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가 방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소정도 서둘러 방을 향해 달려갔다. 아마 방금 전에 유걸과 시비가 붙은 상대가 복수 때문에 그를 찾아 온 것이 아닐까. 하지만 유걸이 있는 한 상대방도 큰 소동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다. “완유가 성가시게 됐네, 나 먼저 들어 갈게. 예천우, 능력 있으면 들어 와서 도와 주기나 해.”소정은 말을 끝내고 안으로 들어갔다. 예천우는 하는 수 없이 발걸음을 멈추었다, 소정의 말이 마음에 걸린 게 아니라 자신의 아내가 다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그리고 임완유에게 화가 난 건 맞지만 자신보다 유걸을 믿는 그녀의 ‘태도’ 에 화가 난 것 뿐이다.한편, 방 안 사람들은 유걸을 향한 칭찬이 오갔다. 그 중, 우진도 있다. 그는 전에 예천우로 인해 파티에서 쫓겨 난 적이 있다.그는 방금 전 화장실에서 미모의 여성에게 질척 거리다가 여성의 남자 친구에게 한 대 맞았다. 이때, 옆에 있던 유걸이 그를 도와 상대를 쓰러뜨렸다.상대방은 포기 하지 않았다. 하지만 유걸이 있는 한, 막무가내로 움직일 수 없었다. 방 안으로 쳐들어 온 사람은 다름 아닌 유걸에게 당한 남자들의 일행 이었다. 임완유 일행은 천해 시에서 잘 나가는 재벌 2세가 있다는 사실 만으로 그들이 두렵지 않았다.“얘네 들이야?”무리의 리더 처럼 보이는 청년이 입에 담배를 물고 있다. 그는 깡패와 같은 포스를 풍겼다, 이어서 방 안의 사람들을 쭉 훑었다.그의 옆으로 검은 색 옷의 흉흉하게 생긴 남자들을 제외하고 회색 옷에 얼굴에 멍자국이 있는 남자가 서있다.“저 놈이야!”회색 옷의 남자가 유걸을 가리켰다.“그래, 내가 그랬다! 너가 먼저 내 친구 건드렸잖아!”유걸이 자신만만한 얼굴로 말했다. 특히 골목 깡패 같은 상대방의 모습을 보고 자신감이 더 치솟았다, 게다가 자신은 배워 둔 무술이 있지 않은 가.그는 임완유 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라도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좋아. 얘들아, 시작해!”청년의 지시가 떨어지자마자 검은 옷의 남자들이
한편, 유걸은 일행의 칭찬에 점점 거만 해졌다.“얼른 무릎 꿇고 사과 하는 게 좋을 거야, 그리고 빨리 꺼져. 안 그러면 사람 구실 다 못하게 만들 수 도 있어.”“흥미로워, 나를 이런 식으로 대한 네가 처음 이야.”청년은 잔뜩 화가 난 얼굴이다, 곧바로 그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 유걸은 그의 속도와 자세에 깜짝 놀랐다, 진정한 고수인가. 이어서 그가 자세를 취하기도 전에 가슴팍이 아파왔다.그는 가격을 당하고 이미 멀리 날아가버린 뒤였다. 유걸은 가슴팍에 큰 고통을 느꼈다, 하지만 상대방의 공격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곧바로 다가가서 유걸을 발로 차기 시작했다. “아!”유걸의 비명소리가 곳곳에 울렸다. 그의 일행들은 놀라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상대방의 공격 한 방에 상황이 종결 되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유걸은 고통스러워 하면서도 체면을 버릴 수 없었다.“감히 나를 때려? 너, 내가 누군지는 알기나 해? 내가 바로 신학그룹 회장 유광철의 아들 이라고!”“신학 그룹, 유광철? 난 또 뭐라고.”청년은 유걸의 말에도 그를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았다. “야 이 새끼야, 그럼 너는 이 분이 누군지는 알아? 이 분은 영사 그룹의 제 1 상속자인 진호 형님일시다.”청년의 일행이 그의 신분을 밝히자 방안이 술렁거렸다.“사진호?”“그 유명한 천해 시 깡패?”“말도 안돼!”“어떡해, 큰일 났어.”영사 그룹의 자산은 총 10조가 넘는 규모를 가지고 있다, 회사 소속인 영사 보안회사 에는 과거의 일손이 모두 모여져 있다.그 덕에 직원 모두 실력이 뛰어나며 악랄한 수법을 가지고 있다. 직원 뿐만 아니라 사진호도 잔인 하기로 유명하다.송강도 그보다 더 심하진 않는다. 천해 시에서 유일하게 그의 집단을 막을 수 있는 회사는 양대복의 흑룡회 뿐이다.임완유의 안색도 변했다. 유걸을 도와주려 계속 기회를 노렸지만 상대방의 신분에 놀라고 말았다. 영사 그룹, 영사 집단과 연관된 이야기를 적지 않게 들었기 때문이다. 한편, 유걸의 얼굴이 새파랗게
곧이어 제정신을 차리고 오만한 태도를 보였다.“나는 공평한 사람이야, 네가 내 동료를 때렸으면 신체적 피해 보상은 무조건 해야 하는 거야. 이천만원, 이 돈이라면 바로 준비할 수 있겠지?” “그럼요, 바로 준비하겠습니다.”유걸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더 큰 금액을 부를까, 걱정했던 그의 예상과 달랐다. “좋아, 그리고.”“그리고 라니요?”“왜? 네 일행이 내 동료 여친 건드린 거는 그냥 넘어 가자는 거야?”곧이어 사진호의 눈빛에서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아, 아니요!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유걸은 두려운 마음에 떨리는 목소리로 답했다.“그래, 네 일행이 한 것 처럼 저 여자만 내주면 없는 일로 해줄 게.”이어서 사진호가 임완유를 가리켰다.그의 말에 임완유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유걸도 그의 제안을 받아 드리지 않았다.“저 여자는 이번 일과 아무런 연관이 없습니다, 다른 걸로 바꿔 보시는 게 어떻겠습니까?”“이 자리에 있는 한, 다 연관된 사람들이야. 내 말대로 하지 않으면 영사 집단이 절대로 가만 두지 않을 거야.”완고한 사진호의 태도에 유걸의 안색이 점점 나빠졌다. 만약 임완유를 지키지 못한다면 사람도 얻지 못할 뿐더러 돈도 받지 못한다.“진호 형님, 저 여자분은 훗날 제 아내가 될 사람 입니다. 이번 한번만 넘어 가주시면 안되겠습니까? 아니면 보상이라도 더 하겠습니다, 1억도 좋습니다!”유걸은 잔머리를 굴렸다. 일단 임완유에게 먼저 호감을 사고, 돈은 미루다가 도망치면 되지 않는 가. 사진호는 결국 자신이 아닌 임완유를 찾아가 행패를 부리게 될 것이다.하지만 임완유는 유걸의 속셈을 전혀 알아 차리지 못했다. 오히려 자신을 위해 1억을 보상해준다는 말에 깜짝 놀랐다.위험을 무릎쓰고 사진호의 앞에서 제안을 하는 그의 태도에 호감도가 올라갔다. 훗날의 아내라는 헛소리와 볼품 없던 모습이 전혀 신경 쓰이지 않았다.“1억, 시원시원 하네. 그래, 내가 금액을 너무 적게 불렀던 것 같네. 그럼 이천만원 말고 1억 줘.
“왜? 구해 주고 싶어? 좋아, 네가 나랑 놀아 주기만 하면 놓아 줄게.”사진호의 행동이 점점 악의적이게 변했다. 그리고 오른 손을 뻗어 임완유의 얼굴을 꼬집었다.“손대지마!”임완유는 즉시 상대방의 손을 밀쳤다. 그리고 그를 피하기 위해 한 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여전히 초조하고 불안했다.유걸은 충분히 상대의 체면을 세워 주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점점 심해지는 사진호의 행동에 이를 꽉 물었다.“진호 형님, 일단 진정하시고..”곧이어 사진호는 유걸의 뺨을 내려쳤다. 그리고 욕설을 내뱉었다.“닥쳐, 성가시게 하지 말고 옆으로 꺼져. 한 번만 더 쓸데없는 말했다가는 사람 구실도 못하게 만들어 줄게.”유걸은 맞은 뺨을 어루만졌다, 겁에 질려 다시는 끼어 들지 못했다.“흥, 말만 번지르르 하는 놈이구나. 쓸데없는 놈.”사진호는 그를 비웃었다.유걸은 주위의 시선에 쥐구멍 이라도 숨고 싶었다. 임완유는 여전히 어쩔 줄을 몰라했다, 이때 문득 예천우가 떠올랐다. 만약 예천우라면 이후에 일어날 일을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이미 식당을 떠났다. “네가 마음에 드는 건 아니지만 그 말은 동의 해.”이때, 문 건너편으로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어서 건장한 젊은 남자가 방 안으로 들어왔다.침착한 얼굴을 하고 있는 남자는 다름 아닌 예천우 였다. 그의 등장에 임완유의 눈이 휘둥그레 졌다. 그를 떠올리자마자 바로 나타날 줄은 생각도 못했기 때문이다.옆에 있던 소정도 같은 반응이었다.사진호가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 보았다.“새끼야, 너 내 허락 맡고 들어온 거야?” “아니, 그냥 들어 왔는데? 그리고 저 여자는 건들지 말지.”예천우가 덤덤하게 말했다.“하하, 난 또 무슨 대단한 사람이라고. 고작 영웅놀이 하려고 온 거야? 저 놈도 못하는 데 네가 할 수 있을 것 같아?”사진호의 비웃음에도 예천우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대꾸도 하기 싫으니까 당장 꺼져.”“싫은데? 그리고 이 여자도 내가 가지고 놀 거야.”
사람들은 그의 말에 눈이 휘둥그레 졌다, 예천우는 간이 배 밖으로 나온 것 일까. 그 중, 임완유는 조급한 마음에 눈물이 고였다.예상대로 그의 발언은 남을 괴롭히기 좋아하던 사진호의 심기를 건드렸다. 그리고 음험한 얼굴을 하며 말했다.“네가 먼저 건드린 거야. 황천길 건너도 내 탓하면 안돼.”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예천우를 향해 다가갔다. 유걸 한테 했던 것 보다 더 빠르고, 강했다. 게다가 한번에 달려오는 탓에 자칫하면 목숨이 바로 날라 갈 수도 있었다.하지만 그는 상대편의 속도가 더 빠르다는 것을 알아챘다.유걸과 그의 일행들은 고개를 저었다, 겁 없는 멍청한 인간이 아닌 가. 하지만 임완유는 살짝 기대를 하고 있었다. 그녀는 예천우의 싸움 실력이 좋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누가 더 강할지는 알 수 없었다.“펑!” 소리와 함께 사진호가 예천우를 향해 돌진했다. 하지만 공격도 못해보고 순식간에 떨어져 나갔다. 방 안 사람들은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상황 파악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게다가 아무도 예천우가 사진호를 가볍게 이길 줄은 몰랐다.여기서도 유걸과 그의 차이를 알 수 있었다. 사진호가 상대방에게 당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크게 화를 냈다.“다 덤벼!”사실 그의 지시가 아니더라도 일행은 이미 도련님을 건드렸다는 사실에 분노 하고 있었다. 곧바로 예천우를 향해 여러 각도로 달려 들었다. 하지만 예천우는 전혀 다급해 하지 않았다.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상대가 가까이 오면 빠른 속도로 주먹을 날릴 뿐이다.퍽퍽-소리에 맞춰서 사진호 일행이 하나 둘씩 쓰러졌다. 그들은 예천우의 상대가 될 수 없었다, 반항도 못하고 그저 맞는 수 밖에 없었다.이러한 장면에 사람들은 놀라움을 감출 수 가 없었다.소정의 눈동자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예천우의 실력은 몇 번 본적 있지만 이렇게 강할 줄을 전혀 몰랐던 것이다.특히 방금 전의 유걸과 대비되어 더 충격을 주었다. 사실 그녀는 유걸의 실력을 보고 그가 강한 유수 실력을 가지고 있다
“뒤치다꺼리 같은 거 필요 없어.”예천우가 쌀쌀한 태도로 말했다. “이, 이 배은망덕한 놈아!”소정이 화를 냈다.“비켜!”예천우는 그녀의 행동에 싫증이 났다. “예천우, 어떻게 그렇게 말을 해?”임완유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예천우가 자신을 위해 나섰다는 사실은 감동이지만 여태껏 유걸이 해준 일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게다가 자신을 위해주는 소정이 욕을 듣는 것도 참을 수 없었다.“사실이야!”예천우가 말했다.“그래, 사실이라고 쳐. 하지만 소정의 말도 사실이야, 만약 네가 저 사람 건드리면 여기 있는 사람 모두 어떻게 될 지 몰라.”임완유는 예천우의 말에 동의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서로 싸울 때가 아니다. “그래요, 예천우 씨. 진호 형님은 젊은이들 중에서 제일 잘 나가시는 분 입니다, 행동을 멈추어 주세요.”유걸은 말을 하면서 사진호의 앞에 섰다, 마치 그를 보호 하려고 하는 것 같았다. “그만해. 더 소란 피우지 마.”소정도 그를 말렸다.예천우의 안색이 점점 어두워 졌다, 도와주러 들어 와서 순식간에 죄인이 되어버린 상황이 되어 버렸다. 모두가 반대편에 서서 자신을 말리고 있지 않은가. 그는 결국 동작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사진호는 그들의 도움에 전혀 고마워 하지 않았다. 오히려 유걸을 밀쳐 내고는 예천우를 향해 비웃었다.“계속 때려, 할 수 있으면 해봐. 영원히 후회하게 만들어 줄 테니까!”그의 도발에도 예천우는 움직이지 않았다. 사진호가 다시 본성을 드러냈다, 앞에 있던 소정을 밀쳐내고 한 발자국 다가갔다.“이 세상에 권력 앞에서 이길 수 있는 건 없어. 네 까짓것 전화 한 통만 하면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할 수 있어.왜, 이제 와서 무서워 진 거야? 무서우면 지금이라도 무릎꿇고 사과해. 그럼 그냥 한번은 눈 감아 줄 테니까.”유걸도 말을 더했다.“예천우 씨, 얼른 무릎 꿇고 사과 하세요. 설마 저희 모두한테 피해 줄 생각 이신 거예요?”“기회 줄 때 무릎 꿇어. 그럼 살려 줄게.”사진호
옆에 있던 유걸도 경악하기는 마찬가지 였다. 곧이어 그는 사진호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갔다.“진호 형님, 진호 형님..”그는 사진호의 생사 여부를 확인했다, 숨이 멎지는 않았지만 깊은 내상 때문에 잠시 기절 한 것이다.“얼른 구급차 부르세요.”보안요원들은 그의 말을 듣고 바로 구급차를 불렀다. 유걸은 예천우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는 마음 속으로 그를 비웃기 바빴다. 이제 너는 끝났어. 그는 사건의 시발점은 자신이지만 사진호를 보호해 주었다는 점을 미루어 자신을 탓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한편, 임완유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그리고 의자에 털썩 주저 앉았다.끝났어! 이제 돌이킬 수 없어!과거에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어떤 후폭풍이 닥칠지 모른다. 그들 중에 오직 예천우만 침착한 표정을 짓고 있다. 아무렇지도 않게 핸드폰으로 누군가에게 문자를 보낼 뿐이다. 한편, 황호건과 그의 일행은 예천우를 기다리고 있었다. 30분이 지나서도 돌아오지 않자 양체은에게 예천우를 찾으라는 심부름이 떨어졌다.다수 일행의 소란이 있었지만 정확히 30분이 지난 뒤 였다. 하지만 예천우는 한참 전에 먼저 자리를 떠났었고, 양체은은 화가 났다. 그녀는 예천우와 함께 식사를 하면서 좋은 시간을 보내길 바랬지만 그가 떠났다는 사실에 다른 친구를 찾으러 갔다. 만약 그녀가 2층 에서 조금만 살펴 봤다면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받는 예천우의 모습을 볼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는 쳐다 보지도 못하고 차를 타고 떠났다.예천우가 떠났다는 말에 양대복과 황호건도 더 이상 자리에 있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대화도 할 만큼 했다. “예천우, 이 미친 놈아! 네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 지 알기나 해? 임 씨 집안을 망치려고 작정 한 거야?”이제야 제정신을 차린 소정이 화를 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예천우는 덤덤했다.“깡패가 무슨 수로 집안을 망쳐?!”“깡패? 하, 진짜 멍청해서 할 말이 없다.”“소정아!”이미 벌어진 상황에서 오히려 임완
“게다가 그쪽 집단 중에서 리더는 나타나지도 않았어. 그분들이랑 비하면 네 실력은 아무것도 아니야.”임완유는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내뱉었다. 과거에 그녀는 우연히 흑룡회의 대결을 본 적이 있다, 모두 다 놀라운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심지어 예천우 보다 10배는 더 강해 보였다.주위 사람들이 다같이 고개를 끄덕였다, 모두 임완유의 말에 동의를 표했다. 그 중, 유걸은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예천우 씨, 지금이라도 도망치는 게 제일 좋은 방법입니다. 하지만 결국 피해를 보는 건 완유 입니다. 그리고 임 씨 집안이 해코지를 당할 수도 있다는 점은 알아 두셔야 합니다.아, 어쩌면 저희도 같이 피해를 당할 수도 있겠네요.”“그래, 유걸의 말이 맞아. 예천우가 사라지면 결국 우리만 피해 보는 거잖아.”소정이 거들었다. 임완유는 눈살을 찌푸렸다.“아무리 그래도 영사 그룹 같은 큰 회사가 너네 한테 까지 이것저것 따지지는 않을 거야. 그렇다 하더라도 내가 책임 질테니까 걱정하지마.”예천우의 도움은 항상 임완유를 더 번거롭게 한다. 게다가 이번에는 번거로운 걸로 끝나지 않는다. 하지만 오늘 예천우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그녀의 인생이 망가질 수 있었다.임완유는 만약 대가를 치뤄야 한다면 자신이 선뜻 나서서 책임 지겠다고 다짐했다. 예천우는 당장이라도 자신을 붙잡을 것 같은 주위의 반응에 고개를 저었다. “다들 걱정 하지 마세요, 제 잘못이니까 제가 모두 책임 지겠습니다.”“어떻게 책임 질 거야?”임완유가 짜증 섞인 말투로 물었다. 예천우를 싫어하지만 그가 다치는 건 원치 않았다. 어쩌면 자신이 사건을 일으켰다는 사실과 그가 여러 번 도와줬던 사실에 감사를 표하고 싶었던 걸까.그녀는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내 비밀스러운 능력을 통해서.”예천우가 하하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다시 말을 덧붙였다.“걱정 하지마, 다 괜찮을 거야. 나 먼저 갈게!”그는 한마디만 던지고 바로 자리를 떠났다, 이곳도 지루한 모양이었다. 그는 겨우 작은 일이지
예천우의 말에 모두 잠시 얼어붙었다.‘이건 어디서 굴러온 녀석이지? 자기가 뭘 하고 있는 건 알긴 하는 건가?’특히 허가연도 멍해졌다.‘이 사람은 누구지?’허가연은 자연스레 임선호를 바라보자 그는 재빨리 속삭였다.“이 사람이 바로 내 매부야.”허가연은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란 얼굴로 예천우를 바라봤다.‘이 사람이 바로 그 예천우 씨였어?’겉으로 보기엔 특별히 무서운 느낌도 없었고 오히려 편안하고 평범한 사람 같아 보였다.그러자 허광호가 바로 비아냥거렸다.“네가 뭔데 여기서 함부로 떠드는 거야? 여긴 네가 끼어들 자리 아니야."“전 물론 그럴 자격이 있죠.”예천우는 태연하게 대꾸했다.“소개할게요. 전 선호의 매부인 예천우라고 해요. 제가 이번에 여기 온 건 단순히 허가연 씨를 데려가기 위해서가 아니에요.”예천우는 허가연 집안 사람들이 자신을 비웃고 무시하는 시선에도 전혀 개의치 않고 담담하게 이어갔다.“사실 허가연 씨와 임선호가 진짜 잘 어울리는지 직접 확인하고 싶었어요.”주변 사람들은 예천우의 말을 듣고 어이가 없었다.‘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자기가 뭔데 감히 그런 말을 하는 거야?’하지만 예천우는 그런 사람들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웃으면서 계속 말했다.“제가 보기에는 허가연 씨는 인품도 훌륭하고 외모도 뛰어난 정말 좋은 여자예요. 선호랑 참 잘 어울리고 그야말로 선호에게 딱 맞는 인생의 짝이라고 생각해요.”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다시 한번 말문이 막혔다.‘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사실 허가연이 임선호보다 훨씬 뛰어난 건 사실이었다. 외모나 집안 배경 모두 임선호를 압도할 정도였고 게다가 임선호 자신도 별다른 능력이 없었다. 그래서 임강이 줄곧 임선호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이유 중 하나였다.그러나 이상하게도 사람들은 예천우의 말에 자연스럽게 집중하게 되었고 누구 하나 그의 말을 끊지 못하고 듣고 있었다.“그런데 말이죠.”예천우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을 이어갔다.“허가연 씨의 집안 어르신들이 문제 많더라고
“아버지, 정말 제 미래는 상관없어요? 왜 저를 죽음으로 몰아가시려는 건가요?”허가연은 눈물에 젖은 눈으로 아버지를 노려보며 말했다.그러자 허성태는 얼굴이 어두워졌다. 하지만 이건 가족을 지키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손씨 가문을 건드리는 건 허가연에게도 허씨 가문에게도 너무나 큰 위험이었다. 그래서 허성태도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아빠가 널 협박하는 게 아니야. 하지만 손씨 가문 도련님만이 너랑 평생을 함께할 가장 적합한 사람이야.”“맞아. 가연아, 동욱 도련님은 젊으시고 잘생겼고 능력까지 좋으시니 동성의 수많은 명문 가문의 딸들이 도련님와 결혼을 꿈꾸고 있어. 저런 멍청이한테 속아서 인생을 망치면 안 돼.”허종우가 덧붙이며 말했다.“그러게 말이야. 가연아. 네가 임선호 같은 쓰레기랑 함께하면 평생 고통 속에서 살 수도 있어.”허광호도 다급하게 말했다.하지만 허가연은 고개를 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상관없어요. 제가 사랑하는 사람은 오직 선호 오빠뿐이에요. 오빠랑 결혼할 거예요!”예천우는 그 말을 듣고 속으로 놀랐다.‘저 정도로 훌륭한 여자가 선호를 이토록 사랑할 줄이야.’예천우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옆에서 이 모습을 보던 임완유 역시 비슷한 생각을 했다.그녀는 동생에게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선호야, 나중에 절대 가연 씨를 실망하게 하지 마. 알겠지?”임선호는 눈물을 머금고 대답했다.“누나, 걱정하지 마세요. 제 목숨을 걸고서라도 가연이를 평생 지켜줄 거예요.”“그러면 됐어. 만약 그 약속을 어기면 나도 널 용서하지 않을 거야.”허가연의 말을 들은 허성태는 몹시 화가 났다. 특히 강지혜의 어두워진 표정을 보고 나니 더욱 참을 수가 없었다. 오늘 손씨 가문 사람들에게 확실한 태도를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그래서 그는 허가연의 뺨을 치려 손을 들어 올렸다.하지만 그 순간 한 사람이 빠르게 앞으로 나와 허가연을 뒤로 밀치고 대신 그 뺨을 맞았다. 바로 임선호였다.팍!귀에 쟁쟁 울리는 소리와 함께
예천우는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강지혜의 말소리를 듣고는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내세우며 목소리를 높였다.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세 사람이 천천히 방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모든 사람은 순간 당황했다. 지금 같은 상황에 누가 감히 이렇게 방자하게 나설 수 있을지 궁금했다. 사람들이 고개를 돌려 문 쪽을 바라보니 세 사람이 서 있었다.허가연은 임선호를 발견하자 얼굴이 활짝 밝아지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선호 오빠!”허광호은 그 모습을 보고 즉시 화가 치밀어 올랐고 굳은 표정을 지었다. 임선호가 정말로 허가연을 데리러 허씨 가문에 당당히 들어올 줄은 몰랐다.이건 분명히 자신을 무시하는 행동이었기에 그의 얼굴에는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스쳤다.허종우는 분노에 가득 차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너희가 대체 누구길래 감히 우리 허씨 가문에서 이런 소란을 피우는 거냐?”허광호는 기다렸다는 듯이 손가락으로 예천우 옆에 서 있는 임선호를 가리키며 말했다.“저 자식이 바로 뻔뻔하고 멍청한 임선호입니다! 저 주제에 감히 우리 가연이를 탐내고 있어요!”이 말을 들은 손동욱의 얼굴도 어두워졌다. 그는 허가연이 임선호를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었으나 아직 그를 혼내줄 시간이 없었다.원래는 허가연과의 약혼을 정한 후에 임선호를 혼내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당당하게 찾아오다니 그를 무시하는 것 같아 불쾌했다.허종우는 더욱 화가 나서 소리쳤다.“이놈아, 감히 이곳까지 와서 날뛰다니 간탱이가 부었나 보네. 널 한 번 봐 줄 테니 지금 당장 꺼져. 그러면 목숨만은 살려줄게!”그러나 임선호는 고개를 저으며 단호히 말했다.“아저씨, 어떤 말씀을 하셔도 오늘 저는 그냥 물러나지 않겠어요. 죽더라도 가연이를 포기할 수 없어요.”그러자 허종우는 이를 악물고 명령했다.“좋아. 그럼 네가 원하는 대로 해 주마. 광호야, 당장 저놈을 죽여!”허성태는 조카인 허광호가 강력한 무술 실력이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허광호는 위무권관의 관장님을 사부님으로 모시고 있
허씨 가문의 위세는 꽤 강력했지만 4대 가문과 비교하면 그 격차는 실로 엄청났다.많은 허씨 가족 특히 허가연 아버지의 동생인 허종우와 그의 아들 허광호는 손씨 가문과의 인연을 통해 가문이 성장하기를 바랐다. 손씨 가문과 손을 잡으면 분명히 집안의 실력도 훨씬 더 강해질 것이고 그들은 큰 이득을 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그러나 허가연의 엄마인 조은희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허가연이 임선호를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었고 지난번에도 자신이 몰래 허가연을 보내서 임선호를 만나러 천해시로 가게 했었다.허가연의 아버지인 허성태도 마음속으로는 내키지 않았지만 가문의 이익을 위해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한편 허가연은 고개를 숙이고 휴대전화를 꺼내 임선호에게 계속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여러 차례 메시지를 보냈음에도 임선호는 답장이 없었다. 게다가 양가의 대화가 거의 끝나가고 있는데도 임선호는 여전히 나타나지 않았다.허가연의 마음은 무거워졌다.임선호의 집안이 아주 대단하지 않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그가 적어도 한 번쯤은 시도해 볼 줄 알았기에 실망스러웠다.임씨 가문 사람들이 말했던 대단한 예천우라는 존재도 결국 자신을 위로하기 위한 허세가 아니었을까 싶었다.이런 생각들이 떠오르자 허가연은 절망감에 빠져들었다.“좋아요. 그럼 이렇게 합시다. 이틀 후면 좋은 날이니 그날 약혼식을 올리는 게 어떨까요? 이견 없으시죠?”손동욱의 어머니인 강지혜가 제안했다. 이미 허씨 가문는 손씨 가문으로 시집오는 게 결정되었고 허성태도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조은희는 속으로 깊은 한숨을 내쉬며 딸이 마음 접기를 바랐다.하지만 그때 갑자기 문 앞에서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안 돼요!”바로 그 순간 예천우와 임선호가 마침내 도착한 것이었다....그 시각, 용도의 예씨 가문.이른 아침에 가문의 주요 인물들은 모두 충격에 빠져 있었다. 조금 전 전해진 소식은 충격적이었다.어젯밤 백호 전신이 세상을 떠났다는 비보가 전해졌다.그는 외부에
유은수는 그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랐다. 뒤돌아보니 정말 예천우가 와 있었다. 그녀는 순간 당황하여 어색하게 말했다.“천우야, 왔구나. 아까는 내가 그냥 헛소리 한 거니까 신경 쓰지 마.”예천우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그래요?”그는 이번에는 다른 차를 타고 왔다. 아마도 그래서 유은수가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굳이 따지지 않고 덤덤하게 말했다.“완유야, 선호야, 차에 타.”임선호와 임완유는 즉시 차로 다가가 올랐다.“선호야, 네가 운전해.”예천우는 바로 차 열쇠를 선호에게 던졌다.그러자 임선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열쇠를 잡고 운전석에 앉았다. 그는 운전을 좋아해서 이번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마음껏 속도를 낼 수 있을 거라 기대하며 흥분된 얼굴이었다.유은수도 차에 오르려 했지만 예천우는 약간 당황한 표정으로 물었다.“아줌마, 어디 가시려고요?”“나도 같이 가야지. 선호 일인데 부모가 곁에 있어야 할 거 아니야?”유은수가 조심스럽게 말했다.“그래요? 그렇다면 부모님이 계시니 저는 굳이 안 가도 되겠네요.”예천우는 내리려는 척하며 차 키를 건네려 했다. 유은수는 이를 보고 급히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아니야, 아니야. 그럼 난 집에서 기다릴게. 천우야, 선호를 좀 부탁해.”예천우는 더 이상 대꾸하지 않고 차에 앉았다. 뒤이어 임완유가 자리를 마련해 주며 말했다.“엄마, 걱정하지 마세요. 천우가 있으니 선호는 무사할 거예요.”“그래, 그래. 안전하게 다녀와.”유은수는 차가 출발하는 것을 바라보며 속으로 욕했다.‘왜 저렇게 잘난척하는 거야? 용왕일 뿐이잖아. 용국의 다른 대단한 사람들은 너랑 달리 그렇게 예절 바르던데.’차가 출발하자 임선호는 예천우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며 말했다.“매부, 죄송해요. 다시 한번 매부한테 폐를 끼치게 되네요. 아까 엄마가 한 말은 신경 쓰지 마세요. 원래 좀 입이 거칠어요.”“괜찮아.”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그냥 편하게 운전이나 해. 정말 서로 좋아하는 사이라
김형준은 잠시 당황하다가 급히 말했다.“저는 어릴 때부터 체력이 남다른 편이라서 굳이 훈련할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요?”“하라면 하는 거야. 안 갈 거야?”예천우가 물었다.“가겠습니다!”이런 기회를 어찌 놓칠 수 있겠는가 싶어 김형준은 바로 대답했다.예천우는 양박군의 전화번호와 이름을 곧바로 알려주고 직접 양박군에게 전화해 이 일을 설명했다.아직 당장 예천우를 따라다닐 수는 없었지만 이제 예천우의 작은 동생이 된 셈이니 앞으로 기회가 무궁무진할 거라며 김형준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유이안은 예천우와 이렇게 말이 잘 통하자 바로 다가와 물었다.“형부, 언니 일은 좀...”“이미 말했잖아, 더 얘기할 필요 없어.”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시간이 늦었으니 난 자야겠어. 더 할 얘기 없으면 얼른 돌아가.”유이안은 무척 답답했다.‘뭐가 더 할 얘기가 없다는 건지. 분명 중요한 일인데... 형부가 일부러 피하고 있는 거잖아.’이번엔 정말 예천우가 완전히 마음을 정리한 것으로 보였다. 이렇게 되면 임완유는 어쩌나 싶어 걱정이 밀려왔다.어쩔 수 없이 유이안은 김형준과 함께 자리를 떠났고 가는 길에 유은수에게 전화해 상황을 전했다. 예천우가 이미 단호히 결심했고 더 이상 그들과 얽힐 의사가 없다고 했다.사실 유이안이 예천우의 주소를 알아낼 수 있었던 것도 유은수의 도움이 컸다. 유은수는 유이안이 예천우를 설득해 임완유를 용서하게 만들길 바랐던 것이다.그러나 마지막 희망마저 사라지자 유은수는 자신이 한 일들이 크게 후회되기 시작했다.‘내가 왜 그렇게 어리석게 굴었을까.’두 사람을 돌려보낸 후 예천우는 푹 자고 아침 6시가 되어서야 일어났다. 문득 임완유와의 약속이 떠올랐다. 임선호와 함께 동성시로 가기로 한 일이었지만 너무 사소한 일이라 깜빡 잊었다.예천우는 빠르게 준비를 마치고 차를 몰고 임씨 가문으로 향했다. 과속 감시 카메라가 없는 구간에선 속도를 내며 빠르게 이동했다.한편 임선호는 아침 7시가 넘도록 기다리고 있었지만 아직
전화를 끊고 예천우는 일부러 양씨 가문 별장에 들러 양체은에게 그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직접 전했다. 이제 그녀가 억울한 느낌을 느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양체은은 이 말을 듣자마자 몹시 기뻤다. 그녀는 예천우가 행복하다면 자신도 행복했기 때문이다.그러나 동시에 마음 한편에는 아쉬움이 남았다. 비록 예천우와 영원히 함께하지 못할지라도 최소한 완벽한 결혼식 아니면 혼인 신고 정도는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었다.양대복은 한숨을 쉬며 씁쓸하게 미소를 지었다.‘어마어마한 부귀가 우리 양씨 가문과는 정말 인연이 없는가 봐.’이 문제를 해결하고 나서야 예천우는 차를 몰고 천궐 1호로 돌아왔다.그러나 집 앞에 도착하자 뜻밖의 불청객 두 명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그중 한 명은 자신이 혼쭐을 내준 놈이었는데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않고 여기까지 쫓아온 것이다.‘설마 자기가 상대가 안 된다는 걸 아직도 모르는 걸까? 이렇게 어리석을 수가 있나?’잠깐 유이안도 와 있었네. 이 계집애가 아직도 포기하지 않았구나. 약간 성가시긴 하지만 유이안이 임완유에게 잘해줬던 건 사실이었다.두 사람은 예천우를 보자마자 즉시 다가왔다.그런데 이번에는 유이안이 말하기도 전에 김형준이 먼저 한 발 앞으로 나서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형님, 죄송합니다! 전에 제가 잘못했어요. 눈이 멀어서 형님을 무례하게 대했어요!”예천우는 순간 당황했다.‘형님? 뭐라는 거지?’유이안이 예천우의 표정을 보고는 황급히 설명했다.“형준이는 용왕님 그러니까 형부를 정말 존경해요! 그런데 형부의 신분을 몰랐던 거죠. 그래서 제가 조금 전에 알려줬어요.”“맞아요! 형님께서 용왕님이라는 걸 알았더라면 절대로 함부로 대하지 않았을 거예요. 제가 정말 형님을 따르고 싶어서 꿈에서도 따라다닐 정도예요!”예천우는 어이가 없어 고개를 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나를 따른다고? 네 실력으로 말이야? 힘들 텐데.”김형준은 잠시 멍해졌다. 어쨌든 자신도 화경 초기에 도달한 실력자로 고수라 자부하고 있었는데 말
임완유는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어젯밤 일이 떠오르자 마음 한편에 묘한 욕망이 생겼다.“헤헤. 너도 많이 날 원한다고 했잖아. 아니야?”예천우가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큰 문제가 해결되었기에 그도 한숨 돌릴 수 있었다.아니었으면 양체은에게 너무 미안했을 테고 나중에 그녀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다.“무슨 소리야. 지금 나한테 그런 생각할 여유가 어디 있어.”이때 임완유는 아까 있었던 일이 떠올랐고 이제는 정말 마음이 지쳐버렸다.“무슨 일이야? 혹시 허씨 가문 쪽에서 찾아왔어?”예천우가 물었다. 지금 상황에서 임씨 가문의 문제는 임선호의 일뿐이다.“그건 아니야. 그런데 허씨 가문과 손씨 가문 쪽에서 내일 양가 부모님끼리 만나 약혼식을 정하기로 했대. 그리고 좋은 날을 골라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릴 거야. 그래서 선호가 흥분해서 내일 허씨 가문에 무조건 가야겠다고 해. 죽는 한이 있더라도 허씨 가문과 손씨 가문의 약혼은 절대 못 본 척하지 않겠다는 거야.”임완유는 어이가 없다는 듯 말했다.사실 그녀는 아직 양가가 약혼하는 것뿐이기에 조금만 더 기다려서 예천우가 일을 마친 뒤 도움을 요청할까 했었다.지금 도와달라고 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의심을 살 수도 있고 예천우의 일에 방해가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이제 예천우가 그 문제를 해결했다는 걸 알게 되었으니 더 이상 숨길 필요가 없었다.“그렇구나, 이 자식이 꽤 의리가 있네. 걱정하지 마. 내일 내가 직접 같이 가서 이 일을 해결해 줄게.”예천우가 웃으며 말했다.“정말? 너무 잘됐어. 네가 있다면 틀림없이 아무 문제 없을 거야. 고마워.”임완유는 기쁜 목소리로 말했다.“입으로만 고맙다고 하면 섭섭한데.”“그럼 어쩌라는 거야. 이 늦은 밤에 나보고 네가 원하는 걸 해주러 나가라는 거야?” 임완유는 얼굴을 붉히며 물었다.“내가 원하는 게 뭔데? 무슨 뜻이야?”“나쁜 자식. 나도 몰라.”임완유는 갑자기 전화를 끊으며 얼굴이 빨개졌다. 이렇게 애교 섞인 말을 자신이 했다는 게
임완유는 순간 눈살을 찌푸렸다. 이제 와서도 유은수는 여전히 깨닫지 못하는 것 같았다. 만약 계속 이렇게 간다면 예천우가 돌아온다 해도 결국 큰 문제가 생길 거라고 생각했다.유은수는 임완유의 표정을 보고 더욱 초조해하며 화를 냈다.“그건 무슨 눈빛이야? 정말 네 동생이 죽는 걸 보고만 있을 거야?”임국종도 급하게 말했다.“완유야, 무슨 일이 있더라도 네 동생은 항상 널 지지해 왔어. 누나로서 응당 동생을 도와줘야지.”“맞아. 완유야, 반드시 선호를 도와줘야 해.”임강도 바쁘게 말을 덧붙였다.임선호는 살짝 입을 열었지만 사실 누나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다. 결국 지금까지 일어난 일들로 임완유와 예천우의 관계는 완전히 틀어졌기 때문이었다.하지만 그는 정말로 허가연을 잃고 싶지 않았다.가족들의 시선에 임완유는 마음속으로 매우 괴로워하며 말했다.“당신들은 제가 정말 그렇게 동생을 돕지 않을 사람으로 보이나요?”그러자 임국종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임선호는 바로 말을 이었다.“누나, 난 누나를 믿어. 하지만 만약 누나가 불편하면 내가 직접 가겠어.”“너도 날 믿지 않네.”임완유는 분노가 치밀어 올라 바로 방으로 향했다.남은 사람들은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며 말을 잇지 못했다.초조해진 유은수는 화를 내며 말했다.“임완유, 도대체 뭘 하는 거야? 진짜 동생이 죽는 꼴 보고 싶어? 역시 친...”“그만해!”임국종이 먼저 큰 소리로 말리며 유은수의 말을 끊었다.유은수는 자기가 말을 잘못했다는 걸 깨닫고 급히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임완유가 아무 반응도 없는 걸 보니 아마 아직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 같았다.“뭐라 하는 거야. 우리는 완유를 믿어야 해. 완유는 그동안 항상 가족을 위해 마음을 다해왔고 유일한 동생인 선호를 몹시 아꼈잖아. 선호를 그냥 놔둘 리가 없어.”임국종은 일부러 임완유가 듣게끔 높고 힘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역시 그녀의 마음을 돌리려고 했다.하지만 임완유 출생의 비밀은 사실 임국종, 임강과 유은수 세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