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을 들은 용미소는 즉시 예훈이 완전히 끝장났다는 걸 알아챘다.아무리 예씨 가문 후계자인 예훈의 실력이 강력해도 용수아에게 그런 짓을 저질렀으니 아무도 예훈을 구할 수 없었다.용수아의 할아버지는 다름 아닌 용국에서 용방 1위에 오른 청룡 전신 용지천이었기 때문이다.예훈은 그동안 용수아에게 집착해 그녀와 결혼하려고 애썼다. 이 결혼이 성사한다면 자기 지위가 하늘로 날아오를 수 있었기 때문이다.그러나 용수아는 예훈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이런 상황에서 어느 날 예훈은 만취한 상태에서 정신을 놓고 용수아를 강제로 범하는 일이 벌어졌다.예훈의 운이 좋았거나 아니면 잘 숨겼던 덕분에 처음에는 그 행위가 발각되지 않았다.하지만 종이로 불을 감쌀 수 없듯이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모든 게 들통났다.오랜 수련을 마치고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용지천은 이 사실을 듣자마자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용지천은 즉시 예씨 가문을 찾아가 예씨 집안을 반쯤 파괴하고 진기가 이미 파괴된 예훈을 반죽음 상태로 두들겨 팼다.예씨 가문의 체면과 백호 전신의 면목이 없었더라면 예훈은 시체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가루가 되었을 게 분명했다.예씨 가문 어르신이 무릎 꿇고 간곡히 부탁한 덕분에 예훈은 겨우 목숨을 건졌으나 예씨 가문에서 영원히 추방당했다.용지천은 또한 예씨 가문 사람들에게 예훈과 영원히 연을 끊으라고 엄숙하게 경고했다. 이를 어길 시 예씨 가문은 막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위협까지 보탰다.용수아는 용미소와 절친한 사이여서 이 일을 용미소에게 자세하게 털어놓았다.용미소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예천우가 예훈을 폐인으로 만든 일을 용수아에게 털어놓으며 예천우를 도와달라고 부탁했다.용수아는 그 말을 듣자 자기가 죽도록 증오하는 예훈을 폐인으로 만든 당사자가 사촌 언니가 좋아하는 사람인 줄 알고 흔쾌히 그 부탁을 들어주기로 했다.그래서 용미소는 예 장군이 철수한 원인이 이번 예씨 가문 풍파와 어느 정도 관련이 있을 거라고 예상했고 동시에 예씨
임씨 가문은 이 모든 사실을 알고 나서 또다시 충격과 두려움에 휩싸였다.예훈이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저질러 청룡 전신을 분노하게 만든 건 분명한 사실이었다.청룡 전신은 용국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인물로, 예천우 같은 용왕조차도 감히 비교할 수 없는 존재일 것이다.이번 일로 인해 예훈과 관련된 세력들이 줄줄이 연루되었고 결국 예씨 가문의 절반 세력이 거의 와해하고 말았다.생각해 보면 만약 임완유가 정말 예훈을 따라 용도로 갔다면 예씨 가문에서 쫓겨난 후 더 이상 일어설 기회조차 없을 것이고 끝없는 연루와 고초를 겪었을 것이다.그랬다면 임씨 가문은 완전히 파멸에 이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이 모든 상황을 떠올리며 다들 다행히 하늘이 임씨 가문을 지켜줬다고 여겼다.하마터면 임완유가 예훈을 따라 예씨 가문에 간다는 그 결정 하나 때문에 임씨 가문이 멸망의 길로 들어설 뻔했기 때문이다.그러나 지금 가장 시급한 일은 바로 예천우를 다시 임씨 가문으로 불러오는 일이었다.예천우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임완유가 직접 나서는 것이다. 임완유가 자존심을 내려놓고 진심으로 예천우에게 부탁한다면 그도 어느 정도 마음을 열 가능성이 클 것이다.다들 눈빛을 주고받으며 곧바로 결정을 내리고 함께 임완유를 찾으러 갔다.하지만 임완유는 문을 열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임완유는 굳이 문을 열지 않아도 다들 무슨 말을 하려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그래서 다들 아무리 문밖에서 온갖 이유를 대며 설득해도 듣고 싶지 않았다.답답해진 유은수는 초조한 목소리로 말했다.“아버님, 더 이상 미룰 수 없어요. 이러다 정말 천우가 양체은 그 여우 같은 년이랑 결혼이라도 하면 모든 게 끝장이에요.”“그럼 어쩌면 좋겠어?”임국종이 물었다.“제가 직접 찾아가서 빌겠어요. 천우가 제일 싫어하는 사람이 저인 거 잘 알아요. 오늘 당장 이마를 땅에 부딪쳐가며 빌어서라도 천우를 데려오겠어요.”유은수는 결연한 각오를 다지며 말했다.유은수는 자기가 천해시 최고의 사모
하지만 양체은이 동의한다 해도 예천우는 양대복과 의논해야 했다. 양대복은 양체은의 아버지이자 보호자였기 때문이다.양대복은 순간 멈칫했지만 자기가 예천우의 이름을 직접 불러도 된다고 허락한 걸 보고 엄청난 기쁨에 휩싸였다.양대복이 이제 용왕님의 이름을 부를 수 있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두 사람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려는 표시가 분명해 보였다.양대복이 흥분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말문을 열려는 순간, 예천우가 미간을 찌푸렸다.예천우는 자기 기운을 최대한 숨긴 채 빠르게 이쪽으로 다가오는 사람을 감지했기 때문이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 기운은 이곳에 도착했다.역시나 잠시 후, 예천우의 예상대로 마스크를 쓴 노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노인은 마른 체구였지만 유령처럼 가볍고 민첩하게 움직였다.양대복은 노인의 모습에 얼굴이 굳어졌다. 실력이 강력한 예천우였기에 상대의 무시무시한 실력을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고 보이지 않는 압도적인 위압감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또 네놈이구나.”예천우가 냉랭하게 말했다.오고 있는 사람은 바로 지난번에 상처를 입은 귀문 귀왕 강주환이었다.지난번 귀왕이 부하들과 함께 왔을 때 수많은 부하를 잃고 자기도 크게 다쳤지만 예상 밖으로 이번에는 스스로 찾아왔다.과거 보육원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대가도 아직 치르지 않은 상태에서 주동적으로 찾아오다니, 이상한 일이었다.“그래, 바로 나, 귀왕 강주환이야. 애송이야, 네 하늘을 나는 실력을 갖춘 젊은 경호원 말이야, 그 경호원 아직 살아 있다며? 그 녀석 얼른 불러내라.”귀왕은 음산하게 웃으며 오늘 여기 온 이유를 털어놨다.귀왕은 무시무시한 실력을 회복하자마자 예천우를 잡으러 달려온 것이었다.시간이 점점 흐르면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생각이 든 귀왕은 이번에야말로 반드시 예천우를 잡아서 그가 가진 보물의 위치를 알아내야 했다.“양박군은 여기 없어.”예천우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그래? 거 참 실망스럽군. 그 녀석이 있었다면 내가 널 잡아가는 게 좀 더 힘들었을
양대복은 그 말을 듣고 더욱 긴장했다.자꾸 자기를 왕이라고 자칭하는 이 사람이 도대체 누구길래 이렇게 자신감이 넘치는 거지?심지어 지난번엔 부하 하나만으로도 용왕님을 제압할 수 있다고 말하는 걸 보면 단순한 허풍은 같지 않아 보였다.예천우가 양대복에게 천우라 부르라 했음에도 양대복은 여전히 용왕님이라 부르는 게 익숙했다.특히나 방금 스스로 종사 경지의 정점에 이른 존재라고 말한 걸 보면 거의 전설적인 수준의 실력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딸 양체은이 용왕님과 가까워질 절호의 기회를 얻었는데 이런 상황에서 용왕님이 목숨을 잃기라도 하면 어쩌나 걱정이 앞섰다.다행히도 용왕님은 전혀 긴장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어쩌면 용왕님께서 어떤 대비책을 마련해 두신 게 아닌가 싶어 양대복은 조금 안심할 수 있었다.예천우는 여유로운 표정으로 말했다.“그래, 네 실력은 예전보다 확실히 대단해진 것 같아. 근데 내가 궁금한 게 하나 있는데 대답할 수 있겠어?”“뭐가 궁금한데?”“네 말로는 예전에 보육원 방화 사건이 예웅남의 지시였다고 했지? 그때 직접 만나서 받은 지시야? 아니면 전화로 들은 거야? 지시를 내린 사람이 예웅남이란 걸 확신할 수 있어?”예천우가 궁금한 걸 시원히 털어놨다.이건 매우 중요한 문제였다.이 문제는 예천우가 예씨 가문에 대해 어떤 태도를 보일지 결정짓는 결정적인 요인이었기 때문이다.귀왕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이따가 내 손에 쉽게 제압당할 놈이 뭐 그렇게 궁금한 게 많아? 내가 왜 너에게 그걸 말해줘야 하지?”“말해줘야 할 이유는 없어. 그냥 날 알려줄 건지 아닌지나 얘기해.”예천우는 귀왕의 도발에도 여전히 차분하게 말했다.“이런 거만한 태도로 내게 부탁한다고? 그 사건의 진상을 알고 싶다고 했지? 꿈 깨라.”귀왕은 차갑게 코웃음을 치며 말을 이었다.“이 귀왕은 네가 시간을 끌거나, 아니면 누군가 널 구해주러 온다고 해도 전혀 두렵지 않아. 근데 여기서 너와 시간 낭비할 생각도 없어. 얼른 나와 함께 가자.”하지만
예천우 앞에서 귀왕은 손으로 닭도 못 잡는 어린아이처럼 일방적으로 폭행당한 기분이 들었다.예천우가 발을 떼자마자 귀왕은 재빨리 구덩이에서 일어섰다.종사 경지의 정점인 자기가 절대 이렇게 무능하게 당할 리가 없다고 여긴 귀왕은 방금은 분명 우연이라고 생각했다. 귀왕은 다시 한번 최선을 다해 강력한 공격을 시도했다.하지만 다음 순간, 예천우는 또다시 귀왕을 들어 바닥에 거세게 내팽개쳤다.이후 예천우의 강타를 몇 번 더 정통으로 맞은 귀왕의 오장육부는 이미 완전히 뒤틀렸고 입에서는 시뻘건 피가 쏟아져 나왔고 상처투성이인 몸은 이미 볼품없이 무너졌다.마지막으로 예천우가 귀왕의 가슴에 강력한 발차기를 날렸다.“아악!”귀왕은 또 억제할 수 없는 고통의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무서운 기세로 떨어졌다. 귀왕은 이제 몸을 움직일 힘조차 남아있지 않았다.전설 속의 귀왕이자 종사 정점의 고수가 이렇게 단순한 기술에 터져 동서남북을 분간하지 못할 정도로 처참하게 지다니, 이건 저항할 능력이 하나도 없이 완벽하게 압도당한 것이었다.귀왕은 심지어 중상을 입고 몸조차 제대로 가눌 수 없었다.예천우의 기술은 얼핏 보건대 화려하지 않은 단순한 기술이었지만 이번에 입은 상처는 지난번에 비해 별반 다를 게 없는 것 같았다.귀왕이 생각을 아직 정리하지도 못 했을 때, 더 공포스러운 일이 일어났다.예천우가 유령처럼 다시 귀왕의 곁에 나타나 발로 목을 짓누른 것이었다.예천우가 조금만 힘을 더 주면 귀왕은 숨통이 끊어질 게 분명했다.이 장면을 직접 목격한 양대복은 완전히 넋을 잃었다.귀왕의 무서운 속도와 끔찍한 실력을 확인하지 않았다면 양대복은 이 남자가 종사급 고수가 아닌 단순한 약자일 거라고 믿었을 것이다.하지만 사실 이 사람은 종사 경지의 정점에 서 있는 고수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왕에게 처참하게 당하고 있었다.용왕의 실력은 대체 얼마나 무시무시한 걸까? 양대복은 감히 상상할 수 없었다.귀왕은 예천우가 움직이지 않는 틈을 타서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는 얼굴이 하얗게
귀왕은 예천우가 바로 목숨을 끊을 기세라는 걸 느끼고 사실대로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그, 그 사람이 직접 나한테 지시를 내린 거야.”“직접?”“그래. 물론 가면을 쓰고 있기는 했지만, 목소리와 체격은 똑똑히 볼 수 있어서 절대 틀림없을 거야.”“그 말은 그 사람의 모습을 보지 못했다는 말이야?”예천우가 미간을 찌푸리고 물었다.“보지 못했어. 하지만 나는 그 사람을 잘 알아. 그 사람이라고 확신할 수 있어.”“그 사람이 너를 어떻게 찾아온 거야?”“예전에 본 적이 있어서 알고 있었어. 그때 나를 찾아와서 보육원에 있는 너를 없애버리라고 했어. 반드시 쥐도 새도 모르게 실행하고 다른 사람들이 눈치채게 하면 안 된다고 했어.”귀왕이 말했다.“그래서 사람을 시켜서 보육원에 불을 지른 거야?”예천우는 차가운 얼굴로 물었다.“나는...”귀왕은 변명하고 싶었지만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그게 사실이었기 때문이다.“역시 사실이구나. 그렇다면 너는 이제 죽어도 돼.”예천우는 냉랭한 얼굴로 발에 힘을 세게 줬다.“안돼!”겁먹은 표정을 한 귀왕은 마지막으로 목숨을 구걸하려고 했지만 때는 이미 너무 늦었다. 예천우는 그에게 변명할 기회를 전혀 주지 않았다.어찌 됐든 그가 보육원에 저지른 짓만으로 천만번을 죽어 마땅했다.곁에 있는 양대복은 놀라기도 했고 긴장되기도 했다.그 시절의 사가종가는 위엄이 대단해서 사람들이 모두 두려워했고 모든 이들이 우러러봤다. 지금 눈앞에 있는 이 사람의 실력은 더욱 두려웠는데 어디를 가나 두려움을 자아내는 존재였다. 하지만 용왕 앞에서는 보잘것없었고 아무렇지 않게 망가뜨릴 수 있었다. 이는 그를 더 조심스럽게 했다.예천우는 귀왕을 처치하고 핸드폰을 꺼내 양박군에게 전화를 걸어 담담하게 말했다.“박군, 직접 귀문으로 갔다 와.”양박군은 멈칫하고 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알겠습니다. 마침 제가 실력이 많이 늘어서 귀왕을 직접 만나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귀문이 어디 있는지 모르지 않습니까?”“
양대복은 이 말을 듣고 쓴웃음을 지었다. 용왕이 정말 자신의 딸이 마음에 들어 딸이랑 결혼하려고 한다고 제가 김칫국을 마셨다.예천우는 그의 모습을 보고 말했다.“양 회장이 싫다고 하면 다른 방법을 생각해보도록 할게.”“아닙니다. 저는 반대할 생각이 없습니다. 이 일은 체은이 본인에 달렸죠. 당문의 일이 있고 난 뒤로 저는 체은이와 약속했습니다. 앞으로는 이 부분에 대해서 간섭하지 않겠다고요. 체은이가 좋다고 하면 저희는 모두 아무 의견이 없을 것입니다.말은 이렇게 해도 용왕이 믿음직하기 때문이다. 만약 아무 남자나 데리고 온다고 하면 양대복은 당연히 조사할 테지만 다만 예전처럼 막지는 않을 것이다.“저는 좋아요.”양체은이 얼른 말했다.“천우 오빠를 도울 수만 있다면 저는 뭐든 상관없어요.”양체은이 이럴수록 예천우는 마음이 더 불편했다. 양체은은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자신에게 잘해주고 자신을 위해 기꺼이 희생한다.그는 어떻게 이 모든 걸 완전히 무시할 수 있겠는가.하지만 어머니의 안전을 위해 예천우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그때 그는 아주 어린 나이였지만 기억력이 뛰어난 그는 여전히 그날의 일을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킬러의 추격에 맞서 어머니는 매번 최선을 다했고 여러 번이나 중상을 입었다. 매번 파렴치한 킬러가 자신을 공격하면서 어머니의 집중력을 분산시켰기 때문이다.그러니 어머니는 자신 때문에 번번이 죽음의 문턱에 서 있었고 그때마다 굳센 의지로 수십 번의 추격을 피해갔다.결국, 중상을 입고 절반의 목숨을 바치고 나서야 어쩔 수 없이 자신을 버리고 홀로 추격자들을 따돌렸다.임완유를 만나서 다행이지 그게 아니었다면 아마도 그는 선생이 나타나기도 전에 이미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양대복이 승낙했으니 모든 건 계획대로 진행하면 됐다.양대복은 양체은도 데리고 갔다. 사실 양체은은 떠나기 싫었지만, 그녀는 예천우가 자신이 여기에 있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것을 알고 순순히 아버지를 따라 돌아갔다.그들이 떠나는 것을 보면서 예천우는 쓴
예천우는 그들의 대화를 듣고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그들의 속셈을 당연히 알고 있었지만, 그들을 괴롭히려는 의도는 아니었다. 다만 지금의 그는 방법이 없었다. 그게 아니라면 임완유가 속상한 게 싫어서라도 그는 이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얼마 지나지 않아 임국종 일행은 이미 홀까지 들어 왔다. 그곳의 배치를 보는 것만으로도 그들의 마음은 더없이 웅장해져서 지금 당장이라도 이사를 와서 느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하지만 지금 제일 급한 용무는 예천우를 설득하는 일이었다.지금 예천우는 그들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유은수는 예천우를 보자마자 얼른 다가가서 기쁜 목소리로 말했다.“천우야, 역시 여기 있었구나. 우리가 너를 찾느라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지 몰라.”“그래? 나는 항상 여기 있었는데. 말이 안 돼. 당신들은 허구한 날 나를 쓸모없는 놈이라고 욕하잖아. 나에 대해 그렇게 잘 안다면서 내가 어디에 살고 있는지도 몰라?”예천우는 담담하게 되물었다.“천우야, 그게 무슨 말이야. 예전에는 엄마가 잘 몰랐어. 엄마가...”“잠깐만.”예천우는 미간을 찌푸린 채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말조심해. 엄마라고 하지 마. 나는 지금 당신이랑 아무런 관계가 없어.”“그래. 아줌마가 말을 잘못했어. 예전에는 아줌마가 부귀영화를 너무 바라는 마음에 잘못을 너무 많이 했고 허튼소리도 너무 많이 했어. 내가 죽일 년이야. 하지만 다 이 아줌마가 멍청해서 그런 것이니 완유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 내가 완유한테 무슨 말을 해도 완유를 아무리 핍박해도 그 애는 네 곁을 지킬 생각뿐이였어.”유은수는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어제 네가 떠난 후로부터 완유는 눈물이 멈추지 않았어. 지금 눈은 완전 팅팅 부었고 목소리도 잘 나오지 않아.”예천우는 이 말을 듣고 걱정되는 마음에 물었다.“지금 괜찮은 거야?”“아니. 전혀 괜찮지 않아.”유은수는 말이 통할 기미가 보이자 얼른 눈물을 더 흘리며 말했다.“완유가 지금 무척 초췌해. 밥도 안 먹고 거의 반 시체처럼 있어.
예천우는 가볍게 웃으며 태연한 얼굴로 말했다. “이 여자가 먼저 나를 때리려고 했는데 제가 방어하면 안 돼요?”“맞아요! 예천우 씨가 하신 행동은 완벽한 정당방위입니다.”황인수는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수 없어 단호하게 말했고 이 말을 들은 진 서장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이 친구가 괜찮군. 앞으로 잘 키우면 승진시켜도 되겠어.’“무슨 정당방위야? 난 아직 때리지도 않았는데!”김희자는 분노에 치를 떨었고 자기는 제대로 손도 못 대고 뺨을 맞았는데 이게 정당방위라니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게다가 예천우는 지금 경찰에 잡혀 온 상태 아닌가? 그런데도 감히 날 때릴 수 있다니?’“하지만 김희자 씨는 분명히 손을 올렸고 예천우 씨를 공격하려 했잖습니까. 그러니 방어하는 건 당연합니다. 물론 만약 예천우 씨가 반격을 위해 지금 김희자 씨를 계속 공격한다면 그건 문제가 되겠죠.”황인수가 단호하게 말하자 김희자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며 소리쳤다.“헛소리하지 마! 이놈, 네 이름이 뭐야? 감히 이렇게 사실을 왜곡해? 내가 당장 널 혼내 줘야겠어. 당장 네 경찰 옷을 벗겨버릴까? 말까?”그러자 황인수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어졌고 막 입을 열려던 순간 예천우가 말했다.“난 못 믿겠는데?”예천우가 나직이 웃으며 말했다.“그리고 김희자 씨는 황 형사의 옷을 벗길 자격이 없습니다.”그 순간 진 서장이 앞으로 나섰고 김희자를 향해 싸늘한 눈빛을 보내며 말했다.“김희자 씨, 백씨 가문이 강한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신이 경찰을 우습게 보고 멋대로 할 수 있다는 건 아닙니다.”“네가 감히 나한테 그런 식으로 말해?”김희자는 분을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너 진짜 경찰서장 계속하고 싶지 않은 모양이네?”진 서장은 피식 웃으며 코웃음을 쳤다. “경찰이 범죄자의 협박 한 마디에 벌벌 떨고 입도 못 여는 곳이라면 그런 경찰서장은 차라리 하지 않는 게 낫겠어.”“네, 네가!”김희자는 얼굴이 새빨개지며 헛구역질할
예천우는 순간 멍해졌다. ‘이 여자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뭔가 제대로 못 알아듣겠는데? 혹시 머리에 문제라도 생긴 건가?’황인수도 잠시 굳어졌다가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김희자가 뭔가 크게 오해하고 있는 것 같은데...’하지만 그도 굳이 나서서 설명하고 싶지는 않았고 그냥 빨리 예천우를 데리고 가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김희자는 예천우의 태연한 얼굴을 보자 그냥 그가 아무것도 모르는 무지한 녀석이라 생각하며 비웃었다.“꼴을 보니 앞으로 네가 얼마나 비참한 꼴을 당할지 전혀 모르고 있는 것 같네!” 그녀는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설마 감방에서 조금 있다가 금방 나올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그럴 가능성은 꿈에도 꾸지 마. 내가 널 어떻게 만들지 알아? 안에서 넌 살아 있는 게 지옥 같을 거야. 난 널 죽는 것보다 더한 고통 속에 처박아 넣을 방법이 백 가지가 넘는다고.”예천우는 미간을 찌푸렸다가 옆에 있는 황인수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물었다.“황 형사님, 형사시죠?”황인수는 순간 당황했지만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그야 당연하죠.”“그럼 지금 저 사람이 당신 앞에서 공공연히 협박하고 위협하는 건 범죄 아닌가요?”황인수는 머릿속이 잠시 멍해졌다.‘그래 이건 명백한 협박죄지...’하지만 문제는 김희자가 경찰서장까지 대놓고 협박한 전력이 있다는 점이었다.역시나 김희자는 예천우의 말을 듣고 폭소를 터뜨렸다.“하하하! 꼬맹이, 넌 내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모르는구나? 내가 경찰 앞에서 협박한다고? 이젠 웃기지도 않아. 설령 이 경찰서장이 여기 있다 하더라도 난 똑같이 말할 수 있어!”그녀의 뻔뻔한 말에 주변 경찰들의 표정이 심히 불쾌해졌다. 아무리 백씨 가문이 막강하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경찰들을 모욕하는 발언을 할 줄은 몰랐다.하지만 그들이 아무리 분노해도 어쩔 수 없었다.그 순간 마침 경찰서의 진 서장이 안에서 나오다가 이 말을 듣고 표정이 굳어졌다. 그는 안에서 김희자와 충돌을 피하려고 최대한
하지만 예천우는 전혀 거만한 기색이 없었고 오히려 매우 겸손하고 다정한 태도를 보였다.그와 반대로 김희자는 늘 거만하게 코를 치켜들고 마치 모든 사람이 자신의 부하라도 되는 듯한 태도로 무례한 말과 지시를 쏟아냈다.그녀는 경찰들을 전혀 존중하지 않았고 당장 예천우를 체포하라고 명령하면서도 지시를 바로 이행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온갖 비난과 조롱을 퍼부었다. 심지어는 그들의 상사를 끌어내리겠다는 협박까지 서슴지 않았다.다행히 서장님이 참을성이 좋았던 덕분이지 만약 황인수 자신이었다면 형사 옷을 벗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되받아쳤을 것이다.김희자의 이런 오만하고 권위적인 태도는 경찰들 사이에서도 호감이 없었다. 그녀의 막무가내식 행동에 모두가 불만이 많았다.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백씨 가문은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었고 많은 고위직 인사들이 김희자를 대할 때 공손하고 예의를 차리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황인수가 서둘러 걸어가는 모습을 본 예천우는 고개를 가볍게 저으며 말했다.“황 형사님, 시간은 아직 충분하니 그렇게 서두르지 않아도 됩니다.”“네, 조금 걸음이 빨랐네요.”황인수는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고 그는 속으로 계속 기도했다.‘제발 김희자와 부딪히는 일이 없기를... 그 여자 성격에 그랬다가는 일이 커질 텐데.’하지만 운명은 참 묘하게도 그런 상황을 꼭 만들어냈다. 바로 그때, 김희자가 안에서 나와버렸다. 그녀와 함께 나온 이는 백강호의 동생인 백도훈과 여러 명의 강력한 경호원들과 변호사들이었다.김희자는 항상 화려하고 요란한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어디를 가든 사람이 많았다.백도훈의 무공 실력 또한 상당했고 백강호 밑에서 배운 덕분에 이제 그는 화경 초급 경지의 고수였다.화경 고수는 무림에서도 상당히 뛰어난 고수로 여겨졌다.오늘 벌어진 일로 인해 김희자는 극도로 화가 나 있었고 화경 고수인 백도훈에게 예천우를 죽이라는 명령까지 내렸다.하지만 백도훈은 신중한 성격이었고 흑호와 예천우의 관계를 조사한 뒤 백강호에게 의견을 구했다.백
“그래. 우리 형제가 힘을 합치고 성종의 세 명의 사자가 더해지면 한 명은 종사 절정의 경지고 나머지 둘은 종사 후급이니 이 세상에 적수가 없을 거야.”정우환이 흥분된 표정으로 말했다.“그렇지. 4대 종에서 영종은 조금 위협적일지 몰라도 나머지는 우리에게 상대가 안 돼.”정우찬은 자부심 넘치는 표정으로 강렬한 자신감을 드러냈다.“맞아. 하지만 외부의 누군가가 개입할까 봐 좀 걱정돼.”정우환은 그 두 명의 무서운 인물을 떠올리며 안절부절못했다.“외부라니?”“청룡이랑 용문의 옛 용왕을 말하는 거야?”정우찬이 담담하게 물었다.“그래. 두 사람은 정말로 무시무시한 실력을 갖추고 있어.”정우환은 그들을 떠올리며 두려움에 떨었다. 아무도 모르고 있지만 옛 용왕의 실력은 소문보다 훨씬 강했고 아마도 청룡과 동등하거나 더 강할지도 몰랐다.그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우연히 전투를 통해서였다.“걱정하지 마. 내가 아는 정보에 의하면 지금까지 그 두 사람은 용도에 머물러 있고 밖으로 나올 계획이 없대.”정우찬이 여유롭게 말했다.“그렇다면 다행이야. 제발 나타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야.”“걱정하지 마. 나타나지 않는 게 좋겠지만 만약 나타난다면 난 두 사람의 목숨을 죽일 수도 있지.”정우찬의 눈은 흥분으로 빛났다.청룡 전신과 용문의 옛 용왕을 한 번에 처치한다면 그것은 얼마나 엄청난 업적일까? 전 용국, 아니, 전 세계가 충격에 빠질 것이다.정우환은 그의 말을 듣고 놀라며 한 가지 가능성이 떠올라 경악했다. “형, 설마 어르신께서...”“맞아. 어르신은 며칠 전 마침내 육지 신선의 경지에 도달하셨어. 이 세상에 더는 적수가 없지.”정우찬은 자부심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 어르신이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그들은 이미 불패의 위치에 있었다. 한편, 경찰서 입구 근처 안쪽 자리에서 황인수 경찰은 예천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언제든 달려가 그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예천우와 몇 번 대화를 한 적이 있다는 이유로 소장님이 그를 특별히
“물론 가능합니다. 언제든 환영이에요! 아니면 제가 조금 있다가 직접 갈까요?”예천우가 물었다. “그게 제일 좋겠네요. 제가 사람들을 입구에 대기시켜 두겠습니다.”왕 총독이 서둘러 답했다.“알겠습니다.”예천우는 전화를 끊고 바로 출발하려고 준비했다. 그런데 그 순간 그의 귀에 한층 사랑스럽고 매혹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련님!”이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선우서림이었다.그녀의 목소리는 지나가는 남성조차 돌아보게 할 만큼 매혹적이었고 선우서림을 본 남성들은 그녀의 미모에 넋을 잃어 전봇대에 부딪힐 정도였다.“정말 우연이네. 막 도련님한테 전화하려던 참에 여기서 만났네.”선우서림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고 그녀의 미소는 그녀를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했다.비록 그녀가 예전에 예천우가 머물 대형 아파트에 자기 방도 하나 남겨놨다고 했지만 그녀는 열쇠나 지문을 남기지 않았다. 그녀는 그곳이 예천우와 임완유 만을 위한 공간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무슨 일이야?”예천우는 마음의 동요를 억누르며 물었다. “딱히 일이 있어서라기보다는 그냥 도련님이 보고 싶었어.”선우서림은 사람을 홀릴 정도로 매혹적인 눈빛으로 대답했다.“농담하지 마.”예천우는 그녀의 농담에 마음이 미세하게 흔들리며 이마에 땀이 날 뻔했다. ‘이 여자는 정말 너무 매력적이야.’“농담 아니라니까요. 주인님은 유리를 보고 싶지 않으신가요?” 선우서림은 한 발 더 다가섰고, 그녀의 몸은 거의 예천우와 닿을 뻔했다.“됐어. 난 바빠. 딱히 볼 일 없는 거면 먼저 가볼게.”예천우는 얼른 상황을 정리하려고 했다.‘서림은 지난번 사건 이후로 점점 더 대담해지고 있어.’“잠깐만요. 사실 볼 일이 있어요.”“뭔데?”“사모님께서 전하라고 하셨어. 내일 우리가 성종 대회에 참석하러 출발해야 하는데 준비는 다 된 거야?”선우서림은 살짝 장난스러운 톤으로 물었다.“준비는 네가 다 하는 거잖아. 난 몸만 가면 되는 거 아니야?”예천우는 성종 대회와 관련된 건 별로
유은수가 더 깊이 생각할 틈도 없이 경찰들이 곧바로 대표실 문 앞에 도착했다. 문을 두드린 후 들어온 경찰은 자기 신분을 제시하며 말했다.“유은수 씨, 당신은...”그 말을 듣는 순간 유은수의 얼굴은 하얗게 질렸고 온몸이 떨리기 시작했다.‘어, 어떻게 된 일이...’‘설마 완유가 나를 경찰에 신고한 건가? 날 잡으라고 한 거라고? 어떻게 딸이라는 사람이 이런 짓을 할 수 있어? 내가 엄마인데 이렇게 잔인하고 천인공노할 짓을 하다니.’그녀는 겁에 질려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을 정도로 떨었다.하지만 유은수는 사건의 실체를 전혀 알지 못했다. 이런 종류의 사건은 그녀에게 생소한 일이었다. 사실 이런 규모의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었기에 어쩌면 당연했다.비록 수갑은 채우지는 않았지만 회사 내에서 경찰에 의해 연행된 사실은 금세 큰 화제가 되었다. 회사 직원들은 곧 유은수가 저지른 일에 대해 알게 되었다.“온라인에서 우리 임 대표님을 험담하던 사람이 그게 유 대표님이라던데?”이 사실이 알려지자 회사 사람들은 충격에 빠졌다. 평소 유은수를 좋게 보지 않았던 이들도 그녀가 이런 짓을 했을 줄은 상상도 못 했기 때문이었다.특히, 임완유를 충직하게 따르던 직원들과 오래된 직원인 하문은 이 사실을 듣고 얼굴이 창백해졌다.‘이런 사람 밑에서 일해서 내가 뭐가 되겠어?’그녀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임완유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임완유는 전화를 받지 않자 하문은 얼굴에 쓴웃음을 지었다.‘아마도 임 대표님은 유 대표님이 화를 내실까 봐 전화기를 끄고 있었던 거겠지.’사실, 임완유는 어머니의 전화를 받고 싶지 않아 휴대폰을 무음으로 설정해 두었을 뿐이었다.‘차라리 이렇게 안 보는 게 속 편해.’임완유는 어머니와의 대화를 떠올리며 복잡한 마음으로 앉아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양서은은 미안한 마음에 말을 건넸다.“임 대표님, 죄송해요. 다 제 탓이에요. 제가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면...” 임완유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그런 얘기 할 필요 없어요. 서은씨가
이 상황에 임완유는 조금 갈등을 느꼈다. 결국 그녀는 자신에게 주어진 비법을 정말로 주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화장품의 재료 비법을 자신이 마음대로 결정 지어라는 말은 예천우가 했지만 임완유는 그의 속마음을 잘 이해했다. 사실 예천우는 비법을 지금이 아닌 진실이 밝혀진 후에 주기를 바랐을 것이다.유은수는 임완유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 같다고 생각하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완유야, 제발 정신 좀 차려. 임씨 가문을 위해서도 한 번 더 생각해 봐.”“엄마, 그게 무슨 뜻이죠?”“별것 아니야. 그냥 내 추측일 뿐이야. 천우 말이야, 정말 대단한 인물이야. 그런데 비법을 이렇게 꼭 쥐고 놓지 않는 거 보면 일부러 그런 거 아니겠어?”“난 그렇게 생각해. 천우가 일부러 너를 막고 있는 거야. 네가 지금 설령 회사에 남아 있더라도 언제든지 비법을 손에 쥐고 너랑 거래할 것 같아.”유은수의 말에 임완유는 갑자기 화가 치밀었다. 사실 비법을 줄지 말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그 말 한마디에 그녀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엄마 말대로라면 천우는 분명히 저에게 비법을 주지 않겠죠. 그럼 저를 찾아서 뭐 하겠다는 거죠?”“그게...”유은수는 잠시 말을 잃었다. 사실 자신이 말한 대로라면 지금은 예천우에게 의존하는 것 외에 아무런 방법도 없다는 걸 알았다.‘내가 괜한 말을 했어. 왜 이렇게 어리석은 거야.’그제야 그녀는 다급히 말했다.“웬만해서는 주지 않겠지만 네가 미인계를 쓰면 통할지도 몰라. 어차피 너희는 이미 다시 사귀고 있잖아. 임씨 가문을 위해서라도 조금만 노력해 봐.”“미안하지만 엄마, 난 그런 걸 잘 못해요.”임완유는 고개를 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정말 비법을 원하는 거라면 엄마가 직접 천우에게 전화해서 달라고 하세요! 왜 제가 그런 짓을 해야 하는 거죠?”임완유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엄마는 정말 너무해. 천우가 얼마나 엄마를 위해 좋은 마음으로 애쓰고 있는지 알면서... 진실이 드러나지 않은
양대복은 머릿속에서 빠르게 계산하며 상황을 정확히 분석했다.‘만약 용왕님이 진짜로 우리가 임씨 가문을 계속 도와달라고 하셨다면 알아서 하라는 대신에 분명히 하던 대로 하라고 말씀하셨을 거야. 그런데 그렇지 않고 알아서 하라고 하셨으니 분명히 도와주지 말라는 의미겠지.’하지만 예천우와 임완유의 관계를 생각해 보니 예천우는 직접적으로 그렇게 말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이런 간접적인 방식으로 의도를 전달한 것이라 생각했다. 심지어 예천우는 임씨 가문을 조금 혼내주기를 원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아직 양대복의 추측일 뿐 확실한 사실이 아니었기에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함부로 임씨 가문에 압박을 가할 수는 없었다. 만약 예천우와 임씨 가문 사람들 사이가 다시 좋아졌는데 압박을 가한 걸로 들통나면 그 책임은 자신에게 돌아올 테니까 말이다.하지만 양대복은 임연 그룹을 해치는 대신에 더 이상 도와주지 않으면 큰 잘못이 될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했다.그래서 양대복은 곧바로 명령을 내렸다. 임씨 가문에 대한 모든 지원을 중단하고 제공하던 모든 자원을 철회하도록 했다.양대복의 명령이 내려지자 많은 사람들이 그의 행동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이미 양대복의 태도를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었기에 곧바로 그의 결정을 따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영향이 바로 나타나지는 않았다. 결국 그들은 임씨 가문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주지 않았으니까 말이다.이 사실을 모르고 있는 유은수는 임연 그룹에 닥칠 위기감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두 시간이 넘게 기다린 그녀는 시간이 다 된 것 같았다. 지금쯤이면 임완유는 예천우와 떨어져 있겠다고 생각하면서 전화를 걸었다.임완유는 잠시 망설였지만 결국 어머니의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 완유야, 천우 아직 옆에 있어?”임완유는 잠시 놀랐다. 유은수는 예천우가 여전히 옆에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던 것 같았다. 그래서 그녀는 사실대로 대답했다.“아니요.”“좋아, 잘 됐어.”천우가 없다는 사실에 안도한 유은수는 다급하게
용국에서는 앞으로 이런 행동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왜 그렇게 말하냐면 내 엄마는 굉장히 세속적이고 아주 이기적이고 자신만 생각하는 사람이야. 하지만 이 일은 정말 도저히 이해가 안 돼.”임완유는 참지 못하고 반박했다. 그녀는 예천우가 말하는 것을 다 믿고 싶었지만 이 사건만큼은 정말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그럴지도 모르지만 결과는 곧 알게 될 거야. 이 일이 공개된 게 첫 번째 단계일 뿐이고 그다음엔 너희 엄마가 조사를 받을 거야. 심지어 감옥에 갈 수도 있어.”“뭐라고!”임완유는 깜짝 놀라며 걱정스레 물었다.“뭐라고? 감옥에 간다고? 이건...”“조급해하지 마!”예천우는 급하게 그녀를 진정시키며 말했다.“정상적으로 보면 감옥에 갈 수도 있지만 만약 네 엄마가 피해자의 용서를 받고 적절한 보상을 하면 문제없이 해결될 수 있어.”“네 말뜻은... 내가 엄마를 용서하면 괜찮다는 거야?”“응. 이미 확인했어. 처음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상당히 관대하게 처리될 거고 용서만 받으면 된대.”“하지만 그 전제 조건은 네 엄마가 모든 일을 인정하고 과정과 절차를 스스로 밝히는 거야. 그다음에야 양해서에 네가 서명하는 거지.”예천우는 차근차근 설명했다.“그러니까 네 엄마가 했는지 아닌지는 곧 밝혀질 거야. 만약 네 엄마가 아니라면 절대로 그런 말을 하지 않았을 거야. 또 상위 기관에서 관련 증거도 확인할 수 있을 거야. 증인과 물증은 절대 가짜일 리 없어.”“알겠어.”임완유는 고개를 끄덕이며 엄마가 자신을 속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임완유가 조금 우울해 보이자 예천우는 그녀의 기분을 살피며 한참을 함께 있었다. 결국 임완유가 그를 내보낼 때까지 예천우는 먼저 회사를 떠나지 않았다.“괜찮아. 난 계속 일해야 해.”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일어섰고 떠나면서 덧붙였다.“루루 화장품 재료의 비법은 필요하면 언제든지 너희 엄마에게 줄 수 있어.”‘어찌 됐든 임연 그룹은 임 어르신의 평생 노력이 있는 회사니까.”예천우가 떠난 지 얼마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