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우가 강제적으로 자신의 힘을 일시적으로 끌어올렸기에 이제는 힘이 점점 빠지고 있었다.원래 절정에 이르면 빨리 힘이 빠지기에 그는 여기서 계속 시간 낭비를 할 수 없었다.두 사람은 이 모습을 보자 안색이 창백해졌고 재빨리 밖으로 도망쳤다. 그들은 평소에 싸우면 확실히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하지만 막상 죽음이 임박하니 또 달랐다.예천우는 손쉽게 주도현을 죽였으니 그들은 전혀 도망칠 수 없었다.사실 그들이 임완유를 함부로 대한 그 순간부터 이미 죽을 운명이었다.으악!두 사람은 비명을 지르며 바로 바닥에 쓰러져서 숨졌다.예천우는 심지어 한 걸음도 움직이지 않고 그냥 부러진 무사 칼 파편을 던졌다. 그러자 파편들은 재빨리 날아가 그들의 목에 깊숙이 찍혀 들어갔다.이 모든 걸 해결한 예천우는 몸이 허약해졌고 점점 쓰러질 것만 같았다. 그는 양박군에게 전화해서 자신을 데리러 오라고 했다.예천우는 양박군을 몹시 믿었고 심지어 용문의 사람들보다 더 믿고 있었다.그리고 예천우는 즉시 주도현 때문에 혼수상태에 빠져있던 임국종을 깨웠다. 임완유는 약물 때문에 정신을 잃었으니 깨우지 못했다.그녀가 스스로 완전히 깨어날 때까지 기다리는 게 더 안전했다.임국종은 깨어나자마자 즉시 놀란 얼굴로 주위를 둘러보았고 사람들이 모두 바닥에 쓰러져 있는 걸 보자 안색이 더욱 창백해졌다.그리고 예천우의 몸에 묻어 있는 핏자국과 옆에 있는 임완유를 보고 재빨리 물었다.“천우야,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별일 아니에요. 나쁜 자식들은 모두 죽었어요. 완유도 더 이상 아무 일도 없을 겁니다.”“네... 네가 죽였어?”임국종은 잔뜩 놀란 표정이었다. 그는 단지 예천우가 무술 솜씨가 좋다는 것만 알았지만 감히 사람을 죽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네. 뒤처리를 좀 해야겠으니 먼저 완유를 데리고 돌아가세요. 마침 이 사람들의 차를 몰고 가면 돼요.”예천우는 차 열쇠를 임국종에게 건네주었고 임완유도 그에게 맡겼다.그가 임국종에게 먼저 돌아가라고 한 건 누구에게도 몸이
왕건은 정말 너무 놀랐다. 모두가 무시했던 예천우가 뜻밖에도 임완유의 남편일 뿐만 아니라 심지어 용왕님이었다.전설 속의 무서운 실력을 갖추고 있고 가장 강대하다는 용문이었다.예천우가 이렇게 무서운 신분인데 지난번에 려성한과 손을 잡고 임완유를 해치려 했던 건 정말 죽음을 자초하는 짓이었다.게다가 오늘 예천우의 실력을 보니 지난번에 목숨을 건진 것만 해도 정말 다행이었다.임국종은 오히려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고 단지 예천우가 왕건에게 함부로 말하지 말라고 한 줄 알았다. 어찌 됐든 많은 사람이 죽었고 보아하니 모두 예천우가 한 짓이었다.그는 임완유와 왕건을 데리고 재빨리 차를 몰고 떠났고 또 다른 시끄러운 상황이 생길까 봐 전혀 예천우를 상관하지 않았다.차에 앉은 임국종과 왕건은 서로 말이 없었다.그곳을 벗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왕건은 바로 기회를 찾아 차에서 내렸다.임국종은 임완유를 데리고 집으로 갔다.이때 임씨 가문 사람들은 집에서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었고 혼수상태에 빠진 임완유가 도착하자 잔뜩 긴장했지만 임완유가 아무런 일도 없이 단지 수면제를 먹었다는 말에 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유은수는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인지 물었다.임국종은 비록 혼수상태에 빠져서 구체적인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지만 생각해 보면 분명히 예천우가 그 납치범들을 죽인 게 확실했다. 그는 간단하게 모든 상황을 설명했다.그 당시는 죽은 척하는 왕건 말고는 다른 사람이 전혀 없었다. 왕건은 절대 그럴 능력이 없을 것이다.그 말을 듣자 임씨 가문 사람들은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했고 유이안도 참지 못하고 말했다.“이번에는 정말 형부 덕이네요. 형부라 이렇게 대단한 능력이 있을 줄은 몰랐네요. 하늘을 찌르는 권세가 있을 뿐만 아니라 무술 솜씨도 너무 대단하네요.”“권세가 하늘을 찌른다고?”“이안아, 너도 예천우의 속임수에 넘어간 거야?”유이안이 예천우에 대한 태도가 이상한 것을 느낀 유은수는 즉시 관심 어린 어조로 물었다.“그게 아니라... 형부는...”
“예훈 도련님은 말이야. 정말 대단한 분이시지. 그는 용도 가문의 도련님이야. 용국 전체에서도 그와 비교할 수 있는 젊은이가 많지 않아. 네 언니가 예씨 가문으로 시집간다면 앞으로 우리 유씨 가문뿐만 아니라 너희들도 함께 부귀영화를 누리게 될 거야.”유은수는 흥분한 어조로 연신 말했다.“그렇군요. 그래서 형부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군요.”유아인은 임씨 가문 사람들이 예훈이 예천우보다 더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기에 예천우를 싫어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들은 전혀 예천우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전혀 몰랐다.‘정말 내 생각이 맞는다면 어쩌면 형부랑 기회가 있을지도 몰라!’순간 유이안은 자기 앞날이 확 트이는 것만 같았다.만약 예천우 같은 남자에게 시집갈 수 있다면 유이안은 정말 꿈에서도 웃음이 나올 것 같았다.‘이렇게 좋은 기회는 절대 놓쳐서는 안 돼.’유은수가 그런 방법을 생각하자 임국종이 즉시 입을 열었다.“그러면 내가 먼저 예훈 도련님께 전화해서 말해 놓을게. 어쩌면 예천우를 스스로 떠나게 할 더 좋은 방법이 있을 수도 있어. 만약 예천우가 눈치 없이 줄곧 꺼지지 않는다면 나도 마음을 단단히 먹고 그를 내쫓아야지. 이번에 완유를 구해준 건 고맙지만 더 이상 나도 어쩔 수 없어.”“좋아요. 그렇게 되었으면 정말 좋겠네요.”유은수는 그 말을 듣고 몹시 흥분했다.임씨 가문 사람들이 모여서 어떻게 예천우를 해치려고 논의하고 있었다. 하지만 방금 임국종이 공장을 떠나자마자 예천우는 바로 피를 가득 토했다.그는 몹시 초췌했고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서 있는 것조차 힘들어 보였다.당수현과 싸울 때 그는 어쩔 수 없이 금기된 수법을 썼기에 지금 몸이 매우 허약해졌고 원래 그 후로는 어떤 싸움도 하지 말아야 했다.하지만 임완유 때문에 몇 번이고 손을 썼기에 몸의 상처가 점점 악화하였다.특이 오늘의 싸움은 예천우의 몸에 더욱 거대한 상처를 안겨줬다. 전투력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몸에 회복할 수 없는 새로운 상처가 생겼다.지금 이 순
용미소는 공장에 도착하자마자 부하들보고 당장 권총을 꺼내라고 명령을 한 후에 조심스럽게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안으로 들어가 보니 여러 사람이 바닥에 누워 있었고 분명히 치열한 싸움의 흔적을 발견했다. 그러자 용미소는 안색이 변했고 뭔가 걱정스러운 표정이 가득했다.그때 용미소는 옆에 앉아 있는 예천우를 발견했다. 그의 입가에는 핏자국이 있었고 몸에도 피가 여러 곳 묻어 있었다.그녀는 주위를 둘러보더니 이내 말했다.“주변을 잘 검사해 봐.”그리고 빠른 걸음으로 예천우의 앞에 다가왔고 속으로는 은근히 걱정하고 있었지만 일부러 퉁명스럽게 말했다.“예천우 씨, 죽었어요?”정말 터무니없는 물음이었다.예천우는 어이가 없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제가 죽으면 과부로 살 거예요?”“퉤! 제발 꿈 깨요. 당신 같은 사람은 정말 죽어도 싸요.”용미소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씩씩거리며 욕했다. 마음속의 알 수 없던 두려움은 그제야 싹 사라졌다. 예천우가 살아 있는 모습을 보자 적어도 아까처럼 그렇게 걱정하지는 않았다.“아니. 왜 이렇게 매정한 거예요? 어찌 됐든 저도 용미소 씨의 전 남자 친구였잖아요.”예천우는 지난번에 용미소와 내기했던 일이 생각났고 얼굴에는 알 수 없는 미소가 피어났다.예천우는 지금 양박군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기에 마침 미녀 경찰과 마음이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기분이 좋았다.하지만 예천우의 말을 들은 용미소는 얼굴이 붉어졌고 화를 내며 말했다.“허튼소리 하지 말아요. 제가 언제 당신 여자 친구였다고 그래요?”“지난번에 우리가 내기한 것도 잊으셨나요?”“그건 예천우 씨가 절 싫다고 하면서 절 버렸잖아요.”용미소는 버럭 화를 내며 반박했다. 지난번에 예천우는 자기가 몸매가 별로라고 했다.예천우는 그 말을 듣고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바로 그때 용미소의 뒤에 서 있던 경찰이 말했다.“용 대장님, 그게 사실이에요? 반장님께서 저 사람한테 고백했는데 거절당한 거예요?”나머지 4명의 경찰들은 방금 주위를 수색했으나 살아
“게다가 저 자식들이 우리보고 절대 경찰에 신고해서는 안 된다고 했어요. 그래서 저와 임 어르신께서 함께 1,000억을 가지고 이곳으로 오게 된 거죠. 하지만 우리가 돈을 주기도 전에 이 납치범들이 돈 배정 문제 때문에 서로 다툼이 일어났고 심지어 상대방을 죽여버렸어요. 그래서 저도 운이 좋게 제 아내를 구하게 된 거죠.”듣기에는 그럴싸해 보였지만 분명히 도리에 맞지 않았다. 정상적으로 다툼이 일어났다면 적어도 먼저 돈을 받아야 했었다.돈도 받지 않았는데 자기들끼리 먼저 싸우기 시작한 건 좀 불가능했다.그래서 용미소는 전혀 한 마디도 믿지 않았고 예천우가 아무렇지도 않은 모습에 더욱 화가 났다.“예천우 씨의 말은 저 사람들이 돈도 못 받았는데 바로 서로 물고 뜯기 시작했다는 거예요? 지금 저보고 그 말을 믿으라는 거예요?”“당연히 믿을 수 없겠죠.”예천우는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했다.“그러면 왜 헛소리를 하는 거죠?”“헛소리한 게 아니에요. 비록 불합리한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일어나지 않는다는 법은 없잖아요. 공교롭게도 마침 일어나게 된 거죠.”“좋아요. 그러면 그렇다 치죠. 그러면 돈도 아직 못 받았던 저 사람들이 싸움이 일어나게 된 이유는 뭐죠?”용미소가 물었다.“그건 저 사람들에게 물어봐야 하죠. 나도 저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몰라요. 갑자기 제정신이 아니었나 봐요.”예천우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이었다.그 말을 들은 용미소는 화가 나서 터질 것 같았다.‘이 새끼는 왜 매번 이러는 거야? 분명히 자기가 한 일이면서도 증거까지 싹 없애고 말이야.’용미소는 버럭 화를 내며 말했다.“사실대로 말하지 않을 거죠? 이따가 법의관님이 와서 자세히 검사하면 모든 걸 알 수 있을 겁니다. 만약 저들이 예천우 씨와 싸웠던 흔적이 발견되면 어쩔 건데요?”“절대 그럴 리가 없어요. 저는 저 사람들을 다치지도 않았어요.”예천우는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비록 그는 하문수와 싸웠지만 직접적인 신체 접촉은 없었다. 그리고 바닥 위의 흔적들은 그가 이
“그런데 문제는 이 모든 건 제가 한 짓이 아니라는 거죠. 게다가 이들은 킬러 조직의 사람이니 만약 다른 조직원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되면 저를 보복할 수도 있다고요.”예천우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그러면 저와 함께 경찰서로 가시죠.”“자, 빨리 이 사람을 데리고 가!”용미소는 몸을 일으켰고 더 이상 예천우와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바로 그때 양박군이 도착했다. 그는 함께 훈련하던 당만수와 독고살까지 데리고 왔다.방금 예천우와 통화할 때 양박군은 예천우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래서 그는 독고살과 당만수까지 데리고 왔다. 게다가 예천우의 부탁대로 아무도 모르게 자신의 종적을 숨기며 왔다.그래서 그들 셋 외에 다른 사람도 없었다. 세 사람의 실력이라면 종사를 몇 명 상대해도 두렵지 않았다.당만수는 양박군을 만나고 보니 예천우의 말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몇 달이 지나자 양박군은 그래도 당만수를 이길 수 없었지만 당만수도 양박군에게 상처를 입게 하지 못했다.양박군의 실력은 말할 것도 없고 독고살의 몸 움직임도 정말 대단했다.이 두 사람은 정말 매일 진보했고 그걸 지켜보는 당만수도 깜짝 놀랐다. 그들의 잠재력은 정말 놀라웠다.특히 양박군은 언젠가는 온 세상을 놀라게 할 절세의 고수가 될 것 같았다.당만수는 예천우가 도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그에게 이런 부하가 있고 또 이런 부하들은 예천우에게 절대적으로 충성을 다하는지 궁금했다.다행히 당문은 예천우의 적이 아니었다. 당만수는 당문의 상황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도 전혀 급하게 돌아갈 필요가 없었다.당수현은 그렇게 음험한 사람이라는 건 생각지도 못했다. 예천우가 있어서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당문은 지금 어떤 상황일지 감히 상상하지도 못했다.“도련님! 괜찮으세요?”양박군은 들어오자마자 관심 어린 어조로 물었다. 심지어 옆에 있는 경찰들도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만약에 정말 다툼이 일어난다고 해도 양박군은 순식간에 경찰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
“안전을 지켜줘야 한다고요? 경찰인 우리가 있는데 무슨 일이 있겠어요.”용미소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게다가 예천우 씨는 단지 양아치일 뿐이죠. 왜 도련님이라 하는 거죠?”용미소는 일부러 양박군을 자극했다. 예천우가 입을 굳게 닫고 있으니 양박군으로 부터 돌파구를 찾으려 했다.아니나 다를까 양박군은 용미소가 예천우를 깔보자 즉시 버럭 화를 내며 말했다.“우리 도련님의 실력은...”“박군아! 됐어. 그만해.”예천우는 고개를 내저으면서 말했다.“여자랑 뭘 따지려고 드는 거야?”양박군은 예천우의 말을 순순히 듣고 즉시 입을 다물었다.예천우의 말은 그에게 있어서 곧 명령이었다.그러자 용미소는 화가 나서 터질 것 같았다.‘내가 뭐 심한 말을 했어? 왜 여자와 따지지 말라고 하는 거지? 정말 재수 없어. 안 돼. 화를 내면 절대 안 돼. 화를 낼 수록 예천우 저 자식은 점점 우쭐거릴 거야.’용미소는 화를 참으며 차갑게 말했다.“말하지 않으면 됐어요. 저도 별로 듣고 싶지 않아요. 게다가 예천우 씨는 딱 봐도 별로 능력이 있지 않게 생겼잖아요.”양박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나 그의 눈에는 날카로운 눈빛이 번쩍였다.용미소는 그 눈빛을 보자 깜짝 놀랐다.‘몸이 건장한 이 자식도 만만치 않아 보이네.’용미소는 경찰서로 돌아가자마자 양박군이라는 사람을 조사하려고 했다. 도대체 무슨 일을 하고 전과가 있는지 잘 알아보고 싶었다.‘예천우가 굳게 입을 닫고 있으니 양박군으로부터 조사를 시작하면 돼.’예천우는 경찰차를 타고 경찰서에 도착했다.용미소는 예천우를 취조실에 가두고 양박군보고 밖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그리고 그녀는 이번 사건의 관련 정보를 기다리고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서에서는 하문수 일행의 신분을 알아냈다. 비록 그들은 진도 사람들이었지만 현재의 기술로는 쉽게 알아낼 수 있었다.중요한 건 주도현이라는 사람은 원래 지명수배된 살인범이었고 그는 많은 사람의 목숨을 죽였다. 하문수와 나머지 사람들도 죄다 살인범들이었다.예천우의
장한식은 고개를 내저으면서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내가 너한테 일부러 알려주지 않으려는 게 아니야. 하지만 예천우 씨는 능력이 엄청 대단하다는 것만 알고 있으면 돼.”“얼마나 대단한데요?”용미소는 정말 궁금했다. 장한식이 이렇게 말하는 건 분명 예천우가 대단하다는 근거가 있을 텐데 용미소는 그걸 알고 싶었다.“얼마나 대단한지 알고 싶은 거야? 천해시의 4대 가족이었던 사씨 가문을 기억해?”장한식이 되물었다.“물론이죠. 한식 삼촌께서는 사씨 가문을 무너뜨리기 위해 오랫동안 노력해 왔잖아요.”“내가 오랫동안 노력한 건 사실이지만 사씨 가문 같은 집안은 내가 도저히 무너뜨릴 수가 없었지. 심지어 황 시장님께서도 사씨 가문을 상대할 수 없었어. 그 모든 걸 성공시킬 수 있었던 건 예천우 씨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지.”“그럴 리가요. 예천우가 어떻게 도와준 거죠?”“그건 신경 쓰지 마. 어찌 됐든 잘 기억해. 나뿐만 아니라 황 시장님께서 예천우 씨를 만났다고 해도 공손하게 예의를 차려야 해. 심지어 황 시장님은 예천우 씨를 매우 존경한다고 했어.”장한식은 원래 이렇게까지 말하지 말아야 했지만 용미소가 자꾸 예천우를 건드리고 있으니 사실을 조금 알려줬다.장한식은 용미소의 아버지와 매우 친했다.용미소는 서장 사무실에서 걸어 나올 때도 마음이 두근거렸다.‘예천우가 심상치 않다는 걸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이럴수록 점점 더 궁금해지네. 예천우는 도대체 무슨 신분일까? 설마 그는 대도시 명문의 도련님일까? 그렇지 않으면 황 시장님께서도 예천우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았을 거야. 예천우도 사씨 가문 같은 큰 가문을 상대할 수 없었을 거고.’용미소는 자기 생각이 맞겠다고 생각했다. 용미소는 대도시의 큰 인물들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그들의 가문 중에 예천우라는 사람은 들어본 적이 없었다.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용미소는 예천우가 있는 취조실에 도착했다.예천우는 용미소가 들어오자 이내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미소 씨, 어떻게 됐어요? 절 풀어주
조신우는 여전히 뻔뻔한 얼굴로 사람들을 내려다보며 만족스럽게 웃고 있었다. 특히 이신향이 당혹감과 분노가 뒤섞인 얼굴로 앉아 있는 모습을 보며 그는 더없는 쾌감을 느끼고 있었다.‘봐라. 이게 바로 힘이란 거야.’그 순간 이선우가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말도 안 돼. 내가 분명히 빌린 돈은 24억이었어요. 갑자기 50억이라니!”그는 눈이 충혈된 채로 씩씩거렸고 뭔가 이상하단 걸 뒤늦게 깨달았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조신우는 냉소를 머금고 대꾸했다.“흥, 돈을 빌려놓고 이자가 없을 줄 알았어? 내가 대신 갚은 돈이 40억이 넘는데 이 정도 이자도 못 붙여? 솔직히 말해서 내가 딴 데다 굴렸으면 지금쯤 2배는 됐을 거다.”예천우는 조용히 한마디를 던졌다.“네가 운영하는 도박장이면 열 배도 가능하겠지.”“그래. 그게 뭐?”조신우는 오히려 당당하게 말했다.“우리 조씨 가문에서 굴리는 도박장이야. 돈 버는 건 시간 문제지.”“합법적이야?”예천우가 다시 묻자 순간 조신우의 얼굴에 미세한 경련이 일었고 그는 곧 다시 웃으며 코웃음을 쳤다.“합법 아니면 어쩔 건데? 우리 집이 장산현에선 곧 법이야. 누가 감히 우리를 건드리겠어?”그러고는 고개를 빳빳이 들며 예천우를 노려봤다.“좋아. 네 말들 들으니 시름 놓고 너희 가문을 처리할 수 있게 되었어.”“됐고. 아까 큰소리쳤지? 날 죽이겠다고? 해 봐. 당장 여기서 네가 할 수 있는 게 뭔데?”조신우의 말투엔 조롱이 가득했고 지금 그는 예천우를 단지 입만 산 놈으로 여기고 있었다.이재동을 비롯한 가족들은 다시 한번 고개를 저었다.‘예천우... 이젠 정말 끝났어.’그들은 신고 같은 건 아무 소용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이런 집안은 다 뒷배가 탄탄하고 누구도 감히 섣불리 손대지 못했다.하지만 그때 예천우가 무심한 표정으로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냈다.그리고 이신향을 향해 물었다.“신향 씨, 장산군은 강흥시에 속하죠?”이신향은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였다.“네. 맞아요.”이 대화를 들은 조신우
예천우의 말이 떨어지자 방 안은 순간 얼어붙었다.사람들은 모두가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고 이재동은 눈이 휘둥그레진 채 속으로 절망했다.‘얘 지금 미쳤나? 이 상황에서 조신우한테 그런 말을? 아무리 무모해도 그렇지... 저건 그냥 자살 선언이나 다름없잖아! 조신우가 어떤 신분인데 감히 저런 말을 하는 거아. 조씨 가문은 돈도 있고 권력도 엄청난데... 정말 건드릴 수 없을 존재인데... 휴... 나도 할 만큼 했으니 예천우도 날 탓하지 않겠지. 무식한 자식...’조신우는 한순간 멈칫하더니 이내 박장대소를 터뜨렸다.“하하! 야, 너 진짜 웃긴다... 나보고 죽을 준비를 해라고? 너 대체 뭔데 그런 말을 해? 무식하고 건방진 자식. 설마 그 이성진 회장한테 명함 한 장 받았다고 자기가 무슨 대단한 인맥 가진 줄 아는 거냐? 그 사람은 그냥 네 술 맛있어서 인사한 거다. 넌 그냥 술 한 병 준 들러리일 뿐이야. 네가 한 말 똑같게 돌려줄게. 지금 당장 여기서 꺼져. 아니면 줄은 준비나 하든지. 나 조신우가 한 말이야. 누구도 널 구할 수 없어!”물론이죠. 아래는 요청하신 다음 화의 자연스럽고 몰입감 있는 한국어 번역입니다:조금 전 무릎 꿇고 수모를 당했던 기억이 그 순간 싹 씻겨 내려가는 듯했다.‘그래. 봤지? 이성진조차 우리 삼촌 눈치 본 거야. 이제 모든 체면이 돌아왔네.’조신우의 머릿속은 자만과 승리감으로 가득 찼고 이재동을 비롯한 가족들은 그 모습을 지켜보며 속으로 고개를 저었다.‘예천우, 이번엔 진짜 끝장이구나...’하지만 정작 이신향의 얼굴은 의외로 차분했다.그녀는 여전히 시선을 예천우에게 두고 있었고 속내를 알 수 없는 미묘한 냉정함이 깃들어 있었다.‘조신우 따위가 어떻게 천우 씨를 이겨...’그 순간 예천우가 고개를 가볍게 저으며 입을 열었다.“네가 그렇게 죽고 싶다니... 내가 도와줘야지.”“뭐?”조신우는 코웃음을 치며 맞받았다.“하하! 내가 지금 죽고 싶다고? 이건 또 무슨 개소리야. 야, 네가 나한테 뭘 할 수 있는데?”
“그리고 너... 이신향, 네가 뭐 대단한 여자가되는 줄 알아? 내가 기회를 줬는데도 걷어찼으니... 이제부터는 나도 봐주는 거 없어.”조신우는 눈빛을 서늘하게 바꾸며 이어 말했다.“이선우, 이건 네 누나 탓이니까 괜히 날 원망하진 마. 선택은 둘 중 하나야. 40억을 준비하든가... 아니면 감방 갈 준비나 해.”이쯤 되자 그는 완전히 본색을 드러냈고 말 그대로 막 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자기 분노 때문에 정작 예천우가 어떤 사람인지 왜 그런 여유 있는 태도를 보였는지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조신우의 말이 끝나자 방 안 분위기는 싸늘하게 가라앉았고 이재동을 비롯한 가족들 얼굴에는 먹구름이 드리워졌다.특히 이재동은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애원하듯 말했다.“조 도련님... 말씀이 좀 심하십니다. 이건 우리 잘못이 아니잖아요. 저희는 줄곧 도련님 편이었는데요.”“그래?”조신우는 입꼬리를 비틀며 차갑게 대꾸했다.“그럼 간단하지. 당장 저놈 끌어내. 저 예천우란 놈 지금 당장 꺼져주면 내가 조금은 봐주지.”그 말에 이재동은 주춤거리며 예천우를 바라봤지만 그보다 먼저 이신향이 목소리를 높였다.“아빠, 지금 무슨 말씀이세요? 그게 무슨 말이냐고요!”이재동은 딸의 질문에 아무 말도 못 하고 결국 고개를 돌려 예천우를 바라보며 힘없이 말했다.“천우야, 그만 돌아가. 난 널 사위로 생각한 적 없어. 우리 신향이한텐 조 도련님이 훨씬 더 어울리는 짝이야.”그 말에 조신우는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었다.“이제 좀 상황 파악되냐? 누가 진짜 실력 있는 사람인지... 누가 진짜 남자인지. 어디서 싸구려 가짜 술이나 들고 와선 뭔가 될 줄 알았나 본데... 그런다고 네가 찌질이란 사실이 달라질 것 같아?”그는 속으로 확신하고 있었다.‘저 술을 어디서 주워왔든 아니면 맛이 그럴듯해서 속은 거든... 저 새끼는 결국 그냥 찌질한 놈이야.’그는 원래 몇 천만 원짜리 술이라도 꺼내서 겁줄 생각이었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조차 없다고 느끼고 있었다.하지만 그때
예천우의 말이 끝나자 그제야 방 안 사람들 모두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기 시작했다.결국 술은 이성진 회장의 손에 들어갔지만 문제는 이 술은 조신우가 내놓은 것도 그가 사죄의 의미로 바친 것도 아니라는 점이었다.말하자면 조신우는 아무런 대가도 치르지 않았고 단지 무릎만 꿇고 멋쩍은 사과 한마디 했을 뿐이었다.이 장면을 바라보던 조혁진의 표정은 점점 어두워졌다.‘이 자식이... 감히 신우한테 이런 식으로 뒤통수를 치냐. 대체 무슨 심보일까.’그는 속으로 이를 갈았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따지고 들 상황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조신우가 이번 사고만 무사히 넘기면 그땐 따로 시간을 내서 따끔하게 손을 봐줄 생각이었다.이성진은 잠시 고개를 갸웃하다가 상황을 파악하곤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재밌는 친구구먼. 이름이 뭐지?”예천우는 짧고 간결하게 대답했다.“예천우입니다.”“그래. 이름 기억해 두지. 오늘 자네 덕 좀 봤네.” 이성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사실 이 술을 돈 주고 못 마시는 것도 아니지만 워낙 희귀한 술이다 보니 아무리 부자라도 마실 기회가 흔치 않았다.82년산 라피노 같은 와인은 평생 마셔도 마실 수 있는 술이겠지만 이런 국보급 백주는 한 병 마실 때마다 하나가 사라지는 셈이다.“회장님, 별말씀을요.”예천우는 여전히 담담한 어조였다.이성진은 더 말하지 않고 시선을 돌리다 테이블 위에 놓인 마오타이를 보고는 다시 한번 눈썹을 치켜세웠다.“오성 마오타이 58년산이라니... 자네 보통 친구는 아닌데?”“지인이 준 겁니다.”예천우가 가볍게 대답했다.“지인도 대단한 사람이구먼. 자네란 사람... 점점 더 궁금해지는군.”이성진은 감탄한 듯 웃으며 지갑에서 명함 하나를 꺼냈다.“이건 내 명함이네. 기회 되면 같이 한잔하지.”조혁진은 속으로 진저리를 쳤다.‘세상에... 술 한 병 때문에 회장님이 저 녀석한테 이렇게 친절하게 대하시다니. 대체 저놈 주변에 어떤 인맥이 있는 거야?’그는 그 순간 조신우보고 예천우를 조심하라
“됐어. 난 사과받을 자격 없어.”이성진 회장이 싸늘하게 말하자 조신우는 완전히 얼어붙었다.그는 그저 백주 협회 회장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도 몰랐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막말을 퍼부은 그 사람이 그렇게까지 대단한 인물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게다가 자기 삼촌인 조혁진조차 식은땀을 흘리며 머리를 조아릴 정도였다.하지만 조신우가 몰랐던 건 애초에 조혁진이 이번 술자리의 자리에 함께하게 된 것도 운이 좋았을 뿐 그조차도 이 자리에 참여할 자격이 애매한 사람이었다.왜냐하면 오늘 자리는 강흥시의 유명 인사인 도 대표님이 이 지역 투자 건으로 방문하면서 직접 시장이 배석해 마련한 자리였기 때문이다.“뭘 멍하니 서 있어. 당장 무릎 꿇어!”조혁진의 얼굴은 이미 핏기 하나 없이 창백했고 그는 차가운 목소리로 조신우를 꾸짖었다.조신우는 더는 버틸 수 없었다.그 누구보다 조혁진에게는 함부로 할 수 없다는 걸 잘 알았고 그의 얼굴만 봐도 지금 자신이 얼마나 큰일을 벌였는지 직감할 수 있었다.하지만... 사람들 앞에서 특히 이신향 앞에서 무릎을 꿇는 건 자존심이 도저히 허락하지 않았다.조혁진은 이미 분노의 극에 달해 주먹이라도 날릴 기세였다.그제야 조신우는 이를 악물고 한 걸음 앞으로 나서더니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회장님... 죄송합니다. 제가 눈이 어두워 뵙지를 못했습니다. 제 무례를 용서해 주십시오.”그에 맞춰 조혁진도 고개를 깊이 숙이며 말했다.“이 회장님, 신우가 정말 큰 실례를 범했습니다. 제가 따로 시간을 내서 제대로 사과드리겠습니다. 조만간 반드시 직접 찾아뵙겠습니다.”“됐어.”이성진은 냉정하게 잘라 말했다.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 사과하러 온다는 건 결국 선물이나 뇌물 같은 걸 들고 오겠다는 뜻이었다.하지만 그는 그런 건 관심도 없었다.“오늘처럼 기분 상하게 하는 일도 드물었지만 그래도 이 술을 만난 덕분에 기분이 조금 풀렸어. 그 공으로 이번만은 눈 감고 넘어갈게.”그러고는 술병을 가볍게 들어 보이며 물었다.“이 술은 네 것이야
“실례합니다. 혹시 이 술이... 여러분 겁니까?”이성진 회장은 룸에 들어서자마자 묻지 않고는 못 참겠다는 듯 바로 입을 열었다.그는 아직도 이해할 수 없었다.‘어떻게 이런 고급술을 들고 와서는 가짜라고 단정 짓고 그냥 버리려 한단 말인가.’방금 밖에서 스쳐 지나가던 종업원이 술을 들고 가는 모습을 보고 이상한 향이 나서 따라가 봤더니 그게 바로 그 술이었다.이 말을 들은 모두가 순간 멈칫했다.하지만 가장 놀란 사람은 다름 아닌 이제동이었다. 그는 막 돌아와 후회로 가득 찬 얼굴을 하고 있었는데 그 술병을 든 노인을 보자마자 눈이 휘둥그레졌다.‘저, 저 술이... 다시 돌아왔다고?’그는 거의 튀어나올 듯한 목소리로 다급하게 말했다.“네. 저희 겁니다. 그 술은 저희 거 맞아요.”이성진 회장은 단호한 눈빛으로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정말 어처구니가 없군요. 이게 진짜 명품 술인데... 어떻게 가짜라고 생각해서 버릴 수가 있습니까? 이건 그냥 낭비도 아니고 범죄 수준이에요!”이제동은 입을 꾹 다물었다. 그 말에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떠오르지 않았고 사실 그도 진짜인지 확신은 없었다. 하지만 저 노인의 말투를 보니 정말 진짜였던 모양이다.그런데 갑자기 조신우가 비죽 웃으며 끼어들었다.“이보세요, 노인네. 연기 참 잘하시네요? 도대체 예천우가 얼마를 쥐여줬길래 이렇게 연극까지 해주는 거죠?”“뭐라고?”이성진 회장의 눈이 번쩍 빛났고 그는 당장이라도 테이블을 뒤엎을 기세였다.“연기 말이에요. 아주 실감 나는데요?”조신우는 비웃으며 예천우 쪽을 힐끔 쳐다봤다.“예천우, 솔직히 말해 봐. 이거 뭐 하자는 거야? 가짜 술 하나로 사람들 속이고 저 노인네까지 고용한 거야?”그 말에 이성진은 완전히 폭발 직전이었다.“헛소리 작작 하게나. 젊은이, 내가 지금까지 했던 말은 하나도 거짓 없고 모두 사실이야. 못 믿겠으면 백주 협회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 봐. 내 사진이랑 이력 다 나와 있을 거야.”그 말이 끝나자 조신우는 또 웃음을 터뜨렸다.
그때였다.화장실에 간다던 이제동이 다시 돌아왔다.하지만 얼굴엔 미묘한 실망감이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사실 그는 화장실에 간 게 아니었다.밖으로 나가 방금 나간 여종업원을 찾아다녔지만 아쉽게도 이미 늦은 뒤였다.그 술을 돌려받지 못한 것이다.‘하... 아까 그냥 진짜라고 말할걸. 괜히 허세 부리다 술까지 날려버렸네...’그는 깊은 후회를 씹어 삼키며 방 안으로 들어섰는데 탁자 위에 놓인 또 다른 술병을 발견하고 걸음을 멈췄다.“이건 뭐야?”“예천우가 또 꺼낸 거죠. 근데 딱 봐도 평범한 마오타이잖아요. 병에 페이톈 마크도 없고 제대로 된 것도 아니네요.” 조신우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고 예천우는 그런 그를 힐끗 보며 마치 바보 보듯 조용히 되받아쳤다.“페이톈 마크가 없으면 무조건 싸구려야?”“당연하지!” 조신우는 자신만만하게 외쳤고 예천우는 피식 웃으며 다시 물었다. “그럼 페이톈이 나오기 전 마오타이가 뭔지 알아?”조신우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그는 원래 백주보단 와인을 선호했기에 이런 배경지식엔 무지했다.그때였다.이제동이 눈을 번쩍이며 말했다. “설마... 1958년산 오성 마오타이?”그 한마디에 방 안 분위기가 다시 술렁였다.조신우는 다시금 멈칫했고 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맞아요. 맨날 입에 페이톈만 달고 다니더니... 오성 마오타이는 들어본 적도 없나 보네요? 조씨 가문의 자제라는 분이 참...”“흥. 누가 알아. 그것도 가짜일 수 있잖아?” 조신우는 씩씩대며 말했다.“아저씨, 이번에도 한 번 맛 좀 봐주시겠어요?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별 좀 해주시죠.”예천우도 미소를 띠며 맞받아쳤다.“맞아요. 진짜인지 확인해야죠. 가짜라면 또 쓰레기통 직행이니까요.”그 말에 이제동은 손끝이 살짝 떨렸다.그는 천천히 술병을 들어 포장과 마개를 살펴봤다.예전에 단 한 번 직접 본 적 있었고 아주 조금만 맛본 기억이 뇌리에 남아 있었다.‘설마... 정말 그 술이?’조심스레 병을 열고 한 잔을 따랐다.잔을
이제동은 처음엔 이 술이 별거 아니라는 식으로 둘러댈지 고민했지만 예천우가 정확히 이 술의 가치를 알고 있다는 걸 깨닫자 결국 포기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예전에 용도에서 열린 경매에서 이 술 한 병이 무려 2억 넘게 낙찰됐어.”“뭐라고요? 2억이요?”방 안이 술렁였다.조신우는 그 말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말도 안 돼. 저런 평범한 놈이 어떻게 그런 술을 가질 수 있단 말이야?’ 그는 곧바로 외쳤다. “말도 안 돼요. 이거... 이거 분명 가짜예요. 가짜 술이 틀림없다고요!”그 말에 한지연과 이신향도 순간 흔들렸다.‘그러고 보니... 혹시 진짜 가짜 술이면 어쩌지?’예천우는 고개를 살짝 저으며 조용히 말했다.“진짜인지 가짜인지야... 아저씨가 한 모금 드셔보시면 아실 겁니다.”“그... 그래. 마셔볼게.”이제동은 참을 수 없다는 듯 술잔을 들어 한 잔을 따랐다.입에 가져간 뒤 천천히 음미하자 그 향과 맛이 그대로 온몸에 퍼졌고 마치 영혼 깊은 곳까지 따뜻하게 감싸주는 듯한 느낌이 전해졌다.‘이야... 이건... 진짜야.’말하지 않아도 그의 표정은 모든 걸 말해주고 있었다.특히 한지연은 남편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었다.그가 백주에 얼마나 진심인지 그 눈빛 하나로도 이미 확신할 수 있었다.‘진짜... 진짜인 건가?’하지만 조신우는 그 광경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이게 뭐야... 왜 저런 놈이 이런 술을 가지고 있냐고... 왜!’ 그는 억지로 말꼬리를 물었다. “아저씨... 어떠세요? 정말... 정말 이게 진짜 같나요?”그 말엔 은근한 압박이 실려 있었다. 지금 진짜라고 대답하면 조신우의 체면은 그대로 바닥에 떨어지게 될 것이다.그걸 눈치챈 이제동은 살짝 당황한 기색을 보이다가, 곧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어. 맛은 괜찮은데 아주 뛰어나다기보다는 평범한 것 같네. 글쎄... 진짜는 아닌 거 같기도 하고...”그 말에 방 안 분위기가 살짝 멈칫했다.‘진짜...
“천우야, 아까 술 가지고 왔다며? 얼른 꺼내 봐. 네 아저씨가 술 하나는 진짜 좋아하셔.” 한지연이 살갑게 말했다.이제동은 뭔가 말하려다 말았지만 아내가 눈을 부릅뜨며 째려보자 그대로 입을 다물었다.조신우는 입꼬리를 올리며 여유롭게 앉아 있었다.그는 이제동도 자기 편이고 이 집 분위기도 다 자기 쪽이라 생각하니 완전히 이긴 기분이었다.‘좋아. 어디 보자. 저 자식이 들고 왔다는 술이 대체 얼마나 형편없는 건지 직접 보자고.’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조용히 가방에서 술 한 병을 꺼냈다.병에는 분주라고 적혀 있었고 얼핏 봐도 평범한 술은 아닌 듯한 깊이 있는 외관이었다.물론 마오타이 같은 유명 술은 아니었지만 병에서 느껴지는 무게감이 묘하게 남달랐다.그 모습을 본 이제동은 순간 멈칫했다.평소 백주를 즐겨 마시는 그는 술꾼끼리 떠도는 이야기와 시장 정보를 꽤 알고 있었다.‘이거... 설마... 50년산 한정판 분주야?’그 이름만 들어도 술 애호가들 사이에서 전설처럼 불리는 고급 백주였다.십몇 년 전 용도에서 열린 한 경매에서 단 한 병에 4억 원 넘게 낙찰됐던 그 술이었다.지금 시세로 치면 훨씬 더 높을지도 몰랐다.‘설마 진짜 그런 술일 리가... 아니겠지?’조신우는 병 라벨을 힐끔 보더니 툭 비웃으며 말했다.“봐. 내가 뭐랬어. 역시 마오타이도 아니잖아. 고작 집에서 들고 온 싸구려 술이겠지.”그러다 이제동이 술병을 유심히 바라보며 표정이 묘하게 변하자 슬쩍 웃으며 말했다. “아저씨, 그리 화내지 마세요. 어차피 그냥 술 아닙니까. 다음에 제가 제대로 된 마오타이 한 병 챙겨드릴게요. 진짜 좋은 걸로요.”조신우는 그 말에 은근히 힘을 실었다.지금 마오타이는 프리미엄이 붙어서 웬만하면 60만 원은 훌쩍 넘는 고급술이었기 때문이다.하지만 바로 그때 이신향이 뭔가 말을 꺼내려던 찰나 이제동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의 눈은 술병에서 떨어지지 않았고 목소리엔 믿기지 않는 떨림이 담겨 있었다. “이, 이게 설마... 50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