 마음도 많이 쓰니 그녀는 지금 상황이 매우 만족스럽지 못 했다.  집에 온 그녀는 늘 똑같이 기쁜 마음으로 아이를 안았다. 아이는 소파에서 장난감 블록을 갖고 놀고 있었고, 비록 아직 완벽하게 블록을 쌓지는 못하지만 가끔은 블록을 쌓아가려고 시도한다. 온연이 다가갔을 때 실수로 아이가 쌓아놓은 두 개의 블록을 건들이자 아이는 처음으로 그녀에게 화를 냈다. 아이는 그녀는 막 밀치며 작은 얼굴은 화가 나서 볼이 빵빵해졌다.  그녀는 살짝 놀랐다. “너 제대로 앉지도 못 하면서 블록은 어떻게 쌓는 거야? 누가 가르쳐줬어? 이렇게 똑똑해? 엄마보다 블록이 더 중요한 거야?”  아이는 그녀를 무시하고 계속 블록을 갖고 놀았다.  유씨 아주머니가 웃으며 말했다. “작은 도련님이 얼마나 똑똑하신 줄 몰라요. 같은 나이대인 다른 아이들보다 훨씬 똑똑할 걸요. 한번 놀기 시작하시면 조용히 집중하고 난장판 만드시지도 않아서 좋아요.”  온연은 입술을 삐죽이며 아이

    Last Updated : 2022-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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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정침은 침대 앞에 서서 옷을 벗었다. “모르지. 너가 뭘 잘못한 거 아니야? 걱정 마, 배고프면 널 찾게 될 거니까. 같이 씻을래?”  그녀는 손으로 눈을 가렸다. “아니요, 먼저 씻어요.”  욕실에서 나오자 유씨 아주머니는 아이를 안고 안방 문 앞에서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얼른 엄마아빠 저녁 드시라고 해야지. 콩알이도 배고프잖아, 그치?”  온연은 어색하게 웃었고, 오늘은 샤워시간이 좀 길어졌다. “나 필요 없다고 한 거 아니었어요? 아까 날 계속 밀치더니, 자기가 알아서 찾아오면 몰라도.”  아이는 움직이지 않았고 유씨 아주머니 품에 가만히 안겨 있어 온연에게 전혀 안기고 싶어하지 않아 했다. 목정침은 다시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가자, 밥 먹으러 가야지.”  식탁. 유씨 아주머니는 아이에게 이유식을 먹이고 있었고, 손에는 미니 장난감을 꽉 쥔 채 밥을 먹을 때도 손에서 놓지 않고 계속 손에서 떨어지지 않는지 확인까지 했다. 온연은 볼수록 마음이 심란해싸. “아무리 나랑 안 친해도 갑자기 이러는 건 좀 아니지 않아요? 내가 뭐 잘못했어요? 그래도 내가 친엄마잖아요.”  유씨 아주머니는 아이를 좋아하는 눈빛으로 바라봤다. “그래도 저녁 때 되면 엄마를 찾겠죠. 아침에 출근하실 때도 울고불고 하지 않으실 걸 보면 평소랑 좀 다르긴 하네요.”  목정침은 아무 말없이 고개를 숙이고 밥을 먹었다. 자세히 보면 그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온연도 성질이 있는 편아 저녁에 목정침에게 아이를 재우라고 했고, 그녀는 아이가 울면서 자신을 찾을 때까지 기다리고 싶었다. 그녀가 아랫층에서 잠깐 물건을 가지러 갔다가 방으로 돌아자, 문 앞에서 목정침의 목소리가 들렸다. “엄마 말고 아빠랑 친하게 지내야지. 앞으로 엄마한테 자꾸 달라붙지 마, 알겠어? 봐봐, 저녁에 재워주는 것도 아빠고, 장난감 사주는 사람도 아빠도, 저녁에 분유 주는 사람도 아빠잖아. 엄마는 돼지처럼 잠만 자는데, 아빠가 좀 더 낫지? 엄마는 아빠 거야, 너도 아빠거고, 그러니까

    Last Updated : 2022-12-24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103장

    그녀는 어이가 없기도 하고 웃기기도 했다. 어떻게 된 일인가 했더니 문제는 목정침이였다. 어제 저녁 그녀는 아이에게 수유를 한 기억이 없는데, 그럼 목정침이 몰래 담아둔 모유를 먹였다는 건가? 그는 귀찮아 하지도 않았다. 그에게 이런 얘기를 듣고 아이는 조금 컸는지 모두 알아들었다!  그녀는 화난 채 문을 열고 들어갔고, 소리가 좀 컸는지 아이는 화들짝 놀란 채 억울한 눈빛으로 그녀를 보고 있었다. 그런 아이를 신경쓰기도 전에 그는 베게를 잡고 목정침한테 던졌다. “너무해요! 내가 당신한테 맘편히 맞기는 게 아니었어요! 이런 식으로 날 갖고 놀아요?”  목정침은 자신의 만행을 들키자 변명했다. “너가 너무 고생할까 봐 그렇지. 방식이 좀 잘못됐어도 결론적으로 효과가 있으면 된 거 아니야? 봐봐, 저녁에 내가 재우고, 모유 먹이고 너가 귀찮은 일들을 안 해도 되잖아. 중간에 안 깨고 아침까지 자니까 몸이 훨씬 편하지 않아?”   온연은 할 말이 없었고, 그가 그녀를 차지하려는 목적이 너무 강해서, 그녀는 그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심호흡을 한 뒤 억지로 침착했다. “당신 오늘은 게스트룸에서 자요, 내 눈 앞에서 얼른 사라지라고요!”  그는 단호했다. “싫어.”  그녀는 이를 꽉 깨물었다. “그래요. 당신이 안 가면 내가 가요. 당신이 애랑 자요. 그렇게 육아가 하고 싶으면 질릴 때까지 하게 해줄 게요!”  그는 얼른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딱 하루만이야? 그럼 내가 갈게… 내가 잘못 했으니까.”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고, 그녀의 결정은 확고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자신의 베게를 들고 계속 뒤를 돌아보며 나갔고, 이렇게 갑자기 집 안에서의 서열이 바뀌게 될 줄 몰랐다.  ......  토요일. 온연은 원래 계획대로 목정침과 아이를 데리고 온가네 저택으로 하겠다. 공사를 마친 저택은 생기를 되찾았고, 많은 부분들은 원래의 모습을 유지하며 큰 변화는 없었다. 정원에 들어서자 마자 그녀는 왠지 모르게 생각이 많아졌다.  여기는 그녀

    Last Updated : 2022-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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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는 나지막이 말했다. “그래서 여자 파트너는 누구에요? 그래도 당신 파트너면 어느정도 육체적 접촉이 있을 텐데, 적어도 팔짱은 낄 거 아니에요… 내가 그 정도는 알아도 되지 않아요?”  목정침은 어이가 없었다. “팔짱 끼는 건 그냥 예절이잖아? 걱정 마, 최대한 접촉 안 할 거니까. 나도 누군지 몰라, 소경이가 데려오는 사람이라서. 뭐 아마 돈 받고 오는 대학생 알바생이겠지. 잠깐 한바퀴 도는 건데 알바가 편하잖아. 모르는 사람이라 너한테 얘기 못 해줘. 그래도 여자 찾는 건 소경이가 잘하잖아.”  온연은 콧방귀를 뀌고 더 이상 묻지 않았다.  목정침은 그녀를 문 앞까지 데려다 준 뒤 떠났다. 아직 오후 3시 밖에 안된 시간이어서 그녀는 진몽요에게 전화를 하려던 찰나에 유씨 아주머니가 다가왔다. “사모님, 어머님 오셔서 기다리고 계세요.”  그녀는 아이를 안고 들어갔고,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진함을 보자 그녀는 자연스럽게 물었다. ”몸은 다 괜찮아지신 거예요?”  진함은 소파에 앉아 우아하게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응, 다 나았어. 나 콩알이 좀 안아봐도 되겠니? 안 본지 좀 됐더니 벌써 이렇게 컸네. 더 귀여워졌어.”  온연은 아이를 진함의 품에 안겨주었다. “유씨 아주머니, 저 물 한잔만 가져다주세요.” 저택에 다녀오니 목이 말랐다.  유씨 아주머니가 물을 가져오자 그녀는 한번에 물을 다 마셨고 입을 닦았다. 이 장면을 본 진함은 살짝 당황했다.  진함의 눈빛이 느껴져 온연은 이상한 듯 물었다. “왜 그런 눈으로 보세요? 얼굴에 뭐 뭍었어요?”  진함은 시선을 거두고 중얼거렸다. “아직도 어렸을때랑 똑같네… 어렸을 때 밖에서 신나게 놀다가 집에 오면 물부터 마셨거든. 내가 물을 떠다주면 꼭 한번에 다 마시고 입을 닦았어. 하나도 변한 게 없구나.”  온연은 살짝 벙쪘지만 진함의 대화주제를 이어가지 않았다. “아까 온가네 저택 갔다 왔어요. 이미 공사를 다 끝내서요. 원래 어떻게 생겼는지 본 적 있으세요?”   진함은 고개를

    Last Updated : 2022-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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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연이 물었다. “걔가 그런 얘기한 적 있었어요?”  진함은 숨기지 않았다. “응, 그래서 당부하는 거야. 어쨌든 걔도 내 딸인데, 너랑은 상관없으니까 마음 약해지지 말라고.”  솔직히 말하면 온연은 진함의 성격을 좋아했다.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모든 일을 확실히 할 수 있는 게 아니었고, 진함에게는 참 배울 점이 많았다. 사람들에게 흔히 볼 수 없는 점들이 많았고, 젊었을 때 그녀가 예쁘고 성숙했던 것 말고도 아마 성격이 매력적이었기에 자신의 아빠가 반했지 않을까 싶었다.  한편. 저녁 6시가 넘어서 목정침은 호화로운 연회장에 도착했고, 이건 그냥 이 바닥 사람들끼리 크게 노는 자리였다. 그래도 다들 신사답게 차려 입고 우아하게 노는 편이었고, 물론 그 우아함도 표면적인 모습이었다.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구석에서 각자 즐기고 있었다. 이런 곳에 오는 걸 그는 늘 싫어했지만, 그는 안으로 들어서자 군중들을 훎어봤다. 한번 쓱 돌아봤는데 예군작이 보이지 않았지만, 자신이 들은 정보가 틀릴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약 10분정도 지나자 경소경은 천천히 도착했고, 그는 돈 주고 고용한 파트너를 데리러 갔다 오는 길이라 목정침이랑 따로 왔다.  경소경은 안목이 있어서 어떤 장소에 어떤 여자가 필요한지 제대로 알고 있었다. 그는 키가 크고 몸매나 얼굴에 흠잡을 곳 하나 없는 여자를 데려왔고 적어도 화장을 했으니 그래 보였다.  목정침은 자신의 파트너를 보자 표정이 확 굳었다. “그쪽이 왜 여깄어요?”  서예령도 당황한 얼굴이었다. “목 대표님… 저… 저도 대표님이실 줄은 몰랐어요… 저는 일하는 시간 이외에 알바 좀 하려고 해서 왔을 뿐이에요. 지금은 업무 시간이 아니라 퇴근 후의 시간이니까, 별 다른 영향은 없죠?” 그 와중에 그녀는 오늘 연회에 참가하러 왔으니 옷도 잘 차려 입고 얼굴도 얼굴도 창피하지 않을 정도로 예쁘게 꾸몄다.  목정침은 아무 말 못 했다. 만약 온연이 오늘 저녁 자신의 파트너가 서예령인 걸 알면 집에 가서 분명 혼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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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군작은 갑자기 흥미가 떨어져 일어나 옷깃을 정리한 뒤, 바로 클럽에서 나왔다.  온 몸에 술냄새를 풍기며 예가네 저택으로 돌아온 뒤, 저택은 너무 불안할 정도로 조용했다. 그는 취했고, 술기운이 너무 올라와서 비틀거리며 위층으로 올라가며 국청곡의 이름을 불렀다.  국청곡은 자고 있다가 놀라서 깼고, 아이가 혹시라도 시끄러워서 깰까 봐 잠옷 원피스를 입고 일어나서 나와봤다. 그가 계단 입구에 앉아 인사불성이 된 걸 보고 그녀는 마음속 분노가 삭으라 들었다. “왜 이렇게 많이 마셨어요? 저녁에 그렇게 시끄럽게 하면 아이가 깰까 봐 걱정도 안돼요? 가요, 방에 가서 쉬게 내가 부축 해줄게요. 술 많이 마셨는데 속은 괜찮아요?”  그녀가 팔을 뻗어 그의 팔을 잡았을 때, 그는 갑자기 일어나서 그녀를 품에 안았고, 예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힘으로 안았다. 그녀는 살짝 발꿈치를 들었고, 그를 밀어내야 할지 계속 안고 있어야 할지 몰랐다. 그가 분명 사람을 착각한 게 아닐까? 아니면 어떻게 이렇게 평소와 다를 수 있지?  그녀가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그가 갑자기 중얼거렸다. “당신은 나중에 다른 사람을 사랑해서 갑작스럽게 나를 떠날 거예요?”  그녀는 살짝 힘으로 그를 밀어냈다. “아니요. 당신 취했어요, 그만해요. 너무 늦었어요.”  그는 그녀의 말을 듣지 않고, 그녀의 턱을 잡은 뒤 강제로 그를 보게 만들었다. “지금 나한테 왜 이렇게 성의가 없어요? 내가 당신이 싫어하는 일을 많이 했었잖아요, 그럼 날 떠날 생각 해본 적 있어요?”  그녀는 술 취한 남자를 상대하기 피곤해서 솔직하게 답했다. “있어요, 됐죠? 난 당신이 완전 체념할 때까지 기다리다가 아이를 데리고 당신을 떠날 거예요.”  그는 침묵했다. 갑작스러운 고요함은 사람을 두렵게 만들었다.  그의 차가운 눈빛을 보고 국청곡은 단호하게 대답한 걸 후회했다. “당신 술 먹고 주정부리면 나 계속 무시할 거예요.”  그는 무섭게 그녀의 입술을 덮쳤다.  그는 강제로 그녀를 안아서 안방으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9장

    목정침은 여유롭게 그를 보았다. “어디서 날 봤는데? 목가네는 절대 아닐 테고. 네 당시 그 신분으로는 목가네에 들어올 자격이 없었잖아.”  예군작은 그가 총구를 겨누는 것 같은 그의 말을 신경 쓰지 않고, 여자들을 다 쫒아 낸 뒤 두 사람만 남았을 때 말했다. “맞아, 목가네는 아니야. 우리 엄마랑 내가 살던 아파트 밑이였지.”  아파트 밑?  목정침은 자세히 회상을 했다. 전에 한번 그가 아버지를 따라서 회사에서 회의를 한 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한 아파트에 들른 적이 있었다. 아버지는 그에게 오랜 친구를 금방 만나고 올 테니 차에서 기다리라고 했었다.  그는 의구심을 갖지 않고 다른 쪽으로 생각하지 않았었다. 대충 10 여분 정도 기다렸던 것 같은데 아마 그때였던 거 같다. 생각해보니 웃겼다. 아버지는 애인을 만나러 가는 거였는데, 그는 아무것도 모르고 밑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만약 그가 미리 알았더라면 어쩌면 그 후에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이런 일들 때문에, 그는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왜 그가 그런 일을 알게 만든 걸까? 왜 그가 그런 곳에 가게 한 걸까? 아버지는 그를 완전히 바보취급 했었다…  그의 반응을 보며 예군작이 이어서 말했다. “아마 생각났겠지. 그때 나도 밑에서 놀고 있었어. 아버지가 위로 올라가는 걸 보면서, 나도 예전처럼 신나게 따라올라 가려다가 형을 봤어. 그 순간 내 두 다리는 굳어버리고 말았지. 형한테 호기심도 생기고 질투도 나면서, 처음으로 내가 사생아라는 걸 확실히 알게 됐어. 형은 외제차 안에 타고 있고, 제일 좋은 대우를 받고 있었지만, 나는 엄마랑 빛도 안 들어오는 곳에 살면서, 당당하게 아빠랑 나가 보지도 못 했어. 단 한 번도… 나랑 우리 엄마가 아파도, 아버지는 사람을 보내셔서 우리를 병원에 보내주셨지.  난 언제부터 아빠를 싫어했을까…? 거의 기억도 안 나. 근데 갑자기 싫어한 게 된 건 아니고,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감정이 쌓였어. 난 우리 엄마도 싫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8장

    국청곡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가 언제부터 자신이 같이 자주길 원했었나? 예전에는 그녀가 방에서 자는 않는 것은 물론, 집에서 자지 않더라도 그는 절대로 묻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일부러 그를 피하고 있었다. 그녀는 요즘 자꾸 그가 이상한 생각을 하는 것 같았는데, 그녀는 출산을 하고 상처부위가 아직 회복이 되지 않은 것 같아 마음에 걸렸다. 그는 절대 남은 이해해 주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회사로 가는 길, 예군작의 얼굴은 매우 어두웠지만, 아택의 얼굴엔 봄바람이 부는 것처럼 기분이 매우 좋아 보였다.  예군작은 아택이 꼴보기 싫었다. “연애라도 시작했어? 아침부터 왜 그렇게 기분이 좋아.”  아택은 정직하게 말했다. “아니요, 그냥 단순히 기분이 좋아서요. 도련님은 왜 아침부터 화가 나셨어요?”  예군작은 국청곡을 떠올리자 화가 났다. “물어보지 마, 말하기 싫어. 오늘은 일찍 퇴근하고 클럽 가서 스트레스 좀 풀자.”  아택은 황급히 말했다. “저는 못 갈 것 같습니다, 도련님 혼자 다녀오세요. 안야씨가 저녁은 집에 와서 먹으라고 해서요.”  예군작은 그의 말에서 눈치를 챘다. “오, 그렇게까지 마음을 쓰는 거야? 이제 놀러도 안 가게? 남자가 그렇게 성실해서 어따 쓰게?”  아택은 사실대로 말했다. “단지 노는 게 지겨워서지, 다른 뜻은 없습니다. 그런 곳에서는 자기자신을 잃기 마련이니 안 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예군작은 아택을 강요하지 않았고 한 사람이 떠올랐다. 그 사람은 목정침이었다. 목정침과 그런 곳에 가면 재밌지 않을까?  ......  저녁. 목정침은 접대가 있다고 말한 뒤 집에 돌아와서 밥을 먹지 않았다. 온연도 그를 매우 믿었기에 더 묻지 않았다. 만약 그가 예군작에게 끌려가서 논 걸 알게 되면 화가 나서 미쳐 버릴 테다.  목정침은 장소에 도착한 후에서야 예군작이 음란하게 놀려는 걸 알았다. 룸 안에는 야릇한 조명이 켜져 있었고, 여자들은 다리를 훤히 내놓고 여러가지 자세를 취하고 있었으며, 예군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7장

    아택은 어떤 반응을 해야 할지 몰랐다. 예전에 예가네에서 어르신 밑에서 목숨을 받쳐 일하느라 너무 힘들어서 연애를 할 시간도 없었다. 나중엔 예군작 밑에서 일을 하면서, 클럽도 다니고 여자를 만나봤지만, 진짜 연애를 하려니 그는 하지 못 했다. 그는 꼭 찌질한 사내자식처럼 어쩔 줄을 몰라했다.  그가 대꾸를 안 하자 안야는 살짝 실망했다. “대체 이유가 뭐예요? 난 진짜 모르겠어서 그래요, 우리 정상적인 부부처럼 살기로 한 거 아니었어요? 근데… 우리가 지금 부부처럼 살고 있는 게 맞아요?”  아택은 그녀와 처음 자게 되었을 때가 떠올랐고, 그때는 예군작 때문에 임무를 완성해야 한다는 느낌으로 했었다.  그의 목젖이 살짝 움직였다. “가면 되잖아요…”  안야는 그가 매우 원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고, 꼭 그녀가 강요하는 느낌이었다. 그녀는 수치스러워서 입술을 깨물었다. “당신이 싫으면 나도 강요하지 않아요. 어차피 당신도 예군작 같은 사람 밑에서 일하니까 밖에서 많이 해봤을 거 아니에요. 원래 돈 많은 남자들은 다 그렇잖아요, 나 이해해요.”  아택은 머리가 아파왔다. “아니에요, 정말 아니에요. 도련님은 다리를 그렇게 오랫동안 다치셨는데 밖에 나가서 놀 시간이 어딨었겠어요? 이미 성실해지신지 오래 되셨고, 나도 매일 그 분만 따라다니니 혼자서는 더욱 그럴 일이 없어요. 나도… 싫은 거 아니에요. 그냥 시간 좀 필요해서 그래요.”  그가 젓가락을 내려놓자 안야는 빠르게 주방을 정리했다. “당신한데 준비할 시간을 주면 언제까지 시간이 필요할지 모르잖아요. 일단 들어와요.” 그녀는 말을 끝내고 먼저 안방으로 들어갔다.  아택은 어쩔 수 없이 따라 들어갔다.  안야는 갑자기 그를 안았고, 먼저 그에게 키스를 했다.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이 느껴지자, 아택은 숨이 멎었지만 이내 그녀의 허리에 팔을 감쌌다. ……  예군작은 하루종일 일을 하고 집에 돌아왔고, 국청곡이 안방이 아닌 아이방에서 자고 있는 걸 발견했다. 아이 방은 잠겨 있어서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6장

    아택은 침을 삼켰다. “아… 그냥 궁금해서 여쭤봤습니다.”  예군작은 일어나서 시계를 보고 외투를 챙겼다. “나 혼자 운전해서 퇴근할게, 너도 들어가.”  예군작은 대답을 한 뒤, 그를 위해 사무실 문을 열어주었고, 두 사람은 회사 문 앞까지 걸어간 뒤 각자의 길을 갔다.  예군작 밑에서 이렇게 오래 일을 하면서, 아택은 여전히 그의 심리를 알 수 없었다. 그는 어르신보다 더 파악하기 힘들었고, 사람의 마음은 깊기 때문에 한 사람을 파악하지 못 한다는 건 절대적으로 두려운 일이었다.  아택이 집에 돌아왔을 때 안야는 아직 자고 있지 않았고, 그들 대신해서 신발장에서 슬리퍼를 꺼낸 뒤, 또 능숙하게 주방에 들어가 그에게 줄 요리를 했다.  그녀가 바삐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아택은 왠지 모르게 마음이 놓였다. 아무리 집에 늦게 들어가도 누군가 불을 켜 놓고, 누군가 그를 기다리고, 따뜻한 밥이 준비되어 있는 건 인생에서 가장 편안함을 주는 일이었다.  그는 평소처럼 바로 샤워를 하지 않고, 소매를 걷어 올린 뒤 주방에 들어가 그녀가 요리하는 걸 도왔다. “오늘은 애기가 말 잘 들었어요?”  안야는 고개를 끄덕였다. “말 잘 들었어요, 사실 나 혼자서도 잘 챙길 수 있는데, 아주머니는 안 써도 되지 않을까요? 그러면 매달 소비를 좀 아낄 수 있잖아요. 당신 돈 버는 것도 힘든데, 우리끼리 아껴서 살면 좋잖아요. 당신은 움직이지 말고 좀 쉬어요, 하루종일 일하느라 피곤했을 텐데 이런 건 내가 하면 돼요.”  아택은 그녀에 의해 강제로 옆으로 쫓겨나서 완전히 끼어들 수 없었다. “그런 돈은 아낄 필요없어요. 집안 일도 하고 애도 보는데 당신도 힘들겠죠. 내 일은 엄청 힘든 편은 아니에요. 평소에 대부분은 거의 한가해서요.”  안야는 고개를 돌려 그를 향해 웃었다. “안 힘들면 다행이에요. 사실 내가 봤을 때 예군작씨도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적어도 당신한테는 잘해주니까요.”  아택은 평소에 뒤에서 예군작의 얘기를 하진 않지만, 이 점은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5장

    진몽요는 억울해했다. “그러게 누가 나한테 장난치래요? 나도 순간 머리가 안 돌아가서 그런 거잖아요. 그래서 손부터 나간 거고요… 내가 잘못했어요. 나도 민망했어요, 당신 부모님이 다 봤잖아요. 지금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목구멍 밖으로 튀어나올 거 같고, 진짜 창피한 건 나라고요! 어머님 아버님이 봤을 때 내가 엄청 예의 없는 아이로 보였을 거 아니에요! 근데 내가 방금 식당 입구 봤었는데, 우리 몇 명 밖에 없었어요~”  경소경도 진짜로 화가 난 게 아니었다. 그는 그녀의 생각이 단순한 걸 알았기에, 생각이 짧은 건 정상이었다. “알겠어요, 그만 해명해요. 해명하는 건 감추려는 거고, 감추려는 건 사실이라는 거잖아요. 내가 나이를 이렇게 먹고도 참… 됐어요, 어차피 당신이 맨날 집에서 안 그러는 것도 아니니까요. 우리 엄마 아빠는 당신이 이런 사람인 거 이미 알고 있으시고, 이미 머릿속에 깊이 각인되어 있을 거예요. 이번 생에 그 인식은 달라지지 않을 거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진몽요는 호기심에 물었다. “부모님 눈에는 내가 어떤 사람인데요?”  경소경은 입꼬리를 올린 뒤 못된 웃음을 지었다. “생각이 간단하고 사지가 발달된 사람이요.”  이 간단한 한 마디는 당연히 매를 벌었다.  백수완 별장으로 돌아온 후, 진몽요는 시간이 어느정도 됐으니 강령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물었다. “엄마, 집에 들어갔어요? 어떻게 됐어요? 말 좀 해줘봐요.”  전화 너머 강령은 너무 웃어서 주름이 졌다. “난 괜찮은 거 같아. 그 분이 나한테 선물도 준비해 주셨더라고, 근데 사람이 많아서 민망해서 바로 못 주셨데, 그래서 차에서 주셨어. 그 분이 그리신 그림이었어, 그럴듯하게 도장도 찍혀 있더라고. 그 분은 짝을 찾아서 안정적으로 삶을 살고 싶다고 하시는데, 다들 알다시피 그분은 불만이 없고, 내가 마음에 든다길래, 내 의견을 물어봐서 나도 괜찮다고 했지. 그 분 얼굴이 너무 빨개지셔서 어둠속에서도 빨개지신 게 보이더라. 난 그저 그 분이랑 공통된 관심사가 없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4장

    강령은 얼굴이 빨개졌다. “네, 좋네요… 제 딸도 샤브샤브를 좋아해서요, 나중에 같이 갈게요.”  진몽요는 이 좋은 소식을 듣고, 이런 자리만 아니었다면 이미 신나게 웃었을 테다. 허영준이 샤브샤브 가게를 갖고 있는 줄은 몰랐고, 이 가게는 정말 그녀의 입맛을 저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건 그녀가 앞으로 샤브샤브를 배 터질 때까지 먹을 수 있다는 뜻인가?  허영준은 경성욱처럼 말이 많지 않아서, 식탁에서는 거의 대화가 없었다. 밥을 다 먹고 식당에서 나온 뒤, 허영준은 강령을 보며 물었다. “혼자 사시죠?”  이 말은 첫 맞선 자리에서 묻기엔 조금 이상했고, 마치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못 하는 목적이 있는 것 같았다. 진몽요는 허영준의 바른 모습을 보고 이상한 생각이 들지 않아 강령을 대신해서 대답했다. “엄마는 지금 혼자 살고 계세요. 그래서 제가 자주 보러가요, 어차피 멀지도 않으니까요.”  허영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다들 가는 방향이 다르시니, 제가 가는 길이 같아서 데려다 드리고 싶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 그러면 다들 왔다 갔다 하실 필요 없잖아요.”  그랬다. 허영준은 그저 말이 별로 없었지만 마음씨는 세심해서 이미 가는 길이 같은지 아닌지도 생각하고 있었기에 진몽요는 웃었다. “네, 그럼 부탁드릴게요, 아저씨.”  강령과 허영준이 차를 타고 멀어지자 하람은 진몽요에게 물었다. “네가 봤을 땐 어떤 거 같아?”  진몽요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경소경이 끼어들었다. “이게 이 사람 맞선도 아닌데, 이 질문을 왜 이 사람한테 하세요? 이 사람 생각은 중요하지 않죠, 어머님 마음에 드셔야 하는 거잖아요.”  하람은 그를 노려봤다. “그럼 네가 봤을 땐 어떤 것 같은데? 너희 생각도 중요하지, 아니면 왜 다같이 밥을 먹었겠어? 그럴거면 그냥 두 사람 따로 만나서 얘기 나누게 했지…”  경소경은 생각을 하다가 말했다. “사람은 괜찮은 거 같아요, 성실하고, 근데 말은 잘 못 하시네요.”  진몽요는 경소경의 피드백이 너무 일반적이라고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3장

    진몽요는 이런 일을 참고 있을 수 없어서, 경가네 공관에서 나오자마자 강령에서 살짝 얘기를 흘렸다. 강령의 태도는 사람을 본 다음에 다시 얘기해보자는 느낌이었고, 이미 한번의 실패를 통해서 조금 더 현명해졌기 때문에, 이번에는 제대로 상대를 봐야 했다.  순식간에 주말이 다가왔고, 진몽요는 원래 온연이랑 놀러 나가기로 했던 약속을 취소했다. 온연은 진몽요가 엄마에게 맞선을 주선하려는 걸 알고 의아해하지 않았다. 사람은 늘 그런 것 같았다. 나이가 젊든 많든, 다들 짝이 있어야 했다. 사람은 원래부터 무리지어 사는 동물이니 그 누구도 혼자 외롭게 살고싶어 하지 않았다.  백수완 레스토랑에 예약한 룸에 경소경은 요리를 배치한 뒤, 모든 게 준비가 다 되어 있었고, 이제 봄바람만 불어오면 됐다. 그 ‘봄바람’은 아직 오지 않았다.  강령은 잘 관리한 얼굴에 홍조를 띄웠다. “사돈, 그 분 만나 뵌 적 있으시죠? 좀 웃기실 것 같지만, 저 조금 긴장되네요. 이런 일까지 다들 출동해주시니 조금 죄송해서요.”  하람은 웃었다. “만난 적 있어요, 저희 집 사람보다 더 바르게 생겼으니 걱정 마세요. 마음이나 겉모습이나 다 이 사람보다 나으니까요.”  경성욱은 옆에서 감히 반박하진 못 했다. 그의 동문이 어디가 더 낫단 말인가? 그가 그렇게 후졌나?  사람들이 거의 30분정도 기다린 뒤, ‘봄바람’이 도착했다. 얼굴엔 비록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었지만, 여전히 젊었을 때의 풍채가 보였다.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있듯이, 경성욱의 동문은 여러 방면에서 못난 게 없었다. 젊은 사람을 사이에 있어도 경소경처럼 인기가 많았고, 이 나이를 먹었어도 여전히 잘생긴 아저씨였다.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제가 나올 때 근처에서 차가 막혀서, 마음은 급했는데 방법이 없었어서요. 제가 사죄의 의미로 이번 식사 대접하겠습니다.”  경성욱이 말수가 적은 걸 알고 분위기를 살리는 일은 다 하람이 했다. “괜찮아요 허씨, 저희가 남도 아닌데요 뭘.” 말을 하면서 그녀는 강령의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2장

    경소경은 경성욱이 아이를 안고 싶어하는 걸 알고 바로 아이를 건네주었다. “한번 보세요.”  경성욱은 기쁘게 아이를 받은 한번 살펴보았다. 사실 기저귀는 갈은지 얼마 안돼서 깨끗했다.  경소경이 한가한 걸 보자 진몽요는 그를 째려봤고 경소경은 눈물없이 울고 있었다. 그는 아이를 안기 싫은 게 아니라 기회가 없었던 거였다.  식사 시간. 아이는 유모차 안에서 분유를 먹고 있었고, 유모차는 하람 옆에 있어서 하람은 밥을 먹으면서도 아이를 놀아주었다.  진몽요는 하람은 완전 존경했다. 처음에 그녀는 하람이 아이에 대한 열정이 한 순간일 줄 알았고, 시간이 지나면 아이를 귀찮아 할 줄 알았다. 그런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그녀의 모습은 여전했고, 늘 손에서 놓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니 하람에게 아이를 맡겨서 그녀도 안심이 되었다.  갑자기, 하람은 그녀를 보며 물었다. “요즘 내가 애 보느라 사돈이랑 쇼핑할 시간도 없었고, 연락할 새도 없었는데, 넌 사돈이 혼자 계시는데 걱정 안되니?”  진몽요는 걱정이 없는 편이라,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어서 대답했다. “걱정할 게 뭐 있어요? 집에 대문 보안도 최고로 설치해 두었으니 괜찮아요. 제가 엄마 집에 가기도 해요, 시간만 있으면 가거든요.”  하람은 헛기침을 두 번 했다. “그… 사돈한테 새 짝 찾아드릴 생각은 없어? 너도 이제 시집왔고, 사돈도 계속 혼자 계시면 심심하시잖아, 나중에 나이 들었을 때 짝이 있으면 좋잖아. 지금은 비록 젊으셔서 마음대로 노실 수 있어도 혼자면 있으면 외롭기 마련이니까…”  중매하는 일은 하람도 처음이라 어떻게 얘기를 꺼내야 할지 몰랐고, 진몽요가 신경쓸까 봐 더 걱정했다.  진몽요는 그제서야 하람의 뜻을 이해하고 문득 깨달아서 말했다. “아아아… 그 일은 저도 생각 했었어요. 엄마도 예전에 스스로 노력해보셨는데, 적절한 사람을 못 찾았어요, 다 이상하고 못 미더운 사람들이었거든요. 저도 지금은 거기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어서, 제가 생각을 많이 못 해드린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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