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라는 안색이 별로 좋지 않았다. 자신 때문에 예천우가 오해를 사게 했고 그들의 감정을 상하게 했다는 생각을 하자 유사라는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예천우는 가까스로 참아가며 말했다.“완유야, 이번에는 정말 오해야. 그런데 네가 여기에는 어떻게 오게 된 거야? 누군가가 일부러 널 이곳으로 데리고 온 거야?”“일부러 데리고 왔다고? 예천우, 네가 잘못해 놓고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려는 거야? 설마 이 모든 게 소정이 날 이곳으로 끌고 와서 우리 사이를 이간질했다고 말하고 싶은 건 아니겠지?”임완유는 화가 난 얼굴로 차갑게 말했다.“그런 거 아니었어?”예천우는 소정을 힐끗 쳐다보았고 눈에는 차가운 빛이 흘렀다.예천우가 그렇게 자신을 바라보자 소정은 깜짝 놀라서 좀 당황했다.소정이 말하기도 전에 임완유가 화를 내며 말했다.“당연히 아니야. 이 일은 소정과 전혀 아무런 상관도 없어. 내가 이곳으로 오자고 했어.”소정은 그 말을 듣고 속으로 은근히 기뻤다. 원래 그녀는 임완유를 데리고 이곳으로 오려고 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집을 뛰쳐나온 임완유가 스스로 이 주위에 있는 호텔에 가서 묵자고 했다.그래서 소정은 일부러 일단 나가서 밥이라도 먼저 먹자며 임완유를 자연스럽게 이곳으로 안내했다.모든 게 그렇게 순리롭게 진행되었다.예천우는 그 말을 듣고 살짝 놀랐다.‘이렇게 우연한 일이 있을 수 있다고?’“게다가 소정이 날 이곳으로 끌고 왔다고 해도 그렇지. 뭐 잘못한 게 있어? 소정도 너처럼 쓰레기 같은 남자의 모습을 나에게 확인 시켜주는 거겠지.”“예천우, 넌 네가 한 파렴치한 짓을 들키고도 자기반성은 안 하고 오히려 책임을 회피하려고 하고 있어. 네가 남자야?”임완유가 화가 나서 물었다.예천우는 쓴웃음을 지으며 다시 어쩔 수 없다는 듯 해명했다.“난 오늘 유사라의 남자 친구인 척해서 그녀의 부모님을 뵈러 온 것뿐이야. 유사라 씨의 부모님이 계속 소개팅하라고 강요했으나 유사라 씨는 그게 싫다고 했고. 네가 생각하는 그런 일은 절대 아니야
임완유의 말을 들은 소정은 처음에 어리둥절했다가 바로 큰 기쁨을 느꼈다.‘됐어. 드디어 성공했어!’소정도 이 모든 게 이렇게 순조로울 줄은 정말 몰랐다.이렇게 되면 공손진은 소정에게 거액의 돈을 수고비로 줄 것이다.예천우는 살짝 놀랐다가 쓴웃음을 지었다. 그는 임완유가 홧김에 그런 말을 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하지만 임완유는 지금 완전히 화가 났기에 그가 뭐라고 해도 상대하지 않을 것이다.임국종도 깜짝 놀랐다. 그는 자기 손녀가 왜 갑자기 태도를 확 바꿨는지 몰랐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손녀가 공손진과의 결혼을 동의한 것이었다.그래서 임국종은 감격에 찬 말투로 말했다.“그래. 좋아. 이래야 내 귀염둥이 손녀지.”비록 용도 려씨 가문의 려정수 도련님은 아니더라도 공손 가문의 공손 도련님에게 시집을 간다고 해도 아주 좋을 것이다.임국종이 전화를 끊자 임완유의 부모도 그 소식을 듣고 매우 기뻐했다.온 가족이 설을 쇠는 분위기처럼 들떠 있었다.오직 임완유만 안색이 너무 안 좋았고 예천우에게 화를 내고 바로 돌아섰다.그러자 소정은 그녀의 뒤를 따라 떠났다.예천우는 한참 망설이다가 결국에는 쫓아가지 않았고 큰 소리로 말했다.“완유야, 네가 믿거나 말거나 오늘 정말 날 오해했어.”임완유는 발걸음을 살짝 멈췄다. 사실 그녀도 오늘 일이 오해이길 바랐다. 하지만 직접 자기 두 눈으로 확인했으니 아무리 오해라고 해도 좀처럼 믿어지지 않았다.그래서 임완유는 그냥 떠났다.소정은 의기양양하게 따라갔고 임완유를 데리고 호텔에 도착한 다음 즉시 밖으로 나와 공손진에게 전화했다.하지만 그녀는 누군가가 자신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는 사실을 몰랐다.임완유는 매우 강인한 것 같지만 방금 그 모습을 보고 혹시나 일이라도 생길까 봐 예천우는 그녀의 뒤를 따라왔다.하지만 예천우는 밖에서 소정이 전화를 치는 것을 보자 즉시 뭔가 꿍꿍이가 있겠다고 생각하고 바로 보이스펜을 꺼냈다.“공손 도련님!”소정은 지금 매우 흥분한 상태였다.“좋은 소식이 있어요!”
임국종은 손녀가 또다시 생각을 바꿀까 봐 빨리 결혼을 시키고 싶었다.“네. 내일 오전에 갈게요.”공손진은 즉시 말했다.“알았어요.”임국종은 그렇게 대답하고 바로 임완유에게 또 전화해서 상의할 일이 있으니 빨리 집에 오라고 했다.임완유는 공손진과 연관되어있다는 걸 짐작하고 고민하다가 말했다.“오늘 밤에는 집에 가기 싫으니 내일 얘기해요.”“내일은 무슨 내일이야. 빨리 돌아와. 공손 도련님은 잘생기고 해외에 유학 경험도 있으니 너와 결혼하면 넌 무조건 이득을 볼 거야. 너희 둘은 참 잘 어울릴 거야.”임국종이 말했다.임완유는 안색이 좋지 않았다. 그녀는 사실 속으로 후회하고 있었다. 아무리 예천우에게 화가 났더라고 해도 그렇게 섣불리 허락해서는 안 되었다.임완유는 공손진에게 전혀 호감이 없었고 심지어 최근 그가 했던 짓을 생각하니 구역질이 났다.그가 어린 시절의 리틀 거지가 아니었다면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 오직 그가 어릴 때 그 리틀 거지였기 때문에 마음속에 별다른 생각을 품고 있었다.이 모든 것이 뒤섞이니 임완유의 마음은 매우 복잡해졌다.“왜? 후회하는 건 아니지?”임국종은 안색이 어두워져서 말했다.“그렇다면 앞으로 임씨 가문은 아마 사라질 거야.”“네? 할아버지,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임완유는 확실히 후회했고 또 결혼을 취소하고 싶었다.“무슨 말이라니. 난 방금 네가 결혼을 동의한다는 말을 공손 도련님에게 말해줬어. 내일 오전에 와서 정식으로 혼담을 꺼내겠대.”임국종은 차갑게 말했다.“지금 네가 결혼을 또 취소하겠다는 말을 함부로 하면 공손 도련님은 반드시 화를 낼 게 분명해. 우리가 싫다고 진작에 얘기했다면 공손 가문도 마땅한 핑계가 없으니, 우리를 어떻게 하지 못했을 거야. 하지만 지금 번복하면 우리가 그들을 놀린 것이 되어버리니 그들이 우리 가문을 멸망시킨다 해도 우리 편을 들어줄 사람은 없어.”“아니... 이럴 수가요.”임완유는 몹시 조급해서 말했다.“지금 제가 공손진에게 전화할게요.”“그러면 해봐. 만약
임완유는 모든 것을 준비한 후 숨을 한번 크게 들이쉬고는 공손진에게 전화를 걸었다.공손진은 임완유가 전화 온 것을 보자 즉시 기쁜 말투로 전화를 받았다.“임 대표님, 아니. 완유 씨라고 불러야겠죠. 저를 받아주셔서 고마워요. 전 정말 너무 행복해요. 걱정하지 마세요. 이미 아버지께 먼저 말씀드렸고 가문의 고위층 사람들께도 전부 알려드렸어요. 이미 모두 제 결혼을 동의하고 지지한다고 했어요. 내일 오전에 완유 씨의 집으로 가서 정식적으로 결혼에 관해 토론합시다.”‘뭐라고? 이렇게 짧은 시간 내에 이미 그렇게 많은 사람에게 알린 거야?’바닷가의 레스토랑에서 할아버지께 동의한다고 전화를 한지 이제 기껏해야 한 시간이 넘었다.임완유는 지금 너무 후회하고 있었다. 이럴 줄 알았다면 그렇게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임완유는 어쩔 수 없이 할 말은 해야 했다.“공손 도련님, 그게... 제 할아버지께서 했던 말은 오해일 수 있어요.”“오해라고요? 완유 씨, 그게 무슨 말이에요?”공손진의 말투는 즉시 변했다.“아직 저는 공손진 씨의 결혼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어요.”“뭐라고요? 완유 씨, 무슨 농담을 그렇게 하셔요.”공손진은 즉시 화가 나서 말했다.“완유 씨가 저를 좋아하지 않으면 허락하지 않으셔야 했죠. 아까는 좋다고 했고 게다가 지금 난 이미 세상에 다 알렸어요. 이제 와서 또 제가 싫다고 하니 제 체면은 어떡하죠? 우리 공손 가문의 체면은 어떻게 할까요?”“아니, 이 짧은 시간 동안에... 다른 사람들은 이 일을 모를 거잖아요.”“누가 모른다고 했어요. 제 아버지가 아까 제 전화를 받으실 때 마침 가족 친구분들과 함께 있었어요. 그들도 이 일을 전부 알게 된 거죠. 지금쯤이면 이미 집에 돌아갔을 텐데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말했을지도 몰라요. 완유 씨, 이제는 돌이킬 방법이 없어요.”“방법이 왜 없겠어요. 지금 아무것도 결정 난 건 아니잖아요.”“그건 그렇다 쳐요. 우리 공손 가문에서는 체면을 사람 목숨보다 더 중
소정은 화가 잔뜩 난 얼굴로 말했다.그러자 임완유는 쓴웃음을 지었다.“공손 가문을 대표하는 사람이라 공손진도 어쩔 수 없었을 거야. 게다가 방금 공손진도 말했어. 내가 번복해도 그는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이야.”“그렇다면 공손 도련님은 사실 괜찮은 사람이었네. 그 사람과 결혼하는 것도 어쩌면 나쁜 일은 아닌 것 같아.”그 말을 들은 임완유는 안색이 살짝 변했다. 소정은 임완유의 그런 모습을 알아차리고 다급하게 말을 이어갔다.“안타까운 건 넌 공손진을 전혀 좋아하지 않고 예천우 같은 나쁜 남자를 좋아하지. 아니면 이렇게 하자. 내가 능력 있는 친구 몇 명을 연락해 볼게. 혹시 다른 방법이 있을지도 몰라.”“아마 어쩔 수 없을 것 같아.”임완유조차 명성이 자자한 공손 가문을 상대할 수 없는데 소정은 더욱 말할 것도 없었다.“방법이 없더라고 해도 생각해야지. 걱정하지 마. 내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널 위해 방법을 찾고야 말 테야.”소정은 정의감이 넘치는 듯했다.임완유는 소정의 그런 말에 감동하였다.“알았어. 그러면 부탁할게. 소정아, 너무 열심히 할 필요는 없어. 무리하지 마. 정말 안 되면 그만이야. 넌 이미 날 위해 너무 많은 것을 했어.”“이런 쓸데없는 소리 작작 해. 우리는 최고의 자매라는 걸 잊지 마.”소정은 말을 참 예쁘게 했지만, 방문을 나서자마자 즉시 휴대 전화를 꺼내 공손진에게 전화를 걸었다.“소정 씨, 임완유 그쪽은 어때요?”“공손 도련님, 걱정하지 마세요. 완유는 지금 거의 포기한 상태예요. 내일 공손 도련님은 반드시 성공할 거예요.”소정은 미소를 지으며 흥분한 어조로 말했다.하지만 소정의 뒤에는 예천우가 몰래 숨어서 영상을 찍고 있었다.사실 예천우는 바로 그녀의 뒤에 있었는데 소정은 미처 그를 발견하지 못했다.“정말 잘됐네요. 소정 씨, 이번에 성공하면 소정 씨의 공로가 가장 커요.”공손진은 몹시 기뻤다.“공손 도련님, 별말씀을요. 도련님께서 임완유를 얻을 수 있도록 제가 옆에서 이렇게 열심히 도와
‘설마 공손진이 진가인의 옥 목걸이를 훔친 건 임완유를 속이려고 그랬던 걸까?’옥 목걸이를 걸고 임완유 앞에 나타나면 임완유도 충분히 오해할 수 있었다.어렸을 때 예천우는 임완유에게 칼 모양의 옥 목걸이를 선물해 준 적이 있다. 나머지 절반은 진가인에게 주었다. 두 옥 목걸이는 서로 합칠 수 있었다.만약 그렇다면 임완유는 공손진이 리틀 거지라고 오해할 것이다. 그렇게 비슷하고 딱 맞아떨어지는 옥 목걸이를 찾기는 정말 어려울 것이다.예천우는 어릴 적에 임완유에게 나머지 절반은 자신한테 있다고 말했다.‘하지만 공손진은 임완유가 어떻게 이 옥 목걸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걸까?’‘소정? 그래. 아마 소정일 거야. 완유가 아마도 어릴 적 일을 소정에서 알려 줬고 소정이 다시 그 일을 공손진에게 알려 줘서 이 옥 목걸이를 이용해 완유를 속인 거야.’모든 것이 완전히 이해되었다.공손진이 진가인의 옥 목걸이를 어떻게 발견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건 그가 확실히 진가인의 옥 목걸이를 훔쳤다는 것이었다.모든 것을 깨달은 예천우의 얼굴은 화가 나서 새파랗게 질렸다. 공손진이 심지어 자기 어릴 적의 일까지 이용하면서 임완유를 속이고 있었다.‘공손 가문은 정말 더 이상 존재할 필요가 없는 것 같아.’예천우는 차가운 얼굴로 휴대 전화를 꺼내 전화를 걸었다.“공손 가문의 모든 위법 사실을 찾아내. 특히 그들이 강한 무술 실력을 믿고 했던 나쁜 짓거리들을 모조리 찾아내서 비룡 위에 알려.”비룡위는 화하 무자들의 전당이었고 가장 강력한 호위대였다. 그들은 용도의 모든 강력한 무자를 관리하고 있었다. 그들이 잘 관리하고 있었기에 많은 수련자가 함부로 하지 못했다. 그렇지 않으면 비룡위의 추격과 체포를 당할 것이다.게다가 일단 비룡위에게 걸리면 아무리 종사라도 편한 잠을 자지 못할 것이다.왜냐하면 비룡위에는 청룡, 주작, 현무, 백호 4대 고수가 있었다. 그들은 용국의 4대 전신이라고 불렸다.특히 청룡 전신은 오랫동안 세계 1위의 자리를 지켜왔고 그는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어쩔 수 없어. 일단 상황을 지켜보자.’임완유는 할아버지의 말이 생각나자 먼저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소정은 그녀가 걱정돼서 함께 돌아가서 오늘 밤 그녀와 함께 있겠다고 말했다.임완유는 당연히 좋다고 했다. 지금에 와서 보니 오로지 소정 혼자만 진정으로 그녀와 동고동락하며 모든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었다.역시 좋은 친구 한 명은 있어야 했다.그 외에 다른 사람들, 특히 남자는 완전히 믿을 수 없었다.임완유는 자기가 그렇게 노력하는데 예천우는 맨날 여자들 주위를 맴돌며 방탕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니 그걸 생각하면 화가 났다.임국종은 임완유의 전화를 끊고 즉시 공손진에게 전화해서 소식을 알렸다. 그리고 계속 임완유의 콜백을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소식이 없자 그는 참지 못하고 전화를 걸어 물었다.임완유가 지금 이미 차를 몰고 집으로 향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임국종은 드디어 결혼이 성사되었다고 생각해 매우 기뻐했다.임강과 유은수도 그 소식을 듣고 정말 기뻐했다.임선호는 돌아와서 이 소식을 듣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는 그들에게 이건 분명히 멍청한 짓이라고 말했고 예천우는 사실 실력이 엄청나게 강하다고 말했다.하지만 그의 말을 믿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조급한 나머지 임선호는 그날 식당에서 소문하와 양대복의 아들을 만난 사실을 말해줬다.하지만 임국종은 전혀 그런 말을 듣지도 않았고 임선호를 욕했다.“아직도 헛소리나 하고 있네. 예천우에게 세뇌당한 거야? 왜 이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야. 됐어. 그만해. 쓸데없는 소리는 듣고 싶지 않으니까 빨리 네 방으로 꺼져. 똑바로 말하는 데 너 때문에 네 누나가 공손 가문에 시집가는 일이 이변이 생기면 할아버지는 앞으로 널 보지 않을 거야.”임국종은 전혀 임선호에게 말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그는 단지 임선호가 예천우에게 약점을 잡혔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예천우 때문에 이런 헛소리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임국종은 예천우가 그렇게
임국종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만약 마음먹고 이 결혼을 포기하라 한다면 사실 그는 분명히 해낼 수 있었다.하지만 그는 여태까지 했던 노력이 아까웠다.이건 분명히 임씨 가문의 크게 발전할 좋은 기회였다. 지난번에 용도에서 그는 명문 가족들에게서 너무 많은 괄시를 받았다.특히 옛 친구의 집에 갔을 때 친구 빼고 다른 가족들은 전혀 그를 안중에 두지 않았다.원래 그는 손녀를 친구의 손자인 려정수에게 시집보내고 싶었다. 하지만 려정수는 전혀 임국종을 안중에 두지도 않았고 손녀의 사진조차 보고 싶어 하지 않았다.‘안돼. 절대 이렇게 포기할 수 없어. 완유는 단지 지금 잠시 마음이 편치 않을 뿐이야. 공손 도련님과 살다 보면 그가 좋은 사람임을 알게 될 것이고 누가 가장 적합한 사람인지 알게 될 거야.’‘하지만 완유가 정말 어리석어서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면 어쩌지?’보아하니 이 일은 너무 서두르면 안 되고 서로에게 시간을 주고 상의해야 할 것 같았다.임완유와 함께 그녀의 방으로 들어온 소정이 즉시 물었다.“완유야, 방금 그렇게 말한 건 무슨 뜻이야? 정말 공손 가문과 맞서 싸우려는 거야?”“물론 아니지!”임완유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이건 구두 약속일 뿐이야. 정말 그렇게 엄중하지 않을 수도 있어. 어쩌면 할아버지가 일부러 그런 말씀을 하셨을 수도 있잖아?”“하지만 네 말로는 공손 도련님도 이 일이 엄중하다고 하지 않았어?”소정이 물었다.“그건 맞아. 하지만 할아버지가 먼저 공손진과 짰을 수도 있어. 그래서 공손진이 일부러 그렇게 말했을 가능성도 있지. 아니면 모든 게 그렇게 공교롭게 짧은 시간 동안에 세상에 알려질 수는 없다고 생각해.”“그래서 네가 이런 식으로 할아버지를 떠보는 거였구나.”“그래 맞아.”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임국종은 임완유의 방문 앞에 와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완유야, 할 말 있어.”임완유가 문을 열고 진지한 어조로 말했다.“할아버지, 더 이상 절 설득하지 마세요. 죽는 한이 있더라고 공손진
백강호가 김희자에게 이렇게 말하자 김희자는 자신이 잘못 말한 것을 깨닫고 급히 설명했다.“죄송합니다. 방금 제가 헛소리를 했습니다. 제 말은 신경 쓰지 마세요."백강호는 김희자가 이제 조용히 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예상치 못하게 이런 말을 또 내뱉을 줄은 몰랐다. 이건 정말 꿩 먹고 오리발을 내미는 격이었다.정우환은 말문이 막혀버렸다.“이 새끼들은 우리가 바보인 줄 아나 봐? 우리가 그렇게 멍청해 보여?”홍 장로도 말문이 막혀서 백강호를 째려보며 말했다.“백강호, 넌 정말 대단한 용기를 가졌구나. 상대가 누구인지를 알고 있었으면서도 왜 숨겼냐?”“억울합니다!”백강호는 정신을 가다듬고 머리를 빠르게 돌리며 대답했다.“정말 억울합니다. 처음 보고했을 땐 전혀 몰랐습니다. 오늘에서야 그 사람의 배경이 엄청난 걸 알게 됐어요. 그 자식은 바로 용문 용왕이라는걸 알았습니다.”홍 장로는 그 말을 듣고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고개를 끄덕였다. 왜냐하면 절정종의 일은 늘 홍 장로와 백강호가 처리해 왔고 백강호도 그동안 절정종한테서 많은 도움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백강호가 이번에 큰 실수를 저지른 것에 대해 어떻게든 용서를 구하고 싶었다.하지만 정우환은 굳어진 표정으로 말했다.“네 아내가 방금 말한 것처럼 네가 저지른 일은 용문 용왕을 건드린 거라고?”“맞습니다.”백강호는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하지만 저도 오늘에서야 알게 됐습니다.”백강호는 심장이 떨렸다. 부종주의 이 태도를 보니 용문 용왕을 매우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 정말 용문이 그렇게 무서운 존재일까?심지어 절정종까지 그를 두려워한다고?!‘만약 정말 그렇다면 이번 일은 그나마 다행이네. 적어도 90억을 제때 보냈으니까 말이야. 그렇지 않았다면 결과가 얼마나 끔찍했을지 아무도 몰라.’결국 절정종에 대해 숨긴 부분이 있었으나 백강호가 그동안 절정종을 위해 기여한 것들을 봐서라도 가벼운 처벌만 받을 수도 있었겠지만 만약 그 예천우라는 사람이 절정종보다 더 강하다면 백강호의 가족
비록 부종주지만 모두 이렇게 부르는 것은 정우찬의 요구 때문이다.백강호가 이렇게 말하자 김희자는 마침내 정신을 차리고는 백강호가 했던 말을 떠올렸고 그녀는 이제야 깨달았다. 눈앞의 두 사람이 바로 그들이 기다리고 있던 강력한 존재들이었다는 사실을 말이다.그리고 자신은 아까 그들을 모욕하고 맞고 나서 또 입으로 나불댄 것이다.그녀도 절정종의 강력함을 모르는 게 아니었다. 백강호가 여러 번 말해줬기 때문이다. 백씨 가문은 일반인들 눈엔 강력해 보이겠지만 절정종에게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손 한 번 휘두르면 백씨 가문을 모두 멸망할 수 있는 존재들이었다.그저 상대가 오지 않아서 입이 풀린 거였을 뿐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갑자기 나타날 줄이야. 일반적인 큰 인물들은 보통 문 앞에서 환영받고 들어가는데 이렇게 갑자기 나타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정말로 상상밖의 일이었다.김희자는 바로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급히 무릎을 꿇었다. 백강호처럼 머리를 여러 번 조아리며 말했다.“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 정말 눈이 멀어서 이런 큰 인물들을 잘 알아보지 못했네요. 부디 이번 한 번만 기회를 주시고 용서해 주세요.”“됐어!”정우환은 두 사람을 한 번 쓱 쳐다본 뒤 귀찮아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백강호, 네가 절정종을 위해 이렇게 애썼다는 걸 고려해서 이번 한 번만 봐줄게. 하지만 다음엔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야.”“알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종주님, 절대 다시는 이런 일이 없게 하겠습니다.” 백강호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고개를 숙여 말했다.“감사합니다. 종주님, 절대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없게 하겠습니다.”김희자도 겨우 정신을 차리고 여러 번 고개를 숙이며 감사했다.정우환은 고개를 저으며 바로 물었다.“쓸데없는 소리는 그만하고 어서 말해라. 칠색 연꽃은 어떻게 도둑맞은 건지... 하나하나 다 설명해.”“네!”백강호는 급히 상황을 설명했다. 주요 내용은 백도훈이 상대에게 폐물이 되어 2조 원의 내
아마도 너무 오래 기다려서 그런지 김희자는 대놓고 불만을 토로하며 말했다.“여보, 이 절정종의 사람들은 대체 뭐야? 부종주라는 사람이 시간 개념도 없이 이렇게 우리를 오래 기다리게 한다니요.”그러자 백강호는 깜짝 놀라며 말했다.“입 닥쳐! 함부로 말하지 말라고.”절정종은 마교의 문파이기에 손끝 하나로도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무시무시한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김희자가 지금 욕한 대상은 부종주 정우환이었고 그는 그야말로 예술적이고도 강력한 존재였다. 그가 들으면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이 죽을 수도 있었다. 백강호는 평소 김희자에게 이렇게 꾸짖지 않았지만 이번만큼은 참을 수 없어 그를 호되게 꾸짖은 것이다.하지만 김희자는 여전히 불만을 품고 말했다.“제가 뭐라고 했나요? 분명히 그 부종주가 무례하게 구는 거 아닙니까? 자기가 누구라고 이런 식으로 나서냐고요.”백강호는 또다시 화를 참으려 했다. 그런데 그때 차갑고 냉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건방진 년!”그 말이 끝나자마자 두 명의 인물이 순식간에 나타났다. 그중 한 명은 더 나아가 한 걸음 내딛더니 김희자의 얼굴에 세게 손바닥을 날렸다.김희자는 충격을 받았고 반응할 새도 없이 튕겨 나갔으며 얼굴에 강한 통증이 밀려왔다. 예전에 맞은 상처가 이제 막 치유되었는데 이번에 또 다시 크게 아프기 시작했다.백강호는 얼굴이 창백해지고 움직이려 했지만 그들이 누군지 확인하고는 겁에 질려 벌벌 떨었다.‘젠장. 큰 사고를 쳤네.’백강호는 자주 봤던 절정종의 홍 장로님을 알아보았고 그 옆에 있는 또 다른 사람은 그저 멀리서나 한 번 본 적이 있었을 뿐인데 그의 강한 기운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김희자는 얼굴이 아팠고 괴로운 표정으로 일어났다. 자신이 이제 절정종의 보살핌을 얻게 될 테니 당당히 반박하며 소리쳤다.“감히 네가 나를 때리다니. 넌 이제 끝장이야!”“닥쳐!”백강호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이번엔 자신이 직접 김희자에게 손을 올려 한 대 때렸다.백강호는 심지어 그 어떤 관용도 두지
그리고 그들이 제시한 조건은 매우 높았다. 4억 원의 직접 서명 보수를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후의 대우도 임연 그룹보다 훨씬 좋았다.그 이유 중 하나는 최근 루루 화장품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하문이 과거에 쌓은 성과 덕분에 매우 인기가 높아졌기 때문이다.하지만 그녀는 그런 생각을 할 여유가 없었고 전부 완곡하게 거절했다.“헤드헌팅 회사라... 이렇게 빨리 누가 연락을 해왔어요?”예천우가 웃으며 물었다.“저도 예상치 못했어요.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천우 씨 덕분이에요. 천우 씨가 아니었으면 지금의 저도 없었을 거예요.”그러자 하문이 대답했다.“그건 아니죠. 모든 건 하문 씨 능력 덕분이죠. 어떻게... 다른 회사로 옮길 곳은 생각해 봤어요?”“아직은 아니에요. 사실 마음이 좀 아프고 섭섭해요.”하문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그녀는 졸업하고 바로 임연 그룹에 들어갔고 많은 시간을 그곳에서 보내며 정성을 쏟았기 때문이다.“그렇군요. 그럼 하문 씨는 지금 당장 일을 찾지 말고 예전에 받던 월급 그대로 제가 계속 지급해 드릴게요.”예천우가 웃으며 말했다.“아, 천우 씨, 그게 무슨 뜻이에요?”하문은 잠시 멈칫하며 물었고 그녀는 얼굴이 조금 빨개지며 예천우가 자신을 밖에서 조건 만남을 하는 건가 싶었기 때문이다. 자기 외모와 몸매로 봤을 때 그런 일이 있을 수는 있지만 예천우는 그동안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것 같았다.“그런 건 아니에요. 임연 그룹은 결국 다시 돌아오게 될 거예요.”예천우가 담담하게 말하자 하문은 잠시 놀랐다가 곧 기쁜 표정으로 대답했다.“정말요? 그렇다면 천우 씨가 월급을 줄 필요는 없겠네요. 그동안 제가 꽤 벌었으니까요. 그러니 이 정도는 괜찮아요.”“그건 안 돼요. 임연 그룹에 그렇게 충실한 하문 씨인데... 우리가 그렇게 냉대할 수는 없죠. 하문 씨는 충분히 받을 자격이 있어요. 우리에게도 돈은 부족하지 않으니까요.”“알겠습니다. 고마워요. 천우 씨, 임 대표님께도 고맙다고 전해주세요.”“천만에요.
김희자는 백강호가 힘들게 모은 1조 8,000억을 도저히 내줄 수 없었다.계속해서 미루기만 했지만 이제는 시간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그때 백강호는 절정 노조와 연락을 취하고 모든 상황을 말했다.그래서 김희자는 큰 결심을 했다.‘이 돈은 절대 내놓지 않을 거야.’하지만 돈을 내놓지 않는다고 해서 자기 손에 두고 있을 수는 없었다. 돈을 다른 곳으로 옮겨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백강호가 반드시 알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그래서 김희자는 기발한 방법을 떠올렸다.먼저 돈을 자신의 친정 사촌 동생인 왕철수에게 넘기기로 했다.왕철수는 그 큰 액수를 보고 깜짝 놀라며 반드시 잘 보관하겠다고 약속했다.김희자는 동생이 돈을 갚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았다. 그게 어차피 자기 동생이고 또 백씨 가문의 돈이기 때문에 왕철수가 감히 건들지 않을 것이다.실제로 돈을 넘긴 후 김희자는 백강호가 계좌를 확인한 사실을 알게 되었고 다행히 돈을 넘겼음을 확인했다.김희자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더 이상 걱정할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 다만 염려를 놓을 수는 없었다.그날 오후 절정종에서 부종주가 직접 와서 처리할 예정이라고 했다.그러자 김희자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됐어. 이제 정말 문제없을 거야.”그녀는 자신이 너무 똑똑하게 처신했다고 생각했고 이번에는 큰 일을 해냈다고 느꼈다.하지만 김희자는 백강호에게 서프라이즈를 선사하고 싶어 했다. 그래서 백강호에게 이렇게 말했다.“돈은 이미 넘겼어요. 바로 넘겼습니다.”“그래. 그럼 다행이네.”백강호는 그때 계좌를 확인했기 때문에 별로 묻지 않으려 했다. 그걸 확인하고 바로 처리했다고 하니 다시 물어볼 일이 아니었다.‘다행이라고? 절정종의 부종주가 온다는데 오빠는 뭘 더 걱정하는 거야? 아무리 용문이 대단하다고 한들 절정종과는 안 될 거야. 당신은 이제 내가 얼마나 똑똑한 여자인지 알게 될 거야.’김희자는 백강호가 자신이 아직 1조 8,000억을 보내지 않은 사실을 알고 그가 얼마나 기쁘게 반응할지 떠올리며 얼굴에 흥분을
“스스로 잘 생각해 봐!”이 말을 들은 이신향의 표정이 잠시 경직됐다. 며칠 전만 해도 그녀는 전혀 몰랐지만 사람들이 말하길 백성 그룹의 배경은 매우 강력하다고 했다. 백씨 가문은 지금 동성의 4대 가문 중 하나일 뿐 아니라 그들의 과거도 굉장히 충격적이고 한때 지하 세력의 제왕으로 불리던 가문이라고 했다. 그 말을 듣고 돌아간 이신향은 바로 유사라를 부르더니 그 얘기를 꺼냈다. 유사라는 듣자마자 화가 치밀어 올랐다.“절대 그럴 수 없어요!” 이신향은 사실 이미 이런 결과를 예상했다. 그래서 유사라에게 그 사실을 말한 것뿐이었다.두 사람은 결국 회사를 떠날 결심을 했지만 서로에게 알리지는 않기로 했다. 만약 그들이 불법적인 방법을 사용할지도 모르니까 서로 직접 떠나기로 한 것이다. 두 여자는 예천우에게 도움을 청할지 고민했지만 결국 그녀들은 이렇게 생각했다. 이곳은 결국 성도이기 때문에 이 일이 크게 번지면 4대 슈퍼 가문 중 하나인 백씨 가문과 얽히게 될 것이다. 그래서 그럴 일은 피하자고 결정했다. 이렇게 큰 성도에서 둘이 자리를 바꿔 숨어 있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일이었다.퇴근 시간이 다가오자 도성욱이 와서 한마디 했다. 그러자 이신향은 그저 생각해 보겠다고 대답했다. 퇴근 후, 두 여자는 즉시 자리를 떠났다. 예천우는 이 모든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아침을 먹고 난 뒤 집으로 돌아갔고 절정 노조는 그를 따라 아파트 단지에 들어가지 않았다.예천우는 하루 동안 특별한 일이 없었고 천상 그룹에 들러 임완유를 만났다. 그녀는 상태가 괜찮아 보였고 유은수 사건 때문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은 것 같아서 다행이었다.임완유가 괜찮으니 예천우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생각했고 이제 백씨 가문을 찾아가서 나머지 1조 8천억을 받아오자고 결심했다.시간이 점차 다가오자 백강호와 다른 사람들은 긴장된 표정으로 절정 노조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었다. 칠색 연꽃을 잃었다는 보고가 올라갔고 절정종에서는 중요한 인물이 백씨 가문으로 올 거라고 말
“남자를 좋아하지 않는다고?”도성욱은 잠시 멈칫했다. 이신향이 매일 유사라와 함께 다니는 걸 봤을 때 혹시나 여자끼리 사귀는 건가 싶었지만 그럴 리 없다고 생각했다. 당연히 자신을 속이는 거겠지 하며 냉소적으로 말했다.“나를 바보로 보냐?”“정말 아니에요.” 이신향이 급히 부인했다.도성욱은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그러면 이렇게 말할게. 내 위치가 곧 올라가. 네가 나와 함께 하기로만 하면 매니저 자리 바로 네 거야. 그때 가면 돈과 지위 다 가질 수 있어.”“하지만 저는 진짜 남자를 좋아하지 않아요.”“정말 확실하냐? 넌 내가 데려온 사람이라는 걸 잊지 마라. 내가 언제든지 네가 바로 나가게 할 방법은 있지.”그러자 도성욱이 성을 내며 위협했다.이신향의 얼굴이 변했다. 집에서 자신에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급하게 일자리를 찾는 거였지만 그녀는 유사라와 달리 일자리가 꼭 필요했다.하지만 이런 제안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이신향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죄송하지만 확실히 말할 수 있어요.”도성욱은 화를 내며 다른 생각을 했다.‘채 총괄이 말한 것처럼 내가 이 일을 잘 처리하면 새로운 총괄의 자리는 내 것이라고 말이야.’도성욱은 곧바로 말했다.“그래. 네가 나랑 함께 있고 싶지 않다면 억지로 시키진 않을게. 하지만 한 가지 일은 반드시 처리해야 해.”“무슨 일이죠?”이신향이 물었다.“채 총괄을 만나본 적 있냐?”“네!”판매 부서의 큰 상사인 채 총괄은 이신향이 당연히 만난 사람이었고 다만 조금 음흉한 인상이라 불쾌하게 느껴졌다.“그런데 채 총괄이 유사라를 좋아하더라.”“그게...”이신향은 도성욱의 말을 듣고 바로 그 뜻을 깨달았고 급히 말했다.“유사라는 이미 남자 친구가 있어요.”“남자 친구? 나는 몰랐네.”도성욱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정말이에요. 유사라 남자 친구가 오늘 천해시에서 왔어요. 사실 그 사람을 만난 덕분에 시간이 좀 지체된 거예요.”이신향은 매우 빠르게 반응했다.“그래. 나는 그런
이신향은 살짝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시간을 확인한 뒤 말했다.“사라 씨, 이제 곧 출근 시간이네요. 빨리 갑시다. 늦으면 안 돼요.”“아, 맞네요.”유사라는 정신을 차리고 나서 사실 떠나기 싫었지만 어쩔 수 없이 말했다.“천우 씨, 그럼 먼저 가볼게요. 다음에... 우리 연락해도 될까요?”“당연하죠.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전화 주세요!”예천우는 백성 그룹이 백강호의 그룹이라 분명히 복잡한 회사일 거라고 생각하며 친분을 쌓았으니 혹시라도 문제가 생기면 전화로 도움을 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마워요. 천우 씨!”“그럼 저도 고마워요. 천우 씨.”이신향도 웃으며 대담하게 말했다. 같은 회사도 아니니 유사라가 예천우를 다정하게 부르는 걸 보니 너무 부럽다고 생각했다.자기도 예천우를 천우 씨라고 부르고 싶었다.예천우는 잠시 놀랐지만 하나의 호칭일 뿐이라 별로 신경 쓰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두 여자는 그곳을 떠났고 얼굴에 웃음이 가득한 걸 보니 기분이 확실히 좋아졌다. 다만 시간이 늦어져서 결국 조금 늦었다.“너희들 뭐 하는 거야!”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매니저인 도성욱이 다가와 찡그린 얼굴로 말했다.“회사에 온 지 며칠 안 됐는데 벌써 지각하다니.”“죄송해요. 선배님. 오늘 정말 예상치 못한 일이 있었어요. 오래된 지인을 만나서 잠시 시간이 걸렸어요.”이신향이 서둘러 설명했다.도성욱은 바로 이신향에게 회사를 소개해 준 선배였고 판매 총괄인 채 사장과 일을 함께하는 사람이었고 권한도 매우 컸다.그리고 이신향은 그곳에서 판매 팀장으로 일하며 20명 정도의 팀을 관리하고 있었고 게다가 유사라와 함께 일했기에 수입도 나쁘지 않았다.“무슨 오래된 지인이길래 일도 안 하는 거야.”도성욱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그게...”“됐어. 이번에는 내 후배니까 봐주겠어. 하지만 다음엔 절대 그런 일 없도록 해.”“알겠습니다. 선배님!”“감사합니다. 매니저님!”유사라도 바쁘게 말했다.두 사람은 대화 후 자리를 떠나려고 했고 이때
“정말 그렇죠. 이건 완전히 엉망이에요. 이렇게 가면 회사가 망하는 건 시간문제예요.”이신향이 크게 불평했다.“맞아요. 천우 씨. 임 대표님께 말해서 설득 좀 해주세요. 이렇게 가면 회사가 정말 망할 거예요.”유사라도 바쁘게 덧붙였다.“설득? 설득은 무슨. 차라리 회사가 망하는 게 나아요. 그 늙은 여자는 자기가 얼마나 틀렸는지 전혀 모르고 있어요.”“그렇지만 이 회사는 임 대표님의 피와 땀의 결과물인데요.”유사라가 말했고 이 말을 들은 이신향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예천우의 능력이라면 회사 구하는 건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았다.하지만 사실 그녀는 회사가 빨리 망하길 바랐다. 그리고 그 늙은 마녀가 어떻게 후회할지 보고 싶었다.하지만 그때 예천우가 웃으며 말했다.“완유는 이미 회사에서 떠났고 주식도 남기지 않았어요. 더 이상 회사에 아무런 영향력도 없어요.”“아...”두 여자는 잠시 멈칫했다. 많은 소문이 있었지만 그녀들은 그것을 잘 믿지 않았었다.‘그럼 소문들이 다 사실이었다는 말이야?’“천우 씨, 임 대표님은 정말로 쫓겨난 거예요? 그리고 유 대표가 임 대표님을 음해했다는 것도 사실이에요?” 유사라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그럴 리 없을 거야. 천우 씨가 있으니까 그럴 리 없을 텐데.’이신향도 예천우의 능력을 알기에 이 말을 쉽게 믿지 않았다.“쫓겨난 건 아니고 그냥 완유가 스스로 물러난 거죠. 그러니까 임연 그룹의 일은 이제 완유에게 말하지 마세요.”예천우는 담담하게 말했다.유은수가 원하는 대로 하게 둬야 한다는 뜻이었다.어차피 임연 그룹이 없어져도 상관없었다. 그리고 만약 임완유가 정말 신경 쓴다면 언제든지 임연 그룹을 부활시킬 수 있었다.“그래도 천우 씨의 능력이라면 유 대표를 정리하는 건 금방일 거예요.”이신향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지만 예천우는 미소를 지으며 더 이상 그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대화를 조금 더 나눈 후 바로 물었다.“지금 어디서 일하고 있어요?”“백성 그룹이요!”이신향이 대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