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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53화

Author: 봄가을
곧이어 백연무는 한지훈에게로 다가갔다.

“한지훈, 어찌 됐든 장 씨 집안은 줄곧 우리 용국에 큰 공을 세운 사람들이야. 그런데 네가 그런 장 씨 집안사람들을 죽인 건 확실히 잘못한 거야!”

“게다가 장도령과 구만리까지 죽인 건, 용납할 수가 없어!”

“하지만 내가 이곳까지 온 이상 당연히 이 사태가 더 이상 악화되지 않게 막을 거야. 모든 일을 평화롭게 해결하도록 만들 거야!”

이때 백연무는 갑자기 몸을 돌려 단해룡을 노려보며 말했다.

“그나저나 단해룡, 너 정말 머리 하나는 잘 굴리는구나! 전신 치우의 제단을 이용하여 한 후배를 사지로 몰아넣어?”

“배짱이 아주 크네!”

백연무의 말에, 단해룡의 안색은 새하얗게 질렸다.

설마 백연무가 날 도우러 온 게 아니라고?

만약 백연무가 한지훈을 도우려 한다면, 오늘 일은 계획대로 끝내기 어려울 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숭산은 줄곧 구석진 곳에서 종래로 얼굴 한번 내밀지 않았었다.

그런데 만약 백연무가 한지훈을 지지하게 된다면, 의심할 여지도 없이 5대 명산과 무종을 향해 입장을 밝히게 되는 것이다.

“아니... 선배님, 제발 상황을 직시해 주세요. 구만리가 이놈의 손에 죽었습니다. 계속 이렇게 놔뒀다가는...”

단해룡은 씩씩거리면서, 예상치 못한 이 상황에 기가 찼다.

“너희들 정말 우리 무종의 체면을 제대로 깎는구나. 수천수만 명의 선배라는 놈들이, 각 종파 장로 문주라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모여서 한 후배를 죽이려 하다니, 너희들은 정말 부끄럽지도 않아!”

백연무는 큰 소리로 노발대발하였다. 우렁찬 그의 목소리에, 사람들은 두 귀가 윙윙거리는 와중에 부끄러운 나머지 고개를 숙였다.

그제야 대장로는 불안한 마음을 마침내 내려놓았다.

백연무는 과연 그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적어도 여전히 공정을 중요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곧이어 백연무는 갑자기 몸을 돌려 한지훈을 향해 말했다.

“한지훈, 네가 사당에 있든 다른 어떤 신분을 가지고 있든, 넌 여전히 무종의 일원이야, 맞지?”

“무종의 일원인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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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먼저 가지고 있는 자원을 활용해서 임상을 해보고, 과연 효과가 있는지 확인해 보는 게 좋겠습니다. 적어도 암이나 백혈병 같은 치료가 어려운 질병에는 진짜 팔극수명단이 꽤 좋은 효능을 보일 거니까요!”“제가 알기로는, 예전에 용각의 한 장로가 집안에 먼 친척이 암에 걸렸었는데 황약사가 팔극수명단을 가지고 가서 그를 살린 적이 있다고 합니다.”유준혁이 진지하게 말했다.“좋습니다, 그럼 이 일은 어르신께서 처리해 주세요. 이번 기회에 약왕파의 진짜 속마음을 시험할 수 있을 것 같네요!”강우연이 단방을 도청전인에게 건넸다.이 중 약왕파에 갈 자격이 있는 사람은 도청전인밖에 없었다.유준혁의 청운종은 약종의 순위에서 그리 높지 않았고, 명실상부한 제1대 약왕파와는 대화할 자격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도청전인이 단방을 받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예, 제가 다녀오겠습니다!”도청전인이 떠난 후, 유준혁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사모님, 만약 그들이 준 단방이 진짜라면, 저희 항암 신약은 더 이상 개발할 필요가 없겠군요. 팔극수명단이 이 부분에 효과가 있으면, 저희는 영향력을 두 배로 확장할 수 있을 겁니다!”그러자 강우연은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당장은 기뻐할 수 없습니다. 만약 그쪽이 팔극수명단을 미끼로 다른 속셈이 있다면, 저희가 함정에 빠질 가능성이 매우 커요!”약왕파에 대해서 강우연은 항상 경계를 늦추지 않으려 했고, 유준혁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사모님 말씀도 맞습니다. 그럼 도청 형님의 좋은 소식을 기다리도록 하지요! 약재만 준비되면 저희는 바로 작업을 시작할 수 있으니, 진위 여부는 만들어보면 알겠지요!”강우연도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고, 그 후 몇 마디 당부한 후 유준혁을 떠나보냈다.표면적으로는 평화로운 강중과 용국 무종이지만, 사실 그 뒤에는 치열한 싸움이 일어나고 있었다.한편, 창릉산에서 한지훈이 구만리를 물리친 소식은 이미 퍼졌고, 근 백 년 동안 은거하던 예충기가 갑자기 모습을 드러내 한지훈을 지지한 소식이

  • 용왕사위   제2468화

    이 광경을 본 강우연은 문득 도청전인을 흘깃 바라보았다.약왕파가 갑자기 태도를 바꾼 것에 그녀는 마음이 흔들리고 있었다. “사모님, 제 생각에는 대장로가 진심에서 우러나온 행동을 한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굳이 팔극속명단의 단방을 가지고 올 이유가 없었을 겁니다. 가능하다면, 약왕파에 조금의 생명줄을 남겨주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어차피 우리도 같은 길을 걷는 사람들이니까요.”도청전인은 잠시 생각한 후,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약왕파가 진정으로 마음을 바꾼 것인지는 앞으로의 행동을 봐야 알 수 있지만, 적어도 지금 강우연에게는 상당한 이득이 되는 일이었다.도청전인이 계속 눈짓을 보내자, 강우연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대장로께서 이토록 성의를 보이시니, 그 예를 받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강중 제약 기업의 이익 일부를 약왕파에 양보하여, 어려움을 조속히 극복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이 말을 듣자, 대장로는 연신 고개를 숙이며 감사를 표했다.“더 이상 볼일이 없다면,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강우연은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대장로는 노련한 사람이었기에, 강우연이 여전히 자신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렸다.게다가 도청전인의 말도 애매한 부분이 많았기에, 이런 상황에서 강우연이 그를 오래 머물게 할 리 없었다.“강 대표님, 편히 쉬시기 바랍니다. 저는 먼저 물러가겠으니, 앞으로 필요한 일이 있으시면 약왕파가 최선을 다해 돕겠습니다!”대장로는 강우연에게 예를 갖춘 후, 천천히 대청을 나섰다.그가 완전히 떠난 후, 강우연은 작은 나무 상자를 집어 들고 유심히 살폈다.“어르신, 약왕파의 의도가 대체 무엇일까요?”강우연은 황약사가 무슨 꿍꿍이를 꾸미고 있는지 좀처럼 알아낼 수 없었다.도청전인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어제 오후 장씨 가문에서 전국 언론을 통해 주상께 공개적으로 사죄를 했습니다. 아마 그 사건이 황약사의 마음을 움직였을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 아직까지 약왕파를 완전히 신뢰해선

  • 용왕사위   제2467화

    “어르신, 들여보내 주세요. 아무리 그래도 멀리서 온 손님을 문전박대할 수는 없으니까요!”강우연은 그렇게 말하며 휴대폰을 꺼내 유준혁에게 문자를 보냈다.최근 유준혁은 새로운 항암제를 연구 중이었으나, 진전이 매우 더뎠다.이는 최상의 약재를 구하기가 너무 어렵기도 했고, 또 다른 점은 청운종의 단방이 상당히 제한적이라 새로운 약을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것이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강우연의 문자를 받은 유준혁은 처음에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그러나 “팔극속명단”이라는 단어를 보자마자, 그의 눈이 번쩍 뜨였다.팔극속명단의 단방이라면 무종뿐만 아니라, 약종과 의종에서도 모두 꿈에도 그리던 것이 아닌가!“문주님! 혹시 그 처방전을 해결할 방법을 찾으신 겁니까?”옆에 있던 청운종의 제자들이 유준혁의 반응을 보고 급히 물었다.“흥! 해결 방법? 팔극속명단이 있는데 무슨 처방전을 연구하겠어?! 다들 여기서 기다려! 난 당장 가봐야겠어!”더 이상의 설명 없이, 유준혁은 즉시 한지훈의 저택으로 향했다.한편, 도청전인은 이미 대장로를 거실로 안내했고, 강우연을 보자마자 대장로는 급히 깊이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강 대표님, 제가 무례했습니다. 이전까지 저희 약왕파가 여러모로 실례를 범했으니, 부디 넓은 아량으로 용서해 주십시오!”그는 공손히 팔극속명단의 단방이 담긴 상자를 두 손으로 내밀었다.“이것은 저희 약왕파에서 수천 년간 전해 내려온 팔극속명단의 단방입니다. 곡주 황약사의 명으로 이를 직접 바치러 왔으니, 부디 기쁘게 받아주십시오!”도청전인은 나무 상자를 받아 바로 강우연에게 건넸다.그러나 강우연은 상자 안의 단방을 들여다보지도 않은 채,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사실, 저희 우연 그룹은 처음부터 누구를 적대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약왕파가 줄곧 우리 그룹을 견제하고 방해해 왔죠.”“이제 와서 약왕파가 먼저 화해의 손길을 내민다면, 저희도 그 손을 뿌리치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같은 일이 반복되는 일은 없기를 바랍니다!”강

  • 용왕사위   제2466화

    팔극속명단의 단방을 바라보며, 도청전인은 잠시 망설이지 않을 수 없었다.이렇게 중요한 물건을 약왕파에서 순순히 내놓겠다고?도청전인 스스로도 이게 정말인지 믿기 어려웠다.하지만 저들이 이렇게까지 성의를 보이며 직접 찾아왔으니, 적어도 일단 들여보내는 게 맞지 않겠는가?그렇게 생각한 도청전인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좋소. 잠시 기다리시오. 내가 사모님께 여쭈어 보겠소!”말을 마친 그는 몸을 돌려 한지훈의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이때, 강우연은 한지훈이 가르쳐 준 방법으로 자신의 자기장을 조절하는 연습을 하고 있었다.비록 아직 큰 진전은 없었지만, 적어도 이제는 간단한 물체를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화병과 같은 비교적 가벼운 물건은 아무런 외부의 힘을 사용하지 않고도 몇 미터 떨어진 곳까지 움직일 수 있었다.도청전인이 밖에서 들어오는 것을 본 강우연은 이마에 맺힌 땀을 가볍게 훔치며 물었다.“어르신, 무슨 일인가요?”“사모님, 약왕파에서 사람이 찾아왔습니다. 게다가 그는 황약사 다음으로 높은 대장로이니, 사모님께서 만나보시는 것이 좋을지 여쭙고자 합니다.”약왕파라는 단어를 듣자, 강우연의 눈썹이 살짝 찌푸려졌다.그녀에게 있어 약왕파에 대한 인상은 최악이었다.최근 한동안 직접적인 충돌은 없었지만, 여전히 적대적인 관계는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게다가 그동안 약왕파가 벌인 작은 술수들도 강우연은 모른 척하고 있었을 뿐, 모두 알고 있었다.다만, 아직 서로 완전히 원수를 지는 단계로 나아가지 않았기에 굳이 깊이 추궁하지 않았을 뿐이다.한지훈에게도 더더욱 이 일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그런데, 지금 약왕파에서 직접 사람이 왔다니, 게다가 대장로라는 고위 인물을 보냈다고?“그들이 무슨 일로 왔다고 하던가요?”강우연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물었다.“사모님, 이번에 약왕파는 단방을 헌상하러 왔다고 합니다. 대장로가 들고 온 것이 바로 팔극속명단의 단방이라 하는데, 다만 저는 의술에 대한 조예가 깊지 않아, 그 진위를 가릴 수 없기에

  • 용왕사위   제2465화

    “그래. 팔극속명단의 단방이 우리 손에 있으면 단지 약왕파의 진귀한 보물일 뿐이지만, 이것을 한지훈에게 건넨다면 그가 어떤 생각을 하겠는가?”황약사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났다.“문주님, 그것은 저희 약왕파에서 가장 중요한 단방입니다! 일찍이 국왕께서 직접 와서 요구했을 때도 문주께서는 내어주지 않으셨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한지훈에게 바친다는 것은…”대장로는 여전히 내키지 않았다. 팔극속명단은 약왕파 사람들의 수명이 평범한 사람보다 훨씬 길게 유지되는 절대 비밀이었다!이 단방은 약왕파의 창립자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비단으로, 천하에 오직 약왕파만이 보유하고 있었다!그리고 이것이야말로 약왕파가 천하의 무종들과 쉽게 교류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였다.만약 팔극속명단을 잃는다면, 약왕파의 무종 내에서의 위상도 급락할 것이었다!“대장로, 사실 우리에게 단방이 따로 필요하겠나? 이 처방전은 이미 우리 가슴속에 있지 않은가! 그리고 한지훈이 이 단방을 손에 넣어도, 세상에 쉽게 유출하지는 않을 것이다.”“이토록 귀중한 것을 우리가 순순히 내어준다면, 그 진정성을 의심할 자가 어디 있겠느냐?”황약사의 말에 대장로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이것마저도 진정성으로 보이지 않는다면, 이 세상에 진심이라 할 것이 더는 없을 것이다!과연 황약사의 말대로, 거짓의 궁극적인 경지는 남을 속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조차 믿게 만드는 것이었다!“문주님의 뜻을 이해했습니다. 이 단방으로 한지훈의 신임을 얻는다면, 그는 결코 의심하지 않고 경계를 늦출 것입니다!”“다만, 청운종쪽도…”“유준혁은 위협이 되지 않아. 그는 이미 한지훈에게 허리를 꺾였다. 청운종 또한 약종이라지만, 그들의 단방이 우리 약왕파와 비교할 수나 있겠느냐?”“일단은 그를 안정시키고, 청운종과 친밀히 지내라! 그들에게 단방 몇 개와 상급 약재를 건네도 좋다. 반드시 명심해야 할 원칙은, 이익으로 유혹하는 것이다!”황약사는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명심하겠습니다! 문주님께서는 과연 계획이 주도면밀하시니

  • 용왕사위   제2464화

    “대장로님, 어떤 일이든 아무리 위험하더라도 반드시 해야 할 때가 있지 않습니까?!”한지훈은 고개를 돌려 대장로를 향해 옅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대장로는 한지훈의 눈빛 속에서 단호한 결의를 읽을 수 있었다.“아이고! 북양왕께서 이미 뜻을 굳히셨다면, 더 이상 제가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무사히 돌아오시길 바랍니다.”대장로는 그렇게 말한 뒤, 한지훈에게 주먹을 맞대어 예를 표하고는 서둘러 산 아래로 내려갔다.그날 오후, 장씨 가문은 각종 언론 매체를 통해 공식적으로 한지훈에게 사과를 표명했다.무맹 또한 나서서 입장을 밝히며, 단해룡은 언론 앞에서 직접 자신과 한지훈 사이에 원한이 없음을 선언했다.그는 단지 소인의 감언이설에 속아 한지훈을 겨냥했던 것뿐이라고 해명했고, 이 모든 상황은 황약사의 예상대로 흘러갔다.결국 예충기의 등장으로 인해 한지훈은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이다!“문주님, 과연 신묘한 계략이십니다! 무종의 사람들 말에 따르면, 당시 한지훈은 이미 백연무에게 완전히 몰린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예충기가 갑자기 나타나 백연무와 무종의 여러 사람들을 처치했다고 합니다!”“심지어 장씨 가문의 가주조차도 따귀를 여러 대나 맞았다고 합니다!”약왕파 대장로가 다급히 달려와 창릉산 전투의 결과를 황약사에게 보고했다.황약사는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역시 예상대로였고, 예충기는 줄곧 한지훈을 주시하고 있었다.장씨 가문 따위가 감히 한지훈을 죽이겠다고?그야말로 어불성설이었다!“문주님, 그럼 저희는 이제 어떻게 움직여야 할까요?”대장로가 조심스럽게 물으며 황약사를 올려다보았다.“어떻게 하다니? 그야 당연히 한지훈 쪽으로 붙어야지. 우리는 오직 강자만을 따른다. 청운종처럼 한지훈의 날개 아래에 있으면 약왕파가 비상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 아니겠느냐?”황약사가 미소를 지으며 말하자, 대장로는 그 말을 듣고 순간적으로 멍해졌다.황약사가 누구인가?그의 자존심은 누구보다도 높았는데, 그런 그가 이렇게 쉽게 한지훈에

  • 용왕사위   제2463화

    용국의 조정에서도 한지훈을 극도로 중요하게 여겼다.따라서 처리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았고, 예충기의 눈에는 한 달이라는 시간도 빠듯했다.“좋습니다. 그럼 한 달 후, 곤륜허에서 뵙겠습니다!”한지훈은 예충기에게 주먹을 맞대어 예를 표했고, 예충기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 명심해라. 돌아간 후에는 이 일을 절대 누구에게도 발설하지 마라. 그렇지 않으면 화를 초래할 것이야!”“용족 유적을 탐내는 자들은 광명파만이 아니다. 또한 용심을 융합하는 것은 용족 유적의 비밀을 풀 수 있는 유일한 열쇠이니, 악의적인 의도를 가진 자들을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예충기의 시선이 멀리 있는 산봉우리로 향했다.이때, 무적천이 두 눈에서 불꽃을 뿜으며 산 정상에 서 있었다.그는 눈앞에서 한지훈이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나고, 다시 한번 위기를 벗어나는 모습을 똑똑히 지켜보고 있었다!사실, 그가 몰래 이곳에 온 이유는 한지훈이 힘이 다할 때를 기다렸다가 불시에 습격하여 목숨을 담보로 용심을 융합하는 방법을 말하도록 협박하려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을 보니, 그저 헛된 망상이 되고 말았다.심지어 장씨 가문의 어르신들조차도 그 곤륜의 노인을 그렇게 공손히 대하는데, 자신이야말로 아무것도 아니지 않은가?!그가 감히 이 상황에서 감히 한지훈을 공격할 수 있을까?감히 그럴 엄두도 내지 못했다!“흥! 한지훈, 네놈의 목숨도 참 질기군!”무적천은 이를 갈며 독설을 내뱉은 후, 분노에 찬 채로 몸을 돌려 산 아래로 내려갔다.이때, 한지훈도 멀리 산봉우리 위에 서 있는 그 외로운 뒷모습을 발견했다.“무적천?!”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그래, 그는 꽤 끈질긴 자다. 다만, 반쪽짜리 흑룡의 심장을 손에 넣고도 끝내 융합하지 못했지. 십중팔구 그는 천생서문을 빼앗으러 온 걸 거다!”“무적천과 황약사, 이 두 사람을 반드시 조심하거라. 사실 수십 년 전, 이들은 모두 국왕의 후계자로 고려되었던 자들이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옛 국왕이 지닌 자애로운

  • 용왕사위   제2462화

    “예! 다시는 이런 실수를 저지르지 않겠습니다! 예 선배님의 은혜에 깊이 감사드립니다!”장진원과 단해룡을 비롯한 무리는 일제히 엎드려 머리를 조아리며 예충기에게 감사를 표했다.심지어 노 씨 어르신과 창 씨 어르신조차 무릎을 꿇고 연신 감사를 전했다.그들이 멀리 사라지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예충기는 한지훈 앞으로 다가왔다.“정말 예상 밖이군. 몇 달 전만 해도 이 정도일 줄은 몰랐는데, 이제는 정말 나도 다시 보게 되는구나!”비록 한지훈은 여전히 오성 용급 천왕의 경지에 머물러 있었지만, 자신의 자기장을 끌어올려 구만리와 벌인 전투 장면을 예충기는 모두 지켜보고 있었다.한지훈이 지금의 경지에 도달했기에 비로소 곤륜허에 들어가 백룡의 심장을 얻을 자격이 생긴 것이었다!“과찬이십니다, 선배님. 단지 우연히 깨달음을 얻었을 뿐입니다. 하지만 진법에 대해서는 아직도 모르는 것이 많습니다.”한지훈이 겸손하게 대답하자, 예충기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뒷짐을 진 채 말했다.“그래! 교만하지 않고 차분한 마음가짐이야말로 큰일을 이루는 필수 덕목이지! 사실 네 나이에 이 경지까지 깨우친 자는, 과거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야!”“내가 이번에 널 찾아온 이유는, 정식으로 곤륜허에 널 초대하기 위해서다! 지금의 네 실력으로는 뇌해를 건너는 것이 불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내가 도와준다면 문제없을 것이다!”“나는 수백 년간 곤륜허를 지켜 왔지만, 이제 마침내 그 사명을 끝낼 날이 왔구나. 네 덕분에 나도 해방될 수 있게 됐다.”예충기가 한지훈을 만족스럽게 바라보며 말하자, 한지훈이 미간을 찌푸린 채 물었다. 한지훈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예 선배님, 과연 지금의 제 실력으로 뇌해에 들어갈 수 있을까요?”한지훈은 아직 곤륜허에 가본 적도 없고, 그곳의 뇌해가 얼마나 위험한지 직접 본 적도 없었다.하지만 그 이름만으로도 위험천만한 곳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더군다나 천생서문에는 천뢰가 다섯 명의 신을 멸한 전설이 기록되어 있었다.상고 시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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