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난 려성한은 임완유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임완유 씨, 무슨 뜻이에요? 지난 번에 저랑 협의를 보셨잖아요. 그런데 지금에 와서 경찰을 불렀어요?”임완유는 그의 말을 듣자 더욱더 화가 치밀어 올랐다.“려성한 씨, 파렴치한 소인배 주제에 감히 저에게 소리쳐요?”그녀는 방금 예천우로 부터 녹음 파일을 받았다.바로 려성한이 왕건과 다른 주주와 만나서 이번에 어떻게 임연 그룹을 모함할 것인지 토론하는 내용이었다.그 녹음을 들은 임완유는 화가 나서 죽을 지경이었다.“파렴치 하다고? 임완유 씨, 미쳤어요? 혹시 지금 인터넷의 상황이 저랑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거예요?”“그런거 아닌가요?”임완유는 차갑게 웃으며 되물었다.“당연히 저랑 상관 없는 일이에요. 만약 정말 제가 그랬다면 저는 합의를 어기는 데다가 그것도 모함인데 어떻게 그런 일을 하겠어요.”“려성한 씨 말대로라면 이 일은 성한 씨와 전혀 무관하겠네요?”“물론이죠. 그러니까 빨리 경찰보고 조사를 취소하라 하세요.”“허허. 이미 늦었어요. 제가 공고를 올리기 전에 이미 경찰에 신고했어요.”임완유는 담담하게 말했다.“이런! 그러면 당장 조사할 필요가 없다고 경찰에 빨리 해명해요. 임완유 씨도 계약을 어기는 그런 소인배가 될래요? 지금 이렇게 행동하시면 어떻게 오랫동안 회사에서 일해 온 사람들과 우리 아버지와 당신 할아버지 앞에서 떳떳하게 설 수 있겠어요?”“려성한 씨, 정말 부끄럽네요.”임완유는 차갑게 웃으면서 말을 이어갔다.“됐어요. 시간 낭비하기 싫어요. 내가 보낸 것을 좀 봐요.”그녀는 바로 예천우가 보낸 녹음 파일을 그에게도 보내줬다.려성한은 멈칫 놀랐다. 이어서 그는 파일을 보았고 듣는 순간 안색이 크게 변하면서 속으로 욕했다.‘멍청이 같은 새끼들. 정말 내 일을 망치고 있네.’하지만 자세히 생각해보니 그 당시 상황에 그 두 사람을 빼고는 녹음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그래서 그는 더 화가 치밀어 올랐다.‘진작에 알았더라면 그냥 모든 돈은 내가 냈던 걸 그랬
임완유는 할아버지의 말을 듣고 별다른 설명도 하지 않고 예천우가 보내준 녹음 파일을 할아버지께 바로 보내줬다.할아버지는 녹음을 듣자마자 즉시 화를 내면서 임완유보고 자신의 계획대로 하라고 했다.경찰이 이 사건에 개입하자 임연 그룹의 일부 경영진 사람들은 밤에 바로 경찰서에 소환되었다.장연희도 당연히 그중 한 명이었기에 그녀는 놀라서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사실 임완유가 인터넷에 올린 글을 볼 때부터 그녀는 깜짝 놀라서 이미 유사라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을 도와달라고 부탁했다.그 후에 그녀는 또 예천우에게 다시 전화했다.하지만 예천우는 그녀에게 아무 약속도 해주지 않았다. 그녀보고 그냥 사실대로 말하라고 했고 가서 경찰에게 전달한 내용이 지난번에 자신과 했던 내용과 같고 그 외에 다른 새로운 문제가 없다면 분명히 아무 일도 없을 것이라고 말해줬다.이 말을 들은 장연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지난번에 예천우게게 숨기지 않고 전부 말한 것을 다행으로 생각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을 것이다.‘방금 예천우 씨에게 전화하길 잘했네.’예천우가 이렇게 빨리 움직인 걸 생각해 보니 분명 지금에 와서 려성한의 수작을 발견한 게 아닌 것 같았다. 그들은 분명히 진작에 모든 것을 알고 려성한이 함정에 걸려들기를 기다렸을 것이다.장연희를 돕기 위해서 유사라는 이른 아침에 예천우에게 전화했다. 예천우는 그녀가 걸려 온 전화를 보고 멈칫거리다가 받았다.“무슨 일이 있으세요?”뜻밖에도 예천우의 냉담한 태도를 긴장해진 유사라는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그게... 사실은... 장연희에 관해 묻고 싶었어요.”“걱정하지 마세요. 지난번에 장연희 씨는 회사를 해치는 일을 하지 않았기에 별일 없을 겁니다.”예천우는 지금 해야 할 일이 많았기에 시간 낭비 하기 싫어서 그녀의 말을 재빨리 끊었다.“네. 알겠어요.”유사라는 예천우와 몇 마디 더 하고 싶었지만 뜻밖에도 그가 이렇게 냉담할 줄은 몰랐다.“다른 일이 더 있으세요?”“없... 없
예천우는 진나비를 데리고 회의실 옆으로 갔다. 비록 이미 마음의 준비를 다 했다고 생각했지만, 그녀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긴장해?”“조금요!”“걱정하지 마. 아무 일 없을 거야.”예천우는 웃으며 말을 이어 갔다.“그리고 오늘 널 위해 특별한 선물도 준비했어.”“선물이요?”진나비는 살짝 놀란 표정에 호기심이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그래. 네가 무조건 좋아할 만할 선물이지. 심지어 네 얼굴이 회복할 수 있는 것보다 더 좋아할 수도 있을 거야.”예천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네?”진나비는 잠시 멍해졌다. 예천우의 선물은 분명 귀중할 것이니 그녀도 살짝 기대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얼굴이 회복되는 것보다 더 좋은 선물이라는 말에 믿음이 가지 않았다.그때 장미나가 입을 열었다.“천우 씨, 무슨 선물이길래 그래요? 나비 언니가 예전의 얼굴을 되찾기만 한다면 이미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너무 큰 선물이에요. 그보다 더 소중한 선물은 없을 거예요. 돈이나 값진 물건도 나비 언니에게는 다 필요 없어요. 언니에게 2,000억 원을 준다 해도 언니는 아마 받지 않을 거예요.”그러자 예천우가 웃으며 말했다.“2,000억 원은 나한테도 없어.”“저도 그런 뜻이 아니에요. 그냥 해본 소리예요.”장미나는 그가 오해할까 봐 급히 해명했다.“알고 있어.”바로 그때 임완유도 도착했다. 그녀는 진나비를 보자 인사를 건넸고 요즘 상황에 대해 걱정스럽게 물었다.임완유의 카리스마가 보통이 아니었기에 진나비는 처음에 긴장했지만 곧 임완유가 정말 좋은 친구임을 발견했다.두 사람은 기분 좋게 한참 이야기를 나누자 진나비는 이내 긴장이 풀렸다.옆에 앉아 있던 예천우는 긴장이 풀린 진나비를 보자 역시 임완유가 대단한 여자임을 느꼈다.시간은 어느덧 오전 10시가 되었다.발표회의 예정 시간은 오전 10시였고 지금 회의실 전체가 인터넷으로 생중계되기 시작했다.임완유가 먼저 들어가기 전에 그는 예천우를 힐끗 노려보았다.‘천우가 정말 진나비 씨에게 신경을 많
그런 일이 있었기에 진나비는 인터넷에서 많은 사람에게 욕을 먹었고 심지어 많은 팬이었던 사람도 그녀를 비난했다. 결국 그녀는 이 일 때문에 서서히 대중들의 시선에서 사라지고 말았다.진나비의 명예가 이 일로 인해 완전히 망가져 버렸기에 조혜선은 거리낌 없이 그녀에게 모욕감을 주었다. 왜냐하면 당시 그런 상황에서 진나비가 결백하다고 해도 믿어주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그 질문을 듣자 임완유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조급해하지 마세요. 조금 있으면 나타나실 거예요. 게다가 나비 씨가 대중들의 눈앞에서 베일을 벗을 겁니다.”“뭐라고? 정말이야?”“설마 진나비의 얼굴이 다 나은 거야?”“임연 그룹의 화장품을 써서 나은 게 아닐까?”“정말 그렇다면 난 임연 그룹에서 판매하는 필요한 제품을 전부 살 거야.”“나도. 임연 그룹에서 우리 나비를 복귀하게 한다면 화장품을 임연 그룹의 제품으로 싹 다 바꿔버리겠어.”“정말 어이없네. 나쁜 계집애일 뿐인데. 왜 저런 년을 지지하는지 모르겠네.”“그러게 말이야. 다른 남자와 술도 함께 마시고 게다가 잠자리도 하고. 모르는 사람이 보면 기생인 줄 알겠어. 이런 년을 지지하고 있다니. 정말 어이없는 세상이네.”“...”뒤이어 온갖 입에 담지도 못할 정도로 험한 말들이 쏟아졌다. 그 모든 것을 진나비가 지켜보고 있었다.아까 기분이 매우 좋았지만 지금 그런 댓글을 보니 진나비는 또 매우 괴로웠다.설령 자신이 원래의 얼굴을 되찾고 수많은 인기를 얻었다 해도 다른 사람의 비난을 받아 가며 살 것 같았다.심지어 오늘의 발표회 때문에 듣기 싫은 과거도 들추어낼 수도 있었다.그런 생각을 하니 진나비의 얼굴은 창백해졌다.그 순간 그녀는 도망치고 싶었다.누군가가 말을 시작해서 그런지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진나비의 예전 일들을 언급했다. 그 모든 일들이 조혜선이 날조한 거짓이었다.인터넷에서 진나비를 욕하는 사람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었다.댓글을 쭉 보고 있던 진나비는 멘탈이 나갈 것 같았다.그 모습을 본 장미나는 조바심
임완유는 먼저 일어나서 그들에게 인사를 했다.“여러분은 제가 왜 두 경찰분을 이곳으로 모셨는지 궁금하실 거예요. 하지만 이 일은 진나비 씨와 관련이 있어요.”그녀가 이렇게 말하니 다시 모든 사람의 시선을 끌었다. 오전 시간인데도 라이브 방송을 관람하는 사람이 점점 더 많아졌다.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출근하면서 방송 과정을 보고 있었다.특히 임연 그룹의 직원들은 모두 업무를 중단하고 방송 과정을 보고 있었다. 회사에서 그들에게 방송을 보라고 요구했다.기자들은 그녀의 말을 듣고 더욱 흥미를 느껴 하나둘씩 일어나 질문을 하려고 했다.두 경찰은 손들 흔들며 기자들을 앉으라고 했고 마이크를 잡고 자신들의 신분을 소개했다.특히 말하고 있는 경찰은 심지어 경찰서 부국장님이었으니 신분과 지위가 보통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가 하는 말은 자연히 모두에게 인정받을 수 있었다.“오늘 이 자리에 온 것은 진나비 씨의 당시 일에 대해 해명하기 위해서입니다. 저희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진나비 씨의 얼굴을 망가뜨린 화재는 의외가 아닌 인위적인 것으로 밝혀졌으며 관련 용의자들은 현재 모두 체포되었습니다.”“뭐라고?”“역시 그럴 줄 알았어. 그렇지 않았다면 그때 큰불이 났을 리가 없을 거야.”“젠장. 누가 감히 우리 여신을 해치는 짓을 했어.”“여신 같은 소리를 하고 있네. 화재 때문이 아니라도 그녀의 인성은 바꿀 수 없어 어쩌면 하늘이 그녀에게 내린 벌일지도 몰라.”“...”순식간에 인터넷에서 많은 사람들은 의견이 분분했다.하지만 경찰은 이런 사실을 모른 채 말을 이어갔다.“그 외에 진나비 씨를 둘러싼 많은 거짓 소문도 해명하겠습니다.”그러고 나서 그들은 녹화된 영상을 보여주었다. 화면에서 조혜선은 당시 진나비가 다른 사람들과 술도 함께 먹고 잠자리까지 가졌다고 했던 것이 전부 거짓이라고 말했다.동영상이 끝나자 옆에 있던 경찰이 인터넷에 떠돌던 수많은 사진과 기사를 직접 설명했다.사실 당시에는 확실한 사진과 증거가 없었고 모두 어렴풋한 사진이었다. 경찰은
“난 진나비가 너무 좋아. 회복되지 않더라도 영원히 응원할 거야.”“흉터가 있는 얼굴을 보여주지 않아도 되고 불편하다면 굳이 베일을 벗지 않아도 돼. 우린 널 영원히 응원할 거야.”“...”그 순간 진나비에 대한 기대와 응원의 소리는 최고조에 달했다.물론 언론 매체 쪽에서는 벌써 서로 미친 듯이 연락을 주고받으며 오늘 뉴스를 되도록 빨리 발표하려고 했다.오늘 일은 무조건 빅 뉴스일 것이다.뜻밖에도 오늘 발표회는 시작하자마자 큰 이슈를 불러일으켰으니 사람들은 점점 더 기대하고 있었다.그리고 사람들의 지지를 받은 진나비 본인은 지금 이 순간 눈물을 줄곧 흘리고 있었다.처음 경찰들이 나타났을 때 그녀는 무슨 일인지 몰랐다. 그리고 그들이 자신에 관한 일을 해명하겠다고 했다.‘설마 조혜선이 나를 해쳤던 일을 말하려는 걸까?’이어서 경찰은 그녀의 생각대로 조혜선의 일을 해명했다. 하지만 그녀는 그때까지만 해도 덤덤했고 단지 이렇게 하는 이유가 궁금할 뿐이었다.하지만 경찰의 뒤이은 말들에 그녀는 완전히 눈물을 펑펑 쏟았다.진실은 이렇게 되어 모든 사람에게 전해졌다.경찰의 입에서 나온 말은 그 누구보다도 더 믿음이 갔다.게다가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지지한다는 댓글들을 보자 진나비는 더 이상 자신의 감정을 통제할 수 없었다.한 참이 지나서야 안정을 되찾은 그녀는 고개를 돌려 예천우를 바라보며 떨리는 목소리도 물었다.“천우 씨, 이게 바로 아까 말씀하신 선물이에요?”그 순간에야 그녀는 예천우가 말한 선물의 의미를 알아차렸다.장미나는 처음에 단지 진나비를 위해 기뻐하고 있었을 뿐 더 이상 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다. 진나비의 말을 듣고서야 장미나는 이게 바로 예천우가 말했던 선물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만약 이게 바로 그가 말한 선물이라면 그는 정말 그녀들을 속이지 않았다. 이 선물은 어쩌면 진나비의 얼굴을 치료하는 것보다도 더 소중했다.예천우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면서 물었다.“마음에 들어?”“네! 너무 좋아요. 제 얼굴이 회복되지
한 여자가 흰색 긴 치마를 입고 있었다.훨씬한 키에 그녀의 몸에서 매우 순수하고 고상한 기질이 느껴졌다.안타깝게도 그녀는 얼굴에 검은색 베일을 두르고 있어 전혀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그녀의 뒤에 있는 여자는 바로 장미나였다.두 사람이 나타나자 안에 있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모두 열광했고 베일에 싸인 진나비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동시에 카메라가 순식간에 돌아갔고 인터넷 방송을 보고 있던 사람들도 들떠 있었다.“왔어, 왔어!”“진나비가 확실해. 얼굴을 볼 필요도 없을 정도로 한눈에 바로 알아봤어. 저 여자가 바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진나비야!”“사랑해요, 진나비!”“괜찮아! 우리는 진나비를 영원히 응원할 거야.”“...”순식간에 라이브 방송에 각종 응원 댓글로 가득 떠 있는 걸 보면 진나비의 인기가 얼마나 많았는지 알 수 있었다.이제는 더 이상 사람들이 자신을 무시도 하지 않고 비난도 하지 않는 것을 본 진나비는 다시 감격에 빠졌다.‘천우 씨, 고마워요. 정말 고마워요!’얼굴을 치료하는 것과 명예를 회복하는 것 중에 하나만 골라라 한다면 그녀는 심지어 후자를 선택했을 것이다. 그랬기에 예천우가 말한 선물은 정말 대단했다.어쩌면 이것이 바로 현실에서 많은 사람들이 끔찍한 인터넷 악플에 시달리다가 심지어 목숨을 잃는 이유일 수도 있었다.진나비가 좌석에 앉자마자 기자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진나비 씨, 이렇게 오랫동안 오해를 받으셨는데 뭘 하고 지내셨어요?”한 기자가 일어서서 그녀에게 물었다.진나비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미소를 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저는 줄곧 제 얼굴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었어요.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외국까지 돌아다녀도 여전히 마땅한 방법이 없었죠.”“아무런 방법이 없다고요? 그러면 지금에 와서도 아무런 방법도 없으시다는 말씀이세요?”다른 기자가 계속하여 질문했다.“네! 어제까지는 확실히 그랬어요. 하지만 제가 임연 그룹에서 생산한 제품의 약효를 지켜보니 어쩌면 회복할
“아직 확실하지는 않아. 진짜인지 가짜인지 누가 알아.”“가짜가 아닐 거야. 검색해 봐. 뉴스에 다 나왔어. 심지어 곧 결과가 나올 수도 있어. 어쨌든 이 일은 아주 명확하니까.”그때 기자도 이 모든 사실을 알게 되었고 즉시 임완유에게 물었다.“임 대표, 회사에 려 사장님은 이미 잡힌 게 확실해요?”임완유는 그 말을 듣고 고개를 가로저었다.사람들은 설마 가짜 소식인 줄 알고 얼떨떨해하고 있었다.“그런 게 아니에요. 그 사람은 려성한이라고 하는데 지금은 더 이상 우리 회사의 사장이 아니에요. 하지만 그가 체포된 것은 사실이에요. 제가 경찰에 신고했어요. 원래 한 번 기회를 주려고 했는데 인터넷에서 사람들을 끌어모아 날조하고 회사를 모욕할 줄은 몰랐어요. 참. 그를 도와서 인터넷에서 함부로 험한 말을 했던 사람들도 조심하세요. 이제 곧 경찰이 책임을 추궁할 거예요.”그 말인즉 모든 것이 확인되었다는 뜻이었다.인터넷에서 함부로 했던 사람들도 임완유의 말을 듣고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들은 이미 임연 그룹의 대단함을 알게 되었다. 그들도 처음에는 려성한을 돕고 싶지 않았지만 결국에 많은 돈의 유혹에 넘어가고 말았다.‘역시 그렇네!’려성한이 잡혔다는 건 인터넷에서 떠돌던 임연 그룹이 자작극을 했다는 말이 거짓이라는 뜻이었다.“그리고 비록 진나비 씨가 오직 기적만이 그녀의 얼굴을 회복시킬 수 있다고 말했지만 제가 보장하는 건 꼭 진나비 씨의 얼굴을 치료해 드리겠어요. 원래 진나비 씨를 직접 치료해서 얼굴이 회복되면 발표회를 열려고 했지만 진나비 씨는 생각이 달랐어요.”그러자 진나비가 고개를 끄덕이었다.“제가 알기로는 임연 그룹이 자신의 신기한 약으로 흑반 환자들을 전부 치료했다고 들었어요. 하지만 지금의 임연 그룹은 자작극이라는 누명을 쓰고 있지요. 그래서 이제 제 얼굴이 회복하면 또 사람들이 제 얼굴이 회복된 건 임연 그룹과 상관이 없었다고 가짜 소문을 내는 게 두려워요. 그렇게 되면 저는 임연 그룹에서 저한테 준 은혜를 못 갚게 되는 거고 절 치
‘저렇게 대단한 사람이 지금 내 눈앞에서 무릎을 꿇는다고?’강지혜도 전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손승우가 평소에 자존심 하나는 강한 사람이었는데 지금 이런 행동을 한다니 말이다.손승우가 느끼고 있는 공포가 얼마나 큰지 고스란히 드러났다.손승우는 무릎 꿇은 것도 모자라 주변 사람들의 시선도 아랑곳하지 않고 강지혜와 손동욱에게 소리쳤다.“너희 둘은 아직도 눈치 못 채고 뭐 하고 있어? 당장 이리 와서 무릎 꿇어! 오늘 바로 너희가 여기서 제멋대로 굴었기에 용왕님의 미움을 사게 된 거야. 빨리 와서 용왕님께 사죄드리지 않고 뭐 하는 거야!”그는 속으로 강지혜와 손동욱에게 온갖 욕설을 퍼부었다.‘동성에서 영향력을 떨치는 진은수조차 용왕님 앞에서 무릎을 꿇는데 너희들이 뭐라고 감히 편하게 서 있는 거야?’강지혜는 얼굴에 불만이 가득했지만 지금 상황이 어떤지 잘 알기에 마지못해 손승우의 눈치를 보며 조용히 무릎을 꿇었다.오히려 손동욱은 강지혜보다 빨리 나서서 무릎을 꿇더니 다급히 입을 열었다.“용왕님, 정말 잘못했습니다. 제가 무식해서 용왕님을 알아보지 못하고 실례를 범했습니다. 제발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그런데 강지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손승우는 답답한 마음에 그녀를 노려보며 소리쳤다.“평소에는 재잘재잘 말 잘하더니 왜 지금 와서 말이 없어? 당장 용왕님께 사죄하지 못해? 정말 우리 손씨 가문이 멸망하길 바라는 거야?”그러자 강지혜는 굳은 표정으로 억지로 입을 열었다.“저... 잘못했습니다. 용왕님...죄송합니다.”강지혜는 오랜 세월 동안 손씨 가문의 사모님으로서 남들의 존경을 받으며 살아왔고 지금처럼 이렇게 비참한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 무릎을 꿇고 사과하는 것이 너무나 자존심이 상했다.손승우는 아내와 아들이 모두 무릎 꿇고 사죄하는 모습을 확인하자 서둘러 예천우에게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용왕님, 정말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용서해 주신다면 어떤 조건이라도 따를 것입니다. 무엇이든 말씀만 해 주십시오.”손승우의 태
허성태와 조은희의 흥분한 표정과 달리 손승우 일가족은 완전히 다른 감정에 사로잡혀 있었다. 손승우의 아들인 손동욱은 평소에도 용왕님의 신비로운 강함을 동경해 왔으나 막상 자신이 용왕님 앞에서 건방지게 굴었다는 사실에 그야말로 가시방석에 앉아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어쩌면 지금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도 기적이었다. 용왕님의 차가운 시선이 자신을 스치자 손동욱의 얼굴은 새하얗게 질렸고 너무 놀랍고 두려워서 하마터면 오줌을 쌀 뻔했다.강지혜도 한껏 굳어진 얼굴로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사나운 모습으로 악다구니를 퍼붓던 그녀는 이제 그 기세가 완전히 꺾였고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손승우는 표정이 더욱 참담했다. 조금 전 주성한의 수상한 행동을 되돌아보면 뭔가 심상치 않았다는 걸 깨달아야 했다. 그동안 그는 분노와 손씨 가문의 실력에 취해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 채 눈이 멀었던 자신이 미칠 듯이 후회스러웠다.하지만 이제 와서 후회해 봤자 소용없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어떻게 이 모든 걸 수습하는 일이었다.그렇지 않으면 용왕님이 화를 내면 손씨 가문은 반드시 멸망될 것이다.허종우와 허광호 또한 그동안 예천우에게 무례하게 군 일을 떠올리자 멍해져 있었다.예천우에게 건방지게 굴고 못마땅해하며 험담을 늘어놓고 심지어 혼내 주겠다고까지 했다.허성태가 그들을 막지 않았다면 그들은 이미 행동에 나섰을 것이고 지금쯤 죽음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두 사람은 그저 겁에 질려 예천우를 쳐다볼 뿐이었다. 이제 와서 그에게 사과하고 싶었지만 예천우의 아우라가 너무 강력해 감히 다가갈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허가연 또한 멍한 상태로 예천우를 바라보았고 그녀는 예천우의 실력과 영향력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허가연 역시 전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형부가 이토록 대단한 인물일 줄이야. 정말 전혀 예상치도 못했어.’예천우는 주변의 시선이나 반응을 전혀 신경 쓰지 않은 채 진은수의 긴장된 모습을 보며 어깨를 으쓱하고 말했다.
손승우는 그 말을 듣고 갑자기 머리가 돌아가지 않아서 순간 멍해졌다.‘내가 언제 용왕님을 무시했단 말이지? 게다가 누가 용왕님이야? 설마 전설적인 용문의 용왕님을 말하는 건가? 내가 무슨 수로 감히 용왕님 앞에서 큰소리를 쳤다고 저러는걸 까? 잠깐만 혹시... 저 젊은이가 용왕님이라는 걸까?’손승우는 아득한 충격에 빠졌다.‘말도 안 돼! 절대 불가능해.’그 순간 다른 사람들도 손승우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방 안의 사람들 대부분이 놀란 얼굴로 예천우를 바라보며 그 가능성을 떠올리고 있었다.허종우 역시 눈을 크게 뜬 채 그를 쳐다보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허광호는 무슨 상황인지 이해하지 못한 채 혼란스러워하다가 물어보려는 순간 진은수가 손승우를 꾸짖더니 돌아서서 예천우에게 무릎을 꿇고 정중하게 인사하는 걸 보았다.“용문 4대 사자 진은수가 용왕님께 인사를 올립니다! 용왕님께서 이곳에 몸소 강림하셨는데도 제가 직접 맞이하지 못해서 죄송합니다.”그의 말이 끝나자 방 안은 숨죽인 듯 고요해졌고 모두 숨을 들이마시며 그 충격에 사로잡혔다. 이전에 예천우의 정체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던 사람들도 진은수가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자 완전히 이해했다.진은수가 용문 4대 사자라는 사실은 이제 모두가 알게 되었고 그가 용왕님이라고 부르며 경의를 표한 예천우의 정체가 확실해졌다.진은수가 용문과 관련이 있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확신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 모든 것이 이제 눈앞에서 확인이 되었다.게다가 예천우가 그토록 강력한 위치에 있는 용왕님이라는 사실은 모든 이에게 엄청난 충격을 안겼다.손승우를 비롯한 모든 사람은 믿기 어려운 현실 앞에서 그저 멍하니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저 겉보기엔 아무것도 아닌 듯 보였던 예천우가 바로 그 전설 속의 인물이라니 말이다.이 모습을 본 임완유와 임선호 남매 또한 충격에 빠졌다. 진은수의 높은 위치를 알고 나서는 예천우가 인맥으로 도움을 청한 줄 알았으나 사실 그는 예천우의 휘하에 있는 사람이었고 심지
진은수의 강렬하고 압도적인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방 안에 있던 모든 사람은 순간 멍해졌다.자연스레 문 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한 위풍당당한 남성이 성큼성큼 걸어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그의 움직임과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렬한 기운을 보면 결코 평범한 인물이 아닌 것 같았다.손승우는 그 목소리를 듣고 얼굴이 굳어졌다. 고개를 돌려 확인하니 과연 위무권관의 관장 진은수였다. 진은수는 일반 권관의 관장이 아니었다.그의 문하 제자 중에서도 보통 신분이 아닌 사람들이 많았다. 각지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들조차 그에게 자녀를 맡길 만큼 그의 권위는 대단했다. 허광호 역시 그의 제자 중 하나였으나 다른 진정한 고수들에 비하면 한참 부족했다.그렇다고 해서 손씨 가문이 진은수를 두려워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었다. 예전에 손승우가 그에게 깍듯하게 대했던 건 어느 정도의 존경심 때문이었지 손씨 가문이 진은수에게 굴복할 정도는 아니었다.손승우는 그저 진은수를 무시할 수 없다는 이유로 약간의 예의를 지켰을 뿐이었다.지금 진은수가 예천우를 위해 나섰다는 상황에 허씨 가문 사람들 또한 놀라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허광호는 경외의 눈빛으로 나서서 한 걸음 앞으로 나가 고개를 숙였다.“사부님, 오셨군요!”진은수는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을 뿐 아무 말 없이 성큼성큼 예천우가 있는 자리로 걸어갔다.허성태도 공손하게 그에게 인사했다.“진 관장님, 안녕하세요!”그는 허성태의 인사에도 응하지 않았고 마치 주변의 모든 사람이 자신에게 전혀 중요하지 않은 존재인 듯 무시하는 태도로 곧장 예천우에게 다가갔다.이 모습을 본 임완유와 임선호 남매도 눈을 휘둥그레 뜨며 진은수를 바라보았다. 그의 정체와 위압감에 놀란 두 사람은 진은수가 자신들보다 훨씬 높은 위치에 있는 인물임을 직감했다. 게다가 손대우의 얼굴이 확연히 변해 있었다.허씨 가문 사람들 또한 존경의 눈빛으로 진은수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 모든 상황을 보니 진은수는 확실히 이 지역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진 인물임이 틀림없
“아까 했던 말씀 기억 안 나세요? 분명 사모님은 우리 허씨 가문을 순식간에 없앨 수 있다고 했어요. 그렇게 강한 가문도 상대하지 못하는 사람을 우리보고 어쩌라는 말씀이죠?”“너!”강지혜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그때 다행스럽게도 주성한이 더 이상 손승우를 때리지 않고 멈췄다. 예천우가 멈추라고 지시하지 않았음에도 더 때렸다간 정말 큰일이 날 것 같았기 때문이다.이때 손승우의 얼굴은 이미 맞아서 본래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로 형체가 망가졌다. 그나마 겨우 서 있을 수 있는 정도였다. 주성훈이 완전히 제어하지 않고 때렸다면 그 실력으로 두어 번만 더 때렸어도 손승우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을 것이다.그러나 손승우는 자신이 굴욕을 당했다는 사실에 엄청난 분노와 좌절감을 느꼈다. 그는 지금 매우 후회하고 있었다.‘왜 고작 몇 사람만 데려와서 이런 사태를 맞이하게 됐을까? 차라리 경찰이나 다른 고수를 데려왔다면 이렇게 어린 녀석들에게 업신여김을 당하는 일은 없었을 텐데 말이야.’주성한은 아무 일 없다는 듯 돌아서서 예천우를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예천우 씨, 말씀하신 대로 다 처리했습니다.”“아주 잘했어요.”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번 일은 여기서 끝내죠. 이 정도면 주성한 씨의 실수는 없었던 걸로 해줄게."“감사합니다. 예천우 씨!”주성한은 감격에 찬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역시 대인배답게 용서해 주는 예천우의 아량에 그는 깊이 감동했다.“그럼 저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주성한은 더 이상 이 자리에 있고 싶지 않았다. 앞으로 닥쳐올 손씨 가문의 보복에 대비해 미리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그래요. 가보세요.”예천우는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허씨 가문의 사람들은 예천우가 주성한을 쉽게 보내는 것을 보고 속으로 고개를 저었다. 저렇게 순순히 따르는 주성한을 왜 그냥 놓아주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예천우가 주성한을 이용해 손씨 가문을 상대하지 않으니 예천우가 어리석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주성한이 남아 있다면
이 말에 모든 사람이 다시 멍하니 얼어붙었다.허광호와 허종우는 입을 떡 벌린 채 예천우가 곧 손씨 가문의 주성한에게 혼쭐날 것이라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주성한이 예천우에게 사과할 줄은 전혀 몰랐다.허가연의 부모들도 역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허성태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설마 주성한이 예천우의 실력을 알아차린 걸까?’손동욱과 강지혜의 얼굴은 분노로 일그러졌다.얼굴이 새파래진 손승우는 주성한을 향해 소리쳤다.“주성한, 이게 도대체 무슨 짓이야?”하지만 주성한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고개를 숙인 채 예천우의 지시를 기다렸다. 예천우는 미소를 띠며 손승우를 가리키며 말했다.“그래도 눈치는 빠른 편이네요. 저 노인네를 심하게 혼내주시면 오늘 일은 없던 걸로 할게요.”그 말을 들은 모든 사람들은 한순간 멍해졌다. 손동욱과 강지혜에게 손을 댄 것도 모자라 이제는 손승우까지 두들겨 패라니 정말로 세상을 뒤집겠다는 소리였다.이제 모두의 시선이 주성한에게 집중되었다. 사람들은 과연 주성한이 어떻게 할지 궁금했다.주성한은 속으로 몹시 난처했다. 그는 손씨 가문의 재력과 권세가 만만치 않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손씨 가문의 재력과 인맥이면 나보다도 훨씬 대단한 고수들을 불러서 날 죽일 거겠지.’하지만 눈앞의 예천우가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것도 사실이었다. 간단한 동작으로 자신을 완전히 제압한 이 상대에게 주성한은 지금 예천우에게 복종할 수밖에 없었다.결국 주성한은 이를 악물고 결심을 내렸다. 결국 손씨 가문 사람들이 먼저 자신을 사람 취급하지 않았는데 더 이상 그들에게 충성을 바칠 이유가 없었다.주성한이 예천우의 지시에 따라 손승우에게 다가가자 그제야 손승우는 사색이 되어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예천우가 말한 노인네는 바로 손승우였다.손동욱과 강지혜는 주성한이 예천우의 지시를 따르는 걸 보고 혼란에 빠졌다. 손씨 가문의 권세를 잘 알고 있는 주성한마저 이렇게 나서는 건 전혀 예상 밖의 일이었다.손승우는 허둥지둥하며 외쳤다.“
임완유는 예천우 덕분에 완전히 달라진 동생을 보며 감동에 젖어 조용히 그에게 말했다.“천우야, 정말 고마워.”만약 예천우의 꾸짖음과 조언이 없었다면 동생이 이렇게 책임감 있고 당당하게 성장하진 못했을 것이다.임선호가 열심히 무술을 연습한 것도 분명 예천우의 영향을 받은 덕분이었다.비록 싸움 도중 몇 번 다치기는 했지만 임선호는 눈빛 하나 흔들림 없이 상대와 끝까지 맞섰고 치열한 싸움 끝에 마침내 그들 모두를 물리쳤다.예천우가 직접 나섰다면 이 정도 상대는 손쉽게 처리할 수 있었지만 그는 임선호가 스스로 성장할 기회를 놓치지 않게 하려는 듯 가만히 지켜보았다.그 모습에 임완유뿐만 아니라 허가연의 부모들도 속으로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비록 임선호의 실력이 아직 부족할지라도 그는 굴하지 않고 끝까지 싸웠고 그런 끈기와 단호함이 허가연의 부모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허가연의 부모는 속으로 어쩌면 임선호가 정말로 딸의 마음을 알아줄 수 있는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그전에 임선호에 대한 정보가 뭔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했고 이제 손씨 가문의 일만 잘 넘어간다면 더는 임선호와 허가연의 결혼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까지 들었다.싸움이 끝나자마자 허가연은 달려가 임선호를 걱정하며 연신 다친 데는 없는지 확인했다.임선호는 아픈 몸을 이끌고도 밝게 웃으며 말했다.“괜찮아. 이 정도 상처쯤이야. 널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어.”그 말에 허가연은 감동으로 눈시울이 붉어졌다.반면 임선호가 뿌듯해하는 모습에 손씨 가문의 사람들은 얼굴이 일그러졌다. 특히 강지혜와 손동욱은 주성한을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쏘아보았다.제대로 임무를 수행했더라면 이렇게까지 허씨 가문 사람들이 뿌듯해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들은 주성한이 이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탓이라고 생각했다.주성한 또한 그 시선을 느끼고 있었고 분노와 불만이 치밀었다. 자신이 최선을 다해 싸웠지만 결과는 이 모양이고 위로는커녕 비난만 받으니 정말 못마땅했다.오히려 손승우가 황급히 주
주변 사람들은 그 장면을 보고 전부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아무도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다.싸움이 시작되었는데 오히려 손씨 가문 내부에서 분열이 일어날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허성태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도 이 상황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멀리서 바라보는 사람이 더 상황을 잘 파악할 수 있었다. 그는 예천우가 쉬운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성한이 갑자기 넘어지게 된 것도 어쩌면 예천우가 한 짓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그때 허광호의 전화가 울렸고 사부님이었다. 주성한과 강지혜의 다툼을 뒤로 한 채 그는 서둘러 전화기를 들고 한쪽으로 물러나 전화를 받았다.“사부님!”“그래. 네 아버지가 지금 집에 계셔?”위무권관의 관장인 진은수는 마침 허씨 저택 근처에 있었고 얼마 전에 허성태의 몸 상태를 진단해 주겠다고 한 약속을 떠올리며 들를 겸 전화를 걸었다.“계십니다!”허광호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고 서둘러 물었다.“사부님, 제가 도와드릴 일이 있으면 말씀만 하세요. 뭐든 제가 처리하겠습니다.”사부님은 아주 높으신 분이니 사부님 곁에 머물 기회만 주어져도 영광스러운 일이었다. 그리고 허씨 가문은 아직 충분히 강하지 않았기에 이 관계를 더 돈독히 하면 앞으로 좋은 점이 많았다.“별일 아니야. 근처에 있어서 그냥 네 아버지 보러 들르려고.”진은수가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허광호는 집안에서 난리가 난 걸 언급할지 생각하다가 이내 말을 삼켰다. 사부님의 어마어마한 무공을 생각하면 오히려 이번에 잘 됐다는 생각도 들었다.만약 손씨 가문이 허씨 가문을 공격하려 든다면 사부님이 눈앞에 계시는데 그냥 넘어가시지는 않을 것이다. 게다가 사부님은 동성 4대 가문들도 감히 함부로 대하지 못할 만한 인물이었다.위무권관 관장은 동성에서 명망 높은 사람이었다.진은수는 무공이 절정에 달해 언제든 종사 경지로 나아갈 수 있는 실력자였고 그의 부하 중에는 뛰어난 강자들도 많았다.그래서 누구든지 진은수의 체면을 챙겨줘야 했다.허광호는 지금
허성태는 이 광경을 보며 속으로 고개를 저었다.‘이 녀석은 정말 끝났어. 살아남기 힘들 거야.’주변 사람들도 모두 그렇게 생각하는 눈치였고 심지어 허가연조차 그런 분위기였다.하지만 임선호와 임완유는 달랐다. 특히 임완유는 예천우의 실력을 여러 번 목격했기에 이 정도로는 그를 위협할 수 없다고 확신했다.게다가 예천우가 여유로운 태도를 보이고 있어 더 안심할 수 있었다.예상대로 예천우는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오른손을 가볍게 튕겼다. 그러자 견과류 하나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속도로 날아가 주성한의 다리에 명중했고 주성한은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져 땅바닥에 쓰러졌다.원래라면 손이라도 짚고 균형을 잡을 수 있었겠지만 이상하게도 손마저 힘이 빠져 바닥에 얼굴을 박고 말았다.주변 사람들은 이 광경에 멍해졌다.주성한이 대단한 기세로 예천우에게 돌진했는데 결과는 그가 바닥에 엎드려 있었다.예천우는 가볍게 웃으며 비꼬듯 말했다.“이게 무슨 자세인가요? 제가 아무리 무서워도 굳이 이렇게 엎드려 절할 필요는 없잖아요?”“이, 이 자식이...”주성한은 속이 뒤집히는 듯했고 뭔가에 당한 게 분명했다.손승우도 잔뜩 화가 나서 소리쳤다.“주 사부님, 이게 뭐 하는 겁니까! 당장 일어나서 저 녀석을 박살 내세요!”자신이 돈을 들여 고용한 무술 고수가 이렇게 바닥에 나가떨어지는 꼴을 보니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주성한은 이를 악물고 일어섰다. 다리와 손의 통증도 마다하고 다시 예천우에게 다가갔다. 이번에 그는 예천우의 행동을 주의 깊게 살폈다. 그러다 예천우가 다시 무언가를 던지는 것을 포착했는데 그게 고작 견과류라는 걸 알고는 경악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것을 알아차렸다 해도 피할 수 없었다.결국 주성한은 무릎에 다시 견과류를 맞고 그대로 주저앉았다. 이번에는 두 무릎을 꿇고 절하는 모양새가 되었다.주변 사람들은 다시 한번 입을 다물었다. 아까도 모양새가 좋지 않았는데 이제는 두 무릎을 꿇고 절하는 꼴이 되니 다들 어이없어했다.손승우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