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구해 주고 싶어? 좋아, 네가 나랑 놀아 주기만 하면 놓아 줄게.”사진호의 행동이 점점 악의적이게 변했다. 그리고 오른 손을 뻗어 임완유의 얼굴을 꼬집었다.“손대지마!”임완유는 즉시 상대방의 손을 밀쳤다. 그리고 그를 피하기 위해 한 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여전히 초조하고 불안했다.유걸은 충분히 상대의 체면을 세워 주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점점 심해지는 사진호의 행동에 이를 꽉 물었다.“진호 형님, 일단 진정하시고..”곧이어 사진호는 유걸의 뺨을 내려쳤다. 그리고 욕설을 내뱉었다.“닥쳐, 성가시게 하지 말고 옆으로 꺼져. 한 번만 더 쓸데없는 말했다가는 사람 구실도 못하게 만들어 줄게.”유걸은 맞은 뺨을 어루만졌다, 겁에 질려 다시는 끼어 들지 못했다.“흥, 말만 번지르르 하는 놈이구나. 쓸데없는 놈.”사진호는 그를 비웃었다.유걸은 주위의 시선에 쥐구멍 이라도 숨고 싶었다. 임완유는 여전히 어쩔 줄을 몰라했다, 이때 문득 예천우가 떠올랐다. 만약 예천우라면 이후에 일어날 일을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이미 식당을 떠났다. “네가 마음에 드는 건 아니지만 그 말은 동의 해.”이때, 문 건너편으로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어서 건장한 젊은 남자가 방 안으로 들어왔다.침착한 얼굴을 하고 있는 남자는 다름 아닌 예천우 였다. 그의 등장에 임완유의 눈이 휘둥그레 졌다. 그를 떠올리자마자 바로 나타날 줄은 생각도 못했기 때문이다.옆에 있던 소정도 같은 반응이었다.사진호가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 보았다.“새끼야, 너 내 허락 맡고 들어온 거야?” “아니, 그냥 들어 왔는데? 그리고 저 여자는 건들지 말지.”예천우가 덤덤하게 말했다.“하하, 난 또 무슨 대단한 사람이라고. 고작 영웅놀이 하려고 온 거야? 저 놈도 못하는 데 네가 할 수 있을 것 같아?”사진호의 비웃음에도 예천우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대꾸도 하기 싫으니까 당장 꺼져.”“싫은데? 그리고 이 여자도 내가 가지고 놀 거야.”
사람들은 그의 말에 눈이 휘둥그레 졌다, 예천우는 간이 배 밖으로 나온 것 일까. 그 중, 임완유는 조급한 마음에 눈물이 고였다.예상대로 그의 발언은 남을 괴롭히기 좋아하던 사진호의 심기를 건드렸다. 그리고 음험한 얼굴을 하며 말했다.“네가 먼저 건드린 거야. 황천길 건너도 내 탓하면 안돼.”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예천우를 향해 다가갔다. 유걸 한테 했던 것 보다 더 빠르고, 강했다. 게다가 한번에 달려오는 탓에 자칫하면 목숨이 바로 날라 갈 수도 있었다.하지만 그는 상대편의 속도가 더 빠르다는 것을 알아챘다.유걸과 그의 일행들은 고개를 저었다, 겁 없는 멍청한 인간이 아닌 가. 하지만 임완유는 살짝 기대를 하고 있었다. 그녀는 예천우의 싸움 실력이 좋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누가 더 강할지는 알 수 없었다.“펑!” 소리와 함께 사진호가 예천우를 향해 돌진했다. 하지만 공격도 못해보고 순식간에 떨어져 나갔다. 방 안 사람들은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상황 파악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게다가 아무도 예천우가 사진호를 가볍게 이길 줄은 몰랐다.여기서도 유걸과 그의 차이를 알 수 있었다. 사진호가 상대방에게 당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크게 화를 냈다.“다 덤벼!”사실 그의 지시가 아니더라도 일행은 이미 도련님을 건드렸다는 사실에 분노 하고 있었다. 곧바로 예천우를 향해 여러 각도로 달려 들었다. 하지만 예천우는 전혀 다급해 하지 않았다.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상대가 가까이 오면 빠른 속도로 주먹을 날릴 뿐이다.퍽퍽-소리에 맞춰서 사진호 일행이 하나 둘씩 쓰러졌다. 그들은 예천우의 상대가 될 수 없었다, 반항도 못하고 그저 맞는 수 밖에 없었다.이러한 장면에 사람들은 놀라움을 감출 수 가 없었다.소정의 눈동자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예천우의 실력은 몇 번 본적 있지만 이렇게 강할 줄을 전혀 몰랐던 것이다.특히 방금 전의 유걸과 대비되어 더 충격을 주었다. 사실 그녀는 유걸의 실력을 보고 그가 강한 유수 실력을 가지고 있다
“뒤치다꺼리 같은 거 필요 없어.”예천우가 쌀쌀한 태도로 말했다. “이, 이 배은망덕한 놈아!”소정이 화를 냈다.“비켜!”예천우는 그녀의 행동에 싫증이 났다. “예천우, 어떻게 그렇게 말을 해?”임완유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예천우가 자신을 위해 나섰다는 사실은 감동이지만 여태껏 유걸이 해준 일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게다가 자신을 위해주는 소정이 욕을 듣는 것도 참을 수 없었다.“사실이야!”예천우가 말했다.“그래, 사실이라고 쳐. 하지만 소정의 말도 사실이야, 만약 네가 저 사람 건드리면 여기 있는 사람 모두 어떻게 될 지 몰라.”임완유는 예천우의 말에 동의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서로 싸울 때가 아니다. “그래요, 예천우 씨. 진호 형님은 젊은이들 중에서 제일 잘 나가시는 분 입니다, 행동을 멈추어 주세요.”유걸은 말을 하면서 사진호의 앞에 섰다, 마치 그를 보호 하려고 하는 것 같았다. “그만해. 더 소란 피우지 마.”소정도 그를 말렸다.예천우의 안색이 점점 어두워 졌다, 도와주러 들어 와서 순식간에 죄인이 되어버린 상황이 되어 버렸다. 모두가 반대편에 서서 자신을 말리고 있지 않은가. 그는 결국 동작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사진호는 그들의 도움에 전혀 고마워 하지 않았다. 오히려 유걸을 밀쳐 내고는 예천우를 향해 비웃었다.“계속 때려, 할 수 있으면 해봐. 영원히 후회하게 만들어 줄 테니까!”그의 도발에도 예천우는 움직이지 않았다. 사진호가 다시 본성을 드러냈다, 앞에 있던 소정을 밀쳐내고 한 발자국 다가갔다.“이 세상에 권력 앞에서 이길 수 있는 건 없어. 네 까짓것 전화 한 통만 하면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할 수 있어.왜, 이제 와서 무서워 진 거야? 무서우면 지금이라도 무릎꿇고 사과해. 그럼 그냥 한번은 눈 감아 줄 테니까.”유걸도 말을 더했다.“예천우 씨, 얼른 무릎 꿇고 사과 하세요. 설마 저희 모두한테 피해 줄 생각 이신 거예요?”“기회 줄 때 무릎 꿇어. 그럼 살려 줄게.”사진호
옆에 있던 유걸도 경악하기는 마찬가지 였다. 곧이어 그는 사진호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갔다.“진호 형님, 진호 형님..”그는 사진호의 생사 여부를 확인했다, 숨이 멎지는 않았지만 깊은 내상 때문에 잠시 기절 한 것이다.“얼른 구급차 부르세요.”보안요원들은 그의 말을 듣고 바로 구급차를 불렀다. 유걸은 예천우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는 마음 속으로 그를 비웃기 바빴다. 이제 너는 끝났어. 그는 사건의 시발점은 자신이지만 사진호를 보호해 주었다는 점을 미루어 자신을 탓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한편, 임완유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그리고 의자에 털썩 주저 앉았다.끝났어! 이제 돌이킬 수 없어!과거에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어떤 후폭풍이 닥칠지 모른다. 그들 중에 오직 예천우만 침착한 표정을 짓고 있다. 아무렇지도 않게 핸드폰으로 누군가에게 문자를 보낼 뿐이다. 한편, 황호건과 그의 일행은 예천우를 기다리고 있었다. 30분이 지나서도 돌아오지 않자 양체은에게 예천우를 찾으라는 심부름이 떨어졌다.다수 일행의 소란이 있었지만 정확히 30분이 지난 뒤 였다. 하지만 예천우는 한참 전에 먼저 자리를 떠났었고, 양체은은 화가 났다. 그녀는 예천우와 함께 식사를 하면서 좋은 시간을 보내길 바랬지만 그가 떠났다는 사실에 다른 친구를 찾으러 갔다. 만약 그녀가 2층 에서 조금만 살펴 봤다면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받는 예천우의 모습을 볼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는 쳐다 보지도 못하고 차를 타고 떠났다.예천우가 떠났다는 말에 양대복과 황호건도 더 이상 자리에 있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대화도 할 만큼 했다. “예천우, 이 미친 놈아! 네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 지 알기나 해? 임 씨 집안을 망치려고 작정 한 거야?”이제야 제정신을 차린 소정이 화를 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예천우는 덤덤했다.“깡패가 무슨 수로 집안을 망쳐?!”“깡패? 하, 진짜 멍청해서 할 말이 없다.”“소정아!”이미 벌어진 상황에서 오히려 임완
“게다가 그쪽 집단 중에서 리더는 나타나지도 않았어. 그분들이랑 비하면 네 실력은 아무것도 아니야.”임완유는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내뱉었다. 과거에 그녀는 우연히 흑룡회의 대결을 본 적이 있다, 모두 다 놀라운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심지어 예천우 보다 10배는 더 강해 보였다.주위 사람들이 다같이 고개를 끄덕였다, 모두 임완유의 말에 동의를 표했다. 그 중, 유걸은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예천우 씨, 지금이라도 도망치는 게 제일 좋은 방법입니다. 하지만 결국 피해를 보는 건 완유 입니다. 그리고 임 씨 집안이 해코지를 당할 수도 있다는 점은 알아 두셔야 합니다.아, 어쩌면 저희도 같이 피해를 당할 수도 있겠네요.”“그래, 유걸의 말이 맞아. 예천우가 사라지면 결국 우리만 피해 보는 거잖아.”소정이 거들었다. 임완유는 눈살을 찌푸렸다.“아무리 그래도 영사 그룹 같은 큰 회사가 너네 한테 까지 이것저것 따지지는 않을 거야. 그렇다 하더라도 내가 책임 질테니까 걱정하지마.”예천우의 도움은 항상 임완유를 더 번거롭게 한다. 게다가 이번에는 번거로운 걸로 끝나지 않는다. 하지만 오늘 예천우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그녀의 인생이 망가질 수 있었다.임완유는 만약 대가를 치뤄야 한다면 자신이 선뜻 나서서 책임 지겠다고 다짐했다. 예천우는 당장이라도 자신을 붙잡을 것 같은 주위의 반응에 고개를 저었다. “다들 걱정 하지 마세요, 제 잘못이니까 제가 모두 책임 지겠습니다.”“어떻게 책임 질 거야?”임완유가 짜증 섞인 말투로 물었다. 예천우를 싫어하지만 그가 다치는 건 원치 않았다. 어쩌면 자신이 사건을 일으켰다는 사실과 그가 여러 번 도와줬던 사실에 감사를 표하고 싶었던 걸까.그녀는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내 비밀스러운 능력을 통해서.”예천우가 하하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다시 말을 덧붙였다.“걱정 하지마, 다 괜찮을 거야. 나 먼저 갈게!”그는 한마디만 던지고 바로 자리를 떠났다, 이곳도 지루한 모양이었다. 그는 겨우 작은 일이지
그때만 해도 예천우가 헛소리를 지껄이는 줄 알았다, 소정은 그저 그를 비웃기 바빴다. 하지만 두 사람의 모습에 잠시 이상한 마음이 들었다.“완유야, 나 잠깐 나갔다 올게.”소정은 완유에게 한 마디를 전하고 곧바로 달려 갔다. 그녀는 당장이라도 황 시장을 잡고 예천우를 아냐고 묻고 싶은 심정이다. 임완유는 잠시 멈칫했다, 예천우를 잡으러 가는 걸까.그녀가 저지 하기도 전에 소정은 이미 떠나 버렸다. 하지만 소정 혼자서는 예천우를 막을 수 없다. 소정은 빠르게 달려서 문 앞에 도착했다. 그녀는 주위를 살피면서 황 시장의 뒤를 쫓았다. 순간, 한 장면을 보고 그 자리에 얼어 붙고 말았다.그 장면에는 양 회장, 황 시장 그리고 예천우가 같이 있었다. 소정이 제일 놀랐던 것은 두 사람이 예천우를 향한 태도 였다. 양 회장은 그에게 차 문을 열어 주고, 먼저 차에 올라 타라는 말을 건넸다. 대체 무슨 신분이길래 천해 시의 양대복 회장이 깍듯하게 대하는 걸까.옆에 있던 황 시장도 예천우에게 짧은 인사말을 하고 바로 차에 올라탔다. 이게 어떻게 된 일 인가.소정은 천궐 1호 별장에서 양 회장의 차에 있었던 예천우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렇다면 그때 자신이 잘못 본 게 아니라는 뜻이다. 미루어 보아, 처음 만났던 자리에서 그가 양 회장에게 행사를 취소 하라고 했다는 말은 사실이 된다. 특히 저번에 양 회장이 자신의 아래라고 했던 말도 사실 인 것이다.소정은 자신이 큰 비밀을 알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예천우는 거의 잘난 체도 하지 않았다, 게다가 그의 말은 항상 적중했다. 그리고 유걸이 대부분 나서서 해결 했다는 생각은 완전히 뒤집혔다. 예천우가 차에 올라타려고 할 때, 양대복과 그의 일행과 마주쳤다. 그는 자리에 서서 간단한 인사말을 나누고 양대복의 차에 올라 탔다. 그는 장모인 유은수가 집으로 돌아오지 말라고 한 말이 기억났다. 그리고 양대복의 차에 올라타서 천궐 별장으로 이동했다. 별장 안은 깨끗하고, 맑은 기가 가득하다
그녀의 전화를 받은 사람들은 족족 피하기 급급했다. 간이 배 밖으로 나오지 않는 이상, 영사 그룹의 도련님을 반쯤 죽여 놓고 찾아 갈 용기는 없다. 한편, 소정은 임완유를 말렸다.“완유야, 예천우는 서류 상으로 네 남편이잖아. 적당히 하면 됐어. 남은 건, 하늘의 뜻에 맡겨야지.”사실 그녀는 임완유 없이 예천우가 위기를 벗어 날 수 있을 지 알고 싶었다. 만약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방금 전 목격한 장면이 사실이 된다. 그리고 예천우가 자신의 대한 이미지 변환에 계획을 세워야 한다. 소정은 지금까지 그에게 좋은 말을 해준 적이 없다. 어쩌면 블랙 리스트의 첫 번째로 등록 되지 않았을 까. 그녀는 그제야 자신의 행동에 회의감이 들었다. 항상 예천우만 보면 공격했던 자신의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니. 이번 일은 저 사람이 나를 구하려 다가 생긴 일 이잖아, 가만히 둘수는 없어.”임완유는 견고한 말투로 답했다. 이혼은 이혼이지만 양심의 가책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유걸한테 찾아가 보는 게 어떨까?”“아니, 만약 방법이 있었으면 그렇게 당하지는 않았겠지. 더 험한 꼴을 당하게 해서는 안돼.”이어서 임완유가 고개를 저었다.“할 수 없지.”이때, 소정의 휴대폰으로 문자가 한 통이 날라왔다.“완유야, 큰일 났어. 단톡방 좀 봐봐.”임완유는 잠시 멈칫했다. 곧이어 핸드폰을 본 그녀의 얼굴이 창백하게 변했다. 영사 그룹의 회장이 이미 자신의 아들의 상황을 보고 받고 제일 먼저 병원으로 달려왔다. 그리고 가해자들에게 3시간내로 자수를 지시했고, 그렇지 않으면 자신 뿐만 아니라 자신의 가족까지 죽이겠다는 협박을 내놓았다. 어쩌면 좋을 까.하지만 예천우의 성격대로라면 절대로 자수하지 않을 것이다. 임완유는 단체방의 내용을 보고 한시라도 빨리 예천우를 도망치게 도와주고 싶었다. 그녀는 예천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그의 핸드폰은 이미 꺼진 상태였다. 순간, 임완유의 안색이 변하더니 온갖 생각이 들었다. 설마 잡힌 건가. 하지만
“짝!”뺨 맞는 소리가 크게 울렸다. 임완유는 상대가 공격적으로 나올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그녀는 뺨을 맞고 한참이 지나도 제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리고 뺨에는 선명한 손자국이 남았다.항상 공주 처럼 자라온 그녀가 어찌 이런 수모를 견딜 수 있으랴. 곧이어 임완유의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소정이 한 마디 하려 했지만 예천우를 빼앗겼다는 사실에 말을 아꼈다. 임완유는 눈물을 꾹 참고 침착함을 찾으려 노력했다. 그리고 상대에게 상냥한 태도를 보였다. “사모님, 제 잘못 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죄송하다고 하면 끝날 줄 알아?”하지만 사진호 모친은 다시 그녀를 향해 뺨을 내려쳤다. 사실 이번 공격은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임완유는 꾹 참고 견디었다.똑같은 위치에 맞은 바람에 뺨이 불에 타오르는 것 마냥 아파왔다. 하지만 그녀는 몇 년 동안 회장 자리에 있으면서 ‘인내’ 가 필요한 상황에는 절대로 도망치지 않았다. “흥, 피하지를 않아?”사진호의 모친이 차갑게 말했다.“제가 속상하게 만들었으니 응당 저에게 푸시는 게 맞습니다. 필요하신 게 있으시면 제 선에서 최선을 다해 가져 오도록 하겠습니다.” 임완유는 낮은 목소리로 또박또박 말했다. 하지만 마음 속에 치솟는 억울함은 감출 수가 없었다. 사진호의 모친은 한발자국도 물러서지 않았다.“난 아들이 다칠까봐 어렸을 때부터 한 번도 때린 적이 없었어. 근데 너네가 감히 내 아들을 이렇게 만들어 놔? 너네도 똑같이 목숨을 내놓아야 하지 않겠어?”“사모님, 제 일행이 도련님을 때린 건 맞습니다. 하지만 도련님의 상태는 저희의 목숨을 내놓을 정도로 심각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임완유가 어이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사실 그녀는 병원 측에서 사진호의 상황을 듣고 왔다. 며칠 쉬기만 하면 바로 퇴원이 가능하다는 것이다.“네가 뭘 알아? 내 아들 머리카락 하나가 너네 목숨보다 더 귀해. 다치기 까지 했는데 당연히 목숨도 내놓아 하지 않겠어?” 임완유는 사진호 모친과 더 이상 대화가
손동욱은 음산하게 웃으며 한 걸음 앞으로 다가오면서 말했다.“오늘 이런 짓을 했으니 넌 이제 정말 후회하게 될 거야. 그때 가서 내 앞에 무릎 꿇고 빌지 말았으면 좋겠어. 하하...”손동욱이 비웃으며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것을 들은 허가연은 임선호가 아직 말을 꺼내기도 전에 먼저 나서서 입을 열었다.“아빠, 이게 대체 무슨...”“가연아, 앞으로 일은 아빠도 어쩔 수가 없었어. 네 남자 친구가 방금 자기 힘으로 널 지킬 수 있다고 하지 않았니? 이제 그의 실력을 증명할 차례야.”허성태는 허가연의 말을 잘라 끊었다.“아니, 실력이라니요? 선호 오빠는 그저 평범한 집안 출신인데 무슨 수로 손씨 가문을 상대할 수 있겠어요?”허가연은 점점 더 초조해졌다.“가연아, 그만해. 손씨 가문이 어떤 존재인지 너도 알잖니. 네 아버지가 이 정도까지 양보한 건 이미 우리 허씨 가문의 운명을 건 일이야.”조은희는 고개를 내저으면서 말을 이어갔다.“이제부턴 임선호한테 달렸어. 만약 정말 그가 살아남는다면 엄마도 너희를 축복해 줄게. 더구나 네가 선호와 사귄 그 순간부터 선호는 손씨 가문을 상대해야 하는 운명이었어. 이 난관을 넘지 못하면 너희들도 절대 행복한 미래가 없을 거야.”부모님의 행동이 이해되었지만 허가연의 안색은 여전히 어두웠다. 허씨 가문은 더 이상 임선호를 도와줄 수 없다는 걸 알기에 그녀는 즉시 임선호를 바라보며 다급하게 물었다.“오빠, 이제 어떡해요...”임선호는 그녀의 얼굴을 보고 서둘러 말했다.“가연아, 걱정하지 마. 나에겐 매부가 있어. 우린 절대 아무렇지 않을 거야.”그 말을 들은 허성태는 살짝 놀랐다. 그도 그제야 임선호가 말한 예천우라는 존재가 생각났다. 조금 전 예천우 덕분에 상황이 반전되었으니만큼 어쩌면 예천우가 정말 도움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다시 희망이 피어올랐다.“언니, 형부... 제발 부탁드려요. 선호 오빠를 꼭 지켜주세요.”허가연은 눈을 반짝이며 필사적으로 부탁했다.그러자 예천우는 가볍게 미소 지으며
“네! 목숨을 잃는다 해도 전 상관없어요. 그래도 전 가연이와 함께할 겁니다. 아버님, 걱정하지 마세요. 허씨 가문이 나설 필요도 없어요. 제가 스스로 가연이를 지켜낼 거니까요.”임선호는 예천우가 곁에 있다는 생각에 자신감이 넘쳤다. 그의 매부 예천우는 바로 용왕님의 신분이었으니 말이다.“건방진 녀석, 네가 뭘 믿고 우리 손씨 가문을 상대한다는 거야?”손동욱은 차가운 목소리로 비웃었다.그도 역시 허성태의 태도가 뭔가 달라졌음을 느꼈다.임선호가 대답하려는 찰나 허성태가 그를 제지하며 입을 열었다.“좋아. 임선호, 네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내가 네 소원을 이뤄주마.”허성태의 말에 주변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허성태가 이렇게 갑작스러운 결정을 내릴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심지어 허씨 집안 사람들조차 믿을 수 없었다.‘단지 방금 본 영상 때문에 저런 말을 하는 거야?’허성태의 말을 들은 허가연도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아버지를 쳐다봤다.“형!”허종우가 참지 못하고 나섰다.“형, 대체 무슨 말이야 그게? 이렇게 하면 우리 허씨 가문의 체면은 어디에 두겠어?”허광호도 믿을 수 없어서 다급하게 말했다.“이러시면 안 돼요! 가연이가 세상 물정을 몰라서 막말한 건데 그렇다고 해서 그냥 내버려두면 안 돼요.”“그만해. 이미 결정했어.”허성태는 단호하게 손을 들어 제지했고 시커멓게 굳어버린 얼굴로 손동욱과 강지혜 쪽으로 돌아서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사모님, 정말 죄송합니다. 보시다시피 지금 이 상황에서 더 강압적으로 나가다가는 큰 일이 일어날 수도 있어요.”“허허. 허씨 가문에서 이렇게 나오면 오히려 큰일이 터질 것 같은데요?”강지혜가 차갑게 웃으며 되물었다.그 말은 분명 협박이었다. 허씨 가문 사람들은 얼굴이 모두 어두워졌다. 가능하다면 그들은 당장이라도 나서서 허성태에게 항의하고 싶었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참을 수밖에 없었다.“그럴 일은 없으리라 믿습니다. 손씨 가문은 어엿한 동성의 4대 가문이 아닙니까? 이 작은 일을 굳이 크
사람들은 모두 잠시 멍하니 있었다. 허성태 역시 당황했지만 결국에는 예천우가 건넨 영상을 받아 보았다. 영상을 확인하자 그의 얼굴은 급격히 어두워졌다.더 문제였던 건 영상 속 여성은 한 명이 아니었다. 이 정도면 손동욱은 완전히 변태적인 심리가 있는 사람인 것 같았다. 예전에는 손동욱이 단지 젊어서 여색을 즐긴다는 말을 들었고 언젠가는 그도 철이 들 거라 생각했는데 이 정도로 지독한 사람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조은희도 이 상황을 지켜보다가 결국 다가와 영상을 보게 되었고 그녀의 안색도 확 굳어졌다. 비록 허성태가 급히 영상을 끄고 지워버렸지만 조은희는 이미 마음의 결정을 내린 눈빛이었다.아무리 가문을 위해서라도 그렇지 손동욱 같은 인간에게 딸을 시집보내는 건 절대 안 되겠다고 다짐했다.그렇게 된다면 허가연의 인생은 정말로 망가지고 말 것이다.허성태는 영상을 지운 뒤 예천우에게 돌려주며 차분하게 말했다.“영상을 보여줘서 고맙지만 영상은 이미 내가 삭제했어. 덕분에 내가 그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게 되었군. 하지만 다시 확인하고 싶은데 이 영상들은 어떤 사본도 남아 있어서는 안 돼.”그러고는 한 번 더 손동욱 쪽을 돌아보며 강한 어조로 덧붙였다.“그렇지 않으면 그 누구라도 널 구할 수 없어.”예천우는 순간 조금 놀랐다.‘설마 손동욱 저 자식을 지켜주려고 이러는 걸까?’하지만 허성태의 표정을 보니 손동욱을 보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과 허가연을 위해 아주 중대한 결정을 내린 것처럼 보였다.‘설마 내가 괴롭힘을 당할까 봐 이러는 걸까? 그렇지 않았다면 동영상을 보여줘서 고맙다는 말도 안 했을 거야.’손동욱이 이 영상들을 보았다면 반드시 예천우를 죽이려고 할 것이다.‘보아하니 허가연 씨의 부모님은 완유의 부모들보다도 엄청 좋으신 분들이네.’조은희 역시 허가연이 손동욱에게 시집가는 일에 대한 고통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반면 허성태는 그동안 허가연의 결혼을 지지하는 듯했지만 지금 보니 그 또한 약간 망설이는 것 같았다.주변 사람들
예천우의 말에 모두 잠시 얼어붙었다.‘이건 어디서 굴러온 녀석이지? 자기가 뭘 하고 있는 건 알긴 하는 건가?’특히 허가연도 멍해졌다.‘이 사람은 누구지?’허가연은 자연스레 임선호를 바라보자 그는 재빨리 속삭였다.“이 사람이 바로 내 매부야.”허가연은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란 얼굴로 예천우를 바라봤다.‘이 사람이 바로 그 예천우 씨였어?’겉으로 보기엔 특별히 무서운 느낌도 없었고 오히려 편안하고 평범한 사람 같아 보였다.그러자 허광호가 바로 비아냥거렸다.“네가 뭔데 여기서 함부로 떠드는 거야? 여긴 네가 끼어들 자리 아니야."“전 물론 그럴 자격이 있죠.”예천우는 태연하게 대꾸했다.“소개할게요. 전 선호의 매부인 예천우라고 해요. 제가 이번에 여기 온 건 단순히 허가연 씨를 데려가기 위해서가 아니에요.”예천우는 허가연 집안 사람들이 자신을 비웃고 무시하는 시선에도 전혀 개의치 않고 담담하게 이어갔다.“사실 허가연 씨와 임선호가 진짜 잘 어울리는지 직접 확인하고 싶었어요.”주변 사람들은 예천우의 말을 듣고 어이가 없었다.‘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자기가 뭔데 감히 그런 말을 하는 거야?’하지만 예천우는 그런 사람들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웃으면서 계속 말했다.“제가 보기에는 허가연 씨는 인품도 훌륭하고 외모도 뛰어난 정말 좋은 여자예요. 선호랑 참 잘 어울리고 그야말로 선호에게 딱 맞는 인생의 짝이라고 생각해요.”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다시 한번 말문이 막혔다.‘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사실 허가연이 임선호보다 훨씬 뛰어난 건 사실이었다. 외모나 집안 배경 모두 임선호를 압도할 정도였고 게다가 임선호 자신도 별다른 능력이 없었다. 그래서 임강이 줄곧 임선호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이유 중 하나였다.그러나 이상하게도 사람들은 예천우의 말에 자연스럽게 집중하게 되었고 누구 하나 그의 말을 끊지 못하고 듣고 있었다.“그런데 말이죠.”예천우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을 이어갔다.“허가연 씨의 집안 어르신들이 문제 많더라고
“아버지, 정말 제 미래는 상관없어요? 왜 저를 죽음으로 몰아가시려는 건가요?”허가연은 눈물에 젖은 눈으로 아버지를 노려보며 말했다.그러자 허성태는 얼굴이 어두워졌다. 하지만 이건 가족을 지키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손씨 가문을 건드리는 건 허가연에게도 허씨 가문에게도 너무나 큰 위험이었다. 그래서 허성태도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아빠가 널 협박하는 게 아니야. 하지만 손씨 가문 도련님만이 너랑 평생을 함께할 가장 적합한 사람이야.”“맞아. 가연아, 동욱 도련님은 젊으시고 잘생겼고 능력까지 좋으시니 동성의 수많은 명문 가문의 딸들이 도련님와 결혼을 꿈꾸고 있어. 저런 멍청이한테 속아서 인생을 망치면 안 돼.”허종우가 덧붙이며 말했다.“그러게 말이야. 가연아. 네가 임선호 같은 쓰레기랑 함께하면 평생 고통 속에서 살 수도 있어.”허광호도 다급하게 말했다.하지만 허가연은 고개를 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상관없어요. 제가 사랑하는 사람은 오직 선호 오빠뿐이에요. 오빠랑 결혼할 거예요!”예천우는 그 말을 듣고 속으로 놀랐다.‘저 정도로 훌륭한 여자가 선호를 이토록 사랑할 줄이야.’예천우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옆에서 이 모습을 보던 임완유 역시 비슷한 생각을 했다.그녀는 동생에게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선호야, 나중에 절대 가연 씨를 실망하게 하지 마. 알겠지?”임선호는 눈물을 머금고 대답했다.“누나, 걱정하지 마세요. 제 목숨을 걸고서라도 가연이를 평생 지켜줄 거예요.”“그러면 됐어. 만약 그 약속을 어기면 나도 널 용서하지 않을 거야.”허가연의 말을 들은 허성태는 몹시 화가 났다. 특히 강지혜의 어두워진 표정을 보고 나니 더욱 참을 수가 없었다. 오늘 손씨 가문 사람들에게 확실한 태도를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그래서 그는 허가연의 뺨을 치려 손을 들어 올렸다.하지만 그 순간 한 사람이 빠르게 앞으로 나와 허가연을 뒤로 밀치고 대신 그 뺨을 맞았다. 바로 임선호였다.팍!귀에 쟁쟁 울리는 소리와 함께
예천우는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강지혜의 말소리를 듣고는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내세우며 목소리를 높였다.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세 사람이 천천히 방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모든 사람은 순간 당황했다. 지금 같은 상황에 누가 감히 이렇게 방자하게 나설 수 있을지 궁금했다. 사람들이 고개를 돌려 문 쪽을 바라보니 세 사람이 서 있었다.허가연은 임선호를 발견하자 얼굴이 활짝 밝아지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선호 오빠!”허광호은 그 모습을 보고 즉시 화가 치밀어 올랐고 굳은 표정을 지었다. 임선호가 정말로 허가연을 데리러 허씨 가문에 당당히 들어올 줄은 몰랐다.이건 분명히 자신을 무시하는 행동이었기에 그의 얼굴에는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스쳤다.허종우는 분노에 가득 차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너희가 대체 누구길래 감히 우리 허씨 가문에서 이런 소란을 피우는 거냐?”허광호는 기다렸다는 듯이 손가락으로 예천우 옆에 서 있는 임선호를 가리키며 말했다.“저 자식이 바로 뻔뻔하고 멍청한 임선호입니다! 저 주제에 감히 우리 가연이를 탐내고 있어요!”이 말을 들은 손동욱의 얼굴도 어두워졌다. 그는 허가연이 임선호를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었으나 아직 그를 혼내줄 시간이 없었다.원래는 허가연과의 약혼을 정한 후에 임선호를 혼내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당당하게 찾아오다니 그를 무시하는 것 같아 불쾌했다.허종우는 더욱 화가 나서 소리쳤다.“이놈아, 감히 이곳까지 와서 날뛰다니 간탱이가 부었나 보네. 널 한 번 봐 줄 테니 지금 당장 꺼져. 그러면 목숨만은 살려줄게!”그러나 임선호는 고개를 저으며 단호히 말했다.“아저씨, 어떤 말씀을 하셔도 오늘 저는 그냥 물러나지 않겠어요. 죽더라도 가연이를 포기할 수 없어요.”그러자 허종우는 이를 악물고 명령했다.“좋아. 그럼 네가 원하는 대로 해 주마. 광호야, 당장 저놈을 죽여!”허성태는 조카인 허광호가 강력한 무술 실력이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허광호는 위무권관의 관장님을 사부님으로 모시고 있
허씨 가문의 위세는 꽤 강력했지만 4대 가문과 비교하면 그 격차는 실로 엄청났다.많은 허씨 가족 특히 허가연 아버지의 동생인 허종우와 그의 아들 허광호는 손씨 가문과의 인연을 통해 가문이 성장하기를 바랐다. 손씨 가문과 손을 잡으면 분명히 집안의 실력도 훨씬 더 강해질 것이고 그들은 큰 이득을 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그러나 허가연의 엄마인 조은희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허가연이 임선호를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었고 지난번에도 자신이 몰래 허가연을 보내서 임선호를 만나러 천해시로 가게 했었다.허가연의 아버지인 허성태도 마음속으로는 내키지 않았지만 가문의 이익을 위해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한편 허가연은 고개를 숙이고 휴대전화를 꺼내 임선호에게 계속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여러 차례 메시지를 보냈음에도 임선호는 답장이 없었다. 게다가 양가의 대화가 거의 끝나가고 있는데도 임선호는 여전히 나타나지 않았다.허가연의 마음은 무거워졌다.임선호의 집안이 아주 대단하지 않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그가 적어도 한 번쯤은 시도해 볼 줄 알았기에 실망스러웠다.임씨 가문 사람들이 말했던 대단한 예천우라는 존재도 결국 자신을 위로하기 위한 허세가 아니었을까 싶었다.이런 생각들이 떠오르자 허가연은 절망감에 빠져들었다.“좋아요. 그럼 이렇게 합시다. 이틀 후면 좋은 날이니 그날 약혼식을 올리는 게 어떨까요? 이견 없으시죠?”손동욱의 어머니인 강지혜가 제안했다. 이미 허씨 가문는 손씨 가문으로 시집오는 게 결정되었고 허성태도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조은희는 속으로 깊은 한숨을 내쉬며 딸이 마음 접기를 바랐다.하지만 그때 갑자기 문 앞에서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안 돼요!”바로 그 순간 예천우와 임선호가 마침내 도착한 것이었다....그 시각, 용도의 예씨 가문.이른 아침에 가문의 주요 인물들은 모두 충격에 빠져 있었다. 조금 전 전해진 소식은 충격적이었다.어젯밤 백호 전신이 세상을 떠났다는 비보가 전해졌다.그는 외부에
유은수는 그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랐다. 뒤돌아보니 정말 예천우가 와 있었다. 그녀는 순간 당황하여 어색하게 말했다.“천우야, 왔구나. 아까는 내가 그냥 헛소리 한 거니까 신경 쓰지 마.”예천우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그래요?”그는 이번에는 다른 차를 타고 왔다. 아마도 그래서 유은수가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굳이 따지지 않고 덤덤하게 말했다.“완유야, 선호야, 차에 타.”임선호와 임완유는 즉시 차로 다가가 올랐다.“선호야, 네가 운전해.”예천우는 바로 차 열쇠를 선호에게 던졌다.그러자 임선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열쇠를 잡고 운전석에 앉았다. 그는 운전을 좋아해서 이번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마음껏 속도를 낼 수 있을 거라 기대하며 흥분된 얼굴이었다.유은수도 차에 오르려 했지만 예천우는 약간 당황한 표정으로 물었다.“아줌마, 어디 가시려고요?”“나도 같이 가야지. 선호 일인데 부모가 곁에 있어야 할 거 아니야?”유은수가 조심스럽게 말했다.“그래요? 그렇다면 부모님이 계시니 저는 굳이 안 가도 되겠네요.”예천우는 내리려는 척하며 차 키를 건네려 했다. 유은수는 이를 보고 급히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아니야, 아니야. 그럼 난 집에서 기다릴게. 천우야, 선호를 좀 부탁해.”예천우는 더 이상 대꾸하지 않고 차에 앉았다. 뒤이어 임완유가 자리를 마련해 주며 말했다.“엄마, 걱정하지 마세요. 천우가 있으니 선호는 무사할 거예요.”“그래, 그래. 안전하게 다녀와.”유은수는 차가 출발하는 것을 바라보며 속으로 욕했다.‘왜 저렇게 잘난척하는 거야? 용왕일 뿐이잖아. 용국의 다른 대단한 사람들은 너랑 달리 그렇게 예절 바르던데.’차가 출발하자 임선호는 예천우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며 말했다.“매부, 죄송해요. 다시 한번 매부한테 폐를 끼치게 되네요. 아까 엄마가 한 말은 신경 쓰지 마세요. 원래 좀 입이 거칠어요.”“괜찮아.”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그냥 편하게 운전이나 해. 정말 서로 좋아하는 사이라
김형준은 잠시 당황하다가 급히 말했다.“저는 어릴 때부터 체력이 남다른 편이라서 굳이 훈련할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요?”“하라면 하는 거야. 안 갈 거야?”예천우가 물었다.“가겠습니다!”이런 기회를 어찌 놓칠 수 있겠는가 싶어 김형준은 바로 대답했다.예천우는 양박군의 전화번호와 이름을 곧바로 알려주고 직접 양박군에게 전화해 이 일을 설명했다.아직 당장 예천우를 따라다닐 수는 없었지만 이제 예천우의 작은 동생이 된 셈이니 앞으로 기회가 무궁무진할 거라며 김형준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유이안은 예천우와 이렇게 말이 잘 통하자 바로 다가와 물었다.“형부, 언니 일은 좀...”“이미 말했잖아, 더 얘기할 필요 없어.”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시간이 늦었으니 난 자야겠어. 더 할 얘기 없으면 얼른 돌아가.”유이안은 무척 답답했다.‘뭐가 더 할 얘기가 없다는 건지. 분명 중요한 일인데... 형부가 일부러 피하고 있는 거잖아.’이번엔 정말 예천우가 완전히 마음을 정리한 것으로 보였다. 이렇게 되면 임완유는 어쩌나 싶어 걱정이 밀려왔다.어쩔 수 없이 유이안은 김형준과 함께 자리를 떠났고 가는 길에 유은수에게 전화해 상황을 전했다. 예천우가 이미 단호히 결심했고 더 이상 그들과 얽힐 의사가 없다고 했다.사실 유이안이 예천우의 주소를 알아낼 수 있었던 것도 유은수의 도움이 컸다. 유은수는 유이안이 예천우를 설득해 임완유를 용서하게 만들길 바랐던 것이다.그러나 마지막 희망마저 사라지자 유은수는 자신이 한 일들이 크게 후회되기 시작했다.‘내가 왜 그렇게 어리석게 굴었을까.’두 사람을 돌려보낸 후 예천우는 푹 자고 아침 6시가 되어서야 일어났다. 문득 임완유와의 약속이 떠올랐다. 임선호와 함께 동성시로 가기로 한 일이었지만 너무 사소한 일이라 깜빡 잊었다.예천우는 빠르게 준비를 마치고 차를 몰고 임씨 가문으로 향했다. 과속 감시 카메라가 없는 구간에선 속도를 내며 빠르게 이동했다.한편 임선호는 아침 7시가 넘도록 기다리고 있었지만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